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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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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건설사 ‘부실·하자’ 문제…프리미엄 ‘브랜드' 직격탄

부동산 일반

국내 건설업계가 연이은 부실시공과 하자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 이른바 메이저로 불리는 1군 건설사도 이런 문제로 기업에 대한 신뢰와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1군 건설사란 시공능력 평가액 4200억원 이상인 기업을 말한다. 조달청이 유자격자명부제를 통해 국내 건설사들을 시공능력 평가액에 따라 7개 군으로 분류했는데, 가장 높은 등급에 속하는 곳들이다. 1군 건설사라고 하면 사실상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를 보유했다는 뜻이다. 이는 소비자가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라는 뜻으로도 해석된다.문제는 이런 기업에서 짓는 아파트에서 부실‧하자 논란이 끊이지 않다는 데 있다. 지난 2022년 1월 11일 광주광역시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이 시공 중이던 ‘광주 화정 아이파크 2단지 201동’ 23~39층 외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사고 원인은 무단 구조변경으로 인한 품질 저하와 이를 잡아내지 못한 관리 소홀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HDC현산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10위였다.당시 조사를 맡았던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39층 바닥 시공방법 및 지지방식을 당초 설계도서와 다르게 임의 변경하고 피트(PIT, 큰 난방 배관이나 하수도관 등이 들어갈 수 있게 만든 땅속 구조물) 층에 콘크리트 가벽을 설치함에 따라 PIT 층 바닥 슬래브 작용하중이 설계보다 증가했고 하중도 중앙부로 집중됐다”고 밝혔다. 건축 구조 및 시공 안전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붕괴 건축물에서 채취한 콘크리트 시험체의 강도시험 결과 대다수 시험체가 설계기준강도의 85% 수준에 미달(17개 층 중 15개 층)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사감리 시 관계전문기술자와의 업무협력을 이행하지 않아 구조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HDC현산 측은 짓던 건물을 전면 철거하고 새로 짓겠다고 약속하며 고개를 숙였다.지난해 4월에는 GS건설이 짓던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지하 주차장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안단테(현 자이)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벌어진 이 사고는 설계와 다르게 철근을 누락하고, 감리 과정에서도 이런 부실을 발견하지 못해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사고 구간 콘크리트 품질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뼈대 역할을 해야 할 철근이 빠져 있다고 해서 ‘순살 치킨’과 ‘GS 자이’를 합쳐 ‘순살 자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국토부 조사 발표 후 GS건설은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더해 입주 지연에 따른 충분한 보상과 비금전적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안전 문제 넘어 신뢰·주가까지 끌어내려 하자 문제도 끊이지 않고 있다. ▲롯데건설의 ‘노원 롯데캐슬 시그니처’ 침수 문제 ▲현대건설이 시공한 ‘힐스테이트 라파아노삼송’ 마감 품질 문제 ▲개포자이프레지던스의 침수·누수 문제 ▲대우건설이 지은 인천 검암역 로열파크시티 푸르지오 침수 문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토부가 공개한 ‘하자 판정 건수 상위 20개 건설사 명단’을 보면 중 시공 능력 상위 10대 건설사도 다수 포함돼 있다. 최근 5년 누계 기준 하자 판정을 많이 받은 건설사로는 ▲GS건설(1646건, 세부 하자 수 기준) ▲계룡건설(533건) ▲대방건설(513건) ▲에스엠상선(413건) ▲대명종합건설(368건) 등으로 나타났다.국토부 하자 심사 분쟁조정위원회(하심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연간 2000건의 하자 분쟁이 접수됐는데, 10년이 지난 2월 집계 기준 분쟁 건수는 4300건으로 증가했다.매년 잇따르는 부실시공과 하자 논란은 브랜드 평판은 물론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3년 6월 발표된 한국기업평판연구소 아파트 브랜드 평판 조사에 따르면 GS건설의 브랜드 ‘자이’는 7위를 기록했다. 같은 해 3월 기준 2위였던 것과 비교하면 다섯 단계 밀린 셈이다. 인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가 브랜드 이미지 실추에 직격탄이 된 셈이다. 지난해 4월 2만원을 웃돌았던 GS건설 주가는 같은 해 7월 1만4000원대로 떨어진 이후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HDC현대산업개발의 브랜드 ‘아이파크’는 경우 더욱 심각한 성적표를 받았다. 사고 발생 한 달 전인 2021년 12월 기준 평판 조사에서 9위를 기록했지만, 이듬해 1월에는 24위에 이름을 올렸다. 사고 당일(2022년 1월 11일 기준) 2만5000원을 웃돌았던 주가는 아직 1만 7000원 선에서 맴돌고 있다.전문가들은 아파트 부실시공과 하자 문제가 안전 문제를 넘어 브랜드 신뢰와 매출과도 연관돼 있다고 말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브랜드 아파트들의 부실시공 논란으로 인해 이미지 가치가 훼손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단기간에 오랜 시간 쌓아 올린 브랜드 이미지가 전부 무너지진 않겠지만, 반복해서 부실시공 및 하자 문제가 발생한다면 소비자들도 해당 브랜드의 아파트 구매를 피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2024.06.07 08:00

4분 소요
[단독] 무안 신축 아파트 ‘외벽 휨’ 논란에 8일 ‘안전진단’ 실시

산업 일반

전남 무안군 오룡지구에서 입주를 앞둔 ‘힐스테이트’ 아파트가 외벽 휨, 바닥 수평 기울임 등 부실시공 논란이 일자 8일 안전진단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하자 문제로 예비 입주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시공사가 아닌 무안군청이 업체를 지정해 안전진단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안전진단은 주택의 노후, 건축 불량 정도에 따라 구조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작업을 말한다. 주로 재건축을 앞둔 오래된 아파트를 허물고 새로 지을 수 있는지 판단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입주를 시작하지도 않은 신축 아파트에 대한 안전진단을 시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이번에 논란이 된 곳은 전라남도 무안군 남악신도시에 들어선 힐스테이트 아파트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았다. 2021년 11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5대 1을 웃돌 만큼 인기를 끌었고 이달 말에 입주가 예정됐었다. 그런데 지난 4월 진행한 사전점검에서 공용부 하자, 계단 타일 시공 미흡, 지하 주차장 누수, 휘어진 내·외부 벽 등의 하자 문제가 불거졌다.해당 아파트 입주 예정자라고 밝힌 A씨는 “아파트 외벽 휨 문제를 보면서 인천의 GS자이 아파트 사고나 광주의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가 떠올랐다”며 “이 아파트에 입주를 해도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4월에는 GS건설이 시공했던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일어났다. 2022년에는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광역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 사고로 6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었다.예비 입주자들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시공사와 관할 지자체인 무안군청에 전수조사및 안전점검을 요구하고 준공 승인을 반대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무안군청이 나서 신축 아파트에 대한 안전점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아파트 외벽의 휨 논란에 대해 “건물 저층 외벽에 석재 마감을 하는 일이 많아 (건물의) 위쪽이 조금 더 두껍고 아래쪽이 더 얇다”며 “해당 아파트는 석재 마감이 반영되지 않아 (휘어지는 것처럼)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상 문제는 아니다”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는 “무안군청에 조치 계획서를 제출했고 이에 따라 보수 등 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024.05.08 16:42

2분 소요
주택시장 50년 지배한 벽식구조…왜 韓서 인기 끌었나

부동산 일반

“지금 지어지는 아파트는 재건축이 사실상 어렵다. 앞으로는 선진국처럼 100년 넘게 유지될 수 있는 주택을 지어야 한다.”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을 시행하고 정부 역시 1기 신도시 특별법(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하는 등 도시정비사업이 활성화되는 가운데 새로 짓는 공동주택 구조와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신축 아파트 단지 대부분은 '수십년 뒤 현재처럼 재건축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코노미스트’ 취재에 따르면 주택시장에서 채택되는 아파트 설계 상당수는 내력벽식구조(벽식구조)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흐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내구성과 공간활용도 측면을 고려할 때 현재의 벽식구조가 국내 상황에서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벽식구조가 장악한 시장 흐름을 바꾸는 등 미래세대를 위해 한국 주택설계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벽식구조 ‘대세’인 국내 아파트, 변화 필요성 국토교통부 집계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7년 6월까지 준공된 전국 500가구 이상 아파트 중 98.5%가 벽식구조로 지어졌다. 2021년 국정감사 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25년까지 공급을 계획한 아파트의 83.9%도 벽식구조였다. 또한 분양아파트 총 4만928호 중 97.2%인 3만9778가구 역시 벽식구조였다. 이처럼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벽식구조가 ‘대세’를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벽식구조는 기둥 대신 벽체가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건축방식이다. 기둥식구조의 대표격인 라멘구조는 수직으로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기둥과 각 기둥 사이를 수평으로 연결하며 슬래브(바닥)을 떠받치는 보(대들보)를 골조로 한다. 하지만 벽식구조는 라멘구조와 달리 천장에 보를 설치할 필요가 없어 층고가 낮아진다. 층고가 낮아지면 동일 고도제한 지역에서도 더 많은 가구 수 공급이 가능해진다. 또한 벽식구조는 현장에서 철근을 배근하고 콘크리트를 붓는 RC(Reinforced Concrete) 공법으로 시공된다. RC공법은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용이하고 공사기간도 짧은 편이라 건축비용 절감에 효과적이다. 소비자들의 획일적 구조 선호와 함께 주택표준화 정책 역시 벽식구조 대중화에 한 몫 했다. 벽식구조는 여러 개의 내력벽이 세대 내부에 배치돼야 하는 특성 상 층마다 세대별 구조가 획일화 되게 설계됐다. 당시 주택 정책은 평면 설계는 물론, 자재 품질과 수치까지 동일하게 지정하던 주택표준화가 시행되고 있었다. 이때부터 거실과 식사공간, 주방공간이 일렬로 배치된 일명 ‘LDK(Living·Dining·Kitchen)’ 구조가 아파트 구조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런 이유로 주택소비자들은 LDK구조가 적용된 판상형 평면, 그 중에서도 4인 가구 활용도가 높은 전용면적 84㎡ 타입을 여전히 선호하고 있다. 철거 힘든 내력벽…구조변경·리모델링 어려워그러나 최근 인구구조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장수명 주택’ 건설 필요성도 대두되며 벽식구조 설계의 한계가 점차 드러나는 추세다. 2020년대 들어 공급되는 고급 아파트는 가구면적에 비해 거실, 주방 등 가족 공동공간이 넓고 방의 개수가 적은 특징을 보인다. 1~2인 가구가 늘고 전반적인 가족 구성원 수가 줄고 있는 경향이 반영됐다. 한 설계 전문가는 “기둥식은 기둥 사이 간격을 넓게 할 수 있지만 벽식구조는 내력벽 사이 간격이 좁아 평면을 자유롭게 설계하기 어렵다”면서 “세대 방과 거실, 방과 방 사이 등에 위치한 내력벽은 철거가 안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이 같은 단점은 리모델링 시에도 문제가 된다. 현재 법정 용적률을 채워서 짓고 있는 아파트 대부분은 향후 일반분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수십년 뒤 아파트가 노후화되면 리모델링을 하거나 1대1 재건축을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도심의 고층건물들은 대부분 기둥식으로 지어져 리모델링을 거듭하며 수십년에서 백년 이상 활용되고 있다. 기둥식 건물은 골조만을 남긴 채 모두 철거한 뒤 커튼월 등 외벽을 새로 설치하는 등 리모델링 시공이 용이하다. 또 기존 벽체 또한 모두 가벽 형태여서 필요에 따라 내부구조를 바꿀 수 있다. 이에 비해 벽식구조는 리모델링 시에도 내력벽을 유지한 채 공간을 활용해야 해 내부 평면이 기형적 형태가 되기 쉽다. 재건축 대안으로 리모델링 사업 추진이 활발히 추진됐던 지난 정권 당시 ‘내력벽 철거’ 문제가 부상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최원철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내력벽 철거는 안정성 문제가 있고 향후 건축물 재활용 측면을 고려해서도 벽식이 아닌 기둥식 설계로 가야 한다”면서 “이번 지하주차장 붕괴는 설계 자체의 문제가 아닌데 기둥식의 한 형태인 무량판구조가 원인이라는 식의 여론이 조성되고 있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2023.09.09 07:00

3분 소요
용산구 한남동 카페 옆 콘크리트 마감재 ‘와르르’…인명 대피 소동

건설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 건물 옆 콘크리트 마감재가 무너지면서 카페직원과 주민이 대피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서울 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15분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주민센터 앞 6층짜리 건물 1층에 있는 커피숍과 바로 옆 공사 현장 사이 공간을 채워놓은 콘크리트 마감재가 무너졌다.당초 이 건물 외벽이 붕괴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용산구청이 이날 현장조사를 한 결과 건물 옆에 세워져 있던 콘크리트 마감재와 벽돌이 무너진 것으로 파악됐다.사건 당시 커피숍 직원 1명과 같은 건물 5층에 살던 주민 1명이 대피했다. 커피숍 영업시간이 끝난 뒤 벌어진 일로 매장 내 손님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덕분에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추가 붕괴 가능성에 대비해 인근 도로 가로등 전선을 제거하고, 무너진 건물 잔해를 옮긴 뒤 건물 앞 보행로를 통제했다. 소방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2023.03.10 19:08

1분 소요
‘님비냐 권리냐’ 은마아파트 둘러싼 GTX 갈등…핵심 쟁점은[은마 GTX갈등]①

부동산 일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을 둘러싸고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와 국토교통부, 현대건설간의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추진위 측은 ‘안전 문제’ 등을 지적하며 GTX-C 노선의 은마아파트 관통을 반대하고 있으나, 국토부와 현대건설은 기술적인 이유 등을 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서로의 ‘이권 챙기기’라는 시선까지 보내며 입장차가 거세지는 모양새다. 경기도 수원과 양주를 연결하는 GTX-C 노선은 2018년 12월 예비타당성조사에 통과된 뒤 올해 2분기 착공, 2028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노선 상 은마아파트 지하를 관통하게 돼, 현재 아파트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일각에서는 ‘내집 밑은 절대 안된다’는 은마아파트 주민들을 향해 ‘지역이기주의’라는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반면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안전성과 재산권 침해 문제를 우려하며 국토부와 현대건설을 향해 비판을 계속하고 있다. GTX-C 노선을 둘러싸고 대립되는 쟁점이 무엇인지 정리했다.은마 “안전 위협” VS 국토부·현대 “문제없어”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문제는 아파트 지하를 철도가 관통하게 될 경우에 대한 안전성 문제와 재건축 시 비용 증가다. 국토부가 선택한 현대건설 측의 노선은 삼성역-양재역 구간에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지하를 관통한다. 지난 2021년 6월 GTX-C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은 지하 40~60m 깊이로 파서 철도를 내는 '대심도' 방식으로 노선을 깐다는 계획이다. 깊은 지하에 터널을 낼 뿐 아니라 발파방식도 기계식 굴착을 이용하는 회전식 터널 굴진기(TBM) 공법이 적용된다. 폭약으로 터널을 뚫는 '발파 공법'에 비해 지반붕괴 우려가 덜한 것으로 평가받는 방식이다.정부와 전문가들은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은마아파트 구간은 발파방식이 아닌 첨단 기술력이 총동원되는 TBM 공법으로 계획돼 있다”며 “단순히 지하를 통과한다는 사실만으로 위험하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은마아파트 주민들의 반대 입장은 여전하다. 지난 1979년에 건립된 은마아파트는 4424세대의 대형 단지로 2만여명이 넘는 주민들이 상주 중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노후 대단위 아파트 단지기 때문 거주민들이 GTX-C 건설에 따른 지반 붕괴 등 안전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앞선 지하철 등의 공사에서도 대단위 아파트를 관통하는 사례는 드물어 거주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다른 곳은 전철이 지나가도 아파트 화단이나 아파트 1개동을 일부 지나가는 정도지만 은마아파트는 12개동 이상이 지나간다”고 지적했다.이 관계자는 “현 노선 안에 따라 GTX가 은마아파트 지하를 관통하면 재건축 시 특수 시공에 따른 공사비까지 늘어나게 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이로 인해 늘어나는 공사비는 현대건설과 국토부에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사업은 100% 민자사업인데 이런 공사비를 GTX 요금으로 전가시키게 되면 국민 세금도 늘어나는 문제가 생기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특히 최근 서울시가 서울 아파트 높이를 35층 이하로 제한한 ‘35층 룰’을 폐지하면서 이 문제는 더 중요해졌다. 은마아파트는 도시계획위원회(도개위)에서 35층으로 통과됐지만, 이 같은 제도 변경으로 50층 추진을 하고 있다.GTX-C 노선 통과 시에도 안전성이 문제될 것이 없다면 추후 50층으로 재건축을 진행해도 인허가상 불이익이 없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만약 구조안전성 보강 등의 사유가 발생한다면 국토부가 책임지고 주민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설명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초고층으로 올리려면 그만큼 기초 공사를 충분히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GTX 터널로 인해 50층 불허로 연결될 것이라거나 다른 공법을 써서 보강하기 위해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며 “서로의 입장도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은마아파트 밑 꼭 통과해야 하나…“하천 우회도 가능하다” 주장GTX-C 노선이 은마아파트를 통과하는 것이 불가피한지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다. 추진위는 다른 방안도 존재하는데 해당 아파트 밑을 꼭 관통해야하는지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추진위가 입수한 2020년 국토부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청량리-한강하저-삼성역 통과계획에는 '성동구 고층아파트 및 상업지구 직하부를 우회하는 노선으로 향후 민원소지를 차단'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양재역-과천역-과천선 접속부에는 '과천3기 신도시 및 과천주공단지 하부 통과를 배제' '저층 주거지 통과시 민원 최소화'라는 문구도 명시했다. 하지만 삼성역-양재역 구간 부분에서는 '예타노선을 준용해 대단위 아파트 단지(은마A)를 하부 통과하고'라며 다른 구간들과 달리 대규모 주거지를 관통한다는 결정을 했다. 추진위는 은마아파트를 관통하지 않더라도 공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추진위에 따르면 지난 10일 한국터널환경학회는 ‘GTX-C 노선의 삼성역-양재역 구간 직선 연결 가능 여부’에 대한 질의에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한국터널환경학회 관계자는 “기존 터널과의 교차 사례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GTX-C 삼성역-양재역 구간 최단거리 직선 공사는 특수 공법을 적용한다면 시공이 기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에 대해 국토부는 GTX-C 삼성역-양재역 구간을 최단 거리 직선으로 연결하는 것은 GTX-A와 C가 모두 정차하는 삼성역 구조상 기술적으로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삼성역은 GTX-A와 C 노선이 같은 층에서 평면 환승으로 계획되어 있어 GTX-A노선과 상하 교차하기 위해서는 역 전후로 일정 직선거리가 확보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타협 못 찾는 극한 대립…주민 시위에 행정조사도이렇게 여러 쟁점에서 이견이 존재하다보니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와 국토부·현대건설 사이의 대립도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추진위는 GTX-C 노선이 당초 은마아파트를 관통할 공사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모순이 생긴 것은 GTX 국책사업을 계기로 재건축 시장에 뛰어드는 특정 건설사 때문이 아닌지 의구심까지 든다는 입장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GTX 총 공사비가 4조원 수준인데, 재건축 공사비 규모는 6조원 이상이다”며 “현대건설이 GTX를 수주하자마자 은마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 야심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은마아파트 시공사는 2002년 선정된 삼성물산과 GS건설이다. 그런데도 현대건설이 추후에 조합이 설립되면 총회를 통해 기존 시공사 계약을 해지하고 현대건설을 단일시공사로 선정해달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는 것이다.현대건설 관계자는 “명백한 허위사실이고 우리는 명확하게 그쪽 재건축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이미 GS건설과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선정돼 있는데 관심이 없다”고 부인했다. 국토부 측도 추진위 측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국토부는 “현 노선은 설계기준 및 운행 안전성,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014년 예비타당성조사 때부터 검토됐다”며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공개경쟁을 거쳐 2021년 6월 선정된 만큼, 특정 건설사의 이익 부풀리기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GTX-C 노선 반대 시위가 벌어지자 지난해 12월엔 국토부와 서울시 등 정부 합동점검반이 은마아파트 추진위와 입주자대표회의 운영실태를 감독하기 위한 행정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앞서 은마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GTX-C 노선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속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추진위가 시위 현장으로 가는 버스를 대절하고 시위 참가자에게 비용을 지급할 때 공동주택 회계상 별도로 관리해야 하는 장기수선충당금을 임의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부가 사실확인에 나선 것이다.추진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미 세입자와 소유자들 동의가 있기 때문에 이 비용은 잡수익에서도 쓸 수 있고, 시공사 자금 차입금으로 사용할 수가 있는데 아파트 수리비를 건드릴 이유가 없다”며 “이번에 실태 조사한 결과 장기수선충당금이 50억원이 줄어든 거는 온수 배관에 녹물이 나와 바꾼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2023.01.12 06:01

5분 소요
터널기술협회 “GTX-C 은마아파트 관통 공사 시 250억원 더 든다

건설

수도권 광역 급행철도인 GTX-C 노선이 은마아파트 아래를 관통하는 계획을 국토교통부가 확정한 가운데, 한국터널기술협회는 이 양재-은마-삼성 우회 노선이 삼성역에서 양재역으로 직진하는 직선 공사 대비 250억원 이상 추가 소요될 것이라고 3일 밝혔다. 한국터널기술협회는 관련 분석에서 화약발파(NATM) 방식으로 공사할 경우 m당 2000만원으로 추산되며, 1.1km 우회 시 약 250억원의 비용이 추가된다고 봤다. 또한 TBM(tunnel boring machine·초대형 터널 굴착기) 방식으로 공사 시 NATM 보다 두배 이상 추가비용이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김태성 한국터널기술협회 회장은 “양재-삼성 직선 노선 대신 양재-은마-삼성으로 우회할 경우 무려 1.1km의 노선이 연장되어 추가 비용이 큰 부담으로 남게 된다”며 “추가 비용을 감수하고 우회하는 이유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고, 그 비용 분담은 누구의 몫일지에 대한 해명도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추가 공사비용 발생을 떠나 붕괴 위기에 있는 은마아파트를 관통한다는 안은 공사 시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은마아파트 측은 당초 계획보다 수백억원 이상 더 소요되는 GTX-C 공사 변경이 특정 건설사의 이익 부풀리기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관련 업계에서는 대단위 노후 아파트 주민들의 안전 문제가 불거지는 상황에서도 현 노선안으로 추진되는 것은 GTX-C 건설사의 이익 보전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979년에 건립된 은마아파트는 4424세대, 2만여명이 넘는 주민들이 상주 중이다. 서울시 대표적인 노후 대단위 아파트임에 따라 거주민들이 GTX-C 건설에 따른 안전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앞선 지하철 등의 공사에서도 대단위 아파트를 관통하는 사례는 드물어 거주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마아파트재건축추진위원회 관계자는 “현 GTX-C 노선의 경우 삼성-양재구간 노선은 최단 거리가 아니며, 굳이 직선 노선을 두고 은마아파트로 멀리 우회해 관통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대심도라서 안전하다면 당연히 직선 공사를 했어야 하며, 위험하다면 하천을 우회하는 공사가 됐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GTX 노선은 당초 은마아파트를 관통할 공사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모순이 생긴 것은 GTX 국책사업을 계기로 재건축 시장에 뛰어드는 특정 건설사 때문이 아닌지 의구심까지 든다”고 했다. 은마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현재 거주민들이 관련 공사 결정에 따라 불안감이 팽배해지고 있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해주길 바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

2023.01.0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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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엔지니어링업체 LERA와 리빌딩 기술 자문 MOU

부동산 일반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용산 본사에서 LERA Consulting Structural Engineers(LERA)와 화정 아이파크 리빌딩 기술 자문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14일 열린 행사에는 최익훈 대표이사와 LERA의 William J. Faschan, Benjamin M. Cornelius, 장석권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정 아이파크의 안정적인 해체와 리빌딩 기술 자문 등에 대해 컨설팅을 진행하는 데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LERA는 지난해 미국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에서 발생한 Champlain Tower 붕괴사고에 대한 조사·평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등 Forensic 컨설팅에 많은 경험이 있는 회사다. 뉴욕의 World Trade Center, 홍콩의 Bank of China, 중국의 Shanghai World Finance Center, 말레이시아 KLCC 등의 초고층 프로젝트 및 국내 Lotte World Tower, 현대 GBC 등을 설계한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회사로 이번 화정 아이파크의 철거 및 리빌딩 엔지니어링에 대한 기술 자문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양해각서 체결 이후 HDC현대산업개발과 LERA 관계자는 광주 서구 화정동으로 이동해 현장을 방문하고 외부 가시설 Mock up(목업) 현황을 점검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반드시 안전하게 해체작업을 진행해 화정 아이파크를 광주 최고의 명품단지로 리빌딩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화정 아이파크의 리빌딩을 위해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전담팀을 구성하고 지난 7월 6일 안정성이 우려되는 201동의 외벽 해체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전체 철거·리빌딩을 위한 최적화된 공법 수립과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월 CSO 선임에 이어 외부 구조전문가 및 안전관리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관련 조직을 강화하고, 위험관리 프로그램 개발, CCTV 통합 관제센터 운영 등 중대 재해 ZERO화를 목표로 안전 품질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 선제적 사고 예방 체계를 확립해 나가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안전·품질·기술경쟁력 쇄신을 위해 국내 구조 및 품질 분야 최고 권위자인 서울대학교 박홍근 교수를 단장으로 하는 시공혁신단을 출범하고 건설과 CSO 조직의 안전·품질 시스템과 현장의 시공관리 혁신방안 등에 대해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보완해 나가며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박지윤 기자 jypark92@edaily.co.kr

2022.10.20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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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붕괴사고 여파…정몽규 HDC 회장 주식 재산 28%↓

산업 일반

올해 1분기 국내 주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33개 그룹 총수의 주식 재산이 5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람은 정몽규 HDC그룹 회장으로 보유 주식 가치가 30%가량 하락했다. 기업분석전문업체인 한국CXO연구소는 최근 72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올해 3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 넘은 그룹 총수 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정몽규 회장은 지주회사인 HDC(지분율 33.68%)를 비롯해 HDC랩스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정 회장이 지분 100%를 가진 비상장사 엠엔큐투자파트너스가 HDC 지분 2.86%(2021년 12월 말 기준)를 확보하고 있다. HDC 주가는 올해 1월 3일 기준 1만450원이었는데, 3월 말에는 7100원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HDC랩스는 1만2150원에서 1만250원으로 내렸다. 정 회장이 보유한 이들 회사의 주식 가치는 올해 초 기준 2838억원이었지만, 3월 말에는 202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3개월 만에 814억원가량 가치가 줄어든 셈이다. 하락률로 계산하면 28.7%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약 7.7%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지주사인 HDC가 HDC랩스와 HDC현대산업개발 등 계열사 지분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는 것까지 고려하면 주식 가치 하락에 따른 정 회장의 재산 감소 영향은 더 클 수 있다고 평가한다. HDC그룹사의 주가가 하락한 결정적인 요인은 지난 1월 발생한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가 꼽힌다.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 사고 이후 HDC현산을 비롯해 HDC 관련주가 크게 출렁였다. 정 회장 외에도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17.8%(2882억원→2369억원),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15.9%(10조1864억원→8조5667억원), 박정원 두산 회장 -14%(1601억원→1377억원), 이웅열 코오롱 전 회장 -14%(3068억원→2640억원) 등이 주가 하락의 쓴맛을 봤다. 반면 이순형 세아 회장과 김준기 DB그룹창업회장의 주식 재산은 올해 1분기에만 10% 넘게 불었다. 이순형 회장은 세아제강과 세아베스틸·세아홀딩스·세아제강지주 등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관련주가 큰 폭으로 뛰면서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평가액은 2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분기에만 보유 주식 가치가 1조847억원 감소했지만, 주식 평가 재산 기준 국내 1위 자리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연구소장은 "최근 1년 새 주식시장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며 "새 정부는 정책과 주식시장의 분위기를 바꿀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2022.04.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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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8개월 영업정지’ 일단 피해…당분간 영업 계속

부동산 일반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현장 붕괴 사고의 부실시공 혐의로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을 받은 HDC현대산업개발이 당분간 영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14일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정중 부장판사)는 현대산업개발의 요청을 받아들여 서울시가 내린 영업정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효력정지)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영업 정지 처분으로 신청인(현대산업개발)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그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효력정지 처분은 본안 소송 1심 판결이 선고된 이후 30일이 되는 날까지다. 이에 따라 현대산업개발은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영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4구역에서 공사 중 시민 9명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부실시공’을 이유로 지난달 30일 현대산업개발에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현대산업개발은 하루 뒤인 지난달 31일 곧장 영업정지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서울시는 지난 13일 추가로 현대산업개발에 하수급인 관리 의무 위반을 이유로 8개월의 추가 영업 정지 처분을 결정했다. 이 영업 정지 처분의 효력은 오는 12월 발생한다. 현대산업개발은 이와 관련한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도 조만간 할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앞으로 광주 사고현장 수습 및 피해보상과 함께 본안 소송 대비에 주력할 방침이다. 하지만 현재 현대산업개발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올해 1월 발생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외벽 붕괴로 인한 추가 처벌이 불가피한 상황이고, 학동 철거현장보다 현대산업개발의 책임과 처벌의 강도도가 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산은 지난 12일 서울시로부터 화정 아이파크 사고로 전설산업기본법 제 83조10호, 시행령 제80조 1항에 근거해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을 처분하겠다는 내용을 사전통지 받았다고 공시했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해 가장 강도 높은 수위의 '등록말소' 처분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현산은 앞으로 법적 다툼을 이어가고 소송전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2022.04.1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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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HDC현산, 한 달에 1개씩 시공권 잃어

건설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의 시공사 계약해지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광주에서 벌어진 두 번의 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우려가 깊어진 데다 영업 정지, 등록 말소 등의 행정처분이 거론되면서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 이후 HDC현산은 총 3곳의 사업장에서 시공권을 박탈당했다. 지난 8일 HDC현산은 유토개발2차와 2018년 11월 체결한 대전 도안 아이파크시티 2차(대전 도안 2-2지구) 신축공사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해지 금액은 약 1조971억 규모로 지난 2017년 매출액 대비 20.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HDC현산은 “도급계약 해지에 대한 법률 검토 후 대응 예정”이라며 “토지 가등기 등 기투입비용 회수를 위한 채권 확보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앞서 HDC현산은 지난 2월 광주 운암3단지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요구를 수용해 사업 시공과 브랜드 적용에서 빠졌고, 지난 3월에는 경기도 광명11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에서도 제외됐다.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한 달에 1개씩 시공권을 잃은 셈이다. ━ 커지는 시공권 박탈 요구 시공권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사고 직후 조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아파트 붕괴 사고의 원인이 부실시공으로 인한 ‘인재’임이 드러나면서 시공사 해지 요구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부산 시민공원3구역 재개발조합은 HDC현산과의 도급 계약 해지를 위한 총회를 오는 5월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 최대규모의 재건축이라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조합도 지난 4일 서울시에 HDC현산을 시공사업단에서 제외하도록 권고해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공사 현장에서 HDC현산의 관리부실로 시공 중인 건물 지하 PC구조체에 심각한 균열과 바닥 처짐이 발생했다는 것이 재건축조합의 주장이다. 경기도 안양시의 뉴타운맨션삼호아파트 재건축 조합도 오는 21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 재선정을 논의한다. 이곳은 지난 2016년 HDC현산·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하지만 HDC현산이 역대급 조건을 내세워 수주한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으로 해당 조합에서 역차별을 당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사업지는 현재 이주까지 마친 상태다. 이뿐만 아니라 서울시 노원구 상계1구역은 오는 14일 총회를 통해 HDC현산 시공사 본계약에 대한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3구역, 수원시 영통2구역에서도 HDC현산을 시공사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영업정지, 등록말소 거론으로 불안감 커지는 HDC현산 이런 현상은 부실시공으로 인한 안전 우려가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게다가 HDC현산의 영업정지, 등록말소 등의 행정처분이 거론되면서 미래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안감도 이유 중 하나로 풀이된다. 행정처분을 받기 전 도급계약을 체결했거나 관계 법령에 따라 인허가 등을 받아 착공한 건설공사의 경우에는 계속 시공할 수 있지만, 시공을 맡긴 조합원들의 불안감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30일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와 관련해 HDC현산에 건설산업기본법(건산법) 82조 위반으로 오는 18일부터 8개월간 영업을 정지시키는 행정처분을 내렸다. 처분 사유는 해체계획서와 다르게 시공해 구조물 붕괴 원인을 제공한 점과 현장 관리·감독 위반이며 건산법에서 정한 가장 무거운 중징계가 내려졌다. 건산법 82조는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부실하게 시공함으로써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발생시켜 건설공사 참여자가 5명 이상 사망한 경우’ 최장 1년의 영업정지를 내릴 수 있다. 건설 근로자가 아닌 주변의 버스 승객이 사망으로 ‘일반 공중에 인명 피해를 끼친 경우’에는 해당 기업에 내릴 수 있는 영업정지 기간은 최장 8개월까지다. 문제는 지난 1월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에 대한 행정처분은 내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서 국토부는 HDC현산에 건산법 83조의 최고 수위인 등록말소 처분을 내려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했다. 건산법 83조는 고의나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해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일으켜 공중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 1년 이내 영업정지나 등록말소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 하반기 중으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에 대한 행정처분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김두현 기자 kim.doohyeon@joongang.co.kr

2022.04.1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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