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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0억원 지원받은 GM의 철수설…다시 한번 정부 지원 바라나

자동차

GM 한국사업장(한국GM이던 사명을 2023년 1월부터 GM 한국사업장이라고 바꿨다. 공시 자료에는 여전히 한국GM으로 표기되어 있다)의 철수설이 다시 한번 불거지고 있다. 2018년 2월 군산공장 폐쇄를 시작으로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81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후 10년 유지 약속을 했고, 2028년이면 그 기간이 끝난다. 또한 미국 수출 위주의 사업을 펼쳤던 GM 한국사업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 관세로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GM 한국사업장의 철수설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GM 한국사업장의 한국 철수설이 2010년대 후반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2018년 2월 군산공장을 폐쇄했고 한국 철수설이 본격화했다. 한국 정부는 GM 한국사업장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을 통해 협상에 나섰다. 2018년 5월 GM이 GM 한국사업장에 64억 달러를 지원하고 이에 맞춰 산업은행은 7억5000만달러를 지원하는 포괄적인 합의서(Framework Agreement)를 체결하게 됐다. 당시 원화로 계산하면 81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지원이었다. 이를 통해 향후 10년 동안 GM 한국사업장의 유지와 산업은행의 비토권, 3조원가량의 신규 설비 투자 등을 얻어냈다. ‘민간 기업에 공적자금을 지원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이 나온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2018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와 2020년 4월 예정인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는 GM 한국사업장의 한국 철수설은 민심 악화를 두려워할 수밖에 없었다. GM 한국사업장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가 “GM은 선거를 앞둔 정치를 잘 활용하는 기업이라는 평가가 많다”고 설명할 정도다.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GM은 약속했던 투자를 집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많다. 이후 GM이 R&D 법인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를 2019년 초에 설립하면서 전략차종 개발을 중점적으로 담당하는 법인과 GM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를 설립했다. 하지만 GM 한국사업장은 GM아태본부와 GM테크니컬센터 그리고 GM본사에 로열티·기술용역계약 등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에서 벌어서 밖에 돈을 갚는 구조인 셈이다. GM 한국사업장에서 개발하고 생산했던 차량 종류도 줄어들기만 한다.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GM 한국사업장에서는 스파크·말리부·트랙스·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 판매했다. 이중 경차의 대명사로 꼽혔던 스파크는 2022년 9월 단종됐고, 준중형차 말리부는 2024년 11월 생산 중단됐다. 현재는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 차량 생산만 하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인기가 높지만 85% 정도가 수출로 팔려나가고 있다. GM 한국사업장의 효자 상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내수보다는 수출에 치중하고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수출 지역은 대부분 미국이다. 트럼프 관세의 직격탄을 받게 된 것이다. “GM 한국사업장의 실적이 좋지 않나”라는 질문에 GM 한국사업장 관계자들이 “수출만 좋고 내수는 별로다”라고 한숨을 쉬는 이유다. 미래 먹거리라고 할 수 있는 전기차는 국내에서 개발과 생산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 2028년이면 산업은행이 공적자금을 지원하면서 내건 GM 한국사업장 유지 기간이 끝난다. 그해 4월에는 총선이 치러진다. GM 한국사업장의 철수설이 불거지면 또다시 정치권은 민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GM 한국사업장의 부평·창원 공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부품 공급업체 및 협력사를 포함하면 관련된 이들이 수만명에 이른다. GM이 다시 한번 철수를 무기로 협상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GM은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 해외 거점을 유지하지만 지원이 끊기면 철수한 사례가 있다. GM은 2001년부터 2012년까지 호주 정부로부터 20억 호주달러(약 1조7000억원)의 보조금을 받았지만, 2013년 정부 보조금이 끊긴 후 2017년 호주에서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2025.04.14 09:00

3분 소요
위태로운 GM 한국사업장...떠나는게 나을까, 남는게 나을까

자동차

GM 한국사업장의 철수설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이에 현재 GM 한국사업장에 소속된 근로자들도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철수설이 더욱 위협적인 이유는 이미 GM 한국사업장은 군산공장 철수라는 된서리를 경험했기 때문이다.GM 한국사업장의 역사는 2002년 대우자동차가 GM에 매각되면서 시작된다. 2011년에 한국GM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2023년 1월 GM 한국사업장으로 사명을 바꿨다. 당시 15년간 GM 보유 지분을 팔지 못하게 하는 거부권 협약이 2017년 10월부로 만료되고, 바로 이듬해 군산공장 폐쇄가 결정된 것이다. 2018년 군산공장을 폐쇄하면서, 한국 정부로부터 8100억원을 지원받는 대신 2028년까지 GM 한국사업장을 유지하기로 약속했다. 2017년 당시 GM 한국사업장의 판매량은 총 52만대로 약 6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GM 한국사업장의 군산공장 사태 초기에는 정부의 지원을 위한 압박 카드로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볼모로 내세웠다. 정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원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당시 국민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갔다. 귀족노조로 대변되는 자동차회사 근로자의 급여, 복리후생 및 기타 근무조건 등이 보도됐다.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인해 국민 세금 지원 결정이 쉽지 않아 보이게 된 것이다힘 못 쓰는 마이너 3사더불어 우리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는 GM이 본인들 차입금을 빼가는 상황이 알려졌다. 결국 국민 세금으로 지원금을 퍼붓는다 해도, 호주 사태처럼 지원금 중단 후 철수 가능성이 커 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합리적인 노사 합의 가능성이 점차 요원해지면서, 이제 정부가 강공을 퍼붓기 시작했다. GM 한국사업장의 원가가 높은 이유가 높은 임금과 생산물량 저하로 인한 생산성 저하에도 있지만, 해외 자회사와 부품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가격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의견도 거론됐다. 결국 협력업체로의 부당한 반품도 조사할 태세로, 정부가 GM을 거꾸로 압박하면서 불행한 결과를 초래했다.GM 한국사업장은 군산공장 철수 직전인 2017년 당시 국내 자동차 총판매량 178만대 중 독자적으로 13만2000대를 판매하며 약 7.4%의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지금의 판매량과 비교한다면 매우 높은 수치임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한 것이다. 그런데 2021년에는 ‘르쌍쉐’라고 부르는 마이너 3사의 국내 시장 점유율 총합이 17.1%를 기록했고, 2023년에는 8.5%로 반토막이 났다.마이너 3사의 경쟁력이 계속 저하되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지속해서 하락하는 시장 점유율은 2024년 기준 5% 미만을 기록하면서 극단적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과도하게 높여주게 된다. 물론 쌍용은 현재 KGM으로 이름이 바뀌었기 때문에 ‘르케쉐’라고 불러야 하나 싶지만, 기존에 부르던 이름이 고유명사처럼 굳어져 익숙한 상황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중 ‘제네시스’의 시장 점유율이 10% 이상으로 마이너 3사를 훌쩍 추월하고 있다. 유일한 먹거리 대미 수출GM 한국사업장은 국내 시장 점유율이 바닥을 치면서, 2024년 기준 총 생산한 49만9559대 중 41만8782대(약 83.8%)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주요 수출 모델 중 트레일블레이저가 2023년 3월 국내 출시 후, 미국 시장에서 연간 20만 689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84% 증가하였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2023년 2월부터 창원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하였으며, 북미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며 지난해 국내 자동차 수출 1위(29만5000여 대) 차종이 됐다.결국 한국GM은 대미 수출이 유일한 먹거리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자동차의 관세를 25%로 높이게 되면, 한국GM은 가격 경쟁력을 잃고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 결국은 고용 안정에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25% 관세가 부과되면 차량 가격이 상승해 미국 소비자들이 한국GM의 차량을 선택할 이유가 없어지게 된다.미국 소비자들이 일본이나 멕시코산 차량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GM은 관세 부과가 지속되면, 생산시설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한국GM의 생산 축소나 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한국GM은 1조3000억의 이익을 남겼지만, 25% 관세가 확정되면 약 3조의 손실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현실적으로는 철수가 가장 현명한 대책이기 때문이다.한국GM 노사는 지난달 미국 GM 본사를 방문했고, 한국 생산물량을 유지하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해진다. 다만, 한국GM의 추가 신규 생산 모델이나 설비 투자에 대한 요구에는 별다른 응답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현재 GM이 철수설을 극구 부인하는 것은 진실일 수 있다. 그런데, 추가 생산 모델 도입이나 설비 투자에 즉답을 피하는 것은 2027년까지 철수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받은 지원금 때문으로 판단된다.즉, 당장 철수하지 않겠지만 2028년에는 철수할 수 있다는 뜻으로 파악된다. 물론 GM 한국사업장의 경우 전체 시설이 모두 철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생산법인과 연구법인을 분리하고 R&D 센터는 한국에 남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이 같은 상황 속에서 르노삼성의 스페인 공장 회생이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 될 수 있다. 노사 간 합의로 힘든 자구 노력 끝에 스페인 공장은 전 세계 148개에 달하는 자동차 공장 중에서, 생산 효율이 16시간으로 1위에 올라섰다. 현대·기아차의 28~29시간에 비해 월등히 효율적이고, GM 한국사업장의 59시간(130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생산성이 좋다.물론 위 수치는 몇 년 전 자료다. 현재 어느 정도 향상되었는지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GM 한국사업장 사태는 큰 원칙과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눈앞의 여론이나 각종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하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에 진정으로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섣부른 결정으로 급한 불을 끌 경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산업 분야의 위기에 당연한 해결책의 기준으로 인식될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의 불황은 앞으로도 추가로 겪을 수 있는 문제이다. 멀리 내다보는 안목이 절실한 상황이다.

2025.04.14 08:00

4분 소요
GM 한국사업장 철수설 뒷편, 침묵하는 도시들

자동차

굳게 닫힌 철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공장 안에서 흘러나오는 기계음도, 사람의 기척도 들리지 않았다. 이곳은 과거 GM 한국사업장의 군산공장 정문이다. 한때 GM 한국사업장 군산공장은 연간 20만대의 자동차를 쏟아낼 만큼 역동적이었다. 이런 과거가 무색할 만큼 군산의 ‘철의 심장’은 완전히 멈춰 있다. 흔적조차 남지 않은 군산.GM 한국사업장 군산공장은 지난 2018년 5월 31일 폐쇄됐다. 같은 해 2월 13일, 경영난과 구조조정을 이유로 군산공장 폐쇄 계획을 발표했고, 이후 생산 중단과 직원 구조조정 절차를 밟았다. 과거 GM 한국사업장 군산공장은 ‘자동차 도시’ 군산의 엔진격이었다. 현재 이곳의 전경과 분위기를 살펴보면, 이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현재 GM 한국사업장 군산공장은 자동차 부품업체 명신이 인수해 활용하고 있다. 명신은 지난 2019년 6월 GM 한국사업장 군산공장의 인수를 마쳤다. 현재 명신은 해당 공장의 ‘정문’이 아닌 ‘동문’을 주된 출입문 중 하나로 활용 중이었다. 정문에서 동문까지의 거리는 약 2km 남짓이다.정문을 뒤로하고 동문을 찾았다. GM 한국사업장의 흔적을 찾기 위해서다. 동문은 비교적 활동적이었다. 정문과 달리 몇몇 차량이 명신을 오고 갔기 때문이다. 가만히 동문에서 대기하던 중, 과거 GM 한국사업장 출입 관리인으로 일한 경력이 있는 A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에게서 전해 들은 GM 한국사업장 군산공장 철수가 남긴 상흔은 생각보다 깊었다.A씨는 “과거 GM 한국사업장의 철수는 이곳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모두에게 큰 충격과 상처였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당시 공장 근로자들뿐만 아니라 GM에 물건을 납품하는 수백 개의 하청업체 및 수천 명의 인력들 모두 한꺼번에 짐을 싸서 나가게 됐는데, 그 모습이 아직까지도 생생하다”고 덧붙였다.이 말을 끝으로 A씨는 “이곳에서 더는 GM 한국사업장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군산항 4부두 자동차 전용 선적장’을 추천했다. 이 부두는 600m 길이에, 2만톤급 선박 2척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자동차 전용 부두다. 이곳에서는 과거 GM 한국사업장의 희미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게 A씨의 설명이었다.이에 곧장 군산항 4부두로 향했다. 남아있는 GM 한국사업장 군산공장의 흔적을 찾기 위해서다. 불행히도 해당 부두에서도 GM 한국사업장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제 이곳에는 GM의 차량이 아닌, 다른 해외 완성차 제조업체들의 차량이 줄지어 서 있었다. 과거에는 군산 공장에서 생산되던 차량이 가득했다는 A씨의 회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4부두를 떠나 이후 찾은 곳은 군산산업단지 내 또 다른 공장이다. 과거 GM 한국사업장 군산공장 인근에 위치한 한 공장을 찾았는데, 이곳에서도 군산 공장 철수 여파가 얼마나 컸는지 느낄 수 있었다. 철수 당시를 지켜봤다는 공장 근로자 B씨는 “한순간에 지역과 가정이 흔들렸다”고 전했다.B씨는 “군산 공장 철수 당시 산업단지 내부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며 “언제든 우리도 철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불안에서 나온 긴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의 경우 여러 공장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어 과거의 상처가 어느 정도 아물어 있지만,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괜스레 일자리를 잃을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아무 할 말 없다는 부평흔적조차 남지 않은 군산을 넘어 발길을 인천 부평공장으로 옮겼다. 몇몇 부평공장 소속 직원들은 공장 외곽을 배회했고, 거대한 화물 차량이 공장을 오갔다. 아직 가동 중인 공장이지만 분위기는 한층 더 묘했다. 분명한 점은 활기는 없었다. 공장을 배회하던 부평공장 노동자들은 하나같이 “아무 드릴 말씀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파란색 GM 한국사업장 점퍼를 입은 노동자 C씨는 최근 공장 철수설과 관련해 내부 분위기가 어떤지에 대한 질문에 “제가 드릴 말씀은 없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옆에 함께 있던 또 다른 노동자 D씨도 마찬가지였다. 그 역시 C씨와 마찬가지로 “아무 할 말 없다”며 바쁘게 걸음을 재촉했다.부평공장 인근을 걸어 다니는 노동자는 여럿 있었다. 다만, 이들 모두 대답은 같았다. ‘아무 할 말 없다’는 것. 몇몇 노동자들은 “전과 똑같다”며 짧은 대답을 반복해서 전해줬지만, 대다수의 노동자들은 철수설 관련 질문을 피하기 바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내부 분위기를 언급하는 데 있어 극도로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이와 반대로 부평 공장 인근 주민들은 할 말이 많았다. 이들은 저마다의 견해를 나열해 보였다. 그럼에도 공통된 답변이 있었다. ‘부평 공장이 떠나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 이유는 저마다 달랐지만, 하나같이 부평 공장 철수설에 대해 불안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들에겐 부평 공장의 존폐가 생계로 이어지는 이유다.먼저 GM 한국사업장 부평 공장에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D씨는 “철수설은 익히 듣고 있었다”며 “최근 부평공장 인근 원룸촌에서 GM 소속 노동자들이 하나둘 나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철수설 영향이 아주 없진 않다”며 “주위 원룸에서 공실이 서서히 생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아웃소싱 업체 소속의 한 직원도 부평 공장 철수설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당장 우리는 GM 한국사업장에 인력을 파견하지 않아 지장은 없다”면서도 “다른 업체의 경우 부평 공장에 인력을 파견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부평 공장 소속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아웃소싱 직원들도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부평 공장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들도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 한 음식점 주인은 “머지않아 GM 부평공장이 철수하는 것이 맞냐”며 “부평공장 노동자들이 떠날 경우 당연히 매출에는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몇 퍼센트 타격이 있을 거라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가뜩이나 경기가 안 좋은데, 이 같은 소식을 알게 돼 걱정스럽다”고 하소연했다.

2025.04.14 07:00

4분 소요
가상은행 인가 ‘신호탄’...‘27년 만’ 카뱅, 태국 빗장 뚫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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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국제통화기금) 금융위기 시기 한국계 은행이 철수한 후 첫 태국 금융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금융사는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현지 금융사와 컨소시엄을 구축해 태국 가상은행(인터넷은행) 시장에 진출한다. 전통적인 일반 은행 라이선스 취득에 필요한 막대한 자본 투자와 높은 규제 리스크를 피하면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디지털 뱅킹 방식으로 태국 시장에 첫발을 들이겠다는 전략이다.이는 글로벌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카카오뱅크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동남아시아 지역으로의 확장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태국의 주요 금융지주사인 ‘에스시비엑스’(SCBX)와 태국판 인터넷전문은행인 가상은행 설립을 위한 신청서를 중앙은행에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태국 중앙은행은 올 상반기 내 최종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신규 가상은행 인가 접수를 마친 이후 6~9개월간의 심사를 거쳐 이르면 오는 6월 중 신규 가상은행을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분율 20% 이상 2대 주주 확보 예정이번 신규 가상은행 사업엔 5개 사업자가 신청서를 제출했고 이 중 3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특히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은 SCBX와 중국 텐센트 산하 인터넷뱅크인 위뱅크 등이 손잡아 신규 선정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뱅크는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 기반으로 설립된 중국 최초의 인터넷은행이다. 위챗에 익숙한 태국인들이 많아 앱(애플리케이션) 사용 패턴과 UI·UX(사용자환경·경험) 정보 등 태국 현지화를 위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또 중국이 태국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국 기업이 참여하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계 태국인 수가 많아 중국 기업이 고객 유치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태국에 거주 중인 중국계 태국인 수는 약 700만명으로, 전체 태국 인구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아울러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SCBX가 태국 왕실이 지분 23%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라는 점도 인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풀이된다. SCBX는 태국의 주요 금융지주로 태국 3대 은행 중 하나인 SCB을 포함해 카드X, 이노베스트X 증권 등을 산하에 두고 있는데 SCB는 아시아 10위권에 랭크돼 있는 대형 은행이다. 은행뿐 아니라 카드사와 증권 등 비금융 계열사도 보유하고 있어 다른 금융사와의 협업도 노릴 수 있다. 단독 진출은 아니지만 카카오뱅크가 태국 금융시장에 진출하면 국내 은행의 태국 재진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카카오뱅크는 전략적투자자(SI)로 가상은행의 지분 20%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합작 은행 설립 후에는 국내에서 쌓은 인터넷전문은행 운영 노하우를 태국 디지털 금융 생태계에서 활용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측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기술력과 기획 역량을 태국 금융시장에 빠르게 이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태국 가상은행의 경우 상품, 서비스뿐만 아니라 모바일 앱 개발에서도 카카오뱅크가 리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국내 금융회사의 태국 진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2024년 2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태국을 방문, 가상은행 도입과 한국 금융회사의 참여에 협조를 요청했다.카카오뱅크는 태국 시장 진출에 앞서 인도네시아에서 성공 경험을 쌓았다. 동남아 지역은 비대면 금융 수요가 많지만 아직 서비스나 환경이 불충분해 시장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평가에서다. 동남아 플랫폼 기업 그랩과 협력해 인도네시아 ‘슈퍼뱅크’ 설립에 참여한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분 10.05%를 보유하고 있다. 슈퍼뱅크는 지난해 6월 출범한 지 2개월 만에 고객 100만명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자문 계약을 맺는 등 활발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의 금융 환경이 국내와 상당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슈퍼뱅크 론칭 이후 기존 인니의 어떤 디지털 뱅크 사업자보다도 빠른 시일 안에 여신과 수신, 고객 수 세가지 측면에서 빠른 성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랩의 ‘에코시스템’을 활용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었고, 카카오뱅크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국내 혁신 서비스를 슈퍼뱅크의 신규 상품에 이식한 것이 좋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카카오뱅크는 이러한 성장 전략을 태국에서는 보다 확장적으로 적용해 보겠다는 방침이다. 태국에서도 가상은행 라이선스를 성공적으로 취득한다면 인니에서의 접근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프론트엔드 구성부터, 앱 개발 자체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태국 금융당국이 디지털 뱅크에 대한 제도 정비와 혁신을 시도하는 시점에서 카카오뱅크의 진출은 상징성과 파급력이 크다”고 평가했다.카카오뱅크의 태국 내 가상은행 인가 심사 결과는 빠르면 올해 상반기 내에 발표될 예정이다. 인가를 획득할 경우 카카오뱅크는 태국 내 최초의 한국계 디지털 은행으로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현재 태국 현지에 한국계 은행 진출이 전무한 상황에서 카카오뱅크가 현지 주요 금융지주사와 손잡고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며 “양 사의 제휴는 태국 금융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태국 내 금융 취약 계층의 금융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데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25.04.14 07:00

4분 소요
韓 찾은 ‘디트로이트의 유령’...돌아가는 GM 한국사업장 ‘철수 시계’

자동차

폭탄에 불이 붙었다. GM 한국사업장(구 한국GM)의 철수설이 다시금 대두되면서다. 철수설의 근원지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GM 한국사업장에 직격탄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GM 한국사업장은 생산 차량의 약 85%를 미국에 수출 중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치명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GM 한국사업장의 철수설이 다시금 피어나고 있는데, GM 한국사업장은 철수 여부에 대해 “검토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디트로이트와 닮은 군산물론 GM 한국사업장의 철수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18년 GM 한국사업장 군산공장 폐쇄가 시작이다. 당시 GM 한국사업장 군산공장의 가동률은 20% 이하로 떨어졌는데, GM 본사는 생산 효율성을 이유로 군산공장의 폐쇄를 결정했다. GM 한국사업장 군산공장의 폐쇄는 ‘자동차의 도시’ 미국 디트로이트와 닮아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 및 디트로이트 도시계획 통계에 따르면 디트로이트의 인구는 1950년에 약 185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1950년대 당시는 미국이 산업 호황을 누리던 시기다. 특히 디트로이트는 자동차와 군수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해왔는데,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3’의 본거지로 통했다.이에 따라 디트로이트에는 고임금 제조업 일자리가 몰렸고, 이는 대규모 이주와 인구 증가로 이어졌다. 호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디트로이트는 2000년대 후반 ▲금융위기 ▲자동차 산업 침체 ▲공장 이전 등으로 휘청이기 시작했다. 특히 GM·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산업이 크게 흔들렸는데, 경제 침체와 신용 경색 등의 원인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했다.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지난 2006년 당시 미국 전체 자동차 연간 판매량은 약 1700만대에서 2007년 약 1620만대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7년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발생한 시점이다. 이후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여파로 자동차 판매량은 약 1340만대로 다시 주저앉았는데, 머지않아 2009년 전체 판매량은 1060만대까지 내려갔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두 상징인 GM과 크라이슬러가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게 된 것이다. 당시 GM과 크라이슬러의 판매량은 반토막이 났다. 먼저 GM의 경우 2006년 미국 내 판매량 약 412만 대에서 2009년 208만 대로 49.5%가 감소했다. 크라이슬러는 2006년 214만 대에서 2009년 93만 대로 56.5%가 떨어졌다. 수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은 덤이다.이를 견디지 못한 양사는 모두 ‘챕터 11 파산 보호’(Chapter 11 Bankruptcy Protection)를 신청했다. 이는 미국 연방 파산법 제11장(Chapter 11)에 따라, 기업이 파산을 신청하면서도 영업을 계속하며 재무 구조를 조정할 수 있도록 법원이 보호해주는 제도다. 챕터 11 파산 보호 신청 이후, GM은 핵심 자산만 남기고 ‘New GM’을 출범시켰다. 크라이슬러는 피아트(Fiat)에 의해 구조조정 및 인수됐다.이 길을 군산이 걸었다.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군산공장 폐쇄로 인해 겪은 경제적 손실은 막대했다. 해당 연구를 상세히 살펴보면, 군산공장 폐쇄는 전라북도 지역 경제에 ▲생산액 약 1조4944억원 감소 ▲부가가치 약 3961억원 감소 ▲취업자 수 약 3690명 감소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초래했다. 군산시 전체 인구 중 25%가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한마디로 군산 지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디트로이트 갈림길 선 부평·창원이제 경남 창원과 인천 부평이 떨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지난 2일 도널드 미국 대통령은 수입 자동차 및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는 3일부터 즉시 발효됐다. 국내 자동차 업계 모두가 긴장에 빠진 순간이다. GM 한국사업장에겐 더욱 뼈아프다. GM 한국사업장은 국내 창원과 부평에 주력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47만4735대의 차량을 수출했는데, 이 중 약 40만대가 미국으로 향했다. 미국 수출 물량이 전체 수출 물량의 약 85%를 차지한 셈이다. 또한 국내 생산 차량의 대다수가 미국으로 수출되는 만큼,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현재 GM 한국사업장의 전체 직원 수는 약 8800명이다. 부평공장 및 창원공장과 연계된 부품 공급업체 및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관련 노동자 수는 수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들 공장은 연간 5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부평공장은 약 22만대, 창원공장은 약 28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이러한 구조 속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차 25% 관세 부과는 GM 한국사업장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생산량 조정, 인력 감축 등의 구조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아울러 각 공장이 모두 철수할 경우 지역 내 제조업 생산액이 크게 감소해 지역 경제가 휘청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부평의 경우 GM 한국사업장 공장을 제외하곤 주력 기업이 사실상 없다”며 “창원 인근에는 그나마 중공업 단지들이 존재해 상황적으로는 미세하게 나은 상황이지만, 사실상 두 곳 모두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만한 기업이 크게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포항에서 제철소가 철수한다면 포항 지역민들 입장에서는 지역의 기반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들 한다”며 “GM 한국사업장이 워낙 큰 제조업체고 수백 개의 협력업체가 근방에 자리 잡고 있으니, GM 한국사업장이 철수할 경우 부평과 창원 지역민들도 포항 지역민들과 느끼는 감정이 비슷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5.04.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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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대한적십자사에 기부금 2억원 전달

은행

KB국민은행은 8일 대한적십자사에 적십자회비 2억원을 기부하며 나눔과 상생의 가치 실천에 나선다고 8일 밝혔다.이날 서울 중구 남산동에 위치한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전달식에는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 및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이번 기부금은 ▲국내외 재난·재해 긴급구호활동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 지원 ▲보건 및 안전 지식 보급 활동 등 다양한 인도주의적 공익 사업에 활용되어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예정이다.KB국민은행은 2007년부터 19년간 매년 대한적십자사에 기부금을 전달해왔으며, 이번 2억원을 포함한 누적 기부금은 총 46억원에 달한다. 또한 KB국민은행은 ‘KB희망나눔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임직원 참여 봉사활동을 진행하며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지원활동도 꾸준히 전개해오고 있다.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기부금이 복지 사각지대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KB국민은행은 주변 이웃과 상생하는 문화를 확산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한편, KB금융그룹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기업 활동 전반에 적용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을 위한 ‘세상을 바꾸는 금융’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2025.04.0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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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만 잘 살겠다는 트럼프발 관세전쟁 [EDITOR’S LETTER]

전문가 칼럼

최근 트럼프발 관세 폭탄이 전 세계를 겨냥해 무차별적으로 투하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현지시간)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를 상대로 각국의 대미 관세율과 비관세장벽 등을 고려한 상호관세를 발표했는데요, 한국에는 25%를 부과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10%씩 총 20%의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월에는 우방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3월에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각각 밝힌 이후 실제로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그야말로 트럼프발 ‘관세 쓰나미’가 전 세계에 몰아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 년간 미국이 적성국뿐 아니라 우방국들로부터 무역에서 갈취를 당해 자국 제조업이 무너지고,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며 예외 없이 모든 국가에 관세의 칼을 마구 휘두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호관세와 관련해 “미국 납세자들은 50년 이상 갈취를 당해왔으나 더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오늘 드디어 우리는 미국을 앞에 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각국은 관세 쓰나미를 조금이라도 피해 보려고 미국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예외 없다’는 방침에 보복관세를 대응 카드로 준비하고 있는데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이미 철강 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첫 번째 보복조치 패키지를 마무리 중이며 협상 결렬 시 우리 이익과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추가 조치도 준비 중”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국도 관세 폭탄에 비상인데요, 대미 수출 품목 1위인 자동차와 철강 산업은 당장 직격탄을 맞게 됐습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고 31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25% 관세 적용으로 영업이익이 34%나 빠질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북미 판매 비중이 80%가 넘는 GM 한국사업장의 경우 철수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중견·중소 기업도 예외는 아닌데요,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기업 210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3%가 관세 리스트의 영향권에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정부도 미국과 협상하겠지만 어쩔 수 없이 보복관세로 맞대응하는 일이 있을 겁니다. 이는 한국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일 텐데요, 결국 글로벌 관세전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럴 경우 세계 경제가 1조4000억 달러(약 2060조원)의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관세전쟁을 벌인 미국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분석입니다.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는 데 비용이 더 들어가고, 늘어난 비용이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되면서 인플레이션이 더 악화하고 구매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관세 정책으로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이 동시에 높아져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게 큰 도전과제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트럼프발 관세전쟁은 모두를 패자로 만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외교·안보 분야 석학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는 “미국 혼자만 덕을 보고 다른 나라는 손해 본다? 이미 1930년대 소위 ‘Beggar Thy Neighbor Policy’(근린궁핍화정책)라고 해서 이웃 국가를 가난하게 만들면서 나만 잘 살겠다라고 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증명됐다”고 지적했습니다.

2025.04.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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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대한약사회 현장조사...

바이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생활용품업체 다이소에 제약사들이 건강기능식품을 납품하는 것과 관련해 갑질 혐의를 받는 대한약사회를 대상으로 조사에 나섰다.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대한약사회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했다. 대한약사회가 일양약품이 다이소에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하는 데 대한약사회의 압박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다이소는 올해 2월 말부터 전국 200여 개 매장에서 대웅제약과 일양약품의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의 가격은 3000원 또는 5000원으로, 기존에 판매되던 건강기능식품과 비교하면 가격이 5분의 1로 매우 저렴하다.하지만 일양약품은 다이소에서 제품을 판매한 지 닷새 만에 돌연 더 이상 다이소를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논란이 불거졌다. 대한약사회가 다이소를 통한 건강기능식품 판매와 관련해 "그동안 약국이 (건강기능식품을 팔아) 폭리를 취한 것처럼 오인하게 홍보했다"라고 반발한 이후 이런 결정이 나와서다.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를 비롯한 몇몇 소비자단체도 "특정 직군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가 (제약사가 다이소를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보리콧을 예고해 결국 한 제약사가 건강기능식품 판매 철수를 발표했다"며 비판했다.공정위는 대한약사회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현장조사에 나섰다. 사업자단체인 대한약사회가 제약사에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일양약품의 다이소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제한했다면 위법하다.대한약사회가 약사들에게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을 납품한 제약사를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지시했다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약사는 각자 자신의 약국을 운영하는 형태라, 집단행동을 하기 어렵다"라는 입장이다.

2025.03.1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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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원’ 건강기능식품도 가성비 시장 열릴까

바이오

국내 제약사가 생활용품업체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을 납품하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약국가 일부에서는 다이소가 똑같은 건강기능식품을 마치 더 저렴한 것처럼 판매하는 것처럼 홍보한다며 반발한다.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을 납품한 일양약품은 제품 판매 닷새 만에 돌연 해당 제품을 다이소에 더 이상 납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을 공급한 다른 기업도 제품 철수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유통 단계 축소, 성분·기능 압축해 가격 내려 건강기능식품은 제품을 섭취했을 때 유용한 기능을 보이는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만든 식품을 말한다. 사람들은 통상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얻기 위해 건강기능식품을 찾지만, 건강기능식품은 엄밀히 말해 의약품이 아닌 ‘식품’에 해당한다. 그래서 건강기능식품은 기업이 제품을 제조해 출시할 때 의약품에 준하는 임상시험이 필요하지 않다. 기업은 규제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인정한 몇몇 ‘기능성 원료’를 사용해 일정 기준에 맞춰 제품을 만들고 평가를 거치면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할 수 있다. 제품 제조와 판매의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은 제약사뿐 아니라 유통업체, 약사 등 여러 사업자가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이기도 하다.다이소에서 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은 물론 제약사가 기존에 판매해 온 여러 건강기능식품에도 이런 ‘기능성 원료’가 포함돼 있다. 다만 제약사가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을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 성분과 함량을 일부 조정한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건강기능식품은 기능성 원료의 함량을 높이고 주요 기능 외 다른 성분을 첨가한 ‘고함량 다기능’ 제품이 주로 출시됐다. 이와 달리 다이소에서 구매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은 ‘단일 성분 단일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 제약사의 설명이다. 앞서 대웅제약 관계자는 다이소에 납품하는 건강기능식품과 관련해 “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성분은 과감히 줄여 제품 본연의 품질에 집중했다”라고 설명했다.제품의 유통 과정을 크게 줄인 점도 제약사가 다이소를 통해 기존의 건강기능식품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이유다. 통상 건강기능식품은 제품을 제조하거나 수입한 업체가 판매업체에 제품을 넘기면, 판매업체가 제품을 직접 팔거나 소매업체에 제품을 공급하는 형태로 소비자에게 도달한다. 제품이 생산된 이후 최종적으로 판매되기까지 유통 과정에서 3~4단계를 거치는 셈이다. 약국은 물론 온라인몰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도 여기에 해당한다. 다이소는 제품 제조 이후 바로 물량을 받아 이를 전국의 매장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유통 과정을 줄였다. 다이소에 납품된 건강기능식품이기 때문에, 별도의 홍보도 필요하지 않아 제약사로서는 마케팅 비용도 줄일 수 있다.“제품 성분·함량 잘 따져봐야”약국가에서는 소비자들이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을 ‘똑똑하게’ 구매하려면 성분과 함량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다이소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성분이나 함량을 조정한 것이 많아 소비자가 얻을 예상 효과가 작다면 시중의 다른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이소에서 30일 치를 3000원에 판매하는 마그네슘 제품은 산화마그네슘이 315mg 포함돼 있어 이른바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국내 빅5 제약사의 한 마그네슘 제품은 산화마그네슘이 330mg이지만, 90일 치가 2만5000원대로 다이소 제품보다 비싸다. 반면, 다이소의 비타민B군 제품은 30일 치가 3000원으로 저렴해도 함량이 1mg 수준이어서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비타민B군의 함량이 비슷한 시중의 저렴한 종합비타민을 구매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건강기능식품을 여러 개 섭취하는 소비자라면 제품의 효과를 잘 보기 위해 섭취 전 약사의 상담을 받는 편도 좋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약국에서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면 약사가 소비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제품을 추천할 수 있다”라며 “건강기능식품을 약국에서 구매할 경우 약사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특수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산에 약한 유산균과 비타민C를 함께 복용하면 유산균의 생존율이 낮아질 수 있어 시간을 두고 섭취하는 것이 좋다. 칼슘은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둘을 함께 복용하는 것도 좋지 않다. 여러가지 건강기능식품을 먹는 사람이라면 이런 조언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이소 건강기능식품, 시장 확대 발판 다이소의 저렴한 건강기능식품이 향후 국내 시장의 성장과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이소를 통해 건강기능식품 섭취에 관심이 생긴 소비자가 향후 프리미엄 제품을 찾을 ‘예비 소비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 건강기능식품업체 한 관계자는 “다이소에서 3000원짜리 비타민 제품을 사 먹는 소비자가 건강 관리에 더 큰 관심을 쏟게 되면 자연스럽게 프리미엄 비타민 제품을 찾게 될 것”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의 비타민 제품을 다이소를 통해 살 수 있으니 소비자 선택권이 더 넓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2025.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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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보이콧’에 제약사 백기?…일양약품, 다이소 건강기능식품 납품 중단

바이오

국내 생활용품업체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을 공급해 온 일양약품이 판매를 시작한 지 닷새 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일양약품은 철수 배경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을 납품하는 제약사를 대상으로 약국들이 ‘불매운동’을 벌이려는 움직임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불똥은 일양약품이 다이소에서 철수한 이후 약국과 약사들에게 튀었다. 약사들이 일양약품의 철수 결정에 영향을 준 장본인으로 지목되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제약사도 건강기능식품 유통 방안을 고민하게 됐다.일양약품은 2월 28일 다이소에 더 이상 건강기능식품을 납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양약품이 2월 24일 다이소를 통해 9종의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지 닷새 만에 내린 결정이다. 일양약품이 다이소에 납품한 건강기능식품은 ▲비타민C츄어블정 ▲쏘팔메토아연 ▲팝핑비타민C ▲W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D 2000IU ▲칼마디아연망간 ▲잇앤큐 ▲저분자콜라겐1250 ▲비타민C1000mg 등이다. 소비자가 자주 찾는 비타민, 유산균과 관련한 건강기능식품이 다수였다.일양약품이 다이소를 통해 판매한 건강기능식품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다이소에 입점한 만큼 가격이 낮았다. 제품 가격은 다이소의 가격 정책에 따라 3000원이나 5000원으로 책정됐다. 통상 수만원에 판매되는 제약사의 건강기능식품과 비교하면 가격이 최대 5분의 1 수준이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제품의 기능이 현격하게 차이나는 것은 아니다.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은 제약사가 기존에 판매한 건강기능식품과 비교했을 때 성분과 함량, 용량에는 차이가 있지만 핵심 성분은 같다. 소비자로서는 건강기능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셈이다.소비자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통상 수만원에 수개월 치를 구매해야 하는 건강기능식품을 저렴하게 한 달 치만 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다이소는 일양약품과 대웅제약의 건강기능식품 30여 종을 전국 200여 개 매장에서 판매했는데, 강남과 홍대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의 일부 매장에서는 일양약품의 비타민D 2000IU를 비롯한 인기 제품이 빠르게 동나기도 했다. 다이소를 통해 판매되는 건강기능식품이 기존 제품과 비교해서 성분과 함량이 다소 적어도, ‘믿을 만한’ 제약사에서 만든 제품이기 때문에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도 많았다.약사회 “제약사 압박? 사실 아니야”하지만 약국가에서는 제약사가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을 납품하는 모습을 두고 볼멘소리가 나왔다. 다이소에서 구매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은 엄밀히 따져봤을 때 약국에서 판매하는 제품과 다른데, 다이소가 성분과 함량, 용량 등이 모두 똑같은 건강기능식품을 마치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듯이 제품을 홍보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약국가에서 건강기능식품을 더 비싸게 판매한다는 이미지가 씌워졌다고도 호소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제약사가 약국에 수십년 동안 건강기능식품을 유통하며 쌓은 신뢰를 악용해 약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다이소에) 공급하는 마케팅을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약국을 향한 오해와 불만을 가중하는 제약사의 마케팅을 중단하라”고 밝혔다.약국가의 거센 반발이 일양약품이 다이소에서 철수하기로 한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약사들은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제약사의 제품을 약국에 들이지 않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권영희 대한약사회장 당선인이 2월 26일과 27일 일양약품, 대웅제약, 종근당건강과 각각 면담한 직후 일양약품이 철수를 결정한 사실이 이런 의견에 힘을 실었다. 다만, 이와 관련해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약사들이 제약사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약국은 다 개별 사업이기 때문에 집단행동을 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라고 설명했다.약국가에서는 일양약품의 철수 결정을 계기로 제약사의 건강기능식품 가격 책정 과정을 뜯어봐야 한다고는 주장도 나온다. 제약사가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상당히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데, 다이소의 사례처럼 충분히 제 기능을 하는 건강기능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출시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기업의 한 관계자는 “다이소는 생산공장에서 제품을 사들인 뒤 적은 이윤을 붙여 자사 매장에서 대량 판매하는 구조이며 유통 구조도 단순하다”라며 “약국의 경우 소매점이기 때문에 오프라인을 기준으로 두면 약국에서 구매하는 제품 가격이 더 비쌀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대웅제약·종근당건강에 쏠리는 눈 일양약품이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을 더 이상 공급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나온 이후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에도 이목이 쏠린다. 대웅제약은 일양약품과 함께 2월 24일부터 다이소를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했다. 종근당건강은 이르면 이달부터 다이소에 2종의 건강기능식품을 납품한다. 특히 대웅제약은 9종의 건강기능식품을 납품한 일양약품과 달리 26종의 건강기능식품을 다이소에 공급했다. 여러 제약사 중 다이소에 가장 많은 건강기능식품을 공급하는 셈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을 지속해서 공급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논의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종근당건강도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을 공급하는 것과 관련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라고 답했다.

2025.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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