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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토스·카카오 ‘빅테크’가 품에 안나…신용카드 진출 시동

우리금융은 인수 포기, KT는 유보적 입장
빅테크, 신용카드업 진출 의지 내보여

 
 
롯데카드 본사 전경. [사진 롯데카드]

롯데카드 본사 전경. [사진 롯데카드]

매각설(設)만 난무하던 롯데카드를 카카오·토스 등 빅테크가 인수할 가능성이 커졌다. 유력 인수 후보였던 기업들이 잇따라 한발 물러선 데다가, 빅테크들이 속속 신용카드업에 직접 진출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3조원이라는 롯데카드의 매각가가 과해 인수가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지분 59.83%를 가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최근 JP모건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잠재 인수 후보들에게 투자 안내서를 보냈다. 이 중엔 기존에도 후보로 떠오르던 우리카드를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하나카드를 보유한 하나금융지주, BC카드를 보유한 KT 등이 거론됐다. 여기에 토스와 카카오 등 빅테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롯데카드를 1조381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2019년 당기순이익은 571억원에서 2020년 1307억원, 2021년 2414억원을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772억원으로 전년 동기 1086억원 대비 63.2% 늘어났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의 공개 매각을 본격화했다. 우선 롯데카드 2대 주주로 지분 20%를 보유한 우리금융이 인수 우선검토권(우선매수권)을 부여받아 인수 1순위로 꼽혔다.
 
하지만 지난달 우리금융은 MBK파트너스에 인수 포기 의사를 전달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1순위 인수 과제는 증권사”라며 “카드사를 인수하면 증권사 인수 여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KT도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올라왔다. 특히 BC카드와 케이뱅크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여기에 BC카드가 기존에 결제망을 제공하던 우리카드·전북은행 등이 자체망을 갖추면서 수익구조가 약화된 점도 근거였다.
 
그러나 KT 또한 롯데카드 인수 가능성에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KT 관계자는 “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카뱅·토뱅, 신용카드업 진출 초읽기

반면 빅테크 기업은 최근 신용카드업 진출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오피스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2022년 카카오뱅크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오피스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2022년 카카오뱅크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3일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제휴 신용카드 사업을 모든 카드사로 확대해 범용성을 강화하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카드업 라이선스 취득을 통한 직접 진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도 지난해 10월 서비스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신용판매와 카드에서 파생되는 여신상품까지 확장하고 고객에게 더 나은 편익을 제공하는 데 관심이 있다”며 “신용카드 사업 라이선스 취득과 관련해 정부와 초기 단계에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용카드업은 여신전문금융업법이 규제하는 신용카드업‧시설대여업‧할부금융업‧신기술사업금융업 등 4개 업종 중 유일하게 금융당국의 허가(라이선스)가 필요한 업종이다. 업계에선 신용카드업권이 이미 포화상태라 당국의 허가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신용카드업 겸영 허가 조건을 일부 완화한 만큼 진입장벽은 낮아질 전망이다. 대주주 자기자본이 출자금액의 4배 이상이라는 조건에서, 별도 재무 조건을 따지지 않고 ‘부실 금융기관의 대주주 여부 심사’만 적용해 은행이 신용카드업을 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다. 인터넷은행의 신용카드업 진출 허용을 염두에 둔 규제 완화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선 빅테크가 직접 라이선스 취득으로 신용카드업에 진출하려면 준비 기간과 인허가 기간 등을 고려해 최소 2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때문에 카드사 인수를 통한 라이선스 취득 방식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지주로부터 롯데카드를 인수하는 데 총 1년이 걸렸던 점을 미루어보아, 카드사 인수 방식으로는 절반 가량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너무 비싸다”…3조원 매각가 논란

당국 규제가 해결됐어도 남는 문제는 너무 비싸다고 평가받는 롯데카드의 몸값이다.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의 매각가로 3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매각가가 과하다고 목소리다. 그간 롯데카드 성장 배경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역할이 컸다. 실제 2021년 롯데카드의 대출자산 중 부동산 PF 대출은 36%가량을 차지했다. 최근 금리 인상과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부동산 PF 리스크가 대두되고 있어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 최근 이복현 금감원장도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PF 대출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실시하겠다”고 경고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는 과거 1조8000억~2조원 가격이 나올 때도 너무 과장됐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부동산 PF 리스크가 우려되는 가운데 매각가 3조원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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