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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도, 게임사도…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눈독’

실시간 관리 모니터링 가능…치료 효과↑
IT·게임 등 디지털 치료제 시장 속속 진입

 
 
아킬리 인터랙티브의 디지털 ADHD 치료제 '엔데버Rx' [사진 엔데버Rx 유튜브]
국내 첫 디지털 치료제가 곧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통신사와 게임사 등 의료 분야와 동떨어진 먹거리를 가진 기업들도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 연달아 뛰어들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 기업에 정보기술(IT) 솔루션을 제공하거나, 이들과 손을 잡고 직접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 개발사인 드래곤 플라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디지털 치료제 ‘가디언즈DTx(가칭)’의 임상시험계획서를 제출했다. 식약처가 이를 승인하는 대로 가디언즈DTx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드래곤 플라이는 가디언즈DTx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게임형 디지털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양산부산대병원 정신의학과, 부산대 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와 함께 제품과 작용 기전을 연구했으며, 프로토타입도 개발한 상황이다.
 
국내 게임사 중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은 드물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많은 디지털 치료제가 나왔고, 게임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제도 규제기관의 승인을 받아 의료 현장에서 사용 중이다. 아킬리 인터랙티브의 ‘엔데버Rx’가 대표적이다. 엔데버Rx는 ADHD가 있는 아이들의 주의력 결핍을 개선하기 위한 태블릿용 비디오 게임이다. 뇌의 특정 신경 체계를 활성화해 인지 기능을 높일 수 있게 돕는다. 2020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최근 KT도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찍이 디지털 헬스케어 특별팀(TF)을 마련했고, 이 TF를 중심으로 디지털 치료제 개발과 투자를 추진하는 등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다양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우선 올해는 가톨릭 중앙의료원과 디지털 치료제,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한 기술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연구 인력과 임상 환경을 제공하고, KT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 역량을 발휘하는 식이다. 지난 4월에는 가톨릭대 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인 디지털팜의 전략적 투자자로도 나섰다. 이 회사는 알코올, 니코틴 등 중독에 쓸 수 있는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디지털 치료제는 정보통신기술(ICT)과 AI 등 디지털 기술, 의료·제약 기술을 융합해 질병이나 장애를 예방하고 관리, 치료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말한다. 애플리케이션(앱)이나 게임, 가상현실(VR) 등 소프트웨어로 질환을 치료하기 때문에 디지털 플랫폼이나 의료기기 등을 만들어온 기업들이 의료 분야의 산·학계 전문가와 함께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다만 단순히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생활 습관이나 운동 정보를 수집하는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규제기관이 요구하는 여러 절차에 따라 제품의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증명해야 한다. 여러 단계의 임상을 거쳐야 하는 의약품과 달라, 임상 단계도 탐색 임상과 확증 임상만 거치면 된다.
 
국내에는 아직 정식으로 승인을 받은 디지털 치료제가 없다. 현재 여러 디지털 치료제 기업이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해외에는 엔데버Rx를 비롯해 많은 디지털 치료제가 나와있다. 디지털 치료제 분야의 선진 시장인 미국에서는 페어 테라퓨틱스가 2017년 처음으로 약물 중독 디지털 치료제 ‘리셋’의 FDA 승인을 얻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42억 달러에서 연평균 26.1%씩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ICT 기술이 디지털 치료제에 적용돼 환자의 복약 관리와 모니터링 등도 실시간으로 이뤄질 수 있게 됐다. 디지털 치료제를 적용하거나, 개발할 수 있는 질환 또한 다양해질 전망이다. 현재는 우울증과 불면증, 약물 중독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치료제들이 많이 나와있지만, 당뇨병 관리와 근골격계 질환 등에도 적용할 수 있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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