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사용기간' 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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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서비스 먹통’ 보상안 지급 정책을 안일하게 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카카오가 모든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 장애’ 보상 지급에 활용할 페이지가 당초 5일 오픈되어야 하는데, 하루 앞서 일부 이용자에게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를 통해 일부 이용자들은 이모티콘·쿠폰 등을 받았다. 특히 선착순 300만명을 대상으로 제공할 유료 구독형 데이터 관리 서비스 ‘톡서랍 플러스’도 일부 이용자가 노출된 페이지를 통해 지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보상 페이지는 4일 오후 4시께 외부로 노출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페이지 주소(URL)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카카오는 해당 페이지 외부 노출을 확인한 뒤 현재는 접근을 차단한 상태다. 현재 보상 지급 페이지에 접속하면 ‘카카오 전국민 마음 패키지는 1월 5일부터 시작됩니다’란 안내 문구가 뜬다.카카오는 지난 2022년 12월 29일 ‘서비스 장애 피해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10월 15일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의 대다수 서비스가 ‘접속 불가’ 등의 장애를 나타난 데 따른 보상이다. 회사는 사고 후 ‘1015 피해지원 협의체(이하 협의체)’ 구성하고 무료 서비스도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이날 노출된 페이지에선 카카오가 무료 서비스 보상 차원에서 모든 이용자에게 지급을 약속한 이모티콘 3종(영구 사용 1종·90일 사용 2종)의 다운로드가 가능했다. 90일간 사용이 가능한 이모티콘을 이날 다운받은 이용자는 사용기간이 4월 4일까지로 명시되기도 했다. 또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2000원·3000원 감사 쿠폰 2종도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선착순 300만명을 대상으로 지급할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 역시 일부 이용자가 당초 고지했던 날짜보다 하루 일찍 쿠폰을 수령했다.카카오 관계자는 “보상 페이지가 하루 먼저 일부 이용자에게 노출된 원인을 분석하는 중”이라며 “선착순으로 제공할 톡서랍 플러스 쿠폰을 미리 받은 이용자에 대한 대안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2023.01.04 18:24
2분 소요
중·고등학교에 이어 전국 초등학교에서도 2학기 등교수업을 시작했다. 4단계 거리두기에도 등교수업을 결정한 것은 커지는 교육격차 때문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20일 “학교 복귀가 늦어질수록 교육 결손을 회복하기 어렵다”며 등교수업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교실에서 바이러스가 퍼지면 수업은 비대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여름방학 직전이었던 지난 7월, 이미 이런 이유로 학기 도중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해야 했다. 그전에도 자치단체장 결정에 따라 원격수업을 했던 학교가 적잖았다. 이렇게 수업이 대면과 비대면을 오가면 교사들의 어려움은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학습 콘텐트부터 온라인에서 쓸 수 있도록 새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학습자료를 학생들과 공유하고, 학생 각각의 이해도를 체크할 방법도 따로 마련해야 한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교사들은 비대면 수업의 어려움으로 ‘학생의 학습동기 부여 및 참여 유도(24.17%)’에 이어 ‘수업자료 제작 등 수업 준비 부담(20.76%)’을 가장 많이 꼽았다. 민간업체도 이런 때만큼은 발 벗고 나섰다. 교육 현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화상회의 서비스인 ‘줌(Zoom)’은 올해 말까지로 무료 사용기간을 연장했다. 만 4~9세를 대상으로 한 교육 솔루션을 내온 ‘에누마’는 장애인이나 다문화가정 등 교육 위기계층을 타깃으로 한 솔루션을 국내 무료 공급해오기도 했다. 교사에게 초점을 맞춘 서비스도 나왔다. 천재교육·천재교과서는 지난 7월 대면·비대면 전환을 용이하게 하는 교수학습 지원 서비스 ‘T셀파’를 새로 내놨다. 필요한 수업자료를 쉽게 설계·편집하는 ‘티칭 보드’ 기능, 문제은행에서 원하는 문제를 골라 학생 수준에 맞는 평가를 하도록 하는 ‘문항 출제 마법사’를 기능으로 넣었다. 또 수업용 파워포인트 자료(PPT)나 5분 게임 등 콘텐트도 제공한다. 사실 T셀파는 이번에 처음 나온 서비스가 아니다. 천재교육·천재교과서가 지난 2011년 무료 서비스로 선보인 뒤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무료 서비스인데도 현직 교사들 의견을 반영해 서비스 질을 꾸준히 높여왔다. 김홍민 천재교육 T셀파 부문장은 “콘텐트 개발과 운영에 매해 30억원을 투자해왔다”고 밝혔다. 반응도 뜨겁다. 김 부문장은 “현재 교사 18만명이 T셀파를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2021.08.24 10:25
2분 소요![[안심 안 되는 ‘안심구매 항공권’] 취소·변경 수수료 없다?, 보호 장치도 없다!](https://image.economist.co.kr/data/ecn/image/2021/02/24/ecn3698936108_mtZsdXIn_1.353x220.0.jpg)
‘현금 벼랑 끝’ 항공사의 고육지책 파산시 소비자는 속수무책 코로나19 확산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항공사의 현금 유입길도 막혔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신용카드 매출 데이터를 바탕으로 5월 21일에 발표한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항공사에 사용된 신용카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했다. 전체 항공사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의 현금자산이 줄어들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 곳간이 전부인 셈이다.항공업계에는 코로나19로 구멍난 ‘현금자산’을 메우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안심구매 캠페인’이다. 미리 비행기 탑승권을 구매한 소비자에 한해, 일정 기간 동안 티켓 사용기간을 변경하고 취소하는 데 있어서 수수료를 물지 않는 마케팅 전략이다. 현재 항공업계가 현금 자산을 끌어올릴 수 있는 유일한 방안으로 평가되지만, 일각에서는 소비자에겐 안심구매가 아닌 ‘도박구매’가 될 수 있음을 우려한다.항공업계는 거대한 현금자산이 필요한 업종이다. 항공서비스를 펼치는데 필요한 인건비와 공황시설 이용료는 기본이고, 비행기 부품을 관리하는 정비 비용도 크다. 한국항공협회 관계자는 “비행기가 아예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인건비 등 운영비용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공항시설 이용비와 정비 비용은 운영 여부와 상관없이 꾸준히 들어가는 돈”이라면서도 “그러나 비행기 부품은 현행법상 항공사들이 여분을 준비해놔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항공사들이 1~2년 전부터 선(先)구매하고, 매달 부품값을 납부라고 있다. 현재 현금자산이 없으니, 부품값도 제대로 못 내고 정비도 못할 실정”이라고 말했다.항공운임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ABS(Asset backed securities, 항공운임채권)도 문제다. 항공사는 ABS를 활용해 미리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노선 운행 이익으로 갚아가는 시스템을 따르는데, 이 채권을 갚을 여력도 점점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향후 비행 일정도 확실치 않아, 추가적인 채권 자금 조달도 어려운 상황이다.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지난 4월 한국신용평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ABS 신용등급을 각각 A와 BBB+에서 A-와 BBB로 강등했다. ━ 기한 내 무료변경 1회, 연장기간도 1년 내 이 때문에 현금자산 벼랑 끝에 서있는 항공계가 내놓은 전략이 ‘안심구매 캠페인’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제주항공, 티웨이 등이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한국을 제외한 해외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항공권을 5월 31일까지 미리 사두면, 항공권 유효기간 안에 출발일자를 수수료 없이 1회 변경해준다. 아시아나항공은 4월 30일까지 발권한 국제선 항공권에 대해 환불 위약금 면제 또는 여정 변경으로 인한 재발행 수수료를 1회 면제해준다. 제주항공과 티웨이도 특정 운행 구간에 대해 1회 항공권 변경과 취소를 가능토록 했다.‘지금 예약하면 취소하거나 환불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소비자의 불안감을 줄인 마케팅 전략이다. 하지만 각 항공사가 내건 이벤트를 자세히 살펴보면 불안요소가 곳곳에 존재한다. 가장 큰 불안요소는 ‘1회’로 제한한다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인들이 항공권을 미리 사두는 것이 이득이냐고 물어오지만 그때마다 웬만하면 사지 말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 사정에 의한 변경과 환불이 수수료 없이 이뤄지는 건 큰 혜택이지만 출발일을 1회 변경하면 그 혜택은 끝난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1회 변경 혜택만 보고 항공권을 구입하기엔 도박과 같다”고 말했다.변경일자도 항공사가 정한 기간 안에서 선택해야한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언제든 자유롭게 출발일정을 한번 바꿀 수 있는 것처럼 소개하고 있지만, 항공사 약관까지 찾아보면 출발 일정을 바꿀 수 있는 기간은 대부분 1년 내로 짧다. 제주항공 항공권을 구매한 소비자는 항공권을 변경하더라도 10월 25일 이내로 출발하는 일정으로 변경해야한다. 연장 기간이 길게 잡아도 8개월에 불과하다. 대한항공 항공권을 구매한 소비자는 구매한 당일으로부터 1년 안에 출발하는 항공권으로 변경해야 한다. 대한항공의 이벤트 홈페이지에는 변경가능 일자와 변경 출발 가능 기간에 단순히 ‘항공권 유효기간 이내’라고 적어뒀다. 그러나 대한항공사 약관을 꼼꼼히 따지면 해당 이벤트 유효기간은 운송개시일로부터 1년임을 확인할 수 있다.이에 비해 외국항공사들의 ‘안심구매 캠페인’은 횟수 제한과 기한 제한을 없앴다. 캐세이퍼시픽은 6월 30일까지 항공권을 예약한 소비자에게 1년 동안 횟수와 상관없이 항공권 변경에 대한 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단, 기간은 1년 내다. 반면 루프트한자그룹은 변경할 항공권에 대해 사용 기간을 정하지 않았다.그렇다고 해서 ‘외항사 항공권은 100% 믿을 수 있다’고도 볼 순 없다. 지난 3월 외항사들이 국내 소비자의 환불접수처리 시스템을 아예 차단하는 문제가 있었다. 베트남항공, 에어 아스타나, 엔 에어프랑스, KLM 네덜란드항공 등이 잇따라 한국 소비자들이 신청하는 환불 시스템 전체를 내렸다. 외항사는 국내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일방적인 조치에도 법적 소송 또는 공정거래위원회 신고가 어렵다. 환불처리 시스템이 열리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속수무책인 상황이다.항공사가 현금자산 확보에 허덕이다 ‘파산’에 이르면 더욱 큰일이다. 항공사 파산은 상상이 아닌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지난 4월 호주의 2위 규모 항공사 버진 오스트레일리아가 자발적 법정관리에 돌입했고, 태국 국영항공사 타이항공은 5월 19일 파산법에 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중남미 최대 항공사인 라탐항공그룹 역시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보름 앞서 2위 항공사 아비앙카 항공도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 항공사 파산시 환불은 사실상 어려워 이처럼 항공사 파업을 신청하면, 미리 항공권을 구입한 소비자는 환불받지 못한다. 보증보험에 가입해 있어 파산하더라도 일부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여행사와는 다르다. 임다훈 변호사 법률사무소 대표는 “항공권 환불에 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이 일정정도 환불기준을 마련하고 있지만, 항공사가 파산하는 경우를 설정하고 있지 않다”며 “또 항공사업법은 항공운송사업자가 항공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고 있지만, 보험한도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환불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항공사 파산절차에서 항공사의 부동산과 비행기 등을 매각해 변제받는 수밖에 없는데, 결국 항공사 파산시 예매한 항공권을 환불받는 것은 쉽지 않은 길”이라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0.05.30 17:57
4분 소요VOD(video-on-demand)를 둘러싼 가입자 유치경쟁에 불이 붙었다. 온라인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업가 패트릭 그로브는 쿠알라룸푸르에 소재한 자신의 스타트업 아이플릭스가 아시아를 포함한 여타 지역에서 그 경쟁의 승자가 될 것이라 말한다.쿠알라룸푸르 미드밸리 쇼핑몰에 자리한 캣차그룹 본사. 패트릭 그로브(Patrick Grove·41)는 당구대에 몸을 기대고 서 있다. 연달아 스타트업을 창업한 인터넷업계의 선구자 패트릭 그로브지만 오늘은 현지의 한 맞춤양복점을 홍보하며 본업과는 다소 동떨어진 업무를 보는 중이다. “지난 5년 동안 양복을 입은 것은 두 번입니다.” 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패트릭 그로브는 특유의 쉰 듯한 목소리로 농담을 던진다. “한 번은 결혼식에서, 그리고 다른 한 번은 이혼하는 자리에서였지요.”그 날 밤 그로브는 공식만찬에서 상을 수상할 예정이었지만, 단벌 양복을 싱가포르에 있는 집에 두고 온 터였다. 맞춤양복점에 전화를 하자, 양복점은 패트릭 그로브가 홍보용 동영상을 찍어주면 대신 맞춤양복을 무료로 제작해주겠노라는 제안을 했다. 이리하여 촬영장에 모습을 드러낸 패트릭 그로브는 카메라맨으로부터 자기 소개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저는 자랑스러운 동남아시아인입니다. 저는 인생을 제가 기업가가 된 시점을 기준으로, 24세 이전 그리고 그 이후의 두 시기로 나눕니다.” 그가 갖고 있는 삶의 목표는 무엇일까? “저는 전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벌이며 산업 전체에 와해적 변화를 불러오는 위대한 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이 위대한 기업이란 사업 2년차에 접어든 월정액 VOD제공업체 아이플릭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패트릭 그로브는 개발도상국을 겨냥하고 있으며, 그가 소유한 캣차그룹 산하의 아이플릭스는 현재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지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아이플릭스에 가입하면 불법복제 DVD 한 개를 구입할 수 있을 정도의 월사용료를 내고 2만 시간 분량의 영화·TV 콘텐트를 언제든지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월사용료는 국가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3달러 내외이다. 디즈니, 파라마운트, 소니, BBC, 미디어프리마 등 100개가 넘는 영화사와 배급업체의 콘텐트가 각국 언어의 자막 또는 더빙으로 제공된다. ━ 개도국 대상 VOD 제공업체 ‘아이플릭스’ 창업 잠재 투자자들에게 아이플릭스를 홍보하기 위한 엘레베이터 피치는 보통 ‘신흥시장을 겨냥한 넷플릭스(the Netflix for emering markets)’라는 말로 시작할 법하다. 그러나 패트릭 그로브와 아이플릭스의 최고경영자 마크 브릿은 왜 아이플릭스가 정말 넷플릭스와 다른지 그리고 왜 미국시장을 염두에 둔 넷플릭스가 자신들의 주요 경쟁상대가 아닌지 그 이유를 먼저 명확히 짚고 넘어간다. 아이플릭스의 경쟁상대는 불법복제 콘텐트다. 이 둘의 추산에 따르면 신흥시장에서 매년 불법복제 DVD 구매에 지출되는 금액은 대략 60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불법 콘텐트를 스트리밍하는 온라인 비디오 채널, 이른바 ‘토렌트(torrent)’ 사이트에서 불법으로 다운로드하는 콘텐트에서 발생하는 손실은 포함하지 않은 금액이다. “우리는 인터넷 TV에 혁명을 불러오고자 합니다.” 패트릭 그로브의 말이다. “불법복제, 유튜브, 공짜 인터넷 TV, 케이블 등의 생태계를 보면, 이는 그야말로 망가진 시스템입니다. 앞으로 20년은 걸리겠지만, 저는 우리가 신흥시장에서 온라인으로 영화와 TV 컨텐츠가 소비되는 방식에 혁명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패트릭 그로브는 이제 41세의 나이지만, 마치 오래전부터 이 업계에 몸담아왔다는 느낌이 든다. 닷컴 열풍이 불던 시기 사업의 첫 걸음을 뗀 패트릭 그로브는 2000년 파산을 경험했고 결국 다시 온라인 업계로 자신의 자리를 찾아 돌아왔다. “매일 기존의 것을 와해하자 (Disrupting Things Daily, 자신의 이메일에 덧붙인 태그라인이기도 하다)”라는 자신의 신념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패트릭 그로브는 호주 주식거래소에 4개, 말레이시아주식거래소에 1개의 말레이시아 기업을 상장시켰다. 2015년 11월 패트릭 그로브와 여타 투자자들은 이 중 한 곳을 5억3400만 달러의 평가액에 뉴스코퍼레이션에 매각했다. 아이플릭스 및 캣차그룹 산하의 온라인 기업 3곳에 보유한 지분 및 다양한 자산매각에서 창출된 현금을 기반으로 패트릭 그로브는 포브스아시아가 발표한 말레이시아 최고부자 순위에서 35위에 이름을 올렸다. 패트릭 그로브의 순자산은 4억 달러로 추산된다.아이플릭스가 외부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한 투자액은 적어도 1억8000만 달러에 이르는데, 이 중 1억 달러는 곧 발표될 예정이다. 쿠웨이트의 자인그룹, 로스앤젤레스에 소재한 에볼루션미디어캐피털 그리고 모기업인 캣차그룹이 이번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으며, 이 밖에 지난 3월 4500만 달러를 투자한 후 투자액을 더욱 늘린 유럽의 스카이TV로 포함된다. 패트릭 그로브의 말에 따르면 아이플릭스의 평가액은 현재 “5억 달러 후반대”에 이른다.그러나 수억 달러가 추가로 수혈되어야 할 것이다. 런던에 소재한 디지털TV리서치사에 따르면, 전세계 월정액비디오콘텐트산업 매출은 2021년경 257억 달러에 이를 것이며,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동아시아지역에서 아이플릭스의 경쟁사는 싱텔-소니의 후크, PCCW의 뷰 및 여타 거대기업들의 지원을 등에 입은 기업들이다. 그러나 이중 아이플릭스처럼 2020년까지 가입자수를 10억 명까지 늘릴 것이라 공언한 기업은 없다. (현재 가입자수는 400만 명에 불과하다.) 수년이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패트릭 그로브와 마크 브릿은 2~3개의 거대기업을 제외할 경우 개도국의 신흥중산층에게 더 저렴한 가격으로 로컬 콘텐트를 제공할 수 있는, 좀 더 작은 몸집의 글로벌 기업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플릭스는 이같은 기업이 되어 전세계 50개 국가 이상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기업들이 자사의 핵심적인 통계자료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국가마다 어떤 업체가 1위를 차지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현재 미국 투자자들은 해외로 사업확장을 꾀하고 있는 넷플릭스가 시장의 선구자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로컬시장에는 경쟁사들이 포진하고 있다. “더 빠르고 더 민첩하게 사업을 실행한다면, 모두들 자기 시장에 들어올 것이라 두려워하는 미국 기업들보다 분명 더 훌륭한 사업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패트릭 그로브의 말이다. “우리는 각각의 시장에 맞춤화되어 있습니다. 모든 인구 계층에 어필하고 있지요. 인도네시아의 경우, 우리가 제공하는 영화 및 TV 프로그램의 50%는 인도네시아의 로컬 콘텐트입니다. 파키스탄과 인도네시아는 이슬람국가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두 국가에서 소비되는 아이플릭스 콘텐트 중 중복되는 것은 20%에 불과합니다.”아시아 몇몇 지역에서는 인터넷 속도가 일정하지 않다는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패트릭 그로브는 2015년 아이플릭스 서비스를 처음으로 출시했을 때부터 스트리밍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즉 동영상을 휴대폰이나 태블릿에 다운로드받아 이를 오프라인으로 휴대폰, 태블릿 혹은 TV에서 시청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이러한 다운로드 기능은 패트릭 그로브 자신의 말에 따르면, “하나의 컨셉이 전세계 어디에서나 통할 것이라고 믿는 서구권의 기업들은 생각해내지 못할 아이디어”였다. “저희는 세계 최초로 다운로드 기능을 제공한 기업 중 하나입니다.” 작년 초 기준으로 전세계 대부분의 시장에 진출한 넷플릭스는 지난 11월에서야 다운로드 기능을 선보였다. ━ 콘텐트에 뮤지션과 연예인들의 파워를 적극 이용 동시에 넷플릭스는 아직 진출하지 않았던 거의 모든 국가에서 정부승인을 받지 않은 채 검열위원회의 절차를 밟거나 지불 및 스트리밍과 관련된 기술적 난관을 다루며 1개월 무료사용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나, 여기서 반발에 부딪혔다. 넷플릭스는 코멘트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반대로 아이플릭스는 진출하기 이전 해당 국가의 규제 및 검열당국과 협력한다. 향후 몇 개월 안에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는 베트남의 경우, 아이플릭스는 모든 TV 시리즈물의 모든 에피소드마다 일일이 검열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한편 독자적인 로컬 TV 시리즈와 영화를 제작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아이플릭스는 넷플릭스의 모델을 따르고 있다. 아이플릭스 아라비아는 몇 달 후 아이플릭스 최초의 자체 제작물 두 편을 상영할 계획이며, 여기에는 중동의 톱스타가 출연한다. 소비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콘텐트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아이플릭스는 필리핀 가수 케이릴 타트롱하리, 인도네시아 여배우 미쉘 지우딧(Michelle Ziudith), 태국의 코디미언 노트 태파니치(Note Taepanich), 그리고 말레이시아의 뮤지션 아프드린 샤우키(Afdlin Shauki) 등 연예인들의 파워를 이용하고 있다. 이들 연예인은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트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팬들에게 지속적으로 최신정보를 제공하며, 그 대가로 소정의 아이플릭스 지분을 취득한다.그러나 패트릭 그로브와 마크 브릿은 콘텐트, 가격 및 기술과 같은 자세한 사항에 대해 논의하기 이전, 우선 투자자들에게 자신들의 사업 아이디어가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설득시켜야 했다. 이 사업의 기회는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시청하기보다 자신이 원할 때 콘텐트를 시청하고 싶어하는, 그리고 최초이자 가장 기본적인 인터넷 연결의 매개체로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 개도국의 젊은이들에게 있었다. 마크 브릿의 말에 따르면 모로코, 미얀마, 파키스탄 및 나이지리아와 같은 시장은 서로 매우 다른 특성을 보이지만, “유료 TV의 보급률이 낮으며 인터넷 연결이 한 번에 더 높은 단계로 도약(어떤 경우는 연결이 전무한 상태에서 바로 4G로 직행한다)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호주 TV 방송국 및 온라인콘텐트업체에서 일하다 아이플릭스에 합류한 마크 브릿은 불법복제품이 판치는 국가의 소비자들이 정품을 구매하는 데 돈을 지불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코웃음을 친다. “그야말로 지나친 단순화의 오류입니다.” 아이튠스와 스포티파이의 성공은 가격만 합리적이라면 고품질의 콘텐트를 소비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작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및 베트남에서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애널리시스메이슨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무려 1970명이 이미 온라인으로 동영상 콘텐트를 구매한 경험이 있었다. 애널리스트 하쉬 우파드예(Harsh Upadhyay)에 따르면 응답자들이 가장 애용하는 벤더는 구글플레이와 아이튠스였으며 그 다음으로 넷플릭스와 아이플릭스가 인기순위에 올랐다.그러나 캣차그룹이 운영하는 성공적인 온라인 안내광고기업 아이프로퍼티와 아이카아시아 그리고 실패로 끝난 전자상거래기업 엔소고 등을 지원한 호주와 싱가포르의 투자운용사들은 이같은 사업모델을 이해하지 못했고 혹은 로컬업체가 글로벌한 사업을 구축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도 않았다. 150차례 전화를 돌린 끝에야 그로브는 “산업 참여자”들 가운데서 호응해주는 투자자들을 만날 수 있었으며, 여기에는 EMC, 스카이TV, MGM, 인도네시아의 TV업체 엠텍 그리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던 이동통신사들이 포함되었다. 사실 최초의 투자라운드에서 유치한 1500만 달러는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와 전화사업부를 모두 거느린 필리핀의 PLDT가 투자한 것이었다.싱가포르 정글벤처스의 매니징파트너인 데이비드 가우디는 3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라운드에 투자했다. 가우디는 NBC유니버설 및 폭스네트웍스의 전 회장을 포함해 이후 아이플릭스에 합류한 임원, 디렉터 및 고문들의 숫자를 보며 안심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아이플릭스는 낮은 대역폭과 낮은 신용카드 보급률 등 사용자들이 너무나 자주 직면하는 제한요소에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화되었습니다. 그 어떠한 업체도 아이플릭스만큼 경쟁에 최적화된 입지를 구축하지는 못했습니다” 가우디의 말이다. ━ 휴대전화료에 서비스요금을 함께 청구하는 시스템 경쟁 기술은 어떠한가? 케이블과 위성TV는 현재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 지역에서조차도 아이플릭스가 겨냥하고 있는 국가들에서 그다지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 못하다. 한편 패트릭 그로브는 이제까지 항상 인프라기업으로 기능해왔던 이동통신사들이 아마 일부는 시도할지 모르나 자체적으로 최상급의 콘텐트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기존의 무료 공중파 TV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의 미디어제국 아스트라TV는 스포츠 라이브 방송 및 높은 인기를 누리는 한국의 새로운 TV 프로그램과 같은 온디맨드 콘텐트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트라이브를 운영하고 있는데, 트라이브는 작년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이동통신사들과 연합해 이들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에 브릿은 아이플릭스가 이미 필리핀의 ABS-CBN 및 GMA TV 네트워크와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유익한 파트너십’이라면 무엇이든지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대답한다.현재 아이플릭스는 이동통신사 아홉 곳과 계약을 맺고 있는데, 이들 이통사는 보통 고객들에게 몇 달 혹은 일년에 걸친 시험사용기간을 제공한 후 이들을 유료사용자로 전환시켜 휴대전화요금에 서비스요금을 함께 청구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이같은 방식으로 사용료를 청구한다는 면에서 아이플릭스는 스마트한 기업입니다.” 파크스어소시에이츠의 리서치담당 시니어디렉터인 브렛 새핑턴의 말이다. 패트릭 그로브의 말에 따르면 신용카드나 은행계좌가 없다하더라도, 누구나 전화요금은 낸다는 이야기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아이플릭스 사업에 전념하고 있는 그로브는 이 사업을 키워 예를 들어 또 다른 루퍼트 머독의 사업체에 매각할 생각은 없노라고 이야기한다. “저는 아시아에서도 위대한 글로벌 인터넷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패트릭 그로브의 말이다. “저희는 그 무엇이 되었던 매각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이는 마치 (은퇴한 미국 농구스타) 마이클 조던에게 ‘5000만 달러를 줄테니 결승전에서 뛰지 말아라.’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것이죠.”패트릭 그로브의 꿈은 언제나 기업가가 되는 것이었다. 자부심이 강하며 쾌활한 중국계 싱가포르인인 그로브의 어머니 다이애나는 “컴퓨터 같은 것”에 대해서 잘 모르며 아들이 이같은 신념을 갖게 되기까지 전적으로 찬성한 것도 아니었다. 다이애나는 어린 아들을 장난감 가게인 토이자러스에 데리고 갔던 때를 회상한다. “아들은 장난감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주식을 살 수 있는지 알고 싶어하더군요.” 패트릭 그로브의 주장에 따르면 캣차그룹을 시작한 지 처음 10년 동안 어머니 다이애나는 아들이 사업을 접고 대신 싱가포르 대기업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기를 바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오늘날 다이애나의 생각은 180도 바뀌었다. 지난 6월 쿠알라룸푸르에서 패트릭 그로브가 개최하는 연례행사인 와일드디지털 컨퍼런스에서, 그는 어머니를 무대에서 소개하고 아들이 여는 행사에 어머니가 참석하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 캣차그룹 창업 후 실패 딛고 채권자 설득해 재기 패트릭 그로브의 아버지 필립은 호주 출신으로 미국 석유기업 유노컬의 변호사로 일했으며 이에 그는 자주 이사다녀야 했다. 패트릭 그로브와 두 명의 남자형제들은 싱가포르, 로스앤젤레스(이곳에서 거주하는 동안 강한 북미식 영어 악센트가 몸에 배었다), 그리고 자카르타에서 자랐다. 패트릭 그로브는 호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시드니 대학에서 무역을 전공했으며 부업으로 친구들과 함께 휴대폰 가게를 두 곳 운영했다. 졸업 후 그는 부모님에게 2년 동안 기업에서 일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부모님은 현재 이혼한 상태로 아버지 필립은 시드니에 거주중이다) 아서앤더슨 시드니 지부에서 일했다. 하지만 더 오래 머무는 것은 고려하지 않았다. 그 때는 1999년으로 닷컴거품이 한창 부풀어오르고 있었다. 패트릭 그로브는 디지털 골드러시에 뛰어들기 위해 싱가포르의 집으로 향했다.패트릭 그로브는 오랜 친구인 루크 엘리엇과 함께 1999년 6월 캣차그룹을 창업했다. 캣차그룹은 야후 포털과 같은 방식으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그리고 호주에서 현지어로 6개의 검색엔진 웹사이트를 운영했다. 그 다음해 4월, 캣차그룹은 3200만 달러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5일 예정의 로드쇼의 일환으로 홍콩에서 두 번째 날 행사를 개최하고 있었고 이미 2000만 달러를 모은 상태였다. 주식공개이전 거물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판매하는 중이었고, 5일 후면 싱가포르주식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나스닥이 급속도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로드쇼는 중단되었고 아시아의 기술주는 급락했으며 캣차그룹의 주식공개는 보류되었다. 캣차그룹은 이미 2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상태였고, 부채의 상당부분은 대대적으로 광고캠페인을 펼치느라 광고대행사 및 ‘동남아시아의 모든 TV방송국’에 빚진 것이었다.이사들과 여타 직원들은 파산선고를 할 것을 조언했지만, 패트릭 그로브는 채권자들이 현재 달러당 5센트의 비율로 채권을 회수하기보다는 3년 이후 완전히 빚을 청산하는 것을 선호하리라 생각했다. 이에 자신의 주장을 납득시키기 위한 개인적인 로드쇼에 나섰다. 그 당시 자신이 보여주었던 대범함에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패트릭 그로브는 여전히 “사업계획보다 열정이 우선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캣차그룹이 당면한 불운에 대해 연일 부정적인 뉴스기사가 쏟아져나왔지만, 채권자들은 그의 주장에 동의했다. 6개국에 300명 직원을 거느렸던 조직은 곧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두 국가의 25명 직원으로 축소되었으며, 2001년 본사를 쿠알라룸푸르로 이전했다.패트릭 그로브와 루크 엘리엇은 얼마 남지 않은 자금을 탈탈 틀어 캣차그룹의 온라인 콘텐트 일부를 담당했으며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던 싱가포르의 라이프스타일 잡지 를 사들였다. 그 후 몇 년 동안 이 둘은 와 같은 잡지의 현지판을 운영했고 아시아 지역에서 독자적인 잡지를 창간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잡지의 광고수입으로 닷컴시절 진 채무를 상환했을 뿐만 아니라 온라인 사업이 실패를 거듭한 7년의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 둘의 인터넷 사업에 행운은 쉽사리 찾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드디어 2007년 말레이시아 부동산 포털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반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캣차그룹의 미디어사업부는 현재도 운영되고 있다. 레브아시아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며 2011년 말레이시아 주식거래소에 상장되었다. 레브아시아는 현재 5개의 온라인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 말레이시아의 ‘볼레(할 수 있다) 정신’으로 성공 쿠알라룸푸르로 본사를 이전한 것은 비용문제 때문이었다. 지금까지도 말레이시아의 임금과 렌트비용은 싱가포르의 3분의 1 수준이다. 캣차그룹의 직원 수는 창업 이후 최고치인 2000명으로 이들은 35개국에 분포되어 있지만, 본사를 다시 이전할 계획은 없다. 사실 패트릭 그로브는 첨단기술 스타트업들이 둥지를 틀 수 있는 곳으로 말레이시아를 강력히 지지하게 되었다. 그는 정부지원, 훌륭한 인프라, 그리고 다개국어에 능통한 해외유학생들에게 어필하는, 영어를 사용하는 대학 등을 이유로 꼽는다. 그리고 패트릭 그로브의 말에 따르면 싱가포르와 대조적으로 가장 똑똑한 말레이시아 대학졸업생들이 갈 수 있는 다국적 기업 혹은 대규모 국영기업의 일자리가 많지 않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은 볼레(boleh, 말레이시아어로 “할 수 있다”라는 뜻) 정신일 것이라 그는 덧붙인다. “말레이시아 사람들, 특히 중국계와 인도계 말레이시아인들은 어릴 적부터 정부에 의존할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지요. ‘어쩌면 나도 나만의 기업을 창업할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이같은 볼레 정신은 응석받이로 크는 것과는 정반대이지요.” 말레이시아 부자 순위에 데뷔했다고 해서 패트릭 그로브의 추진력에 힘이 빠진 것은 아니다. 많은 기업가와 마찬가지로 그는 일주일 7일 내내 일하며, 이는 맞춤양복점에서 촬영기사에게 이야기했듯이 자신의 일을 즐기기 때문이다. 패트릭 그로브는 캣차그룹에 8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외 발리 해변가에 외딴 주택을 한 채 소유하고 있다. 이 밖에는 그 어떤 호화로운 장난감, 예술품 혹은 독특한 패션스타일도 찾아볼 수 없다. 2013년 그는 필리핀계 미국 가수 크리스타 클라이너와 결혼했으나 1년도 채 가지 못했다(그 자신은 “너무 오래” 유지했다라고 말한다). 어머니의 바람과는 달리, 현재 재혼할 계획은 없다. 패트릭 그로브의 계획에 항상 존재하는 것은 비행기 여행이다. “저는 비행기 타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하루 반마다 한 번 꼴로 패트릭 그로브는 동남아시아 어디론가를 향하는 비행기를 탄다. 2~3주마다 장거리 여행에 나서는데, 요새는 종종 투자자금 유치를 위한 여행이 주를 이룬다. 비행기 여행이 커다란 즐거움을 주는 이유는 사무실 생활의 온갖 훼방거리와 회의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패트릭 그로브는 비행기 안에서 영화를 보는 법이 없다. 대신 전자책으로 항상 들고 다니는 사업가들의 전기를 읽는다. 최근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자서전은 소프트뱅크의 손 마사요시를 주제로 한 『에이밍 하이』이다. 또한 비행기 여행은 패트릭 그로브가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 주며, 이는 그 자신이 생각하기에 스스로가 아이플릭스와 캣차에서 맡은 주요 역할이기도 하다. 패트릭 그로브는 스스로를 형편없는 CEO라 부른다. 그의 경영철학은 CEO로서의 적임자를 고용해 이들을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다. 현재 패트릭 그로브는 아이플릭스가 스포츠 콘텐트도 제공해야 할지 숙고하는 중이다. 그는 축구를 직접 하고 경기를 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정작 자신이 스포츠로서 주로 즐기는 것은 축구가 아니라고 말한다. “저는 기업가정신이 제가 즐기는 스포츠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사업을 하는 이유는 훌륭하고 스마트하며 재능있는 사람들과 함께 와해적 변화를 불러오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좋기 때문입니다. 저는 경쟁심이 강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 일을 정말 잘 하고 싶습니다. 이것이 제가 즐기는 스포츠입니다.” - SUSAN CUNNINHAM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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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4 17:53
13분 소요![[국내 공유경제 사업은 지금?] 카셰어링부터 소모임까지 실생활에서 꿈틀](https://image.economist.co.kr/data/ecn/image/2021/02/24/ecn3696639864_IGUF5o4v_1.353x220.0.jpg)
세계 공유경제 규모가 지난해 기준 100억 달러에 달한 반면 국내에선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해외 공유경제의 대표 모델인 에어비앤비와 우버가 집·차량 등 의식주를 공유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했듯 국내 시장도 실생활에 가장 밀접한 분야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현재까지 가장 성공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분야는 카셰어링이다. 국내에선 쏘카·그린카·씨티카 등이 차량 공유 서비스를 내세워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쏘카’는 지난 2011년 제주도에서 차량 100대로 출발했다. 설립 5년 만에 전국 1600곳의 쏘카존과 100만명의 회원, 차량 3100여대를 보유한 국내 대표 공유경제 업체로 성장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47억원으로 직전해(25억원) 대비 6배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 예상 매출은 500억원이다. 쏘카가 단시간 내 급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사용자의 편리성을 강조한 서비스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차를 빌릴 수 있어 기존 렌터카보다 절차가 간단하다. km당 과금하는 합리적인 유류비 체계도 한몫을 했다. 특히 지난해 선보인 편도 서비스는 폭발적인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시행 1년 만에 누적 이용자 3만명을 기록한 편도 서비스는 차량 사용 후 대여한 곳으로 다시 되돌아올 필요가 없다. 렌터카를 돌려줄 때 정해진 반납장소로 돌아와야 하는 불편함을 개선한 것이다.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실시간으로 현재 이용 가능한 ‘무료 노선’을 볼 수 있게 해 이동경로가 맞는 회원은 일부 주행요금이나 주차비만 부담하면 별도 대여료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쏘카는 이동이 필요한 차량의 약 65%를 자발적인 회원 참여를 통해 옮기고, 노선이 맞지 않은 경우에만 탁송업체를 이용한다. 이렇게 무료로 제공된 노선이 약 5억원에 달하지만 회사 측은 합리적인 방식이라는 입장이다. 쏘카 신승호 마케팅 본부장은 “회사 입장에선 차를 옮기는 데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좋고, 회원들은 무료로 차를 이용할 수 있으니 양쪽이 이득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 구글 회장에게 한옥 체험 주선 글로벌 공유기업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국내 특성을 살린 한국형 공유서비스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업체가 한옥 숙박공유 기업 ‘코자자’다. 2012년 설립된 이 회사의 기본적인 사업모델은 집주인이 남는 방을 여행객에게 공유하는 에어비앤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한옥에 초점을 맞춰 해외 관광객은 물론 국내 여행객에게도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차별화 전략을 쓴다. 이 업체는 지난해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방한 당시 한옥 체험을 주선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조산구 코자자 대표는 “빈방을 가진 사람들은 특별한 투자 없이 돈을 벌 수 있고, 손님은 합리적인 가격대에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립 초기 코자자는 공유대상을 한옥 숙박으로 한정했지만 최근에는 아파트, 일반 주택, 템플스테이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조 대표는 “모든 거래가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공유사업은 사람과 사람이 오가는 실물경제”라며 “공유경제의 핵심이 자본이 아닌 사람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분명 대규모 글로벌 기업에 비해 국내 업체만이 갖는 강점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둔 공유서비스 중엔 화장실 공유사업도 있다. 비어 있는 화장실을 공유하는 ‘에어피앤피(airpnp)’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주위의 깨끗한 화장실을 찾아 이용할 수 있다. 주로 톱스타가 이용한다는 뉴욕의 한 고급 호텔 화장실은 1회 이용료에 10달러를 받기도 한다. 한국과 달리 공중화장실이 적고, 휴게소나 건물 화장실을 이용해도 돈을 내는 것이 일반적인 북미·유럽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뉴욕 시민에게 화장실 공유가 유용한 서비스라면 복잡한 거리를 운전하는 서울 시민에게는 주차장 공유가 절실하다. 2013년 서울 송파구 지역의 주차장을 알려주는 것에서 시작한 ‘모두의주차장’ 앱은 이제 전국 약 4만2000여개 주차장의 정보를 제공한다. 운영시간, 요금, 카드결제 가능 여부 등 주차장 이용에 필요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이 업체는 공공 데이터를 사업화해 공유경제를 펼치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관할 지자체에 신청한 후 일정 비용을 내고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을 거주자가 이용하지 않는 시간대에 잠시 공유하는 것이다. 이 회사가 시범 지역으로 삼은 송파구 역시 주민이 출근한 뒤 비어있는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을 쓰는 것에서 출발했다. 미국·유럽 등에선 공공 데이터를 이용해 민간에서 사업화하는 사례가 일반적인 반면 국내에선 아직 이를 활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김동현 공동대표는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이야말로 원래 사용자에게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주차장이 필요한 사람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유 모델”이라며 “주차장 관리권한이 있는 지자체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서비스 제공 지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전국 4만2000개 주차장 공유로 주차난 해결 공유경제가 아직 시작에 불과한 국내에선 지자체 중심으로 공유경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는 2012년 ‘공유서울’을 선언하고, 공유단체·기업을 선정해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부산시도 ‘공유경제 생활화’를 기조로 내세우고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다. 서울시가 선정한 공유기업 중 한곳인 ‘열린옷장’은 기증받은 정장을 필요한 사람에게 대여하는 업체다. 비싸지만 자주 입지 않는 정장을 공유해 새 옷 구입에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구직자에게 각광받는 서비스다. 공유의 가치는 한정된 재화를 나누면서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데 있다. 반드시 필요하지만 사용기간이 짧은 제품은 공유할수록 경제적이다. 성장 속도가 빠른 아이 옷이나 면접이나 경조사 등 특별한 날에만 입는 정장이 대표적이다. 약 1000여벌의 정장을 보유한 열린옷장의 이용자 수는 월 평균 2000명에 달한다. 이 업체 관계자는 “단순히 옷을 빌려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미 취업한 선배가 청년 구직자의 조력자가 돼준다는 사회적 가치를 담고 있어 더욱 의미 있다”고 설명했다.- 허정연 기자 hur.jungyeon@joins.com
2015.11.21 18:03
4분 소요![[가전·생활용품 살까 빌릴까] 꾸준한 사후관리 중요하면 렌털이 유리](https://image.economist.co.kr/data/ecn/image/2021/02/24/ecn3696639864_Y1WGqXbr_1.353x220.0.jpg)
가전제품에도 유행이 있다. 1990년대 주부들 사이에서는 과일이나 채소를 갈아 주스를 만드는 녹즙기가 유행이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공기청정기나 제습기, 탄산수 제조기 등 다양한 ‘신상 가전’이 등장했다. 이 가운데는 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것도 있지만 ‘반짝 인기’에 그친 제품도 적지 않다. 해를 거듭할수록 가전의 성능과 디자인이 진화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옷처럼 유행에 맞춰 그때그때 사고 버릴 수 있으면 좋으련만 적게는 수십 만원부터 많게는 수백 만원에 이르는 제품을 신상품이 나올 때마다 구입하기란 쉽지 않다. 고장이라도 나면 사후서비스(A/S)를 신청해 고치고 고쳐 대개 한번 장만한 가전은 10년 가까이 쓰는 게 일반적이다. 큰 마음 먹고 신상품으로 바꾼다 해도 쓰던 가전을 버리는 일조차 쉽지 않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가전을 검색하면 상위 연관검색어에 오르는 단어가 바로 ‘무료수거’다. 가전 유행의 주기가 더욱 짧아지면서 5000~1만2000원에 이르는 폐가전제품 수수료를 낼 일도 늘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한해 버려지는 가전제품은 약 58만대, 수거 수수료는 46억원에 이른다.또 다른 선택은 있다. 구매하는 대신 대여하는 것이다. 아직도 빌릴 수 있는 가전이 정수기뿐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제는 공기청정기나 음식물처리기는 물론 매트리스와 안마의자까지 빌릴 수 있는 세상이다. 이런 생활가전 렌털 시장 규모만 따져도 4조원이 넘는다. 최근 대형 유통 업체가 앞다퉈 렌털사업에 뛰어들면서 소비자가 제품과 업체를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어졌다. 그렇다면 소비자 입장에선 가전렌털을 이용하는 것이 이익일까. 우선 가전렌털의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정수기를 살펴보자. 청호나이스의 이과수 얼음정수기의 경우 판매가가 213만4000원이다. 렌털가는 월 4만900~4만4900원이다. 월 임대료는 초기에 렌털등록비를 얼마나 더 부담하느냐와 사용기간에 따라 달라진다. 정수기를 렌털하는 주된 이유는 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내부 저장탱크나 취수구 등은 일반 가정에서 청결하게 관리하기 까다롭다. 이 회사는 특정 제품을 렌털할 경우 2개월에 한번 필터 교체와 점검 등을 실시한다. 그러나 의무사용기간 36개월 전에 해약하면 위약수수료가 붙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 고가 제품일수록 위약금도 많아 고가 제품일수록 렌털 계약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중간에 해지하거나 사용자의 부주의로 고장이 날 경우 물어내야 할 금액이 만만치 않다. 최근 인기를 끄는 안마의자 업체 바디프랜드의 경우 올 들어 3분기 만에 매출 2000억원을 달성했다. 생활가전 렌털 업계에서 정수기 이외 품목으로 연 2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거둔 기업은 이 회사가 유일하다.판매 방식을 기존 일시불 위주에서 렌털로 바꿔 가격저항을 낮춘 점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이 회사 대표 제품의 가격은 430만원이다. 대여 방식으로 구매할 경우 월 11만9500원을 부담하면 된다. 의무사용기간은 39개월로 다소 긴 편이다. 약정기간 중에는 무상으로 A/S를 받을 수 있고, 39개월 후에는 소유권이 구매자로 완전히 이전된다.고가 제품인 만큼 중간에 해지할 경우 적지 않은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설치일로부터 18개월 미만일 때와 18개월 이후로 나눠 남은 사용일수만큼 계산한다. 약정서에 따르면 39개월 약정인 제품을 1년만 대여한 후 반납하려면 약 96만원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2년 후 기기를 반납한다면 약 18만원을 내고 해지가 가능하다. 그러나 약정기간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남은 기간이 얼마든 제품을 다시 업체 측에 돌려줘야 하는 단점이 있다. 안마의자의 경우 유행을 타지 않고, 고장이 나지 않는 한 관리가 어렵지 않아 렌털보다는 구매를 하는 것이 경제적일 수 있다. 초기 비용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매달 내는 대여료가 밀리면 연체료를 내야 하고, 약정기간이 길어 위험부담이 크다.침대 매트리스는 정수기와 마찬가지로 사후관리가 중요한 제품이다. 이 때문에 매트리스 청소와 교체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내세워 렌털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코웨이에서 파는 퀸 사이즈 매트리스의 판매가는 165만원이다. 일시불로 구입할 경우 1년간 무상 케어서비스가 가능하다. 이 제품을 렌털하면 매달 3만2900원(6년 약정)의 대여료를 내야 한다. 의무 사용기간은 없지만 소비자가 선택하는 약정기간은 존재한다. 다른 렌털 제품과 마찬가지로 약정기간 내 해약 때 위약금이 발생한다. 6년으로 약정할 경우 매트리스 가격은 약 236만원으로, 일시불보다 약 70만원을 더 내야 한다. 그러나 이 가격에는 4개월에 한번씩 받을 수 있는 케어서비스가 포함돼 있다.매트리스는 일반 가정에선 세탁이 어렵고, 스프링 등이 마모되는 소모품이다. 침대는 한번 사면 일반적으로 부서지지 않는 한 사용하지만 매트리스의 기능은 점차 떨어질 수밖에 없다. 1년째 매트리스를 렌털하는 정혜경(33)씨는 “지난해 결혼 당시 한꺼번에 혼수품을 장만하느라 여유가 없어 매트리스는 렌털을 선택했다”며 “초기 비용이 부담스러워 빌려쓰기로 했지만 케어서비스를 받을 때마다 새 제품처럼 쓸 수 있어 애초에 대여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웰빙가전 늘면서 가전렌털 시장 커져 가전렌털 시장이 커진 것은 생활 수준이 높아지며 과거보다 갖춰야 할 ‘웰빙가전’이 늘어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공기청정기·음식물처리기·비데·안마의자·매트리스 등 예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혹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던 제품이 이제 일상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단순히 초기 비용이 부담스러워 가전렌털을 택한다면 말리고 싶다.핸드폰 2년 약정기간도 답답한 소비자에게 3년이 훌쩍 넘는 의무사용기간이 족쇄가 될 수 있다. 매달 나가는 몇 만원은 푼돈이지만 여러 제품을 대여하면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매일 사용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제품의 수명과 직결되는 제품이라면 렌털을, 유행에 무관하고 가끔 사용하는 제품이면 구매를 권한다.- 허정연 기자 hur.jungyeon@joins.net
2015.10.1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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