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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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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자동차

중국의 전기차 공룡 비야디(BYD)가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BYD는 왜 한국 시장을 노리는 걸까?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최근 자국 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공급과잉으로 인해 수출, 즉 글로벌 판매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 BYD는 동남아·중남미·중동 등 신흥국 시장에 대한 수출을 빠르게 확대하며 주요 신흥국의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한국 시장 분석 통해 글로벌 상품 개발에 활용할 것하지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핵심인 선진국 시장에서는 아직 큰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을 제외한 최대 시장인 유럽에서 고전하고 있으며, 2024년 10월 말 이후부터는 EU의 상계관세까지 적용되어 장기적인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미국에서는 미·중 갈등으로 인해 판매가 아예 시도조차 어렵다.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는 BYD가 토요타의 판매량을 앞질렀지만, 일본의 전기차 침투율이 매우 낮은 데다 토요타가 전기차 생산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렇듯 선진국 시장에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인 BYD는 한국에서의 이익이 당장은 크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 또한 소비자들의 요구 수준이 높고 피드백이 빠르며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 시장을 연구하면서 이를 글로벌 상품 개발에 적극 활용하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BYD는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어떤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까. BYD는 우선 그들의 가장 큰 무기인 가격 대비 성능 즉, 가성비를 앞세울 것이다. BYD는 가성비를 통해 경쟁이 극도로 치열한 중국 자동차 시장을 석권한 데 이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BEV, PHEV 포함) 기준으로도 테슬라를 넘어섰기 때문에 가성비로는 확실히 저력이 있는 기업이다. 특히 금번 BYD가 한국 시장에 출시한 ATTO3는 중소형급 전기 SUV 차종 중에서는 처음으로 실구매가(보조금 적용 시)가 2000만원대로 가격 측면의 매력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임이 분명하다. 이를 반증하듯 ATTO3의 사전 계약이 2000대에 육박하고 있다. 또한 BYD의 초기 전략은 소비자 경험을 확대하여 중국산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또 BYD의 기술력과 안전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택시·렌터카·차량공유 서비스를 공략하여 소비자 접촉을 최대한 확대한 이후에 본격적인 판매 증가를 도모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BYD가 한국 시장에서 넘어야 할 과제들은 많다. 대표적으로 ▲서비스망 구축 ▲소비자 신뢰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 ▲품질 향상 등을 꼽을 수 있다. BYD도 해당 과제들을 인식하고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도 관련 정책을 통해 이를 지원하고 있다. BYD는 A/S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들을 고려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종 중 가장 긴 보증 기간(8년간 16만km)을 설정하였으며, 올해 말까지 30개의 서비스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중국 상무부를 비롯한 9개 부처는 자국 기업의 해외 A/S망 구축 및 관련 인력 파견과 양성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BYD는 자사가 개발한 LFP 배터리인 ‘블레이드 배터리’의 안전성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는 등 첨단기술 기업으로서의 이미지 구축과 품질 향상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혹자는 BYD가 중국산이 주는 이미지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은 이미 중국 제품을 광범위하게 사용하며 수용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 소비자 이미 중국 생산 전기차 친근한 상황일례로 테슬라 상하이 공장에서 중국산 핵심부품을 장착해 한국으로 들어오는 테슬라 차종들도 이미 한국에서 베스트 셀링카이다. 또한 BYD의 LFP 배터리가 탑재된 KGM의 전기차의 판매가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대중들이 매일 BYD의 전기버스를 타고 있다. 중국 지리(Geely) 자동차 산하의 볼보(Volvo)와 폴스타(Polstar)도 전혀 거부감 없이, 오히려 안전한 차라고 인식하고 있는 단계까지 와있다. BYD가 중국산이라서 실패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필자는 장기적으로 BYD가 한국 시장에서 일정 부분의 시장을 점유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물론 가격과 A/S 측면의 차별화된 전략이 지속된다는 전제가 필요할 것이다. 그럼 BYD의 한국 진출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우선 BYD의 등장은 한국 전기차 시장의 저변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한국은 2024년 기준 전기차 침투율(전체 자동차 판매량 대비 전기차 비중)이 10% 미만에 불과하며, 세계적으로도 전기차 보급률이 매우 낮은 국가 중 하나이다. 한국 정부의 2030년 친환경차 보급 목표인 420만 대(누적 기준)를 달성하려면 BYD를 비롯한 더 다양한 브랜드와 모델들이 출시될 필요가 있다. 또한 소비자 입장에서도 BYD의 한국 진출은 크게 나쁠 것이 없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BYD로 인한 경쟁차종들의 가격 인하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자동차·기아가 최근 주요 전기 차종의 가격을 할인하기 시작했다. 볼보와 스텔란티스 코리아 등 수입차 업체들도 전기차 가격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경쟁 관계에 있는 한국 기업들의 안위는 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한국의 전기차 시장은 현대차·기아가 약 90%를 점유하고 있다. BYD의 진출과 이어지는 중국 기업들의 한국행,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인해 우리 기업들의 독점적인 입지가 다소 흔들릴 수 있다. 물론 BYD가 진입 초기 2~3년은 한국 시장에서 큰 수익을 내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들의 한국 시장 진출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현재는 한국에 3개의 차종만을 출시했지만, 중국에서 판매되는 BYD 산하의 브랜드는 6개이고 모델 라인업은 훨씬 더 다양하다. 또한 BYD가 지금은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하지 않은 전기차를 주로 생산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무료로 탑재하여 자율주행 전기차의 대중화 시대를 열겠다고도 발표하였다. 이러한 행보는 중장기적으로 우리 기업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이제 우리 정부와 기업은 그들의 전략을 분석하고 인지하는 수준을 넘어 보다 실제적이고 강경한 대응 능력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

2025.04.04 12:00

4분 소요
“살게 없다”...수입차로 마음 돌리는 소비자들

산업 일반

#결혼을 앞둔 직장인 김모씨(36·남)는 생애 첫차로 수입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차량의 가격이 높아지면서, 국산차 가격에 조금만 더하면 수입차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3000만원 정도 목돈이 있는데, 수입차 연계 금융 서비스 등을 받으면 할인 조건도 나쁘지 않다”며 “조금만 더 무리를 하면 수입차를 선택할 수 있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10년 동안 국산차를 타다가 수입차를 알아보고 있다는 홍모씨(46·남)는 “아이가 둘이라 넓은 차를 알아보고 있는데, 세단은 국산차 중에 선택할 것이 마땅치 않다”며 “SUV보다 세단이 편해 어쩔 수 없이 수입차를 찾아보게 됐다”고 말했다.최근 국내 수입 승용차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산차 대신 수입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다. 국내 점유율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의 평균 판매 가격 인상, 중견 3사(KG모빌리티, GM한국사업장, 르노코리아자동차)의 단출해진 제품 라인업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4년간 오름세 이어간 수입차 시장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 브랜드의 존재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19년 24만4780대 수준이었던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2020년 27만4859대, 2021년 27만6146대, 2022년 28만3435대로 꾸준히 늘었다.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2022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 승용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8.5%까지 늘어났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를 앞둔 지난 1987년 국내 수입차 시장이 개방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2019년(15.9%)과 비교하면 2.6%p 오른 것이다.독일 3사로 불리는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가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벤츠와 BMW는 각각 8만976대, 7만8545대를 판매했다. 국내 중견 3사의 연간 국내 판매 실적(3만~7만대)을 웃도는 수준이다. 독일의 또 다른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도 지난해 2만1402대가 팔리며 호실적을 기록했다.업계에서 한해 성과를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로 쓰이는 1만대 클럽(연간 판매 실적 1만대 이상)에 이름을 올린 것도 대부분 독일차다. 2022년 1만대 클럽에 오른 수입차 브랜드는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 ▲미니 등이다.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이후 수요 감소가 예상되면서 반도체 수급난이 발생했다”며 “국산차의 출고 대기 기간이 1년을 넘어가면서 조금 더 돈을 투자해 수입차를 타자는 심리가 더욱 강해졌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국내 소비자들은 독일차가 좋다고 인식하고 있어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며 “한해 반짝하고 주춤하는 타 브랜드와 달리 독일차는 수요가 꾸준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흔들리는 국산차...기회 잡은 수입차업계에서 국내 수입 승용차 시장이 성장한 배경 중 하나는 국산차의 경쟁력 저하다. 무엇보다 수입차와 큰 차이가 없는 가격은 소비자가 수입차로 눈을 돌리게 하는 요인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기아의 가격대가 매우 높아졌다. 현대차의 승용 모델 국내 평균 판매 가격은 2022년 기준 5031만원이다. 이는 2019년(3774만원)보다 33.3%(1257만원) 증가한 것이다. 기아는 레저용차(RV) 가격이 급증했다. 기아 RV의 국내 평균 판매 가격은 2022년 기준 4355만원이다. 2019년(3330만원) 대비 30.8%(1025만원) 인상된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수입차의 약 50%는 4000만~7000만원대 제품이다. 사실상 국산차와 수입차의 가격 격차가 크지 않은 셈이다.중견 3사의 제품 라인업 재편으로 인한 다양성 저하도 수입차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르노코리아는 국내 승용 시장에서 꾸준히 사랑받던 SM 시리즈(SM3, 5, 6, 7)를 대부분 단종시켰다. 2018년 군산사태(군산공장 폐쇄 및 구조조정) 이후 글로벌 신차 2종(트레일블레이저, 트랙스 크로스오버)을 배정받은 GM한국사업장은 신차 생산 전까지 수입차를 도입해 판매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쳤지만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 등으로 고전했다. KG모빌리티도 과거 쌍용차 시절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며 신차 출시 등에 차질을 빚었다.이 과정에서 중견 3사의 제품 라인업이 단출해졌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34%(지난해 기준)의 구매 비중을 차지한 세단을 판매하는 곳은 르노코리아뿐이다. 대부분 RV 중심의 판매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오히려 수입차 브랜드가 더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한 상황이다. 브랜드마다 편차는 있지만 세단부터 해치백, 쿠페, 컨버터블, 왜건까지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훨씬 넓은 편이다.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수입차의 경우 프리미엄 모델부터 대중화 모델까지 다양한 모델이 출시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면서 “여기에 파이낸셜 서비스 등으로 수입차의 문턱도 많이 낮아졌다. 수입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 거부감이 낮아진 것도 수입차 시장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2023.05.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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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쏘나타’ 싫어...‘억’ 소리나는 한정판에 지갑 열린다

자동차

김모씨(32세, 여)는 지난 2020년 말 BMW코리아가 창립 25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630i 한정판을 구매했다. 그는 “인기 수입 모델은 강남 쏘나타라고 불릴 정도로 너무 흔하다. 남들과 다른 차를 타고 싶어 한정판 구매를 결정했다”고 말했다.박모씨(50, 여)는 “지금 타고 있는 벤츠 S클래스는 너무 많다. 마이바흐 한정판 뉴스를 보고 주변에 물어봤는데 이미 다 팔렸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브랜드가 국내 출시하는 ‘한정판’ 모델은 최근 소비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지난 20일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580 4MATIC 블루 스타 더스트 나이트’를 선보였다. 24대 한정 출시된 이 차량은 판매 개시 약 1시간 30분 만에 완판됐다. 3억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도 순식간에 전량 소진돼 한정판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했다. 벤츠코리아는 매달 온라인 스페셜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BMW는 벤츠보다 한 발 앞서 한정판 모델 판매에 나섰다. 2019년 온라인 판매 채널을 오픈하고, 이듬해(2020년)부터 온라인 한정판을 선보인 바 있다. BMW코리아가 국내 출시한 한정판은 모두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지난 17일 랜드로버 디펜더 출시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한정판을 선보이기도 했다. 올 뉴 디펜더 최상위 트림인 110 D300 HSE를 기반으로 제작된 모델이다. 판매 가격은 1억3457만원이며, 75대 한정으로 국내 출시됐다. 디펜더는 1948년 시장에 데뷔해 70여 년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은 랜드로버의 대표 모델 중 하나다.이외에도 롤스로이스, 포르쉐, 마세라티 등이 럭셔리 브랜드들이 극소량의 한정판을 국내 출시해 판매해왔다. 공급 물량이 많지 않은 수입차 한정판은 빠르면 1시간, 늦어도 한 달 내외로 모두 완판되는 것으로 전해졌다.업계에서는 한국 소비자들이 한정판에 집착하는 이유로 수입차 대중화, 희소성을 중요시하는 소비 패턴 등을 꼽는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는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니다. 수입차의 시장 점유율은 2000년대 초반 1%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신차 등록 기준으로 20% 수준까지 올라섰다. 누적 등록대수는 300만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운행차량으로 등록된 수입차(상용차 제외)는 전년 대비 8.4% 늘어난 291만9072대로 집계됐다. 과거 사치품으로 여겨졌던 수입차는 국산차 외의 또 다른 선택지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이다.고가 수입차의 판매가 늘어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희소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이 대중화된 인기 모델 대신 고가의 수입차로 눈을 돌린다는 것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된 고가 수입차는 전년 대비 27.9% 증가한 2만4356대로 집계됐다.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부의 과시용으로 자동차를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 벤츠 S클래스 등의 판매량은 한국이 전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며 “국내 소비자들은 희소성, 소장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정판은 이를 충족시키는 요소”라고 말했다.이어 “브랜드 입장에서는 한정판으로 많은 수익을 내겠다는 생각이 없다. 헤리티지를 공유하고, 고객에게 차별화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3.01.2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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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에 확 달라진 폭스바겐…신형 제타·골프 GTI도 나왔다

자동차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연초부터 달려온 폭스바겐코리아가 올해 마지막 신차 2종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취임 후 1년여간 한국법인을 이끈 사샤 아스키지안 사장은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전략을 가속화해 앞으로도 한국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언했다. ━ 1년만에 완전히 달라진 폭스바겐 폭스바겐코리아는 이달 15~16일 이틀간 성수동 마크69에서 ‘2022 폭스바겐 아틀리에(2022 Volkswagen Atelier)’를 개최했다. 아틀리에는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뜻하는 말이다.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이 공간을 통해 지난 1년간 성과와 연말까지 이어질 신차 계획 등을 공유하고자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이날 아스키지안 사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후 1년여간의 성과를 발표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전략을 가속화해 한국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다채로운 모델 라인업을 구축하며, 3분기 만에 2022년도 누적 판매량 1만대를 돌파했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만1170대로, 수입차 시장 4위(한국수입자동차협회 기준)를 기록 중이다.폭스바겐의 베스트셀링 SUV인 티구안은 꾸준히 시장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8월 7인승 신형 티구안 올스페이스가 추가되면서 제품 라인업이 완성됐다. 티구안 라인업은 지난 10월까지 3481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올해 초 6년만에 한국 시장을 다시 찾은 8세대 신형 골프는 불모지였던 국내 해치백 시장을 성공적으로 재건하며 해치백에 대한 국내 고객들의 수요를 증명해냈다.브랜드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차로 평가받는 신형 아테온은 경쟁이 치열한 수입 세단 시장에서 브랜드 플래그십 모델로서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상품성을 강화한 부분변경 모델에 이어 지난 7월에는 국내 최초로 R-Line 디자인 패키지를 적용한 R-Line 4모션 모델을 도입해 고객들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냈다.가장 큰 성과는 제품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잡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디젤 중심의 판매 전략을 구사해온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8월 티구안 올스페이스로 가솔린 SUV를 원하던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켰다. 뒤이어 출시된 폭스바겐코리아의 첫 번째 순수 전기 SUV ID.4는 전기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ID.4는 출시 2주만에 673대를 판매하며 9월 베스트셀링 전기차(한국수입자동차협회 기준)에 등극한 바 있다.올해 폭스바겐코리아는 2018년 판매 재개 이후 가장 다양한 모델 라인업을 확보했다. SUV와 세단 및 해치백을 아우르는 다양한 바디 타입과 함께 5~7인승, 전륜 및 사륜 등으로 트림을 확장했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 모델 3종, 디젤 모델 3종, 순수 전기차 1종으로 구성했다. ━ 연말까지 계속되는 신차 러시 이날 현장에서는 고객 인도가 본격화되는 ‘신형 제타’와 연말 출시 예정인 ‘신형 골프 GTI’가 국내 최초로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 10월 사전계약을 개시한 7세대 부분변경 ‘신형 제타’는 폭스바겐코리아가 추진하는 ‘접근가능한 프리미엄’ 전략의 핵심모델이다.이번 부분변경을 통해 디자인은 물론 상품성 또한 한층 강화됐다. 신형 제타는 더욱 스타일리시해진 외관 디자인 변화와 함께 기존의 1.4리터 엔진을 대체하는 4기통 1.5 TSI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해 더욱 강력한 성능과 향상된 연료 효율성을 제공한다. 최대 출력은 160마력(5500rpm)이며, 1750~4000rpm의 실용 영역에서 25.5kg.m의 최대 토크를 뿜어낸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가 조합돼 주행감각은 더욱 여유로우면서 안락하게 업그레이드시켰다. 공인 연비는 14.1km/l(도심 12.3km/l, 고속 17.1km/l)이다. 더욱 강력한 엔진과 강화된 편의 및 안전 사양을 갖추면서도 독일 컴팩트 세단 중 유일하게 3000만원대라는 경쟁력 있는 가격을 갖춘 것이 신형 제타의 가장 큰 특징이다. 5년/15만km의 보증 연장 프로그램과 사고수리 토탈케어 서비스, 저공해 자동차 3종 혜택 등으로 유지 및 수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춰 고객 부담도 최소화될 것으로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날 함께 공개된 ‘신형 골프 GTI’는 올해 폭스바겐코리아 신차 라인업의 마침표를 찍는 고성능 가솔린 모델이다. 1976년 첫 출시된 골프 GTI는 합리적인 가격대로 스포츠카의 대중화를 이뤄낸 모델이자, ‘핫해치’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를 개척하며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기념비적 모델이다. 신형 골프 GTI는 EA888 evo4 2.0 TSI 고성능 터보차저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245마력, 최대 토크 37.8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스포츠 주행에 최적화된 빠른 변속을 가능하게 하는 7단 DSG 변속기가 맞물려 운전자에게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특히 골프 GTI에는 전자식 주행 안정화 컨트롤(ESC), 어댑티브 섀시 컨트롤(DCC), 프론트 디퍼렌셜 락(VAQ) 등을 통합적으로 제어하는 ‘다이내믹 차체 제어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는 골프 GTI의 전체적인 퍼포먼스 레벨을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향상시켜 최강의 역동성과 안락한 주행감을 동시에 제공한다.폭스바겐코리아는 현재 신형 골프 GTI에 대한 국내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다음 달 공식 출시와 함께 자세한 제품 정보 및 가격이 공개될 예정이다. 초도 물량은 100대 정도 확보된 상태다.폭스바겐코리아 사샤 아스키지안 사장은 “지난 1년은 폭스바겐코리아가 한국에서 브랜드 본연의 색을 되찾아가는 한 해였다”며 “현재 우리는 지난 어느 때 보다도 모델 포트폴리오를 균형 있고 다채롭게 채워가고 있으며, 고객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내년에도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전략을 지속해 상품성이 향상된 모델들을 ‘차근차근’ 선보이며, 다양한 보디 타입과 파워트레인으로 폭스바겐만의 다채로운 라인업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2022.11.16 14:33

4분 소요

자동차

수입차 대중화를 내걸고 공격적인 프로모션 정책을 펼쳐온 폭스바겐그룹 폭스바겐 부문(이하 폭스바겐코리아)이 달라졌다. 이달 말 출고를 시작하는 티구안 올스페이스의 최대 할인율은 1.5%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국내 딜러사들은 최근 사전계약에 들어간 티구안 올스페이스의 3분기 프로모션 정보를 예비 고객들에게 공유했다. 오는 23일 공식 출시와 함께 출고가 시작되는 티구안 올스페이스의 판매 가격(개소세 인하분 3.5% 적용, 부가세 포함)은 5098만6000원이다. 구매 방식에 따른 할인율은 현금 0%, 폭스바겐 파이낸셜 1.5%(77만8500원)다. '수입차 대중화'라는 전략 하에 공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했던 과거의 모습이 사라진 모습이다. 디젤게이트(배출가스 조작) 사태 이후 국내 시장에 복귀한 폭스바겐코리아는 주력 모델에 10~15% 내외의 할인율을 적용해왔다. 폭스바겐의 한 딜러사 관계자는 "반도체 부족 문제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차뿐 아니라 국산차의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이라며 "수입차 대중화를 줄곧 외쳐왔는데, 예전처럼 높은 할인 혜택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2017년 출시 후 글로벌 시장에서 15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티구안의 첫 가솔린 엔진 탑재 모델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3열 시트가 탑재된 7인승 티구안 올스페이스의 최대 장점은 다양한 공간 활용성이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230L, 3열 폴딩 시 700L다. 2열과 3열을 모두 폴딩하면 1775L까지 늘어난다. 성능은 무난한 편이다. 2.0 TSI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186마력의 최고출력, 30.6 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티구안 올스페이스 프로모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식 행사 시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2022.08.0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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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럭셔리 전기차 진입장벽 낮춘다

산업 일반

럭셔리 전기차 시장(판매 가격 1억원 내외)에 집중해온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아우디 부문(이하 아우디코리아)이 6000만원대 전기차 'Q4 e-트론'으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 정부 보조금 50%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코리아는 올 하반기 Q4 e-트론(SUV) 및 스포트백(쿠페형SUV)을 국내 수입차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Q4 스포트백 e-트론의 경우 최근 환경부 배출·소음 인증도 마무리했다. 일반 SUV 모델인 Q4 e-트론은 현재 관련 인증이 진행되고 있다. 아우디 Q4 e-트론은 지난해 11월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공개된 콤팩트 SUV 전기차다. 아우디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Modular Electric Drive Toolkit)를 기반으로 한다. 국내 출시될 Q4 e-트론 40(트림)의 배터리 용량은 82kWh이며, 유럽(WLTP) 기준으로 완충 시 최대 520㎞를 달릴 수 있다. 국내 판매 가격은 6000만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아우디코리아 사장인 제프 매너링은 Q4 e-트론을 6000만원 이하의 가격으로 국내 출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통상적으로 업계에서는 국내 공식 출시 전까지 신차 가격을 공개하지 않는다. 이례적으로 출시 전 대략적인 가격이 공개되면서 국내 소비자들도 아우디 Q4 e-트론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우디 딜러사의 한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Q4 e-트론에 대한 고객 문의가 상당했다"며 ”사전계약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이미 1만 명 정도가 계약을 진행해 지금 계약해도 출고 시점을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우디 Q4 e-트론의 국내 출시 시점은 올 3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업 현장에서는 오는 7~8월경 Q4 e-트론 스포트백 등이 국내 공식 출시될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아우디코리아 측은 현재 Q4 e-트론의 국내 출시 시점을 조율 중이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출시 시점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럭셔리 시장 '선점'… 이제는 대중성 키운다 그동안 고가 전기차 시장에 집중해온 아우디코리아는 Q4 e-트론을 통해 전기차 대중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499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메르데세스-벤츠·포르쉐·BMW 등을 제치고 고가 전기차 시장 1위를 차지했지만, 경쟁사와 달리 중저가 모델이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이렇다보니 아우디코리아 내부에서도 Q4 e-트론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e-트론(9835만~1억1622만원)과 달리 정부 보조금 50%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정부 전기차 보조금 기준은 ▶5500만원 미만 보조금 100% 지급 ▶5500만~8500만원 미만은 50% 지원이다. 업계에서는 내연기관에서 전동화 모델로의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중저가 모델 출시가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로 불리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고가 전기차에 집중해왔지만,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의 전환이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중저가 모델 도입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향후 5년 정도면 전기차가 주류가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진입 장벽이 낮은 중저가 모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2022.06.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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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무버' 외친 정의선... 글로벌 전기차 시장 뒤흔들다

산업 일반

현대자동차그룹이 무한 경쟁에 돌입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용 전기차가 세계적 최고 권위의 상을 석권하고 있으며, 이를 입증하듯 유럽·미국 등 선진 시장에서의 판매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개발 본격화와 도전적인 중장기 판매 목표 제시 등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 업계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도약하고자 한다. 이런 현대차그룹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전기차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룹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가 적용된 첫 번째 모델인 현대차 아이오닉 5는 13일(현지시각) '2022 월드카 어워즈(2022 World Car Awards, WCA)'에서 ▶'세계 올해의 차(World Car of the Year, WCOTY)' ▶'세계 올해의 전기차(World Electric Vehicle of the Year)'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World Car Design of the Year)' 등 3개 부문을 수상했다. 지난 2월에는 기아의 첫 번째 E-GMP 플랫폼 적용 모델인 EV6가 '2022 유럽 올해의 차(Europe Car of the Year, ECOTY)'로 선정됐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세계 올해의 차' ▶'유럽 올해의 차' ▶'북미 올해의 차(The North American Car, Truck and Utility Vehicle of the Year, NACTOY)' 등 글로벌 3대 올해의 차 가운데 2개를 석권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는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5는 '세계 올해의 차' 3개 부문 수상 외에도 ▶'독일 올해의 차' ▶'영국 올해의 차' ▶독일 유력 매체 '아우토빌트 선정 최고의 수입차'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익스프레스 선정 올해의 차' ▶'2021 IDEA 디자인상 금상' ▶'2021 미국 굿디자인 어워드 운송디자인 부문' 등을 차지했다. 기아 EV6는 '유럽 올해의 차' 외에도 ▶'아일랜드 올해의 차' ▶'독일 올해의 차 프리미엄 부문 1위' ▶영국 유력 매체 '탑기어 선정 올해의 크로스 오버'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왓카 선정 올해의 차' ▶'2021 미국 굿디자인 어워드 운송디자인 부문' ▶'2022 레드닷 어워드 제품 디자인 최우수상 및 본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전용 전기차 GV60도 '2022 레드닷 어워드 제품 디자인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 정의선의 '퍼스트 무버' 전략 통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었던 주된 원인으로 정의선 회장의 강력한 의지 및 전략을 꼽는다. 그동안 정의선 회장은 전기차 대중화에 대비해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우리가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모든 업체들이 공평하게 똑같은 출발선상에 서 있다"며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과 가치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고 그룹 임직원들을 독려해왔다. 정의선 회장의 이 같은 의지가 현대차그룹 최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성공적 개발로 이어졌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E-GMP는 글로벌 유수의 고성능, 고급차 브랜드들을 뛰어넘는 수준의 전용 플랫폼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정의선 회장의 방향성 아래 구체화됐다. 전용 플랫폼 개발 여부를 놓고 내부 의견이 엇갈렸지만 정의선 회장이 결단을 내리고 주요 단계 때마다 직접 점검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선 회장은 전용 전기차의 과감한 디자인도 포기할 수 없는 핵심 요소라는 점을 명확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EV6 개발 초기부터 일부 보수적 성향의 해외 고객 반응을 감안해 해당 권역본부에서 디자인 수정 의견을 제시했지만 정의선 회장은 EV6의 미래지향적 디자인에 힘을 실어 줬다고 한다. 그 결과, EV6는 출시 이후 ▶'2021 미국 굿디자인 어워드 운송디자인 부문' ▶'2022 독일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등 글로벌 주요 디자인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전기차의 친환경성도 정의선 회장이 주목한 부분 중 하나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2020년 회장 취임사에서 "인류의 평화로운 삶과 건강한 환경을 위해 성능과 가치를 모두 갖춘 전기차로 모두가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이동수단을 앞장서서 구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차량 개발 단계부터 탄소 및 오염물질 감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전기차 전체 밸류체인(Value Chain) 관점에서의 배터리 리사이클 프로세스 구축 등도 추진 중이다. ━ 글로벌 전기차 시장서 질주하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이 같은 전략은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전 세계에 판매한 전기차 실적은 25만2719대다. 이는 글로벌 톱 5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올해도 긍정적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판매된 전기차는 7만6801대로 전년 동기 4만4460대와 비교해 73% 증가했다. 이 기간 국내에서는 전년 대비 155% 늘어난 2만2768대, 해외에서는 전년 대비 52% 증가한 5만4033대가 판매됐다. 선진 시장으로 불리는 유럽에서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유럽 전기차 전문 사이트 EU-EVs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1분기 유럽 14개국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에 이어 판매 순위 3위를 차지했다. 정의선 회장의 도전적인 전기차 판매 목표 제시는 그룹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총 307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12%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제네시스 포함 17종 이상의 라인업을 갖춰 187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올해 아이오닉 6를 선보이고 2024년에는 아이오닉 7도 출시한다. 기아는 2027년까지 14종의 제품을 출시해 2030년 12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방침이다. 올해 EV6의 고성능 버전인 EV6 GT에 이어 내년에는 EV9을 선보인다. 전기차 성능도 한층 업그레이드된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과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S' 등 신규 전용 전기차 플랫폼 2종을 도입한다. 이외에도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상품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2025년 '올 커넥티드 카(All-Connected Car)' 구현에 나선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표준화 및 제어기 OTA 업데이트 기능 확대 적용을 추진한다. 이지완 기자 lee.jiwan1@joongang.co.kr

2022.04.14 13:44

4분 소요
[전기차가 너무해] 가성비 덕 보려다 수리비 폭탄 맞겠네

자동차

배터리 성능 진단 없이 중고차시장 유통... 기술전수 없어 일반 정비업소 손도 못 대 기름값 아끼려고 전기차를 샀지만 비싼 수리비 탓에 곤혹스러워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중고차 시장에선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와 모터의 성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어 불신을 낳고 있고, 정비업계엔 전기차 관련 기술교육과 부품공급이 원활치 않아 곳곳에서 시비가 인다.국내에서 전기차 양산을 공식 선언한지 올해로 8년을 넘었다. 환경부가 2012년 4월에 전기차 보급사업 출범식을 열고 국내 첫 양산 전기차 모델로 기아차의 레이(Ray)EV를 발표했다. 당시 이 차는 경형고속전기차로 최고속도가 130㎞/h, 주행거리가 1회 충전시 최고 135㎞에 달했다. 판매가는 4500만원이나, 구매시 1대당 보조금 1500만원, 충전시설 구축비 880만원, 세제(개별소비세·취득세·교육세 등) 감면 최대 420만원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제조사들은 이 같은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성능과 주행거리를 향상하며 전기차 대중화에 나섰다. 차종도 다양해졌다. 아이오닉일렉트릭을 비롯해 쏘울EV·SM3ZE·코나일렉트릭·쏘울부스터EV·볼트EV 등이 잇따라 출시했다. 최근엔 수입차들도 국내 전기차 보급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내연기관차보다 2~3배 비싼 가격에도 전기차 판매가 증가할 수 있었던 배경은 보조금과 함께 뛰어난 경제성 때문이다. 유류비를 내연기관차 대비 약 2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어 소비자 구매사유 1순위가 됐다. 하지만 사고가 나면 일반 가솔린차를 훌쩍 뛰어넘는 부담이 전기차에 도사리고 있다.전기차를 운행하는 A씨는 상대방 자동차와 부딪혀 차량의 앞쪽 범퍼와 헤드라이트 부위가 파손됐다. 집 근처 공업사에 수리를 의뢰했는데 거절당했다. 결국 발걸음을 옮겨 제조사 서비스센터를 찾아갔다. 수리기간이 사흘 정도 걸릴 거라던 계획과 달리 일주일여 만에 차를 되찾을 수 있었다. 수리비는 부품값과 공임을 합쳐 110만원 정도. 부품값보다 공임이 더 많았다.A씨는 수리비가 국내산 내연기관차보다 비싸다고 느꼈다. 수입산 전기차의 범퍼·라이트 교체비가 200만원을 웃돈다는 자동차동호회 게시물을 보고 그나마 위로를 삼았다. 서비스센터는 “전기차 범퍼에 센서·그릴·장식물 등 부속장치들이 연결돼 있어 수리할 때 작업량이 더 많이 투입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리기간 지연에 대해선 ”해당 부속품이 없어 새로 주문해 공급받기를 기다렸고, 일부 부품을 새로 도장 처리하느라 예상보다 더 걸렸다”고 답했다. ━ 전기차, 운행비는 저렴 수리비는 눈덩이 전기차는 특히 배터리가 손상되면 소비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자동차의 운동을 전담하는 중요 부분은 파워트레인으로 흔히 감속기어·변속기·배기시스템·엔진·차동기어장치 등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전기차는 모터와 감속기만으로 움직인다. 내연기관차의 4행정 사이클(흡입-압축-동력-배기)이 불필요해 엔진과 트랜스미션이 없고, 그에 따라 부품 수가 크게 줄어 구조가 간단하기 때문이다. 파워트레인 부품의 구성과 가격비중을 보면 내연기관차는 엔진(18%)·변속기(6%)·기타(12%)로 구성되며, 차 값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전기차는 배터리(43%)·모터(4%)·파워일렉트로닉스(6%)·기타(3%)로 이뤄져 차 값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배터리가 전기차의 핵심 장치이자 전기차 가격의 대부분인 셈이다.전기차로 장거리 출퇴근하는 B씨는 지난해 운행 중 돌부리에 걸려 배터리가 긁히고 균열이 생겼다. 전기차는 차의 무게 배분을 위해 배터리를 흔히 바닥에 설치한다. 그러다 보니 과속방지턱을 넘어갈 때마다 B씨는 민감해진다. 제조사 서비스센터는 “관리만 잘하면 운행에 지장은 없겠지만 균열 틈새로 빗물이나 습기가 들어가면 전기 때문에 위험하다”며 찜찜한 마음으로 타느니 교체할 것을 주문했다. 서비스센터는 배터리 교체비로 2300만원을 청구했다. 다행히 자차보험이 있어 부담을 줄일 수 있었지만 대신 15% 넘는 보험료 할증을 감당해야 했다.전기차 배터리팩 평균 가격은 1㎾h당 지난해 약 156달러였으며 올해는 약 135달러가 될 전망이다. 이를 적용하면 코나일렉트릭의 라이트모델 배터리(39.2㎾h)는 5292달러, 일반모델 배터리(64㎾h)는 8640달러로 추산된다. 국내 전기차들의 배터리 보증기간은 긴 편이다. 아이오닉일렉트릭·코나일렉트릭·니로EV는 무제한, 쏘울부스터EV는 10년·20만㎞, 볼트 EV는 8년·16만㎞를 보증한다.하지만 조건이 있다. 무제한은 신차 구입자에 한하며, 기능 결함이 있거나 저장용량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을 때 보증수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내연기관차처럼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 전기차 주행기간과 충전용량의 잔량 관계, 배터리 노후에 대한 데이터나 기준·사례·경험이 전무한 실정이다. ━ 전기차 특성 무시, 가솔린차처럼 다뤄 거래 그러다보니 중고차시장에선 전기차에 대한 불신이 늘 뒤따른다. 중고 전기차의 성능·상태점검기록부 내용은 가솔린차·디젤차와 동일하며, 배터리·모터·감속기·전기시스템 등 전기차에 적합한 진단 항목은 없다. 사고·사양·용도변경 등을 기록하는 보험이력에도 없다. 중고차 매매를 중개하는 영업사원(딜러)이나 성능을 점검하는 진단평가사도 전기차용의 별도 판별기준이 없어 가솔린차·디젤차처럼 취급한다. 이들이 사용하는 차량 진단기(일명 스캐너)도 가솔린차·디젤차 용도일 뿐, 전기차 배터리 성능을 진단하진 못한다. 자동차진단평가사 자격증을 갖고 중고차 딜러로 활동하는 C씨는 “딜러들에게 중고차를 공급하는 도매시장격인 대기업 경매장에서도 전기차를 위한 별도 성능점검은 없다”며 “최신 진단기에도 배터리 용량을 측정하는 기능은 없다”고 말했다.제조사가 전기차 정비·진단 기술을 독점하고 있는 점도 소비자 불편을 부추긴다. 가솔린차·디젤차의 경우 제조사가 신차를 출시하면 정비 매뉴얼을 공업사·카센터 같은 정비업소들과 공유하고 교육도 실시했다. 하지만 전기차 정비는 자사 서비스센터의 소수 직원만 교육할 뿐 공업사·카센터와 공유하지 않고 있다. 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지금껏 제조사의 전기차 관련 정비·교육은 한번도 없었다. 정비소엔 관련 장비조차 없다”며 “정비 경험이 없으니 전기차를 만져볼 엄두도 못 낸다”고 말했다.사소한 문제라도 제조사 서비스센터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줄을 서야 하는 것은 전기차 운전자의 몫이다. 경력 20년차 정비사 D씨는 “정비경험이 없어 견적조차 뽑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고객이 전기차 수리를 의뢰하면 쳐다보지도 않고 서비스센터로 보내는 일이 전부다. 모르고 손댔다 문제가 생기면 보상해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신차들은 전기로 작동하는 편의장치가 급증하고 있는데 정비사들이 전기 시스템을 공부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2020.06.2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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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되고픈 한국GM] 수입 판매 늘리고, 국내 생산은 줄여

자동차

계약구조 바뀌어 ‘기술 권리’도 사라져… 생산 감축 가능성 상존 2002년 헐값에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대우자동차의 사명을 GM대우, 한국GM으로 변경하며 한국의 ‘국산차’ 시장을 공략했다. 수입차 시장이 대중화하지 못한 당시 한국 자동차시장에서 GM의 전략은 먹혀들었다. 국내 생산을 통해 한국 시장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차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생산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났던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해외로 수출해 돈을 벌었다.하지만 15년여가 지나고 한국GM은 딜레마에 빠졌다. 치열해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 생산’은 더 이상 큰 매력이 되지 않는다. 2018년 군산공장 폐쇄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한국시장에서 요란한 구조조정 과정을 거친 GM은 이제 한국 시장에서 ‘수입차’가 되고 싶어 한다. ━ 수입차협회 가입한 한국GM 지난해 11월부터 수입차협회의 월간판매 집계에 쉐보레 브랜드가 추가됐다. 한국GM이 협회에 가입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GM은 “국내 시장에 수입, 판매하는 차량이 늘어난데 따른 결정”이라고 말했다. 2015년 임팔라를 시작으로 수입 판매를 시작한 한국GM이 본격적으로 수입차업계에 가세한 것이다. 한국GM은 임팔라 이후 전기차 볼트EV, 이쿼녹스 등을 수입 판매하며 점차 수입판매 모델을 늘려왔고 지난해에는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를 연이어 도입했다.반면 국내 생산 모델은 대폭 줄었다. 올란도와 크루즈, 캡티바 등의 생산을 잇달아 중단해 국내 생산 모델은 4개에 그친다. 최근 출시한 트레일 블레이저가 더해진 결과다. 한국GM의 이런 전략은 국내 생산 대수의 축소와 수입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자동차협회(KAMA)에 따르면 한국GM의 지난해 국내 생산은 40만9830대로 전년(44만4816대) 대비 8% 줄었다. 이에 반해 수입은 2018년 8373대에서 지난해 9129대로 9% 늘었다.한국GM의 ‘수입차화’는 생산기능 축소에 대한 우려를 동반한다. 다행히 군산공장 철수 이후 산업은행과 GM의 합의로 당장의 공장 철수 가능성은 없어졌다. 산업은행은 한국GM에 대규모 자금을 수혈하며 GM이 한국 시장에서 최소 10년간 생산시설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생산기능 축소 가능성은 상존한다. GM 본사는 한국GM의 생산량을 37만대 수준으로 낮출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GM의 구조조정은 GM의 글로벌 생산체계 개편에 따른 것”이라며 “최근 태국과 호주에서의 사업 철수·축소 이후 구조조정이 마무리 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향후 사업계획에 따라 추가적인 생산능력 감축이 일어날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향후 한국GM의 비즈니스 방향에 대한 실마리는 지난해 이뤄진 GM 계열사의 구조조정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지난해 GM은 우리나라에 GM아시아퍼시픽지역본부(이하 GMAP)를 새로 설립했다. 캐딜락 수입판매법인 지엠코리아가 이름을 바꾸고 사업목적에 ‘무형재산권의 임대’를 추가한 법인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법인에 대해 “GM의 선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GM의 본부 역할을 하는 법인이 한국에 생기면 추가적인 투자나 고용이 발생할 것을 기대하는 의미에서다.GMAP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지엠코리아로 존재하던 전년 대비 재무제표상의 덩치는 커졌다. 매출액이 4배 이상 늘어난 4547억원을 기록했고, 판매비 및 관리비상 급여는 10배가 넘는 106억원으로 늘었다.하지만 이런 지표는 착시다. 급여 지급의 대부분(98억원)은 업무지원 관련 계약으로 GM해외 법인에 지급된 금액이다. 이 금액을 빼면 실제 지급한 급여는 8억원 수준으로 전년(9억5200만원)보다 줄었다. 매출이 4배 늘었음에도 법인세 차감전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해 법인세도 내지 않는다. 한국경제에 ‘선물’은 확실히 아닌 셈이다.그럼 GM은 왜 이런 법인을 만들었을까. 업계에선 GMAP의 존재 이유가 ‘한국GM’과 법인분리해 나온 ‘GMTCK(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의 관계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 기존 한국GM은 GM과 기술계약을 맺고 있었다. 한국GM에서 연구개발이 진행됐기 때문에 해당 기술에 대한 소유권도 한국GM이 주장할 수 있었다.GM과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법인분리 시점에 맞춰 이 계약을 개정했는데, 비용분담협정(CSA)의 세부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 내용을 유추할 수 있다. 새로운 계약은 GMAP가 한국GM으로부터 로열티를 받아 GMTCK에 지급하는 구조로 짜여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GM에서 3074억원의 로열티를 받았고 4777억원을 엔지니어링서비스협정(ESA) 명목으로 GMTCK에 지급했다. 해외법인인 GM글로벌테크놀로지오퍼레이션스(이하 GM GTO)가 비용분담협정에 의해 1316억원을 보탰다.결국 한국GM은 GMTCK에 별도의 기술사용료를 내지 않기 때문에 기술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한국GM은 GMTCK의 생계를 사실상 책임지면서도 GMTCK가 개발한 기술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 GMTCK에서 개발한 차를 한국GM이 아닌 해외공장에서 생산하더라도 이상할 게 없는 일이 된 것이다. ━ 국내 생산 감소한 르노삼성, ‘삼성’ 뗄까? 르노삼성도 한국GM처럼 ‘수입차화’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르노삼성은 한국GM보다 먼저 생산·판매 분리구조를 확립하고 한국GM만큼이나 많은 수입·판매를 전개했다. 2013년 국내 출시한 QM3가 대표적인 모델이다. 르노삼성 역시 국내 생산이 줄어드는 반면 수입 판매는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공장 생산은 16만4974대로 전년(21만5680대) 대비 줄어든 반면, 수입 판매는 1만1782대에서 1만2165대로 늘었다.자동차업계는 ‘르노삼성’이라는 이름에 주목하고 있다. 르노는 2000년 삼성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삼성카드와 10년 단위로 갱신 가능한 상표권 사용 계약을 맺고 르노삼성이라는 이름을 써 왔는데, 이 계약이 오는 8월 만료된다. 르노삼성은 현재 재계약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데, 업계에선 연장 가능성을 낮게 본다.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은 클리오와 마스터를 출시할 때 르노삼성이 아니라 ‘르노’ 브랜드를 쓰기 시작했다”며 “더 이상 국산차라는 지위가 판매에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르노삼성이란 이름을 고수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2020.05.0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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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도 SUV가 대세?] 하이브리드·전기차·수소차까지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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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니로, 현대차 아이오닉 압도… 벤츠·GM·포드 등도 친환경 SUV 라인업 강화 지금까지 친환경차의 대중화를 이끈 모델은 세단이나 해치백 형태가 주류였다. 하이브리드차(HEV)의 대중화를 이끈 도요타의 프리우스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의 지평을 연 쉐보레 볼트(volt) 등이 그랬다. 순수 전기차(EV)의 대표주자인 볼트 EV(bolt EV)도 마찬가지다. 친환경 동력원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게와 공기저항을 줄일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방식으로 개발이 이뤄졌다. 요즘은 다르다. 친환경차도 자동차 업계의 대세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렌드를 따르기 시작했다. SUV 기반의 친환경 모델이 시장에서 성공을 이끌고 있으며, 완성차 업체들은 친환경 모델 개발의 초점을 SUV로 맞추고 있다. ━ 세단·해치백 중심에서 SUV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친환경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주목할만한 수치가 있다. 현대·기아차의 대표 친환경차 모델인 아이오닉과 니로의 엇갈린 성적표다. 아이오닉은 올해 상반기 동안 EV와 HEV 모델을 합쳐 2676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아이오닉 HEV 판매량(1793대)은 그랜저 HEV 판매량(1만6008대)의 9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아이오닉 EV 판매량은 883대로 7697대가 팔린 코나EV의 9분의 1 수준이다. 현대차의 전동화 전용 모델로 개발된 차라는 명성이 무색한 수치다.이와 달리 비슷한 시기 출시된 기아차의 친환경차 전용 모델 니로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니로는 올해 상반기 HEV와 EV를 합쳐 1만4917대가 팔렸다. 기아차의 HEV와 EV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아이오닉과 니로의 가장 큰 차이는 형태다. 아이오닉이 준중형 세단의 형태인 것과 달리 니로는 SUV 형태로 개발됐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차별화 전략이었던 셈인데 이게 두 모델의 성패를 갈랐다. HEV 모델의 연비와 EV 모델의 전비 모두 아이오닉이 더 뛰어나지만, 시장은 SUV인 니로를 선택했다.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개발 중인 ‘프로젝트명 NE’가 준중형 SUV 형태라는 점은 아이오닉의 실패를 참고한 것으로 풀이된다.수입차 시장에서는 HEV 부문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이는 렉서스와 도요타가 친환경 SUV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렉서스의 HEV SUV NX300h는 올해 1~5월 전년 동기 대비 71.6% 늘어난 1107대 판매됐다. RX350h의 판매는 46.2% 늘어났고 올해 출시된 UX250h는 석 달 만에 673대 팔렸다. 도요타의 라브4 HEV는 같은 기간 25.9% 늘어난 477대 판매됐다.친환경차 시장에서도 소비자들이 SUV를 선호한다는 것이 확인되며 완성차 업체들은 부랴부랴 친환경 SUV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는 코나 HEV를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또 싼타페 HEV와 PHEV 두 개 모델을 내년 상반기에 국내 출시하고 투싼 PHEV와 HEV도 내년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싼타페·투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기아차의 쏘렌토와 스포티지도 HEV와 PHEV 모델이 추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SUV인 GV80의 라인업에 HEV가 포함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아직 친환경차 라인업을 갖추지 못한 쌍용차도 올해 2월 출시한 준중형 SUV 코란도에 EV와 HEV 라인업을 더하려고 준비 중이다.친환경차 분야에서 SUV에 집중하는 것이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만의 일은 아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친환경차의 개발은 SUV를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쉐보레 볼트 EV를 기반으로 한 신형 SUV를 출시할 예정이다.포드는 SUV 신모델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대거 포함했다. 6세대 신형 익스플로러는 하이브리드를 추가해 높은 연비와 성능은 물론 친환경성까지 두루 갖춰 다시 한번 판매 돌풍을 일으킬 전망이다. 준중형 SUV 이스케이프 역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라인업에 포함된다.유럽 프리미엄 브랜드 역시 전기차 개발에 SUV를 앞세운다. EQ 브랜드로 전기차를 내놓는 메르세데스-벤츠는 첫 모델로 SUV인 EQC를 앞세웠다. BMW는 순수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SUV에 iX 시리즈라는 별도 모델명을 사용한다. 내년 iX3를 출시할 예정이다. 아우디도 브랜드 첫 EV로 SUV인 e-트론을 선택하고 지난해 출시했다.친환경차 시장에서 SUV가 주목받는 것은 수소연료전지차(FCEV) 부문도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FCEV 파워트레인을 담아낼 그릇으로 SUV를 선택했다. 현대차의 첫 양산 수소차는 투싼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고 이후 2018년 등장한 넥쏘도 비슷한 크기의 SUV다. 이와 달리 도요타는 FCEV 양산모델 미라이를 세단으로 만들었다. HEV의 대중화를 이끈 ‘프리우스’의 성공 방정식을 FCEV에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FCEV의 판매량은 아직 많지 않은 데다 두 차량이 하나의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모델이 성공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다만 현재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부는 SUV 트렌드가 넥쏘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현대차의 수소차 개발 전 과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김세훈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상무)은 “FCEV를 처음 만들 때는 내연기관차 인테리어를 바꾸지 않기 위해 차체가 큰 싼타페에 개발했고 양산모델을 만드는 시점에는 SUV 트렌드가 본격화해 당시 가장 인기가 있던 투싼을 기반으로 개발하게 됐다”며 “SUV는 세단보다 공간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구조적인 유연성을 가질 수 있는 데다 고객들의 선호도도 높아 대중화에 좋은 선택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 규제 완화에 LPG SUV도 주목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LPG차 규제 완화에 힘입어 LPG를 이용한 SUV가 성공할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된다. 정부는 올해 3월 26일부터 LPG 차량 규제를 완화해 LPG차를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LPG 규제 완화 이후 가장 주목받은 차 역시 SUV다. 르노삼성차는 규제 완화 이후 주력 모델인 QM6에 LPG 엔진을 탑재한 모델 더 뉴 QM6 LPe를 개발해 6월 18일 출시했다. 국내에서 SUV가 LPG 엔진을 탑재하는 것은 2011년 싼타페와 쏘렌토에서 LPG 라인업이 사라진 뒤 처음이다. QM6 LPe에는 르노삼성이 개발한 도넛 탱크(DONUT TANK) 특허 기술이 도입돼 기존 가솔린 모델에 버금가는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다. 초기 시장 반응은 성공적이다. 출시 후 12일 만에 1408대가 판매됐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에선 무거운 SUV에는 토크가 좋은 디젤엔진이 알맞다는 인식이 강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디젤 게이트 이후 일부 브랜드를 중심으로 뛰어난 성능의 가솔린 SUV와 HEV SUV 등을 내놓으며 이런 인식을 뒤집었다”고 설명했다.

2019.07.0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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