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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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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AI 시대, 투자 접근은 어떻게 해야 할까 [스페셜리스트 뷰]

증권 일반

주식시장에서의 ‘인공지능(AI) 관련주’와 실물시장에서의 ‘AI 생산성’은 약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주식시장은 ‘미래 가치’를 ‘현재 가격’으로 할인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글 전반부에서는 ‘주식시장에서의 AI’를 다루고, 말미에 가서는 ‘실물시장에서의 AI’에 대해 다뤄보겠다. 현재 주식시장은 ‘버블’이 나타날 환경이 조성돼 있다. 그 이유는 ‘과잉완화’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중앙은행의 과잉완화는 거의 항상 금융시장에 ‘버블’을 만들었다. 이게 무슨 얘기인지 살펴보자.중앙은행은 언제 금리 인하를 할까? 당연히 경기사이클이 위축될 때 금리를 인하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정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하면,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를 방어하려고 한다. 반대로 경기가 좋을 때는 금리 인상을 통해 경기과열을 막는다. 통화정책에 아주 기본이 되는 사항이다. 과잉완화는 이것을 거스르는 상황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경기가 확장되는데도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하는 것을 과잉완화라고 한다. 얼핏 생각하면 말이 안 되는 일이다. 경기가 좋으면 금리를 인상해야지, 왜 인하를 한다는 말인가? 그런데 실제로 지금 그런 일이 벌어졌다. 미국의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 전후를 기록했다. 그런데 연준은 작년 9월 50bp(bp=0.01%포인트)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3차례에 걸쳐 75bp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그리고 추가 금리 인하 여지도 남겨놓은 상황이다. 그런데 과거에도 매우 드물지만 과잉완화가 있었던 적이 있다. 과거 40여년 동안 2번 있었는데, 1998년 하반기와 2021년 초다. 그러면 연준은 왜 과잉완화의 유혹에 빠지는 것일까? 과잉완화가 있었던 시기에는 두 가지 매크로 공통점이 있다. 첫째, 이 시기엔 모두 물가가 낮거나 낮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1998년에는 아시아 금융위기와 유럽 경기침체(동유럽 붕괴)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며 물가가 낮았다. 2020년에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발생으로 세상이 격리에 들어갔다. 그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물가가 낮아졌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고 있다. 둘째, 실업률이 상승했다. 이 시기엔 GDP 성장률이나 기업이익 증가율이 높았지만, 실업률도 상승하는 특이한 일이 벌어졌다. 1998년과 2024년에 경기가 좋았음에도 실업률이 상승한 원인은 기업 간 거래(B2B) 투자에 있다. 이 시기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사이클은 매우 부진했던 반면, 대규모 B2B 투자(인터넷 투자·AI 투자)가 경기를 이끌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B2C는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반면, B2B는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작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경기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상승하는 일이 벌어진다. 이런 현상은 연준이 경기를 오판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낮은 물가와 반등하는 실업률은 연준을 과잉완화 유혹에 빠트린다. 이런 과잉완화는 잘못된 통화정책이지만, 어쨌든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몫이다. 그리고 이미 단행된 과잉완화는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잉완화, “금융시장에 버블을 낳다”그렇다면 과잉완화는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줬을까? 이를 알기 위해 1998년 하반기와 2021년 초 과잉완화 이후 주식시장을 살펴보자.1997년 3월 연준은 2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이때 ‘인상’은 단발에 그쳤다. 왜냐하면 당시 금리 인상이 ‘달러 초강세’를 불렀고, ‘달러 초강세’는 ‘아시아 외환위기’를 야기했기 때문이다. 아시아 경제가 침몰하자,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은 급락했고, 달러 초강세로 미국 수입물가가 하락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대까지 하락했다. 아시아 외환위기에도 불구하고 홀로 강세를 이어가던 미국증시에 뜻하지 않던 충격이 닥쳤다. 1998년 10월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가 파산한 것이다. 당시 LTCM 파산은 월가 투자은행(IB)들로 번질 조짐을 보였다. 공포에 질린 연준은 ‘긴급 금리 인하’(FOMC가 열리는 날이 아닌데, 긴급하게 모여서 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것)를 단행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과잉완화였다. 당시에는 단순 ‘유동성’ 문제였기 때문에, 금리 인하가 아닌 ‘지급보증’ 정도로 충분했다. 하지만 당시 CPI가 1%대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이 과잉완화의 유혹을 불렀다. 결국 이후 3차례 금리 인하(75bp)가 진행됐고, 과잉완화는 주식시장에 버블을 불렀다. 그리고 이는 ‘닷컴버블’의 시작이 됐다. 닷컴버블을 단순히 90년대 후반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엄밀히 말하면 틀린 것이다. 왜냐하면 1998년 긴급 금리 인하가 있기 전까지는 S&P 500과 나스닥의 상승률에는 큰 차이가 없었으며, 나스닥 주가수익비율(P/E)도 25~30배 수준에서 움직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1998년 중반까진 실적장세였지, 버블이 존재하진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잉완화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 나스닥 지수가 급등했고(1년 5개월간 약 4배 상승), 나스닥 P/E가 25배에서 75배까지 오버슈팅했다. 다시 말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확대가 주식시장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닷컴버블이 무서운 기세로 시작된 것이다. 2021년의 과잉완화도 주식시장에 버블을 불러왔다. 2020년 팬데믹 이후 급등하던 주식시장은 2021년 초에 급격히 조정을 받기 시작했다. 조정의 원인은 ‘긴축 우려’였다. 당시 주식시장에는 ‘경기과열과 인플레’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곧 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고, 이것이 주가 조정으로 이어졌다.그런데 2분기부터 증시는 되레 반등하기 시작했다. 바로 파월의 연설 때문이었다. 2021년 파월은 IMF 연설에서 시장 우려와는 정반대로 긴축이 아닌 완화를 선언했다. 그 유명한 ‘노숙자 텐트촌’ 발언이었다. 파월이 출근하는 길에 공원이 있었는데, 팬데믹 이후 노숙자들이 급격히 늘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파월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그래서 그는 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 바로 통화정책 완화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경기가 과열로 향하고 있었음에도 통화완화정책을 선택한 것이다. 그 결과 증시에서는 ‘하락장 진행’이 멈추고 그해 가을까지 ‘버블장세’(메타버스 랠리)가 펼쳐졌다.경기가 좋은데도 중앙은행이 돈을 퍼부었으니, 주식시장에 버블이 발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버블장세’에서의 주도주우리는 과잉완화는 버블장세를 낳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렇다면 이런 버블장세에서는 어떤 주식들이 시장을 주도할까? 이를 알기 위해 2021년과 1999년 버블장세를 되돌아보자. 2021년 버블장세를 이끈 것은 ‘메타버스 관련주’였다. 그러면 그때 우리는 왜 메타버스 세상을 상상하게 됐을까?메타버스라는 생각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2020년에는 ‘언택트 시대’에서 살았기 때문에 그 경험이 확장돼 우리가 ‘메타버스 세상’을 상상하게 만든 것이다. 다만 2020년 주식시장을 이끌었던 ‘언택트 관련주의 랠리’와 2021년에 있었던 ‘메타버스 관련주의 랠리’의 주가 동력은 완전히 다르다. 언택트 시대를 주도한 주식들, 예를 들어 아마존·줌·페이스북 등의 주식은 언택트 시대에 이익이 급증했다. 즉, 이익성장이 주가를 이끈 실적장세였다. 반면 메타버스 랠리는 실제 이익증가는 거의 없었고, 밸류에이션 확장이 이끈 버블장세였다. 물론 ‘내러티브’(이야기 구조)만으로 주가가 그렇게 급등한 것은 아니다. 몇몇 데이터와 새로운 기술이 상상력을 자극했다. 예를 들면 ‘제페토(네이버에서 만든 가상현실 게임) 가입자 증가 추이’ 혹은 ‘로블록스 액티브 유저’ 등 데이터들이 메타버스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역할을 했다. 다만 이것들이 실제로 기업들의 실적을 급등시킨 것은 아니다. 실적이 급등할 수 있다는 믿음이 밸류에이션 확장을 가져왔을 뿐이다. 이번에는 1999년을 살펴보자. 1990년대 중후반까지 증시를 이끌었던 주도주는 잘 알려져 있듯 ‘시스코’였다. ‘인터넷 인프라 투자’에 통신장비를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하던 기업이었다. 이런 점 때문에 지금의 엔비디아가 종종 닷컴버블 당시 시스코와 비교된다. 하지만 1999년에 버블장세가 시작되자 상황은 달라졌다. 물론 시스코도 1999년에 100% 가까이 급등했지만, 주도주로 는 어림도 없는 수익률이었다. 당시 주도주는 ‘인터넷 인프라’를 활용한 기업들이었다. 다시 말해서 이미 대규모 투자가 단행된 인터넷 인프라가 미래에 ‘어떻게 활용될까’에 관련된 기업들이 주도를 했다는 것이다. 그중 주도주는 ‘퀄컴’이었다. 1999년에 퀄컴 주가는 27배나 급등했다. 퀄컴의 이런 주가랠리를 이끈 것은 주당순이익(EPS)이 아닌 밸류에이션이었다. 1999년은 휴대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퀄컴의 실적이 좋았을 리 없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대규모로 투자된 인터넷 인프라가 어떻게 쓰일지 상상했다. 결국 투자자들은 인터넷 투자가 곧 ‘무선통신 시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꿈을 꾸게 됐고, 이것이 시장의 버블을 만들었다. 물론 투자자들의 꿈은 틀린 것이 아니었다. 이 꿈은 그로부터 수년 뒤에 현실이 됐지만, 1999년 주가랠리는 분명 실적 급증을 동반하지 않았던 버블장세였다. 당시 퀄컴 주가가 27배 올랐는데, 이것을 현재 시점에서 계산하면 이미 1999년에 퀄컴의 20년치 이익을 당시 주가에 반영한 것이었다. 실제로 퀄컴 주가는 2000년 고점을 2021년에서야 다시 넘게 된다. 이런 사실들을 기반으로 본다면, 버블장세에서의 주도주 특징을 몇 가지 도출할 수 있다. 첫째, 이익증가보다는 밸류에이션 확대를 기반으로 주도주가 형성될 것이란 점이다. 둘째, 밸류에이션 확대는 기존에 있었던 현상이 확대되며 적용될 것이란 점이다. 예를 들면 언택트 시대가 메타버스 세상을 상상하게 했고, 인터넷 인프라 투자가 인터넷 활용을 상상하게 했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하드’에서 ‘소프트’로 넘어간다고 이름 붙일 것이다. 예를 들어 초기에 실적 급증을 기반으로 주가가 랠리 하는 주식은 ‘하드 인터넷·하드 AI’, 후기에 밸류에이션 확장을 기반으로 가는 주식은 ‘소프트 인터넷·소프트 AI’로 부른다. ‘소프트 AI’, 선택은 국가마다 다르다결국 버블장세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소프트 AI’ 주식들이다. 다만 국가와 증시 특성에 따라 어떤 소프트 AI를 사야 하는지는 좀 달라진다.미국의 경우 소프트웨어 등 선진화된 첨단 AI 기술을 비롯한 대부분의 AI 기술에 강점이 있다. 따라서 ‘AI 소프트웨어’ 등 첨단 AI 산업에 투자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된다. 하지만 한국기업이 AI 산업의 핵심을 이끌 가능성은 별로 없다. 예를 들어 인터넷 시대에 한국에서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기업을 만들어 낼 가능성은 낮았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제조업이 강했다. 따라서 인터넷 시대에 휴대폰·반도체·부품소재 등 제조업과 관련된 것을 담당했다. AI 시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소프트 AI 중에서 제조업과 관련된 산업이 좀 더 한국증시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다. 우주·방산·로봇·원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물론 소프트웨어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상대적으로 후순위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중국증시 등에서도 어떤 기업을 선택해야 하는지 대략적인 그림이 나온다. 중국의 경우 정보통신기술(IT) 플랫폼과 전기차 등에 강점이 있다. 따라서 소프트 AI 관련 투자도 IT 플랫폼과 전기차 관련 주식들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증시 급등에서 주도주를 보면, 전기차와 IT 플랫폼 기업들이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소프트 AI 중에서 투자할 주식을 고를 때 또 한 가지 생각할 것은 이익이다. 아이러니하지만, 이익이 적게 날수록 더 큰 상승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예를 들어 테슬라를 생각해 보자. 테슬라는 소프트 AI로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소프트 AI 주식 중에서는 후순위에 둔 바 있다. 그 이유는 이익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두 가지 측면이다. 만약 자동차 판매가 예상치를 하회하면 자율주행에 대한 추정치도 하향 조정될 수밖에 없다. 이는 투자자들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요인이 된다. 어차피 버블장세에서는 멀티플(주가수익배율) 확대가 주가를 이끌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상상력의 천장이 없는 주식들이 더 긍정적이다. 또한 본업에 대한 실적이 주가를 가르는 또 하나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새로운 AI 비즈니스가 미치는 영향이 반감될 수 있다.따라서 한국증시에서 소프트 AI 우선순위를 본다면, 제조업을 베이스로 하면서, 멀티플의 무한 확장성을 가진 방산·로봇 등이 가장 선호될 수 있다. 방산에서도 우주가 조선보다는 더 확장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조선은 상상을 하다가도 그만큼 생산능력(도크)이 있는지 하는 생각이 들면 현실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원전 등은 그다음으로 주목해 볼 수 있는 업종이며, 그 다음은 AI 소프트웨어가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버블장세에서 주의해야할 것들 하지만 버블장세에서는 주의해야 할 것들도 있다. 첫째, 버블장세에서는 ‘단기 급락’이 자주 나타난다. 왜냐하면 버블은 실적보단 ‘밸류에이션 확대’(미래 기대수익을 현재 가격에 반영)를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미래에 대한 낙관이 ‘위험선호도’를 극단으로 끌어올리며 버블을 만든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작은 리스크에도 쉽게 주가가 급락한다.1999년 버블장세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1991~1998년에 나스닥은 450% 급등했지만, 단기급락(약 10% 이상 급락)은 1년에 0.8회로 매우 드물게 나타났다. 하지만 1999년 버블장세 땐 1년 3개월 동안 무려 8회나 단기급락이 발생했다. 거의 2달에 한 번 꼴이다. 하락의 주된 요인은 위험 선호도를 후퇴시키는 리스크 요인들이나 연준의 긴축 우려다.둘째, 버블은 반드시 붕괴한다. 과잉완화는 주식시장에 상승을 가져오지만, 버블에 올라타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왜냐하면 버블은 결국엔 붕괴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증시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버블이 주는 열매는 매우 달콤하지만, 음악이 멈추기 전에 먼저 뛰어내리지 못한다면 결국 쓰디쓴 잔을 마셔야 한다. 버블이 끝나는 시기를 정확히 전망할 ‘비밀의 법칙’ 같은 건 없다. 하지만 몇 가지 추론을 통해 우리는 그 끝을 알 수 있는 시그널들을 개발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버블 붕괴의 시그널은 무엇일까?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연준의 긴축’이다. 연준의 긴축이 하락장의 시그널이라고 생각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첫째, ‘고물가 시대’에는 금리 인상이 하락장의 트리거다. 작년 여름,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하락장이 올 거란 주장이 많았다. 하지만 이는 논리적으로 어색하다. ‘돈을 푸니까 하락장이 온다’는 것은 이상한 논리다. 물론 ‘저물가 시대’에는 금리 인하가 하락장의 트리거가 맞다. 다만 이는 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이 아니라, 경기가 꺾였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금리는 경기가 꺾였기 때문에 인하한 것이지, 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에 증시에 하락장이 시작된 것이 아니다. 선후 관계가 잘못된 것인데, 어쨌든 저물가 시대에는 금리 인하 시기에 하락장이 펼쳐지는 것이 맞다.하지만 고물가 시대에는 반대다. 금리 인하가 아니라, 금리 인상이 하락장의 시그널이 된다. 저물가 시대와 완전히 반대가 되는 것이다. 1965~1985년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시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고물가 시대였던 당시에는 금리 인상이 하락장을 불러왔음이 명확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인데, 2022년 하락장도 금리 인상이 트리거가 됐으며, 물가가 꺾인 후 2022년 4분기에 증시 바닥이 나왔다. 분명 고물가 시대의 반응이다.그렇다면 우린 아직 고물가 시대에 살고 있는가? 그렇다. 고물가 시대의 구분에는 ‘CPI가 얼마인지’가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이 중요하다. 즉, 사람들이 여전히 인플레에 집중하고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이를 알기 위해 구글 트렌드를 참고할 수 있다. 검색량을 보면 2020년대 이전까지 사람들은 물가(inflation)에 관심조차 없었다. 하지만 최근 CPI 안정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에 대한 관심은 과거보다 훨씬 높다. 우리가 아직 고물가 시대에 살고 있다는 증거다.둘째, 밸류에이션 버블을 붕괴시키는 극약은 바로 긴축이다. 과잉완화가 버블장세를 만든다면, 버블붕괴는 과잉긴축이 만든다.과잉긴축이란 과잉완화의 반대 현상이다. 과잉완화는 경기가 확장되는데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라면, 과잉긴축은 경기가 꺾이는데도 금리를 계속 인상하는 것을 말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추세적 긴축’에 대한 시장의 ‘전망’(expectation)이 형성될 때 버블이 붕괴한다. ‘이제 모두 틀렸어. 앞으로는 계속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어’라는 절망이 생기면 버블은 붕괴한다. ‘희망’이 버블을 만든다면 ‘절망’이 버블을 붕괴시킨다. 그런데 왜 경기가 꺾였는데도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하하지 않고 오히려 금리 인상을 선택하게 되는 것일까? 이런 경우의 수는 딱 한 가지밖에 없다.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하면, 경기가 꺾여도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하할 수 없다. 결국 인플레이션이 다시 살아날 것이냐가 투자자들이 지켜봐야 할 매우 중요한 포인트 중에 하나가 되는 것이다. 다만 아직 너무 빨리 버블붕괴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당분간은 인플레이션이 급등하기는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트럼프의 관세와 감세 정책은 모두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쪽으로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은택 연구원은_ KB증권 리서치본부 주식전략가 (Strategist)이다. 연세대학원 경제학과 (석사)를 졸업했다. 삼성 반도체사업부를 거쳐 2008년부터 DB투자증권에서 애널리스트를 시작했다. 2020년부터 현재까지 매경, 한경, 조선일보 등 각종 언론에서 선정하는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5년 연속으로 선정되었으며, 2021년에는 대한민국 증권대상을 수상했다.

2025.04.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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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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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전기차 공룡 비야디(BYD)가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BYD는 왜 한국 시장을 노리는 걸까?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최근 자국 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공급과잉으로 인해 수출, 즉 글로벌 판매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 BYD는 동남아·중남미·중동 등 신흥국 시장에 대한 수출을 빠르게 확대하며 주요 신흥국의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한국 시장 분석 통해 글로벌 상품 개발에 활용할 것하지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핵심인 선진국 시장에서는 아직 큰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을 제외한 최대 시장인 유럽에서 고전하고 있으며, 2024년 10월 말 이후부터는 EU의 상계관세까지 적용되어 장기적인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미국에서는 미·중 갈등으로 인해 판매가 아예 시도조차 어렵다.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는 BYD가 토요타의 판매량을 앞질렀지만, 일본의 전기차 침투율이 매우 낮은 데다 토요타가 전기차 생산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렇듯 선진국 시장에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인 BYD는 한국에서의 이익이 당장은 크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 또한 소비자들의 요구 수준이 높고 피드백이 빠르며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 시장을 연구하면서 이를 글로벌 상품 개발에 적극 활용하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BYD는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어떤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까. BYD는 우선 그들의 가장 큰 무기인 가격 대비 성능 즉, 가성비를 앞세울 것이다. BYD는 가성비를 통해 경쟁이 극도로 치열한 중국 자동차 시장을 석권한 데 이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BEV, PHEV 포함) 기준으로도 테슬라를 넘어섰기 때문에 가성비로는 확실히 저력이 있는 기업이다. 특히 금번 BYD가 한국 시장에 출시한 ATTO3는 중소형급 전기 SUV 차종 중에서는 처음으로 실구매가(보조금 적용 시)가 2000만원대로 가격 측면의 매력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임이 분명하다. 이를 반증하듯 ATTO3의 사전 계약이 2000대에 육박하고 있다. 또한 BYD의 초기 전략은 소비자 경험을 확대하여 중국산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또 BYD의 기술력과 안전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택시·렌터카·차량공유 서비스를 공략하여 소비자 접촉을 최대한 확대한 이후에 본격적인 판매 증가를 도모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BYD가 한국 시장에서 넘어야 할 과제들은 많다. 대표적으로 ▲서비스망 구축 ▲소비자 신뢰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 ▲품질 향상 등을 꼽을 수 있다. BYD도 해당 과제들을 인식하고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도 관련 정책을 통해 이를 지원하고 있다. BYD는 A/S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들을 고려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종 중 가장 긴 보증 기간(8년간 16만km)을 설정하였으며, 올해 말까지 30개의 서비스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중국 상무부를 비롯한 9개 부처는 자국 기업의 해외 A/S망 구축 및 관련 인력 파견과 양성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BYD는 자사가 개발한 LFP 배터리인 ‘블레이드 배터리’의 안전성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는 등 첨단기술 기업으로서의 이미지 구축과 품질 향상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혹자는 BYD가 중국산이 주는 이미지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은 이미 중국 제품을 광범위하게 사용하며 수용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 소비자 이미 중국 생산 전기차 친근한 상황일례로 테슬라 상하이 공장에서 중국산 핵심부품을 장착해 한국으로 들어오는 테슬라 차종들도 이미 한국에서 베스트 셀링카이다. 또한 BYD의 LFP 배터리가 탑재된 KGM의 전기차의 판매가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대중들이 매일 BYD의 전기버스를 타고 있다. 중국 지리(Geely) 자동차 산하의 볼보(Volvo)와 폴스타(Polstar)도 전혀 거부감 없이, 오히려 안전한 차라고 인식하고 있는 단계까지 와있다. BYD가 중국산이라서 실패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필자는 장기적으로 BYD가 한국 시장에서 일정 부분의 시장을 점유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물론 가격과 A/S 측면의 차별화된 전략이 지속된다는 전제가 필요할 것이다. 그럼 BYD의 한국 진출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우선 BYD의 등장은 한국 전기차 시장의 저변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한국은 2024년 기준 전기차 침투율(전체 자동차 판매량 대비 전기차 비중)이 10% 미만에 불과하며, 세계적으로도 전기차 보급률이 매우 낮은 국가 중 하나이다. 한국 정부의 2030년 친환경차 보급 목표인 420만 대(누적 기준)를 달성하려면 BYD를 비롯한 더 다양한 브랜드와 모델들이 출시될 필요가 있다. 또한 소비자 입장에서도 BYD의 한국 진출은 크게 나쁠 것이 없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BYD로 인한 경쟁차종들의 가격 인하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자동차·기아가 최근 주요 전기 차종의 가격을 할인하기 시작했다. 볼보와 스텔란티스 코리아 등 수입차 업체들도 전기차 가격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경쟁 관계에 있는 한국 기업들의 안위는 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한국의 전기차 시장은 현대차·기아가 약 90%를 점유하고 있다. BYD의 진출과 이어지는 중국 기업들의 한국행,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인해 우리 기업들의 독점적인 입지가 다소 흔들릴 수 있다. 물론 BYD가 진입 초기 2~3년은 한국 시장에서 큰 수익을 내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들의 한국 시장 진출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현재는 한국에 3개의 차종만을 출시했지만, 중국에서 판매되는 BYD 산하의 브랜드는 6개이고 모델 라인업은 훨씬 더 다양하다. 또한 BYD가 지금은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하지 않은 전기차를 주로 생산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무료로 탑재하여 자율주행 전기차의 대중화 시대를 열겠다고도 발표하였다. 이러한 행보는 중장기적으로 우리 기업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이제 우리 정부와 기업은 그들의 전략을 분석하고 인지하는 수준을 넘어 보다 실제적이고 강경한 대응 능력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

2025.04.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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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중 1명은 사용”...생성형 AI 이용자 1년 사이 2배 증가 [이슈+]

IT 일반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과 디지털 소비 방식의 변화가 우리 사회 전반의 인터넷 이용 행태를 크게 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성형 AI 서비스의 경우 인터넷 이용자 10명 중 3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경제 확산에 따른 국민의 인터넷 활용 변화를 담은 ‘2024 인터넷이용실태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2만5509가구 및 만 3세 이상 가구원 6만22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조사 결과에 따르면 AI 서비스를 경험한 국민 비율은 2021년 32.4%에서 2024년 60.3%로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율주행과 같은 교통 분야에서 AI의 도움에 대한 만족도가 98.3%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생성형 AI(ChatGPT 등)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자는 2023년 17.6%에서 2024년 33.3%로 약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용 분야는 ▲정보 검색(81.9%) ▲문서 작성 보조(44.4%) ▲외국어 번역(40.0%) ▲창작 활동(15.2%) ▲코딩(6.3%)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었다.디지털 소비 방식도 급변하고 있다. 정기 구독을 통해 콘텐츠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지난해 13.1%에서 올해 49.4%로 크게 늘었으며, 10~30대가 이러한 소비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별 증가폭은 10대 43.6%p, 20대 40%p, 30대 37%p로 나타났다.해외 직접구매(직구)도 증가세다. 글로벌 쇼핑 플랫폼의 국내 진출 영향으로, 인터넷 쇼핑 이용자의 해외직구 경험률은 전년 20%에서 올해 34.3%로 뛰었다. 특히 30대(47.2%)와 20대(43.5%)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용 중이며, 두 연령층 모두 전년 대비 약 18~19%p 상승했다.전국 가구의 인터넷 접속률은 99.97%로 전년과 동일했으며, 만 3세 이상 인터넷 이용률은 0.5%p 오른 94.5%로 집계됐다. 하루 1회 이상 인터넷을 사용하는 비율은 90.5%, 주 평균 이용 시간은 20.5시간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대구(97.5%)가 가장 높고, 강원(88.9%)이 가장 낮았다.엄열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관은 “인공지능은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닌, 국민 생활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며 “AI의 윤리적 활용과 국민 이용 역량 제고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5.03.3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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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주식 팔지 마라“ 머스크, 악재 속 당부 이유는

국제 이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에게 지금 회사가 험난한 상황을 겪고 있지만 테슬라의 미래는 밝으니 주식을 팔지 말라고 당부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일정에 없던 직원 전체 회의를 열고 "험난한 길과 폭풍우가 몰아치는 때가 있지만 우리에게는 밝고 신나는 미래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기사를 보면 마치 아마겟돈이 온 것처럼 느껴질 것"이라면서 "TV에서도 테슬라 차량이 불타는 장면이 늘 나온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 제품을 사고 싶지 않다면 그건 이해하지만 차를 불태울 필요는 없다"고 시민들에게 언급했다. 실제로 라스베이거스, 캔자스시티 등의 테슬라 충전소나 대리점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테슬라 차량에 대한 훼손 행위가 잇따라 미국 연방수사국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머스크는 페달과 핸들이 없는 미래형 자율주행 차량을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로봇 공학과 자율주행에 테슬라의 미래를 걸고 있음을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아 공무원 강제 감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머스크의 역할에 대한 반발이 확산하면서 테슬라 전시장과 충전소에서는 시위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대선 이후 크게 오르던 테슬라 주가도 올해 들어서 40% 이상 급락해 상승분을 모두 소모한 바 있다. 머스크에 대한 반발은 테슬라 차량 판매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해 유럽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와 출하량이 급격히 줄어들기도 했다. 한편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에 저렴한 새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2025.03.2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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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믿어도 돼?’…머스크, 테슬라 직원들에게 “미래 밝으니 주식 팔지 마”

글로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에게 지금 회사가 험난한 상황을 겪고 있지만 테슬라의 미래는 밝으니 주식을 팔지 말라고 당부했다.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20일(현지시간) 일정에 없던 직원 전체 회의를 열고 "험난한 길과 폭풍우가 몰아치는 때가 있지만 우리에게는 밝고 신나는 미래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회의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직원들에게 생중계됐으며 이날 밤 10시까지 이어졌다.머스크는 "기사를 보면 마치 아마겟돈이 온 것처럼 느껴질 것"이라면서 "TV에서도 테슬라 차량이 불타는 장면이 늘 나온다"고 토로했다.이어 "우리 제품을 사고 싶지 않다면 그건 이해하지만 차를 불태울 필요는 없다"고 시민들에게 말했다.실제로 라스베이거스, 캔자스시티 등의 테슬라 충전소나 대리점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테슬라 차량에 대한 훼손 행위가 잇따라 미국 연방수사국이 조사하고 있다.머스크는 페달과 핸들이 없는 미래형 자율주행 차량을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로봇 공학과 자율주행에 테슬라의 미래를 걸고 있음을 강조했다.머스크는 또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는 이르면 2026년 하반기부터 사내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첫 판매는 테슬라 직원들에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아 공무원 강제 감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머스크의 역할에 대한 반발이 확산하면서 테슬라 전시장과 충전소에서는 시위도 벌어지고 있다.지난해 대선 이후 크게 오르던 테슬라 주가도 올해 들어서 40% 이상 급락해 상승분을 모두 까먹었다.머스크에 대한 반발은 테슬라 차량 판매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해 유럽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와 출하량이 급격히 줄었다.테슬라는 올해 상반기에 저렴한 새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회의에 대해 "머스크가 이 격동의 시기에 테슬라를 이끌어나갈 것임을 보여주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머스크는 항공 산업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오랫동안 항공기 설계에 대해 생각해 왔다. 전기 수직 이착륙기인 eVTOL을 만드는 것에 대해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슬라 장부에서 분식회계 의혹이 있다고 19일 지적했다.FT는 테슬라 계정을 살펴본 결과 2024년 하반기 자본지출 대비 자산평가액이 14억 달러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작년 3분기와 4분기 대차대조표에서 금융 리스를 제외한 자산 및 장비 구매에 63억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돼 있는데 늘어난 자산, 플랜트 및 장비의 총가치는 49억 달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FT는 이런 통계상 불일치는 단순한 회계 실수일 수도 있지만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위험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5.03.2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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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자영업자가 폐업 신고를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업종이 대폭 늘어난다.서울 강남 일부 지역에 시범운행 중인 자율주행 택시가 많아지고, 자유무역지역에 입주할 수 없는 업종 개념은 구체화된다.기획재정부는 19일 이런 내용의 '현장 애로 해소와 신산업·기술 촉진을 위한 경제규제 개선 과제'를 발표했다.정부는 '폐업 신고 간소화 서비스' 대상 업종을 올해 상반기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폐업 신고는 지방자치단체와 세무서에 각각 해야 하는데, 둘 중 한 곳에서 통합 폐업 신고를 허용하는 업종을 늘리는 것이다.2023년 기준으론 56개 업종이 대상으로 음식점, 출판·인쇄업, 통신판매업, 자동차관리사업, 담배소매업, 동물병원, 숙박업, 세탁업 등이 포함된다.기재부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최소 10개 이상 늘리려고 한다"고 말했다.기존에는 2017년 49개에서 2019년 53개, 2023년 56개로 3∼4개씩 늘어왔다.자유무역지역 입주 가능 업종 규정도 개선한다. 수출 활성화 등을 위해 수출을 주목적으로 하는 제조업종 등이 자유무역지역에 입주 시 조세·임대료 등 특혜를 주고 있다.하지만 자유무역지역 운영 지침이 모호해 입주 가능 여부 판단이 어려워 투자 입지 결정이 어렵다는 의견이 니왔다.이에 정부는 올해 하반기 지침을 개정해 자유무역지역 입주 제한 업종을 구체화하고 명확히 할 방침이다.신산업 관련해서는, 서울 강남 시범운행지구(약 16.5㎢)에서 평일 심야(23시∼익일 5시)에 현재 3대 시범 운행 중인 자율주행 택시를 늘린다. 주간에 신규 운행하거나 심야 운행시간을 확대하고, 운행 대수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바이오 분야에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기준을 개선한다.현재 연구개발(R&D) 비중이 높은 기업을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해 조세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으나 인증 기준이 정성평가로 이뤄져 객관성이 부족한 상황이다.정부는 앞으로 정량 지표를 신설하고, 글로벌 협력 R&D를 반영하는 글로벌 제약사 인증 유형 구분 등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바이오 분야 국가 R&D 사업 참여 조건도 완화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신설된 중기 익스프레스 핫라인과 연구용역 등을 바탕으로 현장 체감형 규제 개선사항을 담았다"고 밝혔다.

2025.03.1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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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열린 AI 시대...보안이 이토록 중요한 이유는 [이코노 인터뷰]

산업 일반

보안은 어느 분야에서나 필수적이다. 개인의 사생활 보호부터 기업의 정보 보호, 나아가 국가 안보까지 보안이 필요하지 않은 영역은 단 한 곳도 없다. 최근 들어 보안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AI)의 발전이 있다. AI 기술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그만큼 보안 위협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AI 보안 위협의 현재와 미래여러 전문가들은 AI 시대에서 보안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타진하고 있다. 김휘강 고려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 교수도 마찬가지다. 김 교수는 최근 AI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보안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느덧 우리 사회에 AI가 가까워진 만큼, AI 보안 문제로 인한 피해를 더욱 피부로 체감할 수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김휘강 고려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 교수는 “국민들이 AI 보안에 대해 큰 경각심을 갖지 않다가, 최근 반년 사이에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며 “그 대표적인 이유가 바로 딥페이크(Deepfake)”라고 설명했다. 그는 “딥페이크 기술이 등장하면서 보이스피싱, 음란물 합성, 사칭 등으로 악용되고 있으며, 내 목소리가 상대방에게 녹음되면 이를 이용해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AI가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이어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단순한 데이터 유출 문제를 넘어, 물리적인 피해까지도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최근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영상 제작 사례도 늘어나면서 AI 보안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김 교수는 일반 소비자들이 AI 보안 위협을 예방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아주 기초적인 방법이지만, 이를 실천하는 것이 일반 소비자를 향한 위협을 가장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며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그는 “SNS에 얼굴 사진을 과도하게 올리지 않는 것이 좋다”며 “딥페이크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본인과 가족의 사진을 최소한으로 공개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보이스피싱을 막기 위해 문자 인증이나 다단계 인증(MFA)을 적극 활용하고, AI 기반 IoT 기기(로봇청소기, AI 스피커 등)를 사용할 때는 국내 보안 인증을 받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다음으로 김 교수는 AI 보안 위협을 현재 발생할 수 있는 위험과 향후 5년 안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위험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그는 당장 기업의 데이터 유출 문제와 함께, 훗날 개발될 기술에서도 위험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김 교수는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AI 서비스를 업무에서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AI가 온디바이스(AI가 기기 내에서만 작동하는 경우)인지, 서버 기반인지에 따라 보안 위험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갤럭시 AI나 애플 인텔리전스 같은 기능들은 편리하지만, 이 기능들이 서버와 연결되면서 사용자의 기밀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존재해 당장의 큰 위험”이라고 말했다.이어 “AI가 로봇, 자율주행차, 스마트 기기에 결합되면서 더 큰 물리적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의 AI가 해킹되면 차량이 의도적으로 중앙선을 넘거나 보행자를 인식하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미래에는 AI가 실생활과 직접 연결되면서 보안 사고가 단순한 데이터 유출이 아니라 실제 물리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AI 위협하는 네 가지 공격...‘이동체’ 산업 큰 위험AI를 공격하는 대표적인 방식에는 네가지(데이터 추출 공격·데이터 오염 공격 ·AI 모델 복제 ·AI 알고리즘 조작)가 있다. 이 네가지 방식을 적극 활용 할 경우 AI는 보안적인 측면에서 여러 위협을 받게 된다. 김 교수는 4가지 공격 방식에 대해 설명하며 AI 보안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김 교수는 “AI 공격의 첫 번째는 데이터 추출이다. 해커가 특정 질문을 AI에게 반복적으로 입력하면서 AI가 학습한 데이터를 추출하는 방식인데, 이렇게 되면 AI가 학습한 개인정보나 기업의 기밀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이어 "두 번째는 데이터 오염 공격이다. AI가 학습하는 데이터를 조작해 잘못된 정보를 학습하도록 만드는 공격 방식인데, AI는 학습 데이터에 따라 판단을 내리기 때문에, 누군가 악의적으로 데이터를 조작하면 잘못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말했다. 계속해서 그는 “예를 들어, AI가 악성 코드가 포함된 데이터를 학습하도록 유도하면 정상적인 보안 시스템조차도 이를 탐지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고 덧붙였다.세 번째 방식으로는 AI 모델 복제를 꼽았다. 김 교수는 “말그대로 AI 모델 자체를 복제해서 악용하는 방식인데, 최근 뉴욕타임스가 오픈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와 같은 문제 때문”이라며 “AI가 무단으로 기사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저작권 침해 논란이 불거졌다”고 설명했다.마지막으로 그는 AI 알고리즘 조작을 언급했다. 그는 “이것은 AI의 의사결정 과정을 조작해서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방식인데, AI가 추천하는 콘텐츠나 검색 결과를 조작하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이어 “예를 들어, AI가 특정 정치적 성향의 정보를 의도적으로 많이 노출하거나, 소비자가 특정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조작은 사용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AI를 위협하는 다양한 공격 방법이 있는 가운데, 김 교수가 보안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분야는 바로 이동체다. 자율주행차, 자율 선박, 드론 등 이동체 관련 기술을 다루는 산업군에서 보안의 중요성이 크다는 그다. 이 중에서도 그는 자율주행차의 AI 보안이 대표적이라고 덧붙였다.김 교수는 “자율주행차의 AI가 해킹될 경우 차량이 의도적으로 중앙선을 넘거나, 보행자를 인식하지 못하게 돼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AI 보안이 뚫릴 경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셈”이라며 “실제로, 자동차 센서를 조작해서 AI를 속이는 공격도 가능하다. 중국의 해커 팀이 도로 표지판을 조작하여 AI가 잘못된 판단을 하도록 유도한 사례도 있었다”고 경고했다.끝으로 그는 AI 보안 영역에서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역설적이게도 ‘인구 절벽’이라고 말했다. AI 보안 분야를 갈고 닦을 인재들이 서서히 줄어듦에 따라, 근본적으로 이를 연구할 수 있는 인력도 함께 감소하고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김 교수는 “결국 앞으로 AI를 발전시켜 나갈 사람은 후대인데, 인구가 계속 감소함에 따라 이를 연구하고, 개발할 인력이 줄어들고 있다”며 “가뜩이나 대학생 수도 적은데, 그 적은 대학생 중에서도 AI 전공할 사람들은 더 적은 실정”이라고 했다.이어 “인재는 항상 돈이 있는 곳에 몰린다”며 “정부에서 AI 분야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서 투자금도 늘고, 기업들도 AI 인재를 양성하는데 집중을 하면 인재들이 몰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금 당장은 인재들이 의대로 집중돼 아쉽다. 현재 대한민국은 AI 기술과 관련해 기존 연구진들의 개인 기량으로 겨우 따라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2025.03.17 06:00

5분 소요
딥시크가 쏘아올린 중화권 증시 회복 신호탄

증권 일반

최근 몇 년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오던 중화권 증시가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인공지능(AI) 붐과 함께 중국의 대표 기술주들이 급등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AI 모델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홍콩 시장의 상승을 견인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홍콩의 대표 주가지수인 항셍지수는 올해 들어 15.41%(2월 20일 기준) 상승했다. 중국 우량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는 18.1% 올랐다. 이는 지난 2019년 이후 지속된 약세장에서 벗어나는 흐름이다. 최근 몇 년간 홍콩 증시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기술 규제 ▲미·중 갈등 ▲부동산 시장 위기 등으로 인해 침체를 겪어왔다. 특히 2021~2023년 동안 기술주 중심으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약화했으나, 올해 들어 반등세가 본격화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딥시크가 불러온 투자 심리 개선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리는 항셍테크 지수를 보면 이러한 상승 흐름이 더욱 뚜렷하다. 홍콩증권거래소(HKEX)에 따르면 올해 들어(2월 20일 기준) 항셍테크 지수는 27.6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대 오른 것과 비교해 항셍테크 지수의 상승률이 약 7배에 달한 셈이다. 이번 강세는 딥시크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딥시크는 지난해 12월 거대언어모델(LLM) ‘딥시크 V3’를 공개했으며 지난달에는 V3를 기반으로 추론에 특화된 생성형 AI 모델 ‘딥시크 R1’을 선보였다. 저비용·고효율을 강조한 딥시크 R1의 등장은 전 산업계에 충격과 함께 새로운 파장을 일으켰다. 이는 미국이 주도해 온 AI 패권까지 뒤흔들 수 있는 위협으로도 해석됐다. 실제 빅테크 기업의 대항마로 떠오른 딥시크의 충격으로 1월 27일 엔비디아 주가가 17% 폭락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AI 산업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주요 투자 테마로 부상하면서, 중국 AI 기술의 발전 가능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딥시크 AI는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과 협력하며 ▲자연어 처리 ▲검색 엔진 최적화 ▲기업용 AI 솔루션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AI 관련 기업뿐만 아니라 AI 기술을 접목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까지도 주목받으며 중국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중국 빅클라우드 업체인 화웨이·텐센트·바이두 등이 AI 비용 절감 차원에서 딥시크 추론 모델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텐센트의 주가는 최근 3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사의 위챗(Weixin) 메신저 앱에 AI 모델 딥시크를 테스트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이다. 바이두 또한 딥시크 R1 모델을 자사의 검색 엔진과 완전히 통합할 계획을 밝혔다. 다만 실적 발표를 앞두고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BYD(비야디) 역시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에 딥시크를 탑재해 자율주행 시스템 성능을 개선했다. 이 밖에 애플과 AI 협업 소식이 알려진 알리바바의 주가는 이달 들어 18일까지 28.69%나 급등했다. 항셍테크 편입 종목들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항셍지수 과열에 대한 우려까지 나왔다. 중국 대표 기술주 강세…리스크 우려는 ‘여전’메리츠증권은 중국 테크 산업에서 리더 역할을 하는 상장사로 중국판 M7(Magnificent7)을 꼽기도 했다. 중국판 M7인 텐센트·알리바바·샤오미·비야디·메이퇀·SMIC·레노버는 AI 산업 확대로 실적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 응용이 확대되며 신생 산업이 부상하고, 기존 산업의 생산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했다. 이어 “위축됐던 중국의 테크 생태계에 새로운 동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중국기업의 빠른 AI 응용 확산으로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축소하는 과정들이 중국 M7의 중장기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며, 비중 확대를 권한다”라고 말했다.증권가에서는 AI 모멘텀(상승동력)과 함께 중화권 증시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는 “중국 증시의 상승세는 딥시크 R1 출시 이전 중국 시장이 저평가 상태였으며 투자자들의 보유 비중이 작았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라며 “장기적으로 중국 내 AI 애플리케이션 성장을 비롯해 LLM·클라우드·AI 디바이스·정보통신(IT) 장비·데이터센터 산업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AI 산업은 경쟁국인 미국 대비 저비용·고효율·개방형이라는 AI 경쟁 포지션을 구축하며 양국이 현재 구축 중인 양자컴퓨터, 우주항공 등 차세대 기술 분야로 이를 확장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중국 투자의 핵심은 매크로(거시경제)가 아닌 딥시크가 쏘아 올린 AI 산업에 초점이 맞춰진다”라고 예상했다. 다만 미·중 갈등이 지속되면서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 가능성이 남아 있는 점 등은 리스크로 지적된다. 또한 ▲딥시크의 개인정보보호 문제와 산업 규제 ▲중국 정부의 규제 정책 변화 ▲글로벌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중화권 증시의 상승세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수익 기회, 비용 절감이라는 세 가지 주요 AI 영역을 활용하고 있다”라며 “신뢰도가 향상되면 중국 주식의 공정가치가 15%에서 20%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만 딥시크의 개인정보보호 문제와 산업 규제, 서방국들의 수출 통제 강화 등은 리스크”라고 짚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를 60%까지 올릴 수 있다고 예고한 바 있어 파격적인 관세 인상 우려가 여전하다”라며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 조치가 나오기 어려운 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2025.02.2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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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 BYD 주가, 자율주행 기본제공에 강세 지속

시세/공시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 'BYD(비야디)의 주가가 한때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 BYD가 향후 대부분의 모델에 추가 비용 없이 자율주행 보조 기능을 탑재하겠다고 발표한 영향으로 풀이된더.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 증시에서 BYD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5% 급등한 345홍콩달러(약 6만428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차익 실현 매물로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면서 하락했지만, 자율주행 보조 기능 탑재 소식에 강세를 이어다.BYD는 중국에서 10만위안(약 1988만원) 이상 차량에 '신의눈'을 기본 탑재하고, 7만위안(약 1392만원)짜리 '시걸' 해치백 등 저가 차종 3개에도 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3만 달러(약 4362만원) 이상 모델에만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됐다. 2023년 처음 선보인 '신의눈'은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를 이용해 원격 주차를 포함한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한다.BYD 주가는 올해 들어 20% 이상 상승한 반면 테슬라 주가는 13%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BYD 주가가 이처럼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테슬라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5.02.1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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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조원, 그 이상의 가치 지닌 토요타 ‘우븐 시티’

자동차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산 기슭에 ‘첨단 도시’가 움트고 있다. 이 도시의 이름은 ‘우븐 시티’(Woven City)다. 우븐 시티는 토요타가 일본에 짓고 있는 스마트 도시인데, 토요타의 야심작으로 통한다. 베일에 쌓여있던 우븐 시티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5에서 처음 속살을 보였다.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은 6일(현지시간)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직접 찾아 ‘우븐 시티’의 1단계 준공을 소식을 알렸다. 토요타 아키오 회장은 이날 열린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우븐 시티의 1단계 준공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우븐 시티는 모든 새로운 제품과 아이디어를 발명하고 개발할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토요타가 짜 내려가는 ‘우븐 시티’‘우븐 시티’가 세상에 처음 알려진 시점은 약 5년 전으로 시계를 돌린 2020년이다. 지난 2020년 열린 ‘CES 2020’에서 도요타는 자동차가 아닌, 다른 그림을 들고 왔다. 바로 ‘우븐 시티’다. 당시 도요타는 일본 후지산 인근에 70만8000㎡(축구장 약 100개 면적) 규모의 스마트 시티를 착공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 이후 1단계 구역 건설을 마치는 데 걸린 시간은 5년이다. 우븐 시티를 발표했던 지난 ‘CES 2020’ 이후 5년 만에 ‘CES 2025’에 복귀한 토요타는 우븐 시티의 1단계 공사가 끝났음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이 도시 전체는 수쇼 연료 및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로만 작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토요타 아키오 회장은 “5년전 바로 이곳, 이 무대에서 같은 넥타이를 매고 실증도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는데, 그것이 바로 우븐 시티”라며 “올해부터 (우븐시티에) 주민이 거주하기 시작하며, 점차 현실적인 실증 장소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우븐 시티는 세 가지 전용 도로가 거미줄처럼 짜여 있다. ▲첫째 자동차 ▲둘째 보행자 ▲셋째 공유 이동 수단이다. 우븐 시티의 자동차 전용 도로는 자율주행차와 친환경 차량만 다니는 도로다. 보행자 전용 도로는, 말 그대로 보행자만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공유 이동 수단 도로는 자전거나 스쿠터 등의 공유 이동 수단만 이동이 가능하다. 각 도로는 독립적인 기능을 하지만,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이 때문에 우븐 시티는 ‘직조 도시’라는 별명을 갖는다. 우븐(woven)은 위브(weave)의 과거 분사다. 위브는 옷감·카펫·바구니 등을 짜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우븐 시티를 단순 직역하면 ‘짜여진 도시’다. 우븐 시티의 도로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를 띄어 직물 직조 방식을 떠올리게 한다. 이 때문에 우븐 시티는 직조 도시라는 별명을 갖게 됐다.토요타의 전통에서도 ‘직조 도시’를 엿볼 수 있다. 토요타는 직물기계 제조업체로 시작한 회사다. ‘직조’라는 이름은 토요타의 전통을 현대 기술과 연결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도시가 바로 직조 도시인 ‘우븐 시티’인 셈이다. 14조원 투입 ‘우븐 시티’, 가치는토요타의 우븐 시티 프로젝트에는 100억 달러(약 14조원)이 투입됐다. 막대한 규모 만큼 기술고도화 수준도 높다. 토요타는 우븐 시티를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실증 장소로 구축해나갈 방침이다.우븐 시티는 4가지 영역의 연구와 혁신에 집중한다. 사람·사물·정보·에너지 모빌리티 등이다. 토요타는 우븐 시티를 ‘모빌리티의 테스트 코스’로 삼아 직면한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개발할 방침이다.토요타 아키오 회장은 “퍼스널 모빌리티부터, 안전 귀가를 도와주는 드론, 노인을 보살피는 반려동물 로봇 등 다양한 모빌리티를 개발 중”이라며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우븐 시티에서 도쿄까지 빠르게 이동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문제는 돈이다. 우븐 시티를 유지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우븐 시티를 유지하기 위해선 그만한 수익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토요타 아키오 회장은 수익성이 아닌 미래를 위해 우븐 시티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토요타 아키오 회장은 “우븐 시티가 도요타에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으로서 도요타가 쌓아온 지식과 기술을 공유할 책임이 있다”며 “새로운 아이디어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우븐 시티를 만든 이유”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우븐 시티는 수익성에 방점을 맞춘 비즈니스가 아닌, 그 이상의 상징성을 갖는다고 언급했다. 눈 앞의 수익이 아닌,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확장을 위한 테스트 베드가 우븐 시티라는 것이다.조철 한국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븐 시티는 직접 수익을 노리기보다 모빌리티 사업을 확장하는 일환”이라며 “도시 유지에 필요한 자금 조달은 정부차원의 투자를 통해 해결할 수 있고, 우븐 시티는 단편적인 사업이라기 보다, 새로운 도시 개념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도요타의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테스트 베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평가했다.윤석빈 서강대학교 정보통신대학 특임 교수도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안에는 수많은 데이터와 서비스가 있는데, 우븐 시티는 방대한 도시의 데이터와 AI가 융합되면서 더 많은 혁신을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데이터 관련 보안 문제는 늘 제기되기 때문에 혁신과 보안의 밸런스를 잘 맞춰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자동차 업계 관계자도 “단순히 수익성에만 초점을 잡으면 의문점이 남겠지만, 미래 청사진 제시 측면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며 “또, 우븐 시티가 하나의 랜드마크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고, 토요타 브랜드 가치 상승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5.01.0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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