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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혼란했던 매각 무산 이후 다음 스텝은 [혼란의 모빌리티 시장①]

대중교통 앱 서비스 직접 운영하고 투자도 재개
IPO 재추진 가능성 커…낮은 수익성 해결해야

 
 
지분 매각이 무산된 카카오모빌리티는 증시 입성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연합뉴스]
카카오가 매각 철회를 결정한 카카오모빌리티에 힘을 싣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버스와 카카오지하철 서비스를 카카오모빌리티에 이관하기로 했다. 두 서비스는 카카오가 운영하는 대중교통 정보제공 서비스다. 카카오모빌리티 입장에선 서비스 연계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고, 두 앱에서 나오는 광고 수익도 기대 요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투자 활동도 재개했다. 대상은 알티모빌리티다.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플랫폼 ‘라이디어(RAiDEA)’의 개발 공급사인 알티모빌리티는 관계사인 휴맥스모빌리티의 다양한 모빌리티 사업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사우디아라비아 카셰어링 서비스 기업인 ‘iDrive’에 소프트웨어와 디바이스가 함께 포함된 서비스를 상용화하기도 했는데, 두 회사는 모빌리티 플랫폼을 필두로 한 해외시장 개척에 함께 힘쓰기로 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적극적인 경영 행보가 눈길을 끄는 건 이 회사가 최근까지 심각한 내홍을 겪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지난 7월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일부를 사모펀드(PEF)에 매각하고 2대주주로의 전환 추진을 공식화했지만, 한 달 뒤 매각 추진을 철회했다. 매각 결정에 반대하던 카카오모빌리티 측이 카카오 공동체에 남을 수 있도록 카카오를 설득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8월 1일부터 사측과 구성원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상생안을 논의했고, 그 결과물을 카카오에 제시했다. 이에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는 “카카오모빌리티 주주 구성 변경 검토를 중단한다”면서 “카카오모빌리티 노사가 도출한 사회와의 지속 성장 의지를 존중하고, 이를 구체화해 실행해 나가는 것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화답했다.
 
카카오 CAC는 상생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혁신과 성장, 동반과 공유’라는 네 개의 과제를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국민들이 겪는 이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을 만들고, 모빌리티 파트너 및 이동 약자들과 동반 성장하며 기술과 데이터를 공유하겠다는 거다.
 
이용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장 위주로 진출하고, 기존 산업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도록 생태계 구축형 플랫폼의 철학과 지향점을 뚜렷하게 한다는 사업 진출 원칙도 포함했다.
 

증시 두드리려면 기업가치 증명해야

카카오 공동체에 남기로 한 카카오모빌리티는 매각 무산 이후의 경영 전략이 중요해졌다. 당장 지분 매각이 무산된 상황에선 상장을 목표로 다시 증시를 두드려야 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3월까지만 하더라도 주관사 선정 작업을 마치고 기업공개(IPO)를 통해 재무적 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 방안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증시가 얼어붙으면서 상장 추진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지분 매각을 통한 2대주주로의 전환을 시도한 것도 엑시트를 원하는 FI가 보유한 지분도 함께 팔겠다는 계산이 깔려있었다.  
 
카카오모빌리티 입장에선 자본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제대로 증명하는 게 관건이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구주 거래 과정에서 8조원이 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는데, 여기에 걸맞은 몸값을 증시에서도 인정받으려면 ‘IPO 흥행 대박’은 필수다.  
 
그런데 최근 IPO 시장은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기업을 두고 매몰찬 시선을 보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같은 모빌리티 업체인 쏘카가 그랬다. 수요예측 흥행 참패에도 상장을 강행했지만, 예상대로 공모가(2만8000원)를 밑돌며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영업손실을 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수년간 적자 경영을 이어오다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다. 그런데도 큰 규모의 이익을 내진 못하는 실정이다. 전국의 택시기사 중 90%가 카카오T 택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넘는 3000만명이 카카오T 서비스를 누리고 있는데도, 수익성이 부족한 건 무거운 숙제였다.  
 
이를 만회하고자 지난해 프로멤버십 제도 도입, 스마트호출 탄력 요금제 변경 등 다양한 전략으로 수익화를 꾀했다가 ‘플랫폼 갑질’이란 역풍만 맞았다.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벌이던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는 골목 상권 침해 이슈가 불거졌다.  
 
이는 카카오그룹 전체의 위기로 번졌고, 카카오가 모빌리티의 매각을 추진하게 된 배경으로도 비화했다. 그나마 기대 수익원으로 꼽히던 대리운전 사업도 지난 5월 동반성장위원회가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서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이런 문제는 실적에서도 잘 드러난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모빌리티는 매출 3581억2635만원, 순이익 41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 2327억원, 순이익 46억원을 거둔 것보다 매출 규모를 크게 끌어올렸지만, 수익성은 그대로였다. 이를 해결하려면 모빌리티업계나 고객으로부터 수수료를 올려 받아야 하지만, 이는 카카오그룹의 상생 행보에 찬물을 끼얹는 전략이 될 가능성이 크다.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이해관계자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모빌리티 시장에선 상생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여론의 반발 없이 영업이익을 늘릴 방법으론 광고 사업이 꼽히지만 고객이 메신저처럼 매일 들여다보는 플랫폼이 아니라는 점에선 얼마나 기여할지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김다린 기자 quil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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