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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눈물 짓는 '전세 사기' 예방하는 방법 [임상영 부동산 법률토크]

전입신고·확정일자 받고 등기부등본서 소유권 변동 확인해야

 
 
6월 20일 서울 강남구 공인중개사무소에 전·월세 관련 정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6월 20일 서울 강남구 공인중개사무소에 전·월세 관련 정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전국 주택보급률은 100%가 넘지만 많은 사람이 다양한 이유로 타인의 주택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타인의 부동산을 이용하는 권리로는 크게 전세권과 임차권으로 나뉘는데요. 전세권은 전세금을 지급하고 타인의 부동산을 점유하며 사용·수익하고 그 부동산에 대한 후순위 권리자보다 전세금을 우선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민법 제303조 제1항). 임차권은 차임(임차료)을 지급하면서 타인의 부동산을 사용·수익하는 권리를 말합니다(민법 제618조).
 
전세권은 토지와 건물에 대해서 인정하고, 임차권은 토지나 건물 이외의 기타 물건에 대해서도 인정하는 권리입니다. 전세권이 성립하려면 반드시 전세금이 필요하고, 임차권에서는 보증금이 있을 수 있지만 필수적인 요건은 아닙니다. 전세권은 반드시 등기해야 하지만 임차권은 등기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는 전세권은 물권이고 임차권은 채권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전세권자는 자신의 전세권에 기초해서 바로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반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은 법원에 보증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해서 승소 판결이 확정된 이후에야 부동산에 대한 강제경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거래할 때는 전세권보다 임차권(임대차)을 훨씬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부동산 소유자와 ‘전세’ 계약을 맺고 ‘전세금’을 지급하였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을 지급한 것에 불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임대인이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도해서 소유자가 바뀌거나, 임대인이 자신의 채무를 변제하지 못해 부동산이 경매에 넘어가는 경우와 같이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 대비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알아둬야 하는데요. 임차인의 경우 등기부에 기록하지는 않지만 부동산을 인도받고 전입신고(상가의 경우에는 사업자등록)를 마치면 전입신고를 마친 다음 날부터 제3자에게 임차권을 주장할 수 있는 '대항력'이 발생합니다. 대항력이란 말 그대로 누구에게든 ‘대항’할 수 있는 힘을 말합니다. 이렇게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은 부동산의 소유자가 바뀌더라도 자신의 임차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이 확정일자까지 받으면 확정일자를 받은 날을 기준으로 경매절차에서 다른 채권자들보다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생깁니다(확정일자와 전입신고가 같은 날 이루어진 경우에는 그 다음 날). 대부분의 임차인이 부동산 임대차계약을 맺고 이사를 하면 주민센터에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는데 이는 별 의미 없는 행위 같지만 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일입니다.
 
임대차계약을 종료했는데도 임차인이 임대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에 대비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 3 제1항은 임대차가 끝난 후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은 경우 임차인은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 임차권등기를 마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임차권등기가 이뤄지면 주택 점유나 전입신고 등의 요건을 상실하더라도 대항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설령 임차인이 해당 부동산에 더는 거주하지 않더라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의 효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5항).
 
문제는 이러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의 효력이 '전입신고를 마친 다음 날 0시'부터 생기는 데서 발생합니다. 대항력이 없는 상황에서는 새로운 소유자에게 임대차의 유효함을 주장할 수 없으니 보증금 반환을 요구할 수 없는 데다 근저당권은 설정 당일 바로 효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한 날 임대인이 그 주택의 소유권을 다른 사람에게 이전하거나 제3자로부터 그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린 후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임차인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가로채는 전세사기가 가능한 것이지요.
 

대항력 발생 전 매도‧근저당권 설정시 손해배상 특약도 도움

이같은 전세사기를 방지하기 위해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9월 1일 전세사기 피해 방지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임차인의 대항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주택임대차 표준계약서에 ‘임차인의 대항력 효력이 발생할 때까지 집주인은 매매나 근저당권 설정 등을 하지 않는다’는 특약을 명시하도록 제도를 개선했습니다. 임대차계약 체결 전에 주택 소유자인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세금 체납 여부나 선순위 보증금 규모 등의 정보를 제공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지요.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에서 정하고 있는 '소액보증금'에 대항하는 경우 주택인도와 전입신고라는 대항요건을 갖췄다면 설령 말소기준권리보다 후순위이고 확정일자를 받지 않았더라도 보증금 가운데 일부는 최우선으로 배당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서울 기준으로 보증금 1억5000만원 이하를 소액임차인으로 보아 5000만원을 최우선변제하도록 하는 기준도 상향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정부는 임차인의 보증금을 상습적으로 떼먹는 이른바 ‘나쁜 집주인’ 명단을 비롯해 공인중개사 등록 여부, 임대사업자 임대보증 가입 여부, 불법·무허가 건축물 여부, 임대차 계약 시 주의사항 등 각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자가진단 안심전세 앱’을 내년 1월 출시할 계획입니다. 전세사기 가해자의 경우 임대사업자 등록을 불허하고 기존 사업자에 대해서는 등록 말소를 추진하는 등의 제도를 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들 대책에는 임대인이 선순위 권리관계 등에 관한 서류를 제공하지 않아도 별다른 처벌 규정이 없습니다. 대항력 발생 시까지 임대인이 매매나 근저당권 설정 등을 하지 않는다는 특약을 명시하더라도 정작 임대인이 이를 지키지 않았을 때 보증금 반환을 보장할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벌써 그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타인의 주택을 임차해 거주하려는 사람으로서는 임대차계약을 맺은 상대방이 누구인지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대항력 발생 전 주택을 매도하거나 근저당권을 설정하면 임차인에게 손해를 배상한다'는 특약을 넣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근저당권 등이 없는 상태로 임대차계약을 맺기로 했지만, 임대인이 잔금 지급일에 임대차 목적물에 근저당권을 설정했다면 이는 계약 해제 사유에 해당하고 임대인이 손해도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기도 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가단5127760 판결). 임차인분들은 전입신고를 한 다음 날에는 꼭 해당 주택의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소유권 변동 등이 없는지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필자는 법무법인 테오 대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현대건설 재경본부에서 건설·부동산 관련 지식과 경험을 쌓았으며 부산고등법원(창원) 재판연구원, 법무법인 바른 소속 변호사로 일했다.

임상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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