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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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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창업주 손자, 한국에 세계 최대 AI 데이터 센터 건설 추진

산업 일반

LG 창업주 손자인 브라이언 구(Brian Koo) 등이 한국에 세계 최대 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이 데이터 센터의 규모는 3기가와트(GW)로, 최대 350억 달러(약 50조원)가 투자될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1기가와트 이상의 전력을 보유한 데이터 센터는 흔치 않다. 이 규모는 미국에서 오픈AI와 소프트뱅크가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의 하나로 텍사스에 건설되는 데이터 센터의 약 세 배 큰 규모다. 1기가와트는 75∼100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과 맞먹는 수준인데, 그 규모의 3배라는 것이다.이 프로젝트는 ‘스톡 팜 로드’(Stock Farm Road)라는 투자 그룹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투자 그룹의 공동 창립자는 LG 창업주 손자인 브라이언 구(Brian Koo)와 런던 및 요르단에 기반을 둔 투자사 BADR 인베스트먼트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아민 바드르엘딘이다. 스톡 팜 로드는 초기 투자금으로 100억 달러를 투입하고, 장기적으로 최대 3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브라이언 구는 “현재 한국의 데이터 센터는 주로 국내 수요를 맞추고 있지만 한국은 세계 시장을 겨냥한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적절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WSJ은 데이터 센터가 들어설 구체적인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남서부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투자자들이 전력 및 수자원 확보 등의 지원을 받기 위해 전라남도와 협약을 체결했다며 전남 지역 가능성을 시사했다. 스톡 팜 로드 등은 데이터 센터 건설을 올해 초 착공할 계획이다.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다만 WSJ는 “데이터 센터 건설을 위한 공급망 부족 문제와 엔비디아의 AI 칩 공급난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데이터 센터 프로젝트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 프로젝트도 2028년 이후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한국의 대규모 데이터 센터 건설은 AI 열풍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에도 전 세계적으로 AI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 중동에서도 데이터 센터 프로젝트가 활발히 추진 중인 가운데 아시아에서는 한국 외에도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 등지에서 저렴한 토지와 인건비를 활용한 데이터 센터 단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5.02.19 18:01

2분 소요
10억 간다고?…트럼프 ‘친 가상자산’ 행보에 ‘코인 불장 올까’

가상화폐

대선 기간 가상화폐 친화적 정책을 약속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코인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트럼프는 23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집무실에서 ‘디지털 금융 기술 분야의 미국 지도력 강화’라는 제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지난 20일 취임 이후 4일 만에 내놓은 가상화폐 업계 관련 첫 조치다.행정명령에는 구체적으로 ▲대통령 경제위원회 직속 가상자산 실무그룹 신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CBDC) 금지 ▲2022년 3월에 발동된 ‘행정명령 14067(디지털 자산의 책임 있는 개발 보장)’ 폐지 ▲2022년 7월 발표된 ‘디지털 자산에 대한 국제 참여 프레임워크’의 즉시 폐지 등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가상화폐 산업 육성과 “미국이 지구의 가상화폐 수도이자 비트코인 강대국이 되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이날 서명 행사에는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인공지능(AI)·가상자산 정책 책임자로 임명된 데이비드 색스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COO)도 동석했다. 트럼프는 행정명령에서 색스를 수장으로 디지털 자산 관련 정책에 대해 백악관에 조언하는 실무그룹을 창설하라고 지지했다. 해당 조직에는 재무부, 법무부,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 다른 정부 기구들도 관여할 예정이다.실무그룹은 트럼프 2기 정부의 가상자산 규제 방향을 검토하게 된다. 아울러 국가 차원에서 디지털 자산을 비축하는 방안에 대한 평가를 포함한 입법 관련 제안을 담은 보고서를 향후 약 6개월 안에 대통령에게 제출해야 한다.이밖에 디지털 자산의 정의를 명확히 하고 미국 달러를 기반으로 하는 스테이블코인 개발·성장을 촉진하는 내용 등이 이번 행정명령에 포함됐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 화폐인 달러 등과 일대일로 가치가 연동되는 코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검토해왔던 CBDC의 설립·발행·촉진 금지 등도 명시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프라이버시 침해를 이유로 CBDC 연구와 발행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또 행정명령에는 가상자산 업체들을 위한 은행 서비스가 보호받도록 하고, 중앙은행의 디지털통화 창설을 금지하는 내용도 담겼다.다만 블룸버그 통신과 코인데스크 등 매체들은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번 행정명령에 비트코인의 전략적 자산 비축에 관한 내용이 명시되지 않은 데 대해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을 공언해왔다. 지난해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서 “미국 정부가 현재 보유하거나 미래에 획득하게 될 비트코인을 100% 전량 보유하는 게 내 행정부의 정책이 될 것”이라며 “이것은 사실상 미국의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량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트코인 계속 오를 것 vs '밈‘ 코인 주의보비트코인 비축량을 어느 수준으로 할지, 비트코인 외에 다른 가상화폐도 비축 자산에 포함될지 여부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라 것이란 전망이다. 가상화폐 펀드 스플리트 캐피털 설립자인 자히르 에브티카르는 “잘 생각해 보면,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단 1개 사는 것도 엄청나게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며 “다른 모든 정부가 뒤따라 사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이런 기대감으로 지난해 11월 미 대선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까지 약 50% 급등하는 등 주요 코인 대부분이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공화당은 이미 지난해 8월 미 연준이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삼고 5년간 약 100만 개를 매입해 20년간 보유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 가상화폐’ 행보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감과 부정적인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70만 달러(한화 약 10억원)에 도달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22일(현지시간) 핑크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패널로 참석해 “전 세계 국부펀드가 비트코인 시장에 적극 유입될 경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를 수 있다”며 “국부펀드가 비트코인에 2~5%씩 투자한다면 가격이 70만 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각국 정부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화폐 가치 하락이나 경제적·정치적 불안정성을 헤지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매수·보유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하며 이를 통해 비트코인이 국제적 거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핑크는 이어 “비트코인은 증권 및 주식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도 기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밈 코인 발행으로 코인업계가 허를 찔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전 자신의 이름을 딴 밈 코인 ‘오피셜 트럼프’를 발행한 데 이어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밈 코인 ‘오피셜 멜라니아 밈’까지 출시된 데 대해 이러한 업계 반응을 전했다.업계 일각에서는 2022년 대형 거래소 FTX 파산 이후 공들여 구축해왔던 가상화폐 신뢰성이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밈 코인 흥행으로 흔들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밈 코인은 내재적 효용 없이 패러디나 농담 등에 기반해 만들어지는 투기적 성격의 가상화폐를 가리킨다.

2025.01.27 14:00

4분 소요
50조 회사 몰락 ‘마진콜’ 사태 한국계 투자가 빌 황, 징역 21년 구형

증권 일반

2021년 3월 월가 파생금융상품 마진콜 사태를 일으켜 국제 금융회사들에 100억달러(약 14조원) 이상의 손실을 안긴 한국계 미국인 투자가 빌 황(한국명 황성국)이 징역 21년을 구형받았다. 로이터 통신은 1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이 황 씨에게 징역 21년 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설립자인 황 씨가 360억달러(약 50조원) 규모의 회사를 몰락시키고, 대출기관에 100억달러(약 14조원) 이상의 손실을 입힌 시세조작 혐의가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황 씨와 아케고스는 지난 2020년 투자은행(IB)들과 파생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와 차액거래(CFD) 계약을 통해 보유자산의 5배가 넘는 500억달러(약 70조원) 상당을 주식에 투자했다.황 씨의 차입금은 당시 1600억달러(약 223조원)까지 폭증했지만 투자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자 증거금을 추가로 내야 하는 마진콜 상황이 발생했고 결국 회사가 파산했다. 이로 인해 투자은행들이 입은 손실은 1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는 아케고스와의 거래로 맺은 손실에 따른 여파로 경쟁사인 UBS에 인수되기도 했다. 검찰은 황 씨가 아케고스의 포트폴리오에 대해 은행 측을 속이고 거액을 차입한 뒤 이를 자신들이 보유 중인 주식에 대한 파생상품에 투자해 주가를 조작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황 씨 측 변호인은 황 씨가 거짓말로 은행에 손실을 입혔다는 혐의를 검찰이 입증하지 못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황 씨가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고 재범 위험성이 낮으며 그간 자선활동을 벌여온 점 등을 형량에 참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황 씨는 지난 7월 사기와 공갈 등 10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으며 선고공판은 오는 20일 열릴 예정이다.

2024.11.16 17:15

2분 소요
‘동해 유전 분석’ 액트지오 고문, 법인 영업세 체납 의혹 남긴 채 출국

증권 일반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설립자이자 실소유자인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고문이 지난 5일부터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11일 출국했다.아브레우 고문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첫 국정브리핑으로 동해 심해에 다량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발표된 이후 화제로 떠올랐다. 액트지오가 사실상 그의 ‘1인 기업’이라 할 만큼 규모가 영세한 데다, 법인 영업세 체납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액트지오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액트지오는 지난해 2월 석유공사와의 계약 당시 1650달러 수준의 법인 영업세를 체납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돼 이 회사의 신뢰성을 두고 논란이 됐다.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 분석을 수행한 미국 액트지오를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상규명 없이는 시추 예산을 늘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진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액트지오가 (미국에서) 세금을 체납해 법인자격이 4년간 정지된 상태였음에도 석유공사가 계약을 체결했고, 또 액트지오가 개인의 절세를 위해 만든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도 불거졌다”며 이같이 밝혔다.진 정책위의장은 “국민의 의혹이 커지자 산업통상자원부는 공개됐던 자료마저 비공개로 전환하며 실체를 감추려 하고 있다”며 “국회의원들의 자료 제출 요구도 거부하고 있는데, 이 자체가 의혹을 인정하는 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앞서 액트지오의 체납 사실에 대해 지난 10일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한국석유공사와 계약 당시에는 몰랐다며 “정부를 대표해 죄송하다”고 말했다.최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액트지오의) 법인격은 살아 있어서 계약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다만 국제입찰에서 (액트지오의 체납 여부가) 요건은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또 “(입찰 시) 납세증명서를 첨부하게 돼 있었으면 그 과정에서 치유(해결)가 됐을 텐데 그런 부분까지 종합적으로 못 본 점에 대해서 석유공사를 포함해 정부를 대신해 죄송하다”고 했다.그러나 “체납 사실은 본질적인 자료의 전문성과는 별개의 내용”이라며 “체납 부분이 (액트지오가 분석한) 자료의 전반적인 신뢰성에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최 차관은 액트지오가 추후 시추탐사 위치 결정에도 일정 부분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최 차관은 “시추 위치는 궁극적으로 석유공사에서 정할 것”이라며 “시추 위치와 관련한 계약도 액트지오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액트지오가 전체적인 자료 해석과 작업을 수행한 기관이기 때문에 당연히 전반적인 시추 위치 선정에 대해서도 잘 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024.06.11 21:00

2분 소요
GS건설, CVC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 설립…130억원 출자

건설

GS건설이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을 설립한다. 혁신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기업에 투자하고, 동반성장 체계 구축을 위해서다. GS건설은 30일 100% 자회사(설립자본금 130억원)로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인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XPLOR INVESTMENT)’를 설립해 유망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투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현재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 등록을 추진 중이며 절차가 마무리되면 벤처캐피탈사로서 본격적인 투자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는 GS건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건설업 및 유관 산업 신기술벤처기업뿐만 아니라 비(非)건설 부분의 신성장 혁신 비즈니스를 만드는 신기술기업의 발굴∙투자 및 육성, 지원까지 추진한다. 이 회사의 이종훈 대표는 지난 2007년 벤처캐피탈 업무를 시작해 SK그룹의 CVC펀드운용,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공동 출자한 반도체 전략펀드운용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CVC인 롯데벤처스의 투자총괄임원으로 펀드운용, 투자, 엑셀러레이팅 업무를 총괄한 바 있다. 이를 통해 GS건설은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 벤처캐피탈사로서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장기적인 종합 지원과 함께 신성장동력을 발굴에 집중한다. 또한 전통건설업의 한계를 넘어선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혁신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GS건설이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을 설립한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급변하는 건설산업의 환경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화와 첨단기술을 내부개발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도입해 적극적인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건설업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DT)이 미래성장을 위한 생존의 필수 요소가 됐다. 이를 위해서는 혁신 기술 간 상호 융·복합이 미래 성장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건설업의 DT의 방향성은 디지털화·자동화·제조화로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건설업 자체 기술 발전뿐만 아니라 ICT·로봇·제조업 등 타 산업의 기술과 융·복합되야 한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은 현재 모듈러, 수처리, 2차전지 리사이클링 등 다양한 신사업에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건설업의 디지털 전환이 혁신기술 간 상호 융·복합에 의해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신기술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외부의 DT관련 기술들을 도입해 건설업에 접목·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뿐 아니라 동반성장을 통해 국내 건설업을 성장시키고 대기업-스타트업의 모범적인 동반성장 벤처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허윤홍 신사업부문 대표는 “GS건설은 기존 신사업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스타트업, 벤처캐피탈 등과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아 혁신 기업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스타트업과 GS건설 모두 국내를 대표하는 지속가능성장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2022.05.30 19:17

2분 소요
조선 최고 거부(巨富)가 독립운동에 헌신한 이유 [김준태 조선의 부자들⑪]

전문가 칼럼

“그는 조선에 태어나고 조선을 위하여 울고 웃고 조선을 위하여 죽었다.” -조만식 “조선에 이런 위인이 있었음을 조선은 아는가? 모르는가?” -함석헌 남강(南岡) 이승훈(1864~1930)을 추모한 말이다. 1930년 5월 9일, 오산학교의 설립자 이승훈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67세. ‘민족대표 33인’으로 관서 지역을 대표하는 교육자이자 기독교계 지도자였던 그는 105인 사건(신민회를 해체하고 항일 의식이 높았던 평안도·황해도 지역의 민족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일제가 날조한 데라우치 총독 암살미수 사건)으로 6년, 3.1운동으로 3년간 수감되는 고초를 겪었다. 하지만 이승훈은 일제에 협력을 거부하고 민족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힘을 기울였다. 개인의 영달보다 나라와 민족을 생각하는 그의 헌신적인 삶은 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을 받았는데, 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조차 ‘위대신산(偉大辛酸)한 생애’라는 부음기사를 낼 정도였다. 그런데 우리가 이승훈을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이며 종교 지도자로 기억하지만, 그는 뛰어난 기업가이기도 했다. 마음만 먹으면 조선의 물가를 뒤흔들 수 있을 정도의 부자였다고 한다. ━ “위기가 와도 다시 일어선다”…불굴의 상인 정신 이승훈의 어린 시절은 고달팠다. 태어난 지 8개월 만에 어머니를 잃었고, 10살에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와 아버지가 연이어 세상을 떠나면서 고아가 됐다. 먹고 살길을 찾아 헤매던 그는 평안북도 정주를 거점으로 활동하던 유기(鍮器) 거상 임일권의 사환으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온갖 허드렛일에 잔심부름하는 말단 사환에 불과했지만 성실함과 노력으로 이내 임일권의 총애를 받게 된다. 임일권은 그에게 판매 및 수금, 경리업무를 맡겼고, 유기제조공정도 익히게 했다. 그를 후계자로 삼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이승훈은 자기 사업을 해보겠다며 독립해 보부상이 됐다. 그는 평안북도에서 생산한 유기를 유기값이 비싼 황해도 목화 산지에 팔고, 대금으로 받은 목화를 다시 목화값이 비싼 평안북도 지역에 파는 식으로 큰 수익을 남겼다. 그렇게 번 돈에다 평안도의 거부 오희순에게 빌린 돈을 합쳐 유기 공장을 차렸다. 처음 사업은 순조로웠다.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여 생산성을 높였고 다양한 시도로 품질을 향상했다. 평양에 지점을 낼 정도로 번창했다. 한데 1894년 청일전쟁이 발발하면서 그의 노력은 무위로 돌아갔다. 평안도 지역이 전쟁터로 변하면서 이승훈의 유기 공장과 상점도 잿더미가 된 것이다. 누가 봐도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승훈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우선 자산 현황 및 부채 명세를 상세하게 정리해 오희순을 찾아갔다. ‘당장은 형편이 못 되지만 당신에게 빌린 돈은 꼭 갚겠다’, ‘지금 내가 재기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새로 사업 자금을 지원해줄 수 있는가?’라고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다른 채무자들이 전쟁을 핑계로 도망가고 연락을 끊어버린 그때, 최악의 상황에도 신용을 지키겠다며 찾아온 이승훈을 보며 오희순은 크게 감동했다. 이승훈이 믿을만하다고 생각한 그는 기존의 부채를 탕감하고 마음껏 쓰라며 사업 자금을 융통해주었다고 한다. 오희원은 훗날 오산학교에 기부금을 내기도 했다. 오희순의 지원으로 이승훈은 재기에 성공했다. 기존의 유기뿐 아니라 지물(紙物), 석유, 금계랍(퀴닌, 말라리아 치료제) 등의 서양 약의 총판이 됐고, 각종 잡화와 자재 유통일에 뛰어들었다. 조선 상업의 중심이었던 관서 지방의 물류·유통은 그의 손에 있었다고 말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었다. 오산학교의 1기 입학생이자 독립운동가 김도태가 지은 에 따르면 이때 이승훈의 자본금이 70만 냥에 이를 정도로 큰 부를 일궜다고 한다. 당시 소 한 마리 값이 1냥이었다. 물론, 이승훈이 늘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 관서 지역에서는 엽전의 값어치가 싸고 영남 지역에서는 비싼 점에 착안하여 엽전 1만 냥을 부산으로 보냈는데, 엽전을 실은 배가 다른 배와 충돌해 침몰하고 만 것이다. 명태 어획량이 감소하여 이를 대체할 동태를 사들였지만, 이듬해 명태 대풍(大豊)이 찾아와 헐값이 된 일도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러일 전쟁이 일어나자 군수물자로 피혁 제품 수요가 급증하겠다고 판단한 그는 소가죽을 대거 매입했다. 그러나 소가죽을 채 팔기도 전에 전쟁은 일본의 승리로 단기간에 종료됐다. 사업이 존폐의 갈림길에 설 정도의 타격이었지만 물류업으로 다룰 신상품을 발굴하는 등 능동적으로 대처했다. 이 밖에도 ‘태극서관’이라는 출판사를 설립하고, 이탈리아의 파마양행과 직교역을 추진하는 등 사업 다각화로 위기를 극복한다. ━ 일제 맞서 전략적 대응으로 조선 인재 일궈 이런 과정을 겪으며 이승훈은 ‘동맹과 전략적 제휴’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일본의 시장지배력과 제품 생산력과 막강한 자본력에 맞서기 위해서는 최소한 경쟁이라도 해볼 만한 수준의 생산 규모와 유통망이 필요하다. 모든 면에서 열세인 조선 상인과 자본가들이 연합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이승훈은 당시 수요가 많았던 자기(瓷器), 즉 사기그릇에 초점을 맞췄다. 유기그릇을 생산하고 유통한 경험도 있었지만, 그가 활동하던 평양은 고려자기의 발상지 중 하나로 자기의 품질에 대한 자긍심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하지만 일본에서 대량 생산된 사기그릇이 조선의 시장을 잠식하면서 사기그릇 상인과 자기 제조 장인들이 몰락하고 있었다. 이에 이승훈은 1908년 ‘평양자기제조주식회사’ 창립을 주도했다. 그가 초대 사장으로 취임한 이 회사에는 자기 제조 신기술을 개발한 정인숙, 자금 동원력을 가진 객주 상인 윤성운, 무역상 김양수·임석규·김남호·이덕환, 도자기 회사를 경영한 경험이 있는 박경석 등이 참여했다. 관서 지역을 대표하는 자본가, 상인, 제조업자가 망라됐는데, 대부분 관서 지역의 식산흥업운동(경제적 자강 운동), 오산학교(교육), 신민회(항일·애국계몽운동) 관련 인사라는 점에서 민족적 성향도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이승훈은 조선 시장의 경제주도권을 지키고 조선인의 상업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조선은 점차 망국의 길로 접어 들어갔고, 이승훈은 교육 사업에 관심을 돌린다. 그는 “총을 드는 사람, 칼을 드는 사람도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백성들이 깨어 일어나는 일이다”라고 역설했다고 한다. 이승훈은 오산학교 외에서 안창호의 대성학교 설립을 지원하는 등 조선의 젊은 인재들을 교육하는 일에 매진했다. 재산 대부분을 이 일에 투입한다. 일제의 탄압을 받아 큰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이렇게 그가 일군 토양 덕분에 백인제, 한경직, 주기철, 김소월 같은 거인이 자라났고, 염상섭, 홍명희, 함석헌 같은 지성들이 뜻을 펼칠 수 있었다. ※필자는 칼럼니스트이자 정치철학자다. 성균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같은 대학의 한국철학인문문화연구소에서 한국의 전통철학과 정치사상을 연구하고 있다. 우리 역사 속 정치가들의 경세론과 리더십을 연구한 논문을 다수 썼다. 저서로는 등이 있다. 김준태 칼럼니스트

2021.12.04 20:00

5분 소요
의료 AI 기업 루닛, 글로벌 헬스케어·의료 분야 전문가 대거 영입

IT 일반

의료 AI(인공지능) 기업 루닛이 글로벌 헬스케어 분야 전문가를 대거 영입했다. 루닛 AI 제품의 글로벌 시장 확대를 앞두고 국내외 생명공학기업 및 규제기관, 의료기관에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대거 등용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 글로벌 헬스케어 분야 전문가 3명 선임 루닛은 최근 루닛 스코프 사업부문에 켄 네스미스 최고사업책임자(CBO)를 선임하고, 전략기획실에 마커스 스코부스 총괄(VP)을, 루닛 인사이트 사업부문에 박수복 임상전략실장을 각각 영입했다. 켄 네스미스 CBO는 루닛의 AI 바이오마커 플랫폼인 루닛 스코프의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다. 네스미스 CBO는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자회사 파운데이션메디슨(FMI)이 인수한 액체생검 회사 렉슨트 바이오의 공동 설립자 및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했다. 그 이전에는 보스턴컨설팅그룹, 골드만삭스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에서 경력을 쌓으며 의료 및 생명공학 분야에서만 15년 이상 활동한 전문가다. 마커스 스코부스 VP는 루닛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중장기 계획 및 사업전략 수립을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스코부스 VP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10여 년간 근무한 생명공학 전문가다. 스코부스 VP는 로슈의 자회사 파운데이션메디슨(FMI)에서 기업전략 및 포트폴리오 기획을 담당하며 다양한 인수합병(M&A)을 직접 기획 및 실행했다. 박수복 임상전략실장은 응용수학 박사 출신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16년간 AI 및 의료 영상장치 규제 전략 전문가로 활약했다. 박 실장은 방사선 영상 연구뿐 아니라 AI 기반 소프트웨어 평가 및 규제 전략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루닛의 AI 영상분석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 제품 관련 품질 평가와 규제 전략 수립을 주도할 예정이다. ━ 글로벌 의료 분야 전문가 2명 영입, 자문위 구성 루닛은 이와 함께 헬스케어 비즈니스 전문가인 마크 저메인 안티브그룹 상무와 채영광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과대학 교수 등 의료·헬스케어 분야 전문가 2명을 추가로 영입해 전문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엘리엇 시걸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 ▶칸 시디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 ▶스캇 슈버트 전 GE헬스케어 글로벌 엑스레이 사업부 CEO ▶토니 목 홍콩 중문대 교수 ▶방영주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등 기존 위원들과 함께한다. 마크 저메인 상무는 지난 1991년부터 생명공학 분야 권위자로 활동하고 있다. 저메인 상무는 10여 개 이상의 바이오 기업을 공동 설립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시켰다. 그는 현재 비온드백스 제약, 플루리스템 테라퓨틱스 등 바이오 기업의 회장 및 이사회 멤버로 재직하고 있다. 20여 개 이상의 생명공학기업의 이사회 의장 및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채영광 교수는 미국 노스웨스턴대 파인버그 의과대학 종양학 교수이자 노스웨스턴대 루리 암센터 공동 소장이다. 채 교수는 약물 및 바이오마커 개발 관련 의학 논문을 110여 편 발행하고, 개인 맞춤형 정밀의학 및 결합치료 관련 115개 이상의 연구에 참여했다. 2020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루닛 스코프의 면역항암제 치료예측인자 관련 연구초록을 발표하기도 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글로벌 헬스케어 및 의료, 규제 분야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 집단이 대거 합류함에 따라 루닛 AI 제품의 글로벌 시장 가속화가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 인력을 적극 영입해 글로벌 시장 입지를 빠르게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2021.11.08 16:36

3분 소요
탱고의 열정을 마신다

산업 일반

세계 5대 생산국으로 역사·규모에서 칠레 와인 압도 “아르헨티나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지를 못해요. 와인도, 음식도, 심지어 라이프 스타일까지….” 아르헨티나 멘도사 공항에서 만난 휴버트 웨버는 스위스인이었다. 유럽에서 와인을 공부한 그는 1990년대 중반 ‘호기심’ 차원에 멘도사의 유서 깊은 양조장 와이너트(Weinert)에 인턴십을 지원했다. 그 후 17년째 멘도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와이너트의 총책임자가 된 그는 “와인 생산에서 멘도사만큼 뛰어난 자연 환경을 갖춘 곳이 없다”며 “잘 구워진 스테이크와 함께 아르헨티나 말벡 와인을 마실 때마다 행복을 느낀다”고 입을 열었다.웨버를 따라 찾은 곳은 와이너트 양조장 안에 위치한 레스토랑이었다.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아르헨티나 전통 스테이크 아사도를 주문했다. 아사도는 과거 아르헨티나 유목민들이 소를 잡아 장작불에서 장시간 동안 통째로 구워먹었던 것에서 유래된 음식. 웨버는 “멘도사에선 쇠고기를 숙성시키지 않기 때문에 외부에서 멘도사 아사도를 맛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아르헨티나는 사람보다 소가 더 많은 나라로 꼽힌다. 그만큼 목축업이 발달했다. 오랜 연구를 통한 품종 개량으로 아르헨티나의 쇠고기는 연하고 맛있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대부분 자국에서 소비한다. 웨버는 “아르헨티나 축산업자들은 소를 잡은 후 가장 좋은 부위는 가족이 먹고, 그 다음 좋은 부위는 마을 정육점에 판매한다. 그렇게 하고도 남으면 수출한다”며 웃었다.와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르헨티나는 세계 5위의 와인 생산 대국이다. 생산량이 많지만 자국 소비량도 많아 한국을 비롯한 해외 와인 애호가들에겐 아직 생소한 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국내에 수입된 와인 중 아르헨티나 와인은 금액 기준으로 8위에 그치고 있다. 반면 같은 남미권인 칠레의 경우 프랑스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자국 소비량 많아 한국선 낯설어두툼한 소갈비가 등장하자 웨버는 익숙하게 저장고에서 와인을 차례로 꺼내왔다. 화이트 와인인 2011년산 소비뇽 블랑을 시작으로, 2006년산 메를로(Merlot), 2005년산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그리고 2000년산 말벡(Malbec)까지. 하나같이 높은 산도가 특징. 웨버는 “아르헨티나 포도 품종들은 저마다 개성이 뚜렷하다”며 “안데스 산맥이 가져다 주는 신선함과 유럽 스타일의 양조 기법에서 나오는 숙성력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고 자신했다.아르헨티나는 세계 와인업계에서 미국, 호주, 칠레 등과 함께 와인의 신대륙으로 꼽히지만 사실은 신대륙도 아니다. 16세기 스페인이 남아메리카를 정복하는 과정에서 포도 경작 방법이 유입됐고, 당시 현지 토착민을 가톨릭으로 개종하는 과정에서 와인 생산도 시작됐기때문이다. 이후 유럽 이민자들이 급증하면서 와인산업이 꽃을 피웠다. 웨버는 “외국의 와인 바이어들이 종종 우리와 칠레 와인을 비교하지만 사실은 칠레에서 와인을 만든 사람들은 대부분 아르헨티나에서 이주했다”고 밝혔다.현재 아르헨티나 와인은 안데스 산맥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되고 있다. 대부분 해발 1000m 이상 고지대에 건조한 토양과 연중 일정한 온도, 250㎜ 미만의 적은 강수량으로 포도 재배에 최적의 기후를 자랑한다. 여기에 인공 관개 수로를 활용해 안데스 산맥에서 녹아 내리는 물을 이용하기도 한다.이 때문에 안데스 산자락에 위치한 멘도사는 남미 와인의 메카로 꼽힌다. 식사를 마친 후 웨버를 따라간 곳은 지하 저장고. 프랑스 보르도 못지 않은 시설을 갖춘 저장고엔 수십년된 와인 수만병이 숙성되고 있었다. 웨버가 이중에서 자신있게 꺼낸 와인은 1977년산 말벡이었다.와이너트의 설립자는 베르나르도 카를로스 와이너트다. 브라질 태생의 운수업자였던 그는 아르헨티나 와인을 브라질에 유통시키면서 와인 비지니스에 발을 디뎠다. 양조장까지 사들인 그는 멘도자의 유명 양조가인 라울 데 라 모타를 고용, 최초로 100% 말벡 와인인 ‘와이너트 에스텔라 말벡’(Weinert Estella Malbec) 1977년산을 선보이며 일약 와인업계 스타가 됐다.전세계 유명 와인 평론가들로부터 ‘신대륙과 구대륙의 조화’라며 아르헨티나 와인으로선 유례없는 호평을 받았다. 이승훈 소믈리에는 “1977년산 말벡의 경우 3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그 맛이 생생할 정도로 잠재력이 뛰어나다”며 “아르헨티나에서 이렇게 오래된 와인을 맛볼 수 있을 거라곤 기대하지 못했다”고 평했다.말벡은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포도 품종이다. 프랑스 남부가 고향이지만, 병충해에 약해 전세계에 널리 생산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고산지대이면서 건조한 기후 때문에 병충해 피해가 적어 말벡 생산에 뛰어나다. 특히 아르헨티나산 말벡은 그 맛이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해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은 물론 초보자들에게도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아사도와 같은 고기와 절묘한 궁합을 자랑해 미식가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웨버는 “요즘 와인 산업이 좋지 않다고 하지만 아르헨티나 와인의 수출은 매년 늘고 있는 추세”라며 “과거 싸구려 와인들이 주목받았다면 지금은 고가의 와인들이 더 많이 수출된다”고 밝혔다.최근 국내에서도 아르헨티나 와인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아르헨티나 와인은 금액 기준으로 전년대비 50% 이상 늘었다. 국내 수입 와인 중 가장 증가세가 높다. 와인21닷컴의 최성순 사장은 “국내 와인 시장의 경우 칠레나 프랑스 중심에서 다변화되고 있는 게 특징”이라며 “그중에서도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난 아르헨티나 와인이 주목 받고 있다”고 밝혔다. 가을과 어울리는 아르헨티나 와인 - 말벡 와인 초콜릿 무스 머금은 맛일본 와인만화책 『신의 물방울』 작가는 자신의 책에서 “아르헨티나 말벡을 마시면 왠지 탱고를 추는 정열적인 남녀가 떠오른다”며 “와인을 마시는 내내 낯선 곳으로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올 가을엔 남미의 열정과 여유가 물씬 담긴 아르헨티나 와인을 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와이너트를 비롯해 국내에서도 보석같은 아르헨티나 와인들이 즐비하다. 대부분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하다. 특히 허브향과 매콤함으로 한국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아르헨티나 와인은 맛과 향이 강하지만 타닌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 좋은 말벡 와인의 경우 초콜릿 무스를 머금은 듯 입안을 감싸돈다. 불고기나 등심 등 고기류와 함께 마신다면 질리지 않게 먹을 수 있다.▶안데스의 보석, 트라피체국내 수입되는 대표적인 아르헨티나 와인. 특히 ‘이스카이’의 품질은 프랑스 고급 와인에 뒤지지 않는다. 고산지대에서 생산되는 만큼 좋은 산도와 함께 부드러운 타닌을 느낄 수 있다. '트라피체 말벡 싱글 빈야드‘의 경우 올해 열린 ‘코리아 와인챌린지’에서 베스트 레드 와인에 선정됐다.▶남미의 떠오르는 강자, 트리벤토칠레 최대 와인 생산자인 '콘차이 토로'가 멘도자 지역에 설립한 와이너리. 트리벤토 골든 리저브 말벡의 경우 80년 이상된 포도나무에서 직접 손으로 수확한 포도를 사용해 전통적인 방법으로 양조했고, 프랑스산 오크통 숙성과 병 숙성을 거쳐 시장에 나온다.▶밸루 와인의 대명사, 도나 파울라국내에서 유명한 칠레 와인 카르멘과 산타 리타를 소유하고 있는 클라로 그룹이 1997년 아르헨티나에 설립한 와이너리. , 등 세계적인 와인 잡지를 통해 높은 평가를 받으며 급부상하고 있다. 부담없는 가격에 아르헨티나 와인 특징을 잘 느낄 수 있다. ▶아르헨티나 와인 대부, 카테나 자파타아르헨티나 와인의 대부로 불리는 니콜라스 카테나가 세운 회사. 100년 전 이탈리아에서 아르헨티나로 이주해 와인을 생산해온 카테나 집안은 니콜라스 카테나가 양조를 맡으며 세계적 와인 회사로 발돋움했다. 로버트 파커가 펴낸 에 남미에선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2012.11.1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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