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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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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중장기 성장 발판 다진다…임직원 기 살리기 정책도

부동산 일반

대우건설이 부진한 국내 건설경기 상황을 극복하고 중장기 성장 발판을 다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주 회장 필두로 해외시장 확대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지난 5월 17일 ‘한-캄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를 예방하며 현지 진출을 위한 검토를 진행중이다. 정원주 회장은 이미 지난해 12월 캄보디아를 방문해 세이 삼 알 토지관리 도시건설부 장관을 비롯해 다양한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현지 개발사업을 비롯한 인프라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정 회장의 이런 노력으로 캄보디아 총리 예방과 캄보디아 물류 1위 기업인 골드브릿지 그룹과의 MOU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올해 초부터 해외 시행과 시공을 병행하는 디벨로퍼 성과를 강조했다. 국내에서 단순시공만으로는 이윤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해외 신도시 개발사업 분야에 대한 확대와 이를 통한 세계 건설 디벨로퍼로의 변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여개 국가를 방문하며 시장을 점검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뉴저지를 중심으로 한 북미지역,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하는 아프리카지역, 싱가포르‧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지역을 세 곳의 축으로 삼아 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대우건설의 국내 사업의 수주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하고 있다. 국내외 인프라사업을 비롯해 비주택 건축분야의 수주가 확대되고 있다. 올해 대우건설은 4390억 원 규모의 한국초저온 인천물류센터 신축 사업을 수주하고 공주 천연가스 발전소 주기기‧부속설비 공급, 고리원전 항만구조물 보강공사와 같은 공공 인프라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대우건설은 민자사업 분야에서도 GTX-B 노선의 사업시행자로 지정되는 등 비주택 부문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면서 해외 사업 다각화를 통해 침체된 국내 부동산 시장에 대응해가고 있다. 내실경영으로 재무리스크 관리…미래 시장 개척 토대 마련대우건설은 올해 초 국내 건설 산업이 고금리, 고물가와 높은 원가로 사업 환경이 어려워질 것을 예상해 ▲핵심역량 강화를 통한 수익성제고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도전 ▲업무 방식 변화 및 경영시스템 개선 ▲안전과 품질의 철저한 관리라는 4가지 대응 방안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내실경영을 통한 내부 시스템 개선으로 빠른 의사결정과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또 안전과 품질에서도 철저한 관리를 통해 건설업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글로벌 건설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재무분야에 대해서도 국내 금융시장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국내 PF시장의 불안으로 금융조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해외에서 자금조달을 진행한다. 현금 보유고를 확보해 국내 불안정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쿠웨이트에서 총 2억 달러 규모의 이슬람 채권을 발행한 후 올해 3월 싱가포르에서 1억 5000만 싱가포르달러, 쿠웨이트에서 2억 5000만 달러의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지난 4월에는 국내 건설사로는 최초로 일본의 메이저 신용평가기관인 JCR(Japan Credit Rating Agency)로부터 안정적(A-/Stable) 신용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국내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던 시기에도 다양한 해외 현지 자금조달 방안을 고민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경험을 쌓아 왔다. 이러한 대우건설의 노하우와 경험은 앞으로 해외 건설 디벨로퍼로 성장하고 현지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임직원 기살리기 나서대우건설은 올해 노조와의 임금협상을 통해 3.5%의 인상을 확정했다. 지난 2022년 중흥그룹 편입 첫 해 평균 10% 인상에 이어 지난해 4.5%, 올해 3.5% 인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최근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국내 건설시장의 경영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인 급여인상을 통해 직원 기살리기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올해 6월부터 리프레쉬 휴가 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도 주목받고 있다. 직원들이 희망하는 시기에 맞추어 1개월에서 최대 2개월까지 가능한 리프레쉬 휴가는 직원들이 ‘제주도 한달살기’ 등이 가능한 휴가 프로그램을 요청해 도입하기로 결정된 것이다. 일부에서는 인건비 절감 효과를 노리고 실시한다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회사 측은 현장직원 및 본사 필수직, 팀장, 임원 등 보직자를 제외한 직원들이 신청대상으로 대상자가 많지 않고 유급휴직이기 때문에 인건비 절감 수준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오히려 이번 리프레쉬 휴직을 통해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긴 시간이 필요한 해외여행을 준비하거나 자격증 취득과 같은 자기 개발 기회로 계획하고 있는 직원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는 것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해외 시장 확대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내실경영을 통해 세계 건설 디벨로퍼로 성장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구축해 침체된 국내 건설시장을 극복하고 지속성장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며 “직원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문화를 통해 위기에 강한 대우건설의 DNA를 유감없이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05.31 09:43

3분 소요
백정완 대우건설 신임 대표 공식 취임,

건설

대우건설의 백정완 신임 대표이사가 16일 공식 취임했다. 백정완 신임 대표이사는 이날 서울 중구 을지트윈타워 푸르지오아트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안전을 경영일선에서 가장 우선하고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백 사장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O) 제도를 도입하고, 안전보건 컨트롤 타워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했다. 또한 백 사장은 변화와 혁신을 통해 차세대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백 사장은 “4차 산업혁명과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경영, 탄소중립과 같은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맞춘 신사업과 신기술 발굴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중흥그룹과의 시너지도 강조했다. 백 사장은 “중흥그룹과의 화합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한 전략적 투자도 최대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백 사장의 취임식에는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도 참석해 취임을 축하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정 회장은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저력과 잠재력을 믿고 있다”며 “대우건설이 과거의 영광을 뛰어넘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어떠한 노력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대우건설의 독립경영, 임직원 처우 개선도 지켜나가겠다고 약속하며 안정적인 기업 경영을 저해하는 높은 부채비율을 낮춰가겠다고 밝혔다. 취임식을 마친 뒤 정 회장은 백 사장과 함께 대우건설 임원, 팀장, 현장소장 등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취임식은 회사가 M&A(인수·합병)라는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본격적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 것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도전과 열정, 자율과 책임이라는 대우건설 기업문화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흥그룹과 시너지를 통해 건설산업을 선도하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두현 기자 kim.doohyeon@joongang.co.kr

2022.03.16 14:49

2분 소요
NEWS BRIEFING

산업 일반

━ 현대자동차 | ‘준중형 세단 새 기준’ 7세대 아반떼 온다 글로벌 베스트셀링 세단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가 7세대 신모델로 돌아온다. 현대차는 3월 18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올 뉴아반떼’ 세계 최초 공개 행사를 열고 무관중 라이브 스트리밍 형식으로 한국, 북미, 중국, 호주 등 전 세계 주요 지역에 중계했다.아반떼는 현대차가 1990년 출시한 1세대로부터 30년에 걸쳐 꾸준한 인기를 이어온 베스트셀링카다. 현대차 측은 “7세대 모델은 파격적 디자인과 탄탄한 기본기, 최첨단 편의사양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형 아반떼는 현대차의 3세대 신규 플랫폼이 적용된 첫 차다. 여기에 준중형에서 누릴 수 없던 다양한 안전사양을 신규 탑재해 안전성능을 끌어올렸다. 신형 아반떼는 다음달 한국에서 먼저 출시될 예정으로, 3월 25일부터 사전계약을 받는다. 국내에는 1.6ℓ 가솔린·LPG 모델이 우선 출시된다.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1.6 MPi는 최고 출력 123마력, 최대 토크 15.7 kgf·m의 힘을 발휘한다. 향후 하이브리드 모델과 터보엔진을 단 고성능 라인업도 출시된다. ━ 건설·부동산 | 코로나19 피해 돕기 위해 성금 기부, 임대료 인하 건설·부동산 기업들이 코로나19 피해자를 돕기 위한 지원에 나섰다. 부동산 디벨로퍼인 김완식 더랜드 회장은 성금 1억800만원을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에 전달했다. 힘찬건설(임영환 대표)도 성금 1억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했다. 대한주택건설협회(박재홍 회장)도 대한적십자사에 성금 1억2500만원을 전했다. 소상공인 임차인을 돕기 위한 활동도 이어졌다. 대우건설은 보유 중인 서울 천호동 대우한강베네시티 상가, 인천 영종도 오피스텔 등 5개 사업장의 임대 물량에 대해 2개월 동안 임대료 30%를 내리기로 했다. 라인건설은 충남 아산에 보유 중인 아산테크노밸리 EG the1 단지 내 120여개 점포의 임대료를 4~5월 동안 50%씩 인하하기로 했다. ━ 휴먼셀바이오 | NK세포 배양 방법 특허출원 휴먼셀바이오가 3월 13일 자연살해세포(NK세포) 배양액 조성물과 이를 이용한 NK세포 특수 배양방법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NK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세균을 직접 공격해 제거하는 세포다. 특허는 휴먼셀바이오가 독자 개발한 배양액 조성물을 이용해서 NK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할 수 있는 기술이다. 혈액에서 추출한 면역세포를 2주 동안 배양하면 NK세포 등 면역세포를 약 50억셀로 증식할 수 있다. 휴먼셀바이오는 면역세포 치료제 전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 마리오아울렛 | ‘지스바이’ ‘제옥스’ 오픈 마리오아울렛이 최근 1관 2층에 ‘지스바이’와 ‘제옥스’를 입점시키며 도심형 프리미엄 아웃렛으로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스바이(ZISbuy)는 3040 여성을 위해 북유럽의 실용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SPA 브랜드이다. 26일까지 봄 신상품을 최대 50%까지 할인 판매하며 10만원 이상 구매시 추가로 10%를 할인해 준다. 제옥스(GEOX)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슈즈 브랜드이다. 통기성과 방수기능이 뛰어난 신발을 선보인다. 상품 10~20% 추가 할인과 구매 고객 양말증정 행사를 26일까지 진행한다. ━ LG CNS | 2020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서비스 디자인 부문 수상 LG CNS가 서울 마곡 본사에 적용한 마케팅 솔루션 B.E.A.T(Briefing Experience Authoring Tool)이 2020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서비스 디자인 부문’을 수상했다. 서비스 디자인 부문은 유형의 제품이나 인테리어를 평가하는 다른 부문과 달리, 공간과 컨텐트가 주는 감성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수상 여부를 결정한다. B.E.A.T는 LG CNS가 최적의 브리핑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발한 마케팅 솔루션으로, LG CNS의 핵심 가치를 고객 및 방문객, 임직원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 신간 | 우아한 재테크 알려주는 '나는 샤넬백 대신 그림을 산다' 미술 작품을 사고 팔며 돈을 버는 ‘아트테크’를 다룬 도서 가 지난 3월 16일 출간했다. 윤보형 작가는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작가는 우연히 선물로 미술 작품을 구매하면서 미술 투자를 공부하고 아트테크를 운영하게 됐는데, 이때 쌓은 경험을 토대로 아트테크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투자 방법을 독자에게 알려준다. 가치 있는 미술 작품을 골라내는 방법부터 미술품을 실제로 살 수 있는 갤러리 정보, 보유한 미술품을 팔면서 수익을 남기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지은이는 현재 미술 분야 스타트업 자문 변호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중앙북스, 252쪽, 가격 1만6000원. ━ BBDO Korea | 3월 1일 김장용 대표 취임 글로벌 광고대행사 BBDO Korea가 3월 1일 김장용 대표가 취임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맞이했다. 김 대표는 제일기획, TWBA 등 광고대행사에서 일하면서 아모레퍼시픽·매일유업·CJ푸드빌·동아제약·아디다스 등의 광고주를 위한 IMC 캠페인을 이끌어오다가 지난해말 BBDO에 합류했다. BBDO Asia의 회장 Jean-Paul Burge는 “김 대표는 마케팅 트렌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으며, 네트워크적인 마인드를 갖춘 사람이다. BBDO가 추구하는 가치와 결을 함께하며 광고업계에 새로운 트렌드를 리드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김 대표는 “오로지 ‘The Work. The Work. The Work’를 추구하는 BBDO의 강력한 기업문화와 결합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대행사로서 광고주들의 비즈니스 성장에 기여하는 대행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취임소감을 밝혔다.

2020.03.22 18:32

4분 소요
[‘롯데 2인자’ 이인원의 자살 그 후] 총수일가 조사 앞두고 수사동력 떨어지나

산업 일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이인원(69)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8월 26일 검찰 소환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7시 10분쯤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의 한 산책로에서 나무에 넥타이와 스카프로 줄을 만들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목을 맨 넥타이 등이 끊어져 바닥으로 추락한 이 부회장을 마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소환된 황각규(62)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과 함께 신 회장의 측근이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 수장으로, 총수 일가와 그룹 대소사는 물론 계열사 경영까지 총괄하는 자리에 있었다. ━ 유서에서 ‘롯데그룹 비자금은 없다’ 주장 이 부회장의 극단적인 선택에는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에 대한 결백을 입증하겠다는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부회장은 유서에서 ‘롯데그룹 비자금은 없다’고 쓴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회장은 A4용지 4매(1매는 표지) 분량의 자필 유서에서 롯데와 신동빈 회장에 대한 충성심을 보이며 이 같이 적었다. 그는 가족에게 ‘그동안 앓고 있던 지병을 간병하느라 고생 많았다. 힘들었을 텐데 먼저 가서 미안하다’라고 썼다. 또 롯데 임직원에게는 ‘롯데그룹에 비자금은 없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먼저 가서 미안하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다’라고 적었다. 유서에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아울러 검찰의 소환 조사를 앞두고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 본부의 수장으로서 수사의 무게감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책본부장은 비자금 조성, 계열사 부당 지원 등 검찰이 타깃으로 삼고 있는 롯데 경영비리를 모를 수 없는 자리다. 검찰의 고강도 추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심리적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그의 직책을 감안하면 모른다고 잡아떼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모든 것을 말할 수도 없는 애매한 위치다.이 부회장은 롯데그룹에서 ‘비(非) 오너 일가’ 중 처음으로 부회장까지 올랐다. 올해 69세로 43년 간 롯데에 몸담은 국내 최장수 CEO다. 수십 년 간 신격호 총괄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신 총괄회장의 ‘복심’ ‘리틀 신격호’으로 불렸던 이인원 부회장은 지난해 8월 ‘롯데 사태’를 거치며 신동빈 회장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신 총괄회장이 지시한 이른바 ‘살생부’ 명단에 이름이 오른 것으로 알려져 신동빈 측 인물로 각인됐다. 2007년 정책본부의 부본부장을 맡으면서 신 회장을 보좌한 이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사람으로 신 회장의 후견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한국외국어대 일본어과를 졸업한 이 부회장은 1973년 호텔롯데에 입사한 이후 1987년까지 호텔롯데에서 근무했다. 이어 롯데쇼핑으로 자리를 옮겨 관리와 상품구매, 영업 등의 핵심 업무를 두루 거쳤다. 1997년 50세에 롯데쇼핑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후 10년 동안 롯데쇼핑을 유통 업계 부동의 1위 자리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월 제2롯데월드 안전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제2롯데월드의 안전 관리를 총괄해왔고, 9월부터는 롯데그룹 기업문화개선위원회 위원장도 맡았다.검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검찰은 신 회장의 측근들을 조사한 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 등을 불러 수사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었다. 검찰은 특히 이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의 비자금 조성, 탈세, 횡령, 배임 등 불거진 각종 혐의에 대한 키를 쥐고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검찰 관계자는 “진심으로 안타깝고 고인에 애도를 표한다”며 “수사 일정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검찰은 이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수사동력이 급속도로 약해지거나 핵심 의혹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검찰은 롯데 계열사의 모든 경영 사항을 직접 챙겨온 이 부회장을 총수 일가의 6000억원대 탈세 의혹, 롯데 건설의 500억대 비자금 조성 의혹, 그룹 계열사 간 부당거래 의혹 등을 규명할 핵심 피의자로 봤다. 특히 신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비리 연루 의혹을 밝히려면 롯데 전문경영진들의 진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었다. ━ 수사 방식 적절성 놓고 논란 가능성 이런 가운데 이 부회장이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검찰로선 롯데 총수 일가의 범죄 혐의를 밝혀내기 위한 중요한 연결 고리 하나를 잃게 됐다. 검찰은 앞서 황 사장과 소 사장을 상대로 비자금 조성 등 그룹 경영비리 전반을 캐물었으나 이들은 주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사장은 검찰 조사를 받기 전 기자들과 만나 비자금 조성 사실을 보고받거나 신 회장으로부터 비자금 조성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지난해 4월 검찰 수사를 받던 성완종 회장의 자살 이후 또다시 핵심 피의자가 자살해 검찰의 수사 방식이 적절한지를 놓고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재계를 중심으로 검찰의 전방위 수사로 경기 침체 속에서 기업의 존속이 위태로울 지경이라는 불만도 제기돼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검찰은 6월 수사관 240명을 동원한 사상 최대 규모의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롯데 총수 일가와 계열사 비리를 전방위적으로 훑어왔다. 그러나 이미 수사가 마무리 단계인 만큼 이 부회장의 장례가 끝나는 등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수사를 재개할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끊이지 않는 피의자 자살 - 정몽헌·성완종·남상국 등 비극적 마감 2015년 해외 자원개발 비리에 연루돼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영장실질심사가 있던 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해외 자원개발 비리 사건은 성 전 회장의 죽음 이후 당사자의 부재에 따라 수사가 난항을 겪었다. 2014년에는 철도비리 의혹을 받던 김광재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전 이사장은 이른바 ‘철피아(철도+마피아)’ 비리 혐의로 서울중앙 지검에서 수사를 받고 있었다. 검찰은 김 전 이사장에 대해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1월에는 금품수수 및 횡령 혐의로 대전 지검에서 조사를 받던 한 업체 대표가 2회에 걸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후 주거지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자살했으며, 방위사업 비리로 참고인 조사를 받은 전 방위사업청 관계자도 귀가 도중 행주 대교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2003년 대북송금과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던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2004년 노 전 대통령의 형에게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던 남상국 전 대우건설 회장, 건강보험공단 납품비리 의혹의 박태영 전 전남지사 등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6.08.28 04:37

5분 소요
foreign executives in korean company - ‘파란 눈’ 임원이 한국 떠나는 이유

산업 일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해외 인재는 큰 역할을 한다. 중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임원이라면 더 그렇다. 한국 기업에 채용된 외국인 임원이 정착하지 못하고 잠시 머물렀다 떠나는 행태는 오래 전부터 문제로 지적됐다. 포브스코리아가 한국 대기업의 외국인 임원 현황과 이와 관련한 문제점, 개선방안을 알아봤다. 장점: 이력서에 좋은 경력을 남길 수 있다./ 헬스장, 보험 등 복지가 우수하다.단점: 여성에 불합리한 근무방식이 많다./ 경영 방식이 고루하다.결론: 이 기업은 비추(비추천)다.미국 취업정보사이트 글래스도어에서 호주 국적의 전 현대자동차 임원이 회사를 평가한 내용이다. 이 사이트에서는 해당 기업의 전·현직 직원만 글을 쓸 수 있다. 인도 국적의 또 다른 전직 임원은 “연봉이 높고 네임 밸류가 좋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글을 남겼다.그러나 한국 기업의 ‘러브 콜’은 계속되고 있다. 신기술을 보유했거나 경쟁 기업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면 연봉은 특급 수준으로 뛴다. 세계 시장에서 이름이 알려진 인재는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어 더 인기다.포브스코리아가 국내 30대 그룹(자산 기준)의 외국인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생각보다 그 수가 많지 않았다. 가장 많은 외국인 임원이 일하는 곳은 삼성그룹이다. 본지가 파악한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의 외국인 임원 수는 93명. 삼성 측이 자료 요청에 답하지 않아 주요 계열사의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를 참고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48명으로 가장 많았다. 대부분 해외 근무자다. 직급은 상무가 28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최고 직급은 팀 백스터 미국법인장과 왕통 중국투자유한공사 담당 임원(이하 부사장)이었다. 연령은 40~70대로 다양했다. 다음이 삼성물산 18명, 삼성엔지니어링 8명, 삼성테크윈 6명, 삼성화재·삼성SDI 4명, 삼성전기 3명 순으로 외국인 임원이 많았다. 제일모직, 삼성생명은 각 1명이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부사장 급 이상은 4명이었다. 다음으로 외국인 임원을 많이 보유한 기업은 두산그룹이다. 해외에 근무하는 외국인 임원을 제외하고 12명이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4만3000만 명 전 직원 중 절반가량이 외국인”이라며 “기업문화가 자연스럽게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라간다”고 말했다. 2주 연속 여름 휴가, 크리스마스 휴가 등에서 변화상을 찾을 수 있다.이 관계자는 “소비재에서 중공업으로 주력 사업을 바꾸는 과정에서 영국 밥콕, 체코 스코다파워 등을 인수해 자연스럽게 글로벌화가 됐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비모스키 두산 부회장은 국내 최초의 외국인 CEO다. 비모스키 부회장은 컨설팅 회사 맥킨지에서 일하다 2006년 두산 부회장으로 영입됐다.삼성, 두산, CJ 순으로 외국인 임원 많아CJ그룹은 국내에 근무하는 외국인 임원만 5명이었다. LG그룹은 해외 근무자까지 포함해 4명으로 삼성과 비교해 턱 없이 적었다. LG그룹은 2007~2009년 남용 당시 LG전자 부회장이 맥킨지·IBM 등 글로벌 기업에서 외국인 임원을 대거 영입했지만 3년 뒤인 2010년 초 모두 회사를 그만뒀다. 한화그룹이 3명, 현대차그룹이 2명으로 뒤를 이었다.피터 슈라이어 현대차그룹 디자인 총괄 사장은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에서 일하다 2006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손에 이끌려 기아차에 자리 잡았고 2012년 사장으로 승진했다.1명의 외국인 임원을 둔 기업은 신세계, 금호아시아나, 에쓰오일, 효성, 동국제강, 미래에셋, 코오롱그룹이다(효성은 국내 외국인 임원만 포함).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대표는 2012년 3월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30대 그룹에서 현재 한 명의 외국인 임원도 채용하지 않은 곳은 SK, 롯데, 포스코, 현대중공업, GS, 한진, KT, LS, 대우조선해양, 동부, 대림, 부영, 현대, OCI, 현대백화점, 대우건설, 영풍 등으로 나타났다.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외국인 임원의 영입 비용이 기본 100만~300만 달러에서 요즘은 1000만 달러까지 올랐다”며 “고액 연봉에 비해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기업들이 채용을 꺼린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기본적으로 국내에 영어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기업이 아직 적고 한국의 기업문화가 외국인 임원들과 맞지 않다”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한국 기업에서 5년 동안 임원으로 일했던 S씨는 “한국 직원들은 뛰어난 능력을 업무에 쏟지 않고 윗사람에게 잘 보이는데 치중한다”고 안타까워했다. “다른 임직원들과 해외 출장을 간 적이 있어요. 현지 임직원들과 회의를 하는데 누가 어디에 앉느냐로 5분을 보냈어요. 같이 간 직원이 상사에게 상석에 앉으라고 자꾸 권하는 바람에 말이죠.”몇 년 전 굴지의 전자회사에 들어갔다 6개월 만에 그만 둔 재미교포 B씨는 “미국에서는 일할 때 열심히 하고 쉴 때 쉬는데 한국에 와보니 근무시간에 노는 사람이 있더라”며 “팀장들이 마치 보고 받는 것이 주업무인 양 시간을 보내 놀랐다”고 말했다. B씨는 현재 외국계 기업에서 일한다. 그는 동료들의 과한 관심도 부담스러웠다고 덧붙였다. “저의 사생활에 지나친 관심을 보여 불편했어요. 문제는 저도 상대에게 그만큼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자기를 싫어한다고 오해한다는 거죠.”전문가들이 보는 문제점은 뭘까. 이들은 권한 부여와 업무 방식에 대한 ‘동상이몽’이 가장 큰 문제라고 분석했다. 조기훈 딜로이트컨설팅 전무는 “한국 기업은 설계·디자인 등 특정 분야 기술만 보고 외국인 임원을 채용한다”며 “미래 경영자로서 길을 열어주지 않으면 생명이 짧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근본적인 사고방식 차이도 문제다. 조 전무는 “서양은 일의 원인과 결과를 중시하는데 한국에서 이런 방식으로 일하면 ‘뜬구름 잡는다’고 핀잔을 듣는다”고 말했다.한국에이온휴잇의 컨설턴트 역시 같은 점을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 임원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에서 앞선 것들을 얘기해주는 사람”이라며 “기업이 조급하게 눈에 보이는 성과만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유럽에서 온 임원이 의사결정 과정이나 회의 방식에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면 가볍게 생각하고 무시하는 일이 많습니다. 작은 차이로 경쟁력을 키워 온 선진국에서는 무척 중요한 일인데 말이죠.”현저하게 다른 업무 방식도 걸림돌이다. 서양은 역량 중심이지만 한국은 직급에 따라 일을 한다. CEO 한 사람의 의견이 절대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오너 경영’도 외국인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방식이다.기업 내 ‘정치’에 휘말려 끝내 사표를 쓰는 외국인도 있다. 재미교포 B씨의 말이다. “정치요? 할 수도 있지요. 외국 기업에도 있어요, 정치. 하지만 나쁜 정치 문화에 물들면 임원과 기업 모두에게 좋지 않아요.” 정치는 주로 ‘별’들의 세계에서 벌어진다. 외국인 임원이 성과를 올리면 자신이 뒤로 밀릴까 한국 임원들의 교묘한 ‘왕따’가 시작된다는 것.임원들은 그나마 업무량이나 업무 시간에 대해서는 불만을 적게 느낀다고 한다. 고승희 커리어케어 이사는 “이미 업계에서 인정받은 능력자들이기 때문에 업무 부담을 크게 느끼지는 않는다”며 “외국인 임원들은 ‘내가 할 일이 있나, 없나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오히려 일이 없는 것을 못 견뎌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식과 야근, 주말 회의 등은 여전히 이들에게 익숙지 않은 문화다.의사소통도 문제다. 현직 외국인 임원 J씨의 사례를 보자. J씨의 회사는 중역회의를 한국어로 한다. 통역도 따로 두지 않는다. J씨는 2~3시간 동안 임원들 무리에 섞여 가만히 앉아 있는다. 내용을 알아들을 수 없지만 J씨는 이를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회사는 괜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J씨를 신뢰한다. 이렇게 3년을 보냈다. B씨는 통역을 둬도 별로 소용이 없다고 말한다. 세세한 뜻까지 제대로 전달받기 어려워서다.낯선 경조사 문화도 당혹스럽다. B씨는 “중학생 자녀를 미국에 두고 왔다”며 “어차피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거라 생각하니 한국에 데려올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남편이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한 외국인 부부는 경조사를 챙기는 한국 문화 때문에 곤혹스럽다고 한다. 부인의 말은 이렇다. “별로 친하지 않은 동료가 청첩장을 준 것도 놀라운데 남편 혼자 결혼식에 갔더니 왜 부인이 같이 안 왔느냐고 여러 번 물어봤다고 하더라. 왜 얼굴도 모르는 부인이 같이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한 업계 관계자는 “이러다 보니 기업과 임원 모두 불만족을 느낀다”며 “외국인 임원은 글로벌 기업을 기대하고 왔는데 ‘한국 기업’이 기다리고 있어서, 기업에서는 당장 획기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아서 서로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외국인 임원이라고 다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 위의 J씨처럼 잘 버티며 적응하는 임원이 있는가 하면 정말 실력이 뛰어나 회사에서 어떻게든 모든 조건을 맞춰주는 경우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사업과 관련된 기술자들은 2년 계약이 끝나고 재계약을 안할까봐 회사에서 전전긍긍한다”고 전했다. 반대로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개선책만 잔뜩 내놓는 외국인 임원은 대부분 오래 못 버틴다. 이런 경우 한국 직원들의 반발이 워낙 심하기 때문이다.외국인 임원들과 전문가들 모두 외국인 임원이 스스로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언어 문제는 쌍방의 노력 없이 어느 한 쪽의 의지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조기훈 전무는 “스스로 선택한 일인 만큼 한국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외국인 임원들은 한국에서 경력을 쌓고 다시 돌아갈 곳이 있기 때문에 사실 덜 절실하다”고 말하기도 했다.이들이 느끼는 한국 기업의 장점도 분명 있다. 과거 한국전력공사, KOTRA에서 8년 동안 일한 타드 샘플 씨는 “이미 한국 기업의 실력은 세계적”이라며 “의사결정이 빨라 일하기가 수월하다”고 말했다. 오너 중심 경영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양날의 칼’임을 알 수 있다. 높은 연봉과 복지 수준도 외국인이 만족하는 점 중 하나다.조기훈 전무는 “외국인 임원에게 기술, 지식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경영, 리더십에 초점을 맞춰 권한을 주고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이들이 잠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회사 소속원으로 미래를 그릴 수 있다는 것. “처음 영입할 때 특정 기술 때문이었다고 해도 거기서 끝나지 않고 서로 발전을 위한 다음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그는 외국인 임원들이 잘 적응할 수 있게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도 좋다고 제언했다. 조 전무는 “비모스키 부회장이나 슈라이어 사장처럼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14.07.3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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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츠러든 한국 기업 | 한국은 세계 M&A 시장의 변방?

산업 일반

국내외 경기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매력적인 기업이 시장에 매물로 종종 나온다. 주요 글로벌 기업은 이를 놓치지 않고 사업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동종업계 경쟁사에 대한 적대적 인수를 시도하거나 선두권 기업끼리 합병을 하는 등 덩치 키우기에 한창이다. 구글을 필두로 주요 IT기업은 돈이 될 만한 기술을 가진 기업을 쓸어 담고 있다.국내 기업은 정반대의 분위기다. ‘빅딜’을 찾아보기 어렵고 조직 단순화를 위한 계열사간 합병, 혹은 구조조정을 위한 계열사 매각만 줄을 잇는다. 기업 안팎에 돈이 넘치는 데 왜 지갑을 꽁꽁 닫아두고 있을까? M&A를 꺼리는 기업의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또 해외 기업의 M&A 동향과 일본 기업의 실패 사례도 분석했다.“오너는 결정을 못 내리고, 임원들은 혹시 자기 책임이 될까 눈치만 보며 전전긍긍하고. 답답해 죽는 줄 알았다.” 한 대형 식품기업의 인수합병(M&A) 자문을 맡았던 한 회계법인 관계자의 말이다. 회사가 원료 조달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해외농장 인수를 검토하던 때의 일이다. 경영진과 오너는 몇 달을 고심하며 차일피일 인수 결정을 미루고 있었다. 임원들은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것 아니냐’며 불편한 기색이었다.회계법인 관계자는 “쓸 수 있는 현금도 넉넉하고 재무구조도 견실한 기업인데 이 정도의 리스크도 감수할 생각이 없다니, 솔직히 그 회사를 다시 봤다”며 “결국 그 회사는 농장을 사지 않았고 얼마 후 해외 기업에 우리 예상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팔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한 대기업의 CEO는 기업 오너 입장에서 말을 전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물건이 너무 비싸다 싶으면 지갑을 열지 않는 게 사람 마음이다. 그런데 요즘 기업이 (인수합병) 매물을 보며 비싸다고 느끼는 건 대상의 가치가 낮아서가 아니라 비관적인 시장 분위기 탓이 크다. 기껏 인수해도 수익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업이 몸을 사리는 것이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외 M&A에도 적극 나섰던 국내 대기업이 요즘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3년 기업결합 신고 및 심사동향’을 보면 지난해 대규모 기업집단(대기업) 소속 회사의 기업결합 건수는 총 144건, 금액은 6조1000억원이었다. 2012년의 197건, 7조8000억원에 비해 확연히 줄었다. 그나마도 대기업이 조직개편을 위해 그룹 내 계열사끼리 합병한 경우가 많았다.오히려 외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탐내는 분위기다. BOA메릴린치 서울지점이 최근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주요 기업 최고재무 책임자(CFO)에게 M&A 의향이 있는지, 있다면 어느 지역의 기업인지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세계 주요 경제권 13곳 중 한국에 대한 관심도는 2012년 8위에서 2013년 4위로 올랐다. 실제로 지난해 외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인수한 사례는 41건으로 2012년 28건보다 크게 늘었다.성장전략 부재 … 자신감 없으니 ‘일단 보류’동북아 국가의 기업 분위기와 비교해보면 온도 차이는 더 뚜렷해진다. 중국 기업은 자금력과 국가의 지원을 바탕으로 기업 인수에 무서운 식욕을 드러내고 있다. M&A 규모에서 이미 일본을 제쳤다. 아베노믹스의 영향으로 실적을 올린 일본 기업도 해외 M&A에 잰걸음을 이어 간다. 포화 상태에 이른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새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이에 비해 국내 기업은 최근 몇 년간 M&A를 통한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지기 위한 구조조정이나 조직 단순화 등 축소 지향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10대 그룹의 현금성 자산이 124조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이를 투자하기보다는 쌓아만 두는 실정이다. M&A 업계 관계자들은 “기업이 자신감을 잃고 위축됐다”고 분위기를 전한다.그럴 만한 게 M&A로 사세를 확장하고 새로운 산업 분야에 진출한 기업이 최근 줄줄이 경영 악화로 위기에 처하는 등 ‘승자의 저주’를 자주 목격한 탓이 크다. STX그룹은 과도한 빚으로 사세를 확장하다가 주력 사업 실적이 악화되며 그룹이 와해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웅진그룹은 극동건설을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어 지나치게 비싸게 인수했다는 평을 들었는데 건설 경기가 악화되면서 결국 그룹이 법정관리에 이르렀다.대우건설 인수 이후 재정난에 시달리다 3년 만에 재매각을 결정한 금호아시아나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어려움에 빠진 그룹이 일부 계열사를 내놓으며 구조조정에 나서도 잠재적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악순환에 빠진 것이다. 공기업 성격이 남은 민간기업도 움츠러들긴 마찬가지다.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시중은행이나 포스코, KT등 정부의 입김이 많이 작용하는 기업은 경영자가 사퇴하는 과정에서 M&A를 비롯해 경영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일이 많았다”며 “후임 경영자는 아무래도 M&A에 관해 보수적으로 접근하게 된다”고 말했다. 경제환경의 불확실성 역시 걸림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후 벌어진 일부 그룹의 부실화와 와해,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목격하면서 대외 환경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베노믹스의 영향, 중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등을 꼽을 수 있다. 한 외국계 증권사의 기업금융 부문 대표는 “불확실성이 가득한 경제 환경에서 어느 기업이 투자를 하겠느냐”며 “좋은 매물이 많은데 비해 적극적인 매수자가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인수 후 통합 과정의 경험도 부족해국내 대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전문가도 많다. 오너의 의지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조직문화가 오히려 M&A에는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국내 경제가 성장 일로를 달리던 1970~80년대는 대기업 오너의 주관에 따라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M&A를 감행하며 사세를 키워나갔다. 그러나 저성장시대, 세계 경제가 촘촘하게 연결되어 예측가능성이 작아진 요즘에는 오너의 직관에만 의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요즘은 오너들도 M&A 실패로 기업이 큰 타격을 입는 것을 목격한 터라 ‘일단 보류’하는 분위기다. 안진딜로이트 홍순재 이사는 “객관적이고 계량적인 분석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예측해서 인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직 시스템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인물이 결정하고 책임지는 문화는 기업인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현실에 안주하게끔 만들고 도전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게 한다. 법무법인 세종의 장재영 변호사는 “대기업 계열사는 해당 기업 임원과 CEO 보고는 물론 그룹 지주사를 거쳐 오너까지 복잡한 보고 체계를 거쳐야 하는데 좋은 매물을 빨리 선점해야 하는 M&A 시장에서 대응이 느려 놓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2008년 이전까지 주로 해외 자본·기업이 국내 기업을 사들였다면 금융위기 이후에는 국내에서 해외 기업을 사들이는 경우가 늘었다. 특히 IT·제조 등 국내 기업이 원천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분야는 해외 기술 기업을 인수해 핵심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문제는 어떤 기업이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지, 그중 어떤 기업이 매물로 나왔는지 M&A 관련 정보 자체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알짜 기업은 해외 현지 기업이 대부분 소화해버린다. 발품을 팔며 해외 사정을 파악하고 다니기에는 대기업 내부 역량이 부족하고 언어적 장벽으로 정보 접근이 쉽지 않다. ‘한국은 사실상 세계 M&A 시장에서 변방국가’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오는 이유다.M&A에 대한 사회적 반감도 악영향국내에서 동종업계 회사를 인수하려 해도 벽이 존재한다. 최근 한 식품 대기업은 소규모 동종업체를 하나 인수하려다 불발에 그쳤다. 해당 회사의 생산 품목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인수합병 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기업의 시장 독점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시장에서 확장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분위기다. 대기업 관계자는 “가뜩이나 M&A에 반감이 큰 사회인데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겠다”고 말한다. 장재영 변호사는 “국내 기업이 눈치 보느라 인수 못한 회사를 외국 기업이나 자본이 가져간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그러나 국내 대기업이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가장 큰 원인은 역시 ‘M&A 실패 사례로 인한 자신감 상실’이다. 특히 해외 기업인수에 뼈저린 실패를 많이 겪었다. 왜 해외 M&A는 성공하기 힘들까? 흔히 시장가치보다 너무 높게 책정된 인수가격, 과도한 차입금으로 인한 재정 부담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런 난관을 잘 헤치고 나갔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다.투자은행과 자문사 등 업계 관계자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사실 대기업 관계자들이 M&A에 관련해 가장 골머리를 썩는 이슈는 인수합병 후 통합과정(PMI:Post Merger Intergration)”이라고 말한다. 두 회사를 하나로 합치면서 겪는 진통이 예상보다 크다는 것이다.대기업이 그룹 차원에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획일적 조직문화를 강조하는 반면 인수된 해외 기업은 보다 독립적인 경영을 원해 합병 초반 불협화음을 겪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시너지 효과를 내기는커녕 조직 통합에 실패해 컨트롤이 어려워지는 상황까지도 발생한다. 보수적이고 경직된 기업문화가 새로운 조직과 융화하는 과정이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이다.대내외적 악조건과 숱한 실패 사례에도 기업이 좋은 매물을 노려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내수 시장에서의 한계에 봉착한 기업이 해외 시장을 노리거나 성장동력이 될 새로운 분야로 진출해야 하는데, 성공적인 인수합병이 왕도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시너지 효과를 내거나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좋은 매물을 얻기 위해서는 ‘물건값’만 가지고는 어림없다. 좋은 기업을 발굴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인수하기 위한 ‘기타 투자비용’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해외 시장을 꾸준히 조사하고, 관련 지식과 노하우가 풍부한 인재를 육성하거나 스카우트하는 등의 투자가 이뤄져야 내부 역량도 기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은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는커녕, 인수합병 과정에서 당연히 드는 자문료 등의 비용마저도 아끼는 행태를 보인다.법무법인과 투자은행, 회계법인 등에 지불하는 수수료에 대해 할인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세계 M&A 시장에서 유명하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일하는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더 많이 지불하는 고객사에 더 많은 신경을 쓰지 않겠느냐”며 “큰 규모의 인수합병은 기업의 명운이 달렸는데 비용을 아끼려다 소‘ 탐대실(小貪大失)’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4.06.30 11:39

7분 소요
나는 최연소 임원 영광이지만 머리에 쥐난다

산업 일반

관료 사회든, 기업 무대든 경쟁 세계에서 ‘최연소’라는 말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동료나 부하들이 던지는 관심과 부러움, 심지어 질투까지도 화젯거리가 된다. 초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당사자들이 느끼는 부담 역시 크다. 이들은 골인 지점에 한 발 먼저 다가선 ‘예비 CEO’이자 시험대에 먼저 오른‘수험생’이기도 하다. 최연소 임원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지난 6월 CJ그룹이 내년부터 파격적인 임원 승진 제도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름은 ‘패스트 트랙’. 대졸 신입사원이 임원으로 승진하는데 걸리는 직급별 승진 연한을 기존 20년에서 최단 10년으로 줄이는 제도다. 내년부터 CJ그룹에 입사하는 신입사원은 빠르면 10년 만에 기업의 별이라는 임원이 될 수 있다. 쉽게 말해 서른여섯, 서른일곱의 ‘새파란 별’을 볼 수 있다. 예전 같으면 으레 차장, 빨라야 부장 직위를 달고 있을 나이다. 식품이라는 보수적인 업종에서 출발한 회사라 새로운 인사 시스템 도입을 앞두고 CJ의 내부 분위기는 적잖이 술렁거렸다.기업문화가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대한항공 역시 지난 1월 임원 승진 제도를 뜯어고쳤다. 이 회사는 10년 만에 상무 직급을 일원화해 승진 단계와 기간을 단축했다.재계의 맏형 격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에서는 연공서열을 파괴하는 인사제도가 확산되고 있다. 성과와 능력을 검증 받은 젊은 인재에 대한 과감한 임원 발탁은 점점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기업 임원은 젊어지고 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자산 순위 100대 기업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대기업 임원 평균 나이는 2006년 55.9세에서 2010년 52.5세로 낮아졌다(금융업 제외).반대로 30대 임원은 2006년 11명에서 2010년 29명으로 늘었다.임원들의 연령이 낮아진 것은 외환위기 이후 성과주의 인사가 정착하면서부터다. 우리 경제의 급속한 글로벌화도 한몫을 했다. 경제의 국경이 점점 사라지면서 유학이나 해외 취업으로 외국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인재들이 젊은 임원으로 영입되기 시작했다. 맥킨지를 비롯한 외국계 전략컨설팅 회사 출신이 대기업 임원으로 여럿 스카우트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들어서는 오너 일가 3,4세가 경영 전면에 등장하면서 이들과 비슷한 나이 또래의 젊은 인재들이 중용되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젊은층이 주고객인 전자와 통신·유통 업종에서 임원의 연령 파괴가 더욱 심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요구되는 업종에서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는 젊은 사람들의 생각이 장점으로 발휘된다는 얘기다. 포브스코리아가 30대 그룹의 최연소 임원을 조사한 결과 엔터테인먼트가 주력인 CJ는 39세 최연소 임원이 세 명이었다. 삼성(40세)과 SK(41세), 롯데(41세), 신세계(40세) 역시 최연소 임원이 상대적으로 젊은 편이다.반대로 중공업이나 조선·건설 같은 굴뚝 업종은 세대교체에도 움직임이 더디다. 오랜 시간 숙련된 기술과 네트워크가 필요한 산업의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포브스 조사 결과 포스코·STX·대우조선해양·효성·대우건설 같은 대기업의 최연소 임원은 50대로 나타났다(오너 경영인 제외).그렇다고 연령 하향세가 반드시 업종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외환위기 이후 중공업과 기계·건설 등 중후장대형 기업으로 변신한 두산의 최연소 임원은 38세로 30대 그룹 중 가장 젊었다.다만 이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30대 그룹의 최연소 임원은 대부분 전략과 디자인·혁신·온라인 등과 관련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일선 소장은 “인사나 총무 같은 전통적 지원부서보다 분명한 성과가 나타나는 마케팅과 상품개발 부서에서 젊은 인재를 데려오는 사례가 많다”고 분석했다.이들은 외부에서 영입되거나 내부에서 파격적으로 발탁된 케이스가 많다.주변의 부러움을 사지만 가장 젊다는 그 자체로 최연소 임원들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포브스코리아 조사결과 30대 그룹 가운데 10곳 이상은 최연소 임원의 이름을 밝히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했다. “노출을 원하지 않는다”거나 “본인이 부담스러워 한다”는 게 이유였다. A 대기업의 최연소 임원은 사진 촬영을 끝내 거부해 인터뷰가 무산됐다. 또 다른 임원 B씨는 “업무 외적인 것에 신경 쓸 심적 여유가 없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B씨는 “겉은 화려해 보여도 (업무 스트레스로) 속이 탄다”고 털어놨다.분명한 사실은 앞으로 이들의 연령은 더욱 낮아지고 활동무대도 넓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우리 기업의 무대는 세계 시장이다. 여기서 이기려면 능력과 리더십으로 무장한 인재가 절실하다. 헤드헌팅업체 유니코써어치의 한상신 회장은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성과에 따른 젊은 인재 등용은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시대에 조직을 이끌어 가는 임원의 연령을 낮춤으로써 조직 정체현상을 줄이고 기업에 역동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2.07.2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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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계를 움직이는 최고경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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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한 각오로 대임을 수행하겠다”오너 분쟁 속 선장役 맡은 박찬법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경영환경이 중차대하고 엄혹한 시점에 그룹회장을 맡게 됐다. 비장한 각오로 대임을 수행하겠다.” 박찬법(64)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달 31일 취임사에서 강조한 말이다. 금호아시아나 제5대 회장에 취임한 그는 금호 창립 63년 만에 그룹회장 자리에 오른 최초의 전문경영인이다. ‘영광된 자리지만 험난한 가시밭길’ ‘위기수습 구원투수’. 박 회장 취임을 바라보는 항간의 시각은 대개 이렇다. 박삼구(64)·박찬구(61) 오너 형제들의 경영권 분쟁 틈바구니에서 그룹 수장자리에 올랐다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나온 말들이다. 그는 입사 40년을 맞은 정통 ‘금호맨’으로 CEO 생활만 올해로 9년째다. 검증 받은 전문경영인이란 말이다. 하지만 ‘오너인 박삼구 명예회장 섭정하에 과연 전문경영인 체제를 성공시킬 것인가’라는 일반의 시선과 박찬구 전 회장 측의 따가운 시선을 함께 감당하게 됐다. 비록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주도권을 행사한 오너 박삼구 명예회장의 각별한 신임과 지원 아래 회장을 맡긴 했지만 갈 길은 험난해 보인다. ■ 추진력과 포용력 겸비한 장수(長壽) CEO = 그는 지난달 31일 취임 이래 무척 단호한 행보를 보여 왔다. 난파 위기에 처한 금호아시아나호(號)를 구하는 일이 급선무이기 때문일까? 평소 ‘추진력이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포용력을 지녔다’는 평을 들어온 그가 이번엔 강한 추진력부터 먼저 보여 주었다. 최근 그가 참석한 공식 행사는 취임식과 기자회견(지난달 31일), 인천 송도 국제업무단지 내 ‘쉐라톤 인천 호텔’ 개장식 참여(3일) 등이다. 박 회장은 서울 종로구 신문로 그룹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과 기자회견에서 여러 가지 주목할 만한 발언을 했다. 안정적 경영, 실적과 성과 중시, 소통하는 기업문화, 인간과 환경 중심 경영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룹 외부를 겨냥한 주요 발언들도 했다. ▶신속하고 차질 없는 구조조정 진행 ▶박찬구 전 회장의 법적 대응 가능성과 금호석유화학 계열 분리 가능성은 제로(0) ▶그룹 경영은 회장 책임으로, 재무구조 개선약정 이행은 박삼구 명예회장 주관하에 마무리 ▶박찬구 전 회장의 해임 절차에 흠이 없다 등이다. 이 자리에는 그룹 임직원 400여 명과 20여 계열사 사장 전원이 참석해 그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박철완(31) 아시아나항공 부장과 박세창(34) 그룹전략경영본부 상무 등 오너 3세들도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그룹에선 박 회장 예우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박삼구 명예회장과 같은 서울 신문로 금호아시아나 본관 27층에 집무실을 마련했다. 업무용 승용차도 기존 에쿠스에서 렉서스로 격상했다. 창립 63년 만에 오너 간 분쟁이란 보기 드문 위기를 맞은 금호아시아나호를 그가 어떻게 몰고 갈지 주목된다. 박찬구 전 회장 반격으로 새 국면 맞은 금호아시아나“위법 해임에 법적 조치 vs 이사회 의결 적법”금호아시아나그룹의 오너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형 박삼구 명예회장의 공세에 거의 일방적으로 떠밀렸던 박찬구 전 회장이 지난주 나름대로 반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해임 사태 후 거의 일주일간의 침묵 끝에 나온 반응이라 세간의 주목을 집중시켰다. 박찬구 회장은 지난 3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자신의 해임은 위법인 만큼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형 박삼구 명예회장이 무리한 대우건설 인수 등으로 그룹이 어려워진 만큼 책임을 지고 완전히 퇴진하라며 직격탄을 날렸다.이에 대해 박삼구 회장 측은 “해임 절차에 법적 문제는 없다”며 맞받아쳤다. 현재로선 화해의 여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법정에서 형제가 다툴 것인지 ▶금호석유화학 등을 계열 분리할 것인지 ▶박찬구 전 회장이 금호 주식을 정리해 아예 딴 살림을 차릴 것인지 ▶어떤 형태로든 타협해 새로운 구도로 갈 것인지 ▶박찬구 전 회장 측이 경영권을 포기하고 대주주로만 남을 것인지 등의 관점에서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이런 가운데 최근 금호는 고 박정구 회장의 아들 박철완(31) 아시아나항공 부장을 그룹전략경영본부로 발령해 눈길을 끌었다. 박 부장은 그룹전략경영본부에서 박삼구 명예회장의 아들이자 사촌형인 박세창(34) 상무와 함께 일하게 됐다.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갈등에 2남 고 박정구 회장 가문과 3남 박삼구 회장 가문이 공동 대처키로 뜻을 모은 것”이라고 풀이했다.한편, 박찬구 전 회장 측의 법적 대응으로는 지난달 28일 열린 금호석유화학 이사회 무효소송 및 대표이사 해임 무효 가처분 소송 등이 예상된다. 이것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박찬법 신임 그룹회장의 금호유화 대표직 수행이 힘들어지고 구조조정도 타격을 입게 된다. 또 박찬구 전 회장이 임시 주총을 소집해 박삼구 명예회장의 경영상 책임을 물을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정관상 회의 소집 2일 전에 통지해야 하는 이사회를 갑자기 소집하고 의안을 모호하게 표현했다면, 대표이사 해임은 무효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이런 가운데 박찬구 회장 측의 대응이 성공할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우호세력을 제대로 확보하지도 않은 채 금호유화 지분 확대→전격 해임→침묵 뒤의 소극적인 의사 표시→잠행 등 일련의 대응은 힘과 설득력이 부족해 승산이 적어 보인다는 분석이다.재계의 한 인사는 그동안 동생 박찬구 전 회장은 형의 대우건설·대한통운 M&A를 반대했고, 형 박삼구 명예회장은 동생의 석유화학 사업 확장을 막았다고 전했다. 이미 상당기간 갈등은 계속됐으며 이번에 폭발한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또 금호에서 석유화학이 계열 분리될 가능성은 낮으며, 앞으로 3세인 박세창 상무와 박철완 부장이 그룹을 분할 경영할 것으로 관측했다. 인&아웃 ■ 금호家 3세 박철완 부장 그룹 전략경영본부 전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일자로 박철완(31) 아시아나항공 전략팀 부장을 그룹 전략경영본부 전략기획부문 부장으로 전보 발령했다. 이로써 박 부장은 전략경영본부 경영관리부문 박세창(34) 상무와 한 부서에서 일하게 됐다. 이들은 모두 금호가(家) 3세다. 박 부장은 고 박정구 전 회장의 아들이며, 박 상무는 박삼구 명예회장의 아들이다. 박 부장은 2003년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온 후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이후 2년 가까이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근무하다 2006년 아시아나항공 과장으로 입사, 올해 부장으로 승진했다. ■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 “매각 시기 아니다”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은 5일 2분기 실적 발표를 겸한 기자간담회에서 “외환은행 매각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있지만 아직은 시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1분기 748억원 적자를 냈던 외환은행은 2분기 2382억원의 순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하이닉스반도체와 현대건설 지분 매각 문제에 대해선 “여건이 되면 지분을 신중하게 처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 임종관 모아텍 대표 등 ‘중소기업인 명예의 전당’에 임종관 모아텍 대표(왼쪽)와 문영훈 하이록코리아 대표가 3일 기업은행에 의해 ‘제6회 중소기업인 명예의 전당’에 헌정됐다. 기업은행 서울 본점 기념관에 이들의 동판 부조가 전시된다. 모아텍 임 대표는 지난 24년간 기술 개발에 매진해 전자제품 내장 핵심 부품인 스테핑 모터 분야 세계 1위 점유율을 올린 공로다. 하이록코리아 문 대표는 정밀 배관용 관이음쇠와 산업용 밸브 기술 개발에 큰 실적을 쌓았다. 인&아웃 ■ 이성택 동부생명 사장 이성택(57) 동부화재 부사장이 동부생명 사장에 선임됐다. 신임 이 사장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경북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동부그룹에 입사한 후 건설·화재·증권 등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기획·마케팅 업무를 주로 담당해 왔다. . . ■ 정경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초대 원장 이달 말 발족 예정인 지식경제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초대 원장에 정경원(52) 전 우정사업본부장이 내정됐다. 행시 23회로 공직에 발을 디딘 그는 정보통신부 정보정책과장, 정보기반심의관 등을 거쳐 2007년 4월부터 올 4월까지 우정사업본부장을 지냈다. . . ■ 김재호 하이드릭 앤 스트러글스 한국법인 대표 세계 2대 임원 헤드 헌팅 및 리더십 자문 업체인 ‘하이드릭 앤 스트러글스’(Heidrick & Struggles)는 3일 한국법인 대표이사에 김재호(45) 금융부문 파트너를 승진 임명했다. 신임 김 대표는 조선일보 뉴욕특파원과 정책·금융·증권팀장을 거쳐 대한투자신탁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일했다. ‘한국 화학산업의 대부로 불린 전문경영인’ 성재갑 전 LG석유화학 회장 6일 회사장 국내 화학산업의 대부로 불려온 성재갑 전 LG석유화학 회장이 2일 오후 6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1세.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3년 부산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LG화학 전신인 락희화학공업에 입사했다. 2005년 LG석유화학 회장으로 퇴임하기까지 42년간 화학 분야에만 몸담았던 전문경영인이다.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장과 한국화학산업협회장 등으로도 활동했다. 고인은 한국화학산업연합회(KOCIC)가 2007년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국제화학산업단체협의회(ICCA) 정회원 자격을 얻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989년 LG석유화학 대표이사 재직 시 여수 나프타분해공장 건설을 진두지휘해 당초 예정의 절반인 1년 6개월 만에 완공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또 전문경영인으로서 1970년대 가공산업 위주였던 국내 화학산업을 석유화학 원료산업으로 바꾸는 데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화학산업의 큰 별이 졌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2000년 ‘한국의 경영자상’(능률협회)을 받았고, 2006년엔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서울대·한국공학한림원)에 선정됐다. 장례식은 LG화학 회사장으로 치러졌다. 6일 발인 후 경남 의령군 궁류면 압곡리 선영에 안장됐다.

2009.08.1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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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비타트 - SK 행복마을’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최신원 회장. 이슈메이커자선과 봉사·나눔 경영 돋보이는 최신원 SKC 회장“기부 영웅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요즘 재계 인사나 사회 명사들이 전에 없이 기부나 자원봉사 등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기업 오너 기업인 중에서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의 재계 인사 중 기부 실천이란 면에서 단연 돋보이는 사람은 최신원(57) SKC 회장이다. 그는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기부와 사회봉사, 장학재단 운용 등에 힘써 왔다. 기업에서도 나눔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포브스 3월호 아시아권 ‘기부 영웅’으로 선정 = 최 회장의 기부·나눔 실천은 최근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미국의 유수한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아시아판’ 3월호를 통해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기부 영웅’으로 선정됐다. 포브스는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12개국에서 4명씩, 모두 48명의 기부 영웅을 뽑아 발표했다.포브스가 최 회장을 기부 영웅의 한 사람으로 선정한 배경은 이렇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동안 35만 달러를 기부했다. 약 5억원에 해당하는 기부액이다. 또 군부대를 위문하고, 장학재단을 지원했다.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 때는 생태계 복원 활동에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태안지역 고등학생 50명에게 매년 장학금도 주고 있다. 이런 활동으로 주한 미군사령관의 감사패, 대한민국 녹색경영 대상 등을 받았다. 포브스는 “최 회장이 SK그룹 창업자인 아버지 고(故) 최종건 회장의 기부정신을 물려받았으며 ‘깨끗한 지구를 후세에 물려줘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포브스는 한국에서는 최 회장과 함께 박영주 이건산업 대표, 남한봉 유닉스코리아 대표, 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등을 뽑았다. 또 최 회장은 지난해 말 대기업 회장 가운데선 처음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정식 멤버가 됐다. 이 단체는 지난해 말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개인 기부자 현황을 발표했다. 최 회장이 현직 기업인으로는 최고액인 3억32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2월엔 개인 재산을 출연해 ‘재단법인 선경최종건장학재단’을 설립하고 매년 200명 안팎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왔다.■ ‘나눔 경영’ 실천해 노사화합·위기극복 견인 = 최 회장의 기부 정신은 SKC 경영에서 ‘나눔 경영’이란 모습으로 실천되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임직원에게 e-메일을 보냈다.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회사의 각종 혜택을 나부터 먼저 버리겠다”고 선언했다. 최 회장이 솔선수범하자 SKC 노조는 지난달 16일 올해 임금을 동결하고, 상여금 중 200%를 반납하기로 결의했다. 이와 함께 조합원 해외연수, 하계 휴양소 운영 등 일부 복리후생제도 시행도 잠정 중단키로 했다. 그러자 최 회장은 그 다음날 “경제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올해 급여 전액을 반납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여러분의 결의에 깊이 감사 드린다”며 “다른 회사들에도 귀감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노조 측 결단의 이면에는 최 회장의 나눔 실천 의지가 숨어 있었다. 최 회장은 노조 결정이 있기 2주 전 이필훈 노조위원장으로부터 감사의 e-메일을 받았다. 최 회장이 대학에 입학한 임직원 자녀들에게 축하금과 함께 편지와 선물을 보내주어 감사하다는 내용이었다.이 위원장은 e-메일에서 “회장의 배려에 조합원은 물론 가족과 자녀 모두가 감동을 받았다”며 “조합원 가족들의 SKC에 대한 자부심이 더욱 높아졌다”고 썼다. SKC는 1986년 노조 설립 이후 노사분규를 겪지 않았다. 2007년 6월엔 노사가 ‘항구적 무분규 선언’에 합의했다. 최 회장의 나눔 경영은 늘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최근 SKC 지분을 늘리면서 지분 일부를 나중에 직원 복지에 내놓을 생각이란 뜻도 내비쳤다. 종종 “직원은 모두 제 가족이라 생각한다. 부의 사회 환원에 생각이 많다”고 말해 왔다.■ SK가(家) 맏아들 역할 맡아 책임경영체제 조율 = 최 회장은 SK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차남이다. 10년 전 장남인 형(고 최윤원 회장)의 타계로 사실상 SK가(家)의 맏아들 역할을 하고 있다. SK그룹 최태원(49) 회장과 최재원(46) 부회장은 사촌동생들이다. 친동생 최창원(45) 부회장은 건설과 케미컬 분야를 맡아 사업을 펴고 있다. SK그룹은 SK가(家) 2세인 사촌형제 4명이 각자 사업영역에서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비교적 책임경영체제를 잘 유지해 온 것은 최신원 회장의 기부 정신과 나눔 경영관이 배경에 깔려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인&아웃 ■ 정준양 포스코 회장, 잘 노는 포스코인 주문 정준양(61) 포스코 회장은 “포스코 그룹 차원에서 고쳐야 할 것은 획일적인 문화”라고 강조했다. 6일 경북 포항시 포스텍 국제회의관에서 열린 31명의 신임 임원 대상 특강에서 한 말이다. 그는 “보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특정 사업팀 구성 시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로 획일적인 팀을 만들지 말고 ‘소신 있는 사람’ ‘밑바닥을 잘 보는 사람’ ‘끈기 있는 사람’ 등으로 다양하게 팀을 짜야 시너지 효과를 얻는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임원은 ‘VIP’가 돼야 한다며 “VIP는 ‘매우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 비전(V)·통찰력(I)·철학(P)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창의력 발휘를 위해 잘 노는 포스코인이 돼 달라”며 “창의 놀이방, 창의 놀이센터를 만들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 박용현 연강재단 이사장, 서울대병원에 연구비 1억원 전달 박용현 연강재단 이사장(두산 회장)이 최근 서울대병원에 암 연구비 1억원을 전달했다. 이 연구비는 서울대병원 외과 김선회 교수의 ‘다양한 혈관 결찰 방법의 비교’를 포함해 총 3편의 과제수행에 쓰인다. 박용현 이사장은 “암 환자가 계속 늘어나는 만큼 암 연구 활성화는 시급한 과제”라며 “연강재단은 일시적이 아닌 장기적으로 꾸준하게 암 연구비를 지원해 암 치료 및 예방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 . ■ 허영호 LG이노텍 사장, 한국광(光)산업진흥회 4대 회장 취임 허영호 LG이노텍 사장이 3일 한국광산업진흥회 제4대 회장에 취임했다. 허 회장은 취임식에서 “광산업은 녹색성장산업의 중심축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광(光)산업진흥회는 ‘빛을 내는 반도체’인 발광다이오드(LED)를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신임 허 회장은 2002년부터 LG이노텍 대표를 맡았으며 지난해부터는 LG마이크론 대표도 겸하고 있다. 2004년 이후로는 부품소재특별위원회 운영위원, 한국광기술연구조합 이사장으로도 활동해 왔다. 뉴페이스 ■ 김종호 금호타이어 총괄사장 등 3명 인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5일 금호타이어 총괄사장에 김종호(61·좌) 아시아나IDT 사장을 임명했다. 또 김병추(55·중) 금호타이어 영업담당 사장을 중국담당 사장으로, 김창규(56·우) 금호개발상사 사장을 아시아나IDT 사장으로 각각 발령했다. 이번 인사는 분위기 쇄신과 영업력 강화 차원에서 단행됐다. 신임 김종호 총괄사장은 금호실업에 입사해 금호타이어 뉴욕사무소 상무와 영업총괄 부사장, 한국복합물류 사장 등을 지냈다. 김병추 사장은 중국 본부장과 영업담당 사장을, 김창규 사장은 금호석유화학 관리부문 상무와 금호리조트 대표이사를 거쳤다. ■ 김관수 한화손해보험 사장 한화손해보험은 7일 임시 주총과 이사회를 열고 김관수(58) 전 한화S&C 대표이사를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경기고와 한양대를 졸업하고 1979년 한화건설에 입사해 제일화재, 한화석유화학 이사, 여천NCC 상무, 한화리조트 대표 등 한화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 . ■ 김경록 미래에셋캐피탈 대표 미래에셋캐피탈은 7일 대표이사에 김경록(47)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금융공학 운용부문 대표를 선임했다. 신임 김 대표는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장은경제연구소 경제실장, 한국채권연구원 연구위원 등을 거쳐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금융공학 운용부문 대표를 맡아왔다. . . ■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 키움증권은 새 대표이사 사장에 권용원(48) 키움인베스트먼트 사장을 내정했다. 2001년부터 키움증권을 이끌어왔던 현 김봉수 사장은 5월 정기 주총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해 키움증권 경영을 지도할 예정이다. 권 사장 내정자는 서울대 전자공학과와 미국 MIT 대학원 출신이다. 기술고시(21회)를 거쳐 1987년 지식경제부(옛 상공부)에서 공직에 입문해 정보진흥과, 산업기술정책과장 등을 지냈다. 키움인베스트먼트 사장에는 윤종현(48) 상무가 임명됐다. . . ■ 정재영 대우조선해양건설 대표 대우조선해양은 6일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 대표에 정재영(57) 전 경남기업 대표를 선임했다. 신임 정 대표는 대우건설 건축사업본부 상무와 경영기획실장(전무)을 거쳤다. 2006년 설립된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선박 선실 디자인과 조선소 토목공사, 아파트 분양사업 등을 하고 있다. . . ■ 이주형 수협 신용사업 대표 수협 신용사업 대표이사에 이주형(57) 전 예금보험공사 부사장이 선임됐다. 신임 이 대표는 9일 열린 수협 임시총회에서 조합장들의 과반수 투표에 과반수 찬성을 얻어 새 대표이사가 됐다. 행시 23회인 이 대표는 기획재정부(옛 재정경제부) 복지생활과장과 본부국장, 예금보험공사 이사를 지냈다. . . ■ 박소문 삼양웰푸드 대표12 삼양그룹 계열사인 삼양웰푸드는 6일 대표이사에 박소문(56) 삼양사 SCM(물류구매) 실장을 선임했다. 신임 박 대표는 동국대 행정학과, 서강대 경영대학원, 헬싱키 경제대학원(HSE) 석사과정을 마치고 1979년 삼양사에 입사해 자금팀장, 홍보팀장 등을 지냈다. 성기영 경제산업 전문 저널리스트 “5년 내 해외 매출 비중 60%로 높이겠다” 해외 마케팅에 사운 건 한경희 한경희생활과학 사장 “5년 내 매출 5000억원 달성을 위해 해외 매출 비중을 60%까지 높이겠어요.” 한경희(45) 한경희생활과학 사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스팀진공청소기, 스팀다리미 등으로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유명해진 그의 사업청사진이 무척 야무지다. 작년 매출은 1000억원 상당이었다. 그중 20% 정도가 해외에서 올린 매출이다. 2013년까지 매출을 5배 규모로 늘리기 위해 해외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각오다. 한 사장은 “목표 달성을 위해 해외 매출을 전체의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미국과 중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13년 매출 목표를 5000억원으로 잡은 만큼 같은 해 해외 매출은 3000억원이 되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해외 마케팅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 몇 가지도 소개했다. 우선 ‘한경희전기’와 ‘한경희과기’ 2개로 나뉜 중국 법인을 통합 운영해 경영효율을 높일 생각이다. 또 미국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을 지금보다 더 늘리기로 했다. 스팀다리미, 스팀진공청소기 등 증기를 쓰는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보다 많이 직접 보여주기 위해서다. 금년 안에 10여 종의 신제품도 더 선보일 계획이다. 한편 국내에서는 사업 방향을 가전전문기업으로 잡고 주방용기 살균 제품 등 상품군을 더욱 늘릴 방침이다. 또 건강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2009.04.14 15:08

7분 소요
[인터뷰] ‘4000명 조직관리’ 능력 이미 보유

산업 일반

유진은 빠르게 성장한 기업으로 업계에 알려져 있습니다. 남다른 기업문화라도 있나요. “나도 여기에 와서 어떻게 급성장했는지가 궁금했어요. 그리고 그 이유를 도전정신과 애사심에서 찾았습니다. 알다시피 중소기업이 중견 기업으로 커질 확률은 0.1%밖에 안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런 기업문화가 있었기에 유진이 매출 1조원을 바라보는 중견 그룹으로 올라섰던 것 같습니다.” 유진은 인재를 구하기 위한 열정이 보통이 아니라면서요. “제 얘기를 하자면 무려 4군데 소스를 통해 영입 요청 연락이 왔었습니다. 유진은 인재 영입 후에도 그 사람들이 일을 잘할 수 있게 계속 동기부여를 하고 권한을 준다는 게 중요합니다.” 월급도 많이 주나요. 유진과, 김 부회장의 전 직장인 SK는 덩치가 비교가 안 되지 않습니까. “원칙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옮길 때는 월급은 같거나 그 이상 아니겠습니까. 그 다음에 (월급액수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웃음).”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은데 대우건설 인수 추진은 어떻습니까. “우리의 의지까지 합치면 인수할 확률은 101%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진은 이미 우리 지식이나 역량을 발휘해 계속 성장 할 수 있는 건설 전문 그룹으로 가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점도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유진은 회계 투명성, 윤리성 같은 측면에서 인수에 나선 다른 어느 경쟁사들보다 앞선다는 점도 강점입니다.” 인수에 성공하면 새우가 고래를 삼킨 격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 김종욱 사장은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유진은 총 4000여 명의 직원이 있어 대우건설 직원 수와 엇비슷하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유진이 이미 조직관리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입니다. 또 유진은 2009년 매출 5조원을 향해 뛰는 중견 그룹이란 점도 말씀 드리겠습니다.” 2004년에 와서 안살림을 책임지고, CPC도 신설했지요. “레미콘은 수요보다 공급이 넘치는 사업입니다. 또 범용성 제품을 공급하는 사업으로 원가를 줄이는 활동,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가져다주는 마케팅 활동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전략적 지원을 할 필요가 있어 CPC를 만든 것입니다. 유 회장이 트라이애슬론 전문가이니, 임직원도 운동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제 얘기만 하면 예전부터 산에 다녔고, 20년간 테니스를 즐겼고, 여기 와서는 마라톤을 합니다. 비즈니스를 하려면 체력이 있어야 합니다. 부장이나 차장까지 온 사람들을 보면 실제 실력면에서 큰 차이가 없어요. 그 이후에는 건강과 체력이 경쟁력이 되는 겁니다.” 유 회장의 사업 통찰력과 경영수완이 남다르다고 하던데요. “2003년부터 슬래그시멘트를 만드는 기초소재 때문에 유진이 시멘트회사와 슬래그 분쟁으로 어려움에 처할 때죠. 업계에 압력에 굴하지 않고, 아예 2004년에 고려시멘트를 인수하는 수완을 보였어요. 원재료 공급과 원가절감까지 가져왔지요. 또 IMF 때 레미콘 공장들의 수도권 내 전략적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인수에 나섰습니다. 이때 공장 수가 8개에서 지금은 34개로 늘었습니다.” 유진은 왜 인재 중시 경영을 하는 거죠. “건설회사가 뱅크럽트(파산)되면 사람과 컴퓨터만 남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거꾸로 말하면 건설은, 또 기업은 곧 사람이란 뜻입니다. 대우건설 인수는 곧 대우건설 인재의 인수입니다. 채권단 관리를 받는 대우건설이 99년 매출 1조5000억원을 하다가 2005년 5조원으로 올라선 것은 임직원 자질이 대단히 탁월하다는 걸 말합니다.” 유진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미국 벡텔이나 스웨덴 스칸스카처럼 세계 유수의 건설 전문 그룹이 되는 것입니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대기업의 계열사 소임에 그치고, 그룹 역량을 건설에 집중하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유진의 건설 전문 그룹은 그것과 다릅니다. 건설 자재부터 기획, 설계, 개발, 건설 금융까지 수직 계열화와 전문화를 이루는 것을 말합니다. 세계 30위권에 불과한 국내 건설 수준을 세계 정상으로 만들고, IT산업 같은 대한민국 대표 산업으로 키울 생각입니다.”

2006.04.2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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