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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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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원 치킨 팔면 4000원도 안 남아”...소상공인 ‘피눈물’

유통

2010년 국내 배달플랫폼(배달앱)이 처음 등장한 이후 클릭 몇 번으로 음식 주문이 가능한 시대가 열렸다. 이런 편의성은 매월 수천만명이 배달앱을 이용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배달 서비스는 플랫폼과 소상공인, 소비자 모두가 만족한 서비스인 듯 보였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배달앱에 내야하는 수수료가 꾸준히 오르며 소상공인들은 “살려달라”고 호소한다. 업주들은 배달플랫폼의 수수료 인상 및 배달비 전가 등의 횡포를 견디며 오늘도 억지로 배달앱 주문을 받고 있다. 이들은 “이러다 모두가 공멸할 것”이라며 절망감을 토로한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듯 상생협의체 출범 등 지원책 마련에 나섰지만 상황을 해결할 뾰족한 대안은 보이지 않는 분위기다. 너무 멀리 와버린 것일까. 과연 배달앱과 소상공인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해법은 존재하는 것일까. 2010년 국내에 처음 등장한 배달플랫폼(배달앱)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켰다. 음식 주문을 위해 전단지를 수집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줬고, 전화 대신 클릭 몇 번만으로 원하는 음식을 주문할 수 있게 했다. 오늘날 배달앱은 매월 수천만명이 사용하는 필수 서비스가 됐다.다만 배달앱이 모든 이들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배달앱에 종속된 소상공인들은 ‘수수료 부담’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호소한다. 이들은 2만원짜리 제품을 하나 팔아도 수중에 들어오는 돈이 4000원 미만이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인건비, 임대료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남는 게 없다. 높아진 수수료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숨통을 더욱 옥죈다.‘배달앱 14년’ 소상공인 말라 죽는다배달앱의 시초는 2010년 4월 서비스를 개시한 배달통이다. 이후 배달의민족(배민), 요기요 등 배달 서비스를 영위하는 앱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시장 초기 이들이 소상공인들에게 요구한 중개수수료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배달통은 소상공인 부담 완화를 위해 수수료를 2.5%까지 낮췄고, 배민과 요기요 등은 수수료 0%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시장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현재 국내 배달앱 시장은 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등 3강 체제로 굳어졌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 등에 따르면 배달앱 3사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96%(배민 60%·쿠팡이츠 20%·요기요 16%)에 달한다.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가진 배달 3사는 ‘갑’의 위치에 있다. 이들은 꾸준히 중개수수료를 인상했고, 현재 약 10%의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다.급격히 늘어난 중개수수료는 소상공인들의 생계를 위협한다. ‘이코노미스트’가 입수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배달비 및 점주 이익 현황’ 자료에 따르면 배달앱 3사 이용 시(주문액 2만원 기준) 가맹점주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6000원 내외다.예컨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배민1플러스로 2만원짜리 제품 주문을 받으면 중개수수료 2156원, 결제수수료 660원을 배달앱에 지급해야 한다. 여기에 점주배달료 3190원(지역별 상이)을 더하면 가맹점주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6006원이 된다. 이 경우 가맹점주가 얻게 되는 수익은 3994원이다. 같은 조건으로 쿠팡이츠(쿠팡스마트 요금 기준), 요기요(요기배달)를 통해 주문하면 가맹점주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각각 4016원, 3994원 수준이다.2만원짜리 제품을 팔아 수익률 20%, 4000원 정도를 남기면 나쁘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가맹점주들이 “팔아도 남는 게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인건비, 임대료 등 기타 비용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A씨는 “최저임금 부담으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직접 매장에서 일하는 가맹점주들이 많다”며 “프로모션 비용도 가맹점주들에게 넘기기 때문에 수익은 계속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일방통행’ 수수료 인상 소상공인 벼랑 끝으로사실 이전에도 배달앱의 수수료 인상에 가맹점주들은 반기를 들어왔다. 하지만 올해는 대규모 시위의 지속 등 반발이 더욱 거세다. 그 이유는 현재 고물가·금리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상황이 녹록지 않아서다.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의 수(개인·법인)는 전년 대비 14% 증가한 98만648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10년(2014~2023년) 중 가장 높은 수치다.올해도 상황은 좋지 않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당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103.6과 비교해 2.8포인트(p) 줄어든 100.8로 나타났다. 해당 지수는 장기평균치(2003~2023년)를 기준점인 100에 두고,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라고 해석한다. 반대로 기준보다 낮을 경우 소비심리가 비관적이라고 본다.소상공인들은 플랫폼이 철저한 갑의 위치에서 상인들을 쥐고 흔든다고 지적한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B씨는 “중개 수수료, 배달비, 할인 프로모션 등을 다 더하면 점주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제품 단가의 30~40% 수준이 된다”며 “플랫폼의 요금제가 계속 변하고 있어 불안감을 계속 안고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치킨집을 운영하는 C씨는 “수수료를 사전 고지 없이 인상하기 때문에 힘들다”며 “상단에 노출하는 광고상품 관련 내용은 시도 때도 없이 바뀐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달앱 사업자가 일부 브랜드는 수수료를 인하해 차별하기도 한다. 이 부분도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정부는 배달앱 비용 부담에 따른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8월 27일 ‘2025년 예산안’을 발표하며 연매출 1억400만원 이하인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연간 30만원의 배달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이유다.이에 앞서 정부는 7월 23일 배달앱 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상생을 도모하는 차원의 상생협의체도 출범했다. 8월 27일까지 3차 회의를 진행하며 수수료 인하, 공공플랫폼 육성 등 각종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상생협의체는 몇 차례 추가 회의를 진행한 뒤 오는 10월 상생안을 내놓을 계획이다.소상공인 관련 단체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정부의 배달비 지원 정책이 가맹점주들에게 당장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결국 배달플랫폼이 이를 이용해 더 많은 이익을 추구할 것이 분명하다”며 “온라인플랫폼독점규제법 등 배달플랫폼으로부터 점주 등을 보호할 입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2024.09.02 06:00

4분 소요
‘배달민국’ 12년사…‘배달앱 오징어 게임’에서 생존하는 법

산업 일반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이 올해로 벌써 12년의 역사를 맞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날개를 단 배달앱 시장은 2020년과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배달음식 시장 규모는 23조원으로 추산된다. 2년 전인 2017년(15조원)과 비교해 시장 규모가 5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는 업계에게 격동적인 해였다. 배달앱 1·2위는 새로운 주인을 맞이했고 후발주자들의 등장으로 경쟁은 더 뜨거워졌다. 최근엔 은행업계까지 배달시장에 뛰어들었다. 기존 배달앱들은 후발주자에 맞서 구독 서비스, 이커머스 플랫폼으로의 변신 등 차별화 전략을 펼쳐 눈에 띄었던 해였다. ━ 배달앱 원조는 ‘배달통’…라이더 확보 경쟁 가속화 국내 최초의 배달앱은 2010년 당시 스타트업이었던 ‘스토니키즈’가 내놓은 배달통이다. 이후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이 차례로 생기며 배달앱 시장이 형성됐다. 국내 배달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플랫폼’ 때문이다. 현재 기준 국내에선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가 배달앱 ‘빅3’로 불리고 있다. 배달앱 빅3의 시장점유율은 97%에 달한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7월 기준 배달 앱 정보량 점유율은 배달의민족이 56.3%로 1위, 다음은 요기요(21.55%), 쿠팡이츠(19.17%) 순으로 나타났다. 이어 경기도 공공 배달앱인 ‘배달 특급’(1.96%), 광주 공공배달앱 ‘위메프오’(1.02%)가 뒤를 이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쿠팡이츠의 성장세다. 지난 2019년 출범한 쿠팡이츠는 업계 최초로 ‘단건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단건배달 서비스는 고객이 음식을 빠르게 받을 수 있도록 라이더가 음식 1건을 주문한 고객에게 바로 전달해주는 방식이다. 이후 배달의민족은 ‘배민1’ 서비스를 시작해 단건배달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는 기존에 배달지가 비슷했던 여러 주문 건을 한 라이더가 한꺼번에 픽업해 순차적으로 배달해주던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고객은 음식을 빨리 받을 수 있어 좋지만 1건에 라이더 1명이 움직이다보니 라이더 부족 현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배달앱 업체들은 라이더를 확보하기 위해 기본 배달비에 추가요금을 얹어 인력을 끌어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은 출혈 경쟁이 불가피해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 음식 배달 넘어 ‘이커머스 플랫폼’으로…사업 확장하는 배달업계 이같은 흐름 속 업계 2위인 요기요는 단건배달 서비스에 동참하지 않았다. 대신 배달앱을 넘어 플랫폼으로의 변화에 힘을 주고 있다. 요기요는 단건 배달 대신 인공지능(AI) 배차 서비스 ‘요기요 익스프레스’를 통해 라이더에게 효율적인 배달 동선을 제공하고 있다. 경쟁업체들의 단건 배달에 버금가는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업계 최초로 멤버십 할인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요기패스는 요기요 앱 주문시 기본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멤버십 할인을 더해 월 9900원을 내고 플랫폼을 ‘구독’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펼쳤다. ‘위대한상상’으로 사명을 바꾸고 GS리테일이 지분투자를 했다는 소식도 전해지며 차별화된 플랫폼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도 ‘이커머스 플랫폼’으로의 변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온라인으로 개최된 ‘우아한테크콘서트’에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배달의민족은 더 이상 음식 배달앱이 아니다”라며 “배달앱을 넘어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배달의민족은 지난 2019년 11월 ‘B마트’를 론칭했다. B마트는 식료품과 꽃, 각종 생필품 등을 최대 30분~1시간 이내로 배달해주는 이커머스 서비스다. 서비스 운영시간도 새벽 2시까지 확대해 고객이 필요한 물건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12월 21일부터는 서울 강남 일부 지역에서 뷰티·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입점한 ‘배민스토어’를 시범 운영 중이다. 브랜드 스토어와 소비자를 중개하는 서비스로 신발, 화장품, 친환경 식품까지 배송받을 수 있다. 배달은 입점업체가 자체 또는 대행 계약을 맺어 진행된다. ━ 치열한 경쟁 속 생존 전략은 ‘차별화’ ‘정체성 구축’ 이처럼 배달앱들이 음식 배달을 넘어 다양한 사업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는 이유는 치열한 배달앱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차별점’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업계마저 배달시장에 뛰어들었고 자방자치단체들은 공공배달앱을 속속 내놓고 있는 등 국내 배달시장은 점점 더 포화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신한은행은 업계 최초로 배달앱 ‘땡겨요’를 출범하고 이달 14일부터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땡겨요’는 가맹점주에게 2% 수수료율을 적용해 업계 최저 수준의 중개 수수료율을 강점으로 내세워 빅3 배달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자체는 2020년부터 공공배달앱을 출시하며 민간배달앱의 높은 배달 수수료 부담 등을 덜어주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기도는 ‘배달특급’, 광주는 ‘위메프오’, 군산은 ‘배달의 명수’ 등 공공배달앱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더 부족 현상 등으로 인해 출혈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국내 배달앱 시장에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정체성’ 구축”이라며 “무수히 생겨나는 새로운 배달앱 사이에서 고객과 가맹점주에게 선택을 받기 위해선 업체마다 차별화된 강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배달앱 시장은 성장하고 있는 산업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는 상황은 해결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채영기자kim.chaeyoung1@joongang.co.kr

2022.01.01 10:15

4분 소요
“일주일 뒤엔 문 닫는다”…국내 1호 배달앱 ‘배달통’ 역사 속으로

산업 일반

국내 1호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통’이 일주일 뒤면 문을 닫는다. 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가 오는 24일 오후 10시 이후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현재 배달통 공식 홈페이지에는 “배달통이 시장 상황과 영업 환경의 변화 등으로 고심 끝에 서비스를 종료하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그동안 배달통을 사랑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메시지가 적혀있다. 배달통은 지난 2010년 애플리케이션 개발 기업인 스토니키즈가 국내 처음으로 내놓은 위치기반 음식 배달서비스 앱이다. 이후 2015년 4월 딜리버리히어로 인수되면서, 현재까지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가 위탁운영하고 있었다. ‘원조 배달 앱’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시장에 나타난 배달통은 출시 당시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내세우며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5월까지 ‘배달의 민족’ ‘요기요’를 잇는 업계 3위 배달애플리케이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 지난해부터 사용자 10명 중 9명이 이탈 하지만 배달 앱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고, 경쟁사 배달애플리케이션이 잇따라 나오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시장점유율은 ‘배달의민족’ 59.7%, ‘요기요’ 30.3%, ‘쿠팡이츠’ 6.8%, ‘위메프오’ 2%, ‘배달통’ 1.2%를 기록했다. 2019년부터 배달 앱 업계에 뛰어든 쿠팡과 위메프의 거센 마케팅 전략에 ‘배달통’은 힘없이 밀려난 모양새다. 쿠팡이 선보인 ‘쿠팡이츠’는 배달 시 한 건만 접수받는 ‘단 건 배달’ 서비스를 강조하며 이용자를 늘리고 있고, 위메프의 ‘위메프오’는 중개수수료 0%를 내걸고 입점 점포를 확대하며 사용자를 이끌고 있다. ‘쿠팡이츠’와 ‘위메프오’가 등장하기 전인 2018년 배달 앱 시장점유율은 ‘배달의민족’이 55.7%, ‘요기요’가 33.5%, ‘배달통’이 10.8%였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사용자의 이탈자는 크지 않았지만, 배달통 사용자의 이탈자는 비교적 큰 것으로 분석된다. 2018년에 배달통을 사용한 10명 중 9명이 지난해부터는 배달통이 아닌 다른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선택한 셈이다. 배달통 사업 중단은 딜리버리히어로가 함께 운영하는 배달 앱 ‘요기요’ 매각 추진과도 흐름이 이어진다. ‘요기요’ 매각 전, 사업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해 ‘배달통’ 역시 사업을 접는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을 인수하며 배달 앱 독과점 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지면서 딜리버리히어로가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요기요 매각, 배달통 사업 중단 등을 결정한 것 같다”며 “특히 배달통은 업계 후발주자와의 경쟁에서도 도태되면서 빨리 정리해야 하는 카드로 여겨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통은 24일 오후 10시부터 서비스가 중단될 예정이다. 배달통 측은 “서비스 종료 직전,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24일 오후 8시부터는 모바일 결제보다는 전화 주문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길 바란다”며 “마지막까지 사용자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배달통 경영지원 업무를 담당하던 내부 직원들은 자사에 계속 남으면서, 다른 배달 애플리케이션인 ‘요기요’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관계자는 “배달통 서비스를 지원하던 직원이 퇴사하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1.06.17 17:13

2분 소요

은행

은행마다 디지털·인공지능(AI) 전문 인력 영입에 분주한 모습이다. 디지털금융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내부 인재 육성만으론 변화를 만들기에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은행원으로만 채워졌던 부행장급 자리에 외부 인사가 선임되면서 은행의 순혈주의도 깨지는 모습이다. ━ 5대 은행, 디지털·AI 전문가 영입 경쟁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디지털리테일그룹 내 미래금융본부에 부행장직을 신설하고 김소정 전 딜리버리히어로 본부장을 영입했다. 미래금융본부는 지난해 말 하나은행의 조직개편으로 디지털리테일그룹 산하에 들어왔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미래금융사업과 디지털금융사업을 담당하던 그룹본부였던 만큼 현재도 하나은행의 디지털금융 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주요 부서다. 이번 미래금융본부에 부행장직을 신설한 것도 디지털금융 업무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내놓은 인사라는 게 하나은행 측 입장이다. 김소정 신임 부행장은 이커머스(전자상거래)와 디지털 마케팅 부문에서 25년 경력을 쌓았다. 이화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 이랜드그룹에 1994년 입사한 후 1999년 삼성물산으로 자리를 옮겨 유통사업부문 인터넷사업부에서 일했다. 2003년부턴 이베이코리아로 이직한 후 디지털 마케팅과 광고사업 등 신규사업을 이끌었다. 지난해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로 이직했다. 이 회사는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 등을 운영하는 회사다. 하나은행은 김 신임 부행장이 다양한 업무 경력을 통해 온라인과 디지털 전문성을 갖췄다고 판단, 미래금융 부행장에 적합해 영입했다고 전했다. 다른 은행도 부행장급의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데 적극적이다. 우리은행은 2018년 황원철 전 하나금융투자 최고정보책임자(CIO)를 디지털금융그룹 부행장으로 영입했다. 지난 4일에는 김진현 전 삼성화재 디지털본부 부장을 디지털그룹DI추진단장으로 선임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삼성SDS출신인 이상래 상무를 디지털금융 부행장으로 영입했고, 농협금융지주도 같은 해 김한상 기아차 디지털인사이트 팀장을 디지털혁신국장으로 영입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외부 인재 영입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국민은행은 2019년 윤진수 전 삼성전자 빅데이터 센터장을 테크그룹 부행장으로 영입했다. 테크그룹은 IT기술 인프라와 AI, 클라우드 등 혁신기술을 개발한다. 올해 4월에는 테크그룹 소속 테크기술 본부장에 박기은 전 네이버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영입하는 등 외부 인재 영입을 이어가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4월 인공지능(AI)사업을 총괄하는 통합AI센터장에 김민수 전 삼성SDS AI선행연구랩장을 영입했고, 지난해에는 김혜주 전 KT빅데이터 상무를 마이데이터유닛장 상무로, 김준환 전 SK데이터 기술위원을 데이터 유닛 상무로 각각 영입했다. ━ 비대면 거래 확대로 은행 '순혈주의' 자연스레 깨져 은행권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금융의 필요성이 커진 탓에 외부 인재 영입도 시급해졌다고 보고 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신용대출의 86.9%가 모바일뱅킹을 통해 고객에게 지급됐다. 그만큼 은행들은 디지털과 AI 기술력을 가진 인재를 통한 서비스 개발이 중요해졌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기존 인력으로는 은행의 디지털 전환이 쉽지 않고, 빅테크와 IT 기업과의 업무협약도 한계가 명확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디지털 전문 인력 영입을 통해 은행의 디지털 업무 경쟁력을 갖춰야한다고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디지털 부문 담당 관계자는 “은행의 디지털금융 전환과 외부 인재 영입의 갈급함을 알고 IT 업체에서도 은행에 이직하려는 분위기”라며 “순혈주의는 더 이상 은행에 불필요한 전통이다. 외부 출신 부행장이 영입되는 사례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2021.05.31 06:00

3분 소요
[SPECIAL REPORT(2) 최대 e커머스 브랜드 ‘쿠팡’에 부족한 2%] 문화가 없는 브랜드는 인격 없는 생명체

산업 일반

배달음식과 새벽배송에서 사라진 브랜드 정신 한국 최대의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한국이 아니라 미국의 뉴욕 증권 거래소에 상장한다고 난리다. 아마도 예상 기업 가치가 55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데 대한 놀라움 때문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규모는 우리나라 상장기업 가치로 보면 네이버 다음인 6위 규모다. 우리나라 최고의 유통기업이라고 알려진 ‘이마트’의 기업 가치가 5조원이고 롯데쇼핑이 3조 3000억원 정도니 단숨에 전통의 강자들보다 11배, 17배의 기업 가치를 이루는 셈이다. 이러니 언론이고, 증시고 떠들지 않을 수 없다.그런데 쿠팡의 미국 시장 상장을 보면 마냥 박수만 쳐줄 일은 아닌 것 같다. 아직 흑자를 내 본 적이 없으며 적자가 줄고는 있지만, 아직도 누적 적자가 5조원에 가깝다. 스타트업이 이익보다, 경쟁브랜드가 따라올 수 없도록 빠른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했다는 것을 감안해도 이해가 어렵다. 아무리 미래 가치가 이런 플랫폼 기업을 보는 척도라지만 같은 조건의 중국의 ‘알리바바’가 오래전에 뉴욕증시에 상장할 때와 비교해 봐도 영 뭐가 빠져 있는 느낌이다. 당시 알리바바는 1조 8000억원 수준의 이익을 낸 것은 물론 중국 내 시장 점유율도 70%대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그에 비하면 ‘쿠팡’은 이익은 고사하고 아직 연간 5000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도 역대 최고라는 지난해에 15% 내외를 달성했다. ‘로켓배송’이라는 물류 혁신을 차별화된 가치로 주장하고 있는 쿠팡을 우리나라 6번째 규모의 기업으로 인정하기에 탐탁지 않다.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이 이 회사의 뉴욕증시 상장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는 것을 보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만, 브랜드 전문가로서 플랫폼 브랜드 ‘쿠팡’을 안타깝게 보는 이유는 ‘로켓배송’이라는 물류 혁신이 이제 ‘더 나은 쥐덫’으로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 ‘로켓배송’ 핵심은 스피드가 아닌 고객경험 쿠팡의 ‘로켓배송’이라는 브랜드 자산은 초기에 참으로 훌륭한 차별화 포인트였다. 사실 로켓배송의 핵심은 ‘스피드’가 아니라 ‘고객경험’이었다. 고객 중심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빠르고 정확한 배송을 원하는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것이다. 투자자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아 기존의 소셜 커머스 업계 중 유일하게 축구장 100개보다 더 큰 전국 단위의 물류 센터를 짓고 배송 트럭을 모두 내재화했다. 다른 경쟁사가 배송을 외주화할 때 쿠팡은 배송 인력조차 내재화하며 고객경험을 완전히 혁신했다.그뿐 아니다. 소셜 커머스업체들이 고객 응대에 소극적일 때 쿠팡은 적극적인 환불정책을 시행했다. ‘배송지연품절보상제’, ‘365일 고객상담센터’, ‘먹거리 안전센터’ 같은 파격적 프로그램을 운영해 다른 소셜 커머스 업체보다 한 수위의 행보를 펼쳤다. 우리나라의 이커머스 문화를 만들어 가기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그러나 소셜 커머스 업체에서 종합 이커머스 업체로 성장을 하고, 배달음식 시장이 커지며 ‘쿠팡이츠’라는 서비스로 브랜드 확장을 하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거기에 마켓컬리가 ‘새벽배송’ 시장을 열자 쿠팡도 ‘로켓프레쉬’라는 서비스로 이 시장에 진입해, ‘로켓배송’의 고객경험이 유지되기가 어려운 환경이 됐다. 쿠팡이츠는 ‘로켓배송’의 개념을 적용한 ‘치타배달’을 도입했지만, 이 시장의 선두인 ‘배달의민족’과 차별화된 경쟁이 쉽지 않았다.로켓배송의 핵심은 물류 배송 시스템의 내재화지만 배달음식의 ‘치타맨’들 조차 직고용하기엔 감당해야 하는 투자와 리스크가 너무 컸던 것일까? 주로 농·축·수산물을 취급하는 새벽 배송시장에서도 ‘로켓배송’의 정신은 희석됐다. 밤 11시까지만 주문하면 잠든 사이에 배달해주는 ‘샛별배송’이 ‘로켓배송’의 고객경험을 압도해 버린 꼴이다. 이 시장에서는 새벽배송이 안되면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 되다 보니 로켓배송은 ‘로켓’에 더해 ‘프레쉬’를 달아도 차별화될 수 없는 평범한 ‘쥐덫’이 되었다. 이쯤 되면 쿠팡의 주력인 오픈마켓 서비스에서도 이런 현상은 언제든 나타난다. ━ 로켓배송은 ‘더 나은 쥐덫’일 뿐 플랫폼 비즈니스의 특징 중 가장 큰 것이 비즈니스 영역의 파괴다. 소비자의 시간을 두고 플랫폼 간에는 그 시작이 무엇이든 궁극적으로 서로가 경쟁한다는 것이다. ‘to be Amazoned’(아마존이 진출하는 산업영역은 곧 망한다) 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아마존’의 사례에서 보듯 플랫폼 시대 경쟁은 산업의 영역을 넘나들고 있다.우리는 지금 전기차를 만들어 자동차 회사와 경쟁하겠다는 스마트폰 시대를 연 ‘애플’을 보면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카카오톡은 메신저 서비스에서 출발, 10년 만에 무려 100개에 가까운 계열사를 거느리고 관여되지 않은 비즈니스 영역이 없을 정도로 확장하고 있다. 연예 매니지먼트 회사에서 출발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플랫폼을 만들어 네이버와 합작사를 만들고 ‘유튜브’와 한판 붙자고 한다. 심지어 쿠팡도 OTT 서비스를 만들어 넷플릭스와 경쟁을 선언하고 있다.이런 현상을 보면서 과연 플랫폼 시대에 있어 브랜드 역할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플랫폼 시대의 아이코닉 브랜드는 이제 더 나은 기술혁신과 물리적 가치로만 만들기 어려워 보인다. 브랜드가 가진 문화와 그 문화를 지지하고 동조하는 팬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애플이 ‘애플카’를 만든다고 했을 때 누구도 비아냥거리거나 냉소를 보내지 않고 오히려 애플의 기업가치가 더 높게 평가되는 이유는 바로 ‘think different’의 브랜드 이념이 만드는 브랜드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라면 아이폰의 경험이 그대로 차 안에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를 만드는 것이다. 배달의민족이 ‘요기요’나 ‘배달통’보다 더 빠른 배달을 하므로 시장 점유율이 높다고 설명하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배달의민족이 나를 더 잘 이해하고 내 코드에 맞는 배달 앱이기 때문이다. 브랜드가 가진 문화에 동조하는 팬덤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55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거라는 ‘쿠팡’엔 없는 것이 없어 보인다. 이번 뉴욕증시 상장이 성공하면 든든한 자본을 바탕으로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상대를 압도할 기세다.그뿐만 아니다. 어떤 형태가 될지 모르지만, 국내에 한정된 시장을 글로벌로 확대할 것이라고도 한다. 미국의 유기농 오프라인 식품매장인 ‘홀푸드’를 인수한 아마존의 사례를 들어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홈플러스’를 인수해 온·오프라인의 시너지를 만들 것이라는 전망도 한다.어떤 사업의 확장을 구상하고 있더라도 대한민국 상장회사 6위 규모의 브랜드가 꿈꾸는 것은 이 시대의 아이코닉 브랜드가 되는 것일 것이다. 그렇기 위해 쿠팡이라는 브랜드에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브랜드의 이념을 바탕으로 한 문화다. 플랫폼 시대의 브랜드는 하나의 인격체와 같아야 한다. 소비자에게 문화가 없는 브랜드는 인격 없는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허태윤 한신대 평화교양대학 교수

2021.02.21 11:52

5분 소요
[이재명의 ‘배달특급’ 시행 한달 성적표는?] 화성·파주·오산 가입자 11만명, 거래액 28억원… 공공앱 불씨는 틔웠다

의료

중개수수료 대폭 줄여 가맹점 확보… ‘수수료 1%’ 적자구조는 숙제 이재명 경기도지사표 공공 배달애플리케이션 ‘배달특급’이 달리기 시작한 지 한 달, 일단 성적표는 예상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특급을 운영하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제시했던 한달 목표 가맹점 수는 3000개였지만, 2020년 12월 22일 기준으로 5730개의 매장이 가맹을 신청했다. 또 한달 간 목표 거래액이 10억원이었는데 서비스를 시작한지 8일 만에 이를 달성하고 30일 기준 누적 주문건수 10만건, 거래액 27억8000만원을 넘어섰다.배달특급 가입자 수는 10만8000명에 이른다. 12월 31일 기준으로 배달특급은 구글플레이 식음료 인기 애플리케이션 순위에서 쿠팡이츠·배달의민족·요기요·스타벅스·마켓컬리에 이어 6위를 차지하고, 앱스토어에서는 11위를 차지했다.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등 기존 배달 애플리케이션 규모에 비하면 턱없는 수준이지만, 경기도 화성·파주·오산 등 3개 지역에서만 우선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따지면 무시할 수 없는 성장세라는 평가다. ━ 경기도지역화폐 이용자는 최대 15% 할인혜택 ‘공공’이라는 이름이 붙은 배달특급의 목표는 공정거래. 배달 음식 시장규모가 매해 커지고 있지만 일부 업체가 이 시장을 독과점하면서 생기는 과도한 수수료와 광고비용을 없애고자 기획됐다. 실제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인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 등 세 애플리케이션의 배달 플랫폼 점유율은 97%이다.이 지사는 지난해 12월 1일 배달특급 서비스를 시작하며 홍보모델 가수 황광희를 만나 토크행사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플랫폼 알리기에 나섰다. 이 지사는 “기회는 공평하게 주어져야 하는데, 집중화나 독과점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배달 애플리케이션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배달특급이 공정한 경쟁 환경 속에서 도민들이 편리하게, 또 소상공인들은 큰 수수료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결국 공정거래를 위해 경기도가 직접 배달에 나선 셈인데, 이를 반영하는 배달특급의 가장 큰 장점은 ‘중개수수료 1%’, ‘광고비 없음’이 꼽힌다. 기존 배달 플랫폼사들은 가맹점주들로부터 10~15%의 중개수수료를 받거나 중개수수료 대신 정액제 방식의 광고비용을 받는 것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배달특급은 기존 업체들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수수료 1%만 받고 광고비용은 전혀 받지 않는다.배달특급 서비스에 입점한 한 매장 주인은 “지금까지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중개수수료 15%, 결제수수료 3%, 여기에 라이더 비용까지 지불하고 재료비·임대료·인건비 등을 정산하고 나면 실제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얼마 없었다”며 “배달특급은 중계수수료가 1%이기 때문에 일단 수입은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소비자에겐 경기도지역화폐를 배달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기도지역화폐는 충전할 때마다 지역별로 6~10%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특징인데, 소비자는 지역화폐로 배달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 게다가 배달특급은 경기도지역화폐로 결제한 소비자에게 5% 캐시백을 제공한다. 배달이라는 특성상 배달 서비스는 거주지역 주변 매장만 이용할 수 있는데, 이 특성과 경기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경기도지역화폐가 잘 맞아떨어져 시너지를 내는 셈이다.그러나 한달 사용 후기가 모두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의 불만 사항으로는 ‘리뷰’ 항목이 없는 점이 꼽힌다. 기존 배달 애플리케이션에는 각 매장을 이용한 소비자가 적은 리뷰를 볼 수 있지만, 배달특급에서는 단순 숫자로 나타나는 별점만 보이고 글과 사진으로 작성한 리뷰를 볼 수 없다. 경기도 화성시에서 배달특급을 사용 중인 한 소비자는 “기존 배달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실제 배달 상태를 리뷰로 자세히 확인할 수 있었는데, 소비자 리뷰가 없으니 불편하다”고 말했다.이에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배달특급을 기획할 당시 ‘리뷰’ 항목이 가맹점주들에게 불리한 구조라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 배달특급에는 리뷰 항목을 제외시켰다”며 “하지만 시범사업 이후에도 불편함 등이 계속해서 제기 되면 추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 수수료 1%’ ‘공공영역’ 등 논란은 진행 중 중개수수료 1%에 대한 우려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경기도주식회사는 배달특급을 선보이면서 적정 플랫폼 운영비용 차원에서 중개수수료 2%를 책정한 바 있다. 하지만 12월 1일 본격적인 서비스 운영에서는 중개수수료 1%를 내세우며, 가맹점주를 모으고 있다. 중개수수료 1%는 가맹점주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플랫폼 운영에는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이고 여기서 발생하는 적자는 세금으로 채워지게 된다.이에 대해 경기도주식회사는 “수수료를 1%로 유지하는 대신 그 간극을 채울 수 있는 이익 구조를 검토하는 중”이라며 “배달특급이 궤도에 올라서면 다양한 방법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배달특급 가맹점주 신청 약관에는 중개수수료가 2%로 적혀있지만, 2021년 한시적으로 중개수수료 1%로 게재됐다.정부가 민간사업 분야에 개입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꼬리표처럼 붙어 다닌다. 배달이라는 분야가 ‘공공 부문’이 될 수 있냐는 물음이다. 김대종 세종대(경영학) 교수는 “수수료를 낮추는 등 장점도 있겠지만 정부가 민간사업에 참여하게 되면 민간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 정부 개입보다는 시장 경제 원리에 맡기는 것이 맞다”며 “공정성을 위해서는 정부가 직접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 경쟁할 수 있는 다른 기업을 등장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경기도주식회사는 이 같은 지적에 “배달특급은 배달 플랫폼 참여로 인한 이익보다 배달앱 시장의 정상화를 위한 것”이라며 “공정한 경쟁 형태 유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주식회사는 상법상 주식회사지만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이다. 배달특급은 내년부터 서비스 지역을 용인·광주·시흥 등 24곳을 추가적하며 확대할 계획이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1.01.02 11:50

4분 소요
[“배민 사려면, 요기요 팔아라”] DH·우아한형제들 합병 무산되나

Check Report

공정위 “독점 기대 버려라”… DH “독점 우려 납득 어렵다” 딜리버리히어로(DH)와 우아한형제들이 인수합병(M&A) 무산 위기에 처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사 보고서를 통해 사실상 퇴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DH는 국내 음식 배달앱 시장 2위 업체인 요기요를 운영하는 회사로, 요기요의 시장점유율은 30%에 달한다. DH는 시장점유율 60%인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업체)을 4조7500억원에 인수하기로 지난해 발표했다. 한국 음식배달 시장을 장악하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공정위의 방침에 차질이 생겼다. 우아한형제들 역시 국내 스타트업 사상 최대 규모의 매각 기회를 날릴 위기에 처했다.11월 16일 DH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DH와 우아한형제들의 인수합병과 관련해 공정위가 조건부 승인 방침을 알렸다. 골자는 “배달의민족(배민)을 사려면 요기요를 팔라”는 것이다. 공정위는 개별 회사의 사안에 대해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는다는 방침이지만, DH 측은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DH코리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DH는 독일에 상장한 회사인데, 해외 투자자들이 ‘조건부 승인’ 관련 내용을 문의하면서 독일에서 공시할 의무가 생겼다”며 “회사는 조건부 승인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DH가 공정위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면 공정위는 12월 전원회의를 열어 기업결합 승인 조건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 공정위 태클에 요기요·배민 합병 무산 위기 유통업계에서는 합병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DH가 공정위의 방침을 따르면 국내 음식 배달앱 시장을 장악하려던 계획이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한 대기업 관계자는 “DH가 배민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4조7500억원을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은 독점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충분하다고 봤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공정위가 제시한 조건을 따르게 되면 완전한 독점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합병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을 인수할 때도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느냐에 따라 거래액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단지 시장 1위 기업이 된다는 것과, 시장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는 것은 차이가 크다”며 “요기요를 팔고 배민을 인수하는 시나리오라면 DH가 5조원 가까운 금액을 쏟을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닐슨코리아클릭의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9월 사용자를 기준으로 배달앱 업체 점유율은 배달의민족 59.7%, 요기요 30.0%, 배달통 1.2% 수준이다. 합병이 성사되면 DH가 거느린 회사들의 국내 배달앱 시장 합산 점유율은 90%를 넘게 된다. 압도적인 시장 지배 기업이 탄생할 경우 경쟁자가 나오기 어렵고 소비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문제가 지적되면서 공정위가 사실상 퇴짜를 놨다는 것이다.DH 측은 공정위 방침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DH코리아 관계자는 “배달앱 시장은 언제든 경쟁자가 나올 수 있고, 대기업이 뛰어들 경우 쉽게 판도가 뒤집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9년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 1, 2위 기업이었던 G마켓과 옥션의 합병을 언급했다. 두 회사가 한동안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자랑했지만, 쿠팡과 네이버 등의 등장으로 독점시장이 무너진 전례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DH가 배민을 인수하더라도 국내에서는 배민, 요기요, 배달통 등을 따로 운영할 예정이어서 독점의 우려도 없다”고 밝혔다. ━ 공정위 “독과점 문제 해소 예측했다면 조건 안 달아” 하지만 공정위에 조건 변경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두 기업의 인수합병을 심사할 때 독과점 문제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만약합병 이후 독과점이 발생하지 않거나, 그 문제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면 승인을 위해 필요한 조건을 달지 않거나, 약한 수준에서 조건을 명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러 사업을 하는 두 기업이 합병할 때 개별 사업 부분에서 독과점 문제가 예상되면 해당 사업부만 매각하라는 조건을 달기도 한다는 것이다. DH와 우아한형제들의 주력 사업이 음식 배달인데, 인수합병을 승인받으려면 요기요를 매각하라는 조건을 붙인 것은 음식 배달시장에서 독과점을 우려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실제 최근 수 년 간 요기요와 배민의 경쟁을 돌이켜보면, 얼마나 경쟁사가 나오기 힘든 구조인지 짐작할 수 있다. 2위 기업인 요기요가 배민의 점유율을 뺏어오기 위해 수수료 인하, 쿠폰 제공 등의 방식으로 공격에 나섰지만 눈에 띄는 점유율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두 업체의 시장점유율만 더 공고해졌다.DH 측은 아시아 시장에 투자를 위해 2018년 12월 본사가 있는 독일에서 음식 배달 사업까지 접었다. 네덜란드 음식 배달 스타트업 ‘테이크어웨이닷컴(Takeaway.com)’에 매각을 결정하면서 9억3000만 유로(약 1조2000억원)를 받기로 했다. 이 중 일부가 요기요에 투자돼 지난해 배민과의 경쟁을 위한 실탄으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글로벌 기업의 과감한 투자에도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이 깨지지 않은 것을 보면, 향후 독과점 문제가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그렇다고 공정위의 결정을 무시할 수도 없다. DH가 공정위 조건을 따르지 않고 인수합병을 강행하면 일(日) 단위로 강제 이행금을 물어야 한다. 강제 이행금은 거래대금의 10000분의 3 수준이다. 100일이면 3%, 1년이면 11% 수준이다. 우아한형제들 인수금액 4조7500억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매년 5000억원의 강제 이행금을 내야 한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의 연간 영업수익(매출액)이 5654억원이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 이익 여부와 대표가 고발당할 수 있는 부담까지 생각하면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인수합병이 무산되면 우아한형제들과 투자자들도 타격을 받게 된다. 국내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DH와 다시 출혈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2018년 56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우아한형제들은 DH코리아와 경쟁이 격화된 2019년 8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려던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4조7500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재매각하기도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배달의민족 고위 관계자는 “인수되는 회사로서 이번 결정에 대해 언급하기는 부적절하다”면서도 “DH가 해외 진출에 의지가 있다면 합병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2020.11.2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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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과점 우려, M&A 기로에 선 배달의민족] ‘4조7500억 수표는 쥐었는데…’ 깊어지는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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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력 든든한 DH… 우군 될까, 껄끄러운 경쟁사로 남을까 딜리버리히어로(DH)와의 합병과 관련한 기업결합 심사를 앞두고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심사통과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어 향후 사업 확장과 시장지배력 강화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토종 배달업체임을 강조했던 우아한형제들은 독과점·수수료 인상 문제로 홍역을 치른 이력이 있다. 일부 지자체가 공공배달 서비스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음식 배달 시장에 뛰어드는 경쟁사가 늘고 있는 것도 우려 요소다. 여기에 기업가치(4조7500억원) 거품론도 제기되고 있다.2019년 12월, 세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1위(중국 제외)인 독일계 회사 DH는 국내 1위인 배달의민족을 40억 달러(약 4조75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싱가포르에 5:5 합작사(조인트벤처) ‘우아DH아시아’를 세우고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했다.하지만 계약이 마무리 된 것은 아니다. 마지막 관문인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남아있다. 공정위는 두 개 이상의 기업이 합칠 때 특정 시장에서 독과점이 형성되고 경쟁이 약화되는 등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 따진다. 공정위가 ‘승인’ 판정을 내리지 않으면 DH와 우아한형제들의 인수합병은 불가능해진다. 우아한형제들이 받아든 4조7500억원짜리 수표가 종잇조각이 되느냐, 아니면 현금이 되느냐 여부는 공정위 판단에 달렸다는 뜻이다. ━ DH-우아한형제들 결합심사 통과 장담 못해 중요한 것은 누구도 이번 심사의 결과를 장담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심사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는 ‘시장 독과점’ 여부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 시장점유율은 약 63%, DH가 운영하는 배달 앱 요기요와 배달통의 시장점유율은 34%가량으로 추정된다. DH가 우아한형제들과 한 기업이 될 경우 국내 음식배달시장의 97%를 장악하게 된다. 완벽한 독점체제가 구축되면서 시장에서 경쟁이 사라질 수 있다.비슷한 문제로 공정위는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기업결합을 불허한 바 있다. 당시 공정위는 두 회사가 결합하면 CJ헬로비전이 진출해 있는 전국 23개 유선방송 권역 가운데 21곳에서 시장점유율 1위 사업자가 돼 공정 경쟁을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데이터 독과점’ 문제도 주요 변수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배달통이 각각 보유한 소비자·가맹점 정보를 이용해 경쟁자의 시장 접근을 막을 수 있는 독과점 기업 횡포 문제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2월 기업결합 심사 기준을 개정하며 “정보 자산을 수반하는 M&A의 경쟁 제한 효과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 인수합병 무산시 배민은 타격 불가피 DH와 우아한형제들이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면 될까. 일각에서는 우아한형제들에 큰 타격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DH와 본격 경쟁: 무엇보다 우아한형제들은 DH라는 글로벌 회사와 다시 경쟁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된다. 두 회사는 인수합병 계약 전까지 수수료, 배달비 인하 등의 방법으로 치열하게 경쟁했다. 결과적으로 우아한형제들이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내자 DH가 인수합병을 선택했다. 그런데 기업 결합이 무산되면 두 회사는 다시 경쟁사가 된다. 경쟁 무대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이 될 전망이다.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배달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우아한형제들이 동남아시아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지역에는 그랩, 우버이츠 등 글로벌 회사들이 포진해있다. DH도 경쟁에 뛰어드는 모양새다.기업가치 재평가: 4조7500억원으로 평가됐던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도 재조정될 수 있다. DH가 우아한형제들 인수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 부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배달의민족을 흡수하면 한국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경쟁으로 지출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었다. 국내 음식 배달시장은 규모는 약 20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런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면 4조7500억원이 결코 큰 금액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인수합병이 무산되면 한국 시장을 독점할 수 없게 된다. 안정적으로 한국 시장을 장악하고 이를 발판으로 동남아시아로 진출하려는 계획에도 차질이 생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4조7500억원에 달한다는 우아한형제들의 기업 가치는 DH가 인수합병에 성공했을 때 평가 가능한 금액”이라며 “향후 음식 배달 시장의 성장을 지켜봐야 하지만, DH를 제외하고 그 정도 금액으로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려는 업체가 나오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경쟁업체 등장: 현재 음식 배달 시장에서 배달의민족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앞으로 배달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인수합병이 무산되고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다른 업체들도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쿠팡이츠도 본격적으로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쿠팡이츠가 이미 올 상반기 음식 배달 시장에서 이용자 수 기준으로 3위를 차지했다는 조사도 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이 나란히 1~3위를 유지해온 시장점유율 체제에 균열이 생긴 셈이다. 쿠팡이츠와 배달통의 시장점유율이 각각 2.5%, 1.7% 수준에 불과하지만, 아직 진입 초기 단계인 쿠팡이츠의 성장세에 따라 배달시장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소프트뱅크의 지원을 등에 업은 쿠팡이츠와 DH의 자금력을 무기 삼은 요기요가 경쟁하면 자금줄이 마땅치 않은 우아한형제들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5654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은 364억원에 달했다.이미지 추락: 수수료 체계 변경 논란으로 불거진 갑질 논란도 부담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4월 수수료 체제 개편을 강행하며 독과점 폐해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당시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 수수료를 월 8만8000원(수수료 포함)짜리 정액제 중심에서 건당 5.8% 정률제로 바꿔 비판을 받았다. 사실상 수수료 인상을 통해 소상공인들에게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우아한형제들은 개선책을 찾겠다면서도 정률제를 고집하다가 정치권까지 비판의 수위를 높이제 결국 ‘백지화’를 선언했다. 마케팅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이 인수합병 계약 이후 ‘배신의민족’, ‘게르만민족’이라고 불리며 그동안 쌓은 이미지를 많이 깎아 먹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 조건부 인수합병 허가 가능성도 그러나 일각에선 인수합병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도 나온다. ‘배달 앱’ 시장에서 우아한형제들과 DH의 점유율이 97%에 달하지만, ‘배달 음식 시장’ 전체로 영역을 넓히면 점유율은 15% 수준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지난 2009년 오픈마켓 시장 1, 2위였던 옥션과 지마켓도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했다. 이베이가 운영하던 옥션과 인수 대상이었던 지마켓의 2008년 시장점유율은 87.5%에 달했다. 독과점 문제가 제기됐지만, 공정위는 시장 자체가 지속해서 성장하고 시장 참여자의 진입과 퇴출이 활발하다는 점에 주목해 인수를 허가했다. 다만 3년간 거래수수료율 인상 금지 등의 조건을 내세운 바 있어 DH와 우아한형제들의 기업 결합도 조건부 승인이 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우아한형제들 고위 관계자는 이코노미스트와의 통화에서 “‘배달 앱’만 놓고 볼 때 논란이 있지만 전화 주문, 외식 시장 등 음식 시장으로 외연을 확대하면 배민은 독점 기업이 아니다”라며 “글로벌 기업 등 경쟁 업체가 언제든 들어와 경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배달 음식 시장은‘열린 시장’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무엇보다 공정위가 ‘온라인 플랫폼 중개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플랫폼공정화법)’ 제정 움직임을 보이는 점이 우아한형제들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플랫폼공정화법은 쿠팡이나 배달의민족처럼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기업이 영향력을 무기로 ‘갑질’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이다. 공정위는 지난 6월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고 디지털 공정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이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플랫폼 사업자와 입주업체 간 거래 관계를 규율하고 수수료율 책정, 판촉 활동비용 배분 등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정부 개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대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DH-우아한형제들의 합병을 허가하지 않으려 했다면 독과점을 빌미 삼아 얼마든지 퇴짜놓을 수 있었다”며 “플랫폼공정화법을 통해 독점 기업의 횡포 우려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는 명분으로 합병을 허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인수 합병이 성사될 경우 우아한형제들로서는 아시아시장 진출에 날개를 달 수 있다는 전망이다. 우아한형제들의 노하우와 DH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음식 문화와 인구 분포상황 등을 고려하면 한국에서의 성공 경험을 가진 우아한형제들이 아시아 전역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DH가 4조7500억원이라는 거금을 제시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이 우리나라 시장 만을 놓고도 전 세계 푸드 딜리버리업체 가운데 4위 수준”이라며 “아시아 전역에서 음식 배달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수합병이 성사되면 배민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2020.08.2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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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플랫폼 전쟁터 된 배달 앱 시장] 숟가락 얹은 쿠팡·위메프 입맛 다시는 네이버·카카오 위태로운 배민 천하

산업 일반

‘언택트’ 시대 배달 앱 급부상, 마케팅 경쟁 불가피…라스트마일 물류서비스 진화 가능성 제국의 팽창은 언젠가 다른 제국과의 충돌로 이어진다. 영국과 독일이 3C(카이로·케이프타운·캘커타) 정책과 3B(베를린·비잔티움·바그다드) 정책의 충돌로 제1차 세계대전에서 전쟁을 벌였듯.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산업도 경쟁의 양상이 복잡하게 흐르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해도 국내 배달 앱 시장에 교통정리가 이뤄지는 듯했다. 업계 2위 요기요의 최대주주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을 인수하며 점유율 98.7%의 시장 지배적 플랫폼이 탄생해서다. 그동안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며 경쟁했다.그런데 이 상황을 잠자코 지켜보던 정보통신기술(ICT) 공룡들이 최근 너도나도 배달 앱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쿠팡과 위메프오가 공격적으로 영토 확장에 나선 가운데 네이버·카카오도 몸을 풀고 있다. 이들은 배달 앱이 라스트 마일 물류서비스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해 이 시장을 놓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시 무한경쟁에 돌입한 것이다.특히 IT 플랫폼 비즈니스에 억만장자는 있어도 백만장자는 없다. 승자독식의 시장에서 어느 한쪽이 백기를 들거나 퇴출될 때까지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최근 배달 앱 시장은 기업 순위가 대거 바뀌는 등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6월 기준 배달 앱 월간활성사용자수(MAU, 안드로이드 기준)는 배달의민족이 970만1158명으로 1위, 요기요가 492만6269명으로 2위를 지켰다.주목할 만한 점은 3~4위의 순위 변화다. 쿠팡이츠(39만1244명)가 배달통(27만2139명)을 밀어내고 3위에 올랐다. 닐슨코리아클릭 조사(안드로이드·iOS 합산)에서도 이 기간 쿠팡이츠의 MAU는 55만으로 배달통(26만)을 큰 폭으로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신생 위메프오(38만)도 배달통을 앞섰다.배달통은 국내 1호 배달 앱으로 배달의민족·요기요의 틈바구니에서도 꾸준히 40만~50만대 MAU를 지켜왔다. 올해 1월 MAU는 51만으로 당시 쿠팡이츠와 위메프오를 합한 40만 MAU보다 높았다. 그러나 쿠팡과 위메이크프라이스가 본격적으로 움직이자 입지가 쪼그라들었다. ━ 쿠팡이츠, 라이더 확보 총력에 배달료 2만원 넘기도 지난해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이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배달 앱 이용자가 늘자 시장 확장에 나섰다. 배달 앱은 소비자와 라이더·입점업체가 생태계의 3대 축이다. 이들이 공동의 목적을 갖고 움직이도록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 쿠팡이츠는 생태계 확장을 위해 라이더를 첫 공략 포인트로 삼았다. 라이더를 독점함으로써 배달시간을 단축, 소비자를 늘리겠다는 계산이다.배달의민족 등 경쟁 배달 앱 라이더가 한 번에 3~4건 주문을 동시 처리하는 데 비해 쿠팡이츠는 한 건씩만 처리하도록 했다. 라이더가 여러 음식을 픽업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게 해 배달시간을 단축하겠다는 것이다. 쿠팡이츠는 라이더들의 선택 배차가 아닌 강제 배차 방식을 통해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일반적으로 배달시간이 30분을 초과하면 소비자는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한다.쿠팡이츠는 더불어 배달료의 기본요금을 없애고 주문량과 시간·거리 등을 고려한 탄력요금제로 높은 배달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배달을 한 건씩 처리하면 일거리가 줄어 소득이 감소, 라이더의 참여가 저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날씨와 시간, 배달 동선 등을 고려해 건당 2만원 넘는 배달료를 지급하기도 한다. 소비자·자영업자가 부담하는 수수료 5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모두 쿠팡이츠가 지급한다.쿠팡은 e커머스 분야에서도 위메이크프라이스·티켓몬스터 등과 ‘쿠폰 전쟁’을 벌이는 등 마케팅 전쟁을 오랜 기간 치렀다. 당장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판매자와 소비자를 많이 확보함으로써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배달 앱 업체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또 비전펀드의 자본력을 배경 삼아 치킨 게임에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쿠팡은 식당 등에 식자재를 정기 납품하며, 포스기기의 소프트웨어도 직접 개발했다. 배달 앱 시장에서의 입지를 어렵지 않게 굳힐 수 있다고 보고 있다.위메프오의 공략 포인트는 입점업체다. 입점업체들이 주 8800원의 서비스 비용을 부담하면 중개수수료 없이 배달 대행을 한다. 배달의민족은 건당 6.8%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정률제와 특정 지역에 깃발을 꽂으면 콜을 받을 수 있는 정액제 요금제를 혼용하고 있다. 요기요(12.5%)와 쿠팡이츠(약 15%)는 건당 1000원 안팎 수수료를 받는 일부 프로모션을 제외하곤 정률제 수수료 체계다.이에 비해 위메프오는 수수료를 없애 입점업체를 늘리고 있다. 지역 기반 운영 효율화로 수수료가 없다는 게 위메프 측 설명이다. 광고·마케팅 경쟁으로는 승산이 낮다고 판단하고, 배달 중개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풀이된다.이에 질세라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도 운영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통해 배차 및 동선을 자동으로 지정해주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전에는 고객 주문에 가장 빨리 응답한 라이더에게 배달을 맡기는 ‘전투콜’ 방식이었다. 전투콜 방식은 라이더들의 경쟁을 독려해 빠르게 배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운전 중 스마트폰을 봐야 하는 등의 안전 및 운영 비효율 문제가 제기됐다. 배달의민족은 AI 배차 시스템으로 일정량 이상 배달하는 라이더에게 7만원의 추가배달료를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요기요는 라이더의 동선을 고려해 한 번에 한 두 곳만을 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 네이버·카카오도 입점·채팅으로 진출 가능성 이런 가운데 대기업들도 속속 배달 앱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롯데GRS는 올해 2월 자사 5개 브랜드(롯데리아·엔제리너스·크리스피크림도넛·T.G.I프라이데이·빌라드샬롯)의 배달 주문 서비스인 앱 롯데잇츠를 출시했다. 소비자가 원할 때, 원하는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 ‘홈서비스(딜리버리)’와 고객이 매장에서 줄 서지 않고 주문을 할 수 있는 ‘잇츠오더’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다만 당장은 롯데 브랜드 밖에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은 성장에 한계다. 롯데GRS는 롯데리아 등 자사 브랜드의 배달 능력을 활용하겠다는 계산이지만, 이미 많은 배달 앱이 자리 잡은 상황이어서 생태계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마트도 시장 진출을 목표로 배달 앱 서비스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의 투자 예비 입찰에 참여한 바 있다. CU와 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들도 즉시 배달 서비스를 개시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요기요 장보기 즉시 배송을, 현대백화점은 식당가 음식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네이버와 카카오도 배달 앱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네이버는 실제 일부 외식업체들과 손잡고 자체 검색 결과에서 배달 대행을 연계하는 서비스를 테스트 중이다. 검색을 통해 e커머스 시장을 장악한 것처럼 메뉴와 가격, 예상 배달시간 등을 줄 세워 라이더들에게 연계시킬 수 있다. 또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큰 폭의 할인도 제공한다.카카오도 배달대행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구체적 형태는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로써는 요식업체들이 카카오톡에 입점하는 형태로 배달을 중개하거나, 배달 전용 채팅 창을 통해 메뉴를 고르고 배달을 요청하는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위챗 등 중국 채팅 앱들은 이미 2~3년 전부터 이런 서비스를 선보였다. 카카오톡이 선물하기 기능 등으로 e커머스 분야로 영역을 넓힌 것처럼, 앱 플랫폼을 활용할 여지가 크다.네이버·카카오 등은 여론 동향을 살피는 한편, 배달의민족·요기요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에 따라 서비스 개시 방법 등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의민족은 쿠팡이츠·위메프오보다 네이버·카카오의 시장 진출을 경계하고 있다.기업들이 대거 배달 앱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해마다 거래액이 크게 늘고 있어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연간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음식 주문 등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9조7365억원으로 전년 대비 84.6% 급증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국내 배달음식 시장 규모를 이보다 2배 이상 큰 20조원 규모로 추정한다.배달 앱 이용자는 2013년 90만명에서 2019년 2500만 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올해도 가파른 성장세를 그릴 전망이다. 1인가구, 맞벌이가구 증가, 배달 음식 문화 정착 등 중장기 관점에서의 시장 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글로벌 시장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프로스트앤드 설리번에 따르면 글로벌 음식 배달 시장은 2018년 820억 달러(약 96조원)에서 2025년 2000억 달러(약 235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이에 배달 앱 회사들의 기업가치도 천정부지 치솟고 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1위 배달 앱 업체 메이퇀디엔핑의 시가총액은 206조원이다.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의 4배에 달한다. 유럽·아시아 41개국에서 서비스 중인 딜리버리히어로는 2018년 6억87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기업가치는 199억500만 달러(약 23조5000억원) 규모다. 우버이츠의 기업가치는 약 22조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 글로벌시장 M&A 활발, 조 단위 거래 배달 앱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면서 경쟁사 간 고액 인수합병(M&A)도 활발하다. 글로벌 시장 거래액은 딜리버리히어로의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인수가격인 4조8000억원의 2배에 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네덜란드의 테이크어웨이는 올해 1월 영국 저스티잇을 인수하는데 9조1000억원을 썼고, 유럽 저스트잇테이크어웨이도 6월 미국 그럽허브를 사는데 8조7000억원이나 들였다. 미국 우버이츠는 경쟁사 포스트메이츠를 3조1000억원에 매입하는 논의를 벌이고 있다.이들은 급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베트남·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매년 7%대 고성장을 일구며 외식 산업이 날로 커지고 있다. 또 실업률이 높고 오토바이가 주된 운송수단이라는 점에서 배달 앱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동남아 시장은 우버이츠를 비롯해 그랩푸드·고젝 등이 국가별로 과점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승차공유 회사의 자회사나 사업부로 이미 높은 수준의 지도·경로 탐색 알고리즘과 페이 서비스를 심어놓은 상태다.그러나 아직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없고, 시장의 잠재력이 폭발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상태다.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을 인수한 것도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두 회사는 50대50 지분으로 합작회사(JV) ‘우아DH아시아’를 싱가포르에 설립기로 했다.배달 앱은 사용자의 충성도가 낮고 네트워크 효과가 약하기 때문에 자본력과 서비스 경험이 있다면 진입이 용이한 편이다. 이 때문에 검색·e커머스·승차공유 등 여러 IT 플랫폼 간에 격돌 양상도 나타난다. 시장지배적 사업자라도 언제든 생사를 건 경쟁에 노출될 수 있다는 뜻이다. ━ ‘배달 앱이 유통·물류 혁신 기폭제’ 기대 실제 국내 배달 앱 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준비 중인 쿠팡·네이버·카카오 등은 모두 각자 영역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플랫폼 기업들이다.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것은 배달 앱이 앞으로 e커머스 활성화와 물류·유통 혁신의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날로 커지는 e커머스 시장에서 배달 앱이 라스트마일 물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유통과 물류체계의 큰 폭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현재 유통기업들은 대개 물류 업무를 전담하는 자회사를 둔 2자 물류(2PL) 방식 물류체계를 택하고 있다. CJ가 CJ대한통운을, 롯데가 롯데글로벌로지스를, 현대자동차가 현대글로비스를 보유하는 식이다. 그런데 최근 급성장한 e커머스 기업들은 자체 물류망이 없기 때문에, 기존 물류망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들어 물품을 위탁 발송하는 3자 물류(3PL) 방식이 커지는 이유다.문제는 대형 물류업체를 이용하면 배송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물류 서비스의 차별화가 어렵다는 점이다. 기존 대형 물류업체들은 전국 각지에서 생산한 제품을 자신의 대형 물류창고로 한데 모은 뒤 다시 각지 소비자에게 뿌린다. 과거 지역 거점 물류망과 촘촘한 배달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에, 운영효율화와 비용절감 측면에서 이런 방식이 유리했다. DHL 같은 글로벌 물류기업이 정착시킨 모델이다.그러나 쿠팡 등 일부 e커머스 기업들이 자체 물류망을 구축해 로켓배송 등 새로운 서비스를 펼치며 유통·물류의 변화가 시작됐다. 미국에서도 아마존이 유통의 중간 과정을 생략해 배송 속도를 높여 게임의 룰을 바꿨다.소비자들은 더 짧은 시간에 제품을 받기 원하고, 니즈도 다양해지면서 최근에는 당일배송, 3시간 내 배송, 콜드체인 같은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이에 네이버·카카오 같은 신흥 e커머스 기업들은 제품 공장 등이 있는 거점별로 중소형 물류창고를 두고, 여기서 소비자에게 직접 발송하는 물류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 거점물류·라이더중심 생태계 꾸려질 수도 네이버는 현재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주문이 들어오는 LG생활건강 제품은 CJ대한통운 곤지암 메가허브 풀필먼트(일괄물류서비스)센터에서 바로 허브터미널로 상품을 배송하고 있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중소형 상점에도 이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기업·개인이 소유한 지역별 창고를 임대 및 공유 형태로 활용해 물류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이런 계획이 라스트마일 물류로 완성하려면 전국 각지에 촘촘한 오토바이 배달망이 있어야 한다. 배달 오토바이는 먼 지역을 오가기 어렵지만 반경 3㎞ 이내 거리에선 어렵지 않게 물류를 담당할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이 자리 잡으면 앞으로 배달 앱 라이더들이 음식뿐만 아니라 공산품 등을 배송할 수도 있다.드론·로봇 등 대중들의 관심을 자극할 수 있는 자율 배달 기술이 등장하고 있지만, 가장 싸고 빠르고 정확한 배송 수단은 현재로썬 라이더다. 앞으로 배달 앱 자체가 3PL 기업으로서 여러 e커머스 기업들의 물류를 소화할 수 있다. 현재 배달 앱 시장은 20조원짜리지만 앞으로 물류 포워딩으로 넓어질 가능성이 큰 셈이다.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은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의 중요성을 깨닫고 전략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자사의 역량을 기반으로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며 “빅데이터를 통한 최적화와 고객 서비스 개선, 새 비즈니스 모델 구축 등 새로운 물류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2020.08.2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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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플랫폼 공룡도 뛰어든 배달 앱 시장] 시장 급성장, 강력한 경쟁자 진입에 ‘배민 천하’ 깨진다

유통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의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인수로 끝난 줄 알았던 배달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e커머스 기업부터 기존 유통 공룡들과 거대 IT 기업들까지 뛰어들고 있다. 배달앱은 수익성이 높고 앞으로 물류 시장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데 비해 진입 장벽이 낮아서다. 이에 압도적 점유율을 자랑하던 배달의민족도 위태로운 상황에 부닥쳤다. 전장이 확대돼서다. 경쟁사가 요기요·배달통·부릉에서 쿠팡·롯데·네이버·카카오 등으로 바뀌었다. 배달의민족·요기요 간 기업결합심사에 따라 시장의 판도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는 배달 앱 시장의 현재 상황과 미래를 조명해보고, 건전한 경쟁 체제 마련과 해외 진출 등 산업 발전 방안은 무엇인지 모색해봤다. - 이코노미스트 편집부

2020.08.2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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