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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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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리스크 덜어낸 이재용 회장…빅딜 기대감 높아진다

산업 일반

2020년 9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및 그룹 지배력 강화를 이유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불공정한 비율로 추진했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이 회장이 받은 혐의는 자본시장법 위반·업무상배임·주식회사외부감사법 위반 등 다양했다. 2024년 2월 5일 검찰의 기소 후 4년 만에 이뤄진 1심 선고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로부터 1년 후인 지난 2월 3일 2심 선고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대법원 상고를 검토한다고 발표했지만, 재계 등에서는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끝난 것 아니냐고 조심스레 내다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 회장의 2심 선고 결과에 대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2심 판결과 관련하여 AI·반도체 분야 글로벌 산업 지형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10여 년 동안 이 회장은 사법 리스크를 안고 지냈다. 자연스럽게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어려웠고, 삼성발 빅딜 소식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2심 선고 이후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라는 족쇄가 풀렸다는 점에서 재계 등에서 이 회장이 내놓을 빅딜과 삼성그룹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현금성자산은 103조원을 넘어섰다. 한국 기업 중 최대 규모다. 여전히 빅딜 여력이 있는 것이다. 이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했던 대규모 빅딜은 2017년 80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9조3400억원)에 달했던 하만 인수가 마지막이었다. 전장사업과 오디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내놓은 카드였다. 이후 2019년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와 독일 인피니언 인수설, 2022년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ARM 인수설과 13조원 규모의 노키아 모바일 네트워크 사업부 인수설 등의 소식이 나왔지만 그뿐이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AI·로봇·바이오 분야에서 빅딜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특히 AI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2심 선고 이후 바로 나왔다. 4일 오후 이 회장은 한국을 방문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3자 회동을 했다. 이들은 차세대 AI 인프라와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젝트는 오픈AI·소프트뱅크·오라클이 2029년까지 5000억 달러(약 727조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AI 프로젝트로 트럼프 대통령의 AI 패권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AI 주도권을 놓고 미·중이 다투는 패권 전쟁인 셈이다. 이 프로젝트에 이 회장이 참여하면 미국 관세 폭탄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2025.02.05 16:41

2분 소요
'간질간질' 중증 아토피 피부염…소아·청소년 환자 8년 새 두 배 늘어

바이오

중증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환자의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소아·청소년 환자의 증가세가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 아토피 피부염은 심혈관질환과 자가면역질환 염증성 장질환, 악성종양 등을 동반할 수 있어 초기 관리와 치료가 중요하다.안강모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김선우 엘에스케이글로벌파마서비스(LSK Global PS) 박사, 신상희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이지영 춘천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은 6세 이상 20세 이하 소아·청소년의 중증 아토피 피부염 유병률의 변화를 추적한 결과를 발표했다.연구팀에 따르면 소아·청소년의 중증 아토피 피부염 유병률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인구 10만명당 20명에서 40명으로 두 배 증가했다. 전체 아토피 피부염 환자와 비교했을 때 중증 환자의 비율도 2011년 0.76%에서 2019년 1.10%로 증가했다. 중증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소아·청소년의 수가 전체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증가세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는 뜻이다.연구팀 관계자는 "중증 아토피 피부염은 경증 아토피 피부염과 달리 만성 전신질환과 관련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고 했다. 안 교수도 "소아·청소년의 중증 아토피 피부염 유병률이 높아지면 만성 전신질환의 동반 위험도 커질 것"이라며 "중증 아토피 피부염을 예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질환을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국제학술지에 실렸다.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연구사업이 이번 연구를 후원했다.

2024.07.08 15:07

1분 소요
네오플, 루게릭병 등 중증근육성 희귀질환 환우를 위한 병원 건립에 20억원 기부

IT 일반

네오플이 루게릭병 등 중증근육성 희귀질환 전문요양병원 건립을 위해 총 20억 원의 기부금을 재단법인 승일희망재단에 지원한다고 13일 밝혔다.국내 최초로 건립되는 전문요양병원은 중증근육성 희귀질환 환우에게 맞춤 의료 및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2024년 12월 개원을 목표로 경기도 용인시에 건립되며, 연면적 4995㎡(약 1511평)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약 76개 병상과 재활치료시설을 갖추게 된다.기부금은 전문요양병원의 건축 비용과 개원 후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인건비 및 운영비로 사용될 예정이다.전문요양병원에서는 환우의 질병 특성과 투병 과정에 적합한 전문 의료, 재활, 간호 및 간병 서비스를 24시간 365일 제공하며, 환우의 가족에게는 간병의 부담을 경감시켜 평범한 일상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특히 병원 의료진을 통한 맞춤 교육시스템을 갖춰 환우의 특성에 맞는 간병서비스를 제공함은 물론, 주 질환을 비롯한 당뇨, 고혈압, 폐렴 등 2차 질환에 대한 의료 서비스와 신체 기능 유지를 위한 재활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지역사회 자원봉사 인력을 적극 활용하고 환우들의 문화여가 활동을 최대화할 계획이다.네오플 윤명진 대표는 “전문적인 의료 지원과 간병, 돌봄 서비스를 간절하게 필요로 하는 중증 희귀질환 환우들과 그 가족들의 목소리에 깊이 공감해 건립에 참여하게 됐다”며 “병원이 안정적으로 개원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관심과 응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재단법인 승일희망재단 박승일 대표는 “중증근육성 희귀질환 환우들을 위한 기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그간 어려움을 겪었을 환우들에게 전문요양병원 건립이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진심을 담아 응원을 보낸다”고 소감을 전했다.한편, 13일 경기도 용인시에서 열린 희귀질환 전문요양병원 착공식에는 승일희망재단 박승일, 션 공동대표, 네오플 윤명진 대표이사, 이원만 총괄 디렉터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해 병원 건립을 위한 첫 걸음을 함께 축하했다.네오플은 제주도 장애 어린이들을 위한 IT 교육 환경 조성, 결식 우려 아동을 위한 밑반찬 지원, 백혈병 소아암 환아 지원, 보호대상 아동 디딤씨앗통장 적립금 지원, 방과 후 공부방 ‘꿈들’ 지원, 저소득 조손가정 위탁아동 지원, 범죄피해자 일상회복 후원 등 제주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하게 실천해 나가고 있다.

2023.12.13 17:54

2분 소요
故 이건희 회장 2주기…‘KH 유산’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산업 일반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별세한 지 2년이 지났지만 그가 남긴 ‘KH(건희) 유산’은 의료계와 미술계 등에서 여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천문학적 규모의 사회 환원을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은 지난해 4월 고인이 평생 모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점을 국가기관 등에 기증하고, 감염병 극복 지원(7000억원)과 소아암 희귀질환 지원(3000억원) 등 의료 공헌에 1조원을 기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유산의 약 60%에 달하는 규모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12조원 이상의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상속 재산의 상당 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예상을 깬 사회 환원이었다. 미술계에서는 방대한 작품의 기증이 국민의 문화 향유권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이중섭의 '황소' 등이 포함된 '이건희 컬렉션'은 감정가로 2조∼3조원에 이르며, 시가로는 10조원이 넘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은 작년 7월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을 관람하면서 "소중한 문화유산을 국민에게 돌려드려야 한다는 고인의 뜻이 실현돼 기쁘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된 특별전은 매회 매진을 기록하며 '이건희 컬렉션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현재까지 72만명의 관람객이 기증품을 감상했다. 대구미술관과 박수근미술관 등 지방 미술관에도 관람객이 몰리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25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과 2026년 시카고 박물관에서 특별전을 여는 방안을 논의 중이고, 이건희 회장 컬렉션과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소장품의 맞교환 전시도 검토 중이다. 인터파크티켓에 따르면 1주년 기념전의 입장권 예매자 중 20∼30대 비율이 70.4%를 차지할 만큼 젊은 세대로 미술 수요층이 확장됐다.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은 특별전을 관람할 때마다 찍은 인증샷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화제가 됐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작년 보고서에서 '이건희 컬렉션'이 생산 유발 2468억원, 부가가치 유발 1024억원, 취업 유발 2144명 등 총 3500억원의 경제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의료계서도 성과 KH유산은 의료계에서도 빛나고 있다. 이 회장의 ‘인간 존중’ 철학에 기반한 의료 공헌이 국내 의료계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감염병 극복을 위해 기부하기로 한 이 회장의 유산 7000억원 중 5000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다. 첨단 설비를 갖춘 120∼150개 병상 규모로 국내 민간병원 중 최대 규모다. 또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과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사용된다. 또 유족이 가정 형편 어려운 소아암과 희귀질환 환아를 위해 3000억원을 기부함에 따라 향후 10년간 이들에게 유전자 검사·치료, 항암 치료, 희귀질환 신약 치료 등을 위한 비용을 지원하게 된다. 소아암 환아 1만2000여 명, 희귀질환 환아 5000여 명 등 1만7000여 명이 도움을 받게 될 전망이다. 소아암과 희귀질환 임상 연구, 치료제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도 9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은 작년 8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사업단'을 발족하고 공모 방식으로 소아암 21건, 희귀질환 12건, 공통연구 21건 등 총 54개의 추진 과제를 선정했다. 사업단은 지난달부터 전국 9개 주요 병원과 함께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을 앓는 전국의 소아 환자들을 위해 검사비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올해 말부터는 환아 검사와 치료 지원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과제 책임자인 홍경택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의미 있는 기부금으로 전국 소아청소년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아들에게 중요한 검사를 무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2022.10.25 19:05

3분 소요
삼성, 사상 최고 12조원 상속세 납부·4조원대 사회 환원한다

산업 일반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사상 최고 수준의 상속세를 납부한다. 상속세 납부액은 12조원 이상으로, 지난해 우리 정부의 상속세 세입 규모의 3~4배 수준에 달하는 금액이다. 고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 계열사 주식과 미술품, 부동산, 현금성 자산 등을 더하면 상속재산은 총 26조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상속 재산의 절반 가량을 세금으로 납부하는 셈이다.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올해 4월부터 2026년까지 5년간 6차례에 걸쳐 상속세를 분납할 계획이다. 연부연납을 하더라도 당장 이달 30일까지 2조원 대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유족들은 지난해 받은 삼성전자 특별 배당금 1조 3079억원을 이달 말 상속세 납부에 주요 재원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이후에는 유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예금과 신용 대출로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 3조원대 미술품·7000억원 의료 공헌...사회 환원에 4조원 쓴다 삼성일가는 12조원 이상의 사상 최고 수준의 상속세를 납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료 공헌’과 ‘미술품 기증’ 등의 사회 환원을 실천할 방침이다. 의료 공헌 측면에서 감염병 대응,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에 1조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먼저 유족들은 감염병 대응에 7000억원을 기부할 방침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로 전세계가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인류의 최대 위협으로 부상한 감염병에 대응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다. 이 중 5000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일반‧중환자‧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 설비까지 갖춘 150병상 규모의 세계적인 수준의 병원으로 건립된다.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 및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사용된다. 유족들은 기부금을 국립중앙의료원에 출연하고, 관련 기관들이 협의해 감염병전문병원과 연구소의 건립 및 운영 등에 활용한다. 유족들은 소아암·희귀질환에 걸려 고통을 겪으면서도 비싼 치료비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30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투입하는 금액은 3000억원으로,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 환자 지원 사업을 운영한다. 앞으로 10년간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들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치료, 항암 치료, 희귀질환 신약 치료 등을 위한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며, 전국에서 접수를 받아 도움을 가장 필요로 하는 어린이 환자를 선정해 지원한다. 세부적으로는 백혈병‧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 지원에 1500억원,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 지원에 600억원, 소아암‧희귀질환 임상연구 및 치료제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 900억원이 투입된다. 향후 10년 동안 소아암 환아 1만2000여명, 희귀질환 환아 5000여명 등 총 1만7000여명이 도움을 받게 될 것이란 게 삼성그룹 측의 설명이다. 유족들이 이같은 사회환원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생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을 거듭 강조한 故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다. "이번 상속세 납부와 사회환원 계획은 갑자기 결정된 게 아니라 그동안 면면히 이어져온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란 게 삼성그룹 측의 설명이다. ━ 국보 포함 이건희 컬렉션, 국민 품으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은 기록적인 금액의 상속세 납부와 기부 뿐 아니라 한국 예술계에도 큰 공헌을 한다. 28일 삼성그룹 등에 따르면 유족들은 이 회장이 소유했던 고미술품과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서양화 작품, 국내 유명작가의 근대미술 작품 등을 기증하기로 했다. 총 1만1000여건, 2만3000여점이 대상이며, 이 중에는 국보 등 지정문화재가 다수 포함됐다. 유족들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추성부도〉(보물 1393호), 고려 불화 〈천수관음 보살도〉(보물 2015호) 등 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을 비롯해 국내에 유일한 문화재 또는 최고(最古) 유물과 고서, 고지도 등 개인 소장 고미술품 2만1600여점은 국립박물관에 기증한다. 또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장욱진의 〈소녀/나룻배〉 등 한국 근대 미술 대표작가들의 작품 및 사료적 가치가 높은 작가들의 미술품과 드로잉 등 근대 미술품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되는 작품 중에는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호안 미로의 〈구성〉,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를 비롯해 샤갈, 피카소, 르누아르, 고갱, 피사로 등의 작품이 있다. 국내에서도 서양 미술의 수작을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밖에 한국 근대 미술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작품 중 일부는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작가 연고지의 지자체 미술관과 이중섭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등 작가 미술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지정문화재 등이 이번과 같이 대규모로 국가에 기증되는 것은 전례를 찾을 수 없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유족들의 기증으로 국내 문화자산 보존은 물론 국민의 문화 향유권 제고 및 미술사 연구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국가경제 기여, 인간 존중, 기부문화 확산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한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한 취지”라며 “유족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사회환원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족들뿐 아니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관계사들도 다양한 사회공헌 방안을 추진해 사업보국(事業報國)이라는 창업이념을 실천하고,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1.04.28 13:55

4분 소요
故 이건희 회장 유족, 감염병‧희귀암 환자 등에 1조원 통 큰 기부

산업 일반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은 12조원 이상의 사상 최고 수준의 상속세를 납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료 공헌’과 ‘미술품 기증’ 등의 사회 환원을 실천할 방침이다. 28일 삼성그룹 등에 따르면 유족들은 의료 공헌 측면에서 감염병 대응,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에 1조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먼저 유족들은 감염병 대응에 7000억원을 기부할 방침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로 전세계가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인류의 최대 위협으로 부상한 감염병에 대응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다. 이 중 5000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일반‧중환자‧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 설비까지 갖춘 150병상 규모의 세계적인 수준의 병원으로 건립된다.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 및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사용된다. 유족들은 기부금을 국립중앙의료원에 출연하고, 관련 기관들이 협의해 감염병전문병원과 연구소의 건립 및 운영 등에 활용한다. 유족들은 소아암·희귀질환에 걸려 고통을 겪으면서도 비싼 치료비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30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투입하는 금액은 3000억원으로,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 환자 지원 사업을 운영한다. 앞으로 10년간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들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치료, 항암 치료, 희귀질환 신약 치료 등을 위한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며, 전국에서 접수를 받아 도움을 가장 필요로 하는 어린이 환자를 선정해 지원한다. 세부적으로는 백혈병‧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 지원에 1500억원,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 지원에 600억원, 소아암‧희귀질환 임상연구 및 치료제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 900억원이 투입된다. 향후 10년 동안 소아암 환아 1만2000여명, 희귀질환 환아 5000여명 등 총 1만7000여명이 도움을 받게 될 것이란 게 삼성그룹 측의 설명이다. 유족들이 이같은 사회환원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생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을 거듭 강조한 故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다. "이번 상속세 납부와 사회환원 계획은 갑자기 결정된 게 아니라 그동안 면면히 이어져온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란 게 삼성그룹 측의 설명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국가경제 기여, 인간 존중, 기부문화 확산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한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한 취지”라며 “유족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사회환원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족들뿐 아니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관계사들도 다양한 사회공헌 방안을 추진해 사업보국(事業報國)이라는 창업이념을 실천하고,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2021.04.28 11:28

2분 소요
[최은경 기자가 만난 ‘판교밸리언’(4)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 “바이오 기업들 더욱 저돌적이어야”

바이오

137개. 판교 테크노밸리에 있는 바이오 기업 수다. 이 가운데 21개 회사가 3개 동으로 이뤄진 코리아바이오파크에 모여 있다. 이곳에서 도보 15분 거리에는 제대혈(출산 후 탯줄에서 나온 혈액) 1위 기업인 메디포스트가 있다. 2014년에 서울 서초동에서 판교로 사옥을 옮긴 이곳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의약품 허가 규제 완화로 주목받고 있다.5월 18일 식약처는 희귀질환·암 같은 일부 질환 치료 신약에만 허용하던 조건부 허가제를 알츠하이머·뇌경색 등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보통 신약 임상시험은 3상까지 하는데 2상 시험 자료로도 허가를 내주겠다는 얘기다. 메디포스트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뉴로스템’의 임상시험(1상, 2상 전기)을 하고 있다.5월 24일 메디포스트 본사에서 만난 양윤선(52) 메디포스트 대표는 “꼭 필요한 약이 개발될 때까지 10~15년 걸려 안타까웠는데 이번 규제 완화는 잘한 일”이라며 “앞으로 바이오 기업의 개발 의지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건부 허가가 난립하면 안전성에 문제가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정상적으로 심사하고 규정을 지키면 괜찮을 것”이라며 “다만 제도를 잘 운용하려면 정부 조직이 수평적·합리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 제대혈 보관 시장 독보적 1위 메디포스트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병 치료제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이 분야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2012년 한국에서 허가를 받은 ‘카티스템’은 퇴행성 혹은 외상으로 손상된 무릎 연골을 재생시키는 치료제다. 양 대표는 “세계에서 유일한 퇴행성 관절염 분야 줄기세포 치료제”라며 “개발하는 데 10년 넘게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 약은 이제까지 전국 300곳의 병원에서 3000여 명의 환자에게 투여됐다.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도 환자 중 한 명이다. 미국에서 역시 1상, 2상 전기 시험을 진행 중이고 내년에 임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2013년에는 호주·인도·홍콩 기업과 계약해 외국에도 판로를 열었다.뉴로스템 역시 임상에 성공하면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계 최초의 치매 치료제가 된다. 폐 질환 치료제 ‘뉴모스템’은 한국에서 2상 시험을 끝내고 미국에서 1·2상 임상시험 중이다. 이 외에 뇌졸중·급성호흡부전증후군·루게릭병에 대한 전(前)임상 연구도 하고 있다.현재 메디포스트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은 신생아의 제대혈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해 보관하는 제대혈 은행 ‘셀트리’다. 지난해 매출 375억원 가운데 68%가 여기서 나왔다. 양 대표는 “한국 가족 제대혈 보관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한다”며 “현재 제대혈 21만 개를 보관 중이고 540여 건의 제대혈 이식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대혈에 있는 조혈 모세포(혈액을 만드는 세포)와 간엽줄기세포(연골·뼈·근육·신경 등으로 자라는 세포)가 손상된 조직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기 때문에 제대혈을 보관하면 백혈병, 소아암, 재생불량성 빈혈 등의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디포스트는 2005년 재생불량성 빈혈인 4세 아동에게 한국 최초로 자가(自家) 제대혈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이 회사는 최근 화장품 시장에도 도전장을 냈다. 지난해 여름 ‘셀피움’ 브랜드를 내고 온라인 시장, 면세점 등에서 줄기세포 배양액이 함유된 기능성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직 성과는 크지 않다. 양 대표는 “줄기세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없애고 소비자에게 기술적인 부분을 쉽게 설명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양 대표가 메디포스트를 설립한 것은 2000년이다. 서울대 의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업을 하기 전에는 서울대학교병원·삼성서울병원에서 임상병리과 전문의로 일하며 제대혈 보관 업무를 했다. “백혈병·소아암 환자들이 골수 기증자가 없어 이식을 못 받는 상황을 보면서 제대혈 보관과 난치성 질환 치료 연구가 절실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처음엔 경영자로 나설 생각이 아니었다. 기술 임원으로 참여했다가 동업자에게 사기를 당해 직접 발 벗고 나선 것. 양 대표는 전국의 산부인과를 다니며 산모와 의사에게 제대혈 보관이 필요하다고 알렸다. 서울의 작은 임대 사무실에서 직원 10명과 함께 연구·영업을 병행했다. “늘 힘든 일이 생기지만 포기하고 싶던 적은 없었어요. 의사일 때는 정해진 대로 살았지만 사업을 했기 때문에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잖아요.”그는 매사 긍정적이다. 고민하는 대신 ‘정리정돈’을 한다.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으니까요. 후회하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정리해나가는 거죠.” 그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은 지난 16년 동안 앞을 보며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10명이던 직원은 210명으로 늘었고 지난해 매출 375억원을 기록했다. 또 미국·유럽의 국제 특허 38건을 포함해 59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임직원 중 연구 인력이 절반 이상으로 매년 매출의 30~50%를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 조인트 벤처로 중국·일본 진출 계획 양 대표는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그는 한국 바이오 업계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세금 혜택, 바이오 업종에 맞는 인수합병 제도를 원해요. 중소·벤처기업은 인력 수급과 투자금 확보가 가장 큰 어려움이고요.” 메디포스트 역시 사업 초기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2001년 국책연구사업에 선정되면서 신약 개발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는 “연구 인력은 학교에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산학연 협력으로 인재 풀(pool)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 환경에 대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줄기세포 연구를 하려면 원료를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명확한 제도가 없고 반기업 정서 때문에 기증자도 많지 않아요. 바이오 기업들이 눈치를 봐야 하는 환경입니다.”위험도가 높은 사업 분야지만 양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한 우물을 파겠다고 말했다. “한국 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말도 못하게 부족하지만 의료 시스템이 표준화된 것은 강점입니다.” 조인트 벤처(공동 사업체) 형태로 중국과 일본에 진출할 계획도 밝혔다. “미국의 암젠은 수십 년 동안 실적이 나지 않는데도 꾸준히 연구개발에 몰두해 대형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했어요. 더 과감한 도전정신과 저돌성이 필요합니다. 판교는 그런 에너지를 얻기 좋은 곳이지요.”- 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2016.06.0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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