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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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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선언 5년, 中 ‘우한’을 다시 찾다[특파원 리포트]

차이나 포커스

이데일리 미국과 중국 특파원이 현지에서 보고 느낀 생생한 경제·산업 분야의 이야기를 격주로 연재한다. 중국 중남부 지역 후베이성의 성도인 우한(武漢), 최근 중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자율 주행 산업을 취재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택시를 이용하면서 만났던 기사들은 대부분 질문에 성의껏 대답하며 친절하게 응대하는 모습이었다. 문득 궁금한 것이 생각났다. “우한에서 코로나가 발생한 지 한참 됐는데, 요즘 분위기는 어떤가요?”라고 묻자 쓸쓸하게 웃더니 “네 뭐 그렇죠…”라며 말끝을 흐린다. 지난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지 5년, 강산이 절반 정도 변할 만큼 길다면 긴 시간인데 아직도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화창한 날씨, 벚꽃 흐드러졌지만…마스크는 아직지난 3월 하순 찾은 우한은 봄철 벚꽃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전 세계에서는 ‘코로나 발원지’라는 낙인이 찍혔으나 원래 우한은 벚꽃으로 유명한 도시다. 우한은 마치 우리나라의 춘천처럼 긴 강과 호수들이 어우러진 수변 도시다. 이중 하나의 호수인 둥후(東湖)에는 수많은 벚꽃 나무가 있는데 봄만 되면 장관을 연출한다. 고작 호수 하나일 뿐인데 들어가는 입장료만 60위안(약 1만2000원)이다. 평일 오후 시간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둥후는 벚꽃 경치를 즐기려는 인파들로 붐볐다. 우한은 젊은이들이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우한은 인구가 1300만명대로 중국 8위 수준의 대도시다. 이중 10% 가량이 대학생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중국 최고 명문대 중 하나인 우한대(이곳 캠퍼스 역시 벚꽃으로 아주 유명하다), 이공계 명문인 화중과기대를 비롯해 우한이공대, 화중사범대, 중난재경정법대 등 80개 이상 대학교가 우한에 밀집했다.화창하고 온난한 날씨, 도로나 관광지에서 몰려다니는 젊은 대학생들까지, 지금 우한에서 코로나19 발원지의 모습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올해 초 중국과학원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는 새로운 박쥐 코로나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밝힌 적이 있지만 실제 생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듯했다.하지만 우한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곱지 않다. 우한으로 출장을 갈 계획이라는 이야기에 지인들은 하나 같이 “코로나 나온 곳 무서워 어떻게 가나”라는 반응이었다. 우한에서 일하고 있는 한 한국인 주재원 역시 “예전에는 우한을 아무도 몰랐는데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가 됐다”라고 푸념하듯 말했다.겉으로는 활기가 넘쳐 보이지만 우한 시민들에게 코로나의 흔적은 남아 있다. 어색하게 말을 흐린 택시 기사도 그랬고 벚꽃을 즐기러 온 인파 중 마스크를 쓴 관람객들의 모습이 그랬다. 아직도 우한의 지하철을 타면 절반가량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게 현지 교민들의 전언이다. 아무래도 은연중에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방어 인식이 남아 있는 것 같다는 분석이다.국제사회에서는 우한이 코로나19 발원지라고 지목하며 비판하고 있지만 우한 사람들은 약간 다른 생각이다. 한국인 주재원은 “우한 사람들은 ‘우리가 희생해서 적극 방역에 동참했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우한은 코로나19 발생 후 도시를 폐쇄하는 등 강력한 방역 조치를 했는데 이게 우한 시민들의 희생에서 비롯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전 세계에서 날아오는 비난을 버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시진핑 ‘영웅의 도시’ 치켜세워, 경제 규모 지속 성장코로나19를 일선에서 맞선 것에 대한 공로일까. 팬데믹이 지난 후 우한은 중국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2020년 3월 우한을 방문했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약 2년 3개월만인 2022년 6월 이곳을 다시 찾아 ‘영웅의 도시’라며 치켜세우기도 했다.우한은 현재 중국 자율주행 분야에서 선도 도시로 꼽힌다. 우한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9월 처음 국가 지능형 커넥티드카 시험 시범구를 만들고 관련 사업을 본격 육성하기 시작했다. 2022년 8월에는 안전요원이 없는 완전 무인 택시가 영업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때까지 자율 주행은 택시 등에서 일부 상용화가 이뤄지기는 했으나 조수석에 사람이 타서 전반적인 상황을 통제하곤 했다. 그런데 우한에서 최초로 완전 자율 주행이 가능한 택시가 다니게 된 것이다. 지난해 완전 무인 자율주행차를 타고 도시 중심부와 공항 고속도로를 오갈 수 있는 서비스도 처음으로 시작했다.자율 주행 사업에 적극 참여한 기술기업 바이두는 현재 이곳에서 1000여대의 무인 로보택시를 운영 중이다. 우한에서 자율 주행 차량을 찾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 우한은 중서부 지역에선 충칭·청두와 함께 국가 인공지능(AI) 혁신 선도 도시로 지정됐다. 우한대·화중과기대 등에서 AI 관련 학과를 신설해 교육 기반을 확장하는 것이 내용이다. 2021년엔 서비스업 확대 개방 종합시범구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중부 지역 주요 도시의 마스터플랜(2021~2035년)에 대한 중국 국무원의 설명을 보면 우한은 가장 중요한 도시로 지목했다. 중부 지역의 중심 도시이자 경제·과학기술 혁신의 중심지로서 허브 기능과 경제 중심 기능을 갖춘 유일한 도시라는 평가다. 우한의 국내총생산(GDP)는 2023년(2조17억위안) 처음 2조위안을 돌파했고 지난해 2조1100억위안으로 전년대비 5.2% 성장했다. 지난해 중국 전체 성장률(5.0%)을 웃도는 수준이다.우한은 최근 직할시로 승격을 추진 중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중국에서 직할시는 성과 동격인 일급 행정구역이다. 현재 베이징·상하이·톈진·충칭 4곳뿐이다. 중국의 다섯 번째 직할시 후보는 우한을 비롯해 난징·시안·쑤저우 등 다양하지만 코로나19를 견딘 우한의 성장세를 주목할 만하다.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딛고 성장한 우한의 사례는 우리나라에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 오로지 수도인 서울에 모든 인프라가 집약된 우리나라는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큰 숙제를 안고 있다. 인구·영토와 내수 규모 등에서 중국이 한국을 웃돌고 있지만 우리 또한 적절한 지역 특성화 계획을 통해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025.04.12 06:01

4분 소요
대기업과 손잡고 싶은 스타트업이라면...중기부 OI 지원사업 노려볼 만해

스타트업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이하 OI) 지원사업’ 수요기반형(On-Demand) 분야에 참여할 대·중견·공공기관 등과 함께 스타트업을 25일부터 모집한다고 밝혔다.이 사업은 중기부가 대·중견·공공기관과 스타트업의 파트너십을 유도하고 협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스타트업 30개 내외를 선정하는 데 각 기업에 최대 6000만원의 자금을 지원하게 된다. OI 지원사업에 선정된 스타트업은 ‘창업성장기술개발’ 사업 신청 자격도 주어진다. 창업성장기술개발 사업에 선정되면 기술개발(R&D) 자금(최대 1년, 1억2000만원) 지원도 받을 수 있다. OI 지원사업을 통해 대기업과 오픈이노베이션을 진행하고 있는 스타트업 사례도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해 KT와 협업한 창업기업인 주식회사 아스타는 KT에 자사의 마케팅 콘텐츠 생성 AI 엔진 ’아비카’(AVICA)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콘텐츠 제작 시간은 99.5% 감소, 업무 처리 비용은 60%까지 절감시키는 성과를 만들었다. 이러한 PoC를 바탕으로 KT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고, 협업 기간 중 4억원의 외부 투자 유치까지 성공했다. 주식회사 더감은 카카오모빌리티와 협업을 통해 전기차용 에너지 효율화 장치인 EnerShift의 실증을 진행한 바 있다. 해당 성과를 바탕으로 카카오모빌리티와 업무협약(MOU) 체결에 성공했다. 해당 기술을 고도화하여 시범사업 등을 통한 시장 검증을 계획하고 있다. OI 지원사업 참여를 하려는 기업은 지난해부터 운영 중인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전용 플랫폼인 ‘OI마켓’ 사이트를 통해 정보 확인 및 협업 신청 등을 할 수 있다. OI 마켓)은 2024년 3월 정식 오픈 이후 1년이 채 되지 않은 현재 시점에서 누적 방문자 수 5만 명을 넘어섰다. 현재 1000개 이상의 수요기업과 스타트업이 플랫폼을 통해 협력 파트너를 적극적으로 탐색·발굴하면서 오픈이노베이션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준희 중기부 신산업기술창업과장은 “올해는 고도화된 OI 마켓 플랫폼을 통해 참여 기업들이 더욱 빠르고 편리하게 협력 파트너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창업기업(스타트업)이 개방형 혁신(OI) 지원사업을 통해 사업화 자금 지원과 대·중견기업과 함께 시장에 침투하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02.24 18:30

2분 소요
中 ‘조선업 굴기’ 가시화…저가부터 친환경 선박까지 맹추격

산업 일반

중국의 1·2위 조선사 합병이 임박하다. 1위는 중국선박공업집단(CCSC), 2위는 중국선박중공업집단(CSIC)이다. 양사는 합병의 마지막 관문이었던 7개의 자회사를 합치는 비율까지 합의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간 합병이 가시화 되면서 중국의 ‘조선업 굴기’가 본격화 됐다.CCSC와 CSIC는 각각 중국의 대표 조선사로 평가 받는다. CSSC는 ▲강남조선유한책임공사 ▲상하이외고교조선유한공사 ▲중선징서선박유한공사 ▲광선국제한공사 등 4개의 조선업체를 거느리고 있다. CCSC의 점유율은 중국 시장 16%, 세계 시장 11%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1561억 위안(약 29조4000억원)이다.CSIC는 산하에 ▲다롄조선 ▲우창조선 ▲베이하이조선 등을 두고 있다. 방산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중국 항공모함 산둥함이 대표적이다. CSIC의 시총은 1136억 위안(약 21조 4230억 원) 수준이다.앞서 CCSC는 지난 2019 CSIC와의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대형 기업으로 거듭났다. 당시 합병은 중국 정부의 주도 아래 국유 기업 개편 일환으로 이뤄졌다. 다만 합병 이후에도 두 기업의 일부 상장 자회사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경쟁을 이어왔다.올해 다시 발표된 합병 계획은 CCSC와 CCIC의 남은 상장 자회사들을 완전히 통합하는 차원이다. 이번 합병은 CSSC 홀딩스가 CSIC의 자회사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를 통해 양사 간 경쟁을 멈추고, 단일 조선 그룹을 탄생시키면서 ‘글로벌 공룡 조선사’로 몸집을 더 키우는 전략이다. 양사간 끝내 합병이 성사될 경우 신설 조선소 자산 규모는 4000억위안(약 7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中 조선의 독무대 컨테이너선중국 조선업의 오래된 특징은 ‘저가 물량 공세’였다. 그간 중국은 컨테이너선, 벌크선과 같은 저가 선박 수주에 집중하는 양상을 띠었다. 실제 지난 9월 독일 선사 하팍로이드가 발주한 컨테이선 24척 수주는 모두 중국이 차지했다. 덴마크 머스크가 지난 8월 발주한 컨테이너선 62척 중 50척 수주가 중국 조선소의 손에 들어갔다. 중국 조선소는 올해 전 세계 컨테이너선 신규 발주량 약 3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가운데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기술 장벽이 그리 높지 않은 컨테이너선은 사실상 중국의 독무대인 셈이다.컨테이너선 발주 흐름을 이끌고 있는 상위권 선사들은 한국이 아닌 중국을 먼저 찾는 모습이다. 업계는 이 같은 양상의 원인으로 중국의 낮은 가격과 빠른 납기 꼽았다. 실제 납기의 경우 우리나라와 중국의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더욱 큰 문제는 더 이상 컨테이너선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컨테이너선의 가격은 30% 이상 올랐다. 가격이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주요 선사들은 컨테이너선 대규모 발주에 나서고 있다. 이는 최근 해운 운임 상승과 함께 글로벌 선사 간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선박의 대표격이었던 컨테이너선에서 수익성이 커질 경우 중국의 연구개발(R&D) 투자 여력도 덩달아 커진다”며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도 컨테이너선 발주를 따내는 등 성과를 내고 있지만, 결국 컨테이너선 가격 상승의 수혜는 중국의 몫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中조선, 기술격차도 좁힌다비교적 기술 문턱이 낮은 컨테이너선을 점유하고 있는 중국 조선은, 이제 기술력을 요하는 고부가가치 선박까지 넘보고 있다. 중국이 이번 CCSC와 CSIC의 합병을 끝으로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선박 기술 개발 및 수주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현재 중국 조선 업계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경쟁력이 우수하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조선 글로벌 발주량은 3322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집계됐다. 중국은 전체 발주량의 66.1%인 2197만CGT를 수주했다. 중국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도 적극적이다. 최근 CCSC는 카타르에너지가 발주한 큐맥스(Q-Max)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8척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수주 규모만 60억 달러(약 8조1000억원)에 달한다. LNG 운반선은 건조 기술이 까다로운 선종 중 하나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운반선은 우리나라가 앞서가는 시장이었다. 따라서 이번 CCSC의 카타르에너지 LNG 운반선 수주는 중국의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질적 성장을 거둔 사례로 평가받는다.중국 정부도 돕는다. 지난 1월 중국 정부는 자국 조선업계의 청사진인 ‘조선산업 친환경 발전 개요’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친환경 발전 체계를 구축하고 2030년까지 조선업의 공급망과 선진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조선 시장을 주도하는 것을 목표로한다.먼저 친환경 조선기자재 공급 시스템 구축을 통해 ▲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추진 선박기자재의 보급을 위해 친환경 선박기자재 브랜드를 론칭하고 발전시킬 것을 제시했다.실제 중국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중국 조선업계는 친환경 및 대체 연료 선박인 ▲LNG선 ▲메탄올 연료 선박 ▲크루즈선 ▲대형 컨테이너선 ▲심해 및 원양 풍력 발전 설치 선박 등 다양한 선박 유형을 성공적으로 건조 중이다.다음은 친환경 선박 생산라인 구축이다. 기존 조선소의 고도화를 위한 조선업과 5G·사물인터넷 등 디지털 기술과의 접목과 함께 중국 내 글로벌 친환경 선박 수리 전문 조선소를 구축하는 등 친환경 선박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삼았다.친환경 공급체계도 구축한다. 중국은 조선업의 탄소 발자국 추적·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선박에 투입되는 원자재, 부품, 선박 자체의 탄소 배출량을 추적·관리해 탄소 배출량을 줄일 방침이다.끝으로 조선산업단지 간의 협력 및 국제협력 강화를 통해 지역별로 친환경 조선시범단지를 설립하고 해외 조선소와도 더욱 개방적인 태도로 협력을 강화한다. 코트라 관계자는 “전 세계 조선업의 주제는 친환경이다. 현재까지 한국은 해당 분야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 받지만, 중국 역시 자국 조선업의 전반적인 친환경화와 스마트화를 기치로 내건 만큼,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 분야에서는 국제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2024.10.25 05:00

4분 소요
카카오모빌리티, 중앙 운영 구조 탈피…수수료 낮춘 가맹 택시 도입

ESG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 참여형 가맹 택시 모델을 새롭게 선보인다. 회사는 이와 함께 2.8% 수수료의 새로운 가맹 택시 상품 운영을 위한 신청 접수 등 관련 절차에 착수한다.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택시 사업구조를 재검토해 기존 택시 시장의 자체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지역별 사업자들의 전문성을 중심으로 한 신규 모델을 도입한다고 5일 밝혔다. 회사는 지난 2020년 카카오T 블루 가맹 택시 서비스를 정식 론칭했다. 정보기술(IT) 기반의 플랫폼 역량과 KM솔루션 등 가맹 본부 중심 중앙 관리 방식을 접목해 사업을 영위해 왔다 회사 측은 “자동 배차를 통한 승차 거부 없는 택시 시스템을 구축했고 평균 배차 성공률 또한 개선 시키는 등 택시 업계와 함께 가맹 서비스를 안착시켜 온 바 있다”고 전했다.회사는 가맹 택시 서비스가 만 5년을 맞아 기존 택시 시장의 자체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가맹 택시 사업 환경 조성안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지역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택시 서비스가 제공, 이용자 선택권도 넓어질 수 있으리라고 봤다.가맹 본부는 중앙 관리 방식에서 지역별로 분권화한다. 회사 측은 “가맹 본부에는 지역 내 택시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가맹 사업 운영의 경험과 전문성이 있는 사업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라며 “지역별로 선정된 사업자는 가맹 본부 운영을 통해 오프라인 서비스 품질을 관리하고, 카카오모빌리티는 플랫폼을 다양한 가맹본부에 개방해 IT 기술 개발 및 지원에 집중해 개선된 서비스로 사업 저변을 확대한다는 포부”라고 전했다.각 가맹 본부 선정은 ▲택시 사업자들과의 상생 역량 ▲가맹 사업 운영 전문성 ▲서비스 품질 관리 체계 보유 등의 기준을 전국 동일하게 적용한다. 세부 사항은 추후 가맹 사업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및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을 준수해 구체화해 공개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어떠한 이해관계에도 얽매이지 않고 모든 사업자에게 동등한 기준을 적용해 투명하게 심사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2.8% 수수료의 새로운 가맹 택시 상품 운영을 위한 신청 접수 등 관련 절차에도 착수한다. 회사는 그간 가맹 택시 자회사로부터 기사 운임의 20%를 계속 가맹금(가맹 수수료)으로 받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택시 자회사에 다시 광고비·차량 데이터 제공 등의 명목으로 14~17% 정도를 돌려주는 구조로 사업을 운영 중이다. 실질적인 가맹 수수료는 기사 운임의 3~6%인 셈이다.2.8% 수수료 도입에 따라 개인택시 또는 법인운수사들은 ▲택시 업계 의견을 바탕으로 수수료와 초기 가입비용을 낮춘 실속형 신규 가맹 택시 ▲기존 카카오 T 블루 중 원하는 가맹 상품을 선택해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매칭 알고리즘은 카카오 T 블루와 수수료 2.8% 신규 상품 모두 동일한 배차 시스템으로 적용된다.회사 관계자는 “새로운 실속형 가맹 택시 상품은 지난해 12월 택시 업계와 진행한 상생 합의안의 빠르고 성실한 이행을 위해 기존 가맹 본부인 KM솔루션과 DGT를 통해 시범적으로 선제 시행할 것”이람 “지역별로 자체 경쟁력을 보유한 가맹 본부 사업자들과 함께 지역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택시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4.07.05 18:18

3분 소요
치열한 스타트업 인재 영입 경쟁…한국도 대비해야[최화준의 스타트업 인사이트]

전문가 칼럼

전 세계가 스타트업 인재 영입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분쟁이 발생하면서 많은 국가가 자국 우선 기조를 내세우고 국경의 장벽을 높이고 있지만 유독 스타트업 관련 이민자들에게는 관대하다. 수많은 이민자를 받으면서 겪은 후유증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경계심이 커지면서 보수 정권이 잇따라 들어서는 유럽 국가들도 스타트업 관련 비자 발급만큼은 적극적이다.해외 창업 선진국들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나라 정부도 외국인 창업자를 유치하기 위한 행보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일례로 2024년부터 법무부는 디지털 노마드 비자(워케이션) 제도를 시범적으로 시행하여 외국인 근로자의 입국 편의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벤처 밸리가 있는 강남구 역삼동 일대에 글로벌 스타트업 센터를 구축해 외국인 창업자들의 어려움을 한자리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외국인들은 노무·세무·법무 등의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여러 정부 부처를 찾아다니느라 힘들었지만, 이제는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글로벌화 전략을 내세운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추어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들도 외국인 창업자 모시기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주변 지역 대학에 이공계 유학생이 많은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는 글로벌 행사를 정기적으로 유치하고 외국인 졸업생들의 국내 창업을 다방면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오송 바이오 밸리 및 글로벌 경제특구라는 지역 자원을 이용해 케이뷰티(K-beauty)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을 교육,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와 전라도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정부 프로그램과 연계해 외국인 창업자들에게 보육과 성장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근래에 열리는 외국인 창업자 커뮤니티나 해외 창업 기획자들의 행사에 관계 정부 기관의 로고가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관계 부처로부터 직간접 지원을 받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글로벌화를 위한 긍정적인 변화이다. 해외 창업자 유치만큼이나 관리 중요오아시스(Overall Assistance for Startup Immigration System, OASIS)는 해외 우수 인력을 국내로 데려오고자 법무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2015년 개정령으로 실시된 이후 현재까지 프로그램 수료자는 약 6000명이 넘는다. 창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 창업자는 238명으로 집계되어 있다. 이는 2020년 149명보다는 증가한 것이지만 오아시스 프로그램 총수료자와 비교해 보면 5% 미만에 불과하다. 오아시스 프로그램을 이수했을 정도로 국내 시장에 관심이 높은 창업자들은 왜 국내 정착을 포기했을까라는 의문이 자연스레 든다. 이들의 국내 정착률을 높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우선 외국인 창업자에 대한 올바른 시각이 필요하다. 얼마 전 정부에서 발표한 외국인 유학생 가사 노동자 도입 제안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우리 사회 일각의 시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발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유학생’을 특정했다는 점에서 외국인 커뮤니티 사이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들의 배경이 각기 다르고 창업자, 유학생, 근로자 등 사회에서 기대하는 역할도 제각각 다르다. 이미 해외 국가에서는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고용하고 있기에 우리 정부 역시 고려할 수 있는 사회적 제안이었다. 하지만, 이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방식에서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오해할 소지가 충분했다. 특히 졸업 후 한국에서 창업을 고민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에게는 다르게 해석할 여지를 주었다. 결과적으로 일각에서는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었다. 또한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창업자들에게 긍정적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진정성과 수행 능력을 보유한 국내 창업 기획자가 외국인 창업자 보육을 맡아야 한다. 해외 스타트업 보육을 담당한 일부 창업 기획자의 도덕적 해이와 정부 기관의 미온적인 후속 대응은 지난 몇 년간 수없이 반복되고 지적되었던 문제이다.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창업자들이 모를 것으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들의 부정적 경험은 지금 이 순간 글로벌 창업 커뮤니티에 낱낱이 공유되고 있다. 마케팅에서는 “유지(retention)가 획득(acquisition)을 이긴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기존 고객을 관리하는 것이 신규 고객 유치보다 여러모로 이득이라는 의미이다. 글로벌 창업자를 유치하기 위한 창업 선진국 간의 경쟁이 치열한 현 상황에서 우리는 국내로 어렵게 유인한 외국인 창업자들을 손쉽게 돌려치열보냈다. 문제점을 알았으니 이제는 대안을 찾고 실행해야 한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글로벌 개방성 필요“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아웃바운드 형태의 일방향적 글로벌화는 한계가 분명하고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 해외 현지에서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도와주는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는 이야기다. 그들은 개별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는 기업 수준의 단기적 성공이라 지적하며,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자체가 글로벌화가 되어야 길게는 국가 간 교류로 이어질 것이라 조언했다. 이런 점에서 작년 말부터 정부가 균형 잡힌 글로벌 개방성을 지향하는 여러 정책을 시도하고 있는 점은 참으로 고무적이다. 여러 관계 부처에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글로벌화를 가로막았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대안을 고민하고, 관련 행사에서 이를 대외적으로 전달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2024년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글로벌화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2024.05.19 07:00

4분 소요
목동14단지, 60층 초고층으로...5007가구 공급

부동산 일반

서울시 양천구 목동신시가지14단지 아파트가 최고 60층 아파트로 재건축된다. 목동 일대 재건축이 탄력을 받으며 5만3000여 가구 ‘미니 신도시’로 거듭날 전망이다. 26일 양천구에 따르면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목동지구 택지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특별계획구역 14 세부개발계획 수립(안) 및 정비구역 지정(안)’ 공람 공고가 나왔다. 공람에서 목동14단지는 최고 높이 계획을 기존 35층에서 60층으로 변경했다. 공급 세대 수는 총 5007가구다. 목동신시가지는 1∼14단지 모두 안전진단을 통과한 가운데 6단지에 이어 이번에 14단지의 정비계획이 수립되면서 이 일대 재건축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목동6단지는 지난해 8월 최고 50층, 약 2300세대 규모의 디자인 특화단지로 재건축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했다. 재건축이 이뤄지면 목동 1∼14단지 일대에는 5만3000여 가구의 '미니 신도시'가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1980년대 대규모 택지지구로 개발된 목동 일대에는 현재 총 14개 단지 2만 6629세대가 거주 중이다. 특히 송파구 잠실, 영등포구 여의도에 이어 목동 단지들도 초고층단지 재건축 대열에 속속 참여하는 분위기다. 잠실 5단지는 최고 층수 70층에 약 6500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방안이 서울시 인허가 문턱을 넘었다. 여의도에서는 1호 재건축 한양아파트가 56층, 시범아파트가 60층 이상 높이로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목동 7단지 역시 종상향(2→3종)을 통해 최고 60층 아파트를 짓겠다고 밝혔다. 목동 1∼3단지는 국회대로 공원과 안양천을 연계한 개방형 공공녹지를 조성하는 조건으로 지난달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종상향이 가결(조건부 가결)됐다.

2024.04.26 18:54

2분 소요
‘순천의 꿈’으로 채워진 국가정원… 캐릭터가 뛰노는 만화경으로[E-트래블]

여행

파르라니 봄이 왔지만, 순천만은 느긋하다. 무채색의 람사르 습지는 춘래불사춘~ 아니다. 갈대의 꿈은 계절의 변화무쌍함에 촐싹대지 않고 생명을 끌어안고 골드러시를 이룬다. 갈대 새순이 이제야 늦잠에서 깨어나,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있다. 순천, 생태관광지에서 문화산업 도시로 변신게으른 일군의 흑두루미가 이주를 위해 마지막 비상을 준비하고, 짱뚱어는 개구리 흉내 내듯 뻘밭을 뛰어다닌다. 갈대 사이를 산책하던 칠게는 탐방객 발소리에 놀라 꼬리를 감춘다.그렇다고 몸단장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다. 봄을 지고 나르는 바람이 갈대밭을 빗질하고, 온기 품은 햇살은 순천만이 맨살을 드러낸 쇄골에서 이어진 어깨선을 따라 펄 가루를 뿌려 화사하게 분단장을 한다. 순천만에 어깨끈을 걸친 낭창낭창 하늘거리는 이사천에도 해거름의 급한 발걸음이 흘린 빛 가루가 사금파리처럼 반짝인다. 순천만에 이르는 길은 산화공덕이다. 꽃길만 걸으라는 덕담처럼 벚꽃이 탐방객의 동선에 꽃비를 흩날려 응원한다. 지난 겨울 16만 마리의 철새가 거쳐 간 이곳의 터줏대감들에게 잠시나마 평화가 찾아왔다. 굴러온 돌에도 눈치껏 살아남았으니 이제 그들의 시간이다. 순천만의 방문객도 선수교체다. 색색으로 폼을 낸 사람들의 발길 역시 꼬리를 문다. 지난해 1000만 명이 방문한 순천만국가정원은 생태관광지에서 젊은 세대가 머무르는 문화산업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생태를 보존하면서 콘텐츠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지난 1일 문을 연 순천만국가정원이 개장 7일 만에 탐방객 21만 명을 돌파했다. 2023국제정원박람회의 흥행을 이은 아이템은 우주시대를 맞아 ‘우주인도 놀러 오는 순천’이다. 순천만국가정원이 아날로그 정원과 AI·문화콘텐츠 등이 어우러져 새롭게 태어났다. 이곳을 찾으면 우주선이 막 착륙한 듯한 ‘스페이스 브릿지’다. 175m의 다리 내부에는 관람객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미디어 연출로 사진 촬영 장소다. 스페이스 브릿지를 건너면 시원한 개방감으로 눈을 즐겁게 해주는 5000평의 화훼 공간 ‘스페이스 허브’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시범 운영 중인 국가정원 야간 프리미엄 ‘나이트 가든 투어’도 관심을 끈다. 어린이 관람객을 사로잡은 귀여운 스탬프 투어 ‘작은 정원사의 모험’, 춤추는 세포 캐릭터가 살아 숨 쉬는 듯한 ‘유미의 세포들 더무비’, 4D 입체영상관과 인터렉티브 전시, 프로젝션 맵핑이 있는 시크릿 어드벤처도 인기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흑두루미 떠난 자리, 도요새가 찾아왔다순천만은 염습지(갈대와 칠면초 등 염생식물 서식 갯벌)가 남아있는 한반도 유일의 갯벌이다. 시가지를 관통하는 동천, 상사 조절지댐에서 이어지는 이사천, 신도심을 통과하는 해룡천이 순천 앞바다로 꿈틀거리며 흐른다.시베리아행 비행 편을 놓쳤는지 노랑부리저어새와 흑두루미 가족이 머리를 맞대고 숙의에 빠졌다. 김경선 순천만습지 생태해설사는 지난 1일 “지난 겨울 흑두루미 7238마리가 순천만을 찾았다”며 “대다수 지난달 러시아로 떠났지만 지금 21마리가 남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7일 모두 떠났다.자연이 빈자리를 그냥 둘 리 없다. 알락꼬리마도요·민물도요·검은머리물떼새 등 도요물떼새들이 도착하고 있다. 순천시는 계절별 탐조 신동선을 개발해 체류형 고품격 탐조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철새들이 비행으로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면 갈대 사이에서 숨바꼭질하는 생명들로 번잡스럽다. 어류 230종, 게류 193종, 새우류 74종, 조개류 58종 등이 이 갯벌에 터전을 잡았다. 김 해설사는 “순천만에서는 다양한 생물을 만날 수 있다”면서 “1급 멸종위기종 수달이 새끼들을 훈련하는 모습을 자주 드러낸다”고 설명했다.다양한 생물이 서식한다는 것은 그만큼 영양염류가 풍부하고 생산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갯벌의 생산성은 육지에 비해 9배 정도나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갯벌의 생태적 가치는 1㏊(0.01㎢)당 9990달러로, 같은 면적 농경지 가치(92달러)보다 100배 이상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순천만 습지 거주 동물들의 삶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사람의 동선은 최소화됐다. 10년 전 정원박람회를 위해 순천의 전봇대는 뽑혀 나갔다. 멸종위기종 흑두루미를 위해서다. 왕복 4차선 아스팔트 도로는 잔디로 옷을 갈아입었다. 순천만의 탐방객은 갈대밭 위에 조성된 덱으로 습지를 만끽할 수 있다. 용산전망대에 서면 22.6㎢(690만 평) 너른 갯벌과 5.4㎢(160만 평)의 빽빽한 갈대밭이 눈 앞에 펼쳐진다.아날로그 정원에 디지털 콘텐츠 심는다순천만 습지가 동물을 위한 삶의 터전이라면, 순천만국가정원은 사람을 위한 쉼터다. 사실 순천만국가정원은 습지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서 탄생했다. 순천만 습지가 명성을 얻으면서 2002년 연간 10만 명이었던 관광객이 3년도 안 돼 300만 명까지 늘었다. 늘어나는 차량과 탐방객으로 순천만의 생명이 위협받았다. 순천시는 전문가들과 연구를 진행해 순천만의 입구를 도심 방향으로 옮기고 순천만으로 진입하는 차량을 통제하기로 했다. 순천만과 5.5㎞ 떨어진 도심 지역에는 거대한 정원이 들어섰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습지의 파괴를 최소화하고 도심 공간이 팽창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만든 에코벽인 셈이다.순천시는 이곳에 꽃과 나무를 심어 정원을 조성했고,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했다. 당시 440만 명이 방문객이 순천의 아름다움에 매료됐다. 2015년 순천만정원은 국가정원 1호로 지정됐다. 첫 박람회가 열린 지 10년 만인 지난해 2023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다. 하지만 순천의 고민은 계속됐다. 지방에 일자리가 없어 젊은이들이 수도권으로 향하는 현상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순천시는 관람객이 잠시 머무는 정원도시를 넘어 젊은이가 살만한 문화산업도시로의 변화를 선포했다.‘K-디즈니’ 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정원에 녹아들었다. 애니메이션, 웹툰 등 문화콘텐츠 산업을 순천에서 키우겠다는 것이다. 어린이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던 노을정원과 키즈가든에는 자연주의 환경예술가 박봉기 작가의 작품이 설치됐다. 정원에서의 특별한 하룻밤을 선사했던 가든스테이 쉴랑게는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을 위한 공간이 됐다.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인 찰스 젱스가 설계한 순천호수정원과 이탈리아, 네덜란드, 튀르키예 등 다양한 국가의 정원도 만나볼 수 있다.노관규 순천시장은 “국가정원은 아름답지만 젊은 세대엔 다소 지루하고 어르신들에게는 너무 넓다는 지적도 있었다”며 “순천의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젊은이들이 일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콘텐츠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개막식에 참석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008년 순천을 방문했을 때, 갯벌을 보며 생태와 환경에 모든 것을 걸고 환경을 살리는 도시로 미래를 설계하겠다던 노관규 시장님 말씀이 기억난다”며 “다시 이곳에 오니 그때 생각한 것이 완수돼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순천의 꿈은 단지 정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순천은 정부와 함께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사업을 키우면서 관련 기업에 러브콜을 보내왔다. 노 시장은 “순천에서 국제적인 웹툰 어워드를 만들 계획”이라며 “웹툰 종주국 한국의 위상을 순천에서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레드슈즈’·‘유미의 세포들’·‘퇴마록’ 등 인기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기업 로커스(LOCUS)가 본사를 순천으로 옮기는 등 기업들의 호응도 이어지고 있다. 순천의 꿈은 정원을 채웠고, 국가정원은 캐릭터 뛰노는 만화경을 만들었다. 순천 가는 길순천역은 KTX가 지난다. KTX를 타면 서울에서 3시간 만에 순천에 닿는다. 순천역 바로 앞에 공유차를 빌릴 수 있는 쏘카존이 많다. 4시간 기준 중·소형차 대여료가 1만~2만 원대라 비용 부담도 적다. 순천만국가정원은 매우 넓다. 관람차를 이용해 정원을 구경해도 좋다. 무인궤도 차량인 스카이큐브를 이용하면 순천만국가정원 서원에 위치한 정원역과 순천만습지에 위치한 순천만역까지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입장료는 일반 성인 1만원, 청소년·군인 7000원, 어린이 5000원이다. 순천시민은 성인 2000원, 청소년·군인 1500원, 어린이 무료이며 1년권은 1만 원에 발급받을 수 있다. 성인 기준 관람차 3000원, 정원드림호 1만2000원, 캐빈하우스 1박 15만원, 스카이큐브 왕복 8000원 등이다. 정원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다. 비용이 부담된다면 1만2000원인 순천시 관광지 통합 입장권을 구매하는 게 좋다. 1박2일 동안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습지, 낙안읍성, 드라마촬영장, 뿌리깊은나무박물관, 자연휴양림을 모두 둘러볼 수 있다. 갯벌을 품은 순천은 꼬막, 짱뚱어, 낙지가 유명하다. 순천의 다채로운 맛을 만나고 싶다면 한정식집을 찾는 게 좋다. 홍어와 미나리를 곁들인 별미도 맛볼 수 있다.

2024.04.20 08:00

6분 소요
중국 베이징 국제 버전 포털사이트 오픈, 9가지 언어로 서비스 제공

차이나 포커스

외국인과 외자 기업에 9가지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국 베이징 국제 버전 포털사이트가 최근 정식 오픈했다. ​사이트는 베이징의 국제 교류센터 기능 구축을 중심으로 정보 공개와 공공서비스, 자문과 교류를 통합해 영어, 한국어,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아랍어와 포르투갈어까지 총 9가지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외국인과 외국 투자자들에게 투자, 여행, 학습, 생활, 소비 등 분야에서 쾌적하고 풍부한 도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례로 사이트 내 '행사 캘린더' 섹션에는 전시회, 공연, 스포츠, 소비, 관광, 명절, 포럼, 투자와 생활 꿀팁 등 정보가 담겨있다. ​'나의 베이징 스토리' 섹션에는 외자 기업의 발전사, 기업가의 성장 스토리, 베이징에서 생활하면서 공부하고 일하며 관광하는 외국인의 이야기까지 매력적이고 활기찬 도시 베이징에서의 잊지 못할 추억을 진실하게 기록하였다. ​또한 베이징의 경영 환경과 '국가 서비스업 개방 확대 시범구', '중국(베이징) 자유무역시험구' 건설, 징진지(京津冀:베이징, 톈진, 허베이) 협동 발전 등 내용을 중심으로 경제발전, 중점산업, 산업단지 관련 정보를 담았다. ​베이징의 골든 명함으로 불리는 '12345 핫라인' 이 설치된 것도 찾아볼 수 있다. ​새롭게 개편한 베이징 국제 버전 포털사이트는 참신한 모습으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자료 제공=CMG

2024.04.01 10:21

1분 소요
NH證, 환경부 주관 탄소배출권 거래 중개 시스템 도입 시범사업자 선정

증권 일반

NH투자증권이 환경부에서 주관하는 탄소배출권 거래 중개 시스템 도입 시범사업자로 단독 선정됐다고 25일 밝혔다. 시범사업자 선정에 따라 NH투자증권은 올해 탄소배출권 거래 중개 시스템을 구축 후 내년 상반기부터 배출권 할당대상 업체 등 시장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위탁매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탄소배출권 위탁매매는 탄소배출권 할당대상 업체들이 한국거래소 시스템에 직접 참여해 거래하는 현행 시스템을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편입하는 제도다. 환경부는 올해 2월말 해당 제도 시행을 위한 사업 참여자 모집공고를 했으며, NH투자증권이 최종 선정됐다. 지난해 9월 정부는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 활성화 방안을 통해 시장 참여자 확대 및 상품 다양화 등을 추진했다. 배출권 거래법 개정안이 올해 1월 국회를 통과해 내년 상반기부터 위탁매매제도를 시행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위탁매매 도입으로 증권사를 통한 탄소배출권 매매가 가능해짐에 따라 할당대상 업체들은 거래 편의성을 얻는 동시에 시장 정보에 쉽게 접근하는 등 다양한 이점이 있다. 또한 향후 탄소배출권 연계 금융투자상품이 출시되면, 배출권 위탁매매 제도와 더불어 시장 참여자 확대, 시장 활성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박건후 NH투자증권 박건후 클라이언트 솔루션본부 대표는 “탄소배출권 제도는 그동안 기업의 탄소 감축을 유도하고 국가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긍정적인 역할을 지속해오고 있다”고 하면서 “거래 참여에 제도적으로 제한이 있었던 배출권 시장은 이번 위탁매매제도를 시발점으로 개방되고 성숙한 금융시장으로 재편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2024.03.25 10:20

1분 소요
티빙, 엉망진창 야구중계로 ‘뭇매’…향후 개선점은?

IT 일반

최주희 티빙 대표가 한국프로야구(KBO) 시범경기 부실 중계에 대해 사과했다. 최 대표는 12일 서울 상암동 CJ ENM 사옥에서 열린 KBO 리그 중계 기념 ‘K-볼 서비스 설명회’에서 “‘무료보다 못하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티빙은 최근 ‘2024 KBO리그 시범 경기’ 중계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선수명, 야구용어 등을 잘못 기재해 야구팬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티빙은 해당 오류 등을 파악하고 즉각 대응 가능한 부분을 조치하는 한편 내부적으로 개선 방향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CJ ENM은 1350억원을 들여 KBO 온라인 중계권을 샀다.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다. 2026년까지 KBO 주요 행사 국내 유무선 생중계, 하이라이트, 주문형비디오(VOD) 스트리밍 권리·재판매 사업권을 보유한다. 문제는 그동안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무료로 야구 경기 관람이 가능했던 팬들 입장에선 앞으로 매달 최소 5500원(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 가량의 티빙 유료 결제를 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특히 무료로 개방된 시범 경기 중계 서비스가 엉망인 모습을 보이면서 이에 대한 팬들의 분노가 더욱 커진 상황이다.최 대표는 “서비스를 빨리 안정화해서 3월 23일 개막전까지 제대로 된 서비스로 찾아오겠다”며 “올해 KBO리그를 중계하면서 서비스 및 콘텐츠에 진심 어린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유료화를 통한 수익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서비스 퀄리티를 높이는 선순환하는 과정을 진정성 있게 보여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티빙은 안정적인 프로야구 중계 시스템을 갖추고 야구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투자를 늘려나가며 관련 업무 인력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티빙은 모바일, 태블릿, PC, 스마트TV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특히 스페셜관을 열고 앱에서 생중계와 하이라이트 시청을 단 한번의 터치로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로 했다.아울러 콘서트 생중계에서 인기를 끈 타임머신 기능을 야구팬 눈높이에도 맞춘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시청행태를 반영해 멀티뷰 시청 모드로 하루 4개 경기를 동시에 볼 수 있고, 향후에는 중계 사운드만 청취 가능한 오디오 모드도 도입한다.야구팬의 디지털 응원 문화를 독려하기 위해 단체 채팅 기능인 ‘티빙 톡’은 구단 홈 팬끼리 최대 접속 50만명까지 가능하다. 빠르고 정확한 문자 그래픽 중계에 국내 최초로 투구타율 예측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디지털 중계 퀄리티도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다.티빙은 일반인들이 경기장에서 영상이나 사진을 촬영하여 개인 SNS 계정 업로드를 저작권 충돌이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허용할 방침이다. 또 40초 미만의 쇼츠 영상도 일반인이 가공해 SNS를 통해 공유하는 놀이 문화를 권장한다.티빙은 KBO 리그와 상생의 일환으로 야구 문화 친화적 저작권 개방 정책을 지속 고민할 예정이다.신규 프로야구 팬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전략도 마련했다. 경기가 있는 날 인터뷰 클립, 득점 장면 몰아보기, 주요선수 주요장면과 새롭게 기획할 야구 용어와 룰 소개, 야구장 진기 명기 클립 영상을 선보일 계획이다.

2024.03.1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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