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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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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첨단 신사업으로 ‘중동신화’ 재현 나선다

산업 일반

현대자동차그룹이 경제 및 산업 구조의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중동에서 첨단 신사업으로 정주영 선대회장의 ‘중동신화’ 재현에 나선다.2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그룹은 중동에서 ▲현지 완성차 생산 거점 구축을 통한 전기차 등 신규 수요 창출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 협력 ▲첨단 플랜트 수주 확대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하고 있다.중동은 정주영 선대회장이 ‘중동신화’를 창조한 상징적인 지역으로 현대차그룹에게 의미가 깊다. 정주영 선대회장은 1976년 ‘20세기 최대의 역사’라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을 건설하는 등 중동 붐을 이끌어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현대차그룹은 중동에서 도로·항만 등 산업 인프라에 이어 전기차를 비롯한 완성차 생산, 친환경 수소 에너지, 첨단 플랜트 수주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3일(현지시간) 사우디 서북부 타북에 조성 중인 네옴시티의 주거공간인 ‘더 라인’ 구역 내 현대건설 지하터널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현대건설은 ‘더 라인’ 구역 하부의 고속·화물철도 운행용 지하터널 12.5km 구간을 시공 중이다.정의선 회장은 이날 현대건설 임직원들에게 “현대건설이 신용으로 만든 역사를 현대차그룹도 함께 발전시키고,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 지원하겠다”며 “무엇보다도 품질과 안전이 최우선 돼야한다”고 당부했다. 정의선 회장의 현장 방문은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는 중동 주요국 사우디의 변화를 직접 둘러보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다.정의선 회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현대차와 사우디 국부펀드(PIF) 간 ‘반조립제품(CKD) 공장 합작 투자 계약’ 체결식에 참석했다. 사우디는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는 21%의 점유율로 판매 2위를 기록하고 있다.현대차는 사우디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 전기차를 포함해 연간 5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CKD 합작공장을 건설한다. 오는 2026년 사우디에 그룹 최초의 완성차 생산 공장을 완공해 전기차 등 다양한 차종 및 현지 특화 마케팅으로 신규 수요를 적극 창출할 계획이다.현대차그룹은 사우디와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하며 중동 친환경 에너지 저변 확대를 위한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한국자동차연구원, 사우디에서 수소사업을 추진하는 ‘에어 프로덕츠 쿼드라’, 사우디 대중교통 운영업체 ‘SAPTCO’(the Saudi Pubic Transport Company)와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사우디 수소 모빌리티의 보급 확대 및 생태계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 2020년부터 수소전기차, 수소전기버스, 수소전기트럭 등을 중동에 공급하며 친환경 에너지 모빌리티 활성화를 지원 중이다.중동 지역에서의 대형 첨단 플랜트 수주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로부터 약 3조1000억원 규모의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2단계’를 수주했다.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쿠웨이트 알주르 LNG 수입 터미널 등 대규모 플랜트 사업을 완료했으며, 2021년 수주한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1단계를 수행 중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6월 아람코가 진행하는 약 6조5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설비 사업 ‘아미랄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는 한국기업의 사우디 수주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이밖에 사우디아라비아 마잔 가스 및 오일처리시설,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타워, 쿠웨이트 슈와이크 항만 개보수 공사,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 중동 5개 국가에서 건축, 오일·가스 플랜트, 항만, 원자력발전소 등 총 26조3000억원 규모의 23개 건설사업을 담당하고 있다.현대로템도 우수한 품질과 적극적인 현지화 노력에 힘입어 철도 사업 수주를 이어가며 중동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이집트 터널청(NAT)이 발주한 7557억원 규모의 카이로 2, 3호선 전동차 공급 및 현지화 사업을 확보했다.현대제철은 판재, 봉형강, 강관 등 다양한 에너지용 제품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중동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수주한 사우디 주아이마 유전의 천연가스 액체 공장 확장 공사 후판 공급을 올해 완료했으며, LNG 에너지 프로젝트 확대에 대응해 신규 가스 수송용 강관 소재를 개발하는 등 중동시장을 공략하고 있다.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은 정주영 선대회장께서 중동신화를 창조한 상징적인 지역”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중동시장에서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2023.10.24 12:16

3분 소요
“전국 30분 배송시대 열린다”...정부, 2027년까지 드론 택배 활성화

산업 일반

정부가 오는 2026년 로봇 배송을 추진하고, 2027년까지 드론 배송을 상용화하기로 했다. 또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 전국 초단시간 배송(30분~1시간) 구현을 위해 도심 내 주문배송시설(MFC)의 입지를 허용하기로 했다.국토교통부는 20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스마트 물류 인프라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초일류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신(新) 성장4.0 전략’을 발표하면서 구체적인 도전 과제로 3대 분야 15대 프로젝트를 선정한 바 있다.이번 안건은 신(新) 일상 분야의‘차세대 물류’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으로 현 정부 국정과제의 구체적인 추진전략을 담았다. 정부는 국·내외 정책여건을 고려해 우리 물류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려 신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전략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우선 오는 2026년 로봇 배송이 이뤄지고, 2027년 드론 배송 조기 상용화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민간의 기술 개발 및 실증을 지원하고, 물류 전용 테스트베드를 조성한다. 무인 배송 법제화와 안전기준 마련 등 신기술의 안착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단계적으로 마련한다. 물류뿐만 아니라 플랫폼, IT 등 여러 분야의 기업이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스마트 물류 발전협의체(가칭))를 구성해 사업화 모델을 발굴하기로 했다.AI·빅데이터 기반 전국 초단시간 배송(30분~1시간) 구현을 위해 도심 내 주문배송시설(MFC)의 입지를 허용한다. MFC는 주문 수요를 예측, 재고 관리를 통해 주문 즉시 배송가능한 시설을 말한다.민간의 낙후된 물류창고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민간의 첨단 물류기술 연구·개발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화물차 자율 주행 상용화에도 적극 나선다. 연내 자율주행 화물차가 주행 가능한 시범운행 지구를 지정하고, 내년까지 안전기준을 마련한다.2027년까지 기존 도시철도를 활용한 지하 물류운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물류 전용 지하터널에 대한 기술개발도 추진한다. 콜드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온·습도 등 운송 환경에 민감한 화물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민간 기술 개발에 대한 세제 지원 등을 추진한다.도심 내 물류용지 부족으로 인한 물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도심지역에도 도시첨단물류단지 등 물류 거점을 조성한다. 신도시를 개발할 경우 개발사업자가 사전에 생활 물류시설 용지를 확보하도록 할 예정이다. 도심 인근지역에는 고속도로, 철도부지 등 유휴부지를 활용해 부족한 물류 인프라를 확충한다.인천공항과 신공항에 첨단 물류인프라를 조성하고, 스마트 항공 화물조업체계도 구축한다. 기존 화물터미널을 자동화·디지털 기법을 도입한 스마트 터미널로 순차적으로 개조하고 자율주행 차량, 웨어러블 조업 장비 등을 도입한다. 비수도권 국가 물류단지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개발제한구역 해제 가능 총량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국제 물류거점 조성을 위해서 '국가 스마트 물류 플랫폼'을 도입한다. 통합계획을 통해 각종 물류·제조시설을 구축하고 물류진흥특구를 도입해 규제를 완화하는 제도다. 물류 정보를 통합해 육·해·공 물류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민간에 개방해 기업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아울러 화물차 안전관리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물류 시설 인근 '교통안전관리 구역' 지정, 도로변 물류 전용 조업공간 조성도 추진한다.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가 경제를 이끄는 핵심산업으로 성장한 물류산업이 우리나라의 초일류 국가 도약에 일조할 수 있도록 이번 대책을 마련하였다”라며, “물류산업의 새로운 혁신을 통해 국민의 삶이 더욱 편리해지고, 우리 기업이 세계로 나아감과 동시에 국가 경제가 한층 더 성장하고 도약할 수 있도록 대책 추진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3.02.20 20:58

3분 소요
[CES 2023] 현대·기아는 없지만...미래 모빌리티 신기술 쏟아진다

자동차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IT 박람회인 CES가 오는 5일(현지시간)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CES 단골 손님인 현대차와 기아가 불참하지만, 국내외 모빌리티 관련 기업들이 대거 참가해 미래 신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4일 업계 및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등에 따르면 오는 5일 개막하는 CES 2023의 모빌리티 관련 전시부스 규모는 전년 대비 20% 이상 늘었다. 참가를 밝힌 관련 기업의 수는 300여개에 달한다.국내 기업 중에는 현대모비스와 HL만도 등이 참가한다. 지난 2009년부터 매년 CES에 참가해온 현대차·기아는 불참한다.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현대모비스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 공간(780㎡, 약 236평)을 마련했다. 양산 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신기술을 소개하고 미래 사업 방향 및 탄소 중립 전략 등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번 CES에서 현대모비스가 선보일 핵심 콘텐츠는 신개념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콘셉트인 엠비전(M.Vision) TO와 HI다.엠비전 TO는 전동화 시스템 기반 자율주행 차량이다. 차량 전·후측면의 4개 기둥에 카메라·레이더·라이더 등 센서와 e-코너 모듈, MR(혼합현실) 디스플레이 등 첨단 기술이 대거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실내에는 접거나 회전이 가능한 좌석도 탑재된다. 엠비전 HI는 레저·휴식·아웃도어 목적으로 개발된 PBV다. 차량 유리를 대형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 있으며, 사람의 시선으로 원거리 조작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HL그룹(옛 한라그룹)의 EV 솔루션 전문기업 HL만도는 브레이크, 스티어링, 서스펜션 제품과 차량구동 모터가 모두 통합된 새로운 전동화 시스템인 일렉트릭 코너 모듈(e-코너 모듈)을 선보인다. e-코너 모듈은 사륜 독립 제어 방식을 채택해 평행(직각) 주차, 제자리 유턴 등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소형, 중형, 대형차는 물론이고 크고 작은 배송 로봇부터 PBV까지 광범위한 적용 범위를 갖고 있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자율주행 기술 전문기업 HL클레무브는 3D 안테나를 적용해 감지 거리를 2배 이상 향상시킨 고성능 레이다, 무선 업데이트(OTA)를 지원하는 초고해상도 카메라, 차세대 중앙 집중화 아키텍처를 제공하는 전자제어기 등 자율주행 레벨2+부터 레벨4에 해당하는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인다. 글로벌 기업들도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겨냥한 첨단 기술을 대거 공개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우리가 꿈꿔온 기술(Tech to Desire)’이라는 주제로 신규 전동화 전략을 발표한다. 최신 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도 함께 소개할 예정이다. BMW는 2025년 양산 예정인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노이에 클라세(Neue Klasse, 뉴 클래스)와 첨단 음성인식 기술 등을 전시한다.테슬라는 도심 교통 체증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 중인 루프(지하터널)를 전시·운영한다. 루프의 운행거리는 지난해보다 2km 더 늘어난 4.7km다. 테슬라의 최종 목표는 완전자율주행으로 루프를 통과하는 것이다. 스텔란티스는 1회 충전 시 800km 내외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램 1500 레볼루션을 공개한다.콘티넨탈은 지속 가능한 타이어 솔루션인 콘티트레드 에코플러스 그린(ContiTread EcoPlus Green)과 콘티 어반(Conti Urban)을 소개하고 에이아이(AEye)가 함께 개발한 HRL131 고성능 라이다, 곡선형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 등을 전시한다.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도 미래 모빌리티 관련 기술을 선보인다. 구글은 음성명령으로 차량을 완벽히 제어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오토를,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개발한 모빌리티 관련 기술과 차량 소프트웨어를 공개한다. 아마존은 인공지능(AI) 알렉사 기반의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인다.

2023.01.04 15:21

3분 소요
현대건설, 지하터널 스마트 무선통신으로 중대재해 예방 나서

건설

현대건설은 지난 9월 16일 개최된 제23차 정보통신기술(ICT)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에서 현대건설-이노넷 컨소시엄이 공동 제안한 ‘TVWS 기반 지하터널 중대산업재해 예방 솔루션’이 통과돼 실증을 위한 규제특례를 지정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지하 공사에 TV 방송용으로 분배된 주파수 대역 중 방송사업자에 의해 사용되지 않고 비어있어 비면허로 누구나 사용가능한 유휴대역(TVWS : TV White Space)을 활용한 무선통신기술을 도입해 별내선 복선 전철 공사현장에서 실증에 성공, 건설현장 내 통신 사각지대를 해소해 안전성을 높인 바 있다. 기존 터널 내·외부간 통신을 위해서는 통신사 LTE 중계기 설치가 필수였으나 터널 내부의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통신망 구축이 어렵고 고비용이라는 단점이 있었다. 이로 인해 통신망 구축이 어려운 공간에서 사용되던 무전기는 터널 내부간에서만 통신이 가능해 터널 외부에서 지하 공간에서의 작업자 현황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으며, 사고 발생시 즉각적인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 현대건설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TVWS 관련 국내외 20여개 특허를 확보한 이노넷과 협력해 TVWS를 활용한 무선통신기술을 도입했다. 이동형 TVWS 송수신기를 이용하므로 통신선 연장 작업이 불필요하며, 일정 간격 수신기 설치시 터널 전 구간 Wi-Fi 통신이 가능하다. 전파 특성이 우수해 송신기와 최대 10㎞ 떨어진 비가시거리에서도 통신 가능하며, 투과력이 높아 깊은 지하 구간에서도 지상과의 통신이 가능하다. TV유휴대역 기술은 위치 기반 서비스로, 현행 관련 규정이 없어 기존에는 GPS 수신이 가능한 옥외에서만 운용됐다. 그러나 이번 규제샌드박스 통과로 TVWS 통신 서비스를 지하 공간에 적용 가능해짐으로써 다양한 무선인터넷 기반 스마트건설기술 활용의 문이 열렸다. 이 같은 TVWS 통신환경 구축에 따라 지하공간에서의 작업자 안전을 실시간으로 확인가능하며, 사고 발생 시 지상에 즉각 전파해 중대재해 사전예방, 긴급대처와 사후 분석 등을 수행함으로써 지하공간 현장 안전관리 역량을 대폭 향상시켜나갈 예정이다. 또한 무선인터넷 환경 구축으로 그동안 사용이 어려웠던 다양한 스마트건설기술 활용도 가능해 현장 안정성·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AI CCTV와 결합된 작업자 헬멧 및 쓰러짐 감지, 작업자 출입 및 지하공간 작업자 위치 제공, 터널 내부 공공와이파이, 경광등 및 알람, 양방향 긴급 통화, 사물인터넷(IoT) 기상센서(온도·습도·풍향·풍속·강수량·조도 등), IoT 가스센서(산소·일산화탄소·황화수소·가연성), 모바일 앱 서비스 등을 사용할 수 있게 돼 지하공간 현장 안전관리 역량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해당 무선통신기술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근로자 안전 확보 및 스마트건설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 보다 효과적인 현장대응이 가능해졌다”며 “규제샌드박스 통과를 발판으로 향후에도 통신망 구축이 어려운 지하터널 현장 및 산간 오지, 해외현장에 기술적용을 적극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

2022.10.26 08:01

2분 소요
“핵폭발로 만탑산의 대규모 변형 일어났다”

산업 일반

2017년 북한 6차 핵실험 위력이 히로시마 원폭의 17배라는 연구 결과 나와 북한이 2017년 실시한 6차 핵실험의 위력이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리틀 보이’의 17배에 해당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지구물리학 저널에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그 실험에서 방출된 에너지는 TNT 245∼271㏏(킬로톤)에 해당한다. 미국이 히로시마에 투하한 ‘리틀 보이’ 폭탄의 폭발력은 15㏏이었다.북한은 2003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후 핵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재가동했다. 첫 핵실험은 3년 뒤인 2006년 실시됐고, 2017년 9월 3일 전문가들이 수소폭탄으로 추정하는 무기의 실험(6차 핵실험)으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절정을 이뤘다. 대다수 핵실험은 지진을 관측할 때 사용하는 것과 같은 네트워크로 측정되지만 2017년 북한이 사용한 핵실험장 부근에는 지진 데이터를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관측소가 없다. 따라서 핵실험 위치를 파악하고 폭탄의 위력을 계산하기가 극히 어렵다.당시 뉴스위크가 보도했듯이 북한 정권 외부의 전문가들은 경험과 그간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그 폭발력 규모를 추정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전문가마다 편차가 상당히 심했다.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보기관들은 그 폭발력이 TNT 140㏏에 해당한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다른 기관에선 최저 50㏏부터 최고 500㏏까지 다양한 추정치를 제시했다. 그러나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우주응용센터의 연구팀은 실제 위력이 그 중간 정도라고 밝혔다. 미국 정보기관이 제시한 추정치보다 상당히 높다는 뜻이다.연구팀은 6차 북한 핵실험이 실시된 곳의 주변 지형 변화에 관한 위성 데이터를 분석해 폭발력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 논문의 주 저자인 K.M. 스리지트는 “위성을 기반으로 하는 레이더는 지구 표면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아주 강력한 도구로 우리는 그 레이더를 통해 지하 핵실험장의 위치와 폭발력을 추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와 달리 전통적인 지진학에선 폭발력 추정이 간접적으로 이뤄지며 그나마 지진관측소가 있어야 가능하다.”스리지트 팀은 센티널-1 및 ALOS-2 위성의 데이터와 ‘합성 조리개 레이더 간섭측정(InSAR)’ 기술로 2017년 9월 북한 동북부 만탑산 지하에서 발생한 폭발로 인한 만탑산의 표면 변화를 측정했다. 북한 핵실험 강도를 정확히 계량화하기 위해 위성 데이터가 사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그 결과 만탑산 지형 변화가 포착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핵실험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의 지하터널 입구에서 북쪽으로 약 2.4㎞ 떨어진 곳으로 정상에서 약 542m 지하에서 이뤄졌으며, 당시 폭발로 반지름 66m 크기의 구멍이 생겼다. 인도 연구팀은 핵실험의 영향으로 만탑산 전체가 약 52㎝ 정도 옮겨지고 수십㎝ 위로 솟구쳤다고 분석했다. “핵폭발은 만탑산의 대규모 변형을 일으켰다.”2017년 뉴스위크는 스티븐스 기술연구소의 핵 역사학자로 핵무기 전문가인 알렉스 웰러스타인이 개발한 뉴크맵 알고리즘을 사용해 15㏏과 150㏏ 폭탄이 뉴스위크의 뉴욕 본사 사무실이 위치한 곳에 떨어질 경우 사망자 수를 각각 17만4540명과 47만7470명으로 추정했다. 그에 따르면 271㏏의 위력을 가진 핵폭탄이 뉴욕시 맨해튼 남단에 떨어질 경우 약 10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 로지 매콜 뉴스위크 기자

2019.12.01 19:55

2분 소요
FEATURES SUSTAINABILITY - 권위주의 정권이 가꾸는 녹색 도시

IT 일반

싱가포르는 오랜 기간 정성들여 나라를 초목으로 가꾸는 데 성공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녹색 도시를 향한 싱가포르의 정성은 창이국제공항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확연히 드러났다. 대개 비슷하기 마련인 공항 풍경과 달리 창이공항의 여객터미널에는 선인장, 종려나무, 난초, 관엽식물이 자연광 아래 무성한 정원을 이루고 있었다. 마치 공원을 연상케 하는 광경이었다. 공항 밖으로는 도심으로 이어지는 대로 양쪽으로 깔끔하게 정돈된 꽃과 나무들이 줄지어 섰다. 그런 풍경이 섬 전체에 걸쳐 계속됐다.싱가포르는 1940년 영화 ‘편지’에 등장하면서 지저분한 항구도시라는 이미지가 고착됐다. 베티 데이비스가 음침한 중국인거리 출신의 한 수수께끼 여성에게 배신당하는 살인자역으로 주연을 맡은 영화다. 오늘날 싱가포르에서는 그 영화에서 나타났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요즘엔 오히려 방콕보다 미국의 고급 주택지 베벌리힐스에 가깝다.1960년대엔 싱가포르가 어둡고 지저분하며 더러운 장소라는 인상이 들어맞았다. 영국에 이어 말레이시아 연방으로부터도 독립을 쟁취한 당시 싱가포르는 개발도상국이었다. 아직까지도 그 시기의 문제 일부는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100만 명에 달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생활수준과 근로환경을 둘러싸고 긴장이 계속되며 정부는 전체주의적인 성향을 버리지 못했다.무단횡단이나 쓰레기 투기 같은 경범죄에도 무거운 벌금을 매길 뿐 아니라 아직도 태형이라는 폭력적 처벌 수단을 활용한다. 이는 국제선에서 나눠주는 승객 신고서에도 분명히 드러난다. 신고서엔 누구든 불법 약물을 가지고 입국하는 자는 국적을 막론하고 사형에 처한다고 쓰여 있다.그럼에도 싱가포르는 여러 방면에서 눈부신 성공을 이뤘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녹색도시를 만들겠다는 강한 헌신이다. 지속 가능한 환경은 삶의 질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해외 투자를 유치한다. 무엇보다도 생존에 불가결하다.지난 20년 동안 싱가포르는 전략적 입지에 위치한 항구에 힘입어 외부 투자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선박물류 중심지로 거듭났다. 1인당 GDP로 계산할 경우 전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드는 부자 국가이기도 하다. 싱가포르의 1인당 GDP는 6만 달러로 카타르(10만2000달러)와 룩셈부르크(7만9000달러)에 이어 3위다. 7위인 미국의 1인당 GDP는 5만 달러다. 싱가포르 항구를 거치는 물류 규모는 최근 상하이에 추월당했지만 로테르담과 거의 비슷한 수치로 2위를 겨룬다. 싱가포르 항구를 통과하는 선박은 연평균 14만대로 추산된다.도시국가 싱가포르는 지속가능성의 대표 주자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간다. 싱가포르 정부가 미국, 중국, 인도 기자들을 초청해 진행한 투어 도중 나눠준 홍보물은 싱가포르가 깨끗한 친환경 “미래 도시”라고 선언했다. 정부가 우리 여비를 지불했으니 의심을 품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싱가포르가 물리적으로나 철학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 도시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지속 가능한 환경이나 녹색도시라는 관점에서 볼 때 “싱가포르가 아마 세계 최고일 것”이라고 미 조경 컨설팅업체 구스태프슨 포터 USA의 캐트린 구스태프슨은 말했다. 이 업체는 싱가포르의 유명한 원예테마공원 가든 바이 더 베이를 설계했다. “정부는 다른 무엇보다 도시를 녹색으로 꾸미는 데 집중한다. 그처럼 권한이 막강한 공원 전담 정부 부처는 처음 봤다.”녹색을 향한 헌신은 단지 미학에 그치지 않는다. 뉴욕시만한 크기에 집약적으로 발전한 싱가포르에선 자연보호, 재활용, 개간을 둘러싼 논의가 한창이다. 부족한 천연자원과 과도하게 밀집한 인구 탓에 지속 가능한 환경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싱가포르보다 더 인구가 밀집된 국가는 같은 도시국가인 모나코뿐이다. 싱가포르의 녹색 정책은 환경보존을 향한 실용적 접근 방식이라고 쿠 텡 체 싱가포르 살기좋은도시센터 이사는 말했다. “부유한 도시만이 지속가능한 환경 정책을 펼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체는 말했다. “내가 보기에 싱가포르는 그 반대다. 싱가포르가 경제적으로 성공한 까닭은 환경에 신경을 많이 쓴 덕분이다. 그런 의식은 싱가포르 내에서 정책 결정, 토지 사용, 공동체 참여 등 각종 요소에 영향을 미치며 싱가포르가 보다 살기 좋고 지속 가능한 도시로 발전하는 데 필수적이다.”7000개 이상의 다국적 기업이 싱가포르에 거점을 두고 있다. 정부는 단지 공원이나 높은 삶의 질만으로 기존 기업을 지원하고 새 기업을 끌어들이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안다. 대기업 대부분은 낮은 전력비용과 준비된 전략을 원한다. 정부 기관과 산업 대표, NGO, 연구기관이 협력하는 싱가포르 지속가능성 연합은 기업이 원하는 그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춘다.기존에 들어와 있는 기업이나 새로 진출하는 기업에 지속가능성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그들이 지속가능한 정책을 도입하도록 돕는다. 지속가능성 연합의 사업개발 프로그램에는 지속가능한 제조공정, 지속가능한 수자원 사용, 폐기물 처리와 재활용, 전력 효율화 등이 포함된다.싱가포르 국가환경국은 싱가포르를 정보통신기술 허브로 성장시키기 위해 휴렛팩커드나 IBM 같은 기존 기업과 협력관계를 맺었다. 두 회사는 각각 제조시설과 정보저장시설을 세웠다. 열대기후로 인한 높은 전력 비용을 줄일 방법이 필요한 시설들이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 정부는 휴렛팩커드와 협력해 전력소모를 줄이고 타 기업들에 본보기로 삼을 새 전력효율 기준을 만들었다. 싱가포르가 아직 전력생산 측면에서 수입자원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주 중대한 기준이다.싱가포르는 경제개발위원회 정화기술 부서를 통해 환경정화 기술에 특화된 사업도 지원한다. 위원회 이사 고 치 키옹은 사업 부문이 올해 재생 가능 에너지, 전력 효율화, 스마트그리드, 녹색 건물, 전기자동차와 수자원 보호 등 분야에서 “지속적이고 견고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2013년에 발표된 전력관리 분야 새 투자 목록에는 아시아우수센터(Asian Centre of Excellence)가 포함됐다. 스마트그리드와 재생 가능 에너지 개발 전문업체다. 대형 박막 태양전지 분야에서 세계 최대 제조업체인 중국 하너지는 싱가포르에 국제사업 본부를 설립했다. 독일 태양광 기업 세이프레이는 글로벌 태양광 프로젝트 개발 센터를 지었으며, 덴마크 수질환경 연구 자문업체 DHI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싱가포르에 공학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녹색 도시국가를 향한 비전은 리콴유 전 총리 시절부터 시작됐다. 거침없는 언변과 독단적 태도로 유명한 근대 싱가포르의 아버지 리는 30년 동안 총리직을 수행했으며 현재는 정부 고문 역을 맡고 있다. 싱가포르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지 2년이 지나고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한지는 얼마되지 않았던 1965년 리는 화초를 활용해 취약하고 빈곤한 도시국가를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차별화하겠다고 공언했다.싱가포르의 가혹한 현실을 누그러뜨리고 해외투자와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바람에서였다. 처음 사업을 시작한 곳은 인구가 많은 빈민가, 싱가포르 강을 따라 줄지은 선상 가옥, 돼지 울타리였다. 오늘날 그 지역엔 휘황찬란한 고층빌딩이 들어서고 산책로가 조성됐다.리의 비전은 결실을 맺었다. 싱가포르 인구는 1980년대 이래로 540만 명까지 두 배 증가했으며 세계 각국에서 기업들이 투자를 위해 몰려들었다. 놀라운 사실은 인구가 늘고 건물들이 들어서는 가운데 녹음으로 우거진 부지가 35%에서 46%로 늘어났다는 것이라고 웡촉팡 살기좋은도시센터 부사장은 말했다.녹색도시 구상이 얼마나 잘 이행됐는지 싱가포르 정부는 최근 홍보 문구에서 도시 별칭을 ‘정원 도시’ 대신 ‘정원 속의 도시’로 바꿨다. 별 차이가 없어 보일지도 모르지만 싱가포르의 녹음이 더 이상 겉치례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려는 의도다.도시 곳곳의 녹음은 세심하게 디자인된 조경통로들 덕분에 시각적으로 더 강조된다. 비교적 큰 생물다양성 보호구역 4곳을 포함해 싱가포르 토지의 10% 정도는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더 이상 빈 땅이 없는 싱가포르는 위나 아래로 규모를 키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새 건축물이 고층이거나 지하 건물이다.이런 건물들도 환경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다, 한 가지 예는 벽이나 지붕에 초목을 심어 공기 질을 높이고 건물 냉방비를 줄이는 “공중 녹화작업”이다. 이는 보기에도 아름다운 데다 삶의 질도 향상시킨다. 싱가포르의 친환경 건축물은 독일의 선행 사례를 바탕으로 이끼, 양치류, 넝쿨식물, 난초, 착생식물 등이 풍부한 싱가포르 열대 환경에 맞춰 설계됐다. 친환경 건축물을 설계하는 유니실 크리에이티브 솔루션의 앨런 탠 이사는 2006년에 처음 건물 미화 차원에서 초목으로 꾸미자는 구상이 시작됐다고 말한다. 내장재와 외장재를 막론하고 친환경 설비는 급속도로 인기를 끌었다. 외장재의 경우는 유지하기도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유지비가 들지 않는 것은 없다. 나만 해도 매달 머리를 자른다.” 친환경 벽과 천장은 설치비가 비싸다. 제곱미터당 475달러는 든다. 하지만 더 저렴한 자재나 화분을 사용하면 낮은 비용으로도 시공이 가능하다고 탠은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지금까지 싱가포르에는 6만4000㎡에 달하는 친환경 천장이 시공됐다.친환경 접근 방식은 수자원, 오물처리, 고형 폐기물 재활용, 대용량 송전, 수동 조명과 식물에 물을 대는 관개 시설, 태양열(싱가포르는 아직 다른나라에 비해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뒤처지긴 하지만), 조력발전, 그리고 약간은 불안하지만 러시아에서 제작된 공중 소형 핵발전소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망라한다. 가든 바이 더 베이에 필요한 전기 일부는 원예작물에서 나온 폐기물을 소각해 가동하는 발전기로 공급한다.눈에 보이는 대부분은 자연이라기보단 자연으로 보이도록 꾸며진 것들이다. 아주 세련돼 누가 봐도 사람이 만든 것이 분명한 데다 때로는 특수 조명을 비롯한 인공적인 효과가 덧씌워진다. 살기좋은도시 센터 회장을 맡고 있는 건축가 류타이커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녹색공간 아시아 심포지움 기조연설에서 “우리에겐 영국이 남긴 풍부한 문물과 녹색 유산이 있지만 그렇다고 녹색이 정글을 말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몇몇 보호구역을 제외하면 싱가포르의 자연은 아주 정돈된 모습을 보인다. 설계의 산물이다. 탠 역시 고객들이 친환경 지붕이나 벽에 심을 다양한 식물종을 보면서 개미떼를 연상하며, 보다 깔끔한 설비를 택한다고 말했다.도시화된 싱가포르에서 자연은 사실상 머나먼 기억에 가깝다. 19세기 초 싱가포르 열대우림은 농경을 위해 대부분 제거됐다. 완전히 새 옷을 입은 현 싱가포르에 남은 열대우림은 3% 남짓하다. 그외 대부분 지역은 철저하게 개발됐다. 그러나 1960년대 중반 리콴유의 지도하에 100만 그루가 넘는 나무와 관목이 심어졌다. 함께 심은 넝쿨과 화초는 수가 알려지지 않았다.급박한 도시화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싱가포르 식물원 150주년을 맞이한 2009년 90세가 된 리는 자신이 본래 조경을 “싱가포르가 잘 정돈된 곳이라는 것을 투자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방편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2013년 여름엔 싱가포르가 친환경 도시를 꾸리기 시작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해 공원에 열대수목을 한 그루 심었다.권위적인 통치로 사랑과 미움을 한 몸에 받은 리는 2007년 뉴욕타임즈에 싱가포르의 성공이 있을 법하지 않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불가능한 일이었다…우리에겐 기본 바탕도, 공간도, 돈도 없었다.” 싱가포르는 자주성을 기르려고 분투한다. 친환경 도시를 꾸미려는 노력도 그 일환이다. 싱가포르는 자원이 별로 없는 작은 섬이다.기후변화 뿐 아니라 필연적으로 뒤따르게 될 정치적, 경제적 변화에도 취약하다. 이를 보여주듯 리는 싱가포르 정부가 해수면 상승으로 예상되는 피해 방지를 위해 제방을 쌓는 방안을 두고 네덜란드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지속가능한 환경이 당면한, 그리고 예상되는 위협을 예방하는 방법이라면 투자와 관광 증진에도 아주 요긴할 수 있다. 싱가포르가 추진하는 친환경 관광의 핵심은 개간한 땅에 지은 가든 바이 더 베이다.무성한 열대 초목이 18개의 ‘슈퍼트리’ 같은 인공 구조물과 뒤섞인 공간이다. 슈퍼트리는 거대한 강철기둥처럼 생긴 전망대를 말한다. 꽃과 나무로 장식된 외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밤에는 조명으로 극적인 효과를 연출한다. 이 기둥들은 열대우림을 연상시키려는 목적으로 세워졌지만 되려 라스베이거스나 두바이를 떠올리게 한다.하지만 주변에 우뚝 솟은 괴상한 건축물 마리나 베이 샌드 호텔과 규모가 큰 돔형 온실들, 테마 정원들, 잘 꾸며진 공연장과 교육용 시청각 자료 전시를 함께 고려하면 슈퍼트리가 무엇을 상징하는지 알 수 있다. 바로 싱가포르가 모든 것을 친환경으로 만드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든 바이 더 베이는 환경적으로 전력을 자체 조달하도록 설계됐다. 조명이 설치된 슈퍼트리나 온대림과 화초로 가득한 난방 온실을 보면 과장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투어에 따라나선 안내원에 따르면 그곳에는 싱가포르 내 조경 유지 프로그램에서 원예작업 후 잘라낸 조각들을 모아 태우는 발전소가 있다고 한다. 슈퍼트리 덮개에는 빗물을 모아서 관개에 활용하는 물받이 시설도 있다.가든 바이 더 베이의 ‘헤리티지 가든’은 다양한 문화가 뒤섞인 싱가포르의 역사에 바치는 헌사다. 말레이시아 화초부터 인도의 꽃들, 중국 철학과 식민지배 시기를 보여주는 정원들도 있다. 그 근처에는 ‘원예공원’이라는 단조로운 이름이 붙은 공원이 있다. 이 공원에는 20개 이상의 식물원이 있는데 그곳엔 지붕이나 주차장을 위해 특별히 개발된 품종도 있다. 공원을 가로질러 반대편으로 가보면 화초가 가득한 도로변을 따라 차 3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야외 주차장도 마련됐다. 가장 오래된 정원인 보태닉 가든에는 1만종 이상의 초목이 심어져 있다.싱가포르는 굽이치는 개울로 이어지는 인공수로나 다용도 통합 전선, 지하터널로 연결된 쓰레기 운반벨트 같은 혁신적 아이디어 못지 않게 동작감지 조명이나 에스컬레이터, 쓰레기 재활용, 전기로 움직이든 대중교통 등 전통적인 보호수단도 활용한다. 재활용은 가장 많이 내세워지지만 부족한 점이 많다. 싱가포르의 고형 폐기물 가운데 57%가 재활용되며 나머지는 소각된다. 소각하면서 발생하는 재는 인공 맹그로브 습지로 둘러싸인 인공 해안에 버려진다.많은 강우량에도 불구하고 깨끗한 물 확보는 싱가포르의 영원한 과제다. 영토에 비해 너무 많은 인구 탓이다. 소비하는 물의 절반 가까이를 말레이시아에서 수도관으로 끌어온다. 정부는 저수지, 담수화공장, 뉴워터라 홍보하는 하수처리시설을 통해 어떻게든 자율적으로 수자원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싱가포르 전체 하수의 70% 정도는 재활용되며 나머지는 바다로 버려진다.친환경 도시를 향한 노력은 ‘2002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종합계획’ 하에 진행된다. 현재도 계속 진화 중인 계획이다. 팡부사장은 싱가포르가 반 세기 전만 해도 심각하게 오염돼 있었으며 지금도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새 아이디어를 실험중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싱가포르를 살아 있는 실험실이라고 생각한다.” 팡은 말했다.실험 결과가 나오는데 50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엔 결과가 나오기까지 많은 문제가 남는다. 한 예로 싱가포르의 외국인 노동자들은 녹색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지저분한 환경에서 산다. 넒은 도로에 비해 횡단보도는 거의 없다. 무단횡단이 심각한 불법이란 점을 고려하면 큰 문제다. 공공건물은 대체로 냉방을 지나치게 가동한다. 날로 세를 더하는 창이국제공항조차도 환경친화 공원과 자연보호 프로그램을 갖췄지만 온실가스 배출물 문제가 불거지면 가장 먼저 희생양이 될 항공여행 붐에 크게 의존한다.한편 싱가포르는 얕은 해안가 땅을 개간하기 위해 말레이시아로부터 모래와 돌을 계속 수입하지만, 개간으로 인해 해안습지와 산호초 생태계가 희생된다는 인식이 있다. 몇몇 개간지에서 싱가포르 정부는 맹그로브 습지를 다시 조성했으며, 60% 가량 손실된 산호초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산호초관리기구를 발족했다.한때 악취를 풍기던 싱가포르 강도 정비하고 싱가포르 인구의 약 80%가 거주하는 공공주택 건설에는 친환경 설비를 대거 도입했다. 고층 아파트단지에는 일반적으로 공원과 마트가 있으며 일부엔 공동 정원이 포함되기도 한다. 이런 고층 아파트 단지는 적도선을 피하기 위해 가급적 동서축 대신 남쪽과 북쪽으로 창문을 낸다.싱가포르 정부는 공들여 개발한 지속가능성 기술을 수출할 지역을 찾고 있다. 세계가 급속도로 도시화되는 가운데 싱가포르는 최초로 자연보호 노력을 평가하는 도시 내 생물다양성 지표를 고안해냈다고 자부한다. 중국이나 인도, 미얀마, 스리랑카 등 인접국에 지속가능한 환경 사례를 알리고 있다.2014년 개최되는 세계도시정상회담 의장국을 맡으면서 자국이 얼마나 환경친화적인지 보여줄 계획이다. 독립 3년 후 한 연설에서 리콴 유가 밝혔듯이 싱가포르의 변치 않는 목표는 역경을 극복하고 선견지명으로 다가올 위기를 이겨내는 것이다. “우리는 해냈다”고 리는 말했다. “우리는 발전을 이뤄냈다. 그러나 남아시아에서 가장 깨끗하고 친환경적인 국가로서 위치를 굳건히 하는 것보다 더 차별화되고 의미 깊은 성공의 징표는 없다.”

2014.01.1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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