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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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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FA 승인 20명에 허경민·구승민 등...이용규·최주환·서진용은 미신청

정책이슈

한국야구위원회(KBO)가 5일 2025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선수로 공시된 30명 중 승인 선수 20명의 명단을 공시했다.2025년 FA 승인 선수는 KIA 타이거즈(원소속 구단 기준) 임기영·장현식·서건창, 삼성 라이온즈 류지혁·김헌곤, LG 트윈스 최원태, 두산 베어스 김강률·허경민, KT 위즈 엄상백·우규민·심우준, SSG 랜더스 노경은·최정, 롯데 자이언츠 구승민·김원중, 한화 이글스 하주석, NC 다이노스 이용찬·임정호·김성욱, 키움 히어로즈 문성현 등 총 20명이다.5일 공시된 2025 FA 승인 선수는 6일부터 해외 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총 20명이 FA 승인 선수로 공시됨에 따라, KBO 규약 제173조 에 따라 타 구단 소속 FA 승인 선수 중 2명까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최정은 SSG와 동행을 예고했다. 장기 계약 대신 FA 계약을 선택했다. 2020시즌이 끝난 뒤 두산과 4+3년 계약을 했던 허경민은 옵트아웃을 선택하고 시장에 나왔다. FA A등급이 불리하게 작용, 재수를 선택할 것으로 보였던 구승민도 권리를 행사했다. 반면 SSG 서진용, 두산 김재호, KT 오재일, 롯데 진해수, 한화 이재원, NC 심창민 그리고 키움 이용규와 최주환은 FA를 신청하지 않았다. 일간스포츠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1.05 13:04

1분 소요
유일 '통신 3사' 우승 반지 보유…허도환, LG 떠난다

정책이슈

LG 트윈스 40세 백업 포수 허도환(40)이 방출됐다. LG는 "선수단 정리 작업을 통해 허도환과 윤호솔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한다"라고 24일 밝혔다.허도환은 KBO리그 역사상 통신 3사 우승 반지를 보유 중인 유일한 선수다. 2018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2021년 KT 위즈, 2023 LG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로 활약했다. 그러나 그의 야구 인생은 굴곡이 많았다. 6개 구단에 몸담았던 '저니맨'이었다. 한 차례 방출과 두 차례의 트레이드, 2차 드래프트, FA(자유계악선수) 등을 거쳤다. 허도환은 단국대를 졸업하고 2007년 두산 베어스(7라운드 56순위)에 입단해 1시즌 만에 방출됐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친 후 테스트를 거쳐 2011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프로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됐다. 2013년에는 116경기에 출전,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허도환은 2015년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고, 2017시즌 종료 후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SK로 옮겨야만 했다. 2019년 가을 또 다시 트레이트를 통해 KT 위즈로 이적했다.허도환은 2021년 12월 생애 첫 FA(자유계약선수) 권리를 행사, LG와 2년 총액 4억원에 계약했다. 포수 성장이 더딘 LG에서 허도환은 백업 포수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이어 LG의 이번 포스트시즌(PS) 엔트리에도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다. 최근에는 최원태의 단짝 포수로 활약했다. 수비형 포수 출신의 허도환은 프로 통산 885경기에서 타율 0.209 13홈런 142타점을 기록했다. 현역 포수 중에는 최고령이었다. 허도환은 선수 생활 지속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타 구단 영입 제의를 받아 내년에도 현역으로 계속 뛸지는 미지수다. LG는 김범석과 이주헌 등 신예 안방 자원의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한편 허도환과 함께 이날 방출된 윤호솔은 2023년 채은성의 FA 보상 선수로 LG에 합류, 올 시즌 1군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했다. 2013년 NC 우선지명으로 입단해 한화 이글스-LG를 거친 윤호솔은 프로 통산 129경기에서 6승 6패 15홀드 평균자책점 5.30을 올렸다. LG는 이달 초 투수 최동환과 김단우·이지훈, 내야수 한지용, 외야수 이태겸·전진영 등 6명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데 이어 두 번째 방출 명단을 발표했다. 일간스포츠 이형석 기자 ops5@edaily.co.kr

2024.10.24 14:35

2분 소요
NC 다이노스 새 감독 이호준…

정책이슈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이호준(48) LG 트윈스 수석 코치를 구단 제4대 감독으로 선임했다.NC는 22일 "제 4대 감독으로 이호준 LG 코치를 선임했다. 계약 조건은 3년 총액 14억원"이라고 발표했다. 계약 세부 내용은 계약금 3억원, 연봉 9억 5천만원(1,2년차 3억, 3년차 3억 5천만원), 옵션 1억 5천만원이다.이호준 신임 감독은 선수와 코치로 NC와 인연이 깊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1994년 해태 타이거즈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호준 감독은 SK 와이번스를 거쳐 지난 2013년 자유계약선수(FA)로 1군에 갓 올라온 NC로 이적했다. 어린 선수들 중심이었던 신생 구단 NC의 중심 타자이자 선수단 리더로 활약했다.2017년까지 뛰며 24년 동안 통산 타율 0.282 337홈런 1265타점 943득점을 기록하고 은퇴한 이호준 감독은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 2군 타격 코치를 거쳐 2019년부터 NC 1군 타격 코치로 후배들을 지도했다. 2020년엔 팀의 창단 첫 우승에도 힘을 보탰다. 2022년 LG로 옮긴 그는 타격 코치, 그리고 퀄리티 컨트롤(QC·Quality Control) 코치로 지난해 LG가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거둘 수 있게 도왔다. 올 시즌엔 수석 코치로 보직을 옮겨 염경엽 LG 감독을 보좌했다.NC는 이호준 감독의 열린 소통 능력, 검증된 리더십과 수석 코치 경험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KBO리그 구단, 선수들을 잘 알고 있는 점을 중요하게 평가했다. 또 이 감독이 데이터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야구 트렌드를 잘 파악하고 있기에 그가 장기적인 강팀을 만들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임선남 NC 다이노스 단장은 "구단의 방향성을 가지고 다양한 후보들을 검토했다. 이호준 감독은 구단 핵심 선수로서의 경험과 이후 다양한 코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구단 이해도가 가장 높았다"며 "가능성 있는 선수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젊은 선수를 성장시키고 팀이 지속적으로 승리할 수 있는 야구를 할 수 있는 적임자라 판단했다. 장기적인 운영 및 구단 철학을 이해하는 부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은 "먼저 다시 한번 열정적인 창원의 팬들을 만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2013년 NC의 KBO리그 첫 번째 경기와 NC 구단 첫 은퇴식 등 NC는 늘 나에게 특별한 팀이었다. 특별한 팀에서 감독으로 함께 할 수 있어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이 감독은 "우리 팀은 젊고 가능성이 많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우리 팀이 강팀이 되는 기초라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가능성을 구단과 함께 현실로 만드는 것이 내 역할이라 생각한다. 스피드 있고 공격적인 야구를 통해 창원의 야구팬들에게 가슴 뛰는 야구를 보여 줄 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에게 이야기해 주는 모두를 믿고 앞으로의 여정을 떠나볼까 한다. NC가 명문구단으로 갈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NC는 이 감독과 손발을 맞출 N팀(NC 1군) 코칭스태프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이 감독은 10월 24일부터 팀에 합류해 창원에서 시작하는 CAMP 1(NC 마무리훈련)을 지휘한다.일간스포츠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22 16:41

3분 소요
금메달 딴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들…연봉도 ‘억’ 소리

게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대한민국 e스포츠 국가대표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선수단이 금메달을 따면서 이들의 연봉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롤 국가대표는 ‘페이커’ 이상혁, ‘제우스’ 최우제, ‘카나비’ 서진혁, ‘쵸비’ 정지훈, ‘룰러’ 박재혁, ‘케리아’ 류민석 등 6명이다.이 중 가장 연봉이 높은 이는 롤 황제로 불리는 페이커다. 그의 연봉은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략 70억원으로 추산된다. 또 페이커는 FA(자유계약선수)가 될 때마다 중국에서 연봉 2000만 달러(260억원)를 제의받았지만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커는 T1과 지난 2021년 11월 재계약을 체결했다. 서진혁과 박재혁의 연봉은 각각 30억원으로 추정, 정지훈은 30억원, 류민석이 10억원, 최우제는 5억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롤 종목에서는 총 16개국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결선에 참가했다.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롤은 5명이 한 팀을 이뤄 경기를 펼친다. 각기 다른 능력을 갖춘 ‘챔피언’을 골라 상대 팀과 전투를 벌이는 실시간 전략 게임이다. 상대 진영 최후방에 있는 구조물 ‘넥서스’를 파괴하면 승리한다. 3전 2선승제 경기에서 한국은 한 판도 내주지 않고 완승했다.롤 국가대표팀은 지난 25일 펼쳐진 조별리그에서 홍콩과 카자흐스탄 대표팀에게 승리해 8강에 진출했다. 27일 열린 8강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에게 세트 스코어 2대0으로 승리했다. 이어 28일 열린 4강전에서도 가장 강력한 상대로 평가받은 중국 대표팀을 2대0으로 꺾었다.국가대표팀은 29일 차이니스 타이베이 대표팀과의 결승전도 세트스코어 2대0 승리로 마무리했다. 우승까지 단 한 번의 세트 패배가 없었다. 한편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채택된 e스포츠 7개 종목 중 한국이 출전한 4개 종목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 사냥에 성공했다.

2023.10.02 13:58

2분 소요
“내가 몸값 제일 비싸” 하루에 1억 번다

산업 일반

마이크 트라웃, LA 에인절스와 12년간 4억3000만 달러 받는 연장 계약에 합의 … MLB 몸값 신기록 세워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슈퍼스타 마이크 트라웃(27·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센터필더)이 프로 스포츠 사상 최고 액수의 계약을 체결한다. 지난 3월 19일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에 따르면 트라웃은 에인절스와 12년 동안 4억3000만 달러(약 4850억원)를 받는 초대형 계약을 하기로 합의했다.트라웃은 내년 말이 돼야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그러나 에인절스는 그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다른 팀이 눈독을 들이지 못하도록 선수를 쳤다. 현재의 계약은 6년 기간에 1억4450만 달러로 만기가 2년 남았다. 에인절스는 거기에다 이번에 10년 연장 계약을 제시하며 금액을 크게 올렸다.뉴저지주 출신인 트라웃은 명실상부한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다. 2011년 데뷔한 이래 통산 106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 240홈런, 648타점, 189도루, 693볼넷을 기록했다. 2012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2014년과 2016년엔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리그 MVP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한 것만 4차례다. 그는 MLB에 데뷔한 이래 줄곧 에인절스 소속이었으며, 앞으로 남은 계약 기간을 그대로 지킨다면 다른 구단에서 뛸 가능성은 거의 없다.그러나 에인절스는 앨버트 푸홀스와 조시 해밀턴과 장기 계약을 체결했을 때보다 더 나은 투자수익을 기대한다. 푸홀스는 2011년 10년, 2억4000만 달러로 계약했지만 그 이래 실적이 구단의 기대에 못미쳤다. 해밀턴은 2012년 12월 5년 1억2500만 달러에 에인절스와 계약했지만 3년도 채 못 가 텍사스 레인저스로 트레이드됐다.계약 대로라면 트라웃은 매년 평균 약 3600만 달러(약 405억원)를 받는다. 하루 1억원이 훨씬 넘는다. 그 정도면 잭 그레인키가 보유한 현재의 평균 연봉 기록도 넘어선다. 2016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6년 연장 계약을 체결한 투수 그레인키는 평균 연봉이 3440만 달러다. 트라웃은 그레인키의 연봉을 뛰어넘을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계약이라는 신기록도 세우게 된다.쉽게 비교하자면 지난 3월 초 브라이스 하퍼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13년간 3억30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미국 프로스포츠 사상 FA 최대 계약 기록은 물론 북미 대륙을 아울러 프로스포츠 최대 계약이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트라웃은 그보다 30%나 많이 받는다. 게다가 트라웃의 계약 금액은 멕시코의 복싱 스타 카넬로 알바레즈가 지난해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DAZN과 맺은 5년간 3억6500만 달러(프로 스포츠 전체를 통틀어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보다도 6500만 달러가 더 많다.세계 스포츠계에서 체결된 최고 금액의 계약 톱10 중 9건이 야구에서 나왔다. 트라웃과 하퍼가 톱3 중 2건을 차지한다. 그 뒤를 지안카를로 스탠튼과 매니 마차도가 따른다. 스탠튼은 마이애미 말린스와 13년 3억3000만 달러, 마차도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10년 3억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톱10 명단에 두 번 올라간다. 뉴욕 양키스와 체결한 2억7500만 달러, 텍사스 레인저스와 맺은 2억5200만 달러의 계약이다. 두 건 모두 10년 기간이었다. 놀란 아레나도는 올해 초 콜로라도 로키스와 8년 2억6000만 달러에 계약을 연장했다.2016년 미겔 카브레라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2023년까지 2억4700만 달러를 받기로 재계약했다. 마지막으로 로빈슨 카노와 푸홀스가 각각 10년 2억4000만 달러로 계약해 동률로 톱10을 마무리한다.- 댄 캔시언 뉴스위크 기자

2019.04.01 14:43

3분 소요
[프로야구 성적과 구단 모기업 실적의 함수관계] NC·소프트뱅크 약진, 삼성·요미우리 부진

산업 일반

모기업의 체계적 지원·관리 없인 우승 어려워 … 새 시스템·비전 가진 팀이 강해 프로야구 스토브 리그가 한창이다. 올해 9위의 쓴맛을 본 삼성라이온즈는 올해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꼽히는 최형우를 떠나보냈다. 지난해 박성민에 이어 다시 강타자를 잃은 것이다. 두산의 3루수 이원석을 영입했지만 최형우가 빠져 전반적으로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또 다른 FA 최대어인 김광현·양현종·차우찬의 진로에 따라 각 팀의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일본에서도 리그 우승에 실패한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절치부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모리후쿠 마사히코 등 상대팀 주전 선수 사냥에 나서고 있다.‘야구가 바로 사회를 투영한다’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말처럼 야구는 사회의 축소판이다. 팀의 성적과 플레이 스타일 등을 통해 모기업과의 함수관계를 읽을 수 있다. 김도균 경희대 체육학과 교수는 “한국은 구단 중심으로 팀이 운영되기 때문에 모기업의 운영 방침과 경영 성과가 팀 분위기에 반영된다”고 설명했다.산업구조와 트렌드의 변화, 기업의 흥망성쇠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잘 드러난다. 일본 프로야구는 전통적으로 철도회사와 언론사의 주무대였다. 80년대 12개 구단 중 철도회사와 언론사를 모기업으로 둔 구단은 각각 6개, 3개였다. 그러던 것이 버블 붕괴와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의 몰락, IT·유통기업의 부상과 맞물려 달라졌다. ━ “야구가 바로 사회를 투영한다” 현재 일본 프로야구 최강으로 꼽히는 팀은 소프트뱅크 호크스. 난카이전기철도, 백화점 체인 다이에가 보유하던 팀을 소프트뱅크가 2004년 인수했다. 2011년부터 6시즌 동안 일본시리즈를 세 차례, 리그 우승을 네 차례나 차지했다. 소프트뱅크의 매출은 2011~2015년 5년 간 185%, 영업이익은 48% 불어났다. 일본 재계 30위권에서 8위(매출액 기준)로 올라섰다. ‘새로운 조직 실현과 신시장 개척’이라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경영철학이 구단의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신인 선수 육성과 함께 통계에 기반한 기동력 있는 야구를 선보이며 일본 야구계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올 시즌 일본시리즈를 제패한 니혼햄 파이터스 역시 팀과 기업이 함께 성장했다. 니혼햄 파이터스는 1·2군을 묶는 선수 통계시스템을 개발해 선수의 현재 가치와 성장 가능성 등을 분석해 팀을 운영하고 있다. 160㎞의 강속구를 뿌리는 오타니 쇼헤이와 화려한 변화구를 자랑하는 다르빗슈 유 모두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성장했다. 모기업인 니혼햄 역시 내수시장에서 선전하며 지난해 매출은 2011년 대비 21%, 영업이익은 74% 불어났다. 비전과 동기 부여, 능동적인 변화, 열린 시스템이 성공의 비결이다. 신흥강자들의 선전 덕에 이들 팀이 속한 퍼시픽리그는 올해 1113만2526명의 관중을 동원해 2년 연속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한 일본 언론인은 “비주류 취급을 받던 퍼시픽리그가 센트럴리그만큼의 인기를 누리게 된 점은 일본 경제·산업의 변화의 단면”이라고 평가했다.이에 비해 세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정통의 강호들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본시리즈 22회, 리그 36회 우승을 달성한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올 시즌 리그 수위 결정전에서 히로시마 도요카프에 밀렸다.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1~9번을 모두 슬러거로 채울 수 있을 정도로 선수층이 두텁다. 하지만 짜임새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마케팅 스타 영입에만 열을 올린 까닭이다. 그럼에도 올해 관중 수는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일본 야구팬의 절반이 자이언츠팬’이란 말도 이제 구문이 됐다. 이런 와중에 2004년 4866억엔이던 요미우리신문의 매출은 2014년 3982억엔으로 뚝 떨어졌다.주부닛폰방송 산하로 센트럴리그의 강자로 꼽히는 주니치 드래건스도 최근 부진하다. 2011년 리그 1위를 달성한 후 내리막을 탔고, 올해는 리그 최하위로 추락했다. 주부닛폰방송 매출도 이 기간 320억~330억엔, 영업이익은 20억엔 안팎에 정체됐다. 철도회사 산하인 세이부 라이온스와 한신 타이거스도 각각 리그 4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CJ경영연구소 관계자는 “프로야구에서 나타나듯 미디어·철도 등 기업은 과거 성공방식을 지키는 데 급급한 나머지 시대 변화를 쫓아가지 못했다”며 “한국·중국 조선사에 밀린 미쓰비시중공업이 고급선박·터빈 사업으로 회생에 성공했듯 새로운 활력 요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일본만큼 선명하지는 않지만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기업 실적과 구단 성적의 상관관계가 일부 드러난다. 가장 관심이 가는 곳은 삼성·롯데 등 올해 경영상 예기치 못한 난관에 부딪힌 기업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역대 8회 우승, 국내 프로야구 첫 4회 연속 우승을 거둔 강팀이지만 올해 9위로 부진했다. 구단주 변경에 따라 운영비를 줄였고 FA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붙잡지 않았다. 용병 수혈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선수단의 분위기가 침체됐다. 2015년까지 라이온즈의 모기업이었던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노트7 폭발 사태라는 허들을 만났다. 공교롭게도 시즌 중반 중위권을 노리던 삼성 라이온즈도 갤럭시노트7 폭발 사태를 즈음해 9위로 주저앉았다.올해 세 번째로 많은 71억8900만원의 연봉을 지출한 롯데 자이언츠도 8위에 머물렀다. ‘형제의 난’과 오너 일가의 검찰 조사 등 모기업의 대형 악재가 시즌 내내 팀 분위기를 짓눌렀다. 7월까지는 5~6위를 달렸지만, 검찰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8~9월 성적이 고꾸라졌다. 롯데쇼핑은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6% 감소하는 등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 기업 분위기 따라 성적 좌우되기도 이에 비해 새롭게 뜨는 기업의 성적은 준수했다. 올해 2위를 차지한 NC 다이노스는 창단한 지 4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 모기업인 엔씨소프트도 올해 역대 최대인 1조원 매출, 3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등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 주가도 35%나 올랐다.NC 다이노스는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바이블처럼 받아들여지는 ‘세이버매트릭스(Sabermetrics)’를 선수 영입 등 팀 운영 전반에 도입했다. 세이버메트릭스란 선수의 타격 습관과 투구 패턴 등 여러 경우의 수를 종합한 야구의 빅데이터를 뜻한다. 최적의 타선과 선발 주기, 경기 전략을 세우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엔씨소프트는 소프트웨어 회사답게 새로운 시스템을 쉽게 받아들였다. 박희준 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교수는 “지금까지의 경영은 인과관계와 직관에 따랐지만, 네트워크 체제 돌입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빅데이터 등의 새로운 기법들은 기존에 경제·경영학 이론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부분의 유의미한 포인트를 뽑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두산베어스의 강점은 니혼햄파이터스처럼 강력한 2군 육성을 통한 두터운 선수 층이다. 플랜트·중장비 등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는 두산의 경영전략과 닮았다. 두산은 올해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2016.11.27 14:47

4분 소요
정영재·김원의 스포츠 & 비즈 (9)

전문가 칼럼

스포츠 에이전트는 선수를 대신해 다양한 활동을 담당하는 대리인을 말한다. 현재 국내 프로스포츠 가운데 에이전트 제도를 시행하는 종목은 프로축구가 유일하다. 프로야구는 이르면 내년부터 에이전트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800만 관중 시대를 연 프로야구 산업은 에이전트 도입으로 중대한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다. 에이전트는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지만 스포츠 시장을 움직이는 또 다른 축이다. 에이전트는 선수들을 대신해 이적과 연봉 협상, 세금 업무, 매니지먼트(광고·방송 출연) 등을 담당한다.포브스는 지난 9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포츠 에이전트’ 순위를 발표했다. 1위는 류현진(LA 다저스)과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에이전트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스캇 보라스(63·미국)다. 보라스 코퍼레이션을 운영하는 그는 야구 선수를 주 고객으로 한다. 보라스 코퍼레이션이 지난해 맺은 계약 총액은 22억 달러(약 2조5000억원)에 달한다. 대행 수수료 수입은 계약 총액의 약 6%인 1억3200만 달러(약 1500억원)다. ━ 급물살 타는 한국 프로야구 에이전트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던 선수 출신 보라스는 야구를 그만두고 약사와 변호사 자격을 딴 뒤 에이전트 업계에 뛰어든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보라스는 경제학자와 심리학자를 채용해 선수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보고서를 만들어 최고 계약을 성사시킨다. 배짱도 두둑하다. 2013년 류현진의 다저스 계약 당시 마감 30초 전까지 버티다 6년간 3600만 달러(417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2013년 추신수와 텍사스의 7년간 1억3000만 달러(1400억원) 잭팟 계약도 이뤄냈다. 보라스는 구단들 사이에선 ‘악마 에이전트’라 불리지만, 선수들에게는 큰 돈을 안겨줘 ‘천사 에이전트’로 통한다. 보라스 코퍼레이션처럼 1년 계약액이 10억 달러가 넘는 에이전시는 전 세계에 7곳이나 된다.한국 프로야구 구단들은 지금껏 에이전트 제도 도입에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각 구단의 연 매출은 400억원을 넘어섰지만 대부분의 구단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모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구단의 재정 자립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에이전트는 시기상조라는 인식이 강했다.그 동안 구단은 우월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선수들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었다. 지난 2009년 프로야구선수 인권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연봉협상 때 구단과 단 한 차례 만났다는 답변이 56.3%, 협상 시간은 30분 이하라는 응답이 57.3%에 달했다. 하지만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에이전트가 선수의 협상을 대리할 경우 주도권이 선수에게 넘어갈 거라고 구단들은 우려했다.이런 분위기 속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야구 규약(제30조 대면계약)을 통해 선수가 대리인을 통해 구단과 연봉협상을 하는 것을 제한해 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01년 3월 이 규정이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시정명령 조치를 내렸다. 그 전 해인 2000년 일본 프로야구에서 에이전트 제도를 도입한 게 자극제가 됐다.KBO는 이후 ‘선수가 대리인을 통해 계약을 체결하고자 할 경우 변호사만을 대리인으로 해야 한다’고 해당 규정을 손질했다. 그러나 부칙(제172조)에서 ‘한국 프로야구의 여건 및 선수협회의 전체 합의에 따라 그 시행시기를 정하도록 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그리고는 구체적인 시행 일시를 규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에이전트 도입을 차일피일 미뤄왔다. 프로야구 에이전트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변호사들은 꾸준히 KBO를 압박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2014년 12월 법률 위반을 이유로 KBO를 공정위에 신고하기도 했다.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지난 9월 29일 기자회견에서 “이르면 내년에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 꾸준히 진행됐던 프로야구 에이전트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의미였다. 문체부는 지난 2013년 8월 ‘스포츠 비전 2018’을 발표하면서 프로스포츠 활성화와 선수 권익보호 방안으로 에이전트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지난해 12월 스포츠산업진흥법을 개정하면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지난 2월에는 ‘스포츠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올해 안에 에이전트 제도 정착 및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이후 KBO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지속적으로 만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선웅 선수협 사무국장(변호사)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에 KBO와 만나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며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 수렴을 한 뒤 내년 초에는 에이전트 희망자 신청을 받고 공인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금조 KBO 운영육성부장도 “내년 시즌 중에 제도 도입을 확정, 발표하고 시즌이 끝난 뒤 2018시즌 연봉 협상 때부터 이를 시행하기로 선수협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올 시즌 프로야구에서는 악재가 여기저기서 터졌다. 가장 큰 충격을 준 건 승부조작 사건이었다. 지난 7월 말, 창원지방검찰청은 NC 다이노스 투수 이태양과 상무에서 군 복무 중인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문우람을 승부조작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어 KIA 타이거즈 투수 유창식도 자진신고를 했고, NC 이재학도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선수들의 음주운전 적발은 연례행사처럼 나왔다. 사생활이 노출되면서 논란이 된 사례도 여러 건 있었다. 지난 시즌 말 야구계를 뒤흔든 도박 사건은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이었다. ━ 선수들 일탈에 ‘관리 차원’ 필요성 대두 KBO는 지난 7월 발표한 승부조작 재발방지 대책에 ‘에이전트 제도 조기 도입’을 포함시켰다. 에이전트는 단순히 협상의 대리인에 머물지 않는다. 선수의 전반적인 생활을 관리해 상품 가치를 유지한다. 전용배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는 “선수들의 일탈이 반복되면서 구단들 사이에서 선수 교육의 일부를 담당할 수 있는 에이전트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구단 관계자 역시 “운동만 해온 선수들에게 ‘멘토’가 부족하다. 동료 선수, 구단 관계자에게 말하기 어려운 일이 비일비재하다. 에이전트가 이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에이전트 도입을 통해 구단과 선수의 관계가 새롭게 정립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에이전트는 타 팀의 연봉 구조, 다른 선수들의 계약조건 등 다양한 정보를 앞세워 교섭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을 대신해 구단과 협상을 진행한다. 선수는 경기력 향상에만 집중할 수 있다. 선수 가치평가가 객관화되면 수급시장이 투명해지고 트레이드 등 선수 교류가 활성화되면서 리그 수준도 올라갈 수 있다.B구단 대표는 “에이전트 도입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구단의 운영 비용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최근 FA(자유계약선수)와 외국인 선수 몸값이 폭등한 건 구단들의 과잉 경쟁에서 생긴 거품이라고 봐야 한다. 에이전트 제도가 거품을 진정시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배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선수의 시장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가 많이 개발되면 선수들 연봉이 합리적인 선에서 맞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금조 부장 역시 “에이전트 도입이 구단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만 보지 않는 분위기다. 선수와의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고, 경기력 향상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윈-윈(winwin) 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에이전트는 선수의 상품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종합적인 매니지먼트를 해야 한다. 이 역할을 구단이나 선수 개인이 맡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현재 일부 스타급 선수들은 에이전시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고 있지만 구단과의 일정 조정, 수익 배분 등이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에이전트 제도가 활성화된다면 선수들은 경기에 나서는 것 외에도 광고 등 다양한 상업 활동으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고 스포츠 산업 전반이 활기를 띌 수 있다.박성배 교수는 “프로야구 전체 선수의 연봉이 600억원 수준이다. 연봉 협상에 따른 수수료율을 2% 정도로 잡는다면 12억원에 불과하다. 굉장히 작은 시장이란 오해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적 시장이 활성화 되고, 연예인들이 담당했던 광고를 스타급 선수들이 대체한다면 시장 규모는 커질 것으로 본다. 벌써부터 대형 연예 기획사들이 시장성을 보고 발 빠르게 스포츠 쪽에 진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해외 에이전시에서도 한국 시장 노려 “모 선수의 에이전트라는 사람과 통화한 뒤에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2명에게 똑같은 전화를 받았다. 3명이 동시에 한 선수의 에이전트라고 나선 것이다.” C구단 관계자의 말이다. 선수와의 친분을 앞세워 에이전트 행세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선수들도 곤혹스러워 한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는 FA 자격을 얻은 D선수의 에이전트를 자처한 인물이 복수의 구단 관계자를 만나 몸값 올리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때문에 에이전트 도입에 앞서 자격 범위를 어떻게 제한할 것이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 전용배 교수는 “최소한의 검증 절차를 거쳐 누구나 에이전트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도입 초기에는 에이전트가 우후죽순처럼 난립할 것이다. 하지만 2~3년 후에는 시장 원리에 따라서 준비된 소수만 정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축구의 경우 국제축구연맹(FIFA)의 선수 에이전트 제도가 2015년 4월 1일부로 사실상 폐지되면서 선수와 구단 양측의 협상을 대리하는 ‘중개인’ 시대가 열렸다. 중개인은 시험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할 필요가 없다. 각국 축구협회에 필요한 서류와 등록비를 내고 중개인 보험 가입만 증명하면 활동할 수 있다.현재 KBO 규약상으로는 변호사만 에이전트 자격이 있다. 정금조 KBO 부장은 “일본도 변호사에게만 자격을 준다. 또 변호사 한 명이 한 선수만 관리할 수 있게 한다. 대형 에이전시에서 스타급 선수들을 독식할 경우 압력단체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전트 업무를 준비 중인 법무법인 충정의 진한수 변호사는 “현재 활동하는 에이전트들도 법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대부분 로펌에 외주를 준다. 계약서 작성, 세금 업무 등 변호사만 할 수 있는 업무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선웅 선수협 사무국장은 “현재까지 나온 안을 보면 변호사 외에도 선수 출신, 스포츠 마케팅 관련 업무 경력자, 구단 프런트 출신, 다른 종목 공인 에이전트 등에게도 자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결격 사유를 필터링하고, 야구 규약, 에이전트 규정 숙지 등 기본 소양을 검증하는 테스트를 치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 등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도왔던 에이전트들이 시장을 선도하는 모양새다. 이들은 해외 진출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해외 에이전시에서도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수수료율은 에이전트 시장의 규모를 결정할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박성배 교수는 “미국의 경우 미식축구가 3%, 프로농구가 4%, 메이저리그가 5% 정도를 받는다. 축구에서는 최대 10%까지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나와 있다. 일본 프로야구는 1~2%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금조 부장은 “정률제를 채택할 경우 에이전트가 자신의 몫을 더 챙기기 위해 구단에 무리한 요구를 할 가능성이 있다. 수수료 지출이 증가하면 결국 구단이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KBO는 일본 프로야구를 벤치마킹해 연봉 1억원 이하의 선수는 수수료 500만원, 1억원 이상의 경우에도 1000만원을 넘지 못하도록 규제한다는 구상이다. 구단들은 스타급 선수들의 연봉이 늘어날 경우 저연봉 선수들의 연봉을 줄이려고 할 것이다. 에이전트 입장에서는 저연봉 선수에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 김선웅 사무국장은 “저연봉 선수들도 에이전트 제도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1군 선수를 보유하면 2군 선수도 함께 관리를 해야 한다는 식의 의무 조항을 둘 수도 있다”고 밝혔다. ━ 유망주 해외 유출 막을 대비책 강구해야 에이전트 제도 도입이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시킬 거라는 주장도 있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국내 프로스포츠의 현실에서 에이전트들은 해외 시장으로 선수들을 진출시켜야 목돈을 쥘 수 있다. 프로축구에서 에이전트를 도입한 2000년대 초반 유명 선수들이 일본으로 대거 진출한 사례도 있다. 정금조 부장은 “KBO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다. 일본은 대리인 계약을 체결한 선수가 전체의 3%에 지나지 않는다. 70명 정도만 에이전트를 두고 있다. 우리로 보면 해외 이적을 노릴 만한 20~30명 정도의 스타급 선수들이 해당된다. 결국 이 선수들이 연봉 협상 때마다 해외 이적이라는 카드를 들고 구단을 압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국내 프로야구 시장 규모와 현실에 걸맞는 한국형 모델을 구축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박성배 교수는 “3~5년 정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리를 잡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영재 선임기자 jerry@joongang.co.kr·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2016.10.27 14:50

8분 소요
김승영 두산베어스 사장

산업 일반

지난 10월 4일, 잠실야구장 내 두산베어스 사무실에서 김승영 사장을 만났다. 김 사장은 포브스코리아의 2016 프로야구 구단 가치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에 활짝 웃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두산은 팬들의 팀 충성도가 가장 높은 구단입니다. 수준 높고 깨끗한 경기, 팬을 최우선으로 모시는 마케팅을 통해 오래오래 사랑받는 팀으로 만들겠습니다.” 1991년 야구단에 들어와 마케팅팀장-단장을 거친 김승영은 2011년부터 사장을 맡아 두산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두산은 올해 압도적인 성적으로 페넌트레이스를 1위로 통과해 한국시리즈에 선착했다. 또 8년 연속 홈 관중 100만 명을 돌파해 명실상부한 최고 인기 구단으로 인정받았다.두산이 성적과 흥행의 두 마리 토끼를 잡고, 구단 가치평가에서도 1위를 했다.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흥행은 성적을 떠나서 생각할 수 없다. 김현수가 메이저리그로 빠져나간 자리에서 김재환·오재일·박건우 선수가 동시에 폭발적인 성적을 거뒀다.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리는 팀에 팬들이 몰리는 건 당연하다.두산은 끊임없이 좋은 선수가 나온다고 해서 ‘화수분 야구’라고 불린다. 화수분 야구의 비밀은?다른 팀 선수들도 물론 열심히 한다. 그런데 우리 선수들의 야구에 대한 집중, 선배들의 빈자리는 내가 메우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그런 선례들을 워낙 많이 봐 왔기 때문이다. 다른 팀은 FA(자유계약선수) 등 베테랑이나 즉시전력감을 데려오지만, 우리 두산은 나간 자리는 반드시 2군 출신이 올라와서 채운다는 공감대가 있다. 그래서 후보 선수들도 항상 준비를 하고 있다. ━ 현장을 100% 뒷받침하는 ‘프론트의 힘’ 두산의 탄탄한 전력은 ‘프론트의 힘’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2011년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강한 프론트를 만들겠다’고 했는데.강한 프론트라고 하니까 현장(야구단)에 간섭하고 힘을 행사하는 걸로 오해하는 분이 많았다. 그게 아니라 현장을 100% 이상 뒷받침 할 수 있는 능력과 노하우를 갖춘 프론트를 만들겠다는 뜻이었다. 직원들의 핵심 역량을 키우고, 직·간접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경험과 노하우가 많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예측과 판단을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다. 21년 전인 1995년 정규리그 우승 현장에 있었던 직원이 나를 포함해 8명이나 구단에 있다.강한 프론트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3승1패로 앞서다 3승4패로 역전당해 우승을 내줬다. 그 여파로 김진욱 감독이 물러났고, 후임 송일수 감독도 성적 부진으로 1년 만에 사퇴했다. 그리고 지난해 약관의 김태형 감독이 부임했다. 어려운 상황의 연속이었지만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의사결정이 합리적으로 이뤄져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야구단에는 단장도 있고 사장도 있는데, 사장은 어떤 역할을 하나.선수와 코칭스태프, 지원 인력으로 구성된 선수단에 관한 업무는 단장이 총괄한다.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구단 업무의 95% 이상이 선수단 쪽이었다. 야구판이 커지면서 마케팅·일반관리·재무·홍보 쪽 일이 점점 많아졌다. 사장은 이 모든 걸 아우르는 역할이다. 앞으로 야구단보다 이쪽 비중이 더 커질 것 같다.선수단 관련 결정은 단장이 내려도 최종 추인은 사장이 한다. 그래서 야구단이 매끄럽게 돌아가려면 사장과 단장 사이가 좋아야 한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부산고-동아대 시절 강타자로 이름을 날린 선수 출신이다. 두 사람은 틈날 때마다 골프를 함께 치며 구단 돌아가는 얘기를 나눈다. 김 사장은 “내가 선수 출신이 아니라서 선수단과 관련해서는 경험이 많은 김 단장을 통해 배운다. 신세를 크게 지고 있다”고 했다.비전문가가 사장을 맡는 구단도 꽤 있는데.모그룹이 야구단을 보는 시각과 관련이 있다. 오너가 야구단을 ‘최고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사업장’으로 인식한다면 비전문가를 내려보내지 않을 것이다. 야구단 사장을 모그룹에서 내려와 잠깐 쉬었다 가는 곳, 아무 때나 바꿀 수 있는 자리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야구단 직원들도 ‘열심히 하면 나도 단장·사장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일해야 생산성이 높아진다.프로 스포츠에 각종 사건 사고가 많아지면서 위기관리가 중요해졌는데.우리는 형평성을 가장 큰 원칙으로 본다. 팀 내 비중이 큰 선수가 사고를 쳤다고 해도 똑같은 잣대를 놓고 공정하게 처리하면 뒷말이 없다. 선수 입장을 많이 고려하지만 ‘이 선은 넘어서는 안 된다’는 게 명확하다. ━ 4만 명 수용할 구장 갖추면 구단 흑자 가능해 8년 연속 100만 관중을 돌파했지만 매출은 400억원대에 그치고 있다.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입장료나 중계권료 등이 너무나 큰 차이가 난다. 지금 잠실야구장(2만6000석)을 갖고는 아무리 좋은 콘텐트를 갖고도 흑자를 내기 어렵다. 최소 4만 명을 수용하고, 매점·스카이박스·편의시설·주차장 등을 제대로 갖춘 구장을 확보한다면 흑자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잠실야구장은 서울시 소유고, 우리는 장기 임대도 하지 못하는 터라 안타깝기만 하다.두산은 어린이와 여성 팬이 유난히 많은 것 같다.어린이 대상 마케팅은 1982년 창단 때부터 꾸준히 진행해 왔다. 온 가족이 두산 팬인 경우가 많다. 여성은 ‘팬 확장성’ 측면에서 중점 공략을 했다. 레이디스 데이, 핑크색 유니폼 등 여성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펼쳤다. 여성 팬이 여성도 끌어들이지만 남자친구, 심지어 장모님이 사위까지 두산 팬으로 만들기도 한다.(웃음)마케팅만으로 여성 팬을 모을 수 있나.정수빈·박건우·민병헌 등 우리 팀에 귀엽고 멋진 선수들이 많다. 팀 색상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우리 기본 컬러는 흰색과 군청인데,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풍긴다. 하지만 너무 점잖아 보이는 점도 있어서 보조 컬러인 빨강으로 포인트를 줬다. 두산 유니폼과 모자, 응원용품들은 디자인이 세련됐다는 평가를 받고,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김 사장은 마케팅을 전공했고, 두산의 광고홍보 대행사인 오리콤 출신이다.)프로야구 800만 관중 시대가 됐다. 프로야구는 어떻게 발전해야 하나.800만 관중은 팀 수와 경기 수가 늘어나는 바람에 달성된 거다. 실질적으로 성장을 인정할 만한 수치가 되려면 좀 더 노력해야 한다. 특히 도박·약물·음주운전 등 선수들의 일탈이 불거지고 있다. KBO와 각 구단이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경기장 안팎의 안전사고에도 신경을 써야 하고 관중들도 질서의식을 높이는 데 동참해야 한다.두산베어스가 어떤 팀으로 발전할 것인지 묻자 김 사장은 “매년 우승할 수는 없겠지만 포스트시즌은 늘 갈 수 있는 강호, 지금처럼 팬들의 충성도가 가장 높은 팀이 되도록 뒷받침 하겠다”며 “프로야구도 산업인 만큼 모 그룹에서 최소한의 지원만 받고도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는 준비가 돼 있다. 법령이나 인프라 등이 받쳐준다면 그 동안 다져온 역량을 마음껏 펼치겠다”고 말했다.- 정영재 스포츠선임기자 jerry@joongang.co.kr·사진 김춘식 기자

2016.10.2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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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재·김원의 스포츠&비즈(1)

전문가 칼럼

프로야구는 지난해 KT가 가세하면서 10개 구단 체제가 됐다. 연봉도 크게 늘었다. 출범 첫해 1215만원이던 프로야구 평균 연봉은 2016년 1억2656만원이 됐다. 서른다섯 살이 된 한국 프로야구는 빠른 시간 안에 몸집을 키웠다. 10개 구단 체제가 됐고. 선수단 규모도 커졌다. 지난 3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올 시즌 프로야구 자료를 보면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등록선수는 526명으로 35년 전에 비해 400명이 늘어났다. 구단별로 많게는 40명에 이르는 육성선수를 합하면 80~100명의 선수가 구단 유니폼을 입고 1군과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선다. 연봉도 크게 늘었다. 출범 첫해 1215만원이던 프로야구 평균 연봉은 2016년 1억2656만원이 됐다. 외국인·신인·육성선수를 제외한 금액으로 지난해 매출액 기준 30대 기업 중에서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삼성전자(1억200만원)보다 2456만원이 더 많다. 여기에 10개 구단 31명의 외국인 선수 평균 연봉이 83만 달러(약 10억원)이고, 전체 계약 규모가 2564만 달러(약 308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 프로야구에 비해 경제 규모 대비 선수 몸값은 아직 낮은 편이다.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선 1869년 첫 프로야구팀인 신시내티 레드스타킹스가 탄생했다.레드스타킹스는 구단에서 연봉을 받아 생활하는 전업 야구선수들로 구성됐다. 당시 팀 내 최고 연봉자였던 조지 라이트의 연봉은 2000달러 정도였다. 7년 뒤인 1876년에는 레드스타킹스를 포함해 8개의 프로팀이 모인 프로리그가 출범했다. 메이저리그라는 이름을 쓴 건 1903년부터다.1904년 최고 연봉자는 5000달러(현재 통화가치 13만7000달러, 약 1억6440만원)를 받은 뉴욕 하이랜더스(현 뉴욕 양키스)의 투수 조 맥기니티였다. 맥기니티가 당시 받은 연봉은 102년이 지난 현재 통화로 환산하면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의 평균 연봉보다 많다. ━ 폭등하는 메이저리그 선수 몸값 메이저리그의 선수 몸값은 자유계약선수(FA) 제도가 도입된 1976년을 기점으로 폭등하기 시작했다. 75년 4만4676달러였던 메이저리그의 평균 연봉은 82년 24만5000달러(약 1억7600만원, 당시 환율 720원으로 계산)로 448%나 뛰어올랐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864명의 평균 연봉은 438만 달러(약 50억3500만원)에 달한다. 2015년 425만 달러(약 50억원)에 비해 4.4%가 올랐고, 75년과 비교하면 9703%나 치솟았다. 미국의 임금 지수(wage index)가 75년 8630달러에서 2014년 4만6481달러로 435%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야구 선수의 연봉은 기하급수적으로 뛰어올랐다.수퍼 스타들은 연봉 상승의 주역을 담당했다. 일종의 ‘견인 효과’다. 80년 시속 160㎞의 강속구를 자랑하는 투수 놀란 라이언(69)이 휴스턴으로 이적하면서 100만 달러 벽을 처음 허물었다. 1000만 달러를 넘어선 건 앨버트 벨(50)이었다. 89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데뷔한 그는 97년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어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하면서 5년간 5500만 달러(연 평균 1100만 달러)를 받았다.메이저리그 최고 연봉자는 그 동안 타자가 많았다. 투수에 비해 부상 위험이 적고 비교적 늦은 나이까지 활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격수 알렉스 로드리게스(41·양키스)는 2007년을 제외하고 2001년부터 2013년까지 최고 연봉 자리를 지켰다. 94년 시애틀에서 데뷔한 그는 22시즌을 뛰면서 총 4억110만 달러(약 3215억원)를 벌었다.그러나 2014년부터는 투수의 시대가 됐다. 로드리게스를 넘어서는 대형 타자가 등장하지 못한 대신 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2014·2015년 잭 그레인키(33·애리조나)가 다저스에서 뛸 당시 최고 연봉자에 올랐고, 올해는 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28)가 3457만1428달러(약 403억원)로 처음 1위에 올랐다. 다저스는 3년 연속 최고 연봉자를 배출한 구단이 됐다.다저스는 2014년 타임워너로부터 25년간 83억5000만 달러(약 9조7550억원)를 받는 초대형 중계권 계약을 했다. 풍부한 자금력을 무기로 공격적인 선수 영입에 뛰어든 것이다. 대형 중계권 계약을 맺은 다른 구단들도 선수 영입 경쟁에 가세했다.일본 프로야구 선수회는 1980년부터 평균 연봉(추정치)을 발표하고 있다. 80년 평균 연봉은 602만 엔이었다. 2년 뒤인 82년 지바롯데 소속 선수 53명은 평균 733만 엔(약 2319만원, 100엔당 300원 기준)을 받았다.올 시즌 10개 구단에 등록된 725명의 평균 연봉은 3712만 엔(약 3억8300만원)이다. 80년에 비해선 5배가량 많은 금액이지만 지난해(3811만 엔)보다 99만 엔(약 1022만원) 줄어들었다. 심지어 2004년 3805만 엔보다 낮은 금액이다. 일본 프로야구의 평균 연봉은 2004년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2011년 3931만 엔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스포츠 전문매체 ‘넘버’는 “2004년 이후 선수 연봉 추이는 보합세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이는 일본의 장기 불황과 연관이 있다. 관중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프로구단의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된 것도 연봉 감소의 이유다. 일본에서는 최고 인기 구단인 요미우리와의 경기 시청률을 중계권 협상의 잣대로 삼는다. 2000년만 해도 요미우리의 전 경기가 중계됐고, 시청률은 18.5%를 유지했다. 그러나 2006년 시청률이 9.6%까지 떨어졌고, 이후 중계 경기 수도 감소했다. 구단들의 주 수입원인 중계권료는 큰 폭으로 줄 수밖에 없었다.올해 일본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지출하는 구단은 지난해 일본시리즈 우승팀 소프트뱅크다. 평균 6960만 엔(약 7억1900만원)으로 선수 연봉을 조사한 80년 이후 처음으로 연봉 1위에 올랐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연봉 1위 구단에 올랐던 요미우리는 평균 5787만 엔(약 6억원)으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요미우리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보다 1106만 엔(약 1억1500만원) 줄었다. ━ 지출 줄이는 일본 프로야구 82년 일본 프로야구 최고 연봉을 받았던 야마모토 고지(70·당시 히로시마)의 연봉은 6500만 엔(약 1억9500만원, 환율 300원 기준)이었다.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을 역임했던 야마모토는 일본 프로야구 역대 네 번째로 통산 500홈런을 넘은 강타자다. 세계기록인 868개 홈런을 기록한 오 사다하루(76) 소프트뱅크 명예회장과 동시대에 뛰면서 홈런왕을 4차례나 차지했다. 오사다하루는 80년 마흔 살의 나이에 은퇴했는데 당시 받았던 연봉은 8170만 엔이었다.일본에서 가장 먼저 1억 엔을 돌파한 선수는 오치아이 히로미쓰(62) 주니치 단장이다. 87년 서른넷의 나이에 처음으로 1억 엔(1억3000만 엔) 벽을 넘어선 그는 91년 2억 엔(2억2000만 엔), 92년 3억 엔을 차례로 돌파했다. 오치아이는 96년 은퇴할 때까지 10년 동안 최고 연봉 자리를 놓지 않았다.그러나 최근 들어 수퍼 스타의 ‘견인 효과’가 미미해지고 있다. 역대 최고 연봉자는 2004년과 2005년 6억5000만 엔을 받았던 마무리 투수 사사키 가즈히로(58)다. 올해 일본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는 구로다 히로키(41·히로시마)로 10년 전보다 적은 6억 엔(약 65억5000만원)이다.노모 히데오(48)가 95년 다저스에 입단한 이후 FA 자격을 얻은 일본 선수들의 미국행이 러시를 이뤘다. 연봉 10억 엔 돌파도 가능했던 요미우리의 강타자 마쓰이 히데키(42)는 2003년 뉴욕 양키스에 진출했다. 2011년 연봉 5억 엔을 받았던 다르빗슈 유(30·텍사스) 역시 이듬해 미국으로 떠났다. 최근에는 조금이라도 젊은 나이에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빅 리그 입성을 노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올해 2억 엔(약 21억5000만원)을 받는 투수 겸 타자 오타니 쇼헤이(22·니혼햄)도 2~3년 내에 미국으로 떠날 가능성이 높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과의 차이도 줄고 있다. 평균 연봉은 여전히 일본이 한국에 비해 3배 더 많다. 그러나 최고 연봉은 82년 8배에서 4배로 좁혀졌다. 특히 외국인 선수 몸값은 비슷한 수준까지 왔다.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14개국 출신 외국인 선수 91명이 뛰었다. 전체 선수 평균 연봉은 9524만 엔(79만 달러)으로 평균 83만 달러인 한국보다 적었다.1982년 한국 프로야구가 출범할 당시 스타 플레이어의 연봉이 큰 화제가 됐다. 미국 마이너리그(밀워키 산하 더블A)에서 뛰다 프로야구 출범에 맞춰 한국으로 돌아온 박철순(60)은 OB(현 두산)에 입단하면서 최고 연봉인 2400만원에 계약 도장을 찍었다. 이용일 KBO 초대 사무총장은 “당시 실업야구 선수들이 프로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은행, 공기업 등 정년이 보장된 직장을 버리고 몇 년 남지 않은 선수생활을 해야 했다. 직장에 다닐 때보다 10배는 더 받아야 프로선수로 격이 맞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박철순이 받았던 2400만원은 서울 강남 은마아파트 30평형대 가격이었다.실업야구 최고 거포였던 김봉연은 81년 한국화장품에서 급여와 보너스로 480만원을 받았다. 최고 대우를 조건으로 해태(현 KIA) 입단이 예정됐지만, 해태의 삭감 요구로 연봉 1500만원(계약금 1800만원)에 계약했다. 82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 개구리 번트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유격수 김재박(62)도 연봉 2400만원을 받았다. 감독 겸 선수로 활약했던 백인천(73)은 감독으로 1200만원, 선수로 2400만원을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한국 프로야구에서 처음으로 연봉 1억원을 돌파한 선수가 나온 것은 출범 4년째인 85년이다. 그 해 삼미에 입단한 재일동포 장명부는 1억484만원을 받았다. 86년 김일융(삼성·1억1250만원), 87년 김기태(삼성·1억2000만원)도 1억 원 이상 연봉을 받았지만 모두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한 재일동포 출신이었다. 이후 억대 연봉자의 맥이 끊겼다가 93년 선동열(52)이 1억3000만원에 해태와 계약하면서 1억원을 다시 넘어섰다. FA 제도가 도입된 2000년 억대 연봉자는 31명으로 늘어났고, 2010년 처음으로 100명을 돌파해 110명을 기록했다. 올해는 148명이 억대 연봉을 받는다. ━ 개인 누적 연봉 100억원 돌파한 한국 한화의 김태균(34)은 지난 시즌 후 4년 동안 84억원(계약금 20억원, 연봉 16억원)의 FA 계약을 맺어 연봉 킹에 올랐다. 김태균은 그동안 순수 연봉으로만 92억1500만원을 벌었다. 특히 일본에서 돌아온 2012년 이후 5년 연속 연봉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신인 시절 계약금(1억6000만원)과 지난해 말 체결한 자유계약선수(FA) 계약금(20억원) 등 21억6000만원을 포함하면 누적 총액(연봉+계약금)이 국내 최초로 100억원(113억7500만원)을 넘어선다.선수 연봉은 꾸준히 올라가고 있지만 프로야구의 수익성은 여전히 열악하다. 올 초 감사보고서를 발표한 프로야구 8개 구단 중 홈 구장을 이전하면서 구단 자산을 매각한 삼성을 제외하고 7개 구단이 지난해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KBO는 지난해 4년간 560억원(추정치)이 넘는 새로운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타이틀 스폰서(타이어뱅크)도 70억원으로 2009년 35억원에 비해 2배 늘어난 금액으로 계약했다. KBO로부터 받아가는 금액이 늘어나면서 구단 평균 매출은 400억원대로 올랐지만, 씀씀이도 그만큼 커졌다. NC 다이노스의 경우 매출이 2014년 348억원에서 60억원 가까이 증가(409억원)했다. 그러나 선수단 급여가 37억원에서 51억원으로 늘었고, 선수단 운영비 역시 91억원(196억원→287억원) 증가해 32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두산(74억원)과 롯데(159억원)은 큰 손실을 봤다. 넥센도 역대 최대인 411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선수단과 프런트 직원의 급여 지출이 60억원으로 늘고, 선수 활동비가 증가하면서 2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정희윤 스포츠산업경제연구소장은 “입장 수입과 방송 중계권 수입이 전체 수입의 60% 이상이 되어야 흑자 운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한국 프로야구는 여전히 모기업의 이미지 개선을 위한 승률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 승리하기 위해 모기업으로부터 전체 예산의 60~70%에 이르는 지원금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선수들은 자신들의 활약에 걸맞은 연봉을 받아야 하지만 현재 구조에서는 연봉이 크게 오르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영재 선임기자·김원 기자

2016.05.2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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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2016 프로야구] 제2 메르스만 없다면, 800만 관중 무난

산업 일반

야구팬들이 ‘눈 빠지게’ 기다린 프로야구 시즌이 돌아왔다. KBO는 역대 최다인 860만 관중을 목표로 잡았다. 흥행 요소는 여럿 있다. 국내 첫 돔구장인 ‘고척 스카이돔’과 팔각형 모양의 대구 ‘라이온즈파크’가 기대를 모은다. 각 구단도 다양한 마케팅을 준비해 관중 모시기에 나섰다. 선수 몸값 상승과 더불어 누적되는 구단의 적자, 해외로의 선수 유출은 국내 프로야구계가 심각하게 짚어볼 문제다. 도박·음주사고·약물로 얼룩진 이미지 개선도 숙제로 남았다. 출범 35년째인 국내 프로야구가 어엿한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美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마케팅 비법도 살폈다. 겨우내 썰렁했던 녹색 그라운드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4월 1일 전국 5개 구장(잠실·문학·마산·고척·대구)의 경기를 시작으로 ‘2016 타이어뱅크 프로야구’가 개막했다. 10개 구단은 144경기를 치르는 대장정의 첫발을 디뎠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0년이 넘는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주말이 아닌 금요일 야간에 개막 경기를 여는 모험을 감행했다. 팬들은 뜨거운 열기로 화답했다.올 시즌 프로야구는 800만명 이상의 관중 동원을 목표로 잡았다. KBO는 868만3433명이라는 구체적 숫자까지 제시했다. 지난해 역대 최다 관중인 736만 명을 동원한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메르스 사태 같은 돌발변수만 없다는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흥행 요소도 여럿 있다.무엇보다 올해 첫 선을 보이는 대구 ‘라이온즈파크’와 고척 ‘스카이돔’에 대한 기대가 크다. 기존보다 늘어난 관중석과 새로운 시설에 대한 관심이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삼성은 지난해까지 시설이 가장 낡았다는 평가를 받은 ‘대구시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해지만, 올해부터 메이저리그급 시설을 자랑하는 라이온즈파크에서 홈경기를 펼친다. 기존에 사용하던 구장보다 좌석 수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난 2만4000여 석을 확보했다. ━ 라이온즈파크에 시범경기 최다 관중 운집 넥센 역시 열악했던 목동구장을 벗어나 고척 스카이돔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스카이돔의 좌석은 1만6000여 석으로 목동에 비해 2500석이 늘었다. 국내 최초 돔구장이라는 타이틀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새로운 구장의 효과는 시범경기 때부터 나타났다. 스카이돔과 라이온즈파크는 시범경기부터 많은 관중을 모으며 흥행을 예고했다. 특히 3월 27일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SK의 시범경기에는 1만6695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는 역대 시범경기 최다 관중이다.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올해 프로야구가 가볍게 800만 관중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2개의 신축 구장이 흥행에 효자 노릇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리그의 흥미도 또한 높아질 것으로 봤다. 지난해에는 와일드카드 도입에 구단 간 전력 평준화로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이 벌어져 인기를 모았다. KBS N 스포츠 이용철 해설위원은 “시범경기를 토대로 볼 때, 팀 간 전력이 비슷해 올해도 흥미로운 경쟁이 펼쳐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MBC스포츠 플러스 박동희 해설위원은 “신생 구단 NC와 kt의 전력이 안정됐고, 흥행의 키를 쥔 인기 구단 롯데·LG·KIA의 전력이 보강돼 올해 프로야구는 정말 재미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각 구단들은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구단이 SK 와이번스다.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라는 용어를 최초로 도입한 구단답게 올해도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큰 전광판인 ‘빅보드’를 새롭게 선보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전보다 진화했다는 의미로 ‘레알 스포테인먼트’라는 용어를 도입했다. 레알은 ‘진짜’를 의미하는 신조어다. SK와이번스 강태화 팀장은 “모든 구성원이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파격적인 것을 준비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SK는 또 그리스 승리의 여신에서 모티프를 따온 ‘아테나’와 그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부엉이‘와울’을 새로운 마스코트로 선보였다.프로 스포츠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로 ‘라이벌’ 구도도 있다. SK와 통신사 라이벌인 kt 위즈는 지난해 1군 무대에 진입했다. “(신생팀인 만큼) 성적은 기대하지 않지만 SK에겐 무조건 이기라”는 내부 지시가 있을 정도로 경쟁 관계가 뜨겁다. 그들이 벌이는 그라운드 밖 마케팅 열전이 흥미를 더한다. SK의 ‘레알 스포테인먼트’에 kt는 가상현실(VR)로 맞불을 놨다. 모기업인 kt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무선망 VR 생중계 서비스’를 이용해 개막 홈 3연전을 생중계할 예정이다. 그밖에 홈에서 벌어지는 모든 경기는 VOD 영상으로 제공한다. 고객들은 구단 공식 애플리케이션 ‘위잽’과 올레 TV 모바일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구장을 방문했을 때는 위잽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결제까지 가능하게 만들었다. ━ 통신 라이벌 SK와 kt의 장외 신경전 전통의 인기구단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이어온 ‘유니폼 마케팅’을 더욱 강화한다. 롯데는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 밀리터리 유니폼을 선보이고,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로고가 박힌 유니폼을 입는 ‘유니세프 데이’를 만들었다. 롯데가 우승한 1992년과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펼치는 ‘챔피언스데이’ 행사도 있다. 올해는 해군작전사령부와 연계 행사로 해군 네이비 디자인을 더한 유니폼을 최초로 도입한다. 롯데 자이언츠 서정근 팀장은 “관중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유니폼 판매 매출도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방송사는 첨단 장비로 생생한 현장 중계 팬심 잡기 경쟁을 펼치는 것은 구단만이 아니다. 중계를 맡은 방송사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지금처럼 올라간 데는, 전 경기 중계를 하기 시작한 방송사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올해도 ‘KBS N 스포츠, MBC스포츠 플러스, SBS스포츠, 스카이스포츠, SPO TV’가 프로야구 전 경기를 중계한다. 방송사들은 시청률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KBS N 스포츠는 초당 2600컷을 찍을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 3대를 현장에 투입했다. 보다 생생한 현장 화면을 안방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라이벌 MBC 스포츠플러스는 자체적으로 투구궤적을 추적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지난해까지는 화면 한 켠에 애니메이션으로 투구 궤적을 보여줬는데, 올해는 실사로 투구의 궤적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MBC스포츠 플러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SBS스포츠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도입한 4D 리플레이 중계 시스템을 올해도 이어서 선을 보인다.야구 해설자 영입 전쟁도 볼 만하다. ‘마음에 드는 해설자가 나오는 중계를 본다’는 팬들이 있을 정도로 해설자는 시청률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경기 수가 늘어나고 일부 방송사는 메이저리그와 리틀·고교·아마야구 중계까지 병행해 해설자 기근 현상이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팬들에게 인기가 많고 입담이 좋은 은퇴 선수들이 영입 대상 1호다. KBS N 스포츠는 지난해 은퇴한 타자 ‘장성호’를, SBS스포츠는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 ‘서재응’을 새로운 해설자로 영입했다. 비교적 늦게 야구 중계에 합류한 스카이스포츠는 이효봉과 김진욱 해설위원이 일당백 역할을 한다. 이효봉 해설위원은 ‘KBS·MBC·SBS·XTM’에 이어 스카이스포츠까지 5개 방송사에서 해설을 맡았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SPO TV는 민훈기·염종석 등 6명의 해설자를 투입해 물량공세로 맞섰다.화려한 그라운드의 뒤에는 흥행의 걸림돌도 적지 않다. 좀처럼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프로야구단의 적자 구조가 그중 하나다. 올해 프로야구 10개 구단 선수의 평균 연봉은 1억 2656만원이다. 구단 수가 늘고, 실력을 가진 선수가 줄어 선수들의 몸값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당장 팀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자유계약선수(FA)와 외국인 용병 선수들의 몸값은 부르는 게 값이다. 구단들은 경기장 입장료를 세분화하고 유니폼·기념품 판매, 광고 유치 등 마케팅으로 매출을 늘리곤 있지만 선수들의 오르는 몸값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갈수록 경기가 나빠지는데 모기업 지원금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지금의 구조가 얼마나 유지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해외 리그로의 선수 유출로 국내 리그 수준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 기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류현진(LA)·강정호(피츠버그) 외에 올해만 4명의 선수가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대호(시애틀)·김현수(볼티모어)·박병호(미네소타)는 모두 국내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다. 지금 국내에 활약 중인 김광현(SK)·양현종(KIA)·황재균·손아섭(이상 롯데) 등 선수도 호시탐탐 해외 진출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박동희 해설위원은 “스타 플레이어 1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보다 크다”며 “이들을 대체할 선수들을 단기간에 키워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SPO TV 민훈기 해설위원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선수들이 많이 활약하면 아무래도 관심이 분산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반대의 의견도 있다. MBC스포츠 플러스 박재홍 해설위원은 “리그의 성장을 위해서는 계속 새로운 스타가 나와야 하는데, 선수들의 해외 유출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며 “과거 박찬호와 이승엽이 국내에 복귀했을 때 흥행에 도움을 줬듯, 나갔던 선수들이 돌아올 때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브라질 올림픽 영향은 미미할 것” 약물·음주·도박과 같이 리그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것도 흥행에 불안 요소다. 민훈기 해설위원은 “선수들의 몸값이 수십 억원을 오르내리면서 괴리감을 느끼는 대중이 많다”며 “여기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사건이 반복되면 팬심이 급격하게 돌아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재홍 해설위원은 “그동안 곪아왔던 부분이 지금 터지고 있는 것”이라며 “구단 차원에서 선수단 관리를 철저히 하고, KBO에서도 제대로 된 처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브라질올림픽도 변수로 꼽힌다. 대형 스포츠 행사가 프로야구의 흥행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림픽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동희 해설위원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을 감안할 때 야구의 흥행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적었다”고 말했다. 이용철 해설위원도 “국내 프로야구는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작년 메르스 사태처럼 예측하지 못한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해 프로야구의 흥행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성민 기자 sampark27@joongang.co.kr

2016.04.0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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