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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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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대전에 ‘KB골든라이프 연금센터’ 오픈

은행

KB국민은행은 개인 맞춤형 은퇴자산관리 전문상담센터인 ‘KB골든라이프 연금센터’를 대전광역시에 추가로 오픈했다고 29일 밝혔다.대전 연금센터는 퇴직연금 보유한 고객 비중이 높아 전문적인 상담 수요가 많은 대전은행동종합금융센터에 마련됐다.‘KB골든라이프 연금센터’는 2020년에 시중은행 최초로 설립한 연금·은퇴 자산관리 전문 종합상담센터다. 이번에 오픈한 대전연금센터 포함해 전국의 13개 연금센터를 운영 중이다. 지난달 BI(Brand Identity)를 ‘센터’에서 ‘연금센터’로 변경해 연금자산관리 상담센터로서의 역할과 위상을 한층 강화했다.‘KB골든라이프 연금센터’는 예약제로 운영해 은퇴자산관리전문가와 일대일 상담을 진행한다. 개인별 노후 준비 상황을 분석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안한다. 연금 수령 및 절세 방안과 같이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필요한 자산관리 방안도 제공하고 있다.KB국민은행 관계자는 “출범 이후 약 2만7000건의 상담을 진행해 은퇴자산관리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았다”며 “대전연금센터 오픈으로 수년간에 쌓아온 노하우로 최적의 은퇴설계 솔루션을 충청권 고객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KB골든라이프 연금센터’는 은퇴 준비에 관심 있는 고객이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며, KB스타뱅킹과 ‘KB골든라이프X’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가능하다.

2024.07.29 14:27

1분 소요
“시계도 가격인상 대열 합류”…롤렉스·제니스·태그호이어 ‘줄인상’

산업 일반

명품 브랜드 가방 가격이 새해를 맞아 줄줄이 오르는 가운데 명품 시계까지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지난 1월 1일 롤렉스를 시작으로 제니스부터 예거, 태그호이어까지 일제히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브라이틀링도 이달 중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태그호이어는 오는 7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5% 인상한다. ‘다이버 워치’로 유명한 아쿠아레이서 300 시리즈의 ‘오토 배트맨’은 389만원에서 408만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1월 예거 르쿨르트, 제니스도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예비부부가 선호하는 예물시계 브랜드 1위로 꼽히는 예거 르쿨르트는 올해 초 대부분 제품의 가격을 올렸다. ‘마스터 울트라 씬 문페이즈’는 1380만원으로 30만원 올랐고, ‘마스터 컨트롤 캘린더’도 1550만원에서 1590만원으로 가격이 조정됐다. 제니스도 가격을 5% 올렸다. ‘데피 클래식’의 브레이슬릿 모델은 현재 1150만원에 판매되고 있고, 가죽 모델은 1004만원이다. 이달 중 가격을 5% 인상할 것으로 알려진 브라이틀링은 대표적인 예물시계 중 하나인 ‘슈퍼오션 헤리티지’의 가격을 653만원에서 685만원으로 가격을 조정한다. 롤렉스는 지난 1월 1일 2년 만에 주요 제품 가격을 올렸다. 인상 폭은 8~16%로 인기 모델 중 하나인 ‘서브마리너 논데이트’는 985만원에서 1142만원으로 16% 올랐다. 서브마리너 라인 중 ‘스타벅스’ 별칭을 가진 모델은 기존 1165만원에서 1357만원으로 200만원 가까이 인상됐다. 수입 명품 시계 브랜드들은 가격정책 변경, 환율변동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한다. 업계는 가방에 이어 시계도 이미 ‘예고된 인상’으로 보고 있다. 명품 업계는 매년 초 연례행사처럼 가격을 인상해왔다는 것이다. 에르메스는 매년 1월 첫째 주 가격을 올려와 지난해에는 1월 5일부터 가방·지갑·스카프 등의 가격을 5~10% 인상했다. 샤넬은 지난해 총 네 차례의 가격 인상을 단행해 주요 제품이 6~36% 비싸졌고 지난 1월에도 코코핸들·비즈니스 어피니티 등 일부 핸드백 가격을 10~17% 올렸다. 프라다는 지난해 무려 6번, 루이비통은 5번 가격을 올려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이 같은 기습 가격 인상에도 소비자들의 구매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일부 롤렉스 매장은 대기 손님이 끝없이 몰리자 지난 12월부터 ‘전일 예약제’로 예약 방법을 변경하기도 했다. 기존에는 당일 예약을 받아 소비자들이 매장 오픈 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오픈런’을 했지만, 이제는 전날 저녁에 대기표를 부여하고 다음날 순차적으로 호출해 입장하는 식으로 바꾼 것이다. 국내 명품 시장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 국내 명품 시장 규모는 2019년보다 4.6%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올해는 인상 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2022.02.06 17:20

2분 소요
“‘롤린이’는 오픈런 말고 예약런”…롤렉스, ‘전일 예약제’로 바뀐다

산업 일반

일부 롤렉스 매장이 지난 12월부터 ‘전일 예약제’로 예약 방법을 변경했다. 기존에는 당일 예약을 받아 소비자들이 매장 오픈 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오픈런’을 했지만, 이제는 전날 저녁에 대기표를 부여하고 다음날 순차적으로 호출해 입장하는 식으로 바꾼 것이다. ‘장시간 대기로 인한 고객 불편 사항을 반영했다’는 것이 매장 측의 설명이다. 일명 롤린이(롤렉스 입문자) 사이에선 바뀐 롤렉스 매장 이용법이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롤렉스를 판매하는 매장은 총 10곳이다. 이 중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압구정 본점이 전일 예약제를 시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본점 매장에는 지난해 12월부터 전일 사전 예약제가 도입됐다. 전날 오후 7시 30분에 대기표를 부여하고, 다음날 매장 오픈 시 순차적으로 입장이 가능하다. 본점 매장 문 앞에는 예약제 변경에 대한 안내와 ‘전날 오후 6시부터 대기가 가능하다’는 내용이 공지돼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전일 예약제가 도입됐다. 무역센터점도 본점과 동일하게 전날 저녁 7시 30분에 번호표를 받은 사람에 한해 다음날 매장 입장이 가능하다. 무역센터점 매장 측은 ‘한파로 인한 고객님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기시간을 주간으로 변경했다’는 말과 함께 전일 예약제 변경에 대한 안내사항을 매장 앞에 적어 놓았다. 전일 예약제 시행에 따라 기존에 백화점 매장 오픈 시간인 오전 10시 30분 이전부터 줄을 서야했던 소비자들은 오후 3~4시, 이르면 오후 2시부터 줄을 서고 있다고 전해진다. 평일에는 40팀, 주말에는 50팀까지 대기표를 부여하고 있어 고객들이 줄을 서 있는 인원수를 세보고 이 숫자를 넘으면 알아서 집으로 돌아가는 식이다. 매장 측은 고객의 편의를 위해 예약제를 변경했다고 하지만 소비자 불만은 여전하다. 아침 오픈런을 할 때보다 줄을 서야 하는 시간은 줄었지만 상담을 원하는 날짜 전날에 줄을 서야 해서 번거롭고, 그렇게 줄을 서도 원하는 모델을 사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롤렉스 매장 앞은 매일 수많은 대기자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모델의 경우 재고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 구매하기만 하면 5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며 ‘롤테크(롤렉스+재테크)’에 뛰어드는 소비자가 여전히 넘쳐나는 상황이다. 재테크 수단이 아니더라도 결혼 예물 시계나 선물용으로 롤렉스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도 많다고 전해진다. 온라인상에서는 롤렉스 구매처를 두고 ‘성골’, ‘진골’이라는 말도 확산되고 있다. ‘성골’은 국내 정식 매장에서 구입한 제품을, ‘진골’은 병행 수입으로 구입한 제품을 의미한다. 정식 판매 매장인 백화점 등에서 구입할 경우 웃돈을 붙이지 않고 정가 그대로 구매한 것으로 신라 골품제도 중 최고의 신분층인 ‘성골’이라는 말을 붙여 표현하는 것이다. 회원 54만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명품 카페 ‘시크먼트’에는 롤렉스 오픈런 후기와 대기자 및 대기번호 현황 등에 관한 글이 활발하게 올라오고 있다. 전일 예약제로 변경된 후 현대백화점 본점 오픈런을 해봤다는 한 회원은 “전날 오후 3~4시 정도에 가면 40등 안에 들 수 있고 오후 12시쯤 가면 거의 1번을 받는다”고 전했다. 또 다른 회원은 “전날 대기표를 받은 사람들에게 다음 날에 카카오톡으로 순차적으로 호출 메시지를 보내주고, 1시간에 4명 정도 매장에 들어가니 대기 2명 정도 남았다고 하면 그때 매장 근처에 가 있으면 된다”며 팁을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롤렉스는 가격 인상까지 단행했다. 롤렉스는 지난 1일 주요 제품 가격을 8~16% 올렸다. 인기 모델 중 하나인 ‘서브마리너 논데이트’는 985만원에서 1142만원으로 16% 올랐다. 서브마리너 라인 중 ‘스타벅스’ 별칭을 가진 모델은 기존 1165만원에서 1357만원으로 200만원 가까이 인상됐다. ‘예물 시계’로 인기 있는 데이저스트 라인의 일부 품목도 인상됐다. 인기 모델인 데이저스트 36㎜ 오이스터스틸과 옐로우 골드 모델은 1421만원에서 1532만원으로 8% 인상됐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2022.01.25 14:29

3분 소요
“매일 아침 7시에 스타벅스 앱 켜요”…디지털 오픈런으로 옮겨간 ‘스벅대란’

유통

일명 ‘스타벅스 대란’이 올여름에는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지난해까지 사은품을 증정받기 위해 사람들이 스타벅스 매장 앞에 줄을 서서 기다렸다면, 올해는 아침마다 스마트폰을 쥐고 클릭의 순간을 기다리는 ‘디지털 오픈런’ 모양새다. ━ 대기인원 1만명 훌쩍 넘어 스타벅스코리아가 올해부터 ‘e-프리퀀스 사은품 사전 예약제’를 도입했다. 종전까지 스타벅스코리아는 일정 음료를 마신 소비자에게 사은품을 증정하는 e-프리퀀스 이벤트를 오프라인 매장 행사로만 진행해왔다. 이 때문에 지난해까지 사은품을 받고자 하는 스타벅스 손님들이 매장문이 열리기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그마저도 남은 물건이 없어서 허탕을 치곤 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식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은품을 신청하고 예약한 날에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증정품을 받을 수 있도록 공식 애플리케이션에 ‘증정품 예약하기’ 기능을 추가했다. 소비자들은 긴 줄을 서지 않아도 앱을 통해 원하는 사은품과 수령일·매장 등을 선택하고 해당 날짜에 매장을 방문해 사은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스타벅스코리아의 새로운 아이디어, ‘증정품 예약하기’는 다른 진풍경을 만들어냈다. 아침 7시마다 사람들을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으로 모이게 하는 것. 증정품이 매일 한정수량으로 나오기 때문에 사람들은 소수로 입고되는 증정품을 예약하기 위해 ‘증정품 예약하기’ 시스템이 열리는 시간, 아침 7시부터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야 한다. 10분 안에 대부분의 사은품이 소진되기 때문에 아침 7시 이후에 접속하면 그날의 기회는 놓치게 된다. 개점시간에 맞춰 질주하는 소비자의 모습을 말하는 ‘오픈런’과 같은 모습이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 상에서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스타벅스 앱에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은 ‘대기인원’과 ‘대기시간’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스타벅스의 안내창을 통해 알 수 있다. 직장인 송영아(33)씨는 “쿨러 상품을 받기 위해 아침 6시50분에 스벅 앱을 켰다”며 “지난주부터 시도했는데 모두 일찍 마감돼 실패했다. 오늘은 지역을 바꿔 다시 시도해서 증정품 예약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송씨는 증정품을 신청하기 위해서 두 번을 대기해야 했다. 첫 번째는 스타벅스 앱에 접속할 때, 두 번째는 접속 후 ‘증정품 예약하기’에 들어갈 때였다. 스타벅스 앱에 처음 접속한 아침 6시58분에는 대기인원 1620명이 떴고, 대기시간으로는 3분가량이 표시됐다. 그 후로 ‘증정품 예약하기’에 들어간 아침 7시에는 대기인원 1만352명, 대기시간 5분30여초가 나타났다. 송 씨는 약 10여분 동안 스타벅스 앱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또 다른 직장인 신소라(32)씨는 “대기인원이 워낙 많기 때문에 7시 정각에 맞춰서 접속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6시50분부터는 앱에 접속하고 절대 새로고침 또는 재접속 버튼을 누르지 않는 것이 사은품을 예약할 수 있는 성공 팁”이라고 말했다. 새로고침 또는 재접속을 누르는 순간 다시 처음부터 대기 줄을 서게 된다. 이어서 신씨는 “대학 시절 온라인으로 수강신청 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 증정품 ‘분홍색 쿨러’는 당일 예약·당일 수령만 가능 사은품 행사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증정품 예약하기’ 기능에도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사은품 중 가장 인기 제품인 분홍색 쿨러 제품의 수량 소진 문제로 지난 16일부터 ‘당일 예약 및 당일 수령’으로 운영방침을 변경한 것이다. 초록색 쿨러 제품과 다른 랜턴 제품들은 소비자가 수령을 원하는 날을 선택해 받을 수 있었지만, 분홍색 쿨러 제품은 오늘 당장 받지 않으면 신청할 수 없다. 직장인 주승희(37)씨는 “지난해처럼 매장에 길게 줄을 서지 않아서 편리하지만 원하는 색상의 제품을 받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보다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는 건 전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방역과 안전문제 등을 고려해 올해는 소비자들이 줄을 서지 않아도 되게끔 온라인 서비스를 운영하게 됐다”며 “올해 처음 도입한 기능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애플리케이션 상에서 소비자의 대기시간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1.06.21 16:57

3분 소요
대량 맞춤 · 신소재 도입이 비결

산업 일반

한샘은 외환위기와 경기침체로 주 소비자인 중산층의 구매력이 붕괴되자 중저가 시장에 승부를 걸었다. 생산과 물류 시스템을 혁신하고 신소재를 도입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한샘은 보급형 제품의 성공에 힘입어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 한샘은 고급 ·고가 부엌가구의 대명사였다. 40평대 이상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중 ·상류층을 타깃으로 삼은 한샘의 전략은 한동안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한샘은 지난 86년 이후 10년 가까이 연평균 25%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80~90년대 소득수준 향상과 생활패턴의 서구화에 따른 소비자들의 욕구 변화를 읽어낸 덕분이다. 하지만 외환위기에 이어진 내수침체로 시장 규모가 30% 이상 줄어들자 한샘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한샘은 성장전략으로 중저가 시장 공략을 통한 몸집불리기를 택했다. 부엌가구 시장에서 고가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중간 가격대와 ‘비메이커’ 저가 제품시장이 각각 50%와 30%를 차지한다. 매출을 끌어올리려면 중저가 시장 장악이 반드시 필요했다. 중저가 전략은 한샘의 브랜드 정체성을 흔들 수도 있는 모험이었다. 더구나 한샘은 과거 한 차례 중저가 시장에 진출했다가 곤욕을 치렀던 경험도 갖고 있었다. 90년대 초 처음 출시한 한샘의 보급형 제품은 젊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제품이 인기를 누리자 영세업체들의 디자인 베끼기가 극성을 부렸다. 외관과 기능을 흉내낸 영세업체 제품은 저가를 무기로 한샘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했다. 한샘의 첫 번째 중저가 전략은 영세업체들의 점유율만 높여주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최양하(54) 사장은 “유사품에 주의하라고 광고라도 하고픈 심정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 2000년 중저가 시장에 재진출한 한샘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시장조사부터 다시 했다. 소비자 조사결과 한샘 브랜드의 선호도는 여전히 높았다. 경쟁업체나 영세업체 제품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한샘 제품을 선택하지 않는 것은 역시 가격 때문이었다. 영세업체 제품 수요를 흡수할 수준으로 가격을 끌어내리면서도 흉내낼 수 없는 디자인과 품질을 갖출 묘안이 필요했다. 최 사장은 “당시 회사는 30%에 이르던 영세업체 제품과의 가격차를 좁히는 데 사운을 걸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샘의 경영진은 ‘대량맞춤’ 생산방식에서 해답을 찾았다. 대량맞춤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원가절감 효과를 추구하는 전략이다. 나이키 ·모토롤라 ·델 컴퓨터 등이 채택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됐다. 숫자로 본 한샘 0 최근 3년간 한샘은 기업어음이나 사채를 한 번도 발행하지 않았다.자금조달을 외부에 의존하지 않아 부채비율을 2002년 말 95.7%에서 2003년 9월 말에는 70.6%로 낮췄다. 7 설립 7년만인 지난 77년7월 국내 가구업체로는 처음으로 미국 수출길을 열었다.2002년 7월에는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8 사외이사를 제외한 임원 14명 중 8명이 외부 출신이다.최양하 사장은 대우중공업 출신이다.노무섭 부사장은 현대건설,박석준 전무는 외환은행을 거쳐 한샘에 합류했다.LG종금에서 온 최동수 전부사장은 2003년8월 조흥은행장에 전격 선임됐다. 19 한샘 매출액은 최근 3년간 평균 19%씩 증가하고 있다.지난 2001년 처음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한 뒤 2002년 4,700억원,2003년 3분기까지 3,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샘은 대량맞춤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 전사적자원관리(ERP)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3분 CAD’라는 독특한 시스템을 개발했다. 3분 CAD는 평형별 ·길이별로 다른 2,000여 개의 설계도를 미리 만들어 고객의 집을 방문하지 않고도 즉석에서 집 구조에 맞는 부엌 설계와 가격을 도출해내는 시스템이다. 또 옵션에 따라 설계를 변경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가격이 계산되기 때문에 견적 가격을 바로 알 수 있다. 매장에서 설계가 끝나면 주문서가 실시간으로 본사에 보내져 3일 정도면 설치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했다. 한샘은 이 시스템을 통해 서비스 수준을 높이면서도 영업비용의 상당 부분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항공기 좌석 예약제도를 응용한 ‘시공 좌석제’라는 독특한 물류 프로세스도 도입했다. 고객이 원하는 날짜를 직접 선택하도록 하되 인력문제 등을 감안해 주문과 동시에 시공가능 시간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전산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제도를 통해 물류와 인력을 효율적으로 분산할 수 있게 됐다. 또 생산물량과 인력소요를 평준화하고 사전에 파악된 출고일에 맞춰 생산계획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박영재 생산 및 구매담당 전무는 “물류 속도는 높이되, 비용을 줄이고 재고 부담도 현격히 낮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생산과 물류 시스템 개혁이 완성될 즈음인 2001년 봄, 한샘의 ‘밀란 프로젝트팀’이 고무적인 소식을 전해왔다. 신소재인 투명 코팅제(CPL)를 사용하면 100만원대에 고급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보고였다. CPL은 고품질의 광택을 내고 습기와 흠집에 강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 한샘은 대량 수입을 통해 CPL의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 하지만 영세업체들은 엄두를 못냈다. 복제품 방지과 원가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손에 넣은 한샘은 신소재를 새로운 시스템에 적용해 ‘밀란’ 시리즈를 내놨다. 2001년 가을 혼수시장을 겨낭해 출시한 밀란은 만루 홈런을 날렸다. 출시 5개월 만에 2만5,000세트, 2002년에는 4만2,000세트가 팔려나갔다. 가구 시장 전체에서 단일품목 판매량이 5만 세트를 넘기기는 밀란이 처음이었다. 2003년에도 월평균 4,000세트가 판매되며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밀란은 2003년 9월 기준으로 한샘 부엌가구 부문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밀란의 성공에 힘입어 한샘은 중저가 부엌가구 시장 점유율을 2001년 5%, 2003년에는 16%까지 늘렸다. 이에 힘입어 회사 전체 매출도 매년 20%씩 성장하는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성공의 주인공에게는 걸맞은 보상이 뒤따랐다. 밀란 프로젝트를 주도한 이소영 팀장에게는 특진과 함께 1억원의 파격적인 포상금이 지급됐다. 한샘은 2002년에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지난 5월에는 주가가 1만4,000원 선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9,000원대에서 주춤하고 있다. 내수악화에 대한 우려로 주가 전망은 엇갈리지만 한샘의 중저가 전략은 상찬을 받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한태욱 연구원은 “최근 소비패턴의 양극화 현상을 고려할 때 고가와 저가로 나뉜 한샘의 정책은 긍정적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이승주 애널리스트도 “새해에 경기회복이 본격화하면 기존 고가 가구 매출도 회복돼 매출 성장 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샘은 최근 중국 공장 건립에 나서며 해외시장 개척에도 시동을 걸었다. 베이징(北京)에 건립하는 7,800평 규모의 공장은 중국 소비자를 직접 공략하는 역할 외에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 생산기지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최 사장은 “미국 ·일본 ·동북아 지역 부엌가구 시장을 적극 공략해 오는 2005년까지 한샘을 매출 1조원 규모의 회사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2004.01.0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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