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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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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택치료키트 16일부터 우체국에서 배송

의료

16일부터 우체국 집배원이 코로나19 재택치료자에게 재택치료키트를 배송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16일 국가기관으로서 공적역할 수행을 위해 우체국 집배원이 코로나19 재택치료키트를 배송한다고 밝혔다. 재택치료키트를 받는 대상자는 60세 이상, 먹는 치료제 투약 대상자 등 정부가 이달 10일 지정한 집중관리군이다. 배송은 보건소에서 배송정보(성명·주소·연락처)를 인터넷 우체국에 등록하면, 집배원이 재택치료키트를 당일 문 앞에 비대면으로 전달한 뒤 수취인에게 배송 완료 메시지를 발송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재택치료자는 배송이 완료되면 집에서 배송완료 안내메시지(문자·카카오톡)를 확인한 후 재택치료키트를 받으면 된다. 재택치료키트에는 해열제, 체온계, 산소포화도측정기, 세척용소독제 등이 들어있다. 재택치료키트를 배달하는 집배원은 마스크 보호구, 손소독제 등 방역물품이 지급받게 된다. 이륜차와 우편차량은 하루 2회 소독을 실시한다.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의 업무 과중을 막기 위해 배달물량과 구역을 조정하고 인력을 지원할 예정이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2022.02.16 11:21

1분 소요
코로나19 재택치료 문제 '산소포화도 측정’…해법 나왔나

IT 일반

지난 4일 코로나에 감염돼 1주일간 재택치료를 받았던 고등학교 2학년 송모(17)군이 격리해제 나흘 만에 숨지는 일이 있었다. 송군은 사망 전날인 3일 재택치료 관리 병원에 ‘숨이 차다’고 호소한 후에야 병원 측은 ‘산소포화도를 측정해 보라’고 말했다. 측정 결과 수치가 매우 낮은 응급 상황이었다. 산소포화도는 코로나 중증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다. 수치가 낮으면 산소가 온몸에 잘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산소포화도가 94% 밑으로 떨어지면 입원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안내한다. 그만큼 코로나 환자에게 있어 산소포화도 측정기의 역할이 크다. 그런데 재택치료 환자와 의료진 사이에선 이 측정기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무엇보다 환자가 직접 수치를 재고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는 점을 문제로 꼽는다. 몸에 이상을 느껴 측정했을 때는 송군처럼 상태가 이미 나빠졌을 가능성이 크다. 위급상황에선 측정마저 어려울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은 지난 1월부터 병원 내 코로나 환자가 반지처럼 끼고 있으면 산소포화도를 계속 측정하는 헬스케어 기기를 착용하도록 했다. 측정한 데이터는 병원 측에 자동으로 전송된다. 기기 도입을 주도한 오성진 심장내과 교수는 “산소포화도를 자동으로 잰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 기기는 심전도(ECG)센서와광학센서(PPG)를 사용해 심박 수와 심전도, 산소포화도를 측정할 수 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스카이랩스’에서 2017년부터 5년간 개발해 내놓은 반지형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카트원 플러스’다.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품목 허가도 받았다. 지자체에서 지급하는 재택치료 키트에 들어있는 손가락형 산소포화도 측정기보다 신뢰도가 높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대부분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손가락형 측정기는 불량률이 높았다. 산소포화도가 위험 수치인 95% 이하로 나와도 담당 병원에서 “다시 측정해보라”고 안내할 정도였다. 오 교수는 “국내의 우수한 제조역량 덕분에 신뢰성 높은 기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일산병원 측은 확보한 기기 500여 대를 재택치료 일반관리 군 환자에게 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체 측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주부터 병원을 찾는 코로나 환자에게 대여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주방역당국 지침이 바뀌면서 60세 미만에 먹는 치료제를 복용하는 환자가 아니라면 일반관리 군으로 분류돼 별도 모니터링 없이 재택치료를 받게 됐다. 재택치료 환자가 올해 첫날(2만5728명)과 비교하면 열 배 가까이 느는 등 방역 역량에 한계에 다다르면서 중점 관리할 환자군을 구분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2022.02.16 09:51

2분 소요
문 정부 K-방역 균열·누수에 국민이 울고 있다

정책이슈

문재인 정부가 자랑하는 K-방역에 틈새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누수가 일면서 한계 상황에 점점 빠져들고 있다. 섣부른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 불을 질렀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6일 “준비가 부족했다”며 “국민께 송구하다”고 머리를 수그렸다. 폭증하는 병상가동을 해소하고자 생활치료센터와 재택치료를 도입했지만 대기자가 급증해 이마저도 여력이 없을 정도다. 게다가 최근엔 의료계마저 인내력의 바닥을 드러내면서 방역과 민생 사이에서 문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 치료시설 수용 한계 초과, 대기자 급증 문 정부의 K-방역이 미흡한 대처로 의료현장을 비롯한 사회 전반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까지 했지만 현장의 혼선은 정리되지 않는 모양새다. 앞서 정부가 지난달 1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를 시작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17일 0시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7435명으로 사흘 연속 7000명대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 수는 971명으로 지난 14일부터 나흘째 900명대를 기록했다. 전날 16일 오후 5시 기준 코로나19 중증 병상 가동률은 전국 기준 81.9%다. 수도권의 병상 가동률만 87.1%로 90%에 가까워지고 있다. 병상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병상 배정을 기다리는 대기 인원도 계속 늘고 있다. 만일의 긴급 상황을 대비해 여분의 병상을 비워놓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병상이 조만간 만석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코로나19 확산세에 정부는 16일 거리두기 강화를 발표하고 시행 4주 만에 단계적 일상회복을 멈췄다. 그러나 그 사이 늘어난 확진자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17일 0시 기준 수도권에서만 병원 입원 대기자 659명, 생활치료센터 입소 대기자 298명 등 1000여 명이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대기 중인 상황이다. ━ 재택치료 관리 부실, 환자 방치 증상 악화 이처럼 확진자 급증에 따른 병상 부족과 의료대응 여력 소진 문제가 제기되자 정부는 재택치료 카드를 꺼냈다. 정부는 모든 확진자가 기본적으로 재택치료를 받도록 했다. 입원요인이 있거나, 주거환경이 감염에 취약한 경우, 보호자가 없는 돌봄필요자(소아, 장애인, 70세 이상(예방접종자 완료자) 등)는 재택치료가 아닌 입원 또는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재택치료 환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병상 확보에만 급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재택치료 환자는 17일 0시 기준 서울에서만 1만3582명으로 전국적으로는 3만806명에 달한다. 재택치료 대상자 증가에 따른 인력·물품이 부족해지는 문제가 생겼다. 심지어 지방자치단체·재택치료 담당 병원마저 환자를 관리·감독하는데 한계를 보였다. 환자가 재택치료로 방치돼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 상황까지 벌어진 것이다. 한 예로 지난달 확진된 한 60대 환자는 재택치료 기간이 끝난 뒤 중증 폐렴 진단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산소포화도 측정기와 체온계로 하루 두 번씩 직접 검사해 관리 기관에 보내야 했는데, 이 환자가 측정기 고장을 재택치료 담당 병원에 얘기했지만 병원은 새 측정기를 보내주지 않았다. 이에 환자가 측정이 전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방치됐던 것이다. ━ 의료계도 한계 상황에 봉착 ‘바닥 드러내’ 코로나19 중환자의 전담 중환자실 입원 기간을 최대 20일로 제한키로 한 정부 지침도 의료계의 반발을 샀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17일 정부의 입원 기간 제한이 현장의 혼란만 가중한다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지침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는 증상 발생 후 최대 20일 후 격리가 해제된다. 다른 질환으로 입원 치료가 필요하면 코로나19 전담 병상에서 퇴실해 일반 중환자실이나 병실로 옮겨야 한다. 의협은 “이 지침으로 인해 격리 해제된 코로나19 중환자들이 일반 중환자실에 채워질 우려가 있다”며 “이는 곧 일반 중환자의 치료 제한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의료계에서는 충분한 인력 충원 없이 병상 확보만 요구하는 정부를 향한 비판이 나온다. 국립대병원노동조합은 국립대병원이 정부 행정명령으로 확보한 코로나19 치료병상 외에 추가로 중환자 병상 200여개를 확보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가 승인해야 할 인력 증원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국립대병원노조 공동투쟁연대체는 오는 20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국립대병원 인력 정원확대 요구 기자회견’을 진행할 계획이다. ━ 백신 부작용 두고 정부기관들도 서로 엇박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부작용 피해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가 외면한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한 예로 고3 수험생 딸이 백신 접종 뒤 정신착란 등의 후유증에 시달렸다고 주장하는 A씨의 하소연이다. 지난 7월 20일 청주의 한 병원에서 화이자 백신(1차)을 맞은 이 수험생은 접종 이틀 뒤부터 환청을 호소하면서 헛소리도 했다. 이를 지켜보던 가족은 딸 상태가 점차 악화하자 서울아산병원을 찾았고, 자가면역뇌염 진단을 받았다. 면역계가 뇌를 공격해 기능을 못 하게 만드는 희귀질환이었다. 이 수험생은 두 달 가까이 중환자실을 오가며 인공호흡기 치료까지 받았으며 충북지역 고3 중 유일하게 중증 이상반응 환자로 분류됐다. 그러나 질병관리청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백신과 인과성이 입증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이 수험생은 증세가 호전돼 퇴원했지만, 2000만원 넘는 치료비는 고스란히 남았다. 재발 가능성 등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 기관들 사이에서도 백신 접종 부작용 여부 판단을 두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에 따르면 한 사망자는 부검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명확히 인과성이 없다’는 내용의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정작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망과 백신 접종 사이에 ‘인과관계 가능성이 높다’는 부검결과를 내놓았다. 이는 방역당국이 백신 부작용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부작용 피해에 대한 인과관계를 판가름하는 기준이나 방향조차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 “준비 부족했다” 머리 수그려 정부가 추진한 ‘방역패스(전자증명서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나 코로나19 음성을 확인하는 제도)’도 본격 시행을 시작한 13일과 다음날 14일 전자증명에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방역 패스 시행으로 인증 처리량이 급증했는데 시스템이 미흡해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이에 점심시간 식당이나 카페를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정부가 17일 매출이 감소한 320만 명의 소상공인에 100만원의 방역지원금을 지급하기로 발표했다. 하지만 자영업자의 반응은 냉담하다. 100만원으로는 손실·임대료 등의 비용을 충당하기 어렵다는 불만이다. 매출 감소를 증명하기 어려워 방역지원금 지급 기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방역체계가 한계를 드러내자 문재인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16일 “단계적 일상회복 과정에서 위중증 환자의 증가를 억제하지 못했고 병상확보 등의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다”며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당·정은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대책에 이어 백신 부작용 보상책과 코로나19에 따른 실업 대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그러나 2년여의 코로나19 확산세가 K-방역 붕괴로 이어진 최근 상황에서 대통령의 사과와 실효성 있는 대책 요구하는 목소리가 사회 각계에서 나온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2021.12.18 09:38

5분 소요
[김국현 IT 사회학] 혈당 관리 시장까지 노리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전문가 칼럼

스마트폰은 강력하고 편리한 데이터 입력 도구다. 다양한 센서는 순간적으로 그리고 수시로 데이터를 알아서 입력한다.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데이터라도 문제없다. 우리 몸은 이미 그 자체가 방대한 정보처리 기계. 수많은 바이탈 사인을 뿜어내고 있다. 데이터는 과거뿐만 아니라 미래도 알려준다. 지금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만 ‘센싱’할 수 있어도 내일의 건강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터다. 스마트폰은 내가 얼마나 움직였는지 그 걸음 수와 거리를 늘 자동으로 기록하고 있다. 아이폰의 건강 앱, 갤럭시라면 삼성 헬스가 이런 기능을 한다. 구글 순정앱 구글 핏도 있다. 최적의 일과로부터 오늘 하루 생활이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그래프로 자극하니 동기부여만큼은 확실히 된다. 게다가 이 모든 데이터 흐름은 사용자 개입 없이 알아서 진행되는 불수의(不隨意) 입력이다. ━ 웨어러블이 여는 새로운 건강 관리 시장 센서는 소프트웨어와 조합되어 다양하게 응용된다. 예컨대 심박수는 스마트폰에 이미 내장된 카메라와 플래시 라이트로 계측할 수 있다. 하지만 손가락을 카메라에 대는 어설픈 자세로 기다려야 한다. 아무리 어설퍼도 절실한 이는 쓴다. 보통 이런 필요 안에 기회가 있다. 웨어러블 시장은 이 기회를 파고든다. 스마트 밴드나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장치는 착용만 하면 수시로 알아서 측정한다. 이미 스마트 워치는 그 주용도가 시간 확인도 패션도 통신도 아니라 오로지 건강으로 고정되고 있다. 애플워치 4부터 등장한 ECG/EKG 심전도 센서의 경우 심박과 리듬을 수시로 파악한다. 불현듯 찾아올 수 있는 AFib(심방세동, 부정맥 중 하나)도 인지할 수 있다. 이미 스마트 워치 덕에 생명을 구했다는 미담이 더는 뉴스도 되지 않을 정도다. 특히 뇌졸중 등 중병으로의 연관성이 높으므로 걱정되는 이들은 항시 착용할만하다. 스탠퍼드 대학은 이미 애플워치가 심박수 모니터링 적합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고, 애플 자신도 존슨 앤드 존슨과 뇌졸중 위험을 줄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미래의 병은 오늘의 건강 속에도 숨어 있을지 모른다. 그중 인생의 큰 부분인 잠에 힌트가 있을 수 있다. 내장 마이크나 움직임 센서 등 다양한 센서를 총동원해 잠의 깊이나 호흡, 잠꼬대, 뒤척임까지 기록하기도 한다. 필로우(Pillow)나 슬립 사이클(Sleep Cycle)처럼 수면 앱에 따라서는 아침에 가장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시점에 알람을 울려 주는 기능도 있다. 하지만 근래에는 굳이 앱을 찾아 쓰지 않더라도 스마트 워치나 스마트 밴드의 수면 관리 기능도 꽤 쓸만하다. 애플은 이미 2017년 핀란드의 수면 상태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를 인수해 두었다. 잠은 역시 만병통치약, 기술로 개선할만한 상대다. 한편 작년 말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검사에도 스마트워치가 활용될 수 있다고 한다. 수면, 심박수, 혈중 산소 포화도 등을 종합적으로 동원하는 방식이다. 숨차지 않은데 산소가 부족해지는 ‘침묵의 저산소증’을 코로나19가 유발한다고 알려졌기에 이 산소포화도 센서는 하나의 지표가 되어줄 수 있다. 중증 환자 중 상당수가 50%까지 떨어진 혈중 산소 농도로 입원했고, 7~80%의 낮은 수치로도 자각이 없었다는 점을 이미 가민(Garmin) 등 스마트워치 업체들은 인용하며 지속적인 혈중 산소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동의 하에 이 데이터를 과학자들에게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수행 중이다. 이 혈중 산소 농도 측정 기능은 애플워치 6 등 비교적 최신 제품에 탑재되어 있지만, 기술의 대중화 속도는 빠르다. 이 기능을 탑재한 샤오미 밴드 6의 경우 몇만 원 수준. 영문 모드에서 한글 표시에 문제가 없기에 직구를 하기도 한다. 장비는 이처럼 저렴해지면서 점점 더 확산 중이다.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만으로 측정할 수 없는 체중 같은 수치를 위해 체중계 같은 전용 기기도 스마트화가 진행 중이다. 스마트 체중계는 블루투스로 온 가족의 측정치를 앱으로 보내 준다. ━ 혈압과 혈당 측정이 큰 분기점 1~2년에 한 번씩 하는 국민 건강 검진의 가장 중요한 측정 항목 중 하나인 혈압과 혈당. 많은 질병을 설명하는 주요한 측정치 중 하나이다. 특히 혈당의 경우 이미 당뇨가 진행된 환자에게 있어서는 미래뿐만 아니라 현실의 생명을 담보하는 수치이기에 지금도 침으로 채혈을 해가며 수시로 측정 중이다. 아무리 소량이라지만 피를 보는 일이기에 불편하기도 하고, 또 일회용 시료가 소진되는 방식이기에 연간 비용도 꽤 발생한다. 또 스마트한 항시 입력 방식도 아니다. 물론 지금도 덱스컴 등 연속혈당측정 장비는 존재하지만, 여전히 침습형, 즉 아무리 소량이라도 피부를 찔러 채혈해야 한다. 자녀를 위해 연속혈당측정기를 개조했다가 규제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된 엄마의 이야기가 화제가 된 적도 있다. 이처럼 굉장히 구체적이고 절박한 사회적 니즈가 존재하는 시장이기에 테크 업계는 혈당 측정 시장에 대한 참여를 늘 저울질해왔다. 상반기 내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는 갤럭시 워치 신제품에 혈당 기능이 전격 도입될 것이라는 루머가 들린다. 삼성전자는 작년 초 MIT 연구팀과 레이저 빛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피하에 도달한 빛이 혈당의 스펙트럼을 얻어낸다. 레이저광이 물질에 닿아 산란될 때 물질 분자의 고유한 진동에 따라 파장이 변하는 덕이다. 혈당 기능 탑재 루머는 신제품 애플 워치 쪽에서도 들려온다. 올 초 신규 특허로 신청된 애플의 테라헤르츠 분광기는 삼성처럼 빛을 이용한 그간의 관련 특허와는 다소 다르다. 테라헤르츠(THz)급의 전자기파를 이용한 것으로 그간의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려 하는 듯한데 어느 방식이든 쉽지는 않아 보인다. 이미 2017년에 팀쿡이 자사의 항시 혈당 측정 기구를 테스트 중임이 알려졌고 또 본인도 인정한 바 있다. 애플 사내에는 의공학 전문팀이 이미 존재한다. 혈당 관리는 거대 시장이다. 전 세계 성인의 10% 가까이가 당뇨 환자, 비침습 혈당측정 시장이 국내의 경우만 해도 2030년에 1350억 규모에 이를 것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예상 중이다. 혈압의 경우는 갤럭시 워치는 이미 지난 액티브2 버전부터 식약처 인증도 통과되어 측정이 가능한 상태. 건강검진 자체가 언젠가 스마트폰에 담길지 모른다. IT는 건강마저 구독 서비스로 만들고 싶어한다. 일본 통신업체 KDDI는 키트를 배송받아 채혈 후 반송하면 스마트폰으로 건강 진단을 해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아직은 센서가 완비되지 않아 원시적으로 보이지만 데이터 입력만 개선된다면 건강도 ‘얼웨이스 온’, 온라인이 될 날도 공상은 아니다. ※ 필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겸 IT 평론가다. IBM, 마이크로소프트를 거쳐 IT 자문 기업 에디토이를 설립해 대표로 있다. 정치·경제·사회가 당면한 변화를 주로 해설한다. 저서로 , , 등이 있다.

2021.05.08 14:00

5분 소요
얼굴만 보고도 심박수 알아낸다

산업 일반

비디오 카메라와 소프트웨어 결합한 기술 … 피부색의 미묘한 변화 읽어 활력징후 파악 심장이 뛰는 것이 우리 얼굴에도 나타난다. 물론 육안으로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새로 개발된 장치는 피부 색의 미세한 변화를 포착해 기기를 몸에 대지 않고도 심박을 측정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제공한다.혈관을 통과하는 피는 피부색을 미묘하게 바꾼다. 그러나 이 변화는 너무 미세해 육안으론 식별이 불가능하다. 미국 유타주립대학(USU)에서 전기공학을 공부한 뒤 ‘포토리듬’이라는 스타트업을 공동 창업한 네이트 루벤은 “우린 색의 미세한 변화를 육안으로 인식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우리 눈은 깊이를 파악하고 사물을 대조하는 면에서 아주 뛰어나다. 인간에겐 그런 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쪽 방향으로 진화했다.”루벤은 수 년 전부터 피부 아래서 일어나는 혈액의 미세한 변화를 측정하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심장박동이 촉발하는 그런 변화는 육안으로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USU의 제이크 건서 교수는 비디오 카메라와 특수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기술을 특허냈다. 그 카메라의 데이터와 새로 특허 받은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면 우리 피부에 반영되는 빛의 색을 읽어낼 수 있다.사용되는 카메라는 특별한 게 전혀 없다. 루벤은 “일반적인 비디오 카메라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얼굴을 ‘읽는’ 소프트웨어가 특별하다. 빛을 사용하는 다른 혈액 관찰 기기를 떠올려 보면 그 원리가 쉽게 이해된다. 옥시미터(산소포화도 측정기)는 우리 손가락 끝에 광선을 비춰 혈액 속의 산소량과 심박수를 측정한다. 혈액이 흡수한 적외선과 붉은 광선의 양을 비교함으로써 산소포화도를 확인한다.포토리듬의 장치도 그와 비슷한 원리로 작동된다. 그러나 흡수된 빛이 아니라 피부에서 반사된 빛을 측정한다는 점이 다르다. 심장의 박동에 따라 혈액은 피부 표면 가까이 다가가거나 멀어진다. 헤모글로빈(적혈구 내부의 단백질)은 녹색 빛을 흡수한다. 포토리듬 장치의 적외선 카메라는 붉은색과 녹색, 푸른색의 다양한 수준을 포착하고 얼굴에서 발하는 녹색 빛의 변화를 추적함으로써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다(혈액이 피부 표면 가까이에 있을 땐 녹색이 줄어들지만 표면에서 멀어지면 녹색이 더 많아진다).루벤의 아내가 낳은 첫 아이는 예정보다 한 달 일찍 태어나 며칠 동안 관찰 기기를 착용했다. 루벤은 그때 아기의 심박을 시각적으로 측정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조산아는 영아급사증후군(SIDS)의 위험이 높다. 따라서 아기가 퇴원하자 루벤의 아내는 아기의 활력징후를 확인하기 위해 밤에 대여섯 번 잠을 깼다. 그러면서 산후 우울증에 시달렸다.루벤은 아기의 활력징후 측정 기기를 개선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USU에서 건서 교수의 지도를 받아 그 기술을 개발한 다음 포토리듬을 창업했다.루벤과 건서 교수는 시각적인 심박측정 장치 외에도 현재 아기의 호흡을 측정하는 ‘스마트비트’도 개발하는 중이다. 이 기술은 미묘한 움직임을 파악해 호흡을 더 쉽게 모니터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 진단과 SIDS 방지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장치다.포토리듬의 심박측정기는 노출된 피부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에서 유용성에 약간의 한계가 있다. 이 장치는 피부가 많이 노출될수록 더 정확하게 작동한다. 그러나 아기는 특히 수면 중에는 피부를 거의 다 덮는 경우가 많다.루벤은 “우리의 심박측정기를 사용하기엔 성인이 훨씬 쉽다”고 말했다. 루벤은 아기의 의료 증진에 초점을 맞추지만 그런 기기는 성인에게도 실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그는 “몸에 기기를 직접 대지 않고 활력징후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별로 익숙하지 않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앞으로 의료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 바로 그쪽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몸에 기기를 부착하거나 꽂지 않고 활력징후나 다른 현상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앞으로 많이 개발될 것으로 확신한다.”포토리듬이 개발한 기기는 러닝머신 같은 운동 기구에 장착해서도 사용될 수 있다. 또 몸에 기기를 대거나 꽂을 수 없는 화상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하거나 혹은 비협조적인 환자의 심박을 측정하는 데도 유용하다.루벤은 TV의 퀴즈 풀기 대회에서 긴장된 순간 출연자의 심박 변화를 알아보는 데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농담했다. 하지만 그는 “사생활 침해가 문제될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시드니 페레이라 뉴스위크 기자※

2018.03.13 11:35

3분 소요
얼굴만 보고도 심박수 알아낸다

산업 일반

비디오 카메라와 소프트웨어 결합한 기술 … 피부색의 미묘한 변화 읽어 활력징후 파악 심장이 뛰는 것이 우리 얼굴에도 나타난다. 물론 육안으로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새로 개발된 장치는 피부 색의 미세한 변화를 포착해 기기를 몸에 대지 않고도 심박을 측정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제공한다.혈관을 통과하는 피는 피부색을 미묘하게 바꾼다. 그러나 이 변화는 너무 미세해 육안으론 식별이 불가능하다. 미국 유타주립대학(USU)에서 전기공학을 공부한 뒤 ‘포토리듬’이라는 스타트업을 공동 창업한 네이트 루벤은 “우린 색의 미세한 변화를 육안으로 인식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우리 눈은 깊이를 파악하고 사물을 대조하는 면에서 아주 뛰어나다. 인간에겐 그런 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쪽 방향으로 진화했다.”루벤은 수 년 전부터 피부 아래서 일어나는 혈액의 미세한 변화를 측정하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심장박동이 촉발하는 그런 변화는 육안으로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USU의 제이크 건서 교수는 비디오 카메라와 특수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기술을 특허냈다. 그 카메라의 데이터와 새로 특허 받은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면 우리 피부에 반영되는 빛의 색을 읽어낼 수 있다.사용되는 카메라는 특별한 게 전혀 없다. 루벤은 “일반적인 비디오 카메라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얼굴을 ‘읽는’ 소프트웨어가 특별하다. 빛을 사용하는 다른 혈액 관찰 기기를 떠올려 보면 그 원리가 쉽게 이해된다. 옥시미터(산소포화도 측정기)는 우리 손가락 끝에 광선을 비춰 혈액 속의 산소량과 심박수를 측정한다. 혈액이 흡수한 적외선과 붉은 광선의 양을 비교함으로써 산소포화도를 확인한다. 포토리듬의 장치도 그와 비슷한 원리로 작동된다. 그러나 흡수된 빛이 아니라 피부에서 반사된 빛을 측정한다는 점이 다르다. 심장의 박동에 따라 혈액은 피부 표면 가까이 다가가거나 멀어진다. 헤모글로빈(적혈구 내부의 단백질)은 녹색 빛을 흡수한다. 포토리듬 장치의 적외선 카메라는 붉은색과 녹색, 푸른색의 다양한 수준을 포착하고 얼굴에서 발하는 녹색 빛의 변화를 추적함으로써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다(혈액이 피부 표면 가까이에 있을 땐 녹색이 줄어들지만 표면에서 멀어지면 녹색이 더 많아진다).루벤의 아내가 낳은 첫 아이는 예정보다 한 달 일찍 태어나 며칠 동안 관찰 기기를 착용했다. 루벤은 그때 아기의 심박을 시각적으로 측정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조산아는 영아급사증후군(SIDS)의 위험이 높다. 따라서 아기가 퇴원하자 루벤의 아내는 아기의 활력징후를 확인하기 위해 밤에 대여섯 번 잠을 깼다. 그러면서 산후 우울증에 시달렸다.루벤은 아기의 활력징후 측정 기기를 개선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USU에서 건서 교수의 지도를 받아 그 기술을 개발한 다음 포토리듬을 창업했다.루벤과 건서 교수는 시각적인 심박측정 장치 외에도 현재 아기의 호흡을 측정하는 ‘스마트비트’도 개발하는 중이다. 이 기술은 미묘한 움직임을 파악해 호흡을 더 쉽게 모니터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 진단과 SIDS 방지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장치다. 포토리듬의 심박측정기는 노출된 피부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에서 유용성에 약간의 한계가 있다. 이 장치는 피부가 많이 노출될수록 더 정확하게 작동한다. 그러나 아기는 특히 수면 중에는 피부를 거의 다 덮는 경우가 많다.루벤은 “우리의 심박측정기를 사용하기엔 성인이 훨씬 쉽다”고 말했다. 루벤은 아기의 의료 증진에 초점을 맞추지만 그런 기기는 성인에게도 실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그는 “몸에 기기를 직접 대지 않고 활력징후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별로 익숙하지 않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앞으로 의료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 바로 그쪽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몸에 기기를 부착하거나 꽂지 않고 활력징후나 다른 현상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앞으로 많이 개발될 것으로 확신한다.”포토리듬이 개발한 기기는 러닝머신 같은 운동 기구에 장착해서도 사용될 수 있다. 또 몸에 기기를 대거나 꽂을 수 없는 화상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하거나 혹은 비협조적인 환자의 심박을 측정하는 데도 유용하다.루벤은 TV의 퀴즈 풀기 대회에서 긴장된 순간 출연자의 심박 변화를 알아보는 데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농담했다. 하지만 그는 “사생활 침해가 문제될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시드니 페레이라 뉴스위크 기자

2018.03.11 18:13

3분 소요
와인으로 맺은 우정과 나눔

전문가 칼럼

이탈리아 3대 와이너리 오너 … 와인 자선경매 열어 서울대에 고가 의료기기 기증 7월 5일 오전 8시 서울대 어린이병원. 벽안의 노신사가 의료기기 ‘뇌산소포화도측정기’를 흐믓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그는 이탈리아 3대 와이너리인 피오 체사레의 피오 보파(59) 대표다. 132년 전통의 피오 체사레는 안젤로 가야, 프레스코발디와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3대 와인 명가다. 그는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의료기기 기증식에 참석하려고 전날 밤 한국에 도착했다. 피오 대표가 기증한 의료기기는 환자의 뇌 속에 산소가 얼마나 있는지 측정하는 3000만원대 장비다.피오 체사레의 4대 경영자인 피오 대표는 오랫동안 가문이 모아온 빈티지 와인을 팔아 기금을 마련했다. “와인이 아깝지 않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와인의 존재 이유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죠. 아픈 어린이를 돕는 일에 저희 와인을 사용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안면기형 환자 도우며 우정 깊어져이탈리아 와이너리 대표와 서울대 어린이병원을 이어준 인물은 서울 강남의 유명한 치과의사 김재찬(60) 박사다. 두 사람이 연을 맺은 연결고리는 와인이다. 2000년대 초반 한국에서 와인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자 피오 대표도 한국을 자주 찾았다.“2002년 서울에서 열린 어느 와인 행사장에서 제 아버지가 만든 와인을 음미하는 노신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1954년산 피오체사레였지요. 빈티지 와인을 조용히 즐기는 모습에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찾아가 인사를 했지요. 그가 김재찬 박사였습니다.”김 박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와인 고수다. 서울대 치대 출신의 김 박사는 1984년 일본 유학시절 와인을 처음 접했다. 와인의 그윽한 향과 맛에 반한 김 박사는 30년간 꾸준히 와인을 공부하고 수집했다. 해외에 나갈 때면 지역의 와인을 미리 알아본 다음 골목을 뒤지며 와인을 모았다. 그는 음식에도 일가견이 있어 신문과 잡지에 맛집 기행을 연재한 미식가이기도 하다.당시 빨간 나비 넥타이를 맨 김 박사가 나타난 레스토랑의 주방은 비상이 걸렸다. 김 박사는 “와인을 고를 때 브랜드나 가격이 아닌 자신의 취향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셀러에 두고 자랑할 생각 말고 누구와 언제 마실지 생각하며 와인을 선택하라”고 조언했다.와인 전문가와 와이너리 오너는 의기투합했다. 피오 대표는 김 박사의 해박한 와인 지식과 음식 문화를 바라보는 식견에 감탄했다. 이후 피오 대표는 일본 도쿄에 들를 때마다 김 박사에게 연락했다. 김 박사도 다른 일정을 취소하고 일본으로 향했다. 시간이 나면 피오 대표가 한국으로도 건너왔다. 그는 김 박사를 종종 이탈리아 피에몬테로 초대했다. 피오 체사레 와이너리를 직접 소개했고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며 우정을 쌓았다.와인으로 이어진 우정은 김 박사가 열정을 쏟는 ‘동그라미’(선천성 안면기형 환자를 돕는 재단법인)를 통해 한층 깊어졌다. 동그라미는 1996년 김재찬 박사와 박영선 남포교회 목사, 김석화 서울대 소아성형외과 의사, 김민기 극단 학전 대표 등이 모여 만들었다.동그라미는 입술이 좌우로 갈라져 ‘언청이’로 불리는 구순구개열(입술입천장갈림) 환자의 무료수술, 특수 우유병 임대, 선천성 안면기형 무료 수술 등의 사업을 벌인다. 김 박사는 해마다 약 1200명의 구순구개열 환자가 태어난다고 말했다. 치료 하려면 세 차례 정도 수술해야 한다. 치료 비용은 200만원 정도가 든다. 동그라미는 지금까지 집안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 600여명을 치료했다.김 박사를 통해 동그라미를 알게 된 피오 대표는 2008년부터 대표 행사인 동그라미 캠프 기금 마련을 도왔다. 안면기형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집밖에 나가길 꺼린다. 동그라미 캠프는 외모 콤플렉스 탓에 집에서 머무는 아이들에게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 같은 대형 레저시설에 전국의 장애 어린이와 부모를 초대하는 행사다. 이곳에서 유명 연예인의 공연을 즐기고 같은 처지의 아이들과 마음 편하게 어울릴 수 있다. 보파 대표는 즐거운 마음으로 행사를 지원했다. 지난 5년간 기부 행사가 열리면 고급 와인을 보내 기금 마련을 도왔다.“그동안 다양한 자선 행사에 참여해왔습니다. 항상 느끼는 일인데, 도움을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더 큰 기쁨을 누립니다. 더 많이 배웁니다. 그래서 나눔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는 이와 받는 이 모두를 풍성하게 해주니까요. 더욱이 우리 와인이 누군가에게 희망을 준다는 사실에 와이너리 대표로서 자부심을 느낍니다.”피오 대표는 동그라미 설립자중 하나인 서울대 어린이병원의 김석화 교수와도 친분을 쌓았다. 어린이 병원에 필요한 의료기기가 있는데 자금이 부족해 구하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다. 바로 뇌산소포화도측정기다. 그는 김재찬 박사와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찾다가 아예 한국에 와서 기부 행사를 열기로 했다. 4월 18일 서울 청담동의 레스토랑 ‘에오’에서 와인 경매가 열린 배경이다.와인 8병 2200만원에 낙찰그동안 와인을 많이 보내긴 했지만 한국에서 직접 와인 자선 경매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오 대표는 1989년 빈티지 바롤로 와인을 비롯해 1981년 피오 체사레 설립 100주년 때 공개한 1974년 빈티지 바롤로 와인 등 희귀한 와인 8종을 이탈리아에서 직접 들고 왔다.행사는 성황을 이뤘다. 와인 파티 겸 경매 행사에 참석한 30여명은 새로운 와인이 소개될 때마다 환호하며 경매 금액을 올렸다. 와인의 낙찰가는 평균 2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경매 최고가는 370만원으로 1974년산 빈티지 바롤로 와인이 기록했다. 그는 “여덟 병의 값을 다 합치면 2200만원 쯤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어린이병원은 그가 기부한 금액으로 뇌산소포화도측정기 1대를 구입했다.7월 5일 기부 행사를 마친 피오 대표는 오후 1시 비행기를 타고 이탈리아로 떠났다. 10월에 한국에 다시 온다. 이탈리아 주요 와이너리 오너가 참석하는 와인행사가 서울에서 열린다. 피오 대표는 벌써부터 다음 기부 행사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다른 와인 패밀리의 참여를 유도해 기부 행사의 판을 더 키울 생각이다. 병원에 고가의 의료기기를 기부한 독지가를 이탈리아의 주요 와이너리로 초대해 특급 대접을 할 계획도 있다.“와인 애호가는 좋은 와인을 마실 수 있어 즐겁고, 저희는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어 행복합니다. 치료 받는 이는 몸이 건강해지고, 의사 선생님은 더 쉽게 환자를 치료할 수 있어 좋습니다. 더 좋은 와인을 더 많이 들고 와서 자선 행사를 준비할 생각입니다.

2013.07.24 14:33

4분 소요
살림 핀 중국인 관심은 건강

헬스케어

향후 5년간 중국의 국민경제와 사회발전의 방향과 토대가 될 12·5 규획이 올해 시작된다.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 중 하나가 의료보건 개혁이다. 최근 중국의 급속한 고령화 진행과 무질서한 의료보건 시스템, 낮은 의료보험 보장 등의 문제는 사회통합과 지속적인 경제발전에 갈수록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다 나은 의료보장 제도를 요구하는 사회적 입김도 시간이 흐를수록 거세지고 있다.중국 정부는 우선 농촌지역 의료환경 개선부터 착수하고 있다. 2008년 11월 정부는 농촌지역 위생관리 시스템 개선사업에 48억 위안을 투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09년 4월에는 의약위생 시스템 개혁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의료보장 시스템, 의료 및 공공위생 서비스, 의약품제도, 국·공립병원 등 5개 분야의 개선을 위해 대대적인 수술을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8500억 위안(약 145조원)을 쏟아붓고 있는 중이다.중국 정부가 이렇게 대대적인 의료개혁에 나서고 있는 것은 전 국민 의료보험 확대와 의약품 이용 관련 시스템 개선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병원 가기 힘들고 비싸기까지 하다’. 대부분의 중국인이 생각하는 의료현실이다. 실제 많은 의약품 가격이 정부 보조 없이는 일반 서민으로선 쉽게 사기 어려울 정도로 비싸다. 최근 고물가로 인한 민생고로 안 그래도 힘든데 환자들은 의료비용의 절반이 넘는 금액을 직접 부담해야 하니 그만큼 더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값비싼 치료나 장기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빚을 져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3년에 걸쳐 진행되는 의료 시스템 개혁 작업이 마무리되면 중국인은 지금보다 쉽고 저렴하게 의약품을 구입하고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위생부 장마오 부부장은 “앞으로 의료비의 개인부담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며, 12·5 규획 기간 중 개인의 의료비 부담비율을 30% 이하로 낮춰 국제적인 수준에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의료정보화에 IBM·MS 등 군침중국의 의료개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우리 의료 관련 업계에는 신천지가 열리는 셈이다. 최근 맥킨지는 현재 중국의 의료 시장 규모가 GDP의 5% 수준인 2400억 달러 정도지만 향후 10년 내 600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2009년 세계 5위이던 중국 의약품 시장은 2013년 780억 달러 규모의 3대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의료기기 시장 역시 2000년 이후 연평균 20% 이상 성장해 현재 세계 3위 규모에서 내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2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중국의 대대적인 투자로 인해 의료설비 및 기기, 진료 및 병원관리 시스템, 의약보건 서비스 등 각 분야에 걸쳐 거대한 시장이 창출될 전망이다. 병원에 갈 필요 없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진단기기, 혈압측정기, 심전도 검사기, 산소포화도 측정기 등 가정용 휴대 의료기기 시장의 폭발적 증가가 예상된다. 치료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캡슐형 내시경, 레이저 수술장비 등을 비롯해 PACS(의학영상정보시스템) 등 IT(정보기술) 융합 전문제품 시장규모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IT 기반의 의료 정보화는 기존에 병원이 자체적으로 추진했으나 앞으로는 정부 차원에서 주도될 전망이다. 특히 정부는 의료 인프라가 미비한 농촌지역을 대상으로 의료 정보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IT 컨설팅회사 IDC에 따르면 2010년 중국 의료산업의 정보화 관련 투자비용은 120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007~11년간 중국의 의료 정보화 투자액의 연간 성장률은 17%를 상회한다. 시장이 커지는데 관련 기업이 가만있을 리 없다. IBM, 마이크로소프트, 중국의 노이소프트(Neusoft·東軟) 등 IT 기업들은 의료 시스템 정보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담조직을 구축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원격의료와 전자의료 시스템도 관심대상이다. 중국은 농촌 및 벽지의 원격의료 발전을 적극 추진할 예정으로 원격진단과 온라인 검진을 위한 화상통신 시스템과 회진 소프트웨어 개발 및 도입에 열중하고 있다. EMR(전자차트)과 OCS(컴퓨터 처방시스템) 프로젝트 등을 중심으로 병원 정보화 추진을 통해 농촌지역 환자들이 굳이 대도시 병원까지 오지 않더라도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중국 의사가 쓴 진단 내용은 알아보기가 힘들다는 의미의 ‘천서(天書)’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거리감이 있다. 환자들이 전자의무기록 시스템 구축을 원하는 주요 이유다.일찍이 케어스트림헬스(Carestream Health), 지멘스 등이 농촌 의료 정보화 사업에 뛰어들었고, 노이소프트는 의약위생서비스발전센터를 설립해 전자의료기록 분야 진출 기회를 노리고 있다. IBM은 광둥성 중의원과 손잡고 EMR 시스템 표준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델은 기존 주력분야인 PC 판매에서 벗어나 의료컨설팅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삼고 차이나텔레콤과 연계해 EMR 시스템 구축작업에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병원 내 전자의료정보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GE는 중국 정부와 공동으로 뇌졸중 질환 검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밖에도 지멘스, 필립스, 시스코, 올림푸스, 캐논 등 다국적기업과 레노보, 팡정(方正), 융유(用友) 등 로컬기업이 호시탐탐 진입 기회를 노리고 있다.제약업계 역시 거대한 중국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노바티스가 상하이생명과학연구원과 공동으로 당뇨병 치료제 R&D센터를 설립한 것을 비롯해 머크, 로슈, 릴리 등 다국적 제약회사도 중국에 R&D센터를 세우고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국내기업 중에서는 북경한미약품이 돋보인다. 2010 제1회 한중기업협력대상에서 기업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북경한미약품은 최근 3년간 연평균 30%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중국 어린이의약품에서 소아용 정장제와 진해거담제 등 시장 1위 제품을 2개 보유하고 있다. 특히 취약계층에 대한 의약품 지원 및 각종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투자기업 중에서 모범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의료시장의 확대에 따라 우리 기업의 진출 기회도 늘어나는 반면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농촌지역과 중소도시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이 중요하다. 우리 기업들은 다기능 첨단제품 위주로 마케팅을 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필수기능과 합리적인 가격대의 농촌 특화제품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미완의 대지인 농촌지역은 잠재력이 크고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 치열하다는 이점도 존재한다.마이크로소프트는 농촌과 보건소가 상부에 전자의무기록을 보고할 때 워드 프로세서를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워드프로세서를 이용한 전자의무기록 전용디자인을 설계해 운영원가를 낮추고 입력 효율성을 높여 재미를 보고 있다. 역발상 제품도 속속 출현하는 추세다. 기존 선진 의료장비 메이커들은 각종 첨단기능을 장착한 고가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했지만 중국 기업들은 핵심적인 기능만 갖추고, 나머지는 과감히 버린 중저가 설비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에 대한 다국적기업의 동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GE 헬스케어가 중국 R&D센터를 통해 개발한 X레이 장비가 좋은 예다. 이 장비는 중국 현지사정에 맞춰 크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3차원 촬영기능이나 전신 스캔기능과 같은 고급 기능을 빼 가격거품을 확 줄였다. 이들 제품은 굳이 고가의 장비가 필요치 않은 농촌지역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2011.01.1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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