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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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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저평가에도 공매도 시달리는 CJ대한통운 [주간 공매도 TOP5]

증권 일반

이번 주(10월 24~17일)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거래량은 총 4278만4033주로 집계됐다. 한 주간 평균 공매도 비중은 전체 거래량 대비 2.09%로 전주(1.64%) 대비 0.45%p 상승했다.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이익 기대치가 낮아진 일부 기업들의 공매도 거래가 급증한 결과인 것으로 풀이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향후 주가가 떨어지면 저가에 상환하는 투자 전략을 뜻한다. 공매도는 시장 내 적정 가격을 찾아준다는 순기능이 있지만, 하락장에선 주가 하락을 부채질하는 역기능도 발생한다. 최근 공매도 급증으로 종목별 변동성이 확대되자 한국거래소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개편하기도 했다. 이번 주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 1위인 CJ대한통운이었다.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CJ대한통운의 공매도 물량은 6만3539주로, 전체 거래량의 34.60%가 공매도였다. CJ대한통운은 지난 8월 16일 12만8000원(종가 기준)을 찍은 뒤 2개월째 가파른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가가 고점 대비 33.5%나 쪼그라들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년 만에 0.5배 수준까지 내려왔다. 1배 미만의 PBR은 현재 주가가 장부가치보다 낮은 ‘저평가’ 상태라는 뜻이다. CJ대한통운의 주가 하락은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택배 물량 부족에 따른 요금인하 경쟁 격화 우려가 확산됐고, 다음달 11일 MSCI 지수에서 편출될 가능성까지 제기돼서다. 특히 증권가는 CJ대한통운의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2% 이상 밑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악재를 감안해도 CJ대한통운의 현재 주가는 지나친 저평가라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망치에 못 미치지만,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이익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의 영업이익은 내년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낮은 밸류에이션이 유지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한다”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9.3% 증가하고, 내년에는 추가로 15.2%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부터 시작된 택배 요금 상승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생각에서다. 이병근 흥국증권 연구원도 “CJ대한통운의 택배 실적은 4분기 물동량 회복과 함께 반등할 전망이며, 내년엔 판가 인상으로 인한 수익성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택배 실적 전망치 하향을 감안해도 현재 주가는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이라고 평가했다. 실적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는 아모레퍼시픽도 공매도의 집중 타깃이 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화장품 소비 심리 위축 현상과 중국법인이 부진한 채널을 정리한 영향으로 3분기 중국 매출액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주회사인 아모레G는 33.45%에 달하는 공매도 비중을 기록했고, 아모레퍼시픽(28.72%)도 코스피 공매도 거래비중 4위에 올랐다. 아모레G와 아모레퍼시픽은 부진한 실적 전망에 공매도까지 덮치면서 당분간 주가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33.45%)과 SK케미칼(28.52%)의 공매도 거래비중도 매우 높았다. 신작 흥행에 실패한 넷마블은 3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갈 전망이며, SK케미칼은 잇따른 물적분할 이후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아이티엠반도체, 코스닥 공매도 비중 1위 이번 주 코스닥 시장의 공매도 거래비중 1위는 아이티엠반도체(32.03%)였다. 공매도 거래량은 1만9158주에 불과했지만 거래비중으로는 코스닥에서 유일하게 30%를 넘겼다. 2차전지 보호회로가 주력제품인 아이티엠반도체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을 전년 대비 2배 가량 늘렸지만 적자 폭은 오히려 확대됐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아이티엠반도체가 올해 매출액 목표(8800억원)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4만원으로 내렸다. 다만 외형 성장이 유지되고 있고 높은 비용 집행이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라는 점을 감안해 ‘매수’ 의견은 유지했다. 이어 게임주인 펄어비스는 17만6993주에 달하는 공매도 폭격을 얻어맞으면서 코스닥 공매도 비중 2위(25.27%)에 올랐다. 펄어비스는 올해 3분기 영업적자 폭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불투명한 신작 출시 일정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9일 펄어비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5만원에서 3만원으로 내리고 투자의견 ‘홀드(중립)’을 유지했다. 이 밖에도 통신장비주인 케이엠더블유(23.68%), 2차전지 소재주 천보(21.11%), 반도체 장비주 테스(17.80%) 등이 공매도 거래비중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천보는 이달 들어 꾸준히 주가를 회복하고 있는데도 공매도의 타깃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다만 증권가는 안정적인 성장을 감안할 때 천보의 주가 상승여력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천보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133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설비 투자 확대에 따른 성장 모멘텀은 충분하고, 전기차 시장 개화에 따라 증설 속도 및 규모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2022.10.29 08:00

4분 소요
“회장님 베팅에 그룹 미래 달렸다”…유통가 총수들, 투자 성적표는?

유통

이번엔 어떤 기업일까. 유통업계에서는 ‘빅3(롯데‧신세계‧현대)’ 3인방이 내딛는 기업 인수합병(M&A) 행보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동안 뷰티‧리빙 등 유통과 밀접하게 연관된 업체는 물론 화학‧바이오 등 비유통 분야의 국내외 기업까지 다방면으로 인수해오면서다. 물론 3인방이 M&A분야에서 취하는 스타일은 다르다. ‘왕년의 큰 손’이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7년 이후 인수에 주춤한 모양새더니 최근 공격적인 투자와 매물 사냥에 나서고 있다. M&A 분야에서 만큼은 ‘신중 모드’를 유지하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단기간에 여러기업을 인수하는 ‘전광석화’ 노선으로 갈아탔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M&A 업계 모범생으로 통한다. 인수기업 숫자는 많지 않지만 실패 없이 뚜렷한 성과를 내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엔 아마존 매트리스로 유명한 지누스 인수에 과감한 베팅을 던지면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 3인방 ‘먹잇감 사냥’ 활발…M&A 부활 이끌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빅3’ 3인방의 M&A 질주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본격화 된 시점은 지난해. 인수 방식과 범위도 다양해지고 있다. 단순히 경영권을 인수하는 것을 넘어 기존 사업과 시너지가 있거나 미래가치가 높은 업종에 지분을 투자하는 형태로 넓어지는 분위기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롯데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 5건의 인수합병과 12건의 크고 작은 지분 투자를 성사시켰다. 한 달에 한 건 이상씩 거래를 성사 시킨 셈이다. 총 투자금액은 1조161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첫 투자는 중고플랫폼인 중고나라(300억원)다. 이후 자율주행스 스타트업 포티투닷(250억원), 와디즈(800억원), 초록뱀미디어(250억원), 쏘카(1832억원) 등에 투자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굵직한 인수로는 한샘과 한국미니스톱이 꼽힌다. 롯데는 한샘을 인수하기 위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에 3095억원을 투자하면서 단숨에 가구‧인테리어 1위를 품에 안았다. 3사 중 유일하게 가구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숙원처럼 남아있던 리빙분야 확장을 한샘을 통해 한 방에 털어냈다는 평가다.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하면서는 바짝 추격하는 이마트24를 꺾고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3위자리를 안정적으로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 한 해 동안 4조원 투자…수비수가 공격수로 신세계는 지난 한 해 무려 4조원 가량을 M&A에 투자하면서 공격성을 드러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약 10년간 성사시킨 M&A가 14건에 그칠 정도로 M&A시장에선 수비수에 가까웠다. 하지만 지난 한 해만 4건의 M&A를 잇따라 성공시키면서 ‘큰 손’으로 떠올랐다.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해 1월 SK와이번스 야구단을 1353억원에 인수했고, 6월 지마켓글로벌(전 이베이코리아)과 7월 스타벅스코리아 지분을 각각 사들였다. 같은해 4월 SSG.COM은 온라인 쇼핑몰 W컨셉 지분100%를 2650억원에 인수했다. 투자의 초점은 ‘온라인’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췄다. 지마켓글로벌과 W컨셉 인수로 이마트 부문 내 온라인사업의 비중은 50%에 육박하게 됐다. 신세계그룹의 미래사업 중심축이 온라인과 디지털이라는 대전환 시기를 맞게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마켓글로벌과 W컨셉 인수는 온라인 거래액 뿐 아니라 고객, 셀러, IT인재까지 온라인 사업 규모를 빠른 시간 안에 대폭 늘려 압축적인 성장을 달성한데 의의가 있다. 신세계그룹은 두 건의 인수를 통해 지마켓글로벌에서 900여명, W컨셉에서 200여명 총 1100여명에 달하는 이커머스 인재를 확보했다. ━ 관행 깬 파격 인수…글로벌‧온라인 두 마리 토끼 현대백화점그룹도 M&A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아마존 매트리스’로 유명한 가구·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를 품에 안았고, 액세서리 관련 스타트업에 2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특히 지누스를 인수하면서는 그간 ‘현대백화점’만의 인수관행을 깼다. 우선 인수가다. 매출 1조원인 지누스의 인수 가격은 약 9000억원. 현대백화점 창사 이래 최대 규모 M&A다.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금융권에 손을 빌리면서 차입금이 6000억원 가량 늘기도 했다. 그간 ‘사내유보금’ 내에서 M&A를 성사시켜 온 현대만의 원칙을 깰 만큼 인수가 간절했다는 방증이다. 지누스를 통해 정 회장이 노리는 것은 ‘글로벌 진출’로 분석된다. 지누스가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에서 30%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고, 온라인 채널 매출이 전체 매출 중 80%에 이른다는 것을 빗대볼 때 ‘글로벌’과 ‘온라인’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 제주소주 사업 접었지만…톰보이·비디비치 승승장구 업계에서는 3인방이 추구하는 M&A 스타일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많이 달라졌다고 보고 있다. 먼저 신동빈 회장의 투자는 ‘큰 손’에서 ‘표적형’으로 바뀌었다. 롯데가 가진 포트폴리오의 단점을 보완하는 쪽으로 인수하고, 투자한다는 공식에 더 가깝다는 해석이다. 롯데가 최근 ‘경영권 인수’ 보다는 미래가치가 높은 사업에 과감히 투자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반면 과거 인수업체들을 보면 ‘조’ 단위 투자와 ‘이종 분야’ 인수가 적지 않았다. 롯데는 2009년 GS리테일 백화점마트 부문(1조3000억원), 2012년 하이마트(1조2480억원), 2015년 삼성 SDI케미칼 사업부문·삼성정밀화학(3조원) 등을 사들였다. 해외 시장에서도 M&A를 감행해 말레이시아 석유화학회사인 타이탄(1조5000억원), 중국 홈쇼핑업체 럭키파이(1500억원), 필리핀 펩시(1180억원), 카자흐스탄 라하트(1800억원), 인도 하브모어(16650억원) 등을 품에 안기도 했다. 그 결과 롯데는 유통과 화학부문을 그룹의 양 성장축으로 키워냈다. 물류와 렌탈 등 비유통계열사도 핵심부문으로 자리잡고 있다. 2015년 5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현대글로벌로지스는 롯데M&A 역사에 오점으로 남을 뻔 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택배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지난해 매출 3조8697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349억원이던 영업이익도 지난해 427억원으로 증가했다. 롯데렌탈도 2014년 1조701억원의 매출에서 지난해 2조4227억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900억원이던 영업이익도 지난해 2455억원으로 늘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은 무조건 경영권을 인수하던 흐름에서 탈피해 혹시 모를 업황 변화에 대비하는 한편 직접 인수 부담을 덜고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적극적인 투자와 M&A로 새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고 비교적 안전하게 미래 먹거리에 빨리 접근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표적형이라면 신세계를 이끄는 정용진 부회장은 다소 공격적인 ‘전광석화’ 리더십 형이다. 그만큼 신세계의 투자는 최근 빠르게,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정 부회장이 백화점부문을 이끌고 있는 동생 정유경 사장과 2011년 이후 인수한 기업은 10여 년간 인수‧합병한 기업은 20여곳에 달한다. 이 중에는 제주소주처럼 사업을 접은 곳도 있지만 톰보이, 비디비치코스메틱처럼 계열사의 핵심으로 키운 기업들도 있다. 스튜디오 톰보이의 경우 인수 당시 매출 259억원, 영업적자가 100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매출 1128억원, 영업이익 84억원으로 성장했다. 2012년 60억원을 들여 사들인 비디비치는 지난해 매출 1000억원대를 달성했다. 정 부회장은 미래 비전이 담긴 ‘큰 퍼즐그림’을 그려놓고 이를 완성하기 위해 조각을 찾는 식의 인수‧합병 전략을 쓰고 있다. 모든 일상을 신세계 계열사에서 해결하는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이 그의 최종 목표다. ━ 7조 기업이 20조원으로…M&A로 일궈낸 성장 현대백화점그룹을 이끄는 정지선 회장은 ‘실속형 M&A 달인’으로 꼽힌다. 숫자는 많지 않지만 실속을 챙기는 M&A를 추구하면서 과실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12년 한섬(4200억원)과 리바트(500억원)를 잇달아 인수하면서 본격 M&A 행보를 시작했다. 2017년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3000억원을 들여 사들였고 이듬해 바닥재 등 건자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한화L&C(현 현대L&C)를 품에 안았다. 2020년엔 SK바이오랜드(1205억원)를 인수하며 천연 화장품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실패작’이라는 우려가 ‘핵심 성과’로 돌아오기도 했다. 리바트와 한섬이 대표적. 인수 직후 실적이 나빠져 실패한 M&A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많았던 두 기업은 현재 그룹 핵심 계열사로 안착했다. 인수 당시 5049억원이던 리바트 매출은 지난해 1조4066억원으로 뛰었다. 32억원에 머물던 영업이익도 지난해 202억원으로 6배 가량 급증했다. 한섬 역시 1조원대 매출에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승승장구 중이다. 업계에선 앞으로도 3인방의 M&A 활동이 왕성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다수의 M&A들이 좋은 성과를 내면서 그룹 자체가 커지는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롯데 신 회장이 회장직에 오른 2011년 롯데그룹 총 자산은 87조원, 지난해 자산은 125조7000억원으로 10년 새 44% 가량 뛰었다. 현대백화점 역시 2010년 7조8000억원이던 매출이 2020년 20조원을 넘어섰다. 모두 M&A를 통해 일군 성장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인수합병(이하 M&A)은 기업이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이라면서 “최근엔 기업이 M&A 전문가를 영입해 미래의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그룹사만의 주요 비전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도 M&A만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태기 교수(단국대학교 경제학과)는 “유통기업들은 기술의 변화, 정부 정책의 변화, 소비자 니즈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M&A가 많이 필요한 업종”이라면서 “기업 포트폴리오에 없는 것은 다른 기업 인수를 통해 보강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유통업 변화가 매우 빠르다”면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적인 기술개발과 투자에 시간을 쏟기 보단 관련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를 인수하는 쪽으로 앞으로도 활발한 M&A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설아 기자 seolah@edaily.co.kr

2022.06.23 15:30

6분 소요
[증시 이슈] 태경케미컬, 20% 이상 급등 마감

증권 일반

태경케미컬 주가가 급등했다. 16일 태경케미컬은 전 거래일보다 3500원(22.29%) 상승한 1만9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한가는 2만400원을 기록했다. 태경케미컬은 지난 10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드라이아이스 수요 증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수요 확대 기대감 등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새벽배송·신선배송 등 택배시장 성장으로 드라이아이스 수요의 추가 상승도 기대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운송을 위한 의약품용 콜드체인 수요 역시 태경케미컬 주가에 긍정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드라이아이스가 콜드체인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국내 드라이아이스 가격의 오름세도 지속되고 있다. IBK증권은 전날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국내 드라이아이스 가격은 1㎏당 261원으로, 지난 2019년 말보다 40% 올랐다고 설명했다. 반면 원재료인 가스의 가격은 2015년부터 1㎏당 20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어 마진율이 상승하고 있다. 실제 태경케미컬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24.9%로,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률(14.1%)보다 10.8% 포인트 올랐다. 증권가는 태경케미컬의 실적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민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선식품 콜드체인 수요의 고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의약품용 콜드체인 신규 수요도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태경케미컬은 국내 드라이아이스 시장점유율 1위의 탄산가스 제조업체다. 정지원 인턴기자 jung.jeewon1@joongang.co.kr

2021.06.16 16:31

1분 소요
[문정현 부동산 투자 길라잡이] 이커머스 등에 올라탄 물류센터의 질주

재테크

코로나 사태와 저온창고 부족으로 급성장… 공실 위험성 높은데도 거래가치 과대평가 2020년 8월 기준 국내 인터넷 쇼핑 시장 규모는 약 14조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약 27.5% 증가한 규모로 지금도 꾸준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 중 네이버쇼핑·쿠팡·SSG닷컴·마켓컬리 등 정보기술(IT) 플랫폼에 기반한 온라인 커머스(이커머스)의 고성장이 두드러진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무섭게 성장한 상품군은 식음 서비스며 문화·레저 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급감했다.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할수록 함께 뒷받침 돼야 하는 산업이 운송업과 창고업, 즉 택배시장과 물류센터다. 특히 물류센터는 최근 들어 투자자들 사이에서 매력적인 자산으로 꼽히고 있다.중국의 경우 택배업이 지난 5년간 매년 35% 넘게 성장하고 있다. 택배량이 2019년 기준 약 635억건으로 전세계 택배시장의 50%에 달한다. 물류의 대부분은 수출 지향적 형태며 가구·의류·가전과 같은 소비재 중심 제품이 대다수다.물류산업은 중국 경제 가속화, 일자리 창출, 청년 취업난 해소 등의 경제 효과를 이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엔 단순 보관 창고 기능을 뛰어넘어 물류 업체들의 배송영역을 확대하고 시스템 효율화 높이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무인기와 드론을 활용한 배송 경쟁이다. 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한 대안으로 보인다.유럽의 심장으로 불리는 폴란드는 지리적인 이점과 저렴한 임대비용으로 물류센터 임대 수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19년에는 약 270만㎡ 규모의 물류센터를 새로 공급했을 정도다. 이는 지방 공공기반시설 개발과 경제특구제도의 변경으로 물류센터 개발이 빠르게 추진됐기 때문이다. 폴란드 물류센터의 임대료가 비교적 낮게 형성된 이유는 2011년 유럽 경제 위기의 촉발로 회복 속도가 미진하기 때문이다. 최근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은 물류센터 공급 가속화에 맞춰 대형 물류센터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 물류센터의 진화 라스트마일·풀필먼트 과거에는 온라인 쇼핑의 성장에 따른 배송 전쟁을 줄이기 위해 보관 용도로 물류센터 수요가 증가했었다. 하지만 최근엔 자사 상품만 취급하는 물류센터 거점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의 발병으로 비대면 소비의 확산, 실내 활동의 증가 등 소비 태도가 급변하면서 온라인 쇼핑 수요가 급증했다. 물류산업의 극제화와 유통기업의 성장세는 물류센터 수요의 증가로 이어졌다. 이에 힘입어 국내 택배시장 규모는 지난 20년 동안 10배 이상 성장했다.물류센터가 증가하게 된 궁극적인 배경은 국경을 넘나드는 크로스보더(Cross Border) 공급 방식이 확대되고 결제 방식이 다양해진데다, 유통 기업들도 성장하면서 최신 유행 상품을 빠르게 보관·유통해야 하는 필요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이런 국제시장의 성장과 기업 성장 덕에 우리나라는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블루오션 투자처로 손꼽히고 있다. 2020년 12월 전국 창고 등록 업체 수는 총 4600여 개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경기도(33%), 경남(13%), 부산(9%) 등으로 포진해 있다. 경기도는 내륙·항만 등의 지리적 여건과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 전국 창고의 3분의 1 이상이 몰려 있다. 경기도만해도 접근성에 따라 6개 권역별로 특징이 서로 다르다.최근 개발되거나 운영 중인 물류센터의 화두는 ‘라스트마일’과 ‘풀필먼트’다. 물류 이동의 마지막 단계라 할 수 있는 목적지로 배송하는 라스트마일 딜리버리는 최종 소비자와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최접점이다. 이는 배송 소요시간 단축, 1인 가구 소비의 증가,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 등으로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라스트마일 딜리버리의 대표 사례로 국제물류기업 DHL과 의류브랜드 ZARA를 꼽을 수 있다. DHL은 수취인이 배송일정과 장소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 ODD(On demand Delivery)를 도입했다. ZARA는 전세계 2800여 개 매장 네트워크를 활용해 소비자의 거주지와 가까운 매장을 통해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온라인 쇼핑몰들과 경쟁하고 있다. 앞으로 라스트마일 기술력을 보유한 유통 기업이 물류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풀필먼트는 온라인 쇼핑의 상품 입고에서 보관·수주·발송까지 모든 과정을 의미한다. 단순 보관 기능을 뛰어넘어 도심으로 신속하게 배달하기 위한 거점 물류센터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물류센터의 한 형태다. 아마존의 물류 처리방법이 대표적이다. 물류 자체를 업무의 하나로 만들어 판매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동시에 자동화 기술로 다품목을 처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물류 배송 분야에서 우위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 입찰 경쟁 심해지자 투자수익 하락세 2014~2018년 국내 물류센터 투자자의 약 80%는 외국계 투자자였다. 하지만 2019년부터 손바뀜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펀드·리츠 등 간접투자 상품을 구성할 때 물류센터를 기초자산으로 포함시키다 보니 국내 투자자를 약 50%까지 유치한 것이다. 물류센터 거래가격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과거에는 오피스 빌딩 대비 물류센터의 Cap Rate(자본환원율 또는 순수익률)이 약 200bp 정도 높게 형성됐었다. 하지만 최근엔 5% 미만, 심지어 4% 후반까지 떨어졌다. 가장 큰 원인은 각종 인허가 규제로 신규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투자자의 과도한 입찰 가격 경쟁 때문이다.Cap rate의 하락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배당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들려온다. 물류센터는 특성상 외곽에 위치해 있고 공실이 발생하는 순간 투자자를 찾기가 어렵다. 더 나아가 대출 미상환 문제가 또 다른 위험요소로 부각될 수 있다는 단점도 지니고 있다. 이런 위험성이 요구수익률에 반영돼 평가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투자자들은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물류시장에 뛰어들다 보니 덩치가 커진 물류센터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매입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런 경우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배당수익의 감소로 이어진다.물류센터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트렌드보다는 임차인이다. 오피스나 리테일은 자본이득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지만, 물류센터는 자본이득보다는 임차인의 신용도 등에 따라 투자가 좌우된다. 따라서 좋은 임차인을 유치해 안정적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것이 최적의 방안이다. 좋은 임차인 유치가 즉, 진화하는 트렌드에 부합하는 개발이나 마찬가지다.※ 필자는 상업용부동산 관리 서비스 기업인 백경비엠에스의 컨설팅 팀장이다. 부동산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미국부동산자산관리사(CPM)와 미국상업용부동산중개자문(SIOR) 자격을 갖고 있다. 정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부동산 컨설팅을 수행하고 행복건축학교에서 예비건축주 강의를 하고 있다.

2020.12.1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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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의 부동산 투자 길라잡이] 코로나 쇼크로 풍선효과 누리는 물류부동산

부동산 일반

이커머스 성장 덕에 물류 거래 증가… 오피스보다 리스크 높아 투자 유의 물류부동산이 물류시장의 핵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역동적인 시장 상황과 세계화의 확장으로 무역 관련 산업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세계적으로 이커머스가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가 이 성장을 견인하면서 물류부동산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 1분기에만 약 6000억원의 거래가 이뤄졌으며 이는 전년 같은 분기 대비 약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이에 힘입어 하반기 물류부동산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공모형 리츠의 상장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오피스·리테일 등 다른 다양한 상업용 부동산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과 자산운용사는 왜 물류부동산에 열광하는 것일까?최근 물류시장에는 3자 물류(3PL :3rd Party Logistics)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3자 물류는 관련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제품 생산을 제외한 물류 전반의 업무를 특정 업체에게 위탁하는 시스템이다. 쉽게 얘기하면 물류업체가 물건만 보관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포장(가공)·발송·고객관리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물류시장 리서치업체는 세계 물류시장이 2023년까지 약 8조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아시아 물류시장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동시에 인터넷 홈쇼핑, TV홈쇼핑 등 이커머스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힘입어 양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2019년 국내 총 택배 물량은 약 27억9000만 개로 전년 대비 약 9.7% 증가했으며, 매출액은 약 6조3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성장했다. 국내 택배시장은 최근 5년 동안 매년 10%의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국내 기관들 관심 커져 공격적 펀드 투자 물류부동산 투자는 전통적으로 외국계 투자자가 시장을 선도했다. 간접투자 유형으로 구분하면 2016년 전까지는 펀드보다 리츠(REITs·투자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지분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기업이나 투자신탁 또는 관련 상품)를 통해 물류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후 펀드를 통한 투자가 증가하고 최근엔 연기금·기관투자자 등도 많은 관심을 보이며 투자에 적극적이다. 대표적인 국내 투자자로 국민연금공단(NPS)과 지방행정공제회(POBA)가 설정한 국내 물류부동산 블라인드 펀드 운용사인 ADF 자산운용은 약 2조원 규모의 물류부동산을 운영하고 있고 외국계 투자자로는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이 대표적이다.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이 이처럼 물류부동산의 패러다임을 진화시키면서 오프라인 시장만 추구했던 기업들도 온라인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효율적인 동선을 확보하기 위한 대형 면적의 물류부동산 공급이 증가하고 있으며 신선식품·새벽배송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도권 등 우수한 접근성을 갖춘 입지를 선호하는 경향도 뚜렷해졌다. 과거 물류센터는 물건만 보관하는 창고에 지나지 않았지만 최근엔 임차인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물류부동산의 최대 난관은 바로 인허가다. 기존 물류부동산이 집적된 지역 내에서의 개발은 각종 민원 등의 문제로 토지 매입 단계부터 난관에 봉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개발 대상이 인근 지역으로 점차 옮겨가고 있는 중이다. 일부 투자자는 인허가 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기 위해 낡은 물류부동산을 리모델링하는 경우도 빈번하다.코로나19 사태 후 리테일·호텔·영화관 등의 자산 수익률이 급락하자 많은 투자자들은 물류부동산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한 듯 수요는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3년 동안 개발된 물류부동산은 올해 공급을 앞두고 있어 투자자 경쟁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물류부동산의 강점은 투자수익률이 다른 상업용 부동산의 개발 수익률보다 높고 시장 자체가 성장 동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외곽에 개발됐던 물류부동산이 신선상품·저온상품의 보관 수요가 늘면서 도심권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 또한 수요를 증가시키는 배경이다.공급시장은 준공 예정인 대규모 물류부동산과 글로벌 물류시장의 호황, 그리고 다양한 투자자의 시장진입으로 활성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토지가격과 부대비용의 상승, 민원 등에 따른 인허가 제한 사항 탓에 연평균 증가율이 소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급격하게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복합형 물류부동산의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동일한 형태라는 점에서 공급 과잉을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2022년 후엔 공급이 어려워지고 준공에 임박한 물건도 민원의 증가로 준공이 지연될 가능성 도한 배제할 수 없다. ━ 경쟁 심화와 인허가 어려움으로 가격 상승 코로나19 사태가 초래한 비대면 생활은 다양한 상업용 부동산의 수익을 떨어뜨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재택 근무로 인해 기업이 오피스 면적을 줄이면 오피스에 딸린 리테일 상가의 폐업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물류부동산은 비대면으로 인한 풍선효과 덕을 보고 있다. 물류부동산은 자본환원율(Cap.rate)이 5% 대에 이른다. 오피스 빌딩과 같은 안정된 자산 대비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아 리스크 프리미엄을 반영해 오피스 빌딩보다 다소 높게 거래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미국·유럽 물류 부동산의 자본환원율과 유사한 형태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모습이다.자본환원율이 하락하면 물류부동산의 가격은 상승하는데, 즉, 과거에는 물류부동산이 화재 등의 위험에 쉽게 노출돼 저평가됐던 자산이라면, 최근엔 경쟁이 심화되고 인허가가 까다로워 가격이 점점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쟁이 심화되고 각종 민원에 따른 개발의 어려움으로 가격이 상승되는 것은 시장의 논리일 수 있다. 그러나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장의 융화, 나아가 물류시장을 혁신할 수 있는 물류부동산이 전제돼 부동산 자산가격이 상승하는 것이 좀더 바람직한 모습이다.무서운 성장세를 보면 세계적으로 물류 산업을 혁신할 수 있는 그날이 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사고 등을 고려하면 무조건적인 개발보다는 잠시 쉬어가며 내실을 다지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필자는 상업용부동산 관리 서비스 기업인 백경비엠에스 투자자문 본부의 컨설팅 팀장이다. 정부 공공기관의 부동산 투자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부동산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미국 부동산자산관리사(CPM)와 상업용부동산중개자문자격(SIOR)을 갖고 있다.

2020.08.0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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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CEO | (7년 연속) CJ대한통운 박근희·박근태·김춘학 대표] 계약물류·택배·해외물류 등 고른 성장세

CEO

정체됐던 영업이익도 상승세... DHL 등 글로벌 기업과 대등하게 경쟁 CJ대한통운은 지난 3월 25일 2019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근희 부회장과 박근태 사장을 사내이사로 각각 신규 선임, 재선임했다. 박근희 부회장은 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건설 부문 김춘학 부사장을 포함해 3인 대표 체제를 갖췄다. 박근희 부회장은 택배 등 물류 부문을 책임지고, 박근태 사장은 글로벌 사업 확장을 맡았다. 택배비 추가 인상 가능성도 주총장 장외에서 일부 경영진이 언급했다. CJ대한통운은 택배비 정상화를 위해 3월 택배비를 박스당 평균 100원 인상했다.CJ대한통운 관계자는 7년 연속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에 대해 “지난해 새롭게 패밀리사가 된 미국과 베트남 물류기업의 실적이 연결실적에 반영됐고 계약물류(CL), 택배, 글로벌 등 전 사업 분야에서 그간 축적해온 서비스 역량과 시장 경쟁력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M&A, 지분인수, 합작 등 글로벌 성장전략을 다각도로 추진하는 한편 기존 사업에서의 초격차 경쟁력 확보에도 힘써 DHL 등 글로벌 물류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선두 물류기업으로의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CJ대한통운은 매출은 2016년 6조819억원, 2017년 7조1104억원, 2018년 9조2197억원으로 매년 크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매출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2000억원대에 묶여있던 영업이익도 택배비 인상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 사업 부문은 계약물류, 택배, 해외물류, 건설로 나뉜다. CL(Contract Logistics, 계약물류) 부문은 생산 업체와 단일 혹은 복수의 제3자간에 일정 기간 물류 서비스를 위탁 수행하는 TPL(Third Party Logistics, 제3자 물류)사업, 정부에서 부두 개발을 위한 민자를 유치하고 민자 참여사에 부두 운영권을 부여해 터미널을 운영하는 항만 하역사업, 중량물 및 원자재의 해상운송이 주요 사업이다. 회사는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의 성장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CJ대한통운은 2014년 자체적으로 영역별로 세분화된 자동화 기술을 대거 도입해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내년까지 동탄, 양지, 김포 등에 랜드마크 플래그십 센터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국내 택배시장은 계속 팽창하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학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택배시장 규모는 2015년 4조3438억원에서 2018년 5조6654억원으로 늘어났다. CJ대한통운은 시장점유율을 2015년 41.3%에서 2017년 45.5%, 2018년 48.2%로 오히려 크게 늘려나가고 있다. 박스 기준으로는 2018년 전년 대비 약 10% 늘어난 25억 박스를 기록했다.CJ대한통운은 현재 33개국에서 121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했지만, 이는 3월부터 택배 판가 인상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며 “CJ대한통운의 단가는 인상 이후에도 여전히 매력적이고, 곤지암 터미널 가동으로 배송 경쟁력도 개선돼 47.1%였던 1분기 시장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2019.05.19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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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택배시장은 지금] 시장 커지지만 경쟁은 더욱 치열해져

산업 일반

상반기 물동량 전년 대비 13% 늘어 ... 간편식·도서·의류 등 특화 서비스 봇물 올 상반기 국내 택배 물동량은 11억1127만개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3.67% 늘었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온라인·모바일 쇼핑이 급증한 결과다. 택배 업계는 늘어난 물동량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운송·분류 작업의 자동화 시스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물류 시스템 개선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작업을 효율성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택배 터미널의 풍경도 사뭇 달라지고 있다. 첨단 기계가 손이 많이 가던 물건 분류를 도맡고 있다. 인공지능·사물인터넷·빅데이터를 접목한 기술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택배의 진화 현장을 두루 살펴봤다. 지난 2월 KG로지스는 로젠택배의 KGB택배 지분 100%를 취득했다. KG로지스 측은 KGB택배와 통합 작업이 완료되면 매출액은 4300억원으로 증가하고, 시장점유율도 7.5%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KG로지스의 지난해 매출은 2230억원, 시장점유율은 4.2%를 기록했다. KG로지스 측은 이번 통합으로 두 회사가 보유한 물류 인프라를 공유해 물류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전략이다. KG로지스 측은 “KGB택배 인수로 이천·군포·옥천·세종·원주·대구·광주 등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물류 터미널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1일 처리 택배물량 역시 기존 50만개에서 100만 개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통합 6개월이 지난 현재 효과보다는 잡음이 나오는 상황이다. 급기야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KG로지스가 KGB택배를 인수한 후 대리점을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대리점주들의 불공정 행위가 있었는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M&A로 ‘몸집 키우기’ 시도 이어져 M&A 이후 부작용에도 택배 업계의 ‘몸집 키우기’ 시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배송망이 확대되고, 물류 시스템이 효율적일수록 처리할 수 있는 물동량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매출 1위 CJ대한통운을 중심으로 택배 업계가 재편되고 있다. 초기 시설에 투자 여력이 충분한 업체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린 때문이다. 실제 CJ대한통운은 올해 상반기 매출(9462억원)과 영업 이익(353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31%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CJ대한통운의 시장점유율은 44%를 넘어섰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택배산업의 시장 규모는 약 2조4861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2조2522억원보다 10%가량 증가한 수치다. 당초 쿠팡을 비롯한 일부 유통 업체가 자체 배송 인프라를 구축하며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 것과 달리 오히려 규모가 커진 것이다올 상반기 택배 물동량은 11억1127만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상반기에 기록한 9억7890만개보다 13.67% 늘어난 규모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모바일 쇼핑이 활성화된 결과다. 특히 CJ대한통운·한진 등을 비롯한 상위 5개사의 상반기 물동량이 9억4623만개를 기록해 지난해 8억 1707만개보다 약 15.81% 증가했다. 상위 업체 간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2위 쟁탈전을 벌이는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 들어 나란히 매출이 늘었다. 두 업체의 올해 2분기 매출액(택배부문)은 각각 2872억원, 2871억원을 기록했다. 두 업체간 매출 격차가 1억원에 불과하다. 한진과의 매출 격차를 좁히는 데 성공한 롯데글로벌로지스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었다. 올해 상반기 7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한진 역시 영업이익 2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2.9% 감소했다. 택배 물동량은 증가한 반면 택배 단가는 오히려 떨어진 탓이 크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택배 업체들의 평균 택배 단가는 2235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상반기 택배의 평균 단가는 2302원. 1년 새 67원 줄었다.택배 단가가 22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전에 없던 일이다. 업계는 시장점유율을 높여 물동량을 확보하기 위해 출혈경쟁도 마다하지 않는 상황이다. 선두 업체들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는 한편 인건비 등 고정비를 감당하면서 시설투자를 늘려야 하는 이중고에 처한 상황이다. 더구나 정부가 최저임금을 15.7% 인상하면서 택배 업체들의 인건비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이 택배산업에 미칠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새 정부의 근로자 처우개선 의지에 비춰볼 때 중장기적으로 도급인력의 내재화와 인건비 증가에 따른 비용 부담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1인 가구 증가, 모바일 쇼핑 활성화로 물동량 증가 업계 간 출혈경쟁이 불가피해지자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는 움직임도 있다. 국내 시장 1위인 CJ대한통운은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물류시장을 벗어나 아시아시장으로 발을 넓혔다. CJ대한통운은 지난 4월 인도와 중동의 물류 업체 두 곳을 동시에 인수했다. 이번에 인수한 인도 물류 업체인 ‘다슬로지스틱스’는 인도 내 210개의 거점을 두고, 1만5000대의 차량·장비를 운용하는 업체다. 인도 수송 분야 1위, 종합 물류 분야 3위를 차지하며 지난해 320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같은 날 인수를 밝힌 두바이의 ‘이브라콤’은 세계 15개국에 21개 법인을 둔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이다.특히 중동·중앙아시아 지역 중량물(부피가 크고 무거운 화물) 물류 분야에서 선두권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택배산업이 연간 10% 이상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시장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며 “CJ대한통운은 이미 국내에선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차지한 만큼 해외 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J대한통운은 앞서 2013년 중국 물류업체 ‘스마트 카고’를 인수해 중국에 진출한 바 있다. 이어 2015년 중국 냉동·냉장 물류기업 ‘룽칭물류(현 CJ로킨)’를 인수했다. 지난해 8월 중국 종합 가전업체 TCL과 물류 합작법인 ‘CJ스피덱스’를 설립한 데 이어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에 이르는 물류 벨트를 구축했다. ━ 국내 1위는 해외 진출, 글로벌 3위는 국내 진출 한편 미국의 특송물류기업 UPS는 역으로 국내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UPS는 지난 5월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로부터 국내 5위 택배기업 로젠택배의 지분 100%를 2700억원에 인수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UPS는 DHL·페덱스와 함께 세계 시장을 이끄는 글로벌 특송물류 업체로, 지난해 매출액이 609억 달러(약 68조원)에 달한다. 로젠택배 인수가 마무리되면 지난 2008년 대한통운과 합작해 세운 UPS-대한통운을 청산한 지 10년 만에 다시 국내에 진출하게 된다. 로젠택배가 UPS의 자체 국제특송서비스(EMS)를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국내 점유율 2위로 단숨에 올라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로젠택배 시장점유율이 10% 미만인데다, 택배시장 상위 업체들과 로젠택배의 주력 영업 분야가 달라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도 있다. 택배시장 상위 업체들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가, 로젠은 C2C(소비자 간 거래)가 주력이다.‘택배 공룡’의 한국 진출이 예고된 가운데 농협이 택배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농협의 농산물 운송업무 자회사인 ‘농협물류’는 지난 6월 한진과 업무협약을 했다. 하나로마트 점포에 택배취급점을 설치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농협은 2012년 무렵부터 농산물 중심의 택배사업에 진출할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기존 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시행이 쉽지 않았다. 이에 농협은 우회로를 택했다. M&A 등을 통한 직접 진출이 아닌 기존 택배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업계의 반발을 최소화한 것이다. 특히 농산물이 일반 상품과 비교해 취급이 까다롭다는 이유로 비싼 택배요금을 지불해야 했던 농가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농협은 한달여 간 시범사업을 거쳐 10월부터 본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하반기 택배시장은 상반기보다 더욱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나 업체 간 경쟁도 그만큼 치열할 전망이다. 이에 택배 업체도 저마다 차별화 전략을 내놓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6월 업계 최초로 가정간편식(HMR) 전문 배송사업에 진출했다. 심야와 새벽시간을 이용해 고객 집의 문 앞에 HMR을 배송하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다. HMR O2O(Online To Offline) 업체 30여곳과 계약해 하루 1200~1500건을 처리한다. 택배 시스템을 통해 배송추적이 가능하고, 배송이 완료되면 현장 사진을 찍어 고객이 택배 애플리케이션으로 볼 수 있도록 안심배송 서비스도 제공한다. CJ대한통운은 올해 초 생수 배송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KG로지스는 지난해 온라인서점 ‘예스24’의 택배 파트너로 선정돼 도서택배 시장을 공략했고, 한진은 최근 온라인 쇼핑몰 등과 손잡고 당일 배송 서비스를 펼칠 예정이다.

2017.09.09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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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대중화 원년 되나] 판 깔린 전기차 시장 고객과 ‘찌릿’ 통할까

자동차

테슬라 진출에 현대차·한국GM·르노삼성 신모델 출시...고급 사양부터 저가 전기차까지 선택 다양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전기차 시장을 놓고 치열한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기차 관련 기술도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충전소 등 인프라 보급도 빠르다. 여기에 각국 정부가 화끈한 보조금 정책을 펴며 시장 분위기를 북돋우고 있다. 특히 한국은 올해가 전기차 대중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BMW·벤츠·비야디·닛산 등이 앞다퉈 신차를 출시하고 있고, 테슬라도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현대·기아차와 한국GM, 르노삼성도 신모델을 앞세워 시장 쟁탈전에 뛰어들었다. 문이 활짝 열리고 있는 전기차 시장을 취재했다. “이게 정말 300km를 가나요?” “공식 항속 거리는 378km입니다. 충전소를 계속 늘릴 예정이라 걱정하지 말고 타셔도 됩니다.”테슬라가 3월 15일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스타필드 하남에 매장을 열었다. 말로만 듣던 테슬라 전기차를 직접 보기 위해 찾아온 인파로 매장이 가득 찼다. 쇼룸 중앙에는 테슬라의 모델S가 있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2.4초에 불과한 수퍼카다. 반자율주행 기술인 오토파일럿과 스마트 컨트롤 시스템 같은 최신 기술이 적용된 모델이다. 테슬라 관계자는 “사람들은 전기차를 세컨드카라고 여기지만 모델S는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 손색없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국내 전기차 시장이 대중화 원년을 맞고 있다. 글로벌 베스트셀링 전기차가 속속 상륙하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앞다퉈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다. 정부도 다양한 전기차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장이 무르익은 모습이다. 테슬라가 진출한 다음날 현대자동차는 제주도에서 열린 ‘2017 국제 전기 자동차 엑스포’에서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경제형 모델 I트림 출시 행사를 열었다. I트림은 기존 N트림(4000만원)에서 가격을 160만원 낮춘 모델이다. 제주도에서 구매하면 국고 보조금 1400만원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6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어 184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지난해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다. 지난해 6월 출시했는데 반년 동안 3749대를 판매했다. 시장점유율 63.9%에 달하는 기록이다. 올해도 순항 중이다. 2월까지 지난해 판매량의 70% 수준인 2700대 계약에 성공했다.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부사장은 “가격부담, 충전부담, 방전부담이 없는 차량을 내놔 전기차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을 바꾸겠다"면서 “2020년까지 전기차 4종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3년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서 친환경차 시장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 많이 팔린 아이오닉, 멀리 가는 볼트 현대차가 아이오닉으로 화제를 모은 지 하루 만인 17일에는 한국GM이 볼트EV를 선보였다.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2017 올해의 차’로 선정된 모델이다. 항속 거리는 383㎞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1회 충전으로 300㎞ 이상 달릴 수 있는 전기차를 편의상 2세대 전기차로 구분한다. 국내에는 아직까지 주행거리가 200㎞ 이하인 1세대 전기차만 판매돼 왔다.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91㎞다.볼트를 이야기할 때 조금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 한국GM에는 한글 표기가 동일한 볼트(Volt)와 볼트(Bolt)가 있다. 지금까지 판매한 차는 볼트(Volt)다. 휘발유 엔진이 장착되어 있지만, 바퀴를 굴리는 데 쓰이지 않고 전기를 발전시키는 용도로만 사용된다. 평소에는 전기충전으로 운행하다 배터리를 모두 소모한 후부터 엔진이 만들어 내는 전기로 운행된다. 이를 특별히 ‘주행거리연장전기차(Extended Range EV·EREV)’로 부르기도 한다. 이번에 소개한 볼트(Bolt)EV는 순수 전기차다.볼트EV의 미국 시판 가격은 3만7495달러로 수입 때 붙는 세금 등을 감안하면 43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완속 충전시간이 10시간 이하라 보조금 혜택은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동일하다. 업계에선 국내 전기차 시장을 놓고 현대와 GM의 두 모델이 격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볼트EV는 한국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모델”이라며 “주행거리와 성능면에 있어 한 세대 앞선 모델”이라고 자신했다. ━ 트위지 3년 만에 국내 진출 성공 르노삼성도 전기차 신모델을 준비했다. 들고 나온 카드는 트위지다. 도로에서 주행 가능한 최저가 모델이다. 트위지는 1인 혹은 2인이 탑승 가능한 초소형 도심형 전기차다. 3년 전부터 국내 시장을 두드렸지만 인증 과정에서 탈락해왔다. 자동차를 어떻게 분류할지 조건을 찾기 어려워서였다. 지난해 전기차 법안이 개정된 덕에 한국 시장에서 선을 보인다. 보조금도 지원받는다. 일반 전기차는 1400만원의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트위지는 초소형 및 저속 전기차용 보조금 575만원을 지원 받는다. 트위지 가격이 1500만원 선이라 지자체 보조금을 더하면 600만~80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치킨 배달이나 택배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 가능성이 있다. 트위지는 유럽에서 1만8000대가 팔렸는데, 그중 60%가 법인 차량이었다. 무게 474kg의 이 작은 전기차는 최고출력 17마력, 최대토크 5.7kg.m를 발휘한다. LG화학의 6.1kWh급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완충시 100km 주행이 가능하다. 최고속도는 80km/h다. 보조금 지원 소식에 르노삼성은 전기차팀을 기존한 개 팀에서 두 개 팀으로 확장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예고했다. 트위지는 현재 국내에서 14대가 팔렸다. 렌터카 사업이 활발한 제주도에 10대, KT가 업무용으로 3대, 전기차협회가 1대를 보유 중이다. 르노삼성은 세계 최장 250km 주행거리의 1t 전기 상용차 개발에도 나선다. 지난해 국내 산학연 등과 함께 전기 상용차 개발 프로젝트를 출범시킨 르노삼성은 2019년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차 LCV&EV 총괄 김진호 이사는 “르노삼성차는 국내 전기차 시장 개척자로 각종 인센티브와 전기택시 보급을 주도해왔다” 며 “초소형 자동차, 1t 상용차로 다양한 모델 라인업을 갖춰 전기차의 외연을 넓히는데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자동차는 최근 주행거리연장 전기차(EREV)인 ‘코란도C EV’의 장거리 시험주행에 성공했다. 주행코스는 서울 톨게이트를 출발해 부산 톨게이트에 들른 후 천안휴게소로 복귀하는 680km 구간이었다. 최고속도는 100㎞/h로, 거리나 속도 모두 세단 전기차와 대등한 수준을 확보했다고 쌍용차 측은 설명했다. SUV는 차체가 무겁고 커 장거리 주행기술 개발이 어려웠다. 쌍용차는 이번에 개발한 모델의 성능을 보강, 2년 내 상용화할 계획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번에 주행에 성공한 모델은 코란도EV로 중형SUV 전기차 개발을 시작한 지 6년 만의 성과”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지난 2011년 코란도CEV(주행거리 180km), 2012년 코란도C EV(300㎞), 2015년 티볼리 EV(500㎞)를 만들어 냈다. ━ 정부, 올해 전기차 1만4000대 등록 목표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에선 BMW가 가장 적극적이다. BMW는 소형 전기차인 i3를 앞세워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지켜가면서 친환경 시장도 공략 중이다. 최근엔 배터리 용량을 개선한 BMW i3 94Ah를 출시했다. 신모델은 33kWh 용량, 94A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완충 시, 기존 모델 대비 50%가량 주행 가능거리가 늘어났다. 향상된 배터리 효율을 통해 냉난방 사용조건에 따라 한번 충전에 최대 200km까지 주행이 가능해졌다. 벤츠는 내년을 예고했다. 벤츠 관계자는 “올해 참석 못한 제주전기차 엑스포에서 내년에는 벤츠 전기차 모델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인 중국의 비야디(BYD)도 법인 설립을 마치고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테슬라가 고급 전기차 시장을 창출하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BYD가 저가 시장을 노리는 모양새다.올해 환경부의 전기차 등록 목표는 1만4000대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 예산 2060억원도 확보했다. 정부는 또 다른 지원책도 준비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기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내년 1월부터 3년간 전기차 충전 요금을 50% 깎아주고 기본요금도 면제해주는 전기차 특례요금제를 도입한다. 정부가 판을 깔아줬고, 기업들은 앞다퉈 신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2017년 한국에서 전기차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 전기차 보조금 어떻게 신청하나 - 지자체 보조금은 울릉도가 가장 많아 전기차 보조금은 최대 26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차이가 있고 차종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 전기차를 염두에 두었다면 보조금을 어떻게 챙길지 공부해야 한다. 전기차 보조금은 ‘정부 보조금(1400만원)+지자체 보조금(0~1200만원)’으로 이뤄진다. 보조금은 순수 전기차에만 지급된다. 하이브리드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수소차는 제외다. 대신 하이브리드카에는 100만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에는 500만원, 수소차는 2750만원의 국고보조금이 붙는다.보조금 수령을 위해서는 본인의 주소지가 등록돼 있는 자동차 판매점을 방문해야 한다. 구매 신청서와 함께 보조금 신청서류를 작성해 영업사원에 전달한다. 판매점에서는 서류 일체를 지자체에 즉시 제출해 잔여 물량을 확인하고 보조금 대상 여부를 통보한다. 지자체 보조금은 지역마다 다르다.가장 많은 곳은 울릉도다. 정부 보조금 1400만원과 지자체 보조금 1200만원을 합쳐 260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무공해 청정지역이라는 특성을 살리겠다는 의지가 담긴 보조금이다. 경기도는 지자체 보조금이 500만원인 곳이 많았다. 일산·분당·용인·의정부·평택·화성·파주 등 경기도 대부분 도시에서 500만원이다. 이곳에서 4000만원인 현대차 아이오닉을 사면 보조금 덕에 210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충남·전북·경북 등은 600만원인 곳이 대부분이다. 경남이 다소 낮은 편이었다. 300만원인 곳이 많다. 서울은 예산이 확정되지 않아 액수가 미정이다.일부 지자체에서는 방문 또는 온라인 신청을 받는 경우도 있다. 보조금 신청자가 지급 대상보다 많으면 선착순이나 추첨으로 추가 배정하기도 한다. 보조금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면 2개월 이내에 차량대금을 납부해야 한다.올해 보조금 적용 대상 차량은 현재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기아차 레이 EV와 쏘울 EV, 한국 GM의 볼트, 르노삼성의 SM3 Z.E와 트위지, 닛산 리프, BMW i3, 파워프라자의 라보 피스 등 모두 9종이다.지난해 적용 대상에서 스파크 EV가 빠지고 트위지가 들어왔다. 트위지는 자동차 전용도로에 진입이 금지되는 ‘저속전기차’로 국고보조금은 1400만원이 아닌 575만원(지자체 보조금 없음)이다. 1억2000만원에 판매중인 테슬라 모델S는 지원금 적용 대상이 아니다.

2017.03.19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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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쇼퍼(Smart Shopper)] 제품 바코드만 스캔하면 집으로 ‘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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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유지연(34)씨는 세 살짜리 아들과 갓 돌이 지난 딸을 데리고 동네 대형마트에 곧잘 들른다. 딸을 태운 유모차도 끌고 있지만, 그는 혼자서도 아이들을 챙기며 여유롭게 쇼핑을 즐긴다. 유씨는 필요한 제품을 카트에 담지 않는다. 스마트폰에 있는 대형마트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한 후 제품 바코드를 찍는다. 스캔한 물건은 스마트폰 장바구니에 있다. 스마트폰으로 간편 결제 후 집에서 물건을 받을 수 있다. 그날 저녁, 유씨는 아이들을 재우고 스마트폰으로 백화점 쇼핑도 한다. 백화점에 가지 않아도 원하는 브랜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모바일 쇼핑이긴 하지만 실제 오프라인 매장을 둘러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직원들이 현재 매장에서 인기 있는 상품을 사진으로 찍어 올려 놓기 때문에 최신 트렌드까지 읽을 수 있다. ━ 온라인 쇼핑 중 51%가 모바일 쇼핑 상상 속의 일이 아니다. 이미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2월 15일부터 ‘스마트 스캔’ 서비스를 시작했다. 롯데마트 스마트 스캔 쇼핑 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에서 롯데마트 모바일 앱을 다운받아 실행시킨 후 스마트 스캔을 눌러 원하는 상품의 바코드를 인식시키면 된다. 롯데마트 장바구니에 담은 상품 목록을 확인하고 결제하면 2시간 안에 원하는 곳에서 물건을 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 휴대폰, 실시간 계좌이체, 카카오페이 등으로 결제할 수 있다. 현재 스마트 스캔 서비스는 롯데마트 송파점, 잠실점, 청량리점에서 시행하고 있다. 이르면 올 하반기까지 전 점포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신세계백화점도 모바일 쇼핑 앱 ‘샤벳’을 선보였다. 샤벳은 백화점 매장 직원들이 직접 촬영한 화장품·의류·신발·속옷 등 400여 브랜드 상품을 볼 수 있는 앱이다. 가령 전체 카테고리에서 여성의류를 선택하면 의류 브랜드가 한 눈에 들어온다. 원하는 브랜드를 선택하면 매장에서 현재 잘나가는 제품은 물론 종류별로 제품을 보고 구입할 수 있다.이처럼 제품을 카트나 장바구니에 담을 필요 없이 바코드 스캔만으로 구매하는 등 더욱 스마트해진 스마트 쇼퍼(Smart Shopper) 시장이 열렸다. 과거 스마트 쇼퍼는 명품보다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거나, 동일한 상품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하는 것과 같이 합리적인 소비행위를 의미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모바일을 이용하는 ‘엄지족(모바일 쇼핑 애용자)’이 늘고 스마트폰 하나로 간편하고 가벼운 쇼핑을 하려는 쇼핑객이 늘면서 스마트 쇼퍼의 개념도 확장됐다.통계청에 따르면 올 1월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2조6657억 원으로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5조2100억원)의 51.2%를 차지했다. 2014년 9114억원이었던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2년 만에 2.5배 수준으로 늘었다. 모바일 쇼핑 증가는 주요 이용 고객층인 20~30대뿐 아니라 40대 중년층이 늘어난 덕도 컸다. 소셜커머스 티몬이 최근 3년 간의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40대 모바일 고객 비중은 지난해 24%로 2년 동안 8%포인트 늘었다.여기에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을 기반한 쇼핑이 가능해지면 스마트 쇼퍼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사물인터넷 쇼핑 기기가 등장했다. 지난 2014년 미국 온라인 유통회사인 아마존이 출시한 ‘대시(Dash)’가 대표적이다. 대시는 손바닥 크기 만한 원형 막대다. 막대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붉은 적외선 빔이 제품 바코드를 인식하는 방식이다. 가령 적외선 빔이 음료수병에 붙은 바코드를 인식하면 그 순간 거실에 있던 태블릿에 연결된 아마존 쇼핑 구매 리스트에 담기고 구매로 이어진다. 이마저도 귀찮으면 막대를 입 가까이 대고 제품 이름을 외쳐도 태블릿 쇼핑 구매 리스트에 담긴다. 대시는 스마트폰·태블릿 같은 모바일 기기와 무선인터넷으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대시는 연 회비 299달러만 내면 사용할 수 있다.국내에서 이와 유사한 상품이 있다. 지난해 11월 티몬이 선보인 ‘슈퍼태그’다. 소비자가 필요할 때 NFC(근거리 무선통신)가 내장된 해당 품목의 슈퍼태그 자석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티몬 앱 장바구니에 자동으로 담기는 방식이다. 가령 크리넥스 휴지를 주문하고 싶으면 크리넥스 태그 자석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티몬 앱이 바로 구동되고 가격과 수량을 체크하면 상품이 장바구니에 담겨 결제 전 단계까지 진행된다. 결제는 티몬페이, 실시간 계좌이체, 신용카드 3가지로 할 수 있다. 현재 쇼핑이 가능한 수퍼태그 자석은 크리넥스, 삼다수, 퍼실, 너구리 등 4종이다. 티몬 관계자는 “현재 내놓은 슈퍼태크는 티몬 슈퍼마트 내 생필품 코너에서 많이 찾는 제품”이라며 “앞으로 더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도 스마트 쇼퍼, 스마트 신용카드, 스마트 스탬프 등 스마트폰으로 모든 물품 구매와 배송요청까지 할 수 있는 커머스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앞으로 전기·전자, 유통 업체들의 스마트 쇼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배송 경쟁력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물 인터넷 쇼핑 플랫폼까지 가세하면 소비자에게 얼마나 더 친절하고 빠르게 배송하느냐가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유통센터나 물류창고 등에 대한 투자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배송전쟁, 택배시장에 큰 기회 미국 온라인 유통 업체 아마존은 물류경쟁력을 위해 미국 내 66개의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아시아와 유럽 등으로 물류거점을 늘리고 있다. 아마존은 특히 물류센터의 효율적 가동을 위해 ‘키바 시스템(Kiva Systems)’을 도입했다. 키바(물류 로봇)는 제어센터에서 명령이 떨어지면 원하는 상품을 넣은 선반으로 이동한 뒤, 선반 자체를 들어서 담당자가 있는 곳까지 운반한다. 인건비 절감뿐 아니라 작업 효율까지 높인 사례다.지난해 6월 업계 최초로 경기도 보정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연 이마트는 2020년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6개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도 조만간 경기 김포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여는 등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건립 등 이마트몰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배송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유통 업체들의 배송전쟁은 택배업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IoT): 가전제품, 전자기기와 같이 생활 속 사물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2016.03.1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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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전쟁의 내일] 이륙 준비하는 ‘드론 택배’

항공

현재 세계 택배시장의 화두는 무인항공기 ‘드론’이다. 아마존·DHL·구글 등 내로라 하는 기업들이 드론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 중이다. 드론 택배의 포문을 연 건 미국의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이다. 2013년 12월 ‘프라임에어’라는 배송시스템을 선보였다. 물품 배달을 위한 재고 관리부터 유통까지 모든 부문을 자동화하는 것이 사업의 골자다. 그 중심에 드론이 있다. 아마존 측은 “드론을 활용해 물류센터로부터 반경 16km 이내에 있는 소비자에게 30분 내에 물건 배송을 완료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 구글도 드론 택배시장에 뛰어들어 이후 많은 기업이 드론 택배 진영에 합류했다. 영국의 도미노 피자는 2014년 6월 드론이 피자를 배달하는 모습을 유튜브 동영상으로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또 다른 택배회사 DHL은 2014년 9월 육지에서 12km 떨어진 독일의 한 섬에 의약품과 긴급 구호 물품을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윌마트와 알리바바와 같은 대형 유통 업체들도 드론 택배 경쟁에 가세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글로벌 IT 공룡기업 구글이다. 지난해 멕시코의 드론 제조 업체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를 깜짝 인수하며 드론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이 때까지만 해도 ‘구글이 드론을 인수해 구글맵이나 정보 수집에 활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구글은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렸다. 구글에서 드론 사업을 총괄하는 ‘프로젝트 윙’을 이끄는 데이비드 보스는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항공교통관제 심포지엄’에 참석해 또 한번의 깜짝 발표를 했다. “구글은 2017년을 목표로 드론을 활용한 물품 배송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드론은 빠르고 저렴하게 물건을 배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문제도 많다. 하늘을 나는 만큼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센서를 갖추고 다수의 카메라를 드론에 장착해야 하는데, 이 때는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는 반발이 나온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테러 관련 이슈도 있다. 드론은 최초 개발 목적이 군사용이었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드론의 90% 이상을 군사용으로 사용한다. 드론이 상용화된다면 이를 이용한 테러가 발생할 수도 있다.이런 위험에도 많은 나라가 드론을 활용한 택배산업에 힘을 쏟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 드론과 이를 활용한 물류산업은 쉽게 포기하기 힘든 미래의 먹거리다. 2012년 프랑스는 일찌감치 드론법을 개정했다. 미국의 연방항공청(FAA)도 드론 택배 사업 승인을 위한 규제를 정비하고 있다. 드론 택배 사업을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로 바꾸는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르면 올해 안에 관련법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더 적극적인 드론 택배 도입을 추진 중이다. 11월 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일본 경제계 대표들이 모이는 ‘관민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국가 공공사업을 수주하는 기업들이 의무적으로 드론을 사용하는 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나서서 드론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세부 계획에는 2020년까지 드론 택배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대대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드론이 장악하고 있는 택배 시장의 틈새를 공략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로봇을 활용한 육로배송 서비스다. 인터넷 무료 통화 서비스로 이름을 알린 스카이프의 공동 창업자 아티 헤인라와 야누스 프리스는 최근 ‘스타십 테크놀러지’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스타십’이라는 무인 배송로봇을 만든다. 이 로봇은 시속 6km 정도의 속도로 최대 3.5km 떨어진 곳까지 물건 배송이 가능하다. GPS를 활용하며 인도에서 사람을 피하고 신호등의 신호를 구별해 건너는 기술을 갖췄다. 스타십 테크놀러지 관계자는 “충전 방식의 소형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1회 배송에 1달러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는 드론 배송의 10분의 1수준”이라고 밝혔다. 2016년 미국과 일부 지역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후, 2017년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스타십 역시 관련 법안 마련이 필요하지만 드론에 관한 규제보다는 덜 까다롭기 때문에 빠르게 보급이 늘 것으로 기대된다.한국의 택배시장에서도 드론은 뜨거운 감자다. 문제는 해외보다 더욱 까다로운 규제다. 국내에서 드론은 초경량비행장치로 등록되는데 한번 띄우려면 어려운 점이 많다. 우선 지방항공청으로부터 비행허가를 받아야 하고, 그나마 비행 가능공역도 한정돼 있다. 일부 군사지역에서는 국방부·항공청·수도방위사령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한국의 드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관련 규제를 가다듬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수년 전부터 있었다. 드디어 정부가 화답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주재로 11월 6일 열린 ‘제4차 규제개혁 장관회의’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된 것이 드론과 택배였다. 정부는 드론 택배산업 육성을 위해 대한항공·KT·CJ대한통운 등 15개 사업자를 선정해 강원·대구·부산·전남 일부 지역에서 드론 시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행법에 따라 150kg 이하 무인 비행장치는 150m 이하 고도에서만 비행이 가능한데, 시험 공역의 야간에 한해서 가시권 밖에서도 비행이 가능하도록 한 것. 일단은 구호품을 필요한 지역에 배송하는 테스트를 진행한다. 정부가 전면에 나서고 민간 사업자가 동참하는 만큼 한국의 드론 택배사업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의 드론 택배 사업의 한계를 지적한다. 드론 택배가 한국의 환경과는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한 택배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한국은 주요 주거 공간이 아파트다. 고층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서 드론을 이용한 배송은 위험할뿐더러 효율적이지도 않다. 또 한국은 분단국가로 군사시설이 많아 보안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 ━ 스마트폰 활용한 택배사업 활발 한국의 택배 사업을 ‘드론’ 중심으로 풀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해외와 비교해 기술적으로도 부족하고, 환경도 좋지 않다. 하지만 한국은 IT를 이용한 택배 시스템을 구축해 미래 택배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이미 많은 회사가 스마트폰을 이용한 택배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스마트폰만 열면 내가 주문한 물품이 몇 시에 어디서, 출발하고 언제 도착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일부 업체에서는 택배기사의 이동경로를 GPS로 보여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택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스마트 무인 택배함’을 설치하는 업체가 늘었다. 택배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면, 고객은 스마트폰으로 받은 비밀번호만 가지고 무인함에서 택배를 찾을 수 있다. 집 주소를 제공하지 않고, 직접 택배기사와 대면할 일도 없어서 혼자 사는 여성 고객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아예 출퇴근 경로에 있는 지하철의 사물함을 이용해 물건을 주고 받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해외의 택배가 항공 기술로 난다면, 한국의 택배는 감성 기술을 바탕으로 열심히 뛰고 있다.- 박성민 기자 park.sungmin1@joins.com

2015.11.2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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