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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흥행에 물음표’ 둔촌주공 전용 84㎡ 중도금 대출 불가

옆집뷰 논란에 ‘에칭유리’와 엇갈린 환기창 적용
주변 단지 시세·호가 하락, 분양 흥행 변수

 
 
4월 15일 오후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 일반분양 흥행을 위해 중도금 대출 규제를 추가로 완화하는 것에 대해 선을 그었다. 1200여가구에 달하는 전용 84㎡는 분양가 13억원대로, 12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한 가운데 둔촌주공 일반분양이 완판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23일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오는 25일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 입주자 모집공고를 실시하고, 다음달 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일반분양에 들어갈 계획이다.
 
둔촌주공 분양을 앞두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1일 세종정부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둔촌주공 전용 84㎡의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특정 주택단지를 중심으로 더 올릴 수 없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앞서 지난달 중도금 대출 기준을 기존 분양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로 인해 분양가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이 막혔던 단지도 12억원 이하로 분양하는 경우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둔촌주공 물량 중 1237가구에 달하는 전용 84㎡의 경우 예상 분양가격이 13억원 초반대로, 12억원이 넘기 때문에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13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중도금 대출없이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전용 84㎡을 중심으로 미계약 또는 미분양 물량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정부는 최근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고 지방 건설사나 대기업도 자금난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둔촌주공이라는 특정 단지 분양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체적인 중도금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3829만원으로, 확장비와 일반분양 유상옵션 등을 추가하면 전용 59㎡는 10억원대, 전용 84㎡는 14억원대까지 이를 수 있다. 일반분양의 전용면적별 분양가는 ▶29㎡(10가구) 5억원대 중반 ▶39㎡(1150가구) 6억원대 후반 ▶49㎡(901가구) 8억원대후반 ▶59㎡(1488가구) 9억원대 후반 ▶84㎡(1237가구) 13억원대 초반으로 예상된다.
 
둔촌주공 분양 물량의 53%가 특별공급, 나머지 47%는 일반공급으로 나온다. 특별공급은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 기관추천 물량 10%, 다자녀가구 10%, 신혼부부 20%, 노부모 부양 3%, 생애최초 10% 등으로 나뉜다. 일반분양 물량 4786가구 중에서 분양가 9억원대 이하인 전용 49㎡ 이하 물량은 총 2061가구다. 이 가운데 약 53%인 약 1091가구만 특별공급으로 분양한다.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는 ‘옆집뷰’, ‘복도식’ 아파트라는 수식어가 붙는 등 조합원 단지에 비해 일반분양 아파트의 상품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전용 84㎡와 전용 59㎡ 일부 주택형이 주방 창문을 통해 이웃집 내부가 들여다보일 정도로 동간 거리가 좁아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전용 84㎡ E형(558가구)과 59㎡ C형(149가구)인데 두 집은 주방이 마주보고 있는 구조다.
 
하지만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전용 84㎡ E형과 전용 59㎡ C형 주방 창문을 불투명한 ‘에칭유리’로 적용해 사적 영역을 보호할 방침이다. 에칭유리 옆에 조성한 환기창도 바라보는 집마다 엇갈리게 설계해 환기창을 열더라도 반대편 집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고 조합 관계자는 설명했다.
 
조합 관계자는 “주방창문은 불투명 유리인 데다 환기창도 여닫이로 엇갈리게 적용할 계획”이라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옆집뷰’라는 수식어는 모델하우스를 방문해 실제로 보면 논란이 눈 녹듯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용 29·39·49㎡ 소형 면적들은 복도식으로 구성해 주거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다. 보통 오피스텔에서 복도식을 많이 적용하는데 둔촌주공 아파트 소형 평형을 복도식으로 설계한 것을 단점으로 꼽는 예비청약자들의 의견이 많았다. 복도식 구성 방식은 계단식에 비해 서비스 면적이 좁고 난방비가 많이 들고 치안이 불안하다는 지적이다.
 
둔촌주공 아파트 주변 단지 시세를 살펴보면 강동 대장아파트로 꼽히는 고덕아이파크 전용 84㎡ 직전 최고가격은 16억2000만원이다. 둔촌주공 동일 면적 단지 분양가격과 비교하면 2억원 가량 높은 것이다. 고덕아이파크 전용 84 저층은 11억~13억원에 호가가 나오고 있어 둔촌주공 분양가보다 낮다.
 
강동구보다 입지가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송파 잠실 엘스 84㎡ 호가도 19억5000만원선이다. 9500가구에 달하는 헬리오시티도 전용 84가 이번달에 18억5000만원으로 거래됐다. 지난만해도 최고 실거래가격이 23억8000만원에 달했던 단지다. 둔촌주공이 5억~6억원 저렴하긴 하지만 더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서 헬리오시티 급급매를 사는 게 낫다는 의견도 모이고 있다.
 
둔촌주공과 같은 동네인 둔촌동에서는 더샵파크솔레이유 84가 12억1000만원에서 13억2000만원으로 둔주보다 조금 저렴하게 분양했다. 195가구 가운데 73가구 밖에 일반분양이 안 나왔지만 평균 경쟁률 14.75대 1로 1순위 청약 마감했다. 둔촌주공은 1만2000여가구로 더샵파크솔레이유보다 규모가 크지만, 분양가는 소폭 높다.

박지윤 기자 jypark9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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