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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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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건한 변화’ 택한 한남3구역, 170표차에 갈등 불씨 남아

건설

총 사업비 8조원, 조합원 수 3880명(11월 30일 ‘정비사업 정보몽땅’ 기준)에 달하는 서울 재개발 대어 한남뉴타운 3구역이 조합장을 교체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그러나 이번에 적은 표차로 낙선한 이수우 조합장과 새 조합장 사이에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어 조합이 내홍에 빠질 수 있다 우려도 나온다.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서초구 반포 소재 엘루채컨벤션에서 진행된 한남3구역 조합 임시총회에서 조창원 후보가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조 후보는 8년간 기존 조합에서 상근이사로 일했으며 4번째 연임에 도전한 이수우 조합장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격인 강지훈 후보를 재치고 새 조합장으로 뽑혔다. 이에 조합원들이 재개발 사업의 빠른 추진을 이어가면서도 설계변경 등에 있어 ‘현실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방향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후보가 ‘혁신’과 함께 ‘준비된 집행부’를 내세우며 투표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현재 한남3구역은 조합원 분양신청까지 마친 상태로 이르면 내년 상반기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도록 준비하고 있다. 조 후보는 이번 총회에 앞서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 이주와 철거를 진행하는 시기에 맞춰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 변경 등을 거쳐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비전과 설계에 대한 중대변경을 진행 할 것”이라는 공약을 냈다. 이를 통해 용도지역에 따른 규제 한도 내에서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층수 상향(최고 34층) 및 동간격 확장(15m)을 가능케 할 계획이다. 관련 업계에선 최근 서울 내 정비사업조합에서 집행부 교체 이후 벌어지고 있는 시공사 계약해제 문제가 한남3구역에서 벌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현재 흑석9구역과 신반포15구역이 시공사 교체 문제로 인해 기존 시공사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으며 이중 흑석9구역은 사업이 2년 째 지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남3구역 조합은 2019년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그러나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한남3구역에서 시공사가 교체되지 않더라도 여전히 분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새 집행부가 시공사에 일부 시공 계약조항 변경 등 재협상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수우 전 조합장과 조창원 신임 조합장과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 또한 크다. 이 전 조합장이 1000여 표를 받아 불과 170표 차이로 석패한 만큼 여전히 조합원 사이에서 지지세가 강한 데다 신임 조합장과 감정의 골 또한 깊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이 전 조합장 측이 향후 총회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 소송 등을 통해 재검표를 요구하는 등 법적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지난 10월 조합 대의원회가 선거 중립을 문제 삼아 선거관리위원회를 해촉하면서 10월 15일로 계획됐던 임원선거 총회가 한 번 연기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기존 조합장에게 불만이 있는 세력들이 임원 선거에 출마한 것이기 때문에 집행부가 바뀌면 물딱지(조합원 분양 자격이 없는 부동산 소유권)에 조합원 자격을 부여한 문제 등 이전 집행부 하에서 제기됐던 문제들이 다시 불거지면서 대립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면서 “이 전 조합장과 이번에 선출된 조합장은 그동안 같이 일하며 서로에 대해 잘 아는 사이로 대립구도가 폭로전으로 비화해 사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기존 조합 관계자는 “관련 대응에 대해 할 말이 없으며 현재는 아무 계획도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

2021.11.30 15:38

3분 소요
4억원으로 서울 신축 아파트를?…

부동산 일반

'마래푸'로 불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경자'로 불리는 경희궁자이의 공통점은? 서울 강북의 대장주 아파트 꼽히는 이들 아파트는 재개발을 통해 탄생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아현뉴타운 3구역, 경희궁자이는 돈의문뉴타운 1구역 재개발로 환골탈태한 아파트다. 2014년과 2017년 각각 입주한 마래푸와 경자의 84㎡ 시세는 6억원, 8억원대였지만, 현재 18억~20억원에 이른다. 최근 재개발 투자 사례와 노하우를 엮어 를 펴낸 최진성 재개발마스터키 대표는 “재개발이라는 무기를 빨리 장착할수록 자산의 퀀텀점프를 이루는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은 '부동산 투자의 꽃'으로 불린다. 신축 아파트의 수요가 날로 커지는 요즈음, 미래의 신축 아파트를 가장 저렴하게 마련할 수 있는 방법으로 통한다. 최 대표는 "청약점수가 낮아도 일반분양가보다 싸게 신축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는 재개발 투자에 빨리 눈을 떠야한다"고 강조했다. 필명 ‘아이언키’로 더 알려져있는 최 대표는 부동산 아카데미와 유튜브 등에서 부동산 시장 흐름을 정확히 분석하고 쉽게 알려주는 강연으로 이름 나 있다. 특히 재개발 ·경매 분야에 정통하다. 외국인 카지노에 19년째 재직 중인 직장인이기도 하다. 그는 "카지노 딜러로서는 돈을 잃은 각국 손님들로부터 세계 각국의 언어로 욕을 먹으며 일하지만, 부동산 멘토로선 자산 증가와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사람들로부터 진심어린 감사를 받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월급에만 의존해선 부자가 될 수 없음을 깨닫고 소액 경매 투자에 나선 게 2013년. 하루 3~4시간을 자며 경매 투자에 집중한 결과, 5년 만에 20억원대의 자산을 쌓았다고 한다. 당초 그의 자산 목표는 50억원. 하지만 2021년 현재 가치로 이미 150억원을 상회하는 자산을 일궜다고 한다. 주 무기는 재개발이었다. 경매가 수익률을 높이는 투자라면, 재개발 투자는 투자금을 불리는 그 크기와 속도가 다르다는 것. 최 대표를 통해 '부린이'에게는 딴 세상 얘기같은 재개발의 세계와 소액으로도 도전해볼 만한 알짜 재개발지역 등을 알아봤다. 재개발 투자의 매력은 무엇인가. 백화점 행사에 가면 여름에 모피코트를 싸게 판다. 재개발이 이와 같은 원리다. 누구나 신축 아파트를 사고 싶은데, 너무 비싸다. 그렇다면 미래의 신축 아파트를 조금만 앞당겨서 세일할 때 사는 것은 어떨까. 3~4년 후 또는 4~5년 후 미래 새 아파트가 될 곳을 아직 미래가치가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싸게 사는 게 재개발 투자다. 재개발 프리미엄(P)이 상당히 상승했다. 지금 들어가도 될까. 서울 아파트 시장은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요가 향후에도 풍부할 걸로 예상하기 때문에 지금 들어가도 늦지 않았다. 서울의 신축 아파트 시장에 하루라도 빨리 발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고, 재개발 투자가 가장 효율적이고 가성비가 높다. 재개발 투자는 오랜 기간 큰돈이 묶인다는 우려가 있다. 재개발 초기 단계에 투자한다면 새 아파트에 입주하기까지 10년 가까이 걸릴 수 있다. 그러나 관리처분인가 전후라면 약 4~5년 후 입주할 수 있다. 재개발은 조합설립,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등 단계가 있는데 그 시기에 따라 장단기 투자가 가능하다. 수익 측면에서는 새 아파트에 입주할 때까지 계속 보유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지만, 단계별로 중도에 사고팔 수 있다. 투자금액도 급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투자금액이 10억 이상인 한남·성수구역이 있는가하면, 서울에서도 3억원 후반~4억원대로 접근할 수 있는 재개발지도 상당수다. 서울·수도권이 상승장 후반기다. 부동산 열기가 식으면 재개발 진행도 위험하지 않나. 서울 상승장이 5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고 상승폭도 컸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이건 너무 많이 오른 거 아니야?’ 라고 느낄 수 있는데, 재개발 투자는 이렇게 이해하면 쉽다. 흔히 갭투자로 10억원짜리 아파트를 전세 보증금 6억원을 끼고 사면 4억원의 투자금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갭투자는 이 아파트의 시세가 12억원 이상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를 전제로 한다. 여기서 위험한 게 현재 10억원짜리 구축 아파트가 12억원 이상이 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재개발은 다르다. 인근 신축 시세가 15억원 정도인 재개발구역의 오래된 빌라(썩빌)에 대한 총 투자금이 10억원이라고 치자. 초기 투자금액은 대개 5억~6억원 수준이다. 이는 현재 5억~6억원을 투자해서 최종적으로는 15억원이 될 아파트를 총 10억원을 주고 사는 것이다. 혹여 금융위기처럼 큰 위기가 와서 15억원짜리 아파트가 10억원이 됐다고 해도 최소한 손해 보지 않는 투자를 할 수 있고, 부동산 조정기에도 이익 폭이 줄어드는 수준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무주택자나 1주택자, 다주택자에게 적합한 투자 대상은 차이가 있나. 무주택자는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최상급지에 주택을 사면 된다. 1주택자는 관리처분인가 이후의 입주권을 사면 절세 면에서 유리하다. 보통 관리처분인가 이후에 사면 거의 6~8년까지 비과세 기간을 늘릴 수 있다. 다주택자들은 자칫 주택 수를 늘리면 세금이 더 많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데, 재개발 투자의 매력이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 매물을 투자할 수 있는 점이다. 정비구역의 상가나 도로를 사도 나중에 입주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개발 매물을 잘못 사서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 안전한 투자법은. 재개발 투자는 잘 알지 못하고 투자하면 위험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물딱지’라고 하는데, 입주권이 나오지 않는 재개발 매물을 사서 현금 청산을 당할 수 있다. 또 초기 단계에 분담금이나 비례율을 모르고 투자해서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재개발 과정의 불확실성을 피하고 싶다면 관리처분인가 단계 이후에 투자하면 좋다. 관리처분인가가 났다는 것은 사업이 80% 이상 진행됐다는 의미다. 이 단계에서는 감정평가금액, 조합원분양가, 추가분담금 등이 명확해지기 때문에 초보투자자가 투자하기에 용이하다. 관리처분인가 이후에 투자하면 사업이 마무리단계여서 기대수익이 적지 않냐고 물을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도 재개발 매물의 60% 이상은 관리처분인가 이후에 샀다. 그럼에도 5억원에서 10억원, 많게는 20억원 이상도 가치상승이 예상되는 경우가 많았다. 부린이의 재개발 공부를 위한 팁을 준다면. 재개발 투자를 하려면 먼저 사업 진행 단계와 기본 이론을 공부해야 한다. 재개발 진행과정, 용어, 가격 흐름 및 매수 및 매도 포인트를 익히고 접근하면 어렵지 않다. 우선 관심 있는 구역을 찾고 싶으면 인터넷에서 ‘서울시 클린업 시스템’을 검색해보자.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정비사업 재개발, 재건축, 리모델링,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모든 정비사업 단계나 구역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인천이나 기타 광역시도 해당 지자체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연결된다. 이 단계를 거쳐 관심 있는 재개발 구역을 찾았다면, 예컨대 '상계2구역이 맘에 든다'면 또 검색창에서 상계2구역을 찾아보자. 해당 구역을 자세하게 설명해놓은 전문가들의 블로그를 참조할 수 있다. 여기에 조합원 자격, 5년간 재당첨금지 등 부동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의 관련 지식을 쌓아야한다. 물론 실제 재개발 투자에 나서기 전에는 관련 책이나 강의를 통해 전반적인 사항을 짚어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 '서울·수도권 금액대별' 재개발 뽀개기 최소 금액으로 접근할 수 있는 서울 재개발 투자는. 현재 시점(2021년 8월)에서는 서울에서 상계뉴타운이 가장 저렴하게 들어갈 수 있는 유망 재개발구역이다. 상계1구역, 상계2구역, 상계5구역은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했거나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단지다. 이런 곳에 투자하면 인근 창동역 개발호재나 4호선 연장 등의 호재가 있는 구역에 비교적 저렴한 3억대 후반~4억대 초반으로 투자할 수 있다. 한단계 위로 장위뉴타운14구역, 돈암6구역 등 동북권에 있는 재개발 구역들은 4억대 투자지역으로 꼽힌다. 투자금액이 6억원~7억 정도로 올라가면 서울 내 재개발 선택지가 넓어진다. 이문휘경뉴타운이라든지, 서북쪽 수색증산뉴타운 아니면 은평구에 있는 재개발 구역인 불광5구역, 갈현1구역 등이 있다. 또 남쪽으로 가면 한강 이남지역이라 살짝 투자금액이 높아지는 신림뉴타운과 봉천재개발구역에 관심을 둘 만하다. 영등포뉴타운에도 5억원대로 투자할 수 있는 미래가치 높은 매물들이 있다. 수도권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재개발지역은. 수도권은 급지에 따라서 천차만별이다. 수도권 안에서도 강남 접근성이 좋은 성남 재개발 등은 이미 프리미엄이 서울의 웬만한 재개발보다 훨씬 더 커졌다. 현재 서울의 상계뉴타운과 비슷하거나 살짝 높은 재개발 구역으로 광명뉴타운이 있다. 구리‧능곡 등도 거의 서울이라고 볼 만한 곳이다. 수원도 입지가 좋은 곳이기 때문에 서울 재개발보다 살짝 낮거나 아니면 거의 비슷한 단계의 투자금을 필요로 한다. 수도권에서도 조금 부담을 낮추고 싶다면, 남양주에 있는 덕소뉴타운이나 인천 재개발 구역은 투자금 1억~2억원대에 알짜 매물을 찾을 수 있다. 가장 유망한 재개발 추천지역은. 한남, 성수, 흑석은 서울, 아니 국내 재개발의 '톱 3'다. 1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가장 유망하다. 서울의 1급지~1.5급지로는 북아현뉴타운과 강남에 인접한 노량진뉴타운이 꼽힌다. 이 지역들은 8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필요로 한다. 가능하다면 최대치의 자금으로 갈 수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자본소득을 키우는 현명한 대처방안일 수 있다. 다주택은 세금 문제가 크다. 재개발도 이제 '똘똘한 한 채'다. 배현정 기자 bae.hyunjung@joongang.co.kr,

2021.08.29 10:38

6분 소요
내가 산 재개발 물건이 ‘물딱지’라고? [임상영 부동산 법률토크]

부동산 일반

저는 지난해 말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서울의 한 재개발 구역 내 소형 아파트를 매수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조합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매도자가 동일한 재개발 구역 내에 주택을 하나 더 가지고 있어서 당신은 조합원 자격을 부여받지 못하고 현금청산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더군요. 너무 놀라 매매를 중개한 공인중개사와 매도인에게 연락해 보았지만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아 답답합니다. 저는 입주권을 받을 수 있을까요? 안타깝지만 재개발 조합설립인가 이후 해당 구역에 다(多)물건을 보유한 조합원의 물건 중 하나를 사들인다면 입주권을 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9조 제1항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1명의 토지등 소유자로부터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을 양수하여 여러 명이 소유하게 된 때에는 그 여러 명을 대표하는 한 명을 조합원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2010년 2월 법제처는 대표 조합원 한 사람에게만 분양 자격이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놓기도 했지요. 따라서 지금까지 정비업계에서는 다물권자의 물건이 매매를 통해 여러 명 소유가 된 경우 그 가운데 대표 조합원 한 명에게만 분양 자격을 인정해왔습니다. 즉 재개발 구역 내 다물권자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하는 것은 향후 분양권이 나오지 않는 ‘물딱지’를 사는 셈이었죠. 그러나 최근 이 같은 법해석과 다른 판결이 나와 대법원의 ‘교통정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같은 상황의 매수인들에 대해 광주의 한 재개발 조합이 한 사람에게만 분양 자격을 인정한다는 내용으로 관리처분계획을 의결하자 분양 자격을 못 얻은 매수인들이 소송을 건 사건인데요. 이에 광주고등법원은 “대표 조합원 외에 다주택자로부터 부동산을 양수한 자도 (조합원으로서) 의결권 등 절차적 권리를 행사하는 경우와 달리 분양신청을 각자 행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습니다. 이 판단에 대해 대법원이 별다른 설명 없이 조합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이때 대법원은 단지 고등법원의 판단을 취소할만한 사유가 없다고만 했을 뿐 명확하게 법률을 해석하여 법리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분양 자격이 인정된다’고 단언하기는 아직 어렵습니다. 이와 유사한 소송이 현재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으니 머지않아 판가름이 나겠죠. 만약 위 광주고등법원과 같은 판단이 유지된다면, 다물권자의 물건에 대해서도 분양 자격이 인정되어 재개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입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현 질문자의 사례에선 조합이 매도인 1인에게만 분양 자격을 인정한다는 내용으로 관리처분계획을 의결한다면 관리처분계획취소소송 또는 분양자격확인소송 등을 제기해 자신의 권리를 지켜야 합니다. 이와 별개로 매도인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겠습니다. 재개발 구역의 부동산을 거래할 때는 매도인이 다물권자인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시어 신중하게 계약을 체결하고 관련된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필자는 법률사무소 서월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현대건설 재경본부에서 건설·부동산 관련 지식과 경험을 쌓았으며 부산고등법원(창원) 재판연구원,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로 일했다. 임상영

2021.07.03 13:00

2분 소요
[재개된 공공택지 개발] 신규 개발지 지정 5년 후에나 아파트 공급

부동산 일반

지구지정·보상 등 복잡한 과정 거쳐야… 사유지 많아 보상에 난항 겪는 사례 많아 정부가 박근혜 정부가 폐기했던 공공택지 개발 사업을 들고 나온 건 사실상 서울 도심에서 신규 주택을 공급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유휴부지가 거의 남아 있지 않고, 있다 해도 수천 가구를 한꺼번에 공급할 수 있는 땅은 없다. 그래서 서울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에 대규모 공공택지를 건설키로 한 것이다. 공공택지는 정부(공기업)가 땅을 사들여 대규모로 아파트 등 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주택뿐 아니라 도시 기능에 필요한 도로·학교 등 각종 사회 기반시설을 함께 들인다.수도권에는 이미 적지 않은 공공택지가 들어서 있다. 멀게는 분당·일산신도시 등 수도권 1기 신도시부터, 가깝게는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등지가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진행한 공공택지만 전국에 70곳이 넘는다. 정부가 진작부터 공공택지 개발 사업을 벌여왔던 건 한국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주택 부족 문제가 부상했기 때문이다.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신도시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역시 당시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설됐다. 1990년대 1기 신도시 완공으로 30만 가구가 한꺼번에 입주하면서 1985년 69.8%이던 전국의 주택보급률은 1991년 74.2%로 급증했다. 이후 크고 작은 공공택지 개발 사업이 이뤄졌고, 주택시장 안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그러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공공택지 개발 사업이 잠정 중단됐다. 주택 수급 상황이 좋아졌다고 판단한 정부가 대규모 주택 공급을 중단한 것이다. ━ 이름 다르지만 다 같은 공공택지 공공택지는 보통 면적에 따라 ‘○○신도시’, ‘○○지구’로 불린다. 이름과 크기는 다르지만 모두 공공택지다. 다만 330만㎡가 넘는 공공택지를 신도시라고 부르지만 관련법상 기준이 있는 건 아니고, 큰 공공택지라고 해서 편의상 부르는 명칭이다. 공공택지는 LH와 같은 토지·주택분야 공기업이나 서울시 산하 SH공사 등 지방의 주택사업 관련 공기업이 사업 시행을 맡는다. 사업은 면적이나 대상지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시작부터 완공까지 8~10년이 걸린다. 인기 주거지로 꼽히는 성남 판교신도시는 2001년 개발을 시작해 10년 후인 2011년에 사업이 끝났다. 이 같은 공공택지는, 정부가 개발하겠다고 발표하는 건 쉽지만 실제로 개발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개발 발표 이후 사업이 중단된 곳도 적지 않은데, 가장 먼저 부딪히게 되는 벽은 대상지 내 원주민의 ‘개발 반대’다. ━ 주민 반발 등 풀어야 할 숙제 산적 공공택지 개발이 시작되면 예정지의 원주민은 토지나 주택을 강제로 수용 당하게 된다. 보상비는 차치하더라도 하루아침에 살던 집은 물론 수십 년 간 농사를 지어왔던 논과 밭을 정부에 내줘야 한다. 삶의 터전을 고스란히 잃게 된 원주민의 반발에다 환경단체 등 지역 단체의 반발도 풀어야 할 과제다. 최근 여당 일부 의원이 신규 공공택지 개발 대상지를 유출하는 일이 있었는데, 여기에 포함된 경기도 과천·안산·광명시 주민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 2곳(237만㎡, 1만6710가구)이 포함된 안산시에서는 시청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에 비판글이 쇄도하고 있다. 광명시 주민들도 집단 반발하고 있다. 예정지 내 주민 40여 명은 박승원 광명시장과 면담을 갖고 개발 계획 철회에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주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개발 계획에 반대하는 경기도 내 다른 주민들과 공동집회를 여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연대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주민·지역 반대를 넘어 지구지정을 하면 또 다른 벽에 부딪히게 된다. 예정지 내 토지·주택 소유자에 대한 보상이다. 보상은 공공택지를 개발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기도 하다. LH 관계자는 “개발 예정지가 모두 국유지라면 사업을 4~5년 내에도 할 수 있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며 “사유지가 많으면 많을수록 보상 문제 때문에 사업 기간이 길어진다”고 전했다. 공공택지 예정지 내 사유지·주택 등은 정부가 감정평가 등을 거쳐 일정 금액으로 사들인다.이를 보상이라고 하는데, 보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현금보상과 이주자생활대책이다. 현금보상은 말 그대로 감정평가를 거쳐 나온 가격으로 땅과 주택을 현금으로 보상하는 것이다. 이주자생활대책은 사업 예정지 내에 살고 있거나, 예정지 내에서 농사나 영업행위를 하던 사람을 위해 아파트를 특별 공급하거나 이주자택지(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생활대책 용지(상가 등을 지을 수 있는 용지)를 원가에 분양받을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다.보상이 문제가 되는 것은 감정평가를 거쳐 나온 보상(기준) 가격 때문이다. 보통 보상가격은 공시지가보다 높게 책정되지만 일부 지역이나 사업장에 따라서는 사업기간 지연 등으로 보상가격이 공시지가보다 낮아지기도 한다. ━ 주거환경 쾌적해 주거지로 인기 실제로 2012년 보상이 이뤄진 경기도 파주시 운정3지구는 당시 공시지가가 ㎡당 17만5000원이었는데, 보상가격은 ㎡당 16만6666원이 책정돼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보상가격에 개발이익을 반영할 수 없는 데다, 보상가격 자체를 개발 계획 승인 당시인 2008년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산정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전문가들은 “공공택지 개발 사업이 시작되면 주변 땅값이 들썩이게 되고, 그러다 보면 어떤 사업지에서는 보상가격이 시세를 한참 밑돌기도 한다”며 “이런 경우는 주민들의 상실감이 커 보상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고 말했다.보상이 끝나면 본격적인 택지조성 공사가 시작된다. 아파트 용지를 부동산개발회사(시행사)나 건설사에 분양하고, 용지를 사들인 시행사·건설사는 단계적으로 아파트 분양을 시작한다. 판교신도시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단계적으로 아파트가 분양됐다. 입주는 아파트 분양 후 3년 정도가 걸린다. 판교신도시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됐다. 이렇게 조성된 공공택지는 그동안 주택시장에서 블루칩으로 꼽혔다. 아파트 분양 때마다 주택 수요가 몰리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아파트 값도 주변의 구도심을 압도한다. 이 때문에 주택시장에서는 ‘공공택지 투자불패’라는 등식이 생기기도 했다.판교신도시만 해도 6억원대 분양된 전용면적 84㎡형 아파트값이 지금은 10억~12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공공택지가 인기를 끄는 건 계획적으로 개발된 주거지여서 주거환경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철저하게 주택·인구 수를 감안해 도로·학교·공원·상가 등 도시 기반시설을 만든다. 이 덕에 공공택지에선 어느 아파트에 살든 학교나 공원 등을 걸어서 갈 수 있고, 인접 도시로 이동하기도 편리하다. 공공택지는 정부가 분양가를 규제하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아파트에 비해 저렴하게 분양하는 것도 인기 요인이다.공공택지 개발 직전에는 개발 예정지를 돌며 보상을 노린 투기꾼이 몰리기도 한다. 특히 투기를 부추기는 기획부동산(그린벨트 내 토지를 헐값에 매입한 후 웃돈을 붙여 쪼개 파는 업체 등)은 주의해야 한다. 올해 초에도 성남시 금토동 일대 금토지구 예정지와 남양주시 진전읍·연평리, 부천시 원종·괴안동, 의왕 월암동 등지에 기획부동산과 투기꾼이 몰려 땅값이 급등하기도 했다. 이들 지역은 정부가 지난해 말 내놓은 수도권 공공택지 개발 예정지이거나 예정지로 꼽히는 곳이었다. 대개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데 기획부동산은 싼 값에 그린벨트 땅을 사두면 공공택지 개발로 보상을 받아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현혹한다. 하지만 단순히 예정지 내 땅을 갖고 있다고 해서 보상을 해주는 건 아니므로 주의해야 한다. ━ 보상 노린 투기는 삼가야 기획부동산이 현혹하는 보상은 대개 이주자생활대책이다. 현금보상 외에 추가로 공공택지 내 아파트나 땅을 원가에 받을 수 있으므로 시세차익이 큰 편이다. 투자로 따지면 수익률이 꽤 괜찮은 것이다. 하지만 아무나 이주자생활대책 대상자가 되는 게 아니다. 해당 사업지의 주민공람 공고일 이전 1년부터 거주했거나 실제로 농사 등을 지은 경우에만 대상이 된다. 그런데 이미 성남 금토지구 등 수도권 8개 지구는 공람이 끝났거나 공람이 진행 중이다. 따라서 이들 지역에서 지금 땅이나 집을 사서 거주하거나 농사를 짓는다고 해도 이주자생활대책 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없다. 뒤늦게 땅을 산 경우 소유한 땅이나 주택에 대한 현금보상만 받을 수 있다. 문제는 보상가격이 매입한 가격보다 낮을 수 있다는 것이다. LH 관계자는 “가격이 저렴한 그린벨트 내 땅 등을 비싸게 산다면 보상가격이 투자 금액을 밑돌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투기 바람이 불어 시세가 갑자기 급등하면 예외적으로 보상 가격 적용 기준을 바꿀 수 있다. 과거 하남시 미사강변도시 개발 당시 그린벨트 투기 열풍이 불며 땅값이 급등하자 급등 전이었던 주민공람공고 시점을 기준으로 보상가격을 산정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남양주 다산신도시 역시 땅값이 급등하면서 사업지와 그 외 지역 가격 차이가 30% 이상 벌어지자 사업지 밖의 땅값을 보상가격 산정 기준으로 정하기도 했다. 자칫 투자금이 묶일 수도 있다. 공공택지 사업은 변수가 많아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당초 예상보다 보상 시점이 지연돼 대출 이자 등 금융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속칭 ‘물딱지’로 불리는 이주자택지 거래도 주의해야 한다. 이주자택지는 공공택지 내 점포겸용 단독주택 용지인데 이 땅은 1층에 상가를, 2~3층이나 2~4층에는 주택을 들일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물딱지는 이주자택지를 미리 사는 형태가 아니라, 이주자대책용지 보상 예정자에게 웃돈을 주고 그 권리를 사들이는 것이다. 대상자인지 아닌지가 확정이 안 된 상태에서 사는 것이어서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남수 신한PWM도곡센터 PB팀장은 “물딱지는 공급 대상 선정 전 거래여서 막대한 피해를 입어도 구제받을 길이 없다”고 말했다. ━ 도시개발사업도 곳곳서 진행 - 중대형 등 고급 주택 위주로 개발 아파트 등 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이 공공택지 개발만 있는 건 아니다. 공공택지와 비슷한 성격의 다른 사업도 있다. 공공택지가 공기업 즉, 정부가 주도하는 택지지구라면 민간 업체가 주도하는 도시개발사업지구도 있다. 도시개발사업지는 아파트 등 주택은 물론 도로·학교 등 사회기반시설을 함께 건설하기 때문에 소규모 공공택지와 비슷하다. 단지 사업 주체가 공공이냐 민간이냐의 차이다. 아파트 분양을 앞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210번지 일대의 대장지구(성남판교대장도시개발사업지구)가 대표적인 예다. 대장지구는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시중은행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 사업을 맡고 있다. 민간이 개발하므로 중대형(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 등 고급 주택 위주로 들어선다.사업 주체가 민간이므로 정부가 분양가를 규제하는 분양가상한제 대상은 아니다. 다만 사업지가 고분양가 관리지역이라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를 받을 수 있다. 혁신도시와 인천의 송도·청라·영종경제자유구역도 대규모 개발지라는 측면에서 공공택지와 성격이 비슷하다. 공기업이 주도해 개발한다는 점과 대규모 주택 공급이 이뤄진다는 점이 같다. 하지만 공공택지가 주택 부족 문제 해결이 첫째 목적이라면, 경제자유구역이나 혁신도시 등은 산업·공공기관 유치가 첫째 목적이라는 게 다르다. 도시개발사업지나 혁신도시, 경제자유구역은 사업 주체와 목적은 다르지만 공공택지처럼 계획적으로 개발되는 곳이어서 주택 수요자에게 인기가 높은 편이다. 주거시설뿐 아니라 공공기관이나 기업 등이 함께 들어서기 때문에 공공택지보다 더 인기가 높은 곳도 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2018.09.30 16:24

7분 소요
[황정일 기자의 ‘돈 된다는 부동산 광고’ 다시 보기(13) 택지개발사업 예정지 투자] 투자금 밑도는 현금보상만 받을 수도

부동산 일반

성남시 금토동 등 수도권 주요 예정지 땅값 급등 … 기획부동산 등이 투기 부추겨 신문이나 잡지·인터넷 등에는 ‘돈이 될 것 같은’ 부동산 관련 광고가 넘쳐난다. 어떤 광고는 실제로 재테크에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부동산 재테크에 관심이 있다면 광고도 유심히 봐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포장만 그럴 듯한 광고가 상당수다. 과대·과장·거짓은 아니더라도 그 뒤엔 무시무시한 함정이 도사리고 있는 예도 많다. 이런 광고를 액면 그대로 믿었다간 시쳇말로 ‘폭망(심하게 망했다는 의미의 인터넷 용어)’할 수도 있다. 돈 된다는 부동산 광고, 그 이면을 들여다본다. 정부가 2014년 중단한 택지개발사업(이하 공공택지)을 재개한다. 신도시 등으로 불리는 공공택지는 정부(공기업)가 땅을 사들여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아파트 등 주택 뿐 아니라 도시 기능에 필요한 도로·학교 등 각종 사회 기반시설도 함께 들인다. 보통 개발 규모에 따라 어디는 ‘○○신도시’, 어디는 ‘○○지구’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름만 다를뿐 모두 공공택지 개발사업지다. 예컨대 판교신도시나 경기도 구리시 갈매지구는 신도시와 지구로 나뉘지만 결국 정부가 땅을 사 대규모로 아파트를 공급한 공공택지다. 정부가 공공택지를 개발하는 이유는 주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신도시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역시 당시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대규모 공공택지다. 1기 신도시 완공으로 30만 가구가 한꺼번에 입주하면서 1985년 69.8%이던 전국 주택보급률은 1991년 74.2%로 급등했다. 정부가 11월 29일 ‘주거복지 로드맵’을 내놓으면서 수도권 40곳에 공공택지를 개발하겠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연간 20만 가구씩 5년 간 총 100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 정도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려면 공공택지 개발 밖에는 답이 없다.그런데 정부의 공공택지 개발사업 재개와 함께 대규모 개발 예정지를 돌며 투기를 부추기는 기획부동산(그린벨트 내 토지를 헐값에 매입한 후 웃돈을 붙여 쪼개 파는 업체)도 최근 활동을 재개한 것 같다. 최근 경기도 성남시 금토동 일대 금토지구 예정지와 남양주시 진전읍·연평리, 부천시 원종·괴안동, 의왕 월암동 등지에는 기획부동산과 투기꾼이 몰려들면서 땅값이 급등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정부가 내놓은 수도권 공공택지 예정지이거나 예정지로 꼽히는 곳이다. 이들 지역은 대개 그린 벨트(개발제한구역)로 묶여 있는 데 기획부동산은 싼 값에 그린벨트 땅을 사두면 공공택지 개발로 보상을 받아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현혹한다. 감언이설에 속아 무리한 투자를 했다가는 오히려 큰 손실을 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뒤늦게 뛰어들면 현금보상만 공공택지 예정지 내 사유지는 정부가 감정평가 등을 거쳐 일정 금액으로 사들인다. 이를 보상이라고 하는데, 보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현금보상과 이주자생활대책이다. 현금보상은 말 그대로 감정평가를 거쳐 나온 가격으로 땅이나 주택을 현금으로 보상하는 것이다. 이주자생활대책은 사업 예정지 내에 살고 있거나, 예정지 내에서 농사나 영업행위를 하던 사람을 위해 아파트를 특별공급하거나 이주자택지(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생활대책용지(상가 등을 지을 수 있는 용지)를 원가에 분양받을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다. 기획부동산이 말하는 보상은 대개 바로 이 이주자생활대책이다. 현금보상 외에 추가로 공공택지 내 아파트나 땅을 원가에 받을 수 있으므로 시세차익이 큰 편이다. 투자로 따지면 수익률이 꽤 괜찮은 것이다. 하지만 아무나 이주자생활대책 대상자가 되는 게 아니다. 해당 사업지의 주민공람 공고일 이전 1년부터 거주했거나 실제로 농사 등을 지은 경우에만 대상이 된다. 그런데 이미 성남 금토지구 등 수도권 8개 지구는 공람이 끝났거나 공람이 진행 중이다. 따라서 이들 지역에서 지금 땅이나 집을 사서 거주하거나 농사를 짓는다고 해도 이주자생활대책 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없다.뒤늦게 땅을 산 경우 소유한 땅이나 주택에 대한 현금보상만 받을 수 있는데, 여기서 문제는 정부가 개발하려는 수도권 40곳의 공공택지 대부분이 그린벨트에 들어선다는 것이다. 그린벨트는 개발이 제한된 곳이어서 땅값이 인근의 다른 땅보다 저렴한 편이다. 그런데 최근 기획부동산 등이 출몰하면서 호가가 2~3배 뛰었다. 실제 금토지구 예정지 그린벨트 내 밭(田)은 2017년 상반기 3.3㎡당 100만원 정도에 거래됐으나 지금은 호가가 3.3㎡당 250만원이 넘는다. 공공택지 개발사업을 주도해온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그린벨트 내 땅을 현재 호가대로 샀다가는 현금보상 가격이 투자금을 밑돌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일 수도 보상가격은 감정평가를 통해 정해지는데 감정평가금액은 대개 시세보다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특히 금토지구 예정지처럼 시세가 급등한 경우 예외적으로 보상가격 적용 기준을 바꿀 수 있다. 과거 하남시 미사강변도시 개발 당시 그린벨트 투기 열풍이 불며 땅값이 급등하자 주민공람공고 시점을 기준으로 보상가격을 매긴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남양주 다산신도시 역시 땅값이 급등하면서 사업지와 그 외 지역 가격 차이가 30% 이상 벌어지자 사업지 밖의 땅값을 보상기준으로 정하기도 했다.투자금이 상당 기간 묶일 수도 있다. 공공택지 사업은 변수가 많아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당초 예상보다 토지보상 시점이 지연돼 대출 이자 등 금융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여기에 정부의 규제도 고려해야 한다. 국토부는 당장 금토지구 등 예정지가 공개된 8개 사업지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 땅을 되팔기가 쉽지 않다. 신한금융투자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보상이 지연되거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 금융비용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속칭 ‘물딱지’로 불리는 이주자택지 거래도 주의해야 한다. 이주자택지는 공공택지 내 점포겸용 단독주택 용지인데 이 땅은 1층에 상가를, 2~3층이나 2~4층에는 주택을 들일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거주와 임대수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물딱지는 이주자택지를 미리 사는 형태가 아니라, 이주자대책용지 보상 예정자에게 웃돈을 주고 그 권리를 사들이는 것이다. 대상자인지 아닌지가 확정이 안 된 상태에서 사는 것이어서 기본적으로 위험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주자택지는 전입 여부, 건축 연도, 전기료·난방비 등 실제 거주 여부를 철저히 확인한 후 보상 마무리 단계에서 공급 대상자를 정하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LH 관계자는 “공급 대상 선정 전 거래로 막대한 피해를 입어도 구제받을 길이 없다”고 말했다.

2017.12.17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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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강북에 투자해 볼까?

산업 일반

올 하반기에는 부동산 투자의 무게중심이 강남에서 강북으로, 재건축에서 재개발로 뚜렷이 옮겨 갈 전망이다. 강남권이 온갖 규제에 매여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강북은 뉴타운 등 개발 호재로 들떠 있다. 전통적으로 서울의 낙후 지역으로 여겨지던 강북이 몸단장에 한창 들떠 있다. 지난 5?1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현재 25곳인 강북 뉴타운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힌 데다, 오는 9월까지 노후화된 강북 지역 가운데 두세 곳이 재정비 촉진 시범지구로 선정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강북 지역은 각종 규제에 얽혀 있는 강남과 달리 한층 개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강북 개발 청사진 = 정부는 재개발겢뵀맙?지역의 소형 평형 의무비율을 현행 80%에서 60%로 낮추고, 중형 평형 비율을 대폭 늘릴 방침이다. 특히 8?1 부동산 종합대책에 따라 정부가 도시재정비특별법을 제정해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되면 층고 제한 부담이 줄어 40~60층짜리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용적률도 완화된다. 물론 강북 도심 노후지역의 재정비 사업도 7월 12일부터 기반시설부담금 부과 대상에 포함된다. 하지만 강남처럼 그리 충격적이진 않다. 사업 계획에 따라 공원과 도로 등 기반시설을 기부채납 형태로 대거 확보해 실제로 납부할 부과 규모는 일반 재건축 사업보다 낮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8월부터 병원·학교·기업 본사 사무소 등 생활권 시설에는 취득·등록세가 감면되는 혜택도 주어진다. 따라서 광역개발 계획이 추진되는 이들 강북 지역은 5~10년 후에는 강남권에 버금가는 주거·상업 지역으로 변신할 공산이 크다. 어디에 투자할까 = 강북 뉴타운 지역에 투자하려면 먼저 투자 조건을 구체화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공원 인근 또는 한강 조망이 뛰어난 곳이나 청계천·광화문·용산 등 도심 재개발 사업이 한창인 곳, 그리고 민자역사·역세권 등 뉴타운 개발 효과가 큰 지역 등이 투자 후보다. 또 강남권과 유사한 주거 입지 조건을 구비한 대체 지역, 지하철 개통 등 호재 지역과 이들 인근에서 분양되는 일반 아파트 등도 선별 투자 대상이다. 먼저 뚝섬 프로젝트를 주목할 만하다. 성동구 성수동 뚝섬 일대 35만 평에 조성된 한국의 센트럴파크라 불리는 서울숲은 강북 U턴 프로젝트 및 서울숲 인근 주상복합 건립 등으로 활기가 넘친다. 뚝섬 역세권은 복합 문화 타운, 성수동 준공업 지역은 도시형 첨단산업 단지, 성수동 한강변 주거지는 고층 주거단지, 어린이 대공원~한강 구간은 주거·문화 복합거리, 구의·자양 균형발전촉진지구는 행정·업무·주거 복합 중심지역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청계 세운상가는 슬럼화되고 있는 4대문 안 도심을 개발해 서울의 중심으로 키우겠다는 서울시장의 공약에 따라 강북 개발의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곳이다. 청계 3·4가 일대 세운·대림상가를 철거해 지상에는 녹지광장을 조성하고 지하에는 문화 복합시설을 짓는다. 이렇게 되면 종묘와 남산을 잇는 녹지 축이 청계천 수변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도심 재개발이 가능하다. 또 2만5,000여 평에 이르는 동대문운동장 용지 중 2만 평에는 공원을 조성하고 나머지 5,000평에는 종합문화공간을 건설할 계획이다. 용산 미군기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서울시는 90만 평에 이르는 용산 미군기지를 모두 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 지역 주변 한남 뉴타운 일대는 현재 2차 뉴타운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느리지만, 남산과 한강, 공원과 인접해 있는 입지여건상 개발 효과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또 한남·동빙고·보광 등 기존 재개발 구역이 광역으로 묶일 가능성이 큰 데다 강남과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여의도 금융허브도 빼놓을 수 없는 요지다. 서울의 대표적인 금융 중심지구인 여의도에 연면적 약 15만 평 규모로 건립될 서울국제금융센터는 54층의 최첨단 오피스 타워를 포함해 호텔·컨벤션 센터·쇼핑몰 등으로 구성된다. 2011년부터 단계적으로 완공될 이곳에는 국제 금융기업, 컨설팅 회사와 법률 회사 등 금융 관련 서비스업, 그리고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 지역 본부 등을 최우선으로 입주시킬 예정이다. 이 밖에 강북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곳은 구로 디지털단지·영등포 준공업 지역·마곡 R&D단지 등 서남권 일대와 영어체험마을이 들어설 은평·서대문·구로·금천 일대가 있다. 또 강남·북 교육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2008년부터 세울 자립형 사립고도 호재다. 서울시는 일단 이명박 전 시장이 추진하던 대로 은평·길음 등 세 뉴타운 지역에 먼저 자립형 사립고를 시범 운영한 후 25개 자치구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투자하기 전 이것만은 = 재개발 사업은 지분 투자를 통해 분양권을 구입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얼마나 빨리 분양권을 받을 수 있느냐가 투자의 성패를 좌우한다. 보통 재개발 지분 가격은 구역 지정, 추진위 승인과 사업시행인가 단계에서 가장 많이 오른다. 따라서 뉴타운·재개발 투자 타이밍은 지역별 사업 단계 현황을 먼저 파악한 뒤 맞춰야 한다. 강북 재개발과 뉴타운 지구는 입주 때 예상 매매가가 강남권 새 아파트보다 낮은 데다, 고급 주택 수요를 끌어들이는 데도 한계가 있다. 그런 만큼 강남권 정도의 높은 단기 시세차익을 얻기는 버거워 보인다. 더구나 도시재정비촉진특별법 시행으로 촉진지구에서 6평 이상 땅을 사고팔 때는 관할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점도 유의사항 중 하나다. 강북 재개발 투자의 또 다른 걸림돌은 이른바 ‘물딱지’다. 돈이 몰리는 곳에는 눈먼 돈을 탐하는 사기꾼도 있게 마련이다. 은평, 마천·거여, 왕십리 등 일부 뉴타운 지역과 상업중심지로 개발되는 균형촉진지구 내 상가 권리를 불법으로 소개하는 기획부동산이 기승을 부려 주의가 필요하다.

2006.08.04 14:29

4분 소요
서판교 단독주택 단지 유망…판교에 베벌리힐스 탄생할까?

산업 일반

판교 서쪽은 전원주택 단지로 꾸며진다. 사진은 판교인근 용인의 고급 주택단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부촌 베벌리힐스. 이곳에는 대부분 단독주택이 들어 서 있다. 언덕으로 올라갈수록 조망이 좋아 집값이 비싸다. 우리 돈으로 수백억원이 넘는 저택이 즐비하다. 길 하나를 사이로 마주한 LA시의 집과는 가격이 하늘과 땅 차이다. 부자들이 이곳에 몰리는 까닭은 뭘까. 물론 살기 좋아서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이유는 커뮤니티와 동류의식, 그리고 치안이다. 미국의 내로라 하는 영화배우·모델·스포츠 스타와 기업가들이 이곳에 산다. 베버리힐스는 세계 최고의 치안을 자랑한다. 이곳 사람들은 부자 동네의 권리를 향유하는 만큼 많은 세금을 낸다. 우리나라에도 베벌리힐스가 탄생할 것 같다. 판교 신도시의 블록형 단독주택 단지다. 베벌리힐스처럼 화려한 명성을 얻으려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부자 마을을 이룰 만한 요건을 여럿 갖췄다. 판교 신도시의 역발상 투자 ‘한국판 베벌리힐스’를 얘기하려면 판교 신도시의 입지부터 꺼내야 한다. 올 하반기 부동산시장은 판교 얘기로 시작해 판교 얘기로 끝날 것 같다. 그만큼 판교 신도시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크다. 청약통장 가입자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판교 아파트를 지었다 허물었다, 하면서 판교 입성을 꿈꾼다. 하지만 판교로 가는 길은 험하다. 아파트의 경우 11월에 1만6157가구를 한꺼번에 분양하기로 해 청약통장 가입자들의 당첨 기회는 더 줄어들었다. 여기서 역발상을 해보자. 아파트만 보지 말고 단독주택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아파트에만 쏠리고 있지만 정작 신도시 완공 후 부자 마을은 단독주택 단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 판교 신도시는 경부고속도로를 축으로, 동쪽은 밀도가 높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분당 신도시 야탑동과 가까운 곳이다. 용인 동천동과 이웃한 서쪽은 전원형 주택단지로 꾸며진다. 판교에는 2만6804가구의 집이 들어선다. 아파트·연립주택·주상복합 등 공동주택이 2만4191가구이고, 나머지 2613가구는 단독주택이다. 이들 단독주택은 서판교 북쪽에 있는 녹지 주변과 경부고속도로 인근에 전체 물량의 70~80%가 배치된다. 특히 16필지, 8만5000여 평에 이르는 블록형 단독주택 용지는 자연지형이나 나무를 최대한 살려 개발된다. 단독주택은 경쟁입찰 방식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주어진다. 청약통장이 없어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물량이 적다는 게 흠이다. 부동산개발업체 로쿠스 서효진 사장은 “서판교에 들어설 단독주택 단지는 한국판 베벌리힐스로서 입주 후에는 부르는 게 값이 될 것”이라고 봤다. 분양방식은 공개 경쟁입찰이다. 블록형 단독주택 용지는 적정 규모의 블록을 하나의 개발단위로 공급한다. 아파트처럼 체계를 갖춰 조성함으로써 고급 주택단지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다. 투자자들은 자연 지형·입지 여건·선호도 등에 따라 단독주택, 단독형 집합주택, 3층 이하의 공동주택을 골라 집을 지을 수 있다. 일반 단독주택은 대부분 판교에 가옥이나 땅을 갖고 있는 원주민들에게 이주자 택지나 협의양도인 택지 형태로 배정된다. 일반에 분양되는 일반 단독주택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판교에 사는 원주민이 많아 다른 택지지구와 달리 일반에 분양되는 용지가 없는 것이다. 일반인은 원주민의 ‘딱지’(이주자용 택지와 협의양도인 택지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웃돈을 주고 사는 수밖에 없다. 딱지는 분양계약 체결 후부터 소유권 이전등기 전에 한 차례 전매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딱지 값이 치솟고 있다. 60∼100평 단위로 거래되는 원주민용 택지는 판교 분양가 논란이 일면서 오름폭이 커졌다. 한 중개업자는 “80평 기준으로 8평의 상가 딱지가 포함된 딱지의 웃돈이 4억7000만∼5억원을 호가한다”고 귀띔했다. 주변 지역에도 눈길을 분양계약 전에 원주민들로부터 딱지를 사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이주자용 택지 등은 위치 추첨을 한 뒤에 팔아야 정상적인 거래다. 그것도 1회에 한해서다. 따라서 지금처럼 딱지 형태로 미등기된 상태에서 거래되는 것은 불법이다. 가끔 이중매매된 딱지나 분양권리가 없는 물딱지를 사서 피해를 보는 일도 있다. 원주민이 어느 위치의 땅을 받을지를 결정하는 것이 위치 추첨이다. 택지를 공급하는 토지공사·주택공사·성남시·경기도 4곳에서 한다. 토공 관계자는 “필지당 80평씩 공급할 방침이며 택지 공급가는 조성원가의 80% 수준에서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판교 단독주택 단지의 물량이 적기 때문에 주변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판교에 한국판 베벌리힐스가 조성되면 주변 지역도 전원주택 수요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판교 근처 임야나 논밭을 사서 전원주택으로 개발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 성남시 대장동·석운동·백현동·동원동 일대를 눈여겨볼 만하다. 판교 나들목~세종연구소~시흥 네거리 도로변은 고급 주택촌으로 바뀌고 있다. 발 빠른 투자자들은 판교 베벌리힐스 입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이곳을 대체 투자처로 삼고 있다. 그러다 2003년 말 판교 신도시 계획의 윤곽이 드러나자 개발 바람이 불어닥쳤다. 시흥동 포스힐은 대지 200~270평의 단독주택 24가구인데, 분양가만 20억~25억원이다. 세종연구소 옆에는 한 채에 40억~50억원 하는 단독주택 21가구가 곧 들어선다. 대지 300평, 건평 80~100평으로 수영장이 있고 지하에는 와인 바가 갖춰진다. 성남시 대장동 남서울골프클럽 안에는 전원주택 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필지당 규모는 200∼500평이며 150여 가구가 들어선다. 궁내동 톨게이트 근처의 분당 금곡동 광교산 자락에도 전원주택 단지가 펼쳐진다. 고기리 계곡으로 들어가는 동원동에도 전원주택 공사가 한창이다. 도로공사 주변 동판교 근처도 전원주택 단지로 떠오른다. 필지당 200평 안팎의 10∼20여 가구 단지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판교 신도시 착공이 다가오면서 주변의 전원주택 용지 값은 오름세다. 분당이나 판교 옆은 평당 400만∼500만원을 넘는다. 땅값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고기리 계곡의 동원동 일대 전원주택 부지도 평당 300만원을 부른다. 판교 신도시 남서쪽에 유럽형 전원주택 단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성남시는 분당구 대장동 일대 30만 평을 저밀도 전원주택 단지로 개발하는 내용의 2020년 성남 도시기본계획안을 확정해 지난해 12월 건설교통부에 승인을 요청했다.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대장동 일대를 도시계획에 포함해 체계적으로 개발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성남시는 올 상반기 중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승인이 나면 세부계획을 세우고, 부지를 일반인에게 분양할 예정이다. 다만 건교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과정에서 규모가 축소되거나 보류될 수도 있다. 대장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판교 단독주택 단지에 버금가는 단지가 조성될 것이기 때문에 서울 강남과 분당의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것 같다”고 말했다. 임대아파트 많은 것은 흠 판교 신도시의 단독주택 단지에도 흠은 있다. 한국판 베벌리힐스로 자리 잡으려면 부유층이 모여야 하는데, 판교의 주택 구성을 볼 때 한계를 보이는 요인이 있다. 우선 단독주택 단지와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신도시 전체로 볼 때 임대아파트가 많은 편이다. 임대아파트와 33평형 이하의 중소형 아파트를 합치면 전체의 70%가 넘는다. 이런 점은 부촌의 이미지를 깎아내릴 수 있다. 단독주택 단지가 경부고속도로를 축으로 동서로 나뉘어 조성되는 것도 옥에 티다. 특히 동판교의 단독주택은 규모가 작고, 분당의 아파트 단지와 가깝다는 점에서 쾌적한 주거단지로서 장점을 떨어뜨릴 여지도 있다. 판교 신도시 주변으로 눈을 돌리면 선택의 폭은 넓지만 걸림돌은 있다. 자연녹지나 보존녹지로 묶여 개발이 쉽지 않다. 매물로 나오는 땅도 500~1000평 이상이어서 개인이 집 짓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런 흠은 판교의 전체적인 장점으로 가려지고도 남을 것 같다.

2005.05.23 00:00

5분 소요
‘프렌즈’가 시청자 곁을 떠난다

산업 일반

Losing 'Friends' 프렌즈’(Friends)만큼 전세계 문화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 미국 시트콤은 찾아보기 어렵다. 삭막한 뉴욕시에서 따뜻한 인간관계를 모색해가는 20대 독신남녀 6명의 일상을 배경으로 하는 이 시트콤은 NBC의 장기 드라마 시리즈로 현재 약 60개국에서 방영되고 있고 매주 4천만명 이상이 시청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시청자들은 로스와 레이철, 모니카와 챈들러, 조이와 피비, 그리고 ‘스멜리 캣’ 등의 변덕스러운 성격과 익살스러운 행동을 적어도 대강은 알고 있다. ‘프렌즈’는 9년 전 미국에서 첫 전파를 타자마자 히트했고 날이 갈수록 인기가 높아만 갔다. TV 역사상 그렇게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드라마 배역은 거의 없다. 이제 그들이 우리 곁을 떠나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종편이 내년 5월 방영될 예정이다. 대부분의 영어권 시장에서는 미국보다 2~6개월 늦게 방영된다. 레이철이 자신의 결혼식에서 도망쳐 센트럴 퍼크 카페를 찾아간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그녀가 로스와 조이 중 누구와 맺어질지, 그리고 챈들러와 모니카가 아이를 가질지 몹시 궁금해한다. 그러나 그들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정리되느냐는 아직 모른다고 해도 이 시트콤이 끝나면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레이철 역을 맡은 제니퍼 애니스턴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어느 쪽도 원치 않는 이혼과 같다”고 말했다. 어쩌면 그런 이혼보다 힘든 경험이 될지도 모른다. ‘프렌즈’를 대신할 만한 프로가 없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HBO의 ‘섹스 앤 시티’도 이번이 마지막 시즌이다. 또다른 미국의 인기 드라마 ‘내 사랑 레이먼드’와 ‘프레지어’도 내년 봄 종영될지 모른다. ‘커플링’ 등 영국에서 수입한 히트작들이 후보로 꼽히지만 비평가들은 냉담하다. ‘프렌즈’가 그처럼 세계적 인기를 끈 이유는 무엇일까? 출연진의 호흡이 잘 맞은 덕분일까? 자유분방한 독신생활에 대한 베이비붐 세대의 향수 때문일까? 아니면 시종일관 웃음을 선사하기 때문일까? 우리는 최근 ‘프렌즈’ 촬영장을 찾아가본 뒤 인기의 비결은 그 세 요인이 합쳐진 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촬영 현장에서는 두가지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배우들이 그 드라마를 즐기고 있다는 점과 방청객들이 그들을 매우 좋아한다는 점이다. 챈들러와 조이가 싸우는 장면을 찍을 때였다. 조이는 챈들러의 광고회사에서 찍는 CF에 출연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챈들러는 조이가 적격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를 상사들에게 추천하지 않고서는 추천했다고 거짓말한다. 사실을 알게 된 조이는 자신이 마지막으로 출연한 CF 테이프를 가져와 챈들러와 레이철에게 보라고 강요한다. 그 CF는 파란색 남성용 립스틱 광고이고 그것도 일본어로 찍은 것이다. 조이 역을 맡은 매트 르블랑은 그 테이프를 VCR에 넣지만 테이프가 그냥 튀어나왔다. 르블랑은 “고물딱지”라고 외쳤다. 방청객들이 낄낄댔다. 재촬영. 르블랑이 테이프를 다시 VCR에 넣지만 또 밀려나왔다. 방청객들은 더 크게 낄낄댔다. 르블랑은 더 큰 소리로 욕설을 내뱉었다. 매슈 페리(챈들러 역)가 “입이 참 고상하군!”이라고 맞장구치자 방청객들과 르블랑이 배를 잡고 웃었다. 다음번에 르블랑은 테이프 넣는 동작과 대사를 완벽하게 해냈지만 이제 페리가 욕설 섞인 말장난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그는 “이런 빌어먹을 XX”라고 애드리브를 해 르블랑이 다시 NG를 내게 했다. 네번째 촬영. 르블랑이 등장하지만 그가 VCR를 건드리기 전에 방청객들이 너무나도 시끄럽게 웃었다. 실수로 웃음소리가 녹음된 테이프를 틀기라도 한 것 같았다. 다시 르블랑을 골탕먹이려고 페리와 애니스턴이 부엌에 숨은 것이다. 르블랑은 멈춰서 빈 방을 둘러보았다. 그는 웃음을 꾹 참으면서 “이런. 젠장. 모두 사라졌잖아”라고 말했다. 물론 ‘프렌즈’가 불후의 명작으로 남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어느 드라마보다도 탄탄한 대본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코트니 콕스(모니카 역)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찍는 동안에도 ‘정말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프렌즈’를 ‘사인펠드’ 류로 폄하하는 것은 옳지 못한 평가일지 모른다. ‘사인펠드’를 비롯한 대다수 코미디물과는 달리 ‘프렌즈’의 등장인물들은 우리를 웃게 만드는 것 이상으로 우리의 마음을 빼앗는다. 그들의 관계, 부모, 결혼식들, 그리고 아기. 우리는 마치 그들이 실제로 동네 길 모퉁이 카페에서 어울리기라도 하는양 그들의 생활을 지켜봐 왔다. ‘프렌즈’가 첫 방영됐을 당시 NBC 엔터테인먼트 사장이던 워런 리틀필드는 “가슴이 미어져서 ‘이건 내가 본 것 중 가장 마음아픈 장면이야’라는 생각이 들게 한 다음 곧바로 배꼽을 잡고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할리우드는 ‘프렌즈’의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다. ‘프렌즈’의 프로듀서 케빈 브라이트는 “당시에는 맨해튼에서 사는 20대 싱글들의 삶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가 없었다. NBC측은 ‘동네 경찰 아저씨나 커피숍 주인처럼 주인공들에게 조언해줄 수 있는 좀더 나이 많은 인물을 하나 더 끼워넣을 수는 없느냐?’고 요청했지만 이 시트콤은 그런 작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친 사람들도 있다. 원래 챈들러 역에는 크레이그 비어코(현재 ‘섹스 앤 시티’에 출연중)가 캐스팅됐지만 그는 배역을 거절했다. 애니스턴도 출연하지 못할 뻔했다. 당시 제작진은 그녀를 쓰고 싶어했지만 그녀는 이미 ‘머들링 스루’라는 다른 시트콤에 출연하기로 돼 있었다. 애니스턴은 이렇게 돌이켰다. “‘머들링 스루’의 프로듀서를 찾아가 ‘제발 나를 놔달라. ‘프렌즈’를 하고 싶다’고 애걸했다. 그는 ‘머들링 스루’를 찍으면 당신은 스타가 될 것이다. 그 ‘프렌즈’라는 드라마, 나도 언뜻 봤는데 별로였다’고 말했다.” 애니스턴이 아닌 다른 사람이 레이철 역을 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가? 처음에는 콕스가 레이철역 오디션을 했지만 콕스는 자신이 그 배역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그녀는 “내가 했으면 신경과민에 짜증나는 캐릭터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렌즈’에 나오는 배우들에게서는 극중 캐릭터의 면면이 배어나온다. 르블랑은 실제로도 조이처럼 착하고 열정적이라 원숭이 마르셀과 연기하는 것도 좋아했다. 피비 역의 리자 쿠드로도 피비처럼 둔하지는 않지만 좀 멍할 때가 있긴 하다. 쿠드로는 “처음 이 드라마를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내게 ‘거기에 누가 나오느냐’고 물었다. 나는 ‘데이비드라든가 매트라든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실제로 눈앞에 있어도 헷갈렸다”고 말했다. 로스 역의 데이비드 슈위머는 로스보다 열정적이지만 고지식한 면은 똑같다. “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를 읽는다. 고생물학에 관심이 많다”고 슈위머는 말했다. 그리고 그는 ‘프렌즈’를 보려하지 않는다. “가끔 우연히 ‘프렌즈’ 재방송을 보게 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면 나는 ‘와, 이게 바로 그 드라마구나’하고 놀란다.” 그보다 더 신기한 것은 ‘프렌즈’의 주인공들이 정말 친구들처럼 보인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모두 갑부이며 가장 인기 있는 TV 스타로 꼽힌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믿기 어렵긴 하지만 그들은 정말 서로를 아끼는 것 같다. 그들은 촬영중 쉬는 시간마다 서로 껴안아주고 키스한다. ‘프렌즈’의 분위기 메이커인 페리는 방심하고 있는 옆사람 귀에 다 대고 장난스런 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들은 늘 정시에 촬영장에 도착한다. 리허설이 있는 날이면 남자들은 면도를 하지 않은 채, 여자들은 화장을 하지 않은 채 온다. 페리는 “우리의 주가가 얼마나 올라갔는지는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 여섯이서 최고의 쇼를 만드는 것이다. 10년을 함께 일했지만 큰 소리가 난 적이 한번도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안좋은 날도 많았다. 두번째 시즌을 찍는 동안 주인공들이 계속 잡지 커버를 장식하고 1천만달러 상당의 호화판 다이어트 콜라 광고를 찍자 대중들은 ‘프렌즈’에 반감을 갖게 됐다. 2년 전 주인공들 모두가 재계약 조건으로 에피소드당 각각 1백만달러씩을 받게 되자 또 한번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명성도 항상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슈위머는 “처음 몇년간 그만둘 뻔한 순간들이 여러번 있었다. 공항에서 사람들이 나를 잡아 세우거나 나에 관한 거짓 기사를 쓰고 집앞에 사람들이 진을 치는 일이 계속되자 내가 원하던 배우의 삶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프렌즈’의 최고 인기스타인 애니스턴도 (브래드 피트와의 결혼으로 더 유명해진 면도 있지만) 모든 사람의 ‘친구’가 되는 것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렸다. “사람들은 나에게 쉽게 다가오지만 브래드에게는 그러지 않는다. 아마도 영화 배우에게는 범접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반면 TV 드라마는 일주일에 한번씩 시청자를 찾아간다. 사람이기에 나도 어쩌다가 기분 안좋은 날이 있다. 그러나 우리를 사랑하는 시청자들을 생각할 때 그런 기분을 내색할 수 없다.” 이제 곧 이 친구들이 우리 곁을 떠나게 된다. 그에 비견될 드라마가 또 나오게 될까? 시트콤은 전반적으로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 올가을 미국의 4대 네트워크 방송사가 방영하는 코미디는 모두 24편이다(1993년 가을에는 46편이었다). 사람들은 시트콤의 붕괴를 리얼리티 TV의 증가 탓으로 돌리곤 한다. 사회 붕괴마저 리얼리티 TV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지금 방송되고 있는 오락물들은 실제로 저질이다. 가장 큰 원인은 경제원리상의 문제다. 지난 몇년간 방송사들은 독립 TV 제작회사들을 거의 잠식했다. ABC는 드라마 대부분을 디즈니로부터 사들이고 NBC는 대부분을 자체 제작한다. 그러니 경쟁이 있을리 없다. 경쟁의 부족은 시장에 해가 된다. 수익성을 우선시하면서 TV는 예술이 아닌 상품이 돼버렸다. 프로들은 당장 몇주 안에 성공하지 못하면 금방 막을 내리게 된다. ABC 엔터테인먼트 사장인 수전 라인은 “하나의 시트콤이 자리잡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치어스’, ‘레이먼드’, ‘사인펠드’ 등도 시청자를 확보하기까지는 2∼3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NBC만큼 시청자 확보가 시급한 방송사는 없다. ‘프렌즈’가 이번 시즌으로 종영될 예정이기 때문에 NBC는 20년만에 처음으로 가장 수익성이 높은 목요일 저녁 시간대를 타 방송사에 빼앗길 위험에 처했다. CBS는 지난 몇년 동안 NBC의 시청률에 타격을 입혔다. 그러나 NBC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제프 주커 NBC 엔터테인먼트 사장은 “목요일 밤의 간판 프로가 끝나갈 때마다 다른 히트작이 나왔다. ‘코즈비’ 다음은 ‘치어스’, ‘치어스’ 다음은 ‘사인펠드’, ‘사인펠드’ 다음은 ‘프렌즈’가 떴다. 늘 그런 식으로 일이 잘 풀려갔다.” 이제 ‘프렌즈’의 줄거리가 마지막에 어떻게 될 것인지가 궁금할 것이다. 사실 우리도 정확히 알 수 없다. 대본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석 프로듀서인 마타 코프먼은 “종영 사실을 인정하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에 생각을 계속 미루었다. ‘이것이 끝’이라고 말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는 판가름이 났다. 레이철과 조이의 로맨스는 곧 막을 내릴 것이다. 그 역을 맡은 배우들은 그것을 환영할 것이다. 애니스턴은 “정말 힘들었다. 조이는 내 오빠와 같다. 연인관계를 연기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챈들러와 모니카는 집을 구하러 다닐 것이다(그들이 아기를 가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로스와 레이철은? 콕스는 “이제 결말을 지어야 한다. 그들은 헤어졌다 다시 만났다를 되풀이했다. 나 같으면 그들이 다시 만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제작진이 당연히 입을 다물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모두의 해피엔딩을 바란다”는 코프먼의 말이 힌트가 될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배우들은 전혀 ‘해피’하지 않다. 슈위머는 이렇게 말했다. “매주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에 우리 6명이 한자리에 모여 ‘잘해보자’고 다짐한다. 모임이 17번 남았다가 16번, 15번으로 줄어든다. 내년 1월이 오면 우리 모두는 매우 슬퍼할 것이다. 아주 힘들 것 같다.” 그 다음도 쉽지 않을 것이다. “종영되고 3개월 후가 진짜 힘들 것이다. ‘아, 이제 돌아갈 수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모두 친구들인데.” 배우들은 ‘프렌즈’가 끝나고 나면 무엇을 할까? 르블랑은 지금과 비슷한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그는 ‘프렌즈’의 속편 ‘조이’의 주연을 맡는다. 콕스와 애니스턴은 가정을 꾸리기 원한다. 슈위머는 시카고에 있는 자기 극장에서 일하며 감독도 맡을 예정이다. 그들 모두는 계속 연기생활을 계속할 것이다. 그러나 르블랑을 제외한 모두는 오랫동안 다른 시트콤은 하지 못할 것 같다. 애니스턴은 “20년 뒤 내가 웨이트리스 아르바이트도 못구한다면 고려는 해보겠다. ‘프렌즈’ 같은 시트콤은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프렌즈’를 잊어버려야 내가 다른 시트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려면 그녀는 아주 오래 살아야 할 것이다. 막후 비밀 1 프로듀서들은 챈들러와 모니카를 결혼시킬 계획도, 연인 사이로 발전시킬 계획도 없었다. 그들 관계는 하룻밤의 정사로 끝나기로 돼 있었다. 수석 프로듀서 코프먼은 “그러나 사람들이 두 사람이 맺어지기를 원해 서로 잘 되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막후 비밀 2 피비는 극중의 어떤 친구와도 로맨틱한 관계에 빠진 적이 없지만 하마터면 그랬을 뻔했다. 르블랑은 “쿠드로와 나는 조이와 피비가 섹스 파트너로 지내 왔다는 설정으로 나가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 아이디어에 찬성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막후 비밀 3 '프렌즈'의 대본이 처음 쓰였을 때 중심인물은 로스와 레이철이 아니고 조이와 모니카였다.모니카는 걸스카우트 여성 지도자 비슷한 역할을 맡고 조이는 복도 저편에 사는 매력남으로 나오기로 돼 있었다. 막후 비밀 4 프로듀서들은 처음부터 로스 역에 슈위머를 염두에 두었고 가장 먼저 캐스팅한 배우도 슈위머였다. 르블랑이 가장 마지막으로 캐스팅됐다. 콕스는 모니카 역을 맡기 위해 다른 두명의 여배우 낸시 매키온·리아 레미니와 경쟁을 벌였다. 막후 비밀 5 배우들은 2백회 이상의 촬영을 마친 지금 약간의 후회는 한다. 콕스는 “커다란 가슴에 가발을 쓰고 롤러 스케이트를 타며 커피숍에서 일하는 것은 썩 내키지 않았다. 주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막후 비밀 6 애니스턴은 “뚱뚱한 모니카를 회상하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정말 재미 있었다”고 말했다. 슈위머와 페리는 둘다 정전 소동을 다룬 에피소드를 가장 좋아한다. 페리는 “그때 처음으로 내가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2003.10.3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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