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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우주항공·K-푸드…‘국내 최초’ 이색 ETF 쏟아진다

[ETF도 튀어야 산다①] 국내 ‘최초’ ETF 상품 봇물
우주항공·대체투자 등 산업 유행 맞물려 수익률 호조
유행하는 상품보단 장기투자 관점으로 투자해야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최초’ 수식어가 붙은 이색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ETF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테마로 투자자를 먼저 확보하는 선점 효과가 중요해지면서다. 국내 ETF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삼성, 미래 등 대형 자산운용사는 물론 양강 체제에 도전하는 중소형 운용사들까지 국내 최초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우주항공, 원전, 전기차&자율주행, K-푸드 등을 테마로 한 국내 최초 ETF들이 증시에 상장했다. 지난 3월 한화자산운용은 국내 최초로 국내 우주산업에 투자하는 ‘ARIRANG iSelect우주항공&UAM’ ETF를 내놨다. 기초지수는 iSelect 우주항공 UAM 지수를 추종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등과 우주, 항공, 모빌리티 관련 기업을 담고 있다. 수익률도 괜찮다. 지난 3월 29일 상장 이후 10.25%의 수익을 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은 -11%다. 
 
6월에는 국내 최초 원자력 테마 ETF인 ‘KINDEX 원자력테마딥서치’ ETF를 상장했다. 코스피, 코스닥 상장 기업 중 원자력발전(건설, 설비, 부속, 운영관리 등) 산업에 투자, 두산에너빌리티·삼성물산·한국전력 등이 편입됐다. 최근 원전관련 업종이 증시 주도주로 부상하며 상장 후 7.58%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NH-Amundi자산운용이 내놓은 ‘HANARO Fn K-푸드’ ETF는 국내 최초로 K-푸드 기업에 투자한다. 29일 기준 CJ제일제당(16.56%), 오리온(16.00%), 하이트진로(8.62%), 농심(8.46%), 동서(6.77%) 등이 주요 종목으로 편입돼있다. 8월 17일 상장 후 음식료업종 주가가 부진하면서 수익률은 2.21% 하락했다. 다만 전통적인 경기방어주인 음식료업종이 금리 인상기의 투자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수익률은 단기 반등 가능성이 높다.  
 
국내 최초 수익어가 붙은 ETF 상품 가운데 연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미국 ‘KODEX 미국ETF산업TOP10 Indxx’다. 세계 ETF산업 성장세에 투자하는 이 상품은 세계 최대 증권거래소인 ICE와 미국 채권 전자거래플랫폼 트레이드웹, 세계 1위 ETF 자산운용사 블랙록, 나스닥 지수를 산출하는 나스닥 등에 투자한다. 5월 17일 상장 후 수익률은 18.36%에 달한다.  
 
이밖에 미국과 중국의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업에 모두 투자할 수 있는 ‘KINDEX G2전기차&자율주행 액티브(6.5%)’, 미국 대체투자 기업에 간접 투자가 가능한 ‘ARIRANG 미국대체투자 Top10MV(15.19%)', 글로벌 농업 관련 핵심 기업에 투자하는 ’KBSTAR 글로벌농업경제MV(7.79%)‘ 등도 시장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내고 있다.  
 

최초 상품으로 레드오션 ETF 점유율 늘려 

 
운용사들이 ETF 최초 상품 개발에 경쟁적으로 참여하는 이유는 국내 ETF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31일 기준 국내 ETF 순 자산 총액은 총 75조9596억원이다. 지난 2012년 14조7177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국내 ETF 순 자산은 2015년 20조원, 2018년 40조원을 넘긴 뒤 지난해 처음으로 70조원대를 달성했다. 10년 만에 ETF 자산 규모가 5배 이상 불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 수는 현재 595개(7월 31일 기준)로 지난해 말보다 62개가 늘었다. 지난해 연간 신규 상장 ETF 수(63개)를 바짝 따라잡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진 2018년(413개), 2019년(450개), 2020년(468개) 3년간 정체기를 맞았으나 동학개미운동 열풍 이후 2020년부터 급증했다. 이미 600개에 육박하는 ETF 상품이 거래 중인 상황인 만큼 최초 상품으로 신규 투자자를 끌어올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운용사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코덱스(KODEX)’ 시리즈로 부동의 1위를 지켜오던 삼성자산운용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7월 41.53%로 줄어든 반면 ‘타이거(TIGER)’ ETF를 앞세운 미래에셋운용은 점유율을 37.98%까지 늘었다. KB자산운용(7.78%)과 한국투자신탁운용(4.29%), 키움투자자산운용(2.60%), NH아문디자산운용(2.36%), 한화자산운용(2.18%) 등 3~7위권도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유행보다 장기 투자에 관점을

 
최신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ETF 상품들이 나오고 있지만 유행만을 좇아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ETF는 단기 수익보다는 중장기 관점에서 안정적인 투자 성과를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행을 따라 우후죽순 생겨난 ETF의 경우 시장 상황에 따라 마이너스(-) 수익률을 낼 위험도 있다.  
 
지난해 상장한 메타버스 ETF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메타버스 열풍을 따라 국내외 운용사들은 메타버스 ETF를 앞다퉈 상장했다. 지난해 10월엔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이 국내 메타버스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 4종을 동시에 내놨고, 12월에도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이 해외 메타버스 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출시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기술주 투자심리가 약화하고, 메타버스 기업들의 주가가 고꾸라지면서 해당 ETF들의 수익률도 꺾였다. 메타버스 ETF 가운데 거래량이 가장 많은 ‘KODEX K-메타버스액티브’의 경우 올해 수익률은 -38.51%에 달한다. 해외 메타버스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글로벌메타버스액티브’도 올해 들어 32.40% 하락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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