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15

“줍줍 막차 타자”…3억 아파트에 16만명 몰린 사연은

분양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에서 나온 '3억 로또' 줍줍(무순위 청약)에 16만명이 넘는 청약 통장이 몰렸다.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 '북수원자이 렉스비아' 무순위 청약 2가구에 대해 지난 4일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 총 16만4369명이 신청했다.북수원자이 렉스비아는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일원에 지상 29층, 21개동, 2607가구로 조성된 대단지로 지난해 3월 입주를 시작한 단지다. 무순위 청약 물량은 전용 59·84㎡ 각 1가구씩으로, 59㎡에는 7만8096명이, 84㎡에는 8만6273명이 청약을 넣었다.많은 청약자가 몰린 이유는 4년 전 분양가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전용 59㎡는 4억9134만원, 전용 84㎡는 6억1439만원에 나왔다. 북수원자이 렉스비아의 전용 59㎡는 지난해 10월 7억원에 거래됐으며, 84㎡은 아직 거래가 없으나 9억원대의 호가가 형성됐다. 이는 두 단지 모두 2억~3억원가량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또 지난달 11일 무순위 청약 신청 자격을 무주택자로 제한하고, 지자체장이 거주 요건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편안도 주요했다. 개정된 주택공급규칙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 내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무주택자들은 제도 개편 전 막차를 타기 위해 대거 청약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2025.03.05 14:25

1분 소요
'잠실 대장 넘볼까'…‘잠실 래미안 아이파크’ 특공에 4만명 몰려

부동산 일반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공급되는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 특별공급에 4만명 가까이 몰렸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 진행한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 282가구 특별공급 모집에 3만9478명이 신청하며 평균 경쟁률 140대 1을 기록했다. 생애 최초에 가장 많은 1만9312명이 신청했다. 신혼부부와 다자녀가구에는 각각 1만3114명, 6229명이 접수했다. 노부모 부양은 220명이 신청했다. 일찌감치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의 흥행 기대감은 커졌다.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는 20년 만에 잠실에 공급되는 대단지다. 신축 아파트인 데다, 분양가가 3.3㎡당 5409만원으로 송파구 역대 최고가이지만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는 낮은 편이어서 당첨 시 수억원의 시세 차익이 예상된다. 잠심 래미안 아이파크의 전용면적 84㎡형 분양가는 18억 중반~19억원대로 책정됐다.잠실동 대장주 아파트인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가 구축이고 커뮤니티가 없는 것을 감안하면 예사 시세 차익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센츠 전용 84㎡형은 지난 7일 28억5000만원에 트리지움 전용 84㎡형은 지난달 7일 26억원에 각각 최고가로 매매됐다. 엘스 전용 84㎡형은 지난달 20일 26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한편,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23개동, 총 2678가구 규모다. 이 중 전용면적 43∼104㎡, 589가구가 일반 분양 물량이다. 22일에는 1순위 해당지역(서울 2년 이상 거주자) 청약이 진행된다.

2024.10.21 21:27

1분 소요
“둔촌주공도 미달 우려인데” 마포 분양가 1평당 4000만원 넘어

부동산 일반

‘강남4구’라고 불리는 서울 강동구의 둔촌주공 재건축 ‘올림픽파크포레온’의 특별공급 일부 전형서 미달이 발생한 가운데, 비강남권 가운데 처음으로 1평(3.3㎡)당 일반 분양가가 4000만원을 넘는 단지가 나와서 관심이 모아진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마포구 분양가심의위원회는 최근 마포더클래시 일반분양가를 3.3㎡당 4013만원에 의결, 승인했다. 마포더클래시는 아현동 내 유일한 재건축 단지(아현2구역)로 SK에코플랜트와 HDC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으로 시공했다. 아현동 662번지 일대에 위치한 마포더클래시는 지하 5층~지상 25층, 17개 동, 1419가구 규모로 이중 53가구가 후분양되며, 입주 기간은 내년 2월 5일까지다. 책정된 분양가를 적용하면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가격은 13억원대다. 이는 업계에서 전망한 시장예상 분양가를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업계에서는 당초 이 단지 84㎡ 분양가를 9억원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합원분양가는 3.3㎡당 1900만원대로 84㎡ 기준 6억원대의 낮은 금액으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합 측에서 입지가 마포구라는 점과 일반 분양 가구 수가 적다는 점, 즉시 입주가 가능한 환경 등을 이유로 1평당 4000만원 수준의 분양가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84㎡ 기준 13억원대의 높은 금액이 승인되자 논란이 불거졌다. ━ 강북 마포더클래시, 강동 둔촌주공보다 3.3㎡당 184만원 많아 입지가 가장 큰 장점으로 떠오른 올림픽파크포레온도 3.3㎡당 3829만원에 일반분양가가 책정돼 집값이 급락한 인근 송파구 아파트와 비교해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강북권에 위치한 마포더클래시는 이와 비교해 3.3㎡당 무려 184만원이 높은 가격이 책정되자 고분양가 시선이 나온 것이다. 특히 올해 분양시장 최대어로 꼽힌 올림픽파크레온마저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단지의 청약 첫날 경쟁률이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분양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5일 둔촌주공 특별공급 청약에서 1091가구 모집에 3580명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평균 경쟁률은 3.28대 1이다. 일부 전형 경쟁률은 1대 1을 밑돌기도 했다. 다자녀 가구 대상으로 나온 49㎡ 62가구에 45명이 신청했다. 39㎡ 신혼부부 전형 301가구에 90명, 같은 면적 노부모 부양 34가구에 5명, 기관추천 115가구에 28명씩 신청자 수가 각각 집계됐다. ‘청약불패’라고 불리는 서울 분양시장은 올해 들어 냉 기운이 감돌고 있다. 강북의 일부단지 청약에서 미달이 나왔지만, 한 때 강남 4구로도 불렸던 강동구의 대장 아파트에서 미달이 나오자 업계도 놀라는 모양새다. 물론 이번에 미달이 나온 소형 면적은 주변 시세보다 비싼데다 물량까지 많아 성적이 부진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인기가 높을 것으로 보이는 전용 84㎡는 중도금대출마저 불가한 상황이라 안심할 수 없다. ━ 둔촌주공 특공 일부 전형 미달…분양 시장 긴장 마포더클래시도 아직 입주자 모집공고 전으로 분양가에 변동이 없을 경우 전용면적 84㎡는 13억원대로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마포더클래시와 올림픽파크포레온 모두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로, 입주 가능일로부터 2년간 의무적으로 실거주해야 한다. 아파트 잔금이 부족할 때 전세를 놓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충당할 수 없다는 의미다. 전매제한 8년과 재당첨 제한 10년 규제도 적용 받는다. 다만 마포더클래시가 흥행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강남권에서 처음으로 3.3㎡당 4000만원을 돌파하는 높은 일반분양가가 책정됐으나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마포구 대장주라고 불리는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은 최근 17억원대에 거래 중이다. 업계에서는 고분양가 논란에 대해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공사비 등이 분양가에 현실적으로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 정책연구원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로, 최근 2년 동안 꾸준히 이슈가 되고 있는 자재가격 등 공사비 상승 요인 등이 분양가에 반영한 결과로 보면 된다”며 “저값에 팔리느냐 안팔리느냐도, 결국은 시장수요에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MD비즈니스학과)는 “분양시장에서 고분양가가 나오는 이유는 결국 인건비의 상승, 건축 자재의 상승, 금리의 인상 이런 것들이 원인이 돼서 나타나고 있다”며 “마포도 강남에 버금가는 도심 지역이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는 전략적으로 비용 증가를 분양가로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지가 좋은 곳은 그래도 청약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겠지만 입지가 나쁜 곳들은 청약 성적이 저조한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

2022.12.06 16:55

3분 소요
‘청약 흥행에 물음표’ 둔촌주공 전용 84㎡ 중도금 대출 불가

부동산 일반

정부가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 일반분양 흥행을 위해 중도금 대출 규제를 추가로 완화하는 것에 대해 선을 그었다. 1200여가구에 달하는 전용 84㎡는 분양가 13억원대로, 12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한 가운데 둔촌주공 일반분양이 완판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23일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오는 25일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 입주자 모집공고를 실시하고, 다음달 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일반분양에 들어갈 계획이다. 둔촌주공 분양을 앞두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1일 세종정부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둔촌주공 전용 84㎡의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특정 주택단지를 중심으로 더 올릴 수 없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앞서 지난달 중도금 대출 기준을 기존 분양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로 인해 분양가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이 막혔던 단지도 12억원 이하로 분양하는 경우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둔촌주공 물량 중 1237가구에 달하는 전용 84㎡의 경우 예상 분양가격이 13억원 초반대로, 12억원이 넘기 때문에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13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중도금 대출없이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전용 84㎡을 중심으로 미계약 또는 미분양 물량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정부는 최근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고 지방 건설사나 대기업도 자금난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둔촌주공이라는 특정 단지 분양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체적인 중도금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3829만원으로, 확장비와 일반분양 유상옵션 등을 추가하면 전용 59㎡는 10억원대, 전용 84㎡는 14억원대까지 이를 수 있다. 일반분양의 전용면적별 분양가는 ▶29㎡(10가구) 5억원대 중반 ▶39㎡(1150가구) 6억원대 후반 ▶49㎡(901가구) 8억원대후반 ▶59㎡(1488가구) 9억원대 후반 ▶84㎡(1237가구) 13억원대 초반으로 예상된다. 둔촌주공 분양 물량의 53%가 특별공급, 나머지 47%는 일반공급으로 나온다. 특별공급은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 기관추천 물량 10%, 다자녀가구 10%, 신혼부부 20%, 노부모 부양 3%, 생애최초 10% 등으로 나뉜다. 일반분양 물량 4786가구 중에서 분양가 9억원대 이하인 전용 49㎡ 이하 물량은 총 2061가구다. 이 가운데 약 53%인 약 1091가구만 특별공급으로 분양한다.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는 ‘옆집뷰’, ‘복도식’ 아파트라는 수식어가 붙는 등 조합원 단지에 비해 일반분양 아파트의 상품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전용 84㎡와 전용 59㎡ 일부 주택형이 주방 창문을 통해 이웃집 내부가 들여다보일 정도로 동간 거리가 좁아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전용 84㎡ E형(558가구)과 59㎡ C형(149가구)인데 두 집은 주방이 마주보고 있는 구조다. 하지만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전용 84㎡ E형과 전용 59㎡ C형 주방 창문을 불투명한 ‘에칭유리’로 적용해 사적 영역을 보호할 방침이다. 에칭유리 옆에 조성한 환기창도 바라보는 집마다 엇갈리게 설계해 환기창을 열더라도 반대편 집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고 조합 관계자는 설명했다. 조합 관계자는 “주방창문은 불투명 유리인 데다 환기창도 여닫이로 엇갈리게 적용할 계획”이라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옆집뷰’라는 수식어는 모델하우스를 방문해 실제로 보면 논란이 눈 녹듯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용 29·39·49㎡ 소형 면적들은 복도식으로 구성해 주거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다. 보통 오피스텔에서 복도식을 많이 적용하는데 둔촌주공 아파트 소형 평형을 복도식으로 설계한 것을 단점으로 꼽는 예비청약자들의 의견이 많았다. 복도식 구성 방식은 계단식에 비해 서비스 면적이 좁고 난방비가 많이 들고 치안이 불안하다는 지적이다. 둔촌주공 아파트 주변 단지 시세를 살펴보면 강동 대장아파트로 꼽히는 고덕아이파크 전용 84㎡ 직전 최고가격은 16억2000만원이다. 둔촌주공 동일 면적 단지 분양가격과 비교하면 2억원 가량 높은 것이다. 고덕아이파크 전용 84 저층은 11억~13억원에 호가가 나오고 있어 둔촌주공 분양가보다 낮다. 강동구보다 입지가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송파 잠실 엘스 84㎡ 호가도 19억5000만원선이다. 9500가구에 달하는 헬리오시티도 전용 84가 이번달에 18억5000만원으로 거래됐다. 지난만해도 최고 실거래가격이 23억8000만원에 달했던 단지다. 둔촌주공이 5억~6억원 저렴하긴 하지만 더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서 헬리오시티 급급매를 사는 게 낫다는 의견도 모이고 있다. 둔촌주공과 같은 동네인 둔촌동에서는 더샵파크솔레이유 84가 12억1000만원에서 13억2000만원으로 둔주보다 조금 저렴하게 분양했다. 195가구 가운데 73가구 밖에 일반분양이 안 나왔지만 평균 경쟁률 14.75대 1로 1순위 청약 마감했다. 둔촌주공은 1만2000여가구로 더샵파크솔레이유보다 규모가 크지만, 분양가는 소폭 높다. 박지윤 기자 jypark92@edaily.co.kr

2022.11.23 14:46

3분 소요

부동산 일반

잇단 금리 인상과 거래절벽이 이어지며 서울 부동산 시장이 침체 분위기에 접어들자 ‘로또 청약’도 옛말이 되고 있다. 부동산 매수심리가 얼어붙으며 인근 아파트 값은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공사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분양가는 오르면서 시세차익 기대가 사라지고 있어서다. 5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1458만원으로 지난해 연말까지의 평균 분양가인 1320만원보다 10.4%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역대 처음이다. 올 연말까지 전국에서 밀어내기 분양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국 평균 분양가는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아파트 분양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기본형 건축비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올해에만 세 차례 인상됐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기본형 건축비를 지난 3월 2.64%, 7월 1.53% 인상한 후 9월에 2.53% 추가로 올렸다. 분양가 상한제가 손질되면서 가산비 증액이 예전보다 쉬워진 것도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분양가는 치솟는데 고분양가를 받쳐 줄 수요가 따라 줄지는 의문이다. 집값 하락 시그널에 청약시장은 이미 얼어붙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 민간분양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9대 1로, 2021년 경쟁률(19대 1)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같은 기간 당첨자 가점 평균도 23점으로, 작년(34점)과 비교해 11점이나 하락했다. 이에 미분양 단지도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서울의 미분양 주택은 13개 단지, 719가구로 집계됐다. 한 달 전 610가구인 것과 비교하면 17.9% 증가한 수준이다. 이 중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같은 기준 187가구로 조사됐다.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 역시 대규모 미달사태가 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0월 25일 경기도 의왕시 ‘인덕원자이SK뷰’ 508가구 무순위 청약에는 단 6명만 청약해 502가구가 잔여 물량으로 남았다. 지난 9월 청약을 진행한 이 단지는 총 899가구 규모로 평균 5.6 대 1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하지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 호재에도 불구하고 절반이 넘는 508가구가 미계약 물량으로 남았다. 이후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인기를 끌지 못했다. 무순위 청약마저 실패한 것은 분양가는 높은데 인근 시세는 높지 않아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센트럴자이’ 전용 84㎡는 최근 9억원에 실거래됐다. 인덕원자이SK뷰 전용 74㎡ 분양가가 8억2500만~8억8400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시세 차익 가능성이 낮은 것이다. 실제 높은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무순위청약에 대거 청약자가 몰렸지만 가격이 떨어지면서 난감해진 곳들도 생겨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고덕주공7단지 재건축)’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8일 9억5000만원(9층)에 거래됐다. 최고가인 지난해 2월 14억1000만원(6층)에 비하면 4억6000만원 낮은 가격으로, 약 32.6%나 떨어졌다. 이 아파트는 올 초 전용 84㎡ 2가구 취소분에 대한 무순위청약에서 무려 16만8644명이 몰려 8만43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7억원대에 분양했는데, 무순위청약 당시 거래 시세가 16억~18억원 수준이라 ‘10억원 로또청약’으로 화제가 됐었다. 로또청약 기대감이 수그러들면서 이달 청약을 앞둔 분양가 상한제(분상제) 적용지역도 우려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 4구역에 2840가구 규모 ‘장위자이레디언트’가 이달에 분양한다. 이 단지의 일반 분양가는 3.3㎡(1평)당 2834만원이다. 이 분양가대로 환산해 보면 전용 84㎡은 9억원대로 예상된다. 문제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았음에도 지난해 입주한 신축 단지 시세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 부동산 침체기에 인근 시세가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같은 장위동에 있는 래미안포레카운티(2021년 입주·939가구) 전용 84㎡는 지난달 4일 9억2000만원(15층)에 손바뀜했다. 지난 5월 거래된 11억5000만원(4층)보다 2억3000만원 하락한 수준이다. 인근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추후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는 분상제 적용 단지의 가격 매력이 사라진 셈이 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단지 분양가 수준이 높아져서라기보다는 전반적으로 아파트 시장이 너무 위축된 것이 청약 성적이 좋지 않은 요인으로 보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아파트시장이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청약에 나섰던 것”이라며 “단지 분양가가 올라서라기보다는 최근 전체적인 부동산 경기가 위축된 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입지 좋은 곳은 여전히 인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대출규제 등이 완화돼도 매수세가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오르는 이자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 지가 문제다”고 덧붙였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

2022.11.05 14:00

3분 소요
[85㎡~ 네 이름 ‘국민주택’ 맞니?] ‘34평 10억(전세·매매)’ 아파트 수도권으로 확산

부동산 일반

임대차 3법에 가격 오르고, 물건 드물고… 인구 구조에 맞는 공급에 초점 맞춰야 전용면적 85㎡(=84㎡, 34평형)를 더 이상 국민주택으로 부르기 어려워졌다. 이제부턴 ‘부자주택’으로 불러야 할 지경이다. 요즘 서울과 수도권 대도시에선 전세보증금 10억원을 준비해도 전용 85㎡를 얻기 어렵다. 보증금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사막에서 바늘 찾기처럼 물량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전용 85㎡ 매매가는 10억원을 넘은 지 오래다. 국민주택이 국민의 빈부격차를 더 벌려놓는 모습이다.전세보증금 10억원 전후의 전용 85㎡ 아파트가 올해 서울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지역도 집값 비싼 강남에만 한정되지 않고 강북을 비롯해 서울 변두리 지역과 수도권 대도시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국토교통부와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전용 85㎡ 기준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헬리오시티 전세가는 2018년 말 입주 당시 6억원에서 지난 8월 10억원을 훌쩍 넘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8월에,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와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는 10월에 각각 전세가 17억원을 기록했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SK뷰도 8월에 17억원에 육박하는 전세가로 거래됐다.전용 85㎡의 전세가 고공행진은 서울의 강북 지역과 비(非)강남권으로 퍼지고 있다. 서울 성동구 옥수동의 래미안옥수리버젠은 7월에 9억원을 넘기 시작했다. 종로구 홍파동의 경희궁자이2단지는 7월에, 동작구 상도동의 e편한세상 상도노빌리티는 9월에 9억8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마포구 용강동 e편한세상 마포리버파크, 동작구 사당동 래미안이수역로이파크 등도 8~9월에 전세가 10억원으로 계약했다. 광진구 광장동 광장 현대홈타운11차도 9월에 11억원에 전세 거래됐다.85㎡ 전세가 파동은 이젠 서울 변두리로 번지고 있다. 지하철 5호선 끝자락에 있는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 85㎡(84㎡A·B·C·D타입)도 7월 중순부터 전세 10억원에 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11월 중순엔 전용 85㎡ 전세 대부분이 10억~12억원으로 상향 평준화됐다. 어쩌다 긴급 전세로 9억5000만원짜리가 한두 개 나올 뿐이다. 고덕지구에서 단지 규모가 고덕그라시움(4932가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고덕아르테온(4066가구)도 전용 85㎡ 전세가가 11월에 9억~10억원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 세입자 위해 만든 법이 세입자 괴롭혀 이에 편승해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 일부 대도시에서도 10억원 넘는 85㎡ 전세 계약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도 없었던 현상이다. 9월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의 백현마을6단지는 10억원에,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푸르지오써밋은 11억원에 각각 전세 계약을 맺었다.서울 고덕지구 G공인중개사무소 사장은 “고덕그라시움의 경우 지난해 전세가가 전용 85㎡는 5억~6억원대, 전용 59㎡는 3억~4억이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둘 다 두 배로 뛰었다”며 “전세가 폭등과 전세 물량 급감은 최근 3개월 안에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원인으로 임대차 3법을 지적하며 “전세계약이 2년에서 4년으로 늘자 부담을 느낀 임대인이 전세가를 한 번에 대폭 인상하거나 월세로 돌린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덕지구 전체를 훑어도 전세 물건이 손에 꼽을 정도”라며 “몇 천씩 뛰는 전세가에 놀라 발길을 돌린 고객들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임대차 3법은 8월 1일부터 시행한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2021년 6월 1일 시행 예정인 전월세신고제를 의미한다. 세입자를 위해 만든 법이지만 전셋값 인상과 전세 물량 급감을 부추겨 세입자를 괴롭히는 법이 됐다. 고덕그라시움 세입자 이모(50)씨는 “전세가 상승폭이 감당할 수준을 넘어버려 전세계약 갱신 자체가 무의미해졌다”고 한숨지었다.고덕지구에 전세대란이 일자 2021년 2월부터 입주하는 고덕자이(고덕6단지 재건축 1824가구)를 두고 전세계약 전쟁이 한창이다. 전세가를 보면 전용 85㎡(84㎡A·B·C타입)는 8억~13억원대, 전용 59㎡는 6억~9억원대 수준이다. 고덕자이는 2018년 6월에 59㎡가 5억9500만~6억7070만원에, 84㎡가 7억5740만~8억20만원에 분양했다. “전·월세 계약이 대부분 이뤄져 지금은 끝물만 남았다. 11월 말 사전점검이 끝나면 또 오를 것”이라는 게 중개인의 설명이다.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활용해 최근 3년(2018~2020년)간 9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용 85㎡에서 보증금이 10억원을 넘는 전세 계약 건수(곳)를 추적해봤다. 그 결과 2018년 24건에서 2019년 25건, 2020년엔 46건으로 증가했다. 해당 아파트는 2018년엔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만 있었다. 하지만 이듬해엔 강남과 인접한 성동구에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어 2020년엔 광진구·동작구·마포구·성동구·양천구 등지와 강북 지역으로 번져나갔다. ━ 전세가·매매가 고공행진 수도권으로 번져 보증금 10억원을 넘는 전용 59㎡ 전세 계약도 같은 기간 2건→3건→6건으로 늘어났다. 2018년엔 서울 서초구에만 있었지만 이듬해부턴 용산구와 강남구·송파구로 번졌다. 부동산정보 업체인 경제만랩 황한솔 연구원은 “85㎡ 문턱이 높아지자 59㎡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라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로또청약 대기수요 증가, 새 임대차법 여파로 전세 물량 감소 등이 전세가 상승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매매 계약이 10억원을 넘는 아파트도 추적해보니 전용 85㎡는 같은 기간 212건→265건→359건으로 늘었다. 해당 아파트가 있는 지역은 2018년엔 강남구·중구·종로구·용산구·영등포구·양천구·송파구·성동구·서초구·마포구·동작구·광진구·강서구·강동구 등 대부분 서울이었다. 경기도는 수원시 영통구와 성남시 수정구·분당구, 과천시뿐이었다.하지만 2019년 서울 구로구에서도 매매가가 10억원을 넘는 계약이 등장했다. 구로구는 금천구와 함께 집값이 서울에서 가장 낮은 지역으로 강남 집값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곳 신도림동에서 신도림2차푸르지오가 10억2000만원, 디큐브시티 10억3000만원, 대림e-편한세상4차 1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2020년엔 강북구·은평구·성북구·노원구, 심지어 금천구에서도 전용 85㎡ 10억원짜리 매매계약이 나타났다. 이 파장은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화성시 청계동·오산동, 하남시 망월동·풍산동·학암동, 용인시 수지구, 안양시 동안구, 광명시 일직동·철산동·하안동, 고양시 일산동구 등 수도권으로 빠르게 번져나갔다.전용 85㎡ 전세가와 매매가가 10억원 넘는 계약이 2020년에 유달리 급증한 점도 눈에 띈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국토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월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2008~2017년 3월)동안 3.3㎡당 2281만원에서 2625만원으로 344만원 정도 올랐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2017년 5월~2020년) 최근 3년 동안 상승폭이 1531만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이제 서울에선 주거전용면적 85㎡를 국민주택이라 부르기엔 낯부끄러운 상황이 됐다. 한국감정원 10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주택의 평균 매매가는 6억9998만2000원, 평균 전세가는 3억7436만4000원, 평균 월세가는 보증금 9845만3000원, 월세 96만5000원 수준이다. ━ 최근 3년 집값 폭등 감당 한계치 넘어서 국민주택 기준은 1972년 제정된 주택건설촉진법에서 처음 규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엔 25평으로 정했는데 법정단위가 ㎡로 바뀌면서 85㎡로 변환한 것이다. 이 기준은 신혼부부 특별공급, 투기과열지구 가점제 공급, 국가·지방자치단체·지방공사의 공공분양주택 공급, 무주택 전·월세보증금 지원 등 여러 제도에 오늘날까지 관습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주택시장이 악화되면서 중산층 보금자리라는 국민주택의 의미는 점차 퇴색되고 있다. 게다가 인구 감소, 핵가족화, 1인가구 증가로 국민주택 기준을 줄이자는 의견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박홍철 책임연구원은 “국민주택이라는 의미에 비춰봤을 때 전용 85㎡ 전세가가 10억원을 넘는 시세는 중산층이 감당하긴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집값·전셋값 폭등은 임대차 3법 때문이다. 입주예정 물량이 최근 3년간 월평균 3만4000가구였는데 올해 11월에만 2만6000가구에 그치는 등 공급 부족도 주 원인”이라며 “정책이 수요와 공급 균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v

2020.11.15 09:13

5분 소요
[군부지 주택 개발 논란] 서울 주택난 해결, 군부지가 정답일까

부동산 일반

정부 “땅 내놔” 압박하며 군과 실랑이… ‘베드타운’ 아닌 지역균형발전 고민도 필요 부동산대책의 약발이 떨어지자 군(軍)부지가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주택난 원성이 심해지자 수도권 주택 ‘수혈’을 위해 군부지 중 노는 땅(유휴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정부는 이를 의식한 듯 6·17 부동산대책 직후인 7월 1일 서울권 5곳을 주택으로 개발하겠다고 기습 발표했다. 그 중 4곳이 군부지로 남태령 군관사(서울 남현동), 수도방위사령부 부지(서울 본동), 위례 군부지(성남 창곡동), 서울지방병무청(서울 신길동)이다. 이어 7·10 후속 대책을 통해 도시 주변 유휴부지·국가부지 등 신규 택지를 추가·발굴하겠다는 뜻도 굳혔다. 정부는 범정부 실무기획단(TF)을 꾸려 땅 찾기에 나섰다.이에 군은 불편한 분위기다. 정부와 땅 찾기 ‘밀당’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군 역시 군부지 말곤 마땅한 땅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국방부 소유 군부지가 민간·공공기관 부지보다 개발하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군부지는 민간 업체가 개발하면 군사보안 규제로 인허가부터 제약이 많지만 정부가 개발 주체로 나서면 밀어붙일 수 있다. 땅값과 개발비가 저렴한데다, 저층 건물과 임시시설 정도라 철거도 쉽다. 옮겨갈 대체 부지만 결정되면 개발 속도도 높일 수 있다.군부지 외에 공공기관들이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와 각 지역(혁신도시)으로 떠나면서 생긴 빈자리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매각되고 극소량만 남아 정부의 선택폭이 넓지 않다. 기관·기업용 건물·토지 거래를 대행하는 A업체 컨설턴트는 “비어있는 공공기관 부지 중 지금까지 매각되지 않고 남은 곳은 그린벨트여서 개발도, 매매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가격협상이나 개발계획을 두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지자체)와도 실랑이를 벌여야 해 손대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속전속결 주택 공급으로 민심을 달래야 하는 정부 입장에선 좌지우지하기 쉬운 군부지에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국방부 장관과 발 빠르게 만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그러다보니 일각에선 정부의 마구잡이식 서울권 주택 개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지자체 발전계획이나 주변 지역과의 연계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군부지를 베드타운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 산업 유치 온데간데 없고 주택 분양만 줄줄이 국방대학교 부지(덕은동 291-1)가 속한 경기도 고양시 덕은지구(덕양구 덕은동 일대 약 64만5672㎡)는 2010년 5월 국토해양부 고시에 따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될 때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고양시가 협의해 ‘자족기능을 위한 미디어밸리’로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내걸었다. 영화촬영세트장·방송아카데미·스튜디오 등 미디어 제작·지원 관련 지식산업을 유치하겠다는 내용이다. 미디어 기업들이 밀집한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가 옆에 있어 이와 연계시키기 위해서였다. 이에 따라 국방대는 2017년 9월 충남 논산으로 떠나고 빈 부지는 2400여 가구 조성 계획이 수립돼 덕은지구 도시개발구역에 편입됐다.10년이 지난 지금 덕은지구엔 아파트 행렬만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대방건설·중흥건설·아이에스동서·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아파트를 분양한 데 이어 올해는 GS건설과 삼정건설이 아파트 분양에 나서고 있다. 덕은지구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 받지만 전용 84㎡ 분양가가 인근 상암동 월드컵파크 단지와 비슷한 8억~9억원대에 달해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향후 상업·업무시설 분양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개발을 마치면 덕은지구는 7500여 가구 규모의 신흥 주거지가 된다. 이렇게 되면 상암 DMC와 마곡 산업단지의 배후주거지 역할에 머무를 뿐 자족기능은 발휘하기 어렵게 된다. 토지이용계획도 주택 공급 위주로 짜여져 미디어밸리 조성을 방해한다. 용지 대부분이 단독·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공원·녹지·학교 등 주거환경 조성에 쓰이고, 지식산업을 위한 업무용지는 12%(대지 7만9473㎡)에 그친다. 덕은지구 옆 서울 은평구 수색동 S부동산 관계자는 “광역철도 덕은역이 신설될 예정이지만, 기업 유인 효과가 없다면 수색증산뉴타운의 베드타운 연장선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 옛 육군 도하부대 부지도 7년 전엔 일본 롯폰기힐즈처럼 호텔·오피스·문화시설·청사 등 다양한 기능의 대규모 복합단지를 계획했으나 지금은 대부분 아파트 대단지로 조성돼 이 지역 집값 상승만 부채질하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덕은지구가 행정구역은 경기도지만 서울생활권이라는 입지를 적극 활용해 고양시의 부족한 자족기능을 채우려 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강북 도심과 강남 위주로 구축된 현 기업 환경과 네트워크를 고려하지 않은 채 섬처럼 떨어진 비즈니스 공간만 조성한다면 흥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경인고속도로 부천IC 인근 수도군단 공병부대 부지(부천시 오정동 148 일대 약 33만1803㎡)도 아파트 대단지로 개발된다. 부천시는 군·관과 협의한 끝에 2022년까지 군부대 이전을 약속 받았다. 부천시는 부대 부지와 주변 부지를 합친 약 56만㎡ 대지에 공원·생태하천 등을 갖춘 3700가구의 친환경 스마트시티를 2025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부천시가 지난해 2월 계획을 발표하자 그동안 답보 상태였던 오정동 지역 집값이 탄력을 받았다. 군부대 옆 25년 된 세종2차 아파트 전용 82㎡ 평균 매매가는 계획 발표 전 3억1900만원이었으나 발표 후 3억7100만원으로, 휴먼시아2단지 전용 85㎡는 약 4억원에서 4억9000만원대까지 올랐다. 오정동엔 새로 문을 여는 공인중개사사무소도 늘고 있다. ━ 오정지구 전전긍긍, 지자체들은 육사 유치전 하지만 일각에선 걱정이 앞서고 있다. 이 군부지엔 과거 주한미군부대 ‘캠프 머서’가 1954~1992년 주둔했으며, 1993년부턴 한국군 공병부대가 들어와 있다. 당시 캠프 머서에서 근무했다는 한 미군이 부대가 이곳에 대량의 화학물질과 오염된 의류장비를 매립했다고 폭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국방부·환경부가 2011년 현장 조사를 벌였으나 증거를 찾지 못한 채 군부지 토양·지하수 오염도가 기준 이하라는 결과만 발표하자 시민단체들이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 때문에 오정동 주민들은 지금도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오정동 부동산시장은 또한 부천 대장지구에 수요를 뺏길까 고민하고 있다. 정부는 2년 전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과 함께 부천 대장을 3기 신도시로 지정했다. 대장지구는 올해 지구계획 수립과 보상을 마치면 2025년쯤 완공할 계획이다. 부천 오정동 J부동산 관계자는 “2만 가구를 조성하는 부천 대장은 오정 군부지의 5배 규모인데다 최근 용적률도 상향됐으며 브랜드 아파트들이 들어설 예정”이라며 “두 곳이 완공시기가 비슷해 오정 지역민들이 3기 신도시에 마음을 뺏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서울 노원구 공릉동 끝자락에 위치한 군부지인 육군사관학교(육사)와 태릉골프장도 매번 이전이 거론되는 신규 택지 단골 후보지다. 정부와 여당이 2005년에 국가균형발전 방안으로 수도 이전을 고민할 때도 육사 이전이 거론됐다. 이번에도 불똥이 육사로 튀자 민심과 군심(軍心)이 충돌하고 있다.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육사의 경기 북부지역 이전을 요구하자 다른 지자체들도 나서 전국 유치전으로 번졌다. 논산 육군훈련소와 계룡대 육해군 본부를 명분으로 일찌감치 육사 로비전을 펼쳤던 충남도 목소리를 높였다.육사와 골프장의 활용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정부 기조에 맞추려는 국방부의 태도도 불을 붙였다. 국토부 장관이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만난 뒤 경기도 하남의 성남골프장을 태릉골프장 대체 부지로 활용하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문제는 육사 부지가 행정구역상 서울시 관할 부지(181만8181㎡), 구리시 부지(26만4462㎡)로 나뉘어 있다는 것이다. 육사와 태릉골프장엔 역대 대통령들의 방문 이력과 한국 근대사가 묻어있어 부동산 개발 개념으로 접근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많다. 정부는 개발 계획이 없다고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지역 부동산시장은 군침을 흘리고 있다. 인근 T부동산 관계자는 “육사·골프장 부지만 개발해도 약 2만~3만 가구, 인접한 구리갈매지구까지 합치면 최대 5만 가구의 신도시급 대단지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고종옥 베스트하우스 대표는 “국방부 소유 군부지 유휴지가 전국에 800만평 정도인데 그 중 절반이 수도권에 분포한다”라며 “무작위 주택 난개발은 수도권 과밀화를 넘어 서울 블랙홀을 부추길 수 있다. 지역균형발전을 함께 고려해 선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2020.08.01 09:05

6분 소요
[대중화한 ‘고가 주택’] 기준 높여 대출·세금 동맥경화 풀어야

부동산 일반

수영장 딸린 저택에서 원룸 아파트까지 9억 넘으면 모두 해당… 고가 주택 개념 새로 규정 목소리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27㎡. 방이 하나인 12평형 아파트다. 거래가격이 지난해 9억원대에 올라선 뒤 9월 10억원을 돌파해 최고치 10억2000만원을 찍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1단지 전용 31㎡(14평형)는 11억원을 넘어 지난해 11월 11억4500만원까지 거래됐다. 시세가 9억원이 넘으면 ‘고가 주택’으로 분류돼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를 받는다. 정부가 세제·대출 등으로 전방위에서 압박하며 매수를 억제하는 집이다.과거 일반인은 꿈도 꾸지 못하던 ‘그들만의’ 저택에서 이제는 10평대 초소형 아파트로까지 고가 주택이 흔해졌다. 국민은행 월간주택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1월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중간값)이 9억원을 넘었다(9억1216만원). 집값이 날아다니는데 정부의 고가 주택 기준 조정은 걸음마 수준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전방위 규제 기준인 고가 주택이 희소성이 없어지고 대중화하면서 주택시장 경색 우려가 크다. ━ ‘고가 주택’ 원조는 취득세 중과한 ‘고급 주택’ ‘고가 주택’ 원조는 1974년 정부가 ‘사치성 재산’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취득세를 중과한 ‘고급 주택’이다. 고급 주택 취득세율은 일반 주택의 3배였다. 당시 정부가 규정한 고급주택은 연면적 330㎡(100평)·가격 1000만원 초과, 대지면적 990㎡(300평)·건물가격 500만원 초과,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나 66㎡(20평) 이상의 수영장 구비, 230㎡(70평) 초과 아파트였다.3년 뒤인 1977년에 ‘고급 주택’이란 이름으로 양도세로 옮겨와 지금의 고가 주택으로 이어졌다. 실수요 보호를 위해 혜택을 주던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에서 호화스런 주택을 제외하기로 하고 그 대상을 고급 주택으로 정했다. 이 때 고급주택 정의는 주택 연면적과 대지면적이 각각 330㎡, 660㎡(200평) 이상, 연면적 330㎡ 이상인 아파트로 가격이 5000만원 이상이었다. 취득세 고급 주택보다 기준이 더 엄격해졌다.당시 서울에서 아파트가 전체 주택 10가구 중 하나도 되지 못할 정도로 귀했고(8%, 1975년 기준) 100평 이상은 거의 없었다. 연면적 100평 이상은 주로 단독주택에 있었는데 2890가구로 전체 74만4274가구의 0.4%에 불과했다. 5000만원이면 서울 최고급 아파트 2채를 살 수 있는 금액이었다. 1977년 당시 가장 비싼 여의도 한성 아파트 분양가가 3.3㎡(평)당 40만원 정도로 전용 141㎡(51평형)가 2000만원이었다. 최초의 고가 주택은 전체 주택에서 1%도 차지하지 못한 셈이다.1988년 올림픽 이후 집값이 뛰자 정부는 고급 주택 범위를 넓혔다. 주택 규모에 따른 세 부담 형평성을 높이고 대형 고급 주택 선호도를 억제하기 위해서였다. 1989년 고급 주택 규모를 단독주택 연면적 264㎡(80평) 이상이나 대지면적 495㎡(150평) 이상, 아파트 165㎡(50평) 이상으로 줄였다. 가격은 1억8000만원으로 3배 가까이 올라갔다. 그 사이 서울 땅값은 10배 넘게 뛰었다. 여기다 금액에 상관 없이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나 66㎡(20평) 이상 수영장을 갖춘 집을 추가했다. 1989년 1억8000만원은 인기 아파트 40평대 가격 수준이다. 서울 서초동 우성1차(현 래미안리더스원) 43평형이 2억원 안팎이었고, 여의도 40평대가 2억원대 초반이었다.올림픽 후 집값 급등세가 이어져 1991년 고급주택 기준 가격이 2년 만에 다시 3배에 가까운 5억원으로 상향조정됐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1989~90년 2년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64%에 달했다. 역대 최고의 집값 폭등기였다. 1989년 초 1억7000만원 정도이던 서울 여의도 전용 139㎡(48평형)가 2년 새 5억~6억원대로 치솟았다.1997년 외환위기 이후 주저앉았던 집값은 1999년 다시 꿈틀댔다. 정부는 “고액 자산가에 대한 적정한 세 부담을 실현한다”는 이유로 고급주택 양도세 과세 기준을 기준시가(현 공시가격)에서 실거래가격으로 바꾸고 고급주택 기준 가격을 6억원 초과로 조정했다.곧이어 2003년 고급 주택이 '고가 주택'으로 거듭났다. 2002년 집값이 뛰면서 6억원을 초과하는 149㎡ 이하 아파트가 잇따라 나왔다. 연면적·시설 등은 집값에 반영되기 때문에 따로 기준을 둘 필요가 없다고 본 정부는 고급 주택 기준을 집값(6억원 초과)으로 통일했다. 그러면서 명칭도 고급 주택에서 고가 주택으로 변경했다. ━ 지난해 9억원 초과 부동산 거래 29% 2000년대 초·중반 집값 급등기 동안 고가 주택 기준에 변동이 없다가 2008년 금융위기 직후인 그해 10월 9억원으로 상향조정됐다. 정부는 6억원을 정한 1999년 이후 집값 상승률 58.8%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9억원 초과 고가 주택 기준은 12년이 지나도록 제자리다. 그 사이 서울 아파트값이 25.4% 상승했다.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 기준으로 2008년 6억원 초과 아파트는 전체의 13%, 9억원 초과는 4%였다. 지난해엔 9억원 초과가 2008년 6억원 초과 비율보다도 훨씬 많은 29%를 차지했다.극소수였던 고가 주택이 크게 늘면 주택시장에 ‘동맥 경화’가 나타난다. 고가 주택은 분양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하고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이 제한된다. 취득세율이 최고로, 6억원 이하(1%)의 3배인 3%다. 양도세 1주택자 비과세 대상이 줄고 종부세(공시가격 9억원 초과) 주택이 늘어난다. 세제가 강화되지 않아도 세금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고가 주택은 사기 어렵고 팔기도 쉽지 않은 데다 갖고 있으면 부담스러운 존재여서 시장 흐름을 막는 셈이다. 실수요 피해도 크다. 기준을 높여 고가 주택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고가 주택 기준 가격을 어느 정도로 올려야 할까. 지난해 공시가격 9억원에 해당하는 13억원대 이상 거래 비율이 14%였다. 정부는 12·16대책에서 ‘초고가주택’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선보였다. 시세 15억원 초과 주택이다. 지난해 15억원 초과의 거래량은 전체의 11%였다. 18억원 초과 비율은 6%다. 2008년 9억원 초과 수준에 맞춘다면 18억원 이상은 돼야 하는 셈이다.- 안장원 중앙일보 기자 ahnjw@joongang.co.kr

2020.02.09 18:38

4분 소요
[12·16 대책 불똥 튄 전세시장] 고가 아파트 매매 막으니 전세값 풍선효과

부동산 일반

강남·목동 등 학군 좋은 단지 급등 우려… 전세 불안 확산될 가능성 커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이 나온지 보름 넘게 지났다.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을 확대하고, 고가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강화하는 한편 종부세율을 올렸다. 청약부터 대출·세금까지 모두 망라한 규제다. 전세대출을 받은 뒤 시가 9억원이 넘는 주택을 사면 대출을 회수하는 조치도 들어갔다.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는 이른바 ‘갭투자’까지 틀어막은 것이다.대책 발표 후 재건축 아파트와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실거래가가 21억원을 넘었던 잠실주공5단지(전용 76㎡)는 19억원대 매물이 나왔다. 22억원을 호가하던 대치동 은마아파트(84㎡)는 19억5000만원짜리 급매물도 나왔다. 강남 아파트들도 상승세가 꺾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2월 13일 21억7000만원에 거래됐던 잠실엘스(84㎡)는 16일에는 1층이지만 17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호가는 2억원 정도 내렸다. 최고 31억원에 거래됐던 반포 래미안퍼스티지(84㎡)는 12월 27일 실거래가가 27억원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일부 급매물을 제외하고는 집주인들이 전반적으로 호가를 낮추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것이 부동산 중개업체들의 이야기다. ━ 강남 고가 아파트 가격 하락 12·16 대책의 불똥은 전세시장으로 튀었다. 래미안대치팰리스(85㎡)는 전세값이 15억원으로 6개월만에 3억원 올랐다. 12·16 대책 이후에는 호가가 17억원까지 나왔다. 양천구 목동5단지의 경우 7억원 안팎이던 35평은 8억원, 8억5000만원 안팎이던 45평은 10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반포 아크로리버파크와 잠실엘스 등도 최근 한달 동안 전용 85㎡ 기준으로 1억원 가까이 전세값이 올랐다. 양천구 W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주로 찾는 20평대는 아예 매물이 없어 거래가 안되고, 중대형 평수도 최소 5000만원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강남과 양천 중심으로 시작된 전세 불안이 앞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일단 전세 수요가 많다. 집값이 급등한 데다 대출은 죄고 있어 당분간 전세를 살면서 청약을 기대하거나, 아예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전·월세로 남으려는 사람들이 늘었다. 특목고 폐지도 학군 수요를 부추긴다. 이상우 익스포넨셜 대표는 “특목고의 일반고 전환은 강남 부동산 시장에 핵폭탄급 사건”이라고 말했다. 대입 정시 확대와 특목고 폐지로 학군 좋은 이른바 ‘사교육 1번지’로 수요가 몰린다는 것이다.실제로 전세가율 추이를 보면 당분간 전세 강세를 예상할 수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의 평균 전세가율은 53%로 2013년(52.6%) 수준에 근접했다. 고점이던 2015년(70%)에 비하면 17%포인트 낮아졌다. 전세가율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이다. 집값이 안정된 기간에는 높아지다가 집값이 급등하면 낮아지는 특성이 있다. 집값이 급등하던 2001~2006년 사이 40% 선까지 내려갔던 서울의 전세가율은 2015년 70%를 넘어섰다가 다시 낮아지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전세가율이 낮을수록 매매로 전환하는데 드는 비용이 늘어 내 집 마련 수요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전세수요가 늘면서 전세값이 오를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실제로 잠실엘스 60㎡의 경우 전세가율이 83%로 가장 높았던 2016년 3월의 경우 전세값 7억원에 1억3000만원만 더하면 살 수 있었지만 현재는 그 갭이 9억5000만원으로 벌어졌다.통화주의를 집대성한 밀턴 프리드먼(1912~2006)은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떤 경우에도 화폐적 현상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화폐 공급량이 단기적인 경제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장기적으로는 실물 경제에 별 영향이 없고 인플레이션만 나타난다는 주장이다. 정부의 재정 지출을 중시하는 케인스 식 총수요 관리 정책을 비판한 것이다. 이 이론을 원용하면 서울의 아파트값도 화폐적 현상이다.통계청에 따르면 협의통화(M1)는 2009년 357조원에서 지난해 885조원으로 늘었다. 거의 2.5배로 된 셈이다. M1은 현금과 요구불예금을 합친 것이다. M1에 정기예금,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합친 광의통화(M2)는 같은 기간 1508조원에서 2874조으로 증가했다. 서울 염리동 마포자이(85㎡) 가격은 2009년 7억원 안팎에서 최근 14억원 수준으로, 잠실엘스(85㎡)는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올랐다. 돈값이 떨어진만큼 오른 셈이다. 문제는 2016년 상반기까지 안정적이던 아파트값이 2016년 하반기 이후 급등했다는 점이다.정부는 아파트값 상승이 투기의 결과로 본다.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빠지지 않는 말이 ‘투기수요 차단’이다. 김현미 장관은 올해 신년사에서 “부동산 투기수요 차단, 공평과세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12·16 대책을 시행했고, 공시가격 현실화를 본격화했다”고 밝혔다. 아파트값이 오르기 시작하자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8·2 대책(2017년), 9·13 대책(2018년), 12·16 대책(2019년) 등을 잇따라 내놓았다. 새 아파트를 지으면 집값이 오른다며 재건축을 막고, 양도세·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고, 대출을 조였다.하지만 시장은 정부의 의도와는 반대로 흘렀다. 2017년 임대주택등록 활성화방안을 내놓았다가 매출이 잠기면서 아파트값이 급등했고, 9·13 대책 이후 주춤했지만 아파트 청약을 가점제 중심으로 바꾸면서 당첨 가능성이 거의 없어진 30대들이 기존 아파트 매수에 나서면서 다시 올랐다.정부는 “지난 정부의 과도한 규제 완화 탓”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12·16 대책으로 아파트값 상승세는 일단 꺾일 전망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3개월 이상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전세가율 낮아 전세 수요 늘어날 가능성 역설적으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모두가 행복한’ 결과를 가져왔다. 집 가진 사람들은 집값이 올라서 좋고, 집 없는 사람들은 정부가 집 가진 사람을 적폐라고 대신 때려주니 대리만족한다. 정부는 세금이 늘어나니 즐겁다. 강남 아파트 재건축을 기다리며 다른 아파트를 한채 샀다가 해마다 수천만원의 세금을 내야 하는 일부 다주택자나 청약 당첨을 기대하기 어려운 일부 젊은층은 ‘무고한 희생(콜래트럴 데미지)’일 뿐이다. 박선호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15억원을 넘는 고가 주택은 서울 아파트의 7분의 1 정도만 해당되고, 전국적으로는 공동 주택의 1.2%에 불과하다”고 말했다.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전세 급등이나 몇년 후 공급 부족에 따른 매매가 급등 우려를 모를 턱이 없다”며 “집으로 불로소득을 얻는 것은 안 된다는 신념이 너무 강해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요즘은 알면서도 당장 정치적으로 손해볼 게 없다는 생각에 모른 척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 지경”이라고 말했다.- 김창우 기자 changwoo.kim@joongang.co.kr

2020.01.05 13:41

4분 소요
[강남권 랜드마크 지각변동?] 브랜드·입지 뛰어난 ‘신입생’ 대거 등장

산업 일반

3년 동안 새 아파트 2만7000가구 입주 … 단지·지역 간 ‘명품’ 경쟁 치열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 주택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새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기존 랜드마크의 위상이 흔들리고 지역 구도도 달라지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노후화된 아파트가 많아 새 아파트에 대한 갈증이 심하다 보니 신축이 입지를 능가하고 있다”고 말했다.서울에서 아파트 노후도가 가장 심각한 곳이 강남권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166만 가구 중 1989년 이전에 지어져 준공 30년이 넘는 주택이 32만 가구로 19%에 이른다. 5가구 중 하나 꼴이다. 강남권에선 3가구 중 하나다. 총 33만 가구 가운데 10만 가구(32%)가 1989년 이전 들어섰다. 준공 30년 이상 된 아파트 비율이 3개구에서 비슷한데, 강남구가 좀더 많은 34%다.올해부터 강남권에 새 아파트가 오랜만에 많이 들어선다. 올해 1만5000가구를 비롯해 2020년까지 총 2만7000여 가구가 들어선다. 연평균 9000가구다. 2008년(2만8000여 가구) 이후 10년 만의 입주 봇물이다. 2009~16년 연 평균 입주 가구 수는 6000여 가구였다. 분양시장 절정기였던 2015년 이후 대거 쏟아진 단지들이 순차적으로 준공하고 있다. ━ 반포 일대에 3.3㎡당 7000만원 넘는 단지 잇따라 국내 최고가 아파트인 아크로리버파크로 유명한 반포 일대에 올해 신반포자이·반포래미안아이파크·반포센트럴푸르지오써밋·아크로리버뷰 4개 단지 2800가구가 들어섰다. 아크로리버파크가 들어선 2016년 이후 2년 만의 새 아파트 입주다.새 아파트 가운데 아크로리버뷰가 가장 비싼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국민은행 시세 정보를 보면 3.3㎡당 7570만원이다. 이어 신반포자이가 거의 비슷한 7167만원, 반포센트럴푸르지오써밋 5957만원 반포래미안아이파크 5861만원 순이다. 분양가는 신반포자이가 3.3㎡당 4290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아크로리버뷰는 4190만원이었다. 청약경쟁률은 아크로리버뷰가 307대 1로 신반포자이(38대 1)보다 훨씬 높았다. 아크로리버뷰의 경우 가격이 2년여 사이 분양가 대비 80% 뛰었다. 14억원대이던 84㎡(이하 전용면적) 시세가 27억원대다.아크로리버뷰·신반포자이와 다른 두 단지 간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는 한강 접근성 때문이다. 아크로리버뷰가 한강 옆이어서 한강 조망권이 괜찮다. 부동산중개업소들은 “교통·교육 여건과 편의시설은 별로 차이가 나지 않지만 이곳에선 한강 조망권과 접근성이 집값을 좌우한다”고 말한다.아크로리버뷰와 신반포자이가 가격이 급등했지만 아크로리버파크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아크로리버파크 시세는 3.3㎡당 7800만원 정도다. 84㎡ 상한 가격이 30억원 정도까지 나간다. 같은 크기의 아크로리버뷰나 신반포자이보다 3억~4억원 더 비싸다. 아크로리버파크의 1위 자리는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 2016년 준공해 아직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 일대 신축 아파트 중 한강 조망권이 가장 낫기 때문이다. 단지 규모도 1600여 가구로 크다.낡은 저층 단지들이 밀집해 있던 강남구 개포동 일대도 상전벽해가 된다. 앞서 분양된 단지들이 잇따라 준공해 들어선다. 개포 단지 중 가장 먼저 2016년 6월 분양한 옛 일원현대인 래미안루체하임이 11월 입주를 시작한다. 당시 강남권 재건축 분양가가 뛰기 직전에 이후 단지들보다 저렴한 3.3㎡당 3730만원에 분양됐다. 청약경쟁률은 50대 1이었다. 래미안루체하임 84㎡ 매물 호가가 20억~23억원 선이다. 3.3㎡당 6000만원이 넘는다. 분양가가 12억원대였으니 10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전셋값은 9억원대다, 이 정도 시세면 반포 일대 새 아파트들에는 미치지 못해도 인근 도곡동·대치동 랜드마크를 넘볼 정도다. 이 일대는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대치동를 포함해 교육 환경이 뛰어난 곳으로 꼽힌다. 개포동에서 양재천만 건너면 대치·도곡동이다. 개포동 신축 시세가 대치동에서 2015년 지어져 가장 비싼 래미안대치팰리스(3.3㎡당 7000만원 정도)보다 못해도 도곡동 대표 주자인 도곡렉슬(3.3㎡당 5500만원)보다는 비싸다. 도곡렉슬은 2006년 준공한 3000여 가구의 대단지다. 단지 규모와 입지 여건은 손색이 없지만 입주한 지 오래되면서 새 아파트에 밀리고 있다.강남을 대표하는 대형 아파트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도 새 아파트의 도전을 받고 있다. 이 단지는 재건축 단지들에서 볼 수 없는 대형 위주의 고급 아파트다. 가장 작은 주택형이 145㎡다. 가장 큰 269㎡가 최근 한남더힐 244㎡에 밀리기 전까진 최고 공시가격이었다. 현재 시세는 3.3㎡당 6200만원 선이다. 주택형이 커서 가구당 가격이 36억원 이상이다. 지난해 8월 105억원의 실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최근 감정가격이 99억원인 269㎡가 국내 일반 아파트 경매에서 역대 최고가인 83억7500만원에 낙찰됐다.삼성동에 지난 3월 입주한 삼성동센트럴아이파크가 3.3㎡당 가격에서 아이파크를 넘어섰다. 아이파크보다 3.3㎡당 100만원 가까이 비싸다. 그런데 이 단지는 가장 큰 주택형(142㎡)이 아이파크 가장 작은 주택형과 비슷해 서로 비교대상이 되지 못한다. 3.3㎡ 기준으로 작은 주택형이 대개 대형 주택형보다 몸값이 많이 나가기 때문에 삼성동센트럴아이파크가 더 높게 나오는 것이다. 크기가 비슷한 삼성동센트럴아이파크 142㎡와 아이파크 145㎡의 시세는 거의 비슷하다. 매매가격은 아이파크가 조금 더 나가는 편이고 전셋값은 삼성동센트럴아이파크가 좀 더 비싸다. ━ 송파구에 10년 만의 대규모 입주 송파구 잠실 일대 주택시장도 술렁이고 있다. 연말 1만 가구에 가까운 가락동 옛 가락시영 재건축 단지인 송파헬리오시티가 입주하기 때문이다. 이 지역 10년 만의 대규모 입주다. 잠실에는 옛 주공 저층 단지들을 재건축한 아파트가 몰려 있으며 이 지역 시세를 주도하고 있다. 시세는 3.3㎡당 5000만원 초반대다. 84㎡가 18억원 선으로 최고 실거래가격은 18억5000만원이다. 같은 크기 전셋값은 9억원 선이다. 송파헬리오시티 같은 크기 전셋값은 7억~8억원선이다. 실거래 신고된 최고 전셋값은 8억7000만원이다. 39㎡가 4억~43000만원, 59㎡ 5억9000만~6억3000만원이다. 84㎡ 분양권 시세는 최고 거래가격이 지난 10월 16억원이었다. 잠실 일대 재건축 단지들보다 1억~2억원 저렴하다. 잠실 일대 단지들이 지어진 지 10년 정도 됐지만 입지여건에서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교육·교통 등이 잠실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앞으로 강남권에 새 아파트가 계속 들어서면서 단지·지역 간 ‘명품’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8.11.11 14:42

4분 소요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MAGAZINE

MAGAZINE

1781호 (2025.4.7~13)

이코노북 커버 이미지

1781호

Klout

Kl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