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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코비원 품질 문제 없다"…SK바사 L하우스의 깐깐한 생산공정

질병청 계약 물량 중 60만 도스 생산 완료
8월 말 공급 위해 전 직원 분주…출하 코앞

 
 
스카이코비원 생산 및 포장 공정 현장 [사진 SK바이오사이언스]
지난 10일 오후 경북 안동에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L하우스 생산동에서는 파란색 위생복을 입은 미생물원액팀 직원들이 3~4명 모여 대장균이 배양 중인 퍼멘터(미생물 발효기) 주위를 둘러싸고 내부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국산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이달 말 출시하기 위해 원액의 재료가 잘 만들어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단백질은 또다른 단백질과 섞여 스카이코비원이 된다. 이상균 SK바이오사이언스 부사장(L하우스 공장장)은 "다음 주에 스카이코비원의 국가출하승인을 신청하고, 8월 말 국내 접종되도록 할 것"이라며 "질병청과 계약한 1000만 도스(1회 접종) 중 첫 번째 물량인 60만 도스는 지난 주에 생산했다"고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달 말을 목표로 스카이코비원을 국내 공급하기 위해 일찍부터 생산을 준비했다. 독감 백신이 5~6월부터 생산을 시작해 9월 말에 출하되는 것처럼 스카이코비원을 생산하기 위해서도 최소 4개월이 필요하다. 스카이코비원은 중간체 단백질 A와 B가 결합한 나노입자(나노파티클) 형태인데, 단백질 A를 만드는 데 한달(35일), 단백질 B를 생산하는 데 일주일(8일)이 필요하다. 이후 품질 시험과 국가출하승인까지 수개월이 더 소요된다.
 
생산의 첫 번째 단계는 스카이코비원이 될 재료를 만드는 일이다. 원액생산실 내 미생물원액팀에서는 스카이코비원의 재료 중 단백질 B가 잘 자라고 있는지 수시로 살펴보고 배양 조건과 배양 상태 등을 점검한다. 단백질 B는 37℃에서 3L 규모로 우선 배양한 후 대량생산을 위해 1000L 규모의 퍼멘터로 옮겨진다. 이은미 미생물원액2팀 팀장은 "대장균을 충분히 배양한 후 단백질 B만 수확해 백신 생산에 활용한다"며 "작업자들은 발효기와 연결된 화면을 통해 배양 상태를 점검하면서 배양 종료 시점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단백질 A와 단백질 B가 정해진 함량대로 섞이면 서로 결합해 스카이코비원 원액이 된다. 원액은 영하 70℃의 보관실에서 다양한 시험과 검증을 거치고 포장실로 옮겨진다. 원액생산실에서 만들어진 스카이코비원 원액을 바이알(유리병)에 각각 담고, 출하를 위해 포장하는 단계다. 이날도 10여 명의 작업자가 레일을 따라 나오는 스카이코비원을 10바이알씩 종이 상자에 나눠담고 일일이 라벨링을 했다. 
 
이곳에서 포장된 제품은 GSK의 면역증강제와 함께 완제품 형태로 병원으로 보내진다. 스카이코비원과 GSK 면역증강제가 각각 10개씩 들어 있어 100회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 부사장은 "면역증강제를 비롯한 원자재의 90%가 외산이라 백신 생산 당시 수급을 가장 우려했다"면서도 "현재는 정부 지원으로 백신 생산이 중단되거나 개발 위험이 커질 일은 없다"고 했다.
 
스카이코비원 생산 및 포장 공정 현장 [사진 SK바이오사이언스]
병·의원과 약국 등에 의약품을 공급하려면 반드시 품질 시험을 거쳐야 한다. 시험은 원료와 자재, 과립공정(IPC), 최종 제품 시험 등을 거친다. 스카이코비원의 품질 검사 중에서는 항원의 함량을 측정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제품 허가를 신청할 때 특정 항원의 함량 기준을 만족해야 해서다. L하우스에서는 품질관리(QC)실이 스카이코비원의 품질을 책임진다. 이곳에서 일하는 100여 명의 작업자가 스카이코비원의 검체를 받아 항원의 함량과 수율, 무균 과정 등을 점검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 중인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도 이곳에서 품질 검사를 받는다.
 
QC실은 출하를 보름 남짓 앞두고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주섭 QC분석1팀 팀장은 "스카이코비원은 8월 말 출하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 모두 바쁘다"면서 웃었다. 특히 스카이코비원은 국산 1호 백신인 만큼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 생산 중인 백신보다 더 많은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팀장은 "스카이코비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직접 제품을 개발, 생산했기 때문에 다른 백신보다 더 많은 시험 과정을 거쳤다"며 "품질 검사를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공정이 있는데, 이런 공정마다 시험 의뢰가 들어오고 해당 검사를 잘 마치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진행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제품이 품질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물질을 전량 폐기할 수도 있다. 김희정 디벨롭QC팀 팀장은 "제약 분야에서는 공정의 적합성을 추려내기 때문에 배치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서 일부 물질이 부적합하면 전량을 폐기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의 생산동 내 품질검사실에서 검체를 시험 중인 연구원 [사진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코비원을 생산하고 있는 L하우스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의약품 생산 기지로 9개의 원액 생산시설을 갖춰 여러 종류의 백신을 동시에 제조할 수 있다. 세포배양과 세균배양, 유전자재조합, 단백접합백신 등 백신을 생산하기 위한 기술과 설비를 보유했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수두 백신 스카이바리셀라,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 등을 생산하고 있다. 
 
임상을 진행 중인 폐렴구균 백신과 장티푸스 백신, 소아장염 백신 등은 생산을 준비 중이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의 위탁 생산을 마무리했고,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뉴백소비드는 국내용 위탁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이 부사장은 "현재 생산동 내 스위트 5, 7, 9번에서 뉴백소비드를 생산 중인데, 계약 만료에 따라 어떻게 진행될지는 결정된 사안이 없다"며 "향후 계약은 논의 중이며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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