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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빠진 메타버스 옥석 나눠지기 시작…‘콜라보’로 경쟁력 찾은 기업들

제페토 유통·엔터테인먼트 기업과 협업 통해 수익성 확보
이프랜드, SK텔레콤 기술력 이용해 협업 체계 구축
메타버스 시장 규모 2024년 954조원으로 확대 전망

 
 
SKT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사용 이미지. [사진 SKT]
‘거품이 빠지고 옥석을 가리는 시기가 왔다.’ 
 
차갑게 식은 메타버스 시장에 대한 업계의 평가다. 시장 열기가 식으면서 메타버스 산업에 진출한 기업들의 경쟁력 평가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메타버스 운영사들의 서비스 특성은 제각각이지만, 다른 기업과의 협업을 중심으로 사업 외연을 확장한다는 점은 비슷하다. 
 
메타버스 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메타버스 산업 진출 소식만으로도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올랐던 주가는 현재 대부분 빠진 상태다.
 

제페토 3월 기준 전 세계 가입자 3억명 돌파 

위메이드맥스가 대표적 사례다. 메타버스 산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한 뒤, 회사의 주가는 2021년 1월부터 12월까지 약 1500%가 상승했다. 이 기간 주가가 2895원에서 4만6400원으로 오르며 코스피·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을 통틀어 2021년 주가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열기는 1년이 채 가지 않았다. 위메이드맥스 주가는 12월 1일 종가 기준 1만800원이다. 
 
부풀었던 시장의 거품이 꺼지자, ‘알짜’ 기업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네이버제트(Z)의 ‘제페토’, 슈퍼캣-네이버Z 합작사 젭의 ‘젭(ZEP)’, SK텔레콤의 ‘이프랜드’ 등이 대표적이다. 
 
네이버Z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사용 이미지[사진 네이버Z]
제페토는 올해 3월 기준 전 세계 누적 가입자 수 3억명을 돌파했다. ZEP은 정식 서비스 시작 8개월 만에 누적 이용자 300만명을 돌파했다. 이프랜드는 2022년 3분기 기준 누적 사용자 1280만명을 돌파해 연초 대비 4배 이상 성장했다.
 
이들 기업이 이 같은 성과를 올릴 수 있던 배경은 다른 기업과의 협업이다.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사와 협력을 통해 가상과 현실 세계를 잇는 ‘다리 역할’에 집중했다.  
 
제페토는 유통·엔터테인먼트 기업과 협업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글로벌 브랜드의 제품을 제페토에 구현, 이용자들이 아바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브랜드 가치를 알릴 수 있는 협업 광고와 함께 크리에이터가 직접 아이템 판매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페토에선 그간 크리스찬 디올·구찌·나이키·랄프로렌·하이브·JYP·YG엔터테인먼트 등과 다양한 콜라보를 진행했다. 이와 함께 사용자가 직접 아이템을 제작해 판매하는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구축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ZEP 역시 유통부터 금융·공공기관·엔터테인먼트까지 다양한 기업·기관과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가상 체험 ▶팬 미팅 ▶오픈런 ▶팝업스토어 ▶채용 박람회 등 다양한 행사를 ZEP 공간에서 개최해 사업 외연 확장에 성공했다. 젭은 “서비스 초기부터 최대 5만명의 대규모 인원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주목받았다”며 “유통·교육·금융·엔터 등 다방면으로 활용되며 입소문을 탔다”고 전했다.
 
이프랜드는 SK텔레콤의 기술력과 전방위적 제휴 추진을 통해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이프랜드 내 대학 캠퍼스를 구현하고, 대선 개표 방송도 진행했다. 오프라인 세계를 담기 위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이프랜드는 이용자에게 전시 관람과 같은 문화 생활 경험도 제공 하고 있다. SK텔레콤과 아트컴퍼니 ‘팀보타(TEAMBOTTA)’의 협업으로 특별 전시를 진행하기도 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ZEP' 사용 이미지[사진 ZEP]
각 플랫폼만의 차별성도 있다. 네이버제트는 제페토를 Z세대가 패션·음악 등 다양한 지식재산권(IP)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렸다. ZEP은 대규모 인원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학교 및 공공기관에서의 활용도가 높아 새로운 교구로써의 잠재력이 상당하다는 평을 받는 이유다. 이프랜드는 SK텔레콤이 그동안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 중이다. 현재 ▶북미 ▶유럽 ▶중동 ▶아시아 등 49개국에 동시 출시한 상태다.
 

디바이스 보급률 높아져야 한다는데… 

메타버스 산업은 향후 성장이 담보되는 시장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2020년 4787억 달러(약 583조원)에서 2024년 7833억 달러(약 954조원)로 커질 것이라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미래 메타버스 시장 규모를 최대 8조 달러(약 9740조원)로 제시했다.
 
미래 메타버스 산업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XR) 솔루션 채택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의 '2027년까지 메타버스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6자유도(6-degree freedom) 장치 수요의 증가로 주요 업체들의 투자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칭 시점을 제공하는 ▶VR·AR·XR 헤드셋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 ▶스마트 안경 ▶스마트 헬멧 등의 장치가 현실과 가상을 잇는 메타버스를 보다 몰입감있게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메타버스 업계에서도 장치 도입에 대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프랜드 출시 당시부터 PC와 HMD 등으로 서비스 영역 확장을 사업 전략으로 삼았다. 이프랜드 PC는 지난 9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HMD 등을 활용해 메타버스를 몰입감 있게 이용할 수 있도록 채널을 다각화하려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며 “디바이스가 출시되고 보급률이 높아지게 되면 결국 메타버스도 VR·AR·XR 쪽으로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연서 기자 yons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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