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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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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조직 개편은 왜 하는가…전략과 인재가 답이다 [이근면의 시사라떼]

전문가 칼럼

최근 정부 조직 개편에 관한 논의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다음 정권이 국가를 운영하는 틀인 부처를 어떻게 구축하고 실행하는가에 대한 논란이다. 그러나 단편적이고 당위성 만 거론되며 전체 그림이 제시되지 못함은 국가적으로 어떤 목표로, 어디로 향하고 무엇을 가지고 누가 언제까지 등의 비전이 결여되어 있기에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인 기업 창업자도 확고한 내일과 세계 도전의 꿈이 있는데 국가 운영과 경영에는 도무지 이런 논란조차 없는 현실이다. 그중 오늘이 아닌 내일을 설계하고 백년대계의 목표를 정하는 기능은 그저 실종 상태이다. 대한민국 정부의 정책 운영을 돌아보면, 장기적인 국가 전략과 인재 운영에 대한 체계적 대비가 현저히 부족하다는 평가는 공지의 사실이 되었다. 단지 정책의 방향성과 실행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국가 전략이 백지화되고, 그에 따라 쌓아온 경험과 인재의 활용도 무너진다. 더욱이 이러한 경향은 과거 정부들에 비해서도 점점 더 뚜렷하게 약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과연 지금의 대한민국은 10년, 30년 뒤의 국가를 상상하고 준비하고 있는가? 그 미래를 이끌 인재는 어떤 방식으로 양성되고 관리되고 있는가? 현실은 부정적이다. 지금의 정부 운영은 ‘단기 실적 중심’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장기 전략을 수립하기 어려운 구조이고, 인재에 대한 운영 역시 정치적 논리와 이해관계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인재의 해외 유출, 국가 경쟁력과 직결특히 인재 전략 측면에서 그 문제는 더욱 뚜렷하다. 청년층과 우수 인재들이 공공 영역을 회피하고 있는 현실은 단지 보수체계의 문제만은 아니다. 성과에 기반한 배치와 성장의 사다리가 무너지고,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배치할 수 있는 통합적 운영 시스템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고급 기술 인력, 정책 기획 전문가, 글로벌 협상 인재들이 민간으로만 쏠리거나 해외로 유출되는 상황은 국가 전체의 경쟁력에도 직결되는 문제다.이대로라면 대한민국은 ▲기술 패권 경쟁 ▲기후 위기 ▲초고령화와 AI 시대라는 거대한 이중 파도 앞에서 준비 없는 무장해제로 밀려날 수 있다. 국정의 일관성은커녕 사회적 충격에 대한 대비도 기대하기 어렵고, 정책의 신뢰성 또한 무너질 것이다.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조직적 접근이 필요하다.첫째, 대통령 직속의 독립적 기구로서 ‘국가미래전략처(가칭)’를 신설해야 한다. 이 조직은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10년, 30년 단위의 국가 중장기 전략을 설계하고, 이를 법제화하여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정책을 수립하는 부처들과 유기적으로 연계되되, 정무적 영향에서는 독립되어야 한다.둘째, ‘국가인재전략원’을 설립하거나 기존 인사혁신처의 범위를 과감히 확장할 필요가 있다. 이 기관은 정부뿐 아니라 산업계, 학계, 민간 영역의 인재풀을 통합 관리하고, 교육·훈련·배치까지 일원화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재의 분석과 경로 설계, 역량 중심의 인재 등용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긴 역대 정부는 인사 기능을 분산 약화의 길로 운영해 왔다. 공직을 전리품으로 하여 상찬을 수월히 하기 위해서거나 인사 기능을 사유화하거나 전문성을 바라지 않거나 아님, 무지의 결과인 듯하다. 사람의 혁신은 백 년의 미래를 설계한다. 국가적 인재 경영은 종합적 예술의 가깝다. 만인 만색의 사람을 한 방향으로 다양성을 유지하며 국가적 발전과 개인의 성장과 행복을 추구하는 고도의 경영이다. 셋째, 미래를 이끌 리더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공공 펠로우십 제도 및 민관 교류형 로테이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이는 단기 행정경험에 그치지 않고, 정책기획과 국제협력, 기술 현장 경험이 결합된 종합적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이러한 제도적 변화는 단지 조직을 하나 더 만드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이것은 국가가 국민에게 미래에 대한 약속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느냐에 대한 신뢰의 문제다. 전략이 없고, 인재가 제자리에 서지 못하는 국가는 글로벌 경쟁에서 반드시 도태된다. 단기 성과에 집중하는 정치적 루틴에서 벗어나야 가까운 나라 싱가포르의 경우 총리실 산하에 전략기획국(CSA: Centre for Strategic Futures)를 두어 장기 전략 수립을 전문적으로 수행한다. 이와 함께 고급 인재를 위해 'Public Service Leadership Programme'을 운영하며, 민관을 넘나드는 경력 개발과 로테이션을 제도화하고 있다. 일본의 내각부 산하 인재기획본부는 각 부처 간 인재 순환과 교육을 조정하고, 일본형 ‘리더십 파이프라인’을 설계하는 조직이다. 특히 기후, 과학기술, 디지털 분야 전문직 공무원의 경력경로를 설계하고 민간과 연계된 파견 시스템도 운영한다.싱가포르와 일본은 정책 전략 수립과 인재 양성은 별개가 아니라 유기적 구조여야 하며 인재의 전략적 배치는 국가 경쟁력의 바로미터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단기 성과에만 집중하는 정치적 루틴에서 벗어나야 한다. 더욱이 다음 정권에서 폐기되는 정책을 5년 임기의 정권이 밀어붙이는 관행이 악습으로 되고 있다. 어찌 5년에 이룰 수 있는 것이라 속단할까? 전략이 없는 국가는 위기 앞에서 흔들리고, 인재가 없는 국가는 경쟁에서 무너진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구조적 전환이다. 미래는 선언이 아닌 준비다. 국가는 사람을 키우고 전략을 설계하는 조직이어야 한다. 장기 전략과 인재 전략이 일체화된 구조 없이는 다음 세대를 위한 대한민국도 없다.미래를 준비하는 정부는 예산이 아니라 사람에 투자하고, 정권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계획을 세운다. 이제는 단기 정치의 굴레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을 다음 세대로 연결할 전략적 사고와 인재 운영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때다. 지금이 아니면, 늦는다.

2025.05.10 09:00

4분 소요
제주특별자치도, 국제평화재단, 동아시아재단 주최, 제19회 제주포럼 열려...

정책이슈

5월 31일(금) 오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제19회 제주포럼에서 ‘글로벌 협력 등불로서의 지방외교’를 주제로 한 특별세션이 개최되었다.오늘날 국제사회는 높은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도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연대와 협력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국제정세에 덜 취약하며 유연하게 국제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지방외교의 역할과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제고되고 있다.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평화연구원이 주관한 이날 세션에서는 노엘 라티프 미국 외교정책협회장이 좌장을 맡고 지방외교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국제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기조연설과 미바에 다이스케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의 축사가 진행되었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기조연설을 통해 “제주는 교류와 협력의 장에서 발전과 성장을 이루어왔으며, 역사적으로 대외환경의 봉쇄 또한 경험했기 때문에 무엇보다 개방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도시이자 지방외교의 행위자”라고 말했다. 이어, “아세안 플러스 알파 정책 등 제주가 추진하고 있는 지방외교의 새로운 시도들은 제주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도시들과의 자매결연 및 교류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이어 미바에 다이스케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는 축사를 통해 “일본 외무성은 지방을 매우 중요한 외교채널로 간주하고, 각 지방 도시들의 외교역량을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오늘날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은 일본의 다양한 지방 도시를 찾고 있으며, 일본인들 역시 한국의 문화를 보고 느끼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며, 한일 관계에 있어 정부와 국민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고 이러한 지방외교의 활성화는 국가 간 상호이해를 확대한다고 전했다.다음으로 패널 토론에는 고토다 마사즈미 일본 도쿠시마현 지사, 메리 앨리스 하다드 웨슬리언대 교수, 고윤주 제주특별자치도 국제관계대사, 크리스찬 무슬레흐너 다흐슈타인 디알로그 창립자 겸 부회장, 마니샤 싱 전 미 국무부 경제차관보가 참여해 글로벌 지방외교 사례를 공유하고 연대와 협력을 확산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였다.고토다 마사즈미 일본 도쿠시마현 지사는 “저출산과 고령화 등 공통적인 문제에 직면한 상황 속에서 지속 가능한 환경을 고려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도쿠시마현은 고령층이 참여할 수 있는 경제환경을 구축하면서 여성의 경제적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도전적인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크리스찬 무슬레흐너 다흐슈타인 디알로그 창립자 겸 부회장은 성공적인 지방외교의 사례로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헝가리, 세르비아 5개 국가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을 위해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한 것을 언급하며, “약 30년 전에는 세르비아가 슬로베니아와 격렬한 전쟁을 치루고 있었으나, 지방정부 간 외교채널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지방외교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마니샤 싱 전 미 국무부 경제차관보는 “중앙정부에 의해 진행되는 경제통상정책들은 결국 지역 수준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며, “글로벌 이슈로 다루어지는 여성의 역량 강화 의제에서도 지방정부가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06.0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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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고촌재단, 결핵 치료 의료인 대상 ‘고촌상’ 시상식 개최

바이오

종근당고촌재단은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UN) 본부에서 제17회 고촌상 시상식을 열었다고 21일 밝혔다.올해 고촌상은 분쟁지역에서 결핵 치료를 포기하지 않은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수여됐다. 우크라이나의 잔나 카르펜코 체르니히우 지역의료센터장과 현지 보건부 공공 의료센터, 남부 헤르손 폐결핵 의료센터 등 개인 1명과 기관 2곳이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보건부 공공 의료센터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설립된 공공 단체다. 우크라이나 현지의 결핵관리사업(NTP)을 운영하며 전쟁 중 응급 체계를 구축해 1만2000명 이상의 결핵 환자를 치료했다.남부 헤르손 폐결핵 의료센터는 이메일을 통해 진단서를 접수하고 발급하는 등 비대면 원격 진료를 통해 전쟁 중에도 결핵 환자 400명과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감염자 3500명의 치료를 지원했다.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 지역의 잔나 카르펜코 의료센터장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입원한 결핵 환자 54명을 대피시켰고 피난민에게 식량과 연료, 생필품을 제공하는 등 보건의료를 위해 헌신했다.보건부 공공 의료센터의 야나 테를리바 박사는 “모든 우크라이나인들은 영웅이자 통합의 상징인 의료진의 노고를 고촌상이 인정해,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고촌상은 희망과 미래를 향한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이번 시상식은 UN 정기총회 기간 중 고위급 회의의 부속 행사로 진행됐다. 질병관리청의 지영미 청장이 축사했고, 우크라이나의 세르게이 두브로프 보건부 수석차관과 말라위 모니카 채크웨라 영부인이 기조 연설했다. 종근당에서는 이장한 회장과 김두현 종근당고촌재단 이사장이 참석했다.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올해 UN 고위급 회의에서는 결핵과 관련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첨단기술을 활용해 개발도상국의 생산능력을 높이는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정부는 결핵이 많이 발병하는 국가들과 결핵 대응 경험을 공유하고, 이들 국가의 진단 기술과 R&D 역량이 진전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고촌상은 종근당고촌재단과 유엔연구사업소(UNOPS)의 결핵퇴치 국제협력 사업단(Stop TB Partnership)이 결핵과 HIV 퇴치에 힘쓴 개인과 기관을 후원하기 위해 제정한 상이다. 종근당을 창업한 고촌(高村) 이종근 전 회장의 호를 땄다. 고촌상 수상자는 상금을 포함해 10만 달러(약 1억3405만원)를 받는다. 현재까지 12명의 학자와 14개의 단체에 42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2023.09.21 14:32

2분 소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몽골 클라우드 생태계 조성 지원

ESG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몽골 클라우드 산업 생태계 조성을 지원한다.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와 ‘KOICA 플랫폼 ESG 이니셔티브’ 업무협약을 12일 체결했다. 몽골 국립과학기술대학교 클라우드 전문 인력과의 기술 교류 및 사업 협력을 통해 향후 몽골 클라우드 산업 생태계 조성을 지원한다.KOICA 플랫폼 ESG 이니셔티브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연계하는 새로운 민관 개발 협력사업 모델이다. 개발도상국의 경제·환경·사회 등의 발전을 위한 유기적인 업무 협조 관계를 구축하고 효과적인 사업 추진 및 임팩트 창출을 목적으로 한다.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2024년부터 향후 3개년에 걸쳐 ▲클라우드 인재 양성 및 개발자 커뮤니티 조성 ▲몽골 엣지 클라우드 플랫폼 공동 개발 ▲몽골 국가 클라우드 센터 구축 파트너십까지 협업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한다. 2024년부터 몽골 과기대와의 협업을 통해 클라우드 인재 양성을 위한 6개월간의 온라인 교육을 진행한다. 우수 인재를 선발해 향후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 한국과 몽골 간 개발자 커뮤니티를 구축, 원활한 의견 교환의 장을 열어 개발자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한국과 몽골의 클라우드 전문 인력은 협업을 통해 국가 및 지역 차원에서 적합한 형태의 ‘엣지 클라우드 플랫폼’ 공동 개발을 진행한다. 엣지 클라우드 플랫폼이란 방대한 데이터를 중앙 집중식으로 처리하지 않고 데이터가 발생한 근방, 엣지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을 말한다. 데이터의 신속한 처리와 전송에 필요한 대역폭을 줄이고, 네트워크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인재 양성 ▲기술 공동 개발 ▲안정적인 운영 ▲몽골 내 산업별 특화 클라우드로 확산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 몽골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KOICA 플랫폼 ESG 이니셔티브를 통해 양국간 견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클라우드 전환 방법론에 대해 논의하며 클라우드 아키텍처 설계 및 운영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이다.이경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몽골 클라우드 전문 인력 양성 및 엣지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을 통해 몽골 IT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클라우드 생태계 조성을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 프로바이더(CSP)로서 KOICA 플랫폼 ESG 이니셔티브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와 관련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KOICA 플랫폼 ESG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는 SK에코플랜트,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함께 12일 오후 코이카 본부에서 열릴 체결식에 참석한다. 체결식에는 이경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 정주영 팀장을 비롯해 장원삼 코이카 이사장, 홍석화 이사, 이대혁 SK에코플랜트 Global Eco BU 대표, 유석진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대표이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2023.09.1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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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교류] 中 지린성 경제무역 대표단 방한 일정 마무리...신사업 활로 개척

차이나 포커스

(서울=신화통신) 한국을 방문한 중국 지린(吉林)성의 경제무역 대표단이 일주일간의 투자유치설명회 일정을 마쳤다.지린성 경제무역 대표단은 방한 기간 한국의 다수 기업과 정부기관·사업자협회 등과 만남을 가졌고 한국 측은 MOU 체결, 중국 시장 환경·투자정책 타진 등에 대해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소개했다.지린성 상무청에 따르면 이번 방한 대표단은 성내 대외무역 기업 10여 곳의 대표를 비롯해 중한(창춘·長春)국제협력시범구와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 관련 부서 직원 등 총 40여 명으로 구성됐다.중한(창춘)국제협력시범구는 지린성과 한국 협력의 중요 플랫폼이다. 지린성 경제무역 대표단은 방한 기간 경기테크노파크와 MOU를 체결해 정보기술(IT) 융합 분야에서 기업 간 교류를 추진키로 했다.서선영 경기테크노파크 안산정보산업진흥센터 센터장은 "이번 MOU가 중국 창춘에 진출하는 경기도 기업에 절호의 기회를 제공했다"며 "향후 양국 정부 및 기업 간의 끊임없는 교류를 통해 함께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장린린(張琳琳) 지린성 상무청 외자촉진2처 처장은 한국을 지린성의 중요 무역 파트너이자 주요 외상투자국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정학적·정책적 우위를 기반으로 투자 유치 및 수주 확보를 위해 지린성의 첫 목적지를 한국으로 정했다고 소개했다.장 처장은 이번 한국 기업과의 만남에서 한국 측이 지린성의 우수 산업과 중한(창춘)국제협력시범구에 큰 관심을 보였다며 시장환경과 투자 관련 정책을 깊이 이해하길 희망하며 다수의 한국 기업이 대(對)중국 투자와 무역에서 협력을 가속화하고자 하는 바람을 보였다고 전했다.쿠쿠전자의 한 관계자는 쿠쿠의 중국 오프라인 시장에서 동북 3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비교적 크다고 소개했다. 이어 쿠쿠전자가 향후 중국 동부 및 남부 지역으로 시장을 확대할 것을 염두하고 있으며 지린성과 중한(창춘)국제협력시범구를 조속한 시일 내에 방문해 협력 사업을 논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경제무역 대표단의 행보는 ▷식품 ▷화학공업 ▷환경보호 소재 ▷창고 물류 ▷문화관광 등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삼성물산·LG화학·대상그룹·쿠쿠전자·하나은행 등과 접촉했다.장 처장은 경제무역 대표단이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며 "하나은행 관계자와의 면담 시간의 경우 퇴근 시간에 임박한 오후 시간으로 잡혔지만 하나은행 측이 시간에 관계없이 만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리광이(李光一) 지린성 푸루이워더(福瑞沃德)크로스보더전자상거래서비스회사 사장은 인터뷰에서 이번 방한 일정 기간 한국 기업과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사업에 대해 보다 더 구체적으로 얘기를 나눴으며 양측이 해외창고를 공동 구축하는 사업에 서명해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형식으로 수출입 무역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22.12.2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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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제5회 파리평화포럼 개막

차이나 포커스

(파리=신화통신) 제5회 파리평화포럼이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했다. 참가자들은 에너지 위기, 식량 안보, 인플레이션 등 글로벌 도전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영향을 극복하는 방법 ▷주요 현안에 대한 국제협력 ▷다자주의 지지 ▷글로벌 협력 체제 완비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이틀간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UNESCO) 사무총장 등 다양한 국가, 국제기구, 비정부기구(NGO), 다국적기업,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60개 글로벌 거버넌스 혁신 솔루션에 대한 토론도 펼쳐진다. 국제기구, NGO, 싱크탱크 등에서 나온 솔루션들은 ▷여러 위기가 국민에 미치는 영향 대응 ▷세계화에 대한 재고 ▷기후 및 환경 솔루션 촉진 ▷도덕적이고 안전한 디지털 세계 구축 등을 다룬다.마크롱 대통령의 제안으로 시작된 파리평화포럼은 다자협력을 추진하고 글로벌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부터 열리고 있다.

2022.11.12 15:36

1분 소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글로벌 ESG 리더 만나 국제협력 논의

은행

우리금융그룹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유럽을 방문해 기후위기 대응과 자연회복을 위한 국제적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10일 밝혔다. 손 회장은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유엔 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및 세계보전기금(WWF)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국제기구들로부터 초청을 받아 유럽을 방문했다. 우선 손 회장은 독일에서 이브라힘 티아우(Ibrahim Thiaw) UN 사무차장 겸 UNCCD 사무총장을 만나 지속가능한 토지 및 산림 관리 활동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티아우 사무총장은 “토지는 우리의 귀중한 자연 자산으로 토지의 황폐화는 인류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의 생존이 달린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우리금융그룹이 민간기업임에도 토지 황폐화 방지를 위한 협력과 지지를 보내주어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손 회장은 스위스 제네바 소재 UNEP FI 본부에서 에릭 어셔(Eric Usher) 대표를 만나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과 자연회복을 위한 국제적 협력에 대해 논의하고, ‘넷제로은행연합(NZBA) 이니셔티브’에 가입했다. NZBA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은행간 리더십 연합체로 전세계 41개국 117개 은행이 참여하고 있으며, 참가은행의 총자산은 전세계 은행 자산의 약 39%인 70조 달러에 육박한다. 이후 손 회장은 스위스 글랑 소재 IUCN 및 WWF 본부를 방문해 이성아 IUCN 사무차장과 마르코 램베르티니(Marco Lambertini) WWF 사무총장을 각각 만나 자연 친화적인 방법으로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손 회장은 글로벌 ESG 리더들과의 만남에서 “글로벌 에너지 위기 및 인플레이션 등 최근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국제사회와의 연대와 협력은 그 중요성이 날로 더해 가고 있다”며 “ESG 국제기구와의 연대와 협력이 우리 지구를 살리는 ‘위대한 여정’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2022.10.10 09:01

2분 소요
美 옐런 장관 만난 이창용 한은 총재…무슨 이야기 나누나

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19일 오후 1시 20분 서울 한은 본관에서 만났다. 한은 총재가 미 재무장관과 만나 면담을 한 것은 2016년 당시 제이콥 루 재무장관과 이주열 전 한은 총재가 만난 이후 6년 만이다. 이날 한은 1층의 후문 로비에서 옐런 장관을 맞은 이 총재는 옐런 장관의 손을 맞잡으면서 환대했다. 그는 “한국에 오신 걸 환영한다. 오늘 이렇게 만나 영광이다”라고 영어로 말했다. 옐런 장관도 “한미 양국 간 협력을 논의하고 증진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양국은 다양한 가치를 공유하고 교집합이 많은 경제 관계를 맺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관계 증진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은 약 30분 동안 진행됐고, 양측 수장을 포함해 5명씩 참석했다. 한은에서는 이 총재를 비롯해 이승헌 부총재, 서영경 금통위원, 민좌홍 부총재보, 오금화 국제협력국장이 참석했다. 미 재무부에선 옐런 장관과 디뎀니산치 비서실장, 데이비드 립톤 자문관, 앤디바우컬 국제 업무 차관, 로버트 캐프로스 아시아 담당 차관보가 참석했다. 이날 회담에서 양측은 최근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 인플레이션, 글로벌 정책 공조 등에 대해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통화스와프 관련 논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지난 13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미 통화스와프는 미국 재무성의 업무가 아니며, 연준의 역할”이라며 “옐런 장관과 한미 스와프를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2022.07.19 14:40

1분 소요
국정원 개혁 모델로 거론되는 모사드의 피투성이 역사 [채인택의 글로벌 인사이트]

전문가 칼럼

윤석열 대통령이 5월 11일 국가정보원 원장에 김규현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내정한 것을 두고 국정원을 해외와 대북 업무에만 집중하도록 조직과 기능을 바꾸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국정원장은 주로 대통령의 측근이나 중량급 정치인, 또는 북한과 직접 거래를 해본 인물을 중용해 왔지만 김 내정자는 외교관 출신이기 때문이다. ━ 이스라엘 모사드처럼 해외·대북에만 국정원 업무 집중 기대 이에 따라 김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원장에 취임하면 국정원을 이스라엘 해외정보·공작 기관인 모사드처럼 해외 업무에 집중하도록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내정자 본인도 주변에 ‘국정원이 모사드처럼 변화가 필요하며, 정보부서 본연의 기능으로 정상화해서 멀리,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조직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 이익이나 정치에 눈 돌리지 않고, 오로지 국가만 위해 일하는 투철한 신념의 기관으로 바꾸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서울대 치대를 졸업한 김 내정자는 대학 재학 중인 1980년 외무고시(14회)에 합격해 외교부에 입부했다. 외교부에선 북미1과장, 북미국 심의관, 주미 한국대사관 참사와 공사 등을 맡으며 대미 관련 업무를 많이 맡았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6~2007년 국방부에 국제협력관으로 파견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 등 한·미 국방 현안을 다뤘다. 박근혜 정부에선 외교부 1차관과 국가안보실 1차장, 대통령 외교안보수석 겸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을 지내 국방 업무의 경험이 풍부하다. 안보실 1차장을 맡았을 때는 남북고위급 접촉 수석대표로 북측과 직접 대면했다. 외교는 물론 국방과 남북관계까지 경험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국정원장을 맡을 만하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김 내정자 발탁은 평소 잘 알고 있던 ‘내 사람’이 아니더라도, 전문성과 함께 국제 감각을 갖춘 인재에게 정보기관의 수장을 맡기려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인선으로 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김 내정자의 인선을 통해 자기 방식의 국정원 개혁의 시동을 걸었다는 이야기다. 윤 대통령의 개혁은 국정원 본연의 정보 능력 강화와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여기엔 지난 정권에선 오로지 정치 개입 차단만 강조하면서 능력 강화는 도외시했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대와 환경 변화에 따르는 사이버·테러·사보타지(파괴공작)·방첩·디스인포메이션·미디어전 등 다양한 국가안보 도전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충분한 예산 투자와 인력·조직·장비·교육·훈련 마련, 그리고 법률적인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인식도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원을 해외와 대북 업무에 치중케 함으로써 이 분야에 대한 정치권의 발목잡기와 국민의 의심을 차단하자는 의도도 읽힌다. 국내 정보에는 관여하지 않고 오로지 해외 정보 수집과 분석, 정세 판단, 그리고 비밀공작만 맡는 대표적인 조직이 모사드이기 때문이다. 해외 정보·공작기관인 모사드는 이스라엘의 국내 보안기관인 신베트(Shin Bet, 샤박(Shabak)이라고도 부름)와 군 정보국인 아만(Aman)과 함께 음지에서 이스라엘의 안보를 떠받히는 삼지창의 하나다. 이스라엘 밖에서 벌이는 정보수집과 암살·납치 작전은 모두 모사드의 임무다. 이스라엘 국내와 점령지인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와 골란고원에서 벌이는 모든 정보수집과 작전은 신베트의 관할이다. 군은 별도로 활동한다. 예로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 거주하는 무장단체 지도자나 자폭공격에 쓸 폭탄이나 로켓 제조자를 아파치 헬기나 무인공격기, 또는 휴대전화 폭탄으로 표적 살해하는 공작은 모사드가 아닌 신베트나 이스라엘군이 맡아왔다. 모사드가 윤석열 정부 국정원의 롤모델로 떠오른 본질적인 이유는 정치와 활동의 분리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정권에 대한 충성이 아니라 국민의 사활이 걸린 정보 수집과 정세 판단, 그리고 비밀공작으로 존재가치를 나타냈다는 점에서 눈길이 갔을 것이다. 이 때문에 정보기관의 수장도 정권의 운명과 상관없이 자리를 계속 지켜왔다. 정보기관의 입장에선 정치적인 변화와 무관하게 오로지 국민과 국가를 위해 묵묵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 받을 수 있다. 이는 모사드의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아울러 국민이 정치권이 아닌 정보기관을 더 믿고 지지하는 게 당연시되면서 정치권력은 정보기관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정치적으로 이용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모사드는 실제로 전 세계의 정보기관 중 국민의 신뢰를 가장 많이 받는 조직으로 꼽힌다. 강력한 능력과 노하우, 그리고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를 상대로 첩보수집과 공작활동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 강국 이스라엘을 받치는 조직이다. 특히 미국과 서방이 목말라 하는 이란·시리아 등 적성국의 정보를 어느 나라보다 풍부하게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시리아 이란 등과 무기 거래를 해온 북한과 관련한 정보도 상당히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성과 능력을 모두 갖춘 해외 정보·공작 조직인 셈이다. 실적이 이를 말해준다. 이 따라 우방은 모사드에 손을 벌리고, 적성국은 모사드를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 특수외교·정보수집·국민보호·무기조달 등 해외에 전념 이에 따라 윤 대통령과 김 내정자가 국정원 업그레이드의 롤모델로 삼고 있는 모사드가 과연 어떤 기관인가에 관심이 쏠린다. 모사드와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사실은 이스라엘의 독립투쟁 및 건국과 궤를 함께했다는 사실이다. 이스라엘은 1948년 5월 14일 건국했지만, 모사드는 1년여 뒤인 1949년 12월 13일에 공식 설립됐다. 하지만 정보수집과 파괴공작, 요인암살 등 관련 활동은 이미 건국 1년 전인 1947년에 시작했다. 이스라엘의 건국을 위한 독립운동을 하면서 필요 때문에 활동이 벌어졌으며, 이를 통해 조직이 나중에 생긴 셈이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모사드의 모토는 이 기관의 정체성을 함축한다. ‘지략이 없으면 백성이 망하여도 지략이 많으면 평안을 누리느니라’는 구약성서 잠언 11장 14절이 바로 모토다. 적을 색출하고 제거해 평화롭고 편안한 나라를 만들어 국민을 발 뻗고 잘 수 있도록 하는 게 조직의 목표라는 이야기다. 여기에는 이스라엘 건국 이념인 시온주의와 2000년간 유지해온 유대인 공동체의 정체성도 엿보인다. 모사드의 본부는 최대 도시인 텔아비브에 있다. 직원은 정확한 숫자를 알 순 없지만 일부 추정에선 1200명 정도라고 제시한다. 예산도 당연히 기밀이다. 모사드는 7대 목표도 눈여겨볼 수밖에 없다. 이는 곧 모든 해외정보·공작 기관이 지향해야 할 목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해외와 대북 업무에 집중할 윤 정부 시대 국정원의 실질적인 목표가 될 수도 있는 내용이다. 모사드의 첫째 목표는 해외에서의 비밀 정보수집이다. 이는 당연하고 평범한 목표다. 둘째 목표는 더욱 구체적이다. 적성국의 비재래식 무기 개발과 조달의 방지가 그것이다. 셋째 목표는 모사드의 정체성과 역사성, 그리고 유대 국가 이스라엘의 건국과도 연관이 있다. 바로 해외 이스라엘인에 대한 테러 예방이 그것이다. 실제로 이스라엘 국민이라는 이유도,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국민과 같은 민족이 세계 곳곳에서 핍박이나 봉변, 그리고 잔혹한 일을 당해온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이를 막는 게 이스라엘 해외 정보·공작 기관인 모사드의 주요 업무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한국의 경우 해외 국민 보호는 외교부가 맡아 ‘이라크·아프가니스탄·소말리아·시리아·예멘·우크라이나 등을 여행하는 것은 법에 따라 금지한다’고 고시하는 데 그친다. 이들 국가에 입국하려면 외교부의 특별입국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으며 이를 어기면 법적이 제재를 가한다. 특별입국허가를 받으려면 방탄차에 무장경호원을 확보하도록 요구해 큰 이익이 걸린 기업인이나 직원이 아닌 이상 힘든 게 사실이다. 이런 방식보다 이들 국가에서 국가기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국민 안전을 강화하는 노력을 하는 게 필요하다. 국제화되고 다원화된 현대 사회에서 입국 금지만으로 해외 국민 안전을 확보하려는 시도는 무모할 뿐이다. 해외 국민 보호라는 원칙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이스라엘의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모사드가 맡은 게 다를 뿐이다. 국민 안전을 확보하려면 국민의 활동을 틀어막는 것보다 정보와 무력을 가진 국가기관이 나서는 게 맞을 것이다. 모사드의 넷째 목표는 특수외교 및 여타 비밀 관계의 발전과 유지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보 교류와 이를 바탕으로 하는 국익 확대 업무가 그것이다. 이스라엘의 모사드는 미국·영국 등 우방은 물론 전 세계 다양한 국가와 정보 교류를 한다. 모사드 활동의 특징은 은밀성에 있다. ‘우크라이나에 정보를 제공해 러시아군 장성을 표적 제거하도록 지원했다’는 기밀이 줄줄 새는 미국과 달리 이스라엘의 모사드는 기밀은 기밀로만 존재한다. 가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면 모사드가 했다고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이스라엘이 페르시아만(아라비아만) 연안의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UAE)와 2020년 8월 13일 국교를 수립한 ‘아브라함 협정’은 누가 봐도 모사드의 작품이다. 모사드의 정보 수집과 공작이 외교 관계 수립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요시 코헨 모사드 국장이 UAE로 날아갔다. 다섯째 임무는 유대인의 해외이민을 공식 허용하지 않는 나라로부터 유대인을 탈출시키는 일이다. 이는 이스라엘의 건국 정신을 모사드에 투사한 것이다. 실제로 모사드는 에티오피아·예멘 등에서 유대인을 데려오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섯째 임무가 전략·정치·작전 정보의 생산이다. 국가 전략을 마련하고, 국내에서 입법 활동 등 정치적인 행동을 하며, 안보나 보안과 관련해 무력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해외 정보를 모사드가 마련하는 것이다. 정치에 관여하는 게 아니라, 정치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을 모사드가 하는 것이다. 일곱째 업무는 겉으론 상당히 관료적인 표현 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내용이다. 바로 ‘해외 특수작전 수립과 실행’이기 때문이다. 여기엔 이스라엘의 명성과 악명을 동시에 높여준 암살 작전을 포함한 해외 공작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물론 이들 공작은 대부분 모사드가 한 것으로 짐작만 할 뿐 뚜렷한 증거가 없는 ‘도깨비 공작’이다, 아울러 이스라엘 정부와 모사드는 작전을 절대 시인하지 않는다. 내가 했노라고 자랑하거나 홍보하지 않는다. ━ 유대인 보호, 적성국 무기개발자 제거 등 대외안보 주력 그런 모사드가 그동안 벌여온 위험한 작전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살펴보자. 물론 모사드가 했다고 의심만 하는 사건이다. 첫째, ‘유대인을 해친 자는 반드시 보복 살해한다’는 원칙에 따른 공작이다. 대표적인 것이 1972년 뮌헨 올림픽 때 이스라엘 선수 11명과 독일 경찰 1명의 살해에 가담한 팔레스타인 검은구월단 조직원을 일일이 찾아서 제거하는 복수 작전이다. ‘신의 분노’라는 이름의 이 작전은 영화 ‘뮌헨’으로 잘 알려졌다. 1992년 6월 8일 프랑스 파리에서 이스라엘 강경파 무장조직인 하마스의 지도자 아테프 브세이소가 두 명의 총잡이에게 처형 방식의 근접 사격으로 살해됐다. 브세이소는 뮌헨 학살 관련자다. 1983년 8월 21일엔 그리스 아테네에서 뮌헨 학살 관련자이자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고위간부인 마문 메라이시가 오토바이를 타고 온 괴한에게 총격을 받고 숨졌다. 1979년 1월 22일 레바논의 베이루트에선 뮌헨 학살 기획자인 PLO 간부 알리 하산 살라메(별명 아부 하산)가 인근의 자동차 폭탄이 터지면서 목숨을 잃었다. 당시 폭발 위치가 보이는 건물의 2층에 수년간 거주하며 저녁 시간이면 고양이를 데리고 베란다에 나왔던 할머니가 있었는데 살라메가 폭사한 뒤 사라졌다. 살라메 제거 작전을 몇 년 간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증거다. 살라메는 PLO 내의 확고한 정치적 위치 때문에 ‘PLO의 황태자’로 불리며 항상 무장 경호원을 여러 대의 차량에 싣고 다녔지만, 상대의 치밀한 작전 앞에 목숨을 잃었다. 1972년 10월 16일 이탈리아 로마에선 뮌헨학살 관련자로 PLO의 현지 대표이자 리비아 대사관 직원인 압델 와엘 즈바이터가 자신의 아파트 입구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아날로그 전화기로 통화하다 전화기 안에 숨긴 폭탄에 터지면서 숨진 경우도 있다. 이스라엘 국적기나 이스라엘인·유대인이 탑승한 여객기를 납치한 테러범의 상당수도 비슷하게 최후를 맞았다. 1960~70년대 여객기 납치에 관여했던 팔레스타인 해방인민전선(PFLP)의 지휘관 와디 하다드가 거주해온 동독에서 1978년 3월 28일 독이 든 초콜릿을 먹고 한 달 뒤에 사망했다. 1971년 7월 8일엔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팔레스타인 작가이자 여객기 납치 관련자인 가산 카나파니가 자동차 폭탄으로 숨졌다. 1972년 7월 25일 같은 도시에 살던 여객기 납치 관련자 바삼 아부 샤리프가 배달된 책이 폭발하면서 손가락 네 개를 잃고 한 눈이 실명했으며 한쪽 귀의 청력을 잃었다. 둘째, 모사드는 공작을 벌이면서 ‘이스라엘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무기 개발자는 살려두지 않는다’는 원칙을 적용해왔다.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험한 천적으로 통하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자가 우선 타격 대상이다. 실제로 이란 핵 과학자는 자신의 나라에서 줄줄이 살해됐다. 2020년 11월 27일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의 소도시인 아브사드르에서 핵 과학자인 모셴 프크리자네는 경호원이 탑승한 두 대의 자동차의 호위를 받으며 자신의 자동차를 타고 출근하다 140m 거리에 주차된 픽업트럭에서 발사된 원격조종 기관총으로 살해됐다. 파크리자데는 헬기 편으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숨졌으며, 원격조종 기관총이 장착된 트럭은 원격조종 폭탄이 터지면서 파괴됐다. 2012년 1월 11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의 거리에서 핵 과학자인 모스타파 마흐말디 로샨이 자석 폭탄으로 피살됐다. 2011년 4월 9일엔 역시 테헤란에서 이란 핵 과학자인 다리우슈 레자이에가 오토바이에 탄 총잡이의 총에 맞아 숨졌다. 2010년 11월 29일엔 같은 도시에서 이란 핵 과학자 마지드 샤흐리아르가 자동차 폭탄으로 폭사했다. 이란은 물론 팔레스타인의 무기 조달책도 제거 대상이다. 2010년 1월 19일 UAE의 두바이에선 팔레스타인 강경파 무장조직인 하마스의 무기·폭탄 조달 담당인 마무드 알마부가 호텔 방에서 질식사했다. 당시 여러 명의 수상한 남녀가 호텔 CCTV에 찍혔지만, 유럽 국가 여권을 가진 이들은 당일로 항공편으로 이 나라를 떠났다. 1990년 이스라엘의 적인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을 위해 장거리 야포를 개발하던 캐나다인이 피살된 사건에도 모사드의 냄새가 난다. 1990년 3월 20일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캐나다인 대포 개발자 제럴드 벌이 자신의 아파트 문 앞에서 총격을 받고 숨졌다. 벌은 사담 후세인을 위해 이라크에서 이스라엘을 직접 포격할 수 있는 최대 사거리 750km의 초대형 대포를 개발하고 스커드 미사일의 사거리와 정확도를 높이는 개량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었다. 1980년 6월 13일엔 프랑스 파리에서 이집트인으로 이라크 핵 개발 책임자였던 폐히아 엘마샤드가 프랑스 파리의 메리디앙 호텔 객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1962년 11월 28일 이집트 할루안의 로켓 공장인 팩토리 333에선 우편물 폭탄이 터져 로켓 엔지니어 다섯 명이 목숨을 잃었다. 1962년 9월 11일엔 독일 뮌헨에서 이집트 미사일 개발을 돕던 서독 로켓 과학자 하인츠 크루크가 사무실에서 피랍된 뒤 영영 행방불명됐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와 1948년 독립전쟁, 1952년 수에즈 위기, 1967년 6일 전쟁, 1973년 욤키푸르 전쟁 등 4차례에 걸쳐 짧지만, 대대적인 전쟁을 벌였다. 하지만 양측은 힘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1978년 9월 17일 미국에서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맺고 점령지를 돌려주는 조건으로 국교를 수립했다. 이 과정에도 모사드가 개입할 수밖에 없었다. 알려지고 모사드가 한 것으로 의심을 받은 일만 이 정도다. 모사드가 했다는 증거가 따로 없는 사건이 대부분이다. 이스라엘에 작전의 동기가 있으며, 모사드가 아니면 도저히 할 수 없는 공작일 경우 모사드가 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정보과 공작 세계의 일반적인 상식이다. 윤 대통령이 지향하는 모사드의 실체다. 이를 위해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하고, 얼마나 오랫동안 공을 들이고, 역대 지도자들이 조직을 믿고 애정을 쏟았는지는 짐작조차 할 수 없다. 다만 그런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모사드나, 이 기관이 그동안 쌓아온 실적은 없었을 것이란 점이 명백할 뿐이다. 물론 국정원도 보안 때문에 알려지지 않은 실적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모사드가 누리는 신뢰를 확보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적이 두려워하게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물론 멀고 험해도 가야 할 길이다. 국민과 국가의 안위를 위해서 말이다. ※ 필자는 현재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다. 논설위원·국제부장 등을 역임했다.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nag.co.kr

2022.05.14 19:00

10분 소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국제결제은행 이사로 선출

은행

한국은행이 이창용 총재가 지난 9일 개최된 국제결제은행(BIS) 정례 이사회에서 이사로 선출됐다고 10일 밝혔다. 이 총재의 BIS 이사 임기는 9일부터 향후 3년 동안이다. BIS는 국제 통화 및 금융 안정을 위한 국제협력기구로서 1930년 헤이그협정으로 설립됐고 현재 본부는 스위스 바젤에 있다. 5월 현재 63개국 중앙은행이 회원으로 가입돼있고, 회원국 경제 규모는 전 세계 GDP의 약 95%에 해당한다. BIS는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동향 및 전망 등을 논의하는 총재회의를 1년에 6회 개최한다. BIS 이사회는 BIS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당연직 이사 6명(벨기에·프랑스·독일·이탈리아·미국·영국 등 창립회원국 총재)과 지명직 이사 1명, 선출직 이사 11명 등 모두 18명이 참여한다. 선출직 이사는 이사회의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선출한 일반 회원국의 중앙은행 총재로, 한국, 스웨덴, 네덜란드, 스위스, 일본, 중국, 인도, 브라질, 유럽중앙은행(ECB), 캐나다, 멕시코 등 총재로 구성된다. 한은은 “이 총재의 선임은 한은이 BIS 총재 회의와 주요 현안 논의 등에 꾸준히 기여해 온 점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기구에서 이 총재가 쌓은 경험, 네트워크를 인정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2022.05.1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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