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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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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이슈

정부가 농촌 경제 활동을 활성화하고 생활 인구 유입을 늘려 오는 2030년 전체 인구 중 농촌 인구 비율을 20%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농업·농촌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우선 농식품부는 기후 변화 상황에서 현 수준으로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단기적으로는 농산물 신규 산지를 개발하고 재해 예방시설 설치를 확대한다.품목별로 보면 여름배추는 평년 재배면적의 약 20%, 1000㏊(헥타르·1㏊는 1만㎡) 규모로 신규 재배 적지를 발굴하고, 18㏊ 규모의 생산단지 조성 시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사과는 강원 등에서 새로운 산지를 2030년까지 2000㏊로 늘리고, 같은 기간 스마트과수원 특화단지를 60곳 조성한다.중장기적으로는 기후 변화에 대비해 내재해성 품종을 개발하는 한편 재배 기술을 개선한다.또 농업 마스터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농산물 병해충과 생육 정보 등을 알리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생산량 변동이 심한 채소류의 상시 비축 시스템을 구축하고, 내년에는 수급 불안 채소류를 해외에서 개발하는 방안 등을 포함한 '해외농업개발 모델'을 연구한다.스마트농업 확산을 위해 내년 장기 임대 스마트팜을 모은 '스마트농업 육성지구'를 네 곳 지정한다. 이곳에 입주한 기업에는 임대료 경감 등 특례를 준다.또 스마트팜 소프트웨어 보급을 확대해 적용 농가를 누적 430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농업 법인 사업 범위를 내년 '농산물 생산'에서 '농산업 관련 사업'으로 확대하고 가족농의 법인 설립요건을 조합원 '5명 이상'에서 '3명 이상'으로 완화한다.인력 확보를 위해 우수한 외국인 계절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전자비자를 도입하고 최소 근로일수를 주당 근로 시간(35시간)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농지 관련 세제도 개선한다. 농업 법인에 농지 출자 시 적용하는 양도소득세를 이월과세로 전환하는 내용을 검토한다.쌀의 공급 과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산업 구조도 개편한다. 벼 재배면적을 8만㏊ 감축하기 위해 내년 지자체별로 감축 목표를 정하는 '재배면적 조정제'를 도입한다.정부 양곡 대신 민간 신곡을 쓰는 식품기업은 정책 자금 지원 시 우대하고 가공밥용, 장립종 등 가공용 쌀 생산 시범단지를 구축하기로 했다.또 소멸 위험 농촌지역에는 지자체별로 '자율규제 혁신지구'를 지정하도록 한다. 일정 구역에 농촌관광 단지 등을 조성해 민간 투자와 인구 유입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이 밖에 농촌 생활 인구를 늘리기 위해 농촌체류형 복합단지와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 인프라를 조성한다. 농지에 짓는 임시 숙소인 농촌체류형 쉼터 설치를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농식품부는 이번 전략을 추진해 오는 2030년 농촌 인구 비율을 현재(19%)와 유사한 20%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또 농촌 지역 신규 창업은 2030년 48만개로 2021년(17만개)의 2.8배로 늘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24.12.18 09:36

2분 소요
IT서비스 기업 매출 다각화 노린다…메타버스·스마트팜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

IT 일반

IT서비스 기업들은 기존 시스템 구축(SI) 업무에서 벗어나 다양한 신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여전히 모회사 SI 업무가 전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신사업 도전을 통해 매출 다각화에 나선 모습이다.LG CNS는 지난 6월 전라남도 나주시에 ‘첨단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 지능화 플랫폼’ 구축을 완료했다. 전라남도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22년부터 ‘첨단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 지능화 플랫폼’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 사업은 전라남도 나주시 반남면에 위치한 54만3000㎡(16만평, 축구장 면적의 약 76배) 규모 노지에 ‘지능화 플랫폼’ 기반의 스마트팜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스마트팜은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IT를 통해 농작물 등의 생육 환경을 제어·관리하는 차세대 농장을 말한다. 해당 사업에서 LG CNS는 DX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팜의 두뇌 역할을 하는 ‘지능화 플랫폼’을 구현했다. LG CNS의 ‘지능화 플랫폼’을 활용하면 농사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해 농작물의 생산량을 극대화하고,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지능화 플랫폼’은 ▲데이터 기반 지능형 서비스 ▲생산량 및 가격 예측 ▲무인 농기계 관제 등 3대 서비스를 제공한다.로봇 시장 노리는 포스코DX 데이터 기반 지능형 서비스는 토양·기상·병해충 발생 등 농사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최적의 농사 가이드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토양상태·성분 등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비료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 ‘비료의 적정 사용량은 얼마인지’ 등을 추천해준다. 과거 기상정보와 미래 기상예보를 기반으로 토양에 필요한 용수공급 및 배수 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가능하다. 농작물의 병해충 피해도 데이터 기반 지능형 서비스를 통해 최소화할 수 있다. 병해충 발생시기 예측부터 진단, 방제 약제 추천까지 단계별 맞춤 정보를 제공한다. 먼저 국가농작물병해충 관리시스템(NCPMS)과 연계해 발생을 예측한다. 발생여부에 대한 진단은 필지에 설치된 디지털 트랩과 민간 인공위성으로부터 매일 수집되는 이미지를 활용한다. 디지털 트랩은 포집된 곤충이 해충인지의 여부와 개체수 등을 AI 기술로 판별한다. 인공위성 이미지는 농작물의 식생지수를 분석해 이상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데이터 기반 지능형 서비스는 병해충 종류에 따라 방제에 적합한 농약과 사용량에 대한 정보까지도 제공하기 때문에 최적의 방제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조류와 동물들은 디지털 허수아비가 철통 방어한다. 디지털 허수아비는 AI 이미지 센서, 레이저, 스피커 등이 장착된 장비다. 물체의 움직임을 포착해 레이저를 쏘거나 동물이 기피하는 주파수를 내보내는 등의 방법으로 유해한 조류와 동물을 퇴치한다. LG CNS는 이번 사업의 성공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향후 스마트팜 적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DX는 올해 초 기존 로봇 관련 조직을 로봇자동화센터로 확대 개편해 산업현장에 필요한 로봇 엔지니어링 핵심기술 개발과 상용화, 현장 확산을 실행하고 있다. 철강 제조, 이차전지 소재 등 포스코그룹 중점사업 영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용 로봇과 AI 기술의 적용이 핵심요소라는 판단에서 해당 분야에 대한 회사 차원의 투자와 인력육성 및 인재 영입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산업용 로봇의 현장 적용을 위해서는 해당 사업장 및 공정에 대한 분석, 최적의 로봇 선정, 레이아웃 설계와 같은 컨설팅과 기존 통합생산관리시스템(MES) 등을 비롯한 기간 시스템과 연계해 통합 운영을 지원하는 사업자가 필요한데, 포스코DX가 이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도 사명을 지난 4월 롯데이노베이트로 변경하면서 신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이노베이트의 신사업은 전기차 충전과 메타버스 등에 맞춰져 있다. 전기차 충전사업은 자회사 이브이시스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이브이시스는 완속부터 중급속, 급속, 초급속까지 모든 종류의 전기차 충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설계, 제조부터 충전플랫폼 운영, 유지보수까지 전기차 충전산업의 전체 벨류체인에 대한 역량을 보유했다.메타버스 통해 유통·문화 콘텐츠 연결하는 롯데이노베이트현재 백화점·마트·호텔 같은 상업 및 서비스 시설과 대형주차장 및 아파트 단지 등 도심 지역에 충전기를 설치해 전기차 충전 거점을 확산하고 있다. 또한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해 전국에 충전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메타버스 사업은 자회사 칼리버스가 운영하고 있다. 지난 8월 정식 출시된 초실감형 메타버스 ‘칼리버스’에서는 아바타의 이목구비와 체형 등 다양한 요소를 위치, 크기, 모양, 색상별로 섬세하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크게 보면 200여 개의 변화를 줄 수 있으며 단순 계산한다면 무한대에 가까운 종류의 아바타를 생성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또 보는 각도에 따라 빛이 반사되는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고, 그림자 방향도 바뀌는 등 다양한 환경 변화를 세밀하게 표현하는 등 실감 나는 그래픽을 구현했으며 낮과 밤의 변화도 적용했다.이번에 선보인 칼리버스 ‘오리진 시티’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선보인 것보다 면적이 6배가량 넓어진 약 440만㎡ 규모다. 이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의 약 34배 크기로, 주요 장소 30여 곳에 택시 정류장을 배치해 사용자의 이동 편의성을 더했다. 오리진 시티는 테마별로 기업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중심 지구’, 아바타의 패션과 관련된 다양한 소품을 구입할 수 있는 ‘동부 지구’, 사용자제작콘텐츠(UGC) 타운을 중심으로 사용자가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서부 지구’ 등으로 구분된다. 이외에 가수들의 공연을 볼 수 있는 공연장,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농장과 낚시터, 미로 등 사용자 관심사에 맞게 다양한 커뮤니티를 즐길 수 있는 공간들로 구성됐다. 중심 지구에 입점한 코리아세븐과 롯데하이마트, 롯데면세점 등에서는 글로벌 유명 브랜드를 포함해 식품, 전자제품, 의류, 화장품 등의 가상 제품 쇼핑을 체험할 수 있다.CJ올리브네트웍스는 라이프스타일 멤버십 CJ ONE(원)을 운영 중이다. 특히 CJ ONE을 통해 ‘멤버십 슈퍼앱’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슈퍼앱은 하나의 기능만 제공하는 단일 앱과 달리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복합 서비스 앱이다.지난해 취임한 유인상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는 첫 경영 행보로 CJ ONE 멤버십 서비스 혁신에 나섰다. 출시 이후 처음으로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하고, 회원 혜택 확대를 위한 제휴처 확대에 나서며 멤버십 회원 3000만명을 돌파했다. CJ ONE 멤버십은 식품, 엔터테인먼트, 커머스 등 CJ그룹의 다양한 브랜드들의 이벤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MZ세대를 위한 콘텐츠도 적극 도입 중이다. CJ ONE은 회원의 60% 이상이 MZ세대다. MZ 회원을 위한 트렌디한 서비스를 지속 발굴·강화하고 있다.CJ ONE은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 상승과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CJ올리브네트웍스가 보유하고 있는 마케팅·IT 역량과 데이터를 활용해 회원의 라이프 저니(Life Journey)를 함께하는 슈퍼앱으로 진화해나갈 계획이다.

2024.09.22 09:00

5분 소요
LG CNS, 전라남도 나주시에 ‘스마트팜 지능화 플랫폼’ 구축 완료

IT 일반

LG CNS는 전라남도 나주시에 ‘첨단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 지능화 플랫폼’ 구축을 완료했다고 13일 밝혔다.전라남도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22년부터 ‘첨단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 지능화 플랫폼’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 사업은 전라남도 나주시 반남면에 위치한 54만3000㎡(16만평, 축구장 면적의 약 76배) 규모 노지에 ‘지능화 플랫폼’ 기반의 스마트팜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스마트팜은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IT를 통해 농작물 등의 생육 환경을 제어·관리하는 차세대 농장을 말한다. 이번 사업에서 LG CNS는 DX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팜의 두뇌 역할을 하는 ‘지능화 플랫폼’을 구현했다. LG CNS의 ‘지능화 플랫폼’을 활용하면 농사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해 농작물의 생산량을 극대화하고,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지능화 플랫폼’은 ▲데이터 기반 지능형 서비스 ▲생산량 및 가격 예측 ▲무인 농기계 관제 등 3대 서비스를 제공한다. 데이터 기반 지능형 서비스는 토양·기상·병해충 발생 등 농사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최적의 농사 가이드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토양상태·성분 등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비료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 ‘비료의 적정 사용량은 얼마인지’ 등을 추천해준다. 과거 기상정보와 미래 기상예보를 기반으로 토양에 필요한 용수공급 및 배수 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가능하다. 농작물의 병해충 피해도 데이터 기반 지능형 서비스를 통해 최소화할 수 있다. 병해충 발생시기 예측부터 진단, 방제 약제 추천까지 단계별 맞춤 정보를 제공한다. 먼저 국가농작물병해충 관리시스템(NCPMS)과 연계해 발생을 예측한다. 발생여부에 대한 진단은 필지에 설치된 디지털 트랩과 민간 인공위성으로부터 매일 수집되는 이미지를 활용한다. 디지털 트랩은 포집된 곤충이 해충인지의 여부와 개체수 등을 AI 기술로 판별한다. 인공위성 이미지는 농작물의 식생지수를 분석해 이상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데이터 기반 지능형 서비스는 병해충 종류에 따라 방제에 적합한 농약과 사용량에 대한 정보까지도 제공하기 때문에 최적의 방제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조류와 동물들은 디지털 허수아비가 철통 방어한다. 디지털 허수아비는 AI 이미지 센서, 레이저, 스피커 등이 장착된 장비다. 물체의 움직임을 포착해 레이저를 쏘거나 동물이 기피하는 주파수를 내보내는 등의 방법으로 유해한 조류와 동물을 퇴치한다. 생산량 및 가격 예측은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 창출을 돕는다. 지금까지의 생산량 예측 방법은 CCTV, 드론 등에서 취득한 이미지와 영상을 기반으로 전문가들이 잎의 길이·면적 등을 육안으로 분석해 예측하는 방식이었다. LG CNS는 여기에 과거 수십년간 축적된 전남지역의 기상자료 약 2만2000개를 추가 적용해 고도화했다. 기상정보가 중요한 이유는 일사량·온도·습도 등이 농작물의 작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LG CNS의 생산량 예측 모델은 비전문가들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작물종류·파종일 등 기본 정보를 시스템에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LG CNS는 농작물 수확 시기에 따른 장·단기 가격 예측 모델도 함께 구현해 출하시기 변경 등 의사결정에 활용하도록 했다. ‘지능화 플랫폼’은 무인 트랙터, 무인 드론, 무인 이앙기 등 다양한 무인 농기계도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다. 연료 잔량과 고장 여부 등 농기계의 상태를 한 눈에 확인하고, 날짜/시간대별 작업 스케줄 관리도 가능하다. LG CNS는 자체 스마트시티 플랫폼 ‘시티허브’를 기반으로 ‘지능화 플랫폼’을 구축했다. 데이터 수집에는 IoT 플랫폼 ‘인피오티’가, 데이터 분석과 예측에는 AI·빅데이터 플랫폼 ‘디에이피 엠엘디엘’이 적용됐다. 이번에 선보인 나주시 스마트팜은 전라남도 농업기술원과 전라남도 종자관리소에서 시범 운영하게 된다. LG CNS는 이번 사업의 성공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향후 스마트팜 적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 CNS 스마트물류&시티사업부장 이준호 상무는 “LG CNS의 DX 기술 역량을 결집한 ‘지능화 플랫폼’을 통해 노지형 스마트팜의 초석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스마트팜을 비롯한 스마트시티 서비스 사업을 적극 추진해 차별적 고객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2024.06.13 10:45

3분 소요
재난 수준의 기후변화…태양광 대체할 조명으로 식량위기 극복

산업 일반

“아들이 가보라 해서 왔는데, 이제 농사지을 때 전기 써가면서 조명까지 설치해야 하는 거요?”올해 4월 경북 상주시에서 열린 농업기계 박람회를 방문한 노부부가 디에스이(DSE) 부스를 찾았다. 설립 28년차 조명기업인 DSE는 이번 박람회에 식물생장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출품했다. “어르신, 한 20년 전에 물을 돈 주고 사먹는다는 생각 해보셨어요? 이제 다들 생수 사먹잖아요. 그리고 요새 각 가정마다 다 공기청정기 쓰죠? 돈 주고 맑은 공기를 사는 셈인 건데요. 햇빛도 마찬가지에요. 부족한 광량을 조명으로 보완하는 거죠. 식물생장용 LED 등 쓰면 더 빨리, 더 잘 자라요.” DSE 부스를 지키던 박길선 글로벌마케팅사업본부 차장의 설명을 들은 노부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부스내 설치된 조명을 꼼꼼하게 둘러봤다. 재해 수준의 가뭄, 폭염, 폭우를 번갈아 겪으면서 기후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이제는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상황. 식량안보 위기를 넘어 위협으로까지 다가오고 있다. 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스마트팜 기술도 진일보하고 있다. 그 중 조명은 햇빛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넘어 대체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1879년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한 이후 150년 가까이 어둠을 밝히는 역할에 머물렀던 조명이 애그테크(Agtech·Agriculture와 Technology를 결합한 용어)의 핵심으로 부상한 것이다. 조명으로 상품성 높이고 출하시기 앞당긴다농사는 1년동안의 노동을 수확기에 몰아서 보상받는 구조다. 비단 자연재해가 아니더라도 황사나 미세먼지로 일사량이 줄고 농작물 성장속도가 떨어지면 한해 농사를 망칠 수 있다. 생육 상태를 지켜보던 농장주들이 불안감에 먼저 조명을 찾는 경우가 많다. 경북 김천 샤인머스캣 농장을 운영하는 한 농장주는 지난해 긴 장마로 인해 당도가 오르지 않고 껍질이 두꺼워지면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을 경험하고는 DSE에 연락해왔다. 식물생장용 LED를 일부 설치해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조명을 받은 곳에선 얇은 껍질에 고당도 샤인머스캣이 영글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 딸기 농가에서는 수확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LED 조명을 달았다. 딸기는 봄에 수확하는 과일이지만, 하우스 재배를 통해 겨울 과일로 자리잡았다. 조금이라도 일찍 출하하면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조명을 통해 일반 농가에 비해 2~3주 먼저 출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식물생장용 LED등을 사용할 경우 작물별로 최소 15%에서 최대 30% 생육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또 수확물의 크기나 중량을 더 키울 수 있다. 농가에서 입소문이 나다 보니 깻잎이나 고수 등 특정 식물에 대한 보광 문의도 많다. 하지만 조명을 켜놓으면 전기료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지금은 샤인머스캣처럼 비싼 작물을 위주로 생장용 조명을 설치한다. 갈수록 보광을 넘어 태양광 대체역할에 더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로 인해 외부 환경을 통제할 수 있는 인도어팜(Indoor Farm)이 대안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농촌 인구가 노령화되면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인구가 줄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결국 식물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하는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높다. 이에 대비해 DSE는 경북 상주에서 식물 컨테이너 테스트베드를 운영하고 있다. 40피트 대형 컨테이너 6대에서 새싹, 과채, 엽채, 버섯류를 재배 중이다. 판매용이라기보다 이름 그대로 테스트용이다. 식물별로 빛의 파장, 광합성 유효방사, 광포화점 등을 연구하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도 두드리고 있다. 그 첫 대상국은 몽골이다. 겨울이 긴데다 한겨울에는 영하 40도까지 떨어져 농사를 짓기엔 다소 척박한 자연환경이다. 때문에 농산물 수입 의존도가 90%에 달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해외 수입선이 끊기면서 농산물 공급 대란을 겪기도 했다. 식량안보 위협을 제대로 느낀 몽골 기업 아마그랜드가 먼저 DSE를 찾았다. DSE는 몽골에 컨테이너와 조명을 셋팅해주고 샐러드용 채소 중 하나인 이자벨과 미나리 생육에 나섰다. 이렇게 컨테이너에서 키운 채소는 식당 두곳과 계약을 맺고 독점 공급하고 있다. 앞으로 학교 급식시장을 정조준할 계획이다. 아무리 컨테이너 안에서 키운다고 해도 극한기에는 내부 온도를 유지하기 쉽지 않은 만큼 학교 건물 내 여유 공간을 활용해 식물을 키우고 이 곳에서 재배한 식물은 학교내 급식용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R&D 성과…태양광에 가장 가까운 조명실내등 전문이었던 DSE가 식물생장 조명으로 눈을 돌린 계기는 바로 개성공단 폐쇄였다.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만큼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특수등 분야를 눈여겨보고 있던 차에 버섯농가에서 식물생장용 등을 개발해달라고 먼저 의뢰가 들어왔다. 농가에서 원하는 빛의 스펙트럼대로 조명을 개발하면서 자연스럽게 식물생장용 조명에 주목하게 됐다. 그간 식물생장용 등은 적색, 청색, 보라색 등 단색 파장을 주로 사용해왔다. DSE는 여러 파장을 담아 태양광에 가까운 LED 등을 개발했다. 연색지수 95Ra 이상으로 태양광의 100Ra에 가깝다. 단색 파장 등은 연색지수 50~60Ra로 실제 태양 빛의 절반 수준 밖에 안된다. 실제 엽채류의 경우 모종을 심은 후 30일간 하루 10시간씩 연색지수 95Ra 이상인 조명을 쏘이면, 단색 파장 등에 비해 수확물의 중량이 40%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DSE는 컨테이너나 식물공장, 습도가 높은 농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조명에 방진, 방수, 방습 기능도 넣었다. DSE의 인천 송도 본사에는 극한의 조건에서 조명의 성능을 실험할 수 있는 각종 실험장비를 갖추고 있다. 사후관리도 DSE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석달에 한번씩 농가를 찾아 전격광속이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체크한다. 이를 관리하지 않으면 보광등을 설치한 의미가 없고, 자칫 1년 농사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DSE는 개성공단 폐쇄로 매출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을 때에도 R&D 비용을 줄이지 않았다. 한국 조명 기업 중에서는 지적재산권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건 우연이 아니다. 식물생장 LED 조명 브랜드 '히포팜텍' 뿐 아니라 동물전용 LED 조명 '무럭', 선박 및 항만 인프라용 LED '오션', UVC 파장을 이용한 가정용 살균기 브랜드 '히포씨저', 캠핑용 조명 '히포캠픽' 등 다양한 분야의 조명을 생산 중이다. DSE는 헬스케어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햇빛을 충분히 쬘 여유가 부족한 현대인을 위해 비타민D를 만들 자외선을 만들어내는 조명을 개발, 최근 특허를 받았다. 나아가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조명을 연구할 계획이다.

2023.09.11 06:50

4분 소요
LG CNS, 전남 나주에 축구장 면적 76배 규모 ‘스마트팜 지능화 플랫폼’ 구축

IT 일반

LG CNS는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전라남도가 추진하는 ‘첨단 무인 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 지능화 플랫폼 구축’ 개발에 착수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사업은 2023년까지 전라남도 나주시 16만평 규모 노지에 데이터 중심의 ‘지능형 스마트팜’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는 축구장 면적 76배에 달하는 크기다. 이번 사업은 노지형 스마트팜 사업이다. 노지는 지붕으로 가리지 않은 땅으로, 농업에서는 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은 논과 밭 등을 가리킨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농경지의 약 95%가 노지 재배 면적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스마트팜은 유리온실, 비닐하우스 등 시설 재배를 중심으로 보급돼 왔다. LG CNS는 농사의 모든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스마트팜 지능화 플랫폼’을 개발한다. 스마트팜 지능화 플랫폼은 작물의 생육 상태, 토양, 기상, 온·습도, 병충해 유행 시기 등 농사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를 모아 AI로 분석, 최적의 농사 가이드를 제공한다. 예를 들면, 감자 농사 시 토양 데이터와 감자의 생육 데이터를 분석해 적정 비료 공급량과 시기를 알려준다. 토양의 습기 정도와 기상 일정에 따라 최적의 물 공급 일정도 안내한다. 노지 규모에 따라 수천, 수만 대의 IoT 센서와 장비가 논과 밭에 설치돼 파종에서 수확까지 농작물의 모든 생육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각종 환경 데이터를 수집한다. LG CNS는 ‘디지털 허수아비’로 농작물을 철통 방어한다. 디지털 허수아비는 AI 이미지 센서, 레이더, 스피커, 레이저 등이 장착된 유해조수 퇴치 장비다. 유해조수는 농작물에 피해를 끼치는 새와 동물을 일컫는다. 디지털 허수아비는 물체의 움직임을 레이더로 포착하고, AI 이미지 센서로 유해조수 유무를 판별한다. 이후 레이저를 발사하거나 스피커로 동물이 기피하는 주파수를 내보내 농작물을 보호한다. 스마트팜 지능화 플랫폼은 무인 트랙터, 무인 드론, 무인 이앙기 등 무인 농기계 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연료 잔량과 고장 여부 등 농기계의 상태 정보를 플랫폼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작업 스케줄도 관리할 수 있다. 원격 시스템을 통해 논, 밭에 실제로 가지 않더라도 안전하게 농기계를 작동할 수 있다. LG CNS는 스마트 물 관리 솔루션을 적용해 수원지부터 관수, 배수까지 농업용수를 통합 관리한다. 논과 저수지에 설치된 수위 센서가 물의 양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자동관수시스템이 농업용수를 자동으로 공급해 가뭄에 대비한다. LG CNS는 이번 사업을 통해 농업 데이터 수집 항목, 단위, 방법 등을 표준화해 디지털 정밀 농업의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농업 관련 정보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기상, 토양 등 생육에 영향을 주는 변수를 반영하지 않아 실전 적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벼 수확 시기를 '이삭이 나오는 때로부터 55일 후'와 같이 단편적으로 인식했다. 데이터 기반 정밀 농업이 실현되면, 적산온도(작물의 생육에 필요한 열 축적량) 산정과 적정 수분함량, 기상 예측 데이터 등을 통해 최고 품질, 최대 수확량을 낼 수 있는 정확한 수확 시기를 알 수 있게 된다. LG CNS는 자체 스마트시티 플랫폼 ‘시티허브(Cityhub)’를 기반으로 플랫폼을 구축한다. 데이터 수집에는 IoT 플랫폼 ‘인피오티(INFioT)’가, 데이터 분석과 예측에는 AI빅데이터 플랫폼 ‘디에이피 엠엘디엘(DAP MLDL)’이 활용된다. LG CNS는 향후 대한민국 첫 국가시범도시인 ‘세종 스마트시티’에 아파트형 스마트팜, 옥상 스마트팜, 첨단 유리온실 등을 구축하며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G CNS 스마트SOC담당 유인상 상무는 “한국형 스마트팜이 글로벌 선도 모델이 될 수 있도록, LG CNS의 DX 전문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2022.04.1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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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선물세트’ 가격동향 보니…‘사과·배’ 싸지고, 한우 몸값 높아졌‘소’

유통

올 설에는 사과, 배, 굴비 선물세트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일 설을 한 달여 앞두고 이마트가 주요 신선식품 동향을 분석한 결과, 과일 및 굴비 가격은 지난해보다 저렴해진 반면 한우는 올해에도 고시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일의 경우 작황이 개선되며 생산량이 늘어났고, 이로 인해 시세도 지난해보다 낮아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사과, 배 생산량은 각각 전년 대비 13.2%, 39.3%씩 증가한 47만8000톤, 18만5000톤 내외로 추정된다. 봄철 냉해, 가을철 강우 및 태풍으로 과일 착과 및 생육에 어려움이 많았던 지난해보다 기상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했기 때문이다. 생산이 증가한 만큼 가격은 내렸다. 사과, 배 월평균 도매가는 지난해 12월 기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낮아졌다. 이마트 선물세트 가격 역시 최대 20%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피코크 고당도 왕사과 세트(사과 12입)’ 판매가는 행사가격 기준 지난해 설 8만9820원에서 올 설 6만9600원으로 22.5% 낮아졌으며, ‘저탄소인증 사과&배 혼합세트(사과 6입, 배 6입)’도 가격이 17.6%(6만7830원→5만5860원) 저렴해졌다. 수산물에서는 굴비 선물세트 가격이 최대 5% 하락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참조기 kg당 산지 가격은 1만730원으로 나타나 전년 동기(1만944원) 대비 시세가 2.0%가량 내렸다. 2021년 참조기 생산량은 전년 대비 다소 감소했으나, 2020년부터 이어진 풍어와 코로나발 소비 부진으로 재고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21년 11월까지 누적 참조기 생산량은 전년보다 22.6% 줄었음에도 불구, 평년보다 21.1%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약 6개월 전부터 목포수협, 한림수협 등 주요 참조기 경매장에서 시세가 저렴할 때마다 물량을 지속 비축했으며, 선물세트용으로 적합한 85g 이상 우수 원물 확보에 주력해 가격과 품질을 모두 잡았다. 그 결과 ‘피코크 황제 굴비(1.5kg/5미)’는 지난해 설 52만2500원에서 올해 49만3200원으로, ‘명품 골드 영광참굴비 1호(1.7kg/10미)’는 30만4000원에서 30만2400원으로 행사가가 최대 5%가량 낮아졌다. 한우는 시세 강세가 올 설에도 이어지고 있으나, 명절 선물 가액이 20만 원으로 상향됨에 따라 수요는 오히려 높아질 전망이다. 실제로 이마트 설 한우 선물세트 매출에서 냉장 한우 선물세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35.5%에서 지난해 48.0%로 증가했으며, 올해는 역대 최초로 50%를 돌파할 전망이다. 한우는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2020년 초 이후 집밥 문화 확산 등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고시세가 계속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한우 지육 kg당 평균 도매가는 2만45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1만8786원 대비 6.7% 오른 것으로, 2021년 한우 시세는 연중 전년비 6.6% 내외의 상승세를 보였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 상무는“한우를 제외한 주요 선물세트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고객들에게 최고의 상품을 최저가에 선보일 수 있도록 중장기적 선물세트 준비 로드맵을 수립, 실행했다.”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2022.01.05 11:30

2분 소요
[TBT파트너스와 함께 뛰는 스타트업] 신기술에 발상의 전환 입혀 세계적 성공 노려

산업 일반

ST유니타스·엔씽·에스랩 아시아... 먹고 자고, 배우고, 교환하는 일상에 천착 스타트업이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새로운 기술로 공급사슬을 전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신기술에 만국 공통의 콘텐트를 실어 소비자들의 만족을 끌어내야 한다. 페이스북·틴더 등 여러 스타트업들은 이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했고, 세계 시장 곳곳에 뿌리내렸다. 기술은 국경과 문화를 초월하지만, 콘텐트는 그러기가 쉽지 않다. 모든 사람이 일상에서 즐기고 이용하는 보편적 내용이라야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 신기술과 사람들의 보편적 요구를 잘 접목하면 강력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TBT파트너스와 함께 뛰는 스타트업들은 먹고 자고, 배우고, 교환하는 등 우리 생활의 기본적 요소에 천착한다. 신기술과 발상의 전환으로 세계 소비자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균등하게 누릴 수 있는 세상을 지향한다. 이에 TBT가 투자한 에듀테크 스타트업 ST유니타스(ST unitas) 윤성혁 대표와 팜테크 스타트업 엔씽(n.thing) 김혜연 대표, 물류 스타트업 에스랩 아시아(S.Lab Asia) 이수아 대표를 만났다.ST유니타스는 구독형 온라인 강의 플랫폼이다. 교육 업계의 넷플릭스를 자처하고 있다. 고가의 학원 강좌는 가정 소득에 따른 교육 격차를 부른다. 이에 인기 학원 강사들을 온라인 강좌 플랫폼에 끌어들였다. 많은 학생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수준 높은 강의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여러 스타 강사들이 이 취지에 공감해 동참했고, 학생들로부터 호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3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ST유니타스의 한국형 온라인 강좌 서비스는 세계 시장에서도 통하고 있다. ST유니타스는 미국 최대 입시 교육 업체 프린스턴 리뷰(TPR·The Princeton Review)를 2017년 인수했다. 이를 통해 올해 미국 SAT 온라인 출판 1분기 점유율 29%로 1위를 기록했다.엔씽은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이다. 사막·동토 등 불모지에서도 작물을 키울 수 있는 컨테이너형 농장을 개발했다. 옮길 수 있는 비닐하우스인 셈이다. 일조량·강우량·기온 등을 자유롭게 조절해 원하는 채소·과일을 손쉽게 재배할 수 있다. 환경이 척박해 농작물을 키우기 어려운 중동과 중앙아시아 국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해 농작물의 생육을 관리한다. 여러 컨테이너 농장에서 농작물과 관련한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해 농업 기술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들쑥날쑥한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에스랩아시아는 콜드체인 물류 회사를 지향한다. 보존 기간이 짧은 신선식품을 손상 없이 수출하기 위해서다. K팝·K뷰티 등 한류 열풍으로 세계적으로 한국에 관심이 커지고, 한국산 제품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문제는 물류다. 한국산 전복·귤 등은 동남아시아에서 인기가 높지만, 열대기후로 운송 중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 신선식품뿐만 아니라 고온다습한 날씨에 화장품 등 공산품 품질도 악영향을 받는다. 이에 상품 가치를 지키는 진일보한 냉장 포장 기술과 저장고 등을 개발해 물류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 스타트업 대표와 한국 스타트업의 현재와 글로벌 경쟁력, 각자의 비전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김유경 기자(이하 사회자): 어떤 계기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나.이수아 대표(이하 이수아): 미국·일본 바이어들의 요청에 따라 소싱하는 국내 의류 회사에 다녔다. 당시 동남아시아와 인연을 맺게 됐고, 결국 비즈니스 아이템도 동남아로 정하게 됐다. 한국 제품을 동남아에 수출하는 역직구몰을 만들었는데 물류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 지식·정보 산업은 국경이 없어졌지만, 실물은 여전히 30~40년 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다. 또 동남아의 화장품을 배송하면 무게가 3~5% 줄어든다. 더운 날씨 때문에 수분이 증발해서다. 향이 증발하고 성분도 변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다 보니 신선식품도 담을 수 있는 용기를 고안하게 됐고, 콜드체인 물류 회사로 거듭나게 됐다.김혜연 대표(이하 김혜연): 고등학교 때부터 창업에 관심이 컸다. 닷컴 열풍이 일 때 학교 홈페이지도 만들고 동네의 가게 홈페이지도 만들어줬다. 군대 졸업 후 비닐하우스 등 농자재 회사를 운영하는 친척과 함께 일하며 우즈베키스탄과 거래하며 해외 사업에 눈 떴다. 대학 졸업 후 전파연구원에서 IoT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후 농작물과 IoT를 연계한 스마트화분과 딸기 비닐하우스를 만들었다. 기존 온실에 한계를 느껴 컨테이너에서 농작물을 키우는 단계까지 발전했다.윤성혁 대표(이하 윤성혁): “사업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베인앤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첫 사회 생활을 시작해 온라인 교육 회사인 이투스에서 일했다. 기술과 교육이 결합해 전 세계 빈부 격차를 해소하자고 생각했다. 돈이 없어도 최고의 교육을 받게 하는 게 목표다. 일대일 교육은 인공지능(AI) 체제로, 일대 다수 교육은 가상현실(VR) 등을 통한 온라인 체제로 발전할 것으로 판단했다.사회자: TBT는 어떤 계기로 만났나.윤성혁: 예전부터 이람 대표의 팬이었다. 존경하는 분으로부터 투자받고 싶었다. 또 이 TBT가 한국 벤처캐피털(VC) 중에서 가장 해외 진출에 경쟁력 있다고 생각했다. 교육은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다.이수아: 애초에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홍콩·미국 등 5개 국가에 거점을 두고 해외 창업을 했다. 지인 소개로 이람 대표를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눴고 해외 시장과 관련해 공감대를 형성해 투자까지 성사됐다. 전략적인 점을 잘 설계해줬다.김혜연: 전 투자자의 소개로 알게 됐다. 해외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개발하고 있어 투자가 빠르게 성사됐다. 스타트업은 임직원만큼 비즈니스 파트너도 중요하다. 우리의 꿈을 같이 공감하는 VC를 1순위로 골랐다. 무엇보다도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생리를 가장 잘 알고, 몸소 체험한 경험이 있는 곳이다.사회자: TBT와 어떤 식으로 협업하고 있나.윤성혁: 이람 대표가 1~2주에 한번 회사로 찾아와 중요 사항을 상의하고 사업 개발을 고민한다. 현재 글로벌 온라인 모바일 교육 플랫폼 작업을 하고 있다. 베타 서비스를 내보냈는데 반응이 좋다. 200만 다운로드를 넘겼다. 이 대표가 화면 레이아웃 등을 함께 잡아줬다.사회자: 온라인 교육은 국내외에 많이 있는 서비스 아닌가.윤성혁: 인터넷 인프라 덕분에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빨리 보급됐다. 세계적으로 모든 분야가 온라인과 모바일로 옮아가고 있으며, 교육도 5~10년 후에는 바뀔 것이다. 일단 프리패스라는 구독형 모델이 성공적이었다. 한달에 2만원이면 한 과목에 50만원에 달하는 대치동 학원의 모든 강좌를 들을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도 온라인 교육 부문에서 압도적 1등을 달리고 있다. 미국의 가장 비싼 학원 수업료는 1시간에 1500달러나 된다. 이 때문에 인종 간, 소득수준 간 교육 격차가 크다. 프리패스 서비스로 미국 교육 시장을 혁명해 보자는 생각이다. ━ 윤성혁 “구독형 강의 서비스로 교육 격차 해소“ 사회자: 수업료가 낮을 텐데 강사들이 합류하나.윤성혁: 강사들도 프리패스를 통해 훨씬 더 많은 학생을 만날 수 있다. 과거 뉴욕에서만 활동하던 강사가 이제는 전미에서 명성을 얻는다. 미국의 사교육 시장 규모는 한국보다 훨씬 크다. 일대일 과외 시장 규모도 크다. 영토가 넓어서 이동에 한계가 있다 보니 온라인 교육의 강점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교사가 대량 해고되는 등 공교육이 붕괴했고 서비스 질도 떨어졌다.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상황이다.사회자: 물류에 지나치게 큰 비용을 들이게 되지 않나.이수아: 동남아는 밤이 되면 창고 에어컨을 끄는 경우가 다반사다. 제품을 저온에서 잘 관리하는 시설이 없다. 이런 환경에서 2개월 정도 지나면 마스크팩은 굳고, 아이라이너는 말라서 쓸 수 없다. 반품·환불 요청이 넘친다. 이 때문에 콜드체인의 필요성이 크다. 화장품으로 시작한 콜드체인이 이제 식품을 관리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냉장 박스의 보관 시간이 최초 6시간에서 24시간까지 늘었다. 이를 36~48시간으로 늘리면 장거리 비행을 견딜 수 있을 것이다.사회자: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어떤가.김혜연: 한국만 해도 서울과 삼척이 다르듯 해외 시장도 나라별로 시장 규모와 문화가 달라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 해외 시장이란 건 추상적 개념이다. 산업별로 각 스타트업에 맞는 시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팜테크 기업과 대화를 나눠보면, 그들은 되레 한국이 사업을 하기 최적의 위치라며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고 싶어 했다. 전 세계 제조업 기반은 한·중·일 3국에 몰려 있다. 사업을 진행하기 최적의 환경이다. 다만 편견의 벽은 느낀다. 국내 관계자들은 같은 기술이어도 미국 회사를 더 높게 평가한다. 수치로 증명하기 어려운 점이며, 이런 막연한 편견을 깨는 일에 어려움을 느낀다.윤성혁: 공감한다. 한국의 교육열은 세계적으로도 높다. 미국의 경우 교육계 종사자들이 비즈니스화, 플랫폼화에 대한 생각을 갖지 않는다. 다만 최근 미국·중국에서 경쟁력 있는 경쟁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사업의 정체되는 구간을 빠르게 헤치고 쫓아오고 있다. 해일이 몰려오는 느낌이다. 한국이 세계적으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은 3~5년 밖에 남지 않았다고 본다.이수아: 두 분과 같은 생각이다. 중국의 경우 10년 전에는 진출할 만했는데, 5년이 지나자 진출의 여지는 사라졌다. 동남아의 경우 국가마다 시장 규모나 문화, 잠재력이 다르기 때문에 도식화해 말하기 어렵다. 특히 자국 스타트업을 밀어주려는 분위기라 그들의 기술이 크게 성장하기 전에 한국 기업들이 서둘러 진출하는 게 좋다고 본다. ━ “한국 스타트업이 못하단 편견 깨는 게 어려워” 사회자: 동남아는 이미 화교 자본이 장악하지 않았나.이수아: 동남아에도 그랩 등 여러 유니콘이 등장하고 있고 이를 화교계 자본이 휩쓸고 있다. 인프라 성격의 1세대 스타트업은 이미 승부가 종료됐다. 2인자의 진입이 불가능하다. 새로 진출하는 업체는 전혀 다른 업종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동남아는 자전거에서 바로 개인 모빌리티, PC에서 바로 모바일로 넘어가고 있는 점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사회자: 해외 사업 운영에 어려움은.김혜연: 과거 자원 부국들이 기술이 없어 자원을 캐지 못했듯, 작물도 기술이 없어 재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는 분위기다. 다만 외화가 부족해 대금을 받지 못하거나, 운송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생긴다.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중국까지 배로 운송해 러시아로 이동한 뒤 시베리아 횡단 열차로 농작물을 실어 날랐다. 마적을 만나기도 했다.사회자: 사회간접자본(SOC)도 부족하지 않나.김혜연: 엔씽의 경우 기존 농장 부지가 아닌, 도심지에 스마트팜을 설치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 아부다비에서도 호텔부지에 농장을 지었다. 중동의 유틸리티 비용과 인건비는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중동 부호들이 스마트팜에 관심을 가져 많이 뛰어들고 있다. 내년은 중동에서 70억~1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한다.사회자: 창업 4~7년 차에 데스밸리 등 어려움이 많은데 고충은 없나.윤성혁: 올해 4500억원 매출을 예상한다. 데스밸리는 지난 것 같다. 기반을 닦은 상태에서 세계 시장으로 커지기 시작한 단계라 한창 재미있다. 현재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이수아: 빨리 쫓아가야겠다. 사업을 전환하다 보니 사고와 우여곡절이 많았다. 싱가포르에 조개·전복을 테스트로 1t을 보냈는데, 예상치 못한 사고로 죽는 일이 생겼다. 밤잠 설친 적이 많다. 이제는 그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에 올해는 고부가가치 신선식품에 집중할 생각이다. 냉장 박스 양산 등 설비투자가 필요해 추가 투자를 유치 중이다.”김혜연: 하드웨어 비즈니스라 비용이 많이 든다. 연구·개발(R&D)-제품 개발-판매처 확보의 단계를 밟는데, 시간 또한 많이 걸린다. 아직 데스밸리를 넘지 못했지만, 중동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정상화 될 것으로 본다. 지난 3~4년을 돌이켜 보면 자금만큼 조직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3~4년 차 때 18~20명이던 임직원이 8명까지 줄었다. 이를 다시 16명으로 쌓아 올렸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 “PC 건너 뛴 동남아, 모바일에서 새 기회 찾아야” 사회자: 정부 지원은 받은 적 있나.이수아: R&D 자금을 한번 받고는 다시는 안 한다. 피곤해서다. 담당자를 한명 붙여야 하는데, 그 인건비와 업무·시간 손실을 고려하면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김혜연: 정부 자금은 양면성이 있다. 엔씽은 하드웨어 회사라 부품을 계속 구매해야 해 자금이 꾸준히 필요하다. 이 때문에 R&D 자금을 적절하게 쓰고 있다. 다만 스타트업의 경우 사업 목표가 잘못됐다면 민첩하게 바꿔야 하는데, 정부 과제를 받으면 바꾸기 어렵다. 틀린 길이란 걸 알면서도 강제로 해야 할 수 있다.이수아: 회사에 특허가 많아 특허 지원 제도는 깔끔하고 자금이 계속 나와 좋았다. 해외 진출을 위한 항공료·숙박비 지원 등은 도움이 됐다. 사업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다. ━ “한국 스타트업 글로벌 경쟁력 있어” 사회자: 내년 계획은 무엇인가.김혜연: 컨테이너 농장 100동 판매가 목표다. 작물마다 수익률이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15% 이상의 수익률이 난다. 중동 현지에서 재배한 작물을 주변에 판매했을 때 반응이 좋았다. 이런 경력을 통해 영업을 확장하고자 한다.이수아: 지난해 싱가포르에 한달간 귤을 팔았는데, 이 영향으로 한국 전체의 귤 수출량이 9% 늘었다. 여력이 없어 7500㎏만 팔았다. 한국의 수출 농산물 5~10% 정도를 에스랩 아시아가 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산 전복은 한박스에 50만~100만원 정도 하는데, 동남아 화교들의 수요가 워낙 많아 수출량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윤성혁: 미국 프리스턴리뷰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미국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는 게 중요하다. 진출한 20개 국가에서 내년 1위를 하고 싶다. 적지 않은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 가려는 길의 1%도 못 갔다. 세계 시장 공략의 꿈을 갖고 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2019.12.01 18:56

9분 소요
인도의 킬러 가뭄

산업 일반

가뭄·빚·자살의 악순환이 역병처럼 번지며 1980년 이후 약 5만9300명의 농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기온상승에 따라 자살률도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라다 크리슈난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몇 달 뒤 부인 라니는 햇빛에 그을린 손으로 그의 두개골을 들고 있었다. 고향 마을에서 커져가는 재앙의 가장 강력한 증거였다. 그녀는 1000명의 농민과 함께 수천㎞ 떨어진 뉴델리까지 올라와 인도 최남부 타밀 나두주 농촌 지역의 가뭄 구제를 위한 종합대책을 요구했다.크리슈난의 공개 자살은 최후의 절망적인 항의시위였다. 지난해 2월 3년 연속 농사에 실패해 빚을 갚을 가망이 없어지자 그는 지역 은행 앞 도로에 앉아 농약 한 통을 들이마셨다. 몇 시간 뒤 그는 아내와 네 자녀를 남겨둔 채 세상을 등졌다.인도에선 1980년 이후 약 5만9300명의 농민이 공개적으로 목숨을 끊었다. 이탈리아 사진기자 페데리코 보렐라는 실제로 그 숫자가 훨씬 더 클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인도에선 자살을 대단히 큰 수치로 여겨 신고되지 않은 건수도 많을 듯하다”고 말했다. 특히 남자들 사이에선 실패도 수치로 간주된다. 2011년 안드라 프라데시주의 농민 자해 조사 결과 자살미수도 조롱거리가 돼 “굴욕”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자살을 기도하게 된다.뉴델리에서의 데모를 주도한 단체인 남인도농민협회가 지난 5월 보렐라를 타밀 나두로 초청했다. 그는 티루치라 팔리 지역의 네 가족을 소개받았다. 모두 자살로 가장을 잃은 가족들이다. 두 가장은 논에서 목을 매달았다. 또 한 명은 크리슈난과 마찬가지로 농약을 마셨다.인도 전역에서 비슷한 스토리가 전해진다. 가뭄·빚·자살의 악순환이 역병처럼 퍼져나간다. 인도에선 농업이 국내총생산(GDP)의 14%를 차지하는 주 소득원이다. 대표적으로 바나나·망고·쌀·강황·사탕수수·커피의 제일 생산지인 타밀 나두는 몬순(계절풍)에 의존해 지역 수원지에 물을 채운다. 6~9월에는 남서풍, 10~12월에는 북동풍이 불어온다.2014년부터 비가 내리지 않았다. 타밀 나두주는 현재 140년 래 최악의 가뭄에 직면해 있다. 정부는 지원을 약속했지만 받은 건 거의 없다. 많은 경우 농민은 농산물을 시가보다 훨씬 낮은 값에 기업에 팔아야 했다. 농민이 작황 피해를 입을 때 제공되는 보상은 최소한에 그쳤다.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s Institute)에 따르면 인도의 절반 이상이 현재 고도~극도의 물 스트레스(water stress, 물 결핍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13억 명에 식수를 공급하는 인도의 최대 강인 갠지스강 수위가 급격히 떨어진다. 4분의 1이나 줄었다는 주장도 있다. 몬순이 불규칙해지고 중단되면서 인도의 저수량이 10년래 가장 낮아졌다. 인도 북부만큼 지하수가 많이 줄어든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남은 지하수도 상당 부분 유독성 수준의 비소와 불소를 함유한다. 농지를 버리고 떠난 인도 농민이 1500만 명으로 추산되며 기온 상승에 따라 그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50년까지 3℃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인도 한 나라에서만 농업이 붕괴되고 식수가 사라진다 해도 얼마나 큰 혼란과 불안정이 따를지 상상해보라. 보렐라는 “기후변화의 영향은 인도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인류 전체를 위협한다”고 말했다.사람이 거주하는 모든 대륙은 높은 물 스트레스에 직면해 있다. 2~3년 비가 제대로 내리지 않거나 자원관리를 제대로 못해도 (오염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큰 재앙이 초래된다. 세계보건기구(WHO) 추산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해 연간 1260만 명이 목숨을 잃으며 2030~2050년 연간 사망자 수가 25만 명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자살률과 기온상승 간의 상관관계는 오래 전부터 추측은 있었지만 지난해 7월 대규모 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확실히 밝혀졌다. 당시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 농업·자원경제학 박사 후보생이던 태마 칼턴이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발표된 논문에서 연관성을 밝혀냈다. 칼턴은 ‘자살은 사람이 겪는 고난의 명백한 지표지만 특히 개도국에선 이 같은 사망 원인에 대한 조사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썼다. 칼튼에 따르면 전 세계 자살 중 5분의 1이 발생하는 인도에선 “기후 특히 기온이 자살 유행의 증가에 뚜렷한 영향을 미친다.” 칼턴은 47년에 걸친 전국의 종합적인 데이터를 이용해 폭염으로 수확량이 감소하는 인도의 농작물 생육기 중에만 발생하는 자살과 고온의 연관성을 입증했다. 그녀의 조사 결과 하루 1℃ 기온이 오를 때 평균 약 67건의 자살이 발생했다.한때 타밀나두주를 종횡으로 교차하며 넘실대던 강들이 지금은 모래바닥을 드러낸 채 마치 도로처럼 지평선 끝까지 뻗어 있다. 저녁 8시에 49℃에 달하는 기온을 경험한 보렐라는 “그곳의 열기는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현지 어린이들은 더위를 피해 그나마 남아 있는 물 속으로 뛰어든다. 모두 검고 냄새 나고 하수가 유입되는 물이다. “한 가지 문제는 비가 내릴 때 물을 가둬둘 시설이 없다는 점이다. 댐이 있는 이웃 카르나타카주는 물길을 열어주려 하지 않는다.”더 뿌리 깊은 문제도 있다. 보렐라는 기도하러 사원에 들어가던 한 무리의 사람들을 기억한다. 그는 “입장하기 전에 깨끗한 물로 몸을 씻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아무도 없는데 꼭지에서 계속 물이 흘러내렸다. 그런 물 낭비는 충격적이었다. 왜 그러는지 물었더니 무엇보다 종교가 중요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보렐라가 방문한 네 가정 모두 망자의 사진에 기도를 했다. 그는 “내가 방문했을 때 한 가정에선 하루에 아버지와 두 아들 총 3명의 사진을 벽에 걸었다”고 말했다. 타밀의 고대 시 ‘파티나팔라이’는 무더운 달에도 계속 흐르는 카베리 강을 찬양하며 신들이 내리는 자비라고 노래한다. 그러나 지금은 신들뿐 아니라 인도 정부도 농민을 저버린 듯하다. - 메리 케이 실링 뉴스위크 기자

2018.09.03 12:06

4분 소요
[지구촌 이모저모] 인도 | 지난 30년간 기후변화로 6만 명 자살

국제 이슈

인도의 급증하는 높은 자살률이 지난 30년에 걸친 온도 상승 추세로 인한 작물 피해와 관련된 것으로 최근 조사에서 밝혀졌다.전 세계 자살의 5분의 1이 인도에서 일어난다. 자살자가 통상적으로 한 해 13만 명을 웃돈다. 인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는 상황에서 기온상승으로 인한 수확감소가 지난 30년에 걸친 자살 증가의 원인으로 의심된다. 인도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최근 조사에서 생육기의 온도가 높은 해에 자살률이 더 높았다. 생육기는 작물이 온도에 가장 민감한 시기이며 온도가 너무 높으면 작황이 나쁠 가능성이 더 크다. 지난 30년 동안 총 5만9000건의 자살이 이들 평균 이상의 기온과 관련된 것으로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조사에서 나타났다.미국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의 태마 칼턴 교수는 ‘인도에선 그동안 과학적인 증거 부족에도 불구하고 농가소득의 변동성 확대를 자살률 급증의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국가적 논의가 전개돼 왔다’고 논문에 썼다. ‘이들의 주장에선 가뭄과 고온이 유력하게 언급된다. 이상기후로 수확량이 감소해 농가의 부채부담이 커지면서 자살하는 농민들이 생겼다는 주장이다.’칼턴 교수는 인도 32개 주와 연방 직할령 각각의 47년치 자살기록과 기후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트렌드를 확인했다. 생육기 기온이 20℃ 평균을 웃도는 날에는 인도 전역에서 자살자가 67명 더 발생했다. 그는 이렇게 결론을 맺었다. “2050년까지 인도의 평균 기온이 최대 3℃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의 조사 결과는 대책을 세우지 않을 경우 기온상승에 따른 자살자 수가 더욱 늘어날 것임을 시사한다.”- 마사 헨리케스 아이비타임즈 기자

2017.08.21 14:08

2분 소요
정부 ‘스마트 팜’ 확산에 팔 걷어붙여

정책이슈

인구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신음하는 농촌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스마트 팜이 확산되고 있다. 농작물의 생산량 증대와 관리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효과를 얻고 있다. 장면 하나. 대형 수조에 향어와 역돔같은 담수어를 기르면 담수어의 아가미에서 암모니아가 나온다. 이 암모니아를 질산염으로 처리를 하면 식물 배양액을 추출할 수 있다. 이 배양액은 식물을 키우는 데 사용하고, 이 배양액을 필터로 정화해서 다시 담수어를 기르는 물로 사용한다. 여기에 이산화탄소나 온도와 습도 등이 모두 자동으로 제어가 된다. 아쿠아포닉스라는 수경재배 방식은 ICT(정보통신기술)와 결합해 일반 작물은 20%, 특정 작물은 15배 이상 생산량이 증대했다. 카이스트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한 박아론과 카이스트 기계과 출신의 전태병 공동대표가 창업한 스타트업 만나씨이에이 이야기다.장면 두번째. 전남 화순 딸기영농조합법인은 2010년 ICT 융복합 모델개발에 참여해 ICT 효과를 체감했다. 2014년 스마트 팜 확산사업으로 농가 전체면적을 스마트 팜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양액을 공급하고 원격 자동 관리로 온실을 최적상태로 유지하면서 생산량이 12.5%가 증가했다. 온실 관리 시간은 하루 6시간에서 1시간으로 83%나 줄었다.스마트팜 도입으로 생산량이 증대하고 관리 시간이 줄어드는 효과를 본 사례는 이밖에도 많다. 전남 담양의 딸기농장 원스베리는 스마트팜으로 생산량이 19% 증가했고, 전남 화순의 토마토 농장인 삼천리농장은 생산량을 20%나 늘이는 효과를 봤다. 경북 성주의 도흥리 참외마을, 전북 김제의 유연영농조합법인, 경북 김천의 한빛농장, 경기도 안성의 고바우농장 등도 스마트 팜 도입으로 생산성의 향상을 일궈냈다. ━ 농촌 인구 고령화 해결책으로 대두 ICT 기술을 농업에 도입하는 스마트 팜이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 팜이란 ICT를 온실이나 축사·과수원 등에 접목해 원격 혹은 자동으로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제어 관리하는 농장을 말한다. 시간과 노동력을 덜 투입해도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게 목적이다. 스마트 팜을 도입한 농가들의 만족도도 높다. 지난해 11월 서울대학교가 전국 55개 농가를 대상으로 ‘2015년도 스마트 팜 도입효과’ 설문 조사 결과 생산성은 25.2%, 고용노동비 절감 9.5% 등의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에서 스마트 팜이 늘어나는 것은 농촌인구의 감소와 곡물자급률 하락 등 농촌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되기 때문이다. 농촌인구의 감소와 고령화는 통계청 수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지난 4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5 농림어업총조사’ 잠정 집계 자료에 따르면 2000년 138만3000가구였던 농가 수는 2005년 127만3000가구, 2010년 117만7000가구, 2015년 108만9000가구로 급속하게 줄었다. 전체가구 대비 비중도 2000년 9.7%에서 2015년 5.8%로 급락했다. 2015년 12월 현재 농가 인구는 256만 9000여명으로 2010년에 비해 49만4000명(16.1%)나 감소했다. 고령화 현상도 급속도로 진행 중이다. 2000년 농가 경영주의 평균 연령이 58.3세였지만, 2015년에는 65.6세로 나타났다.농촌 인구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는 농업 경쟁력과 농지 감소 같은 상황을 불러왔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 팜이 추진되는 것이다.정부도 스마트 팜 확산에 팔을 걷어 붙였다. 지난해 10월 농림부는 2017년까지 시설원에 4000ha, 축산농가 700호, 과수 농가 600호에 스마트 팜을 보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관련 예산도 2015년 246억 원에서 2016년에는 454억원으로 늘리고, 시설원예의 경우 관련 사업 예산의 60%를 ICT 시설 중심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농업진흥청도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스마트 팜 관련 기술개발을 위해 143억원을 투자하고, 시범 농장을 도별 1개소 씩 육성한다고 발표했다.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같은 통신사는 스마트 팜 관련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2014년 10월부터 세종시 연동면을 대상으로 추진된 세종창조마을에서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스마트팜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SKT는 이곳에 태양광 발전단지, 스마트팜 솔루션, 스마트로컬푸드 시스템 등을 구축한 상황이다. SKT가 구축한 ‘지능형 비닐하우스 관리시스템’은 스마트폰을 통해 재배시설을 열고 닫을 수 있고, 온도와 습도 등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생산성이 22.7%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신안군 임자도에 기가아일랜드를 구축한 KT는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어린이 체험형 스마트 팜을 열었다. 실시간으로 농작물을 모니터링하고, 스마트 기기를 통해 하우스 시설을 열고 닫을 수 있다. 온도와 습도도 언제 어디서나 제어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 팜 솔루션과 LTE 망을 연동하는 서비스를 경기도와 강원도 등 100여 개 농가에 제공 중이다.하지만 한국의 스마트 팜 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처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스마트 기기를 통해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고, 재배시설을 열고 닫고, 환풍기나 스프링클러 같은 기기를 운영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2015년 8월 펴낸 ‘스마트팜 기술동향 및 전망’ 보고서는 “한국의 스마트 팜은 선진국에 비하면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면서 “유럽을 비롯한 일본이 자체 개발 시스템을 적용해 재배작물 품목을 확대하고 생산성을 향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한국은 주요 장비가 외산에 의존하고 있고, 단위 면적당 작물 생산량이 네덜란드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지적하고 있다.또한 국내 스마트 팜 정책은 생산성 증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농업 전문가들은 “농촌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생산성 증대보다는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농림부는 aT 사이버거래소, Pos-Mall(수퍼마켓 Pos 단말기를 통해 신용카드로 입점된 농산물을 구매하면 산지유통조직에서 수퍼마켓으로 배송한 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시스템),로컬푸드 통합관리 시스템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현장 활용도가 낮은 상황이다. 만나씨이에이 전태병 공동대표는 “농산물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농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산물의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스마트 팜 시스템이 단순히 생산량을 높이는 데서 벗어나 유통과 서비스를 아우르는 농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2016.09.2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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