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붕괴사고 여파…정몽규 HDC 회장 주식 재산 28%↓
올해 1분기에만 주식가치 814억 감소
주식평가액 증가율 선두는 세아 이순형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주식재산 순위 1위
올해 1분기 국내 주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33개 그룹 총수의 주식 재산이 5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람은 정몽규 HDC그룹 회장으로 보유 주식 가치가 30%가량 하락했다.
기업분석전문업체인 한국CXO연구소는 최근 72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올해 3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 넘은 그룹 총수 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정몽규 회장은 지주회사인 HDC(지분율 33.68%)를 비롯해 HDC랩스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정 회장이 지분 100%를 가진 비상장사 엠엔큐투자파트너스가 HDC 지분 2.86%(2021년 12월 말 기준)를 확보하고 있다.
HDC 주가는 올해 1월 3일 기준 1만450원이었는데, 3월 말에는 7100원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HDC랩스는 1만2150원에서 1만250원으로 내렸다. 정 회장이 보유한 이들 회사의 주식 가치는 올해 초 기준 2838억원이었지만, 3월 말에는 202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3개월 만에 814억원가량 가치가 줄어든 셈이다. 하락률로 계산하면 28.7%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약 7.7%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지주사인 HDC가 HDC랩스와 HDC현대산업개발 등 계열사 지분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는 것까지 고려하면 주식 가치 하락에 따른 정 회장의 재산 감소 영향은 더 클 수 있다고 평가한다.
HDC그룹사의 주가가 하락한 결정적인 요인은 지난 1월 발생한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가 꼽힌다.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 사고 이후 HDC현산을 비롯해 HDC 관련주가 크게 출렁였다.
정 회장 외에도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17.8%(2882억원→2369억원),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15.9%(10조1864억원→8조5667억원), 박정원 두산 회장 -14%(1601억원→1377억원), 이웅열 코오롱 전 회장 -14%(3068억원→2640억원) 등이 주가 하락의 쓴맛을 봤다.
반면 이순형 세아 회장과 김준기 DB그룹창업회장의 주식 재산은 올해 1분기에만 10% 넘게 불었다. 이순형 회장은 세아제강과 세아베스틸·세아홀딩스·세아제강지주 등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관련주가 큰 폭으로 뛰면서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평가액은 2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분기에만 보유 주식 가치가 1조847억원 감소했지만, 주식 평가 재산 기준 국내 1위 자리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연구소장은 "최근 1년 새 주식시장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며 "새 정부는 정책과 주식시장의 분위기를 바꿀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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