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슈
-유아인 “죽을죄를 지었다” 직접 감독에게 사과-김형주 감독 “잘못은 처벌받되, 연기 자체에 대한 평가는 별개로 보아야"마약 투약 혐의로 물의를 빚은 배우 유아인이 주연으로 참여한 영화 ‘승부’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병헌과 유아인의 맞대결로 기대를 모은 이 작품은 개봉 이틀 만에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며 침체된 극장가에 반가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승부’는 지난 27일 하루 동안 6만 942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 수는 15만 6,586명에 달하며, 개봉 첫날 9만 명 이상을 끌어모은 데 이어 이틀 연속 박스오피스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관객 만족도 역시 매우 높다. CGV 골든에그지수에서 96%의 높은 평점을 기록하며 실관람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으며, 이는 현재 상영 중인 한국영화 중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치다. 연기력, 연출, 극적 긴장감 모두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인 것이 흥행의 배경으로 풀이된다.‘승부’는 한국 바둑의 전설 조훈현(이병헌 분)과 그의 제자 이창호(유아인 분)의 대결을 중심으로 한 실화 기반 드라마다. 영화 ‘보안관’의 김형주 감독이 연출을 맡아, 밀도 있는 인간 드라마와 바둑이라는 소재의 긴박함을 스크린에 녹여냈다.특히 유아인의 출연은 영화 개봉 전부터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마약 투약 사건으로 자숙 중이었던 유아인은 해당 사건으로 인해 작품 공개 일정이 미뤄졌고, 일부에서는 영화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김형주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그 일이 있고 난 후 몇 달간 술만 마셨다”며 심경을 전했고, 유아인으로부터 “죽을죄를 지었다”는 사과도 받았다고 밝혔다. 감독은 “잘못은 처벌받되, 연기 자체에 대한 평가는 별개로 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이처럼 유아인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승부’가 초반 흥행에 성공하면서, 최근 심각한 관객 감소로 위기를 겪고 있는 CGV와 극장 업계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로 CJ CGV는 팬데믹 이전 14만 원대였던 주가가 최근 5천 원 선까지 하락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영화관 총 관객 수는 1억 2,313만 명으로, 팬데믹 이전 평균 대비 절반 수준(55.72%)에 그쳤다.지난해 4분기 CJ CGV의 영업이익은 170억 원으로 시장 예상치 268억 원에 크게 못 미쳤으며, 별도 기준으로는 76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OTT의 확산과 관객 수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승부’ 같은 흥행작이 이러한 흐름을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논란을 딛고 흥행 중인 ‘승부’, 그리고 회복을 기다리는 극장가. 두 흐름이 맞물리며 CGV를 비롯한 한국 영화 산업에 다시 한번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