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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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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투자증권, 초대형 IB 도전장…‘내부통제’ 강화 사활

증권 일반

신한투자증권이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입 도전을 공식화하고, 발행어음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낸다. 그동안 소극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던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내부통제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고 금융당국의 제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분위기 전환을 꾀하는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금융당국이 종합투자사업자(종투사) 제도 개선안을 발표한 뒤 올해 하반기 발행어음 신청을 위한 내부 계획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4월 9일 발표한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에서 “올해 3분기 중 종투사 추가 지정을 위한 신청서 접수에 나서겠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2분기부터 신청을 원하는 증권사들과 협의를 시작하고 3분기 본격적인 신청을 받을 전망이다. 종투사 중에서도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보유한 대형 증권사를 초대형 IB로 지정한다. 초대형 IB는 종투사의 모든 업무 수행이 가능하며,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이 가능해 진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어음으로, 자기자본의 2배까지 판매할 수 있어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증권사들의 수요가 높다. 앞서 2017년 11월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삼성증권 등 5곳이 초대형 IB로 지정됐다. 다만 이 중 삼성증권은 대주주 요건 등의 문제로 발행어음 사업에는 아직 진출하지 못했다. 신한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2024년 말 기준 5조4945억원으로, 발행어음 비즈니스를 위한 재무 요건은 갖춘 상태다. 초대형 IB 지정 조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넘어선 시기는 그보다 앞선 2019년이다. 이미 요건을 충족했음에도 그동안 신한투자증권은 초대형 IB 진출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신한투자증권은 2019년 라임자산운용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불거졌고, 지난해에는 1300억원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 선물 매매 손실 사고로 금융감독원과 검찰 조사를 받았다. 특히, 손실 발생 후 사고인지를 늦게 하거나 내부 보고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내부통제 부실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하지만 금융사고와 관련한 당국·검찰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인 데도 불구하고 신한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사업에 도전장을 내기로 해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인가 문턱을 높이겠다고 예고한 만큼 현행 요건으로 진행되는 올해 심사를 받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신한투자증권이 초대형 IB로 지정되기 위한 최대 과제로 내부통제 강화를 꼽는다. 이를 위해 신한투자증권도 대대적인 리스크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초대형 IB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요건 외에도 ▲회사 재무 건전성 ▲대주주 적격성 ▲내부통제 시스템 구비 등에 대한 금융당국의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책무구조도의 업계 내 선도적 마련에 이어 2025년 1월 준법경영부를 신설했고, 책무구조도의 조기 본격 이행을 통해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구동체계를 확립 중이다. 또 전사 사규체계 재정비를 통해 내부통제 기반을 강화하고 내부통제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는 등 규제 대응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이밖에 윤리준법의 조직 문화 확산을 위해 임원의 내부통제 리더십 경영, 직원의 내부통제 참여 활성화 프로그램 등을 강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초대형 IB는 이제 준비단계”라며 “다만 내부통제 강화 기조 하에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5.04.17 09:53

2분 소요
생고기 용달차에 '철푸덕'…백종원 페스티벌 위생논란 '내사'

정책이슈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가 기획을 맡았던 '2023년 홍성글로벌바비큐페스티벌' 위생 논란에 대해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밝혀졌다.16일 충남 홍성경찰서는 당시 주최 측이 축제에 납품됐던 생고기를 상온에 방치한 채 용달차로 운반했다는 신고가 국민신문고에 접수돼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이번 논란은 지난 14일 온라인 공간에서 ‘더본코리아가 용역을 맡아 진행된 홍성 바비큐 페스티벌의 위생 관리가 부적절했던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며 확산됐다.당시 누리꾼은 생고기가 냉장 설비 차량이 아닌 일반 용달차에 실려 운반되는 모습을 사진으로 올리기도 했다.온라인 공간에서는 더본코리아가 같은 행사에서 남은 고기를 비닐에 씌운 채 방치했다는 논란도 일어난 바 있다.뿐만 아니라 지난해 같은 행사에서 행사 기간 중 남은 고기를 비닐에 씌운 채 방치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논란이 함께 일고 있다.경찰 측은 "생고기 운반 업체는 더본코리아 협력업체인 것으로 보인다"며 "전날 사건을 접수했고 운반 업체 대상으로 우선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한편 예산경찰서도 더본코리아의 농지법 위반 의혹에 관해 내사 중이다. 농업진흥구역에 있는 생산시설은 국내산 농산물로 식품을 생산해야 하지만 더본코리아 백석공장은 수입산 콩으로 된장을 만들었다는 의혹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기됐기 때문이다.연이은 논란에 더본코리아 측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직속 감사조직과 홍보팀을 만들어 쇄신하겠고 밝혔다.더본코리아 측은 식품 위생, 원산지 거짓 표기, 재료 함량 문제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자 전날 입장문을 내고 조직 문화와 업무 시스템 전반을 전면 쇄신하겠다고 밝혔다.또 "식품 안전과 위생 관리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하기 위해 전담 부서를 즉시 가동했고, 외부 전문가를 보강해 현장의 모든 과정을 원점에서 재설계하고 있다"며 "조리 장비와 식품 가공 전 과정에 대한 안전 인증 절차를 강화하고, 냉장·냉동 운송 및 보관 설비를 전면 개선해 안전 기준을 갖춘 지역 플랫폼을 구현하겠다"고 했다.

2025.04.16 14:15

2분 소요
KT의 ‘새로운 길’…AI로 짜는 미디어 생태계 ‘새판’ [이슈+]

산업 일반

“우리나라 방송 미디어 산업은 분수령, 혹은 갈림길에 와 있다.” KT가 미디어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맞손을 잡은 KT는 플랫폼과 콘텐츠, 사업 모델 혁신까지 AI를 활용해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마련한 전략은 ‘KT 미디어 뉴웨이’(KT 미디어 New Way)다. KT는 16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 강남 호텔에서 기자간담회 ‘KT그룹 미디어토크’를 열고, KT 미디어 뉴웨이 전략을 소개했다. KT 미디어 뉴웨이는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반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플랫폼 이용 경험 혁신을 골자로 한다. 이날 행사에는 ▲KT 미디어부문장 김채희 전무 ▲KT 미디어전략본부장 신종수 상무 ▲KT스튜디오지니 정근욱 대표 등 KT 그룹의 미디어 사업 관련 주요 임원들이 참석했다.KT 미디어 뉴웨이의 ‘3가지 축’KT 미디어 뉴웨이 전략은 크게 ▲AI 플랫폼 ▲AI 콘텐츠 ▲사업 모델 혁신의 세 가지 축으로 이뤄진다. 먼저 플랫폼이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IPTV 플랫폼 지니 TV에 미디어 AI 에이전트를 상반기부터 단계적으로 탑재한다. 이를 통해 지니 TV 가입자는 대화형 LLM 기반으로 콘텐츠 탐색 및 시청을 더욱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KT는 지니 TV의 AI 플랫폼을 그룹사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KT HCN을 시작으로 지니 TV와 같은 IP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며, 약 1400만 KT그룹 미디어 서비스 고객이 기존과 다른 새로운 수준의 AI 서비스를 TV로 이용할 수 있다. 또 AI 에이전트를 통해 외부 파트너사와의 상생 모델도 함께 구축하고 있다. 홈쇼핑사업자들을 위한 지니 TV 쇼핑 인사이트 솔루션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해 파트너사의 빅데이터 분석 및 인사이트 도출을 지원한다.다음은 콘텐츠다. KT는 콘텐츠 밸류체인 전반에 AI 기술을 도입해 제작 효율성과 품질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AI 스튜디오 랩’(AI Studio Lab) 신설도 그 일환이다. AI 스튜디오 랩은 KT 미디어 부문과 KT스튜디오지니, KT ENA 등 그룹 역량을 결집해 미디어 콘텐츠 AX 전문 조직이다.조직명과 어울리게 AI 스튜디오 랩은 콘텐츠 사업 전 과정에 AI 기술을 적용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투자 심사(AI 기반 흥행 예측 보조 심사관) ▲기획(AI 보조작가·AI 스토리보드 등) ▲제작·편집(AI 음악·CG·편집 등) ▲마케팅·유통(AI 숏폼·자막·PPL 등) 등이다. KT 그룹에서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KT스튜디오지니는 ‘AI 제작 명가, Next IP 스튜디오’로의 전환을 본격화한다. 채널·포맷·글로벌 등 3가지 확장 전략을 통해 IP 가치를 성장시킬 계획이다. KT는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에도 몰두하고 있다. KT 미디어전략본부장에 콘텐츠 플랫폼, 모바일, 투자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신종수 상무를 영입하고, KT스튜디오지니 대표로 콘텐츠 기획과 IP 확보에 강점을 지닌 정근욱 대표를 임명했다. 또한 외부 AI 미디어 스타트업과의 전략적 파트너십도 지속 확대 중이다.사업 모델 혁신도 이뤄진다. KT는 기존 IPTV 기반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 한계 극복을 위해 사업 모델을 전면 재정비하고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채널), 숏폼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 도입한다. KT는 상반기 중 FAST 서비스를 지니 TV를 통해 시범 운영하고, 성과에 따라 글로벌 시장 진출을 검토할 예정이다. KT스튜디오지니의 IP를 기반으로 제작된 콘텐츠도 FAST를 통해 글로벌로 선보일 계획이다. 숏폼 콘텐츠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KT는 KT스튜디오지니를 ‘숏폼 전문 스튜디오’로 포지셔닝해 AI 기반 숏폼 제작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내외 주요 플랫폼과 약 20편의 공동 제작을 협의 중이다. 아울러 실시간 채널과 VOD 중심의 IPTV 사업 모델의 구조적 변경도 검토 중이다.김채희 KT미디어부문장 전무는 “KT 미디어 부문이 신설된 이유 자체가, 미디어 사업을 그룹의 3대 핵심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육성하기 위함”이라며 “과거의 성공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한계가 분명하다. 우리는 KT 미디어만의 새로운 길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길을 여는 가장 강력한 동력은 AI가 될 것”이라며 “AI를 활용해 콘텐츠 제작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플랫폼 측면에서는 고객 경험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 밸류 체인’에서 ‘오픈 밸류체인’으로KT는 세 가지 관점에서 미디어 산업을 주시하고 있다. AI와 고객 소비 행태 변화, IP 중심 전략이 그 주인공이다. 이 세 가지를 필두로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 속에서 KT는 내부에서 선순환되는 ‘미디어 밸류체인’에서 ‘오픈 밸류체인’ 전략으로 시장 상황을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기존 미디어 밸류체인의 경우 KT 내부에서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구성은 KT 스튜디오·KT 플랫폼·KT 고객으로 이뤄진다. 한 마디로 KT 내부에서 모든 수익을 선순환하는 셈인데, 이는 외부 시장 확장 어려움과 콘텐츠 다양성 부족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KT는 이 내부 구조에서 벗어나 외부와의 협업을 통해 확장성을 키울 방침이다. 이를 뜻하는 게 ‘오픈 밸류체인’이다. 오픈 밸류체인은 외부 파트너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하는 ‘확장형 가치 사슬’이다. 즉, 구성이 KT와 외부 스튜디오·유통사·플랫폼·광고사 등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빠른 확장성을 확보해, 생태계를 넓혀간다는 게 KT의 청사진이다.정근욱 KT스튜디오지니 대표는 “기존에는 KT 내부에서 선순환되는 미디어 밸류체인에 중점을 두었지만, 이는 구조적 한계를 동반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오픈 밸류체인’ 전략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AI와 IP 경쟁력을 바탕으로 외부 파트너들과의 제휴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더 큰 미디어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KT 오픈 밸류체인 전략의 선봉장은 ‘숏폼’이다. KT는 업계 전반에 걸쳐 AI 활용 시도가 활발하지만, 영화나 드라마 같은 롱폼 콘텐츠에 AI를 본격 도입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반면 숏폼 콘텐츠의 경우 AI 기술을 보다 과감하게 적용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신종수 KT 미디어전략본부장 상무는 “AI를 제작 과정에 본격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며 “기존 제작 시스템에 AI를 적용해 전반적인 고도화를 추진하고, 기획·제작 단계 전반에 AI를 활용함으로써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제작된 콘텐츠는 숏폼으로 다양하게 가공하고, 간접광고(PPL)을 적극 활용해 재가공할 예정”이라며 “또한 하나의 포맷으로 제작된 IP(지식재산)를 다양한 형식으로 전환해 확산해 나가는 전략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는 새로운 사업 영역을 창출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려는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고 덧붙였다

2025.04.16 14:01

5분 소요
'다 바꾸겠다'는 더본코리아...백종원 대표 직속 '리스크 관리 조직' 신설

유통

최근 갖은 논란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는 더본코리아가 조직 문화와 업무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쇄신을 약속했다.15일 더본코리아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제 다 바꾸겠습니다. 뼈를 깎는 조직·업무 혁신을 통한 고객 신뢰 회복에 총력”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게재했다.더본코리아는 “최근 지역 프로젝트 소속 직원의 부적절한 행동과 축제 현장의 위생 관리 등 일련의 사안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내부 시스템과 외부 현장에 걸친 근본적 개편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더본코리아는 △감사조직 신설 및 대외 홍보·소통 체계 가동 △조직문화 혁신 및 임직원 책임 강화 △식품 안전·위생 관리 시스템 전면 재정비 등 3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재정비에 나선다.더본코리아는 백종원 대표이사 직속의 감사 및 리스크 관리 전담 조직을 신설해 내부 활동에 대한 점검을 강화한다. 외부와의 소통을 담당할 홍보팀도 별도로 구성한다. 조직 문화 개선을 위한 임직원 교육과 책임 의식 제고 방안도 병행한다.최근 술자리 면접 등으로 문제가 된 지역 프로젝트 소속 직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더본코리아 측은 “해당 직원은 즉시 업무에서 배제한 상태”라며 “향후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에 따라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2025.04.15 18:01

1분 소요
“비가 올 때 우산 씌워주는 VC 만들 것” [이코노 인터뷰]

CEO

2012년 중국어 온라인 교육 서비스를 내세운 스타트업이 설립됐다. 당시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많은 투자사의 관심을 끌었고, 창업 1년 만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미래에셋벤처투자 등의 유명 투자사도 이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교육의 전문성을 인정받았고, 중국어 회화교육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2017년 중국의 사드 보복 사태는 이 스타트업에 직격탄이 됐다. 중국어 교육 수요가 꺾였지만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오프라인 교육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시련이 이 스타트업을 덮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뒤흔들었고, 오프라인 교육 시장은 한마디로 급전직하했다. 그동안 받았던 투자금은 온데간데없어졌고 인력도 구조조정을 해야만 했다. 스타트업이 폐업하는 게 당연해 보이지만, 절치부심 다시 한번 도전에 나섰다. 이번에는 경제 콘텐츠 유튜버 지원 사업을 새로 시작하면서 다시 성장 스토리를 쓰고 있다이 스타트업을 초창기 때부터 지켜봤고 투자를 했던 한 투자자는 재기에 나선 이 스타트업에 20억원의 후속 투자를 결정했다. 2012년 창업 이후 ‘교육’이라는 포인트를 지키면서 사드나 코로나19 같은 예상치 못한 외부 이슈에 대응하면서 사업을 피봇팅했던 창업가의 집념을 높이 산 것이다. 투자자는 창업가가 위기를 맞았을 때 구성원들과 함께 해결책을 만들고 구성원들의 마음을 한데 모으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다. 이 투자자는 “창업가가 비를 맞을 때 투자금을 회수하는 게 아니라 우산을 씌워주는 것이 투자자의 역할이다”라고 말한다. 이 투자자는 하나벤처스의 설립부터 성장을 이끈 후 업력 20년이 넘은 UTC 인베스트먼트의 대표로 지난해 자리를 옮겨 업계의 주목을 받는 김동환 대표다. 김 대표가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심사역으로 일할 때 인연을 맺고 지금까지 동반자의 시선으로 눈여겨보면서 후속 투자를 진행했던 스타트업은 ‘어스얼라이언스’다. 김 대표는 후속 투자를 잘하는 투자자로 유명하다. 그는 자신의 투자 철학에 대해서 “모든 사람이 반대하면 투자하지 않는다. 다만, 투자했던 곳이 어려워졌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잘 살펴보고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면 후속 투자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만난 성공한 창업자의 공통점은 ‘인생의 우선순위를 일에 두는’ 것이다.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지만, 그는 짧은 기간 내에서의 워라밸이 아닌 장시간 내에서의 ‘워크 앤 라이프 하모니’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사업을 하는 이들이라면 긴 시간을 두고 일과 인생의 균형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뭔가 해결해야 할 때는 그것에 집중하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미국 시카고대 부속 경영대학원인 시카고 부스 스쿨 오브 비즈니스에서 MBA를 취득한 후 골드만삭스에서 고유계정 운용업무를 하다가 소프트뱅크벤처스 아시아에서 심사역을 통해 스타트업 투자 업계에 발을 디뎠다. 이후 2018년 하나금융지주가 설립한 하나벤처스 설립 때 대표로 합류하면서 하나벤처스의 성장을 주도했다. 하나벤처스에서 5년 동안 대표로 일하면서 펀드 운용 규모를 8500억원으로 올려놓아 하나벤처스의 현재를 만든 주인공으로 꼽힌다. 그는 리디·에이피알·타파스미디어·어스얼라이언스·이노스페이스 등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하나벤처스 역사를 만든 대표였지만, 5년 만에 설립 25년이 지난 UTC 인베스트먼트 대표로 자리를 옮겨 업계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김 대표에게 “좀 더 있었으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었을 것 같다”고 묻자 “아쉬운 점도 있지만,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중에서 내가 대표직을 가장 오래 했다”면서 웃었다. “조용히 꾸준하게 투자하는 게 UTC 인베스트먼트 장점”하나벤처스에서 일궈 놓은 성공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UTC 인베스트먼트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UTC 인베스트먼트는 1988년 투자자문업을 했던 삼승투자자문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고 1998년부터 벤처투자를 시작했다. 1998년 현재의 사명으로 바꿨고 펀드 운용 규모는 8200억원 정도다. 그동안 IT·반도체·바이오·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했고 투자 포트폴리오는 240여 곳이다. 업력에 비해 인지도가 높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조용하게 꾸준히 투자하는 게 우리회사의 장점이다”면서 웃었다. 그가 UTC 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한 지 1년이 이제 지나갔고, 그동안 구성원들과 투자 철학을 공유하면서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다. UTC 인베스트먼트는 올해 2개의 펀드결성을 추진 중이다. 하나는 바이오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 다른 하나는 콘텐츠와 IT 분야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이다. 눈에 띄는 것은 바이오 분야다. 시장에서 2020년대 초반만 해도 바이오 분야의 투자성적은 좋았지만, 최근에는 가장 어려운 분야 중의 하나다. 그럼에도 바이오 분야를 선택한 것은 그동안의 재정비 과정을 거쳐 바이오 분야가 다시 성장할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2022년을 기점으로 바이오 스타트업의 상장도 벽에 막혔고 성과도 좋지 않지만, 3~4년 동안 바이오 분야가 실패를 피하는 법을 알게 됐다고 본다”면서 “지금은 문제를 알고 있기 때문에 바이오 분야에 다시 관심을 가질 시기라고 판단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처럼 김 대표의 투자 철학은 ‘유행을 따라가기보다 미래를 본다’로 요약할 수 있다. 남들이 가는 길을 가기보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고 하므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조용했던 UTC 인베스트먼트가 김 대표의 합류로 이슈를 만들어내는 투자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25.04.14 10:00

4분 소요

IT 일반

생성형 인공지능(AI) 도구인 챗GPT의 유료 사용자 수가 최근 1년여 사이에 5배 이상으로 급증했다.NH농협은행은 카드 결제 등 자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챗GPT 유료 사용 개인 고객 수가 지난해 1월의 5.2배로 집계됐다고 전했다.NH농협은행은 "올해 3월 신규 유입 고객이 전월의 2배로 증가했다"며 "업무 재정비 기간과 학기 초가 겹쳤고, 콘텐츠 입소문 효과도 있던 것으로 추측한다"고 설명했다.특히 3월 신규 유입 고객이 급증한 것은 GPT-4o의 향상된 이미지 생성 기능 도입으로 '지브리 스타일 그림' 등 사진 애니메이션 변환 열풍이 불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챗GPT 유료 사용자 중 남성은 66%로, 여성(34%)의 1.9배에 달했다.연령별로는 20대가 46%로 가장 많았고, 30대(23%), 40대(13%), 50대(11%), 60대 이상(4%), 10대 이하(3%) 등의 순이었다.유료 사용자 직업은 직장인(38%)을 비롯해 대학생이나 대학원생(21%), 공무원(18%), 개인사업자(12%), 전문직(3%), 주부(3%) 등이 뒤를 이었다.

2025.04.11 16:38

1분 소요
안덕근 장관 “美에 '보복' 관세 대응 시 피해 커질 것”

산업 일반

미국의 상호 관세 발효로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강대강으로 대응하기보다 유연한 협상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 하는 방식으로 대처할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9일 “보복관세 형태로 대응하는 경우 한국처럼 무역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자해성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미국의 대(對)한국 상호관세 부과와 관련한 대미 협상 상황을 설명하면서 “산업계도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하며 우리가 문제를 악화시켜선 안 된다는 데 공감하고 있어 미국과 최대한 빨리 협의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와 그동안 수차례 소통했지만 이번에 발표된 상호관세엔 우리가 바랐던 만큼 (한국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 안 된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조선 등 트럼프 행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분야가 (대미 관세 협상에서) 굉장히 중요한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안 장관은 “미국은 조선 산업 역량이 2차 대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왔기 때문에 한국이 갖춘 조선 기술과 제조 역량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며 “안보 측면에서도 돈독한 동맹 관계를 강화하고 있어서 (미국에) 굉장히 큰 신뢰를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한국이 미 해군 비전투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전투함정 MRO 사업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미국 정부에서도 그 부분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백악관이 조선 산업 관련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우리 측과 협의 중”이라며 “군함 관련 부분은 앞으로 법제 재정비가 돼야 하는 부분이어서 시급하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미국 측과 계속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 상황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유지할 필요가 있느냐는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 질의에 안 장관은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대미 수출에서 제일 중요한 자동차를 예로 들면, 미국이 자동차 품목 관세로 25%를 부과했지만 한국은 FTA 때문에 관세 베이스가 0이어서 25% 관세만 내고 들어간다”며 “경쟁국인 일본과 유럽연합(EU)은 27.5% 관세를 맞았다”고 부연했다. 미국의 상호관세 및 품목 관세조치가 시행되고 우리나라에 부과된 관세율이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 덕분에 우리나라가 주요 수출 품목에서 경쟁국보다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은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았다. 안 장관은 “일본이 맞은 관세는 24%로, 우리보다 1% 낮지만 일본의 경우 수출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무역 의존도가 40%가 안 된다”며 “한국은 일본과 산업구조도 다르고, 전체 산업 기반이 수출 위주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안 장관은 “우리나라 경제 성장 과정을 보면 굉장히 많은 통상 분야의 질곡을 겪었다. 전투에서는 몇 번 질 수 있지만 전쟁에서는 한 번도 진 적이 없다”며 “이번에도 분명히 이길 것이다. 역사로 검증이 됐다”고 말했다.

2025.04.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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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 기업금융 개편안 발표…발행어음·IMA 통해 모험자본 공급 의무화

증권 일반

금융당국이 증권업의 질적 전환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제도를 전면 손질한다. 특히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에 모험자본 공급 의무가 도입되며, 기업금융 지원을 위한 다양한 규제가 함께 개편된다. 동시에 증권사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제공과 부동산 관련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규제 강화도 추진된다.금융위원회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주요 증권사 CEO들과 함께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성장 동력이 둔화된 우리 경제가 활력을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혁신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며 “증권업이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날 간담회에는 미래에셋,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주요 10개 종투사 대표가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제도 개편의 취지에 공감하며, 향후 혁신 성장 지원과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이번 제도 개편의 핵심은 종투사의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공급 확대다. 종투사는 앞으로 발행어음과 IMA를 통해 조달한 자금의 25%를 중소·중견기업 지분투자, A등급 이하 채권 매입, 상생결제 지원 등 모험자본에 투자해야 한다. 이 비율은 2026년 10%부터 시작해 2027년 20%, 2028년 25%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발행어음의 부동산 자산 운용 비중은 기존의 30%에서 2026년에는 15%, 2027년부터는 10%로 점진적으로 축소된다. 이와 함께 발행어음은 투자성 상품으로 새롭게 규정돼 판매 시 투자자에게 리스크 설명 의무 등 강화된 규제를 적용받는다.2017년 도입 이후 사실상 활성화되지 않았던 IMA 제도도 전면 재정비된다. IMA는 고객 예탁 자금을 종합적으로 운용하는 실적배당 상품으로, 앞으로 고객 자금의 70% 이상을 기업금융 자산에 의무 투자해야 한다. 상품 구조 역시 종투사가 원금지급 의무를 지며, 만기 설정, 중도해지 규정 등을 구체화해 투자자의 선택권을 높였다.IMA 역시 전체 자산의 25%를 모험자본으로 공급해야 하며, 부동산 자산 비중은 즉시 10% 이하로 제한된다. 특히 투자자 보호를 위해 종투사의 고유재산에서 최소 5%를 시딩 투자로 설정하고, 손실충당금 역시 운용자산의 5%까지 적립해야 한다. 평가손실이 발생하면 즉시 추가 충당금 적립을 요구한다. 발행어음과 IMA를 통한 전체 자금 조달 한도는 자기자본의 300%(발행어음 200%+IMA 100%)로 제한된다.기업신용공여 규제도 보다 폭넓게 개선된다. 기존 중소기업과 일부 IB 업무에만 적용됐던 추가 신용공여한도를 M&A 리파이낸싱, 재무구조 개선기업, 중견기업, 상생결제와 같은 분야까지 확대한다. 금융회사 대상 신용공여는 원칙적으로 배제하고, SPC에 대한 신용공여는 자금의 실질적인 공급 목적에 따라 신용공여 한도를 설정하도록 규정했다. 종투사 지정 요건도 강화된다. 올해 하반기 중 자기자본 규모가 4조원 이상인 증권사의 발행어음, 8조원 이상인 증권사의 IMA 업무 신청을 받아 종투사를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 지정 과정에서 연속 2기 자기자본 요건 충족, 구체적인 사업계획서 평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이 진행되며, 단계별 종투사 제도를 도입해 각 단계에서 최소 2년간 사업을 수행해야 다음 단계의 종투사로 진입할 수 있도록 했다.증권사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도 마련된다. 해외 자회사의 현금성 이익잉여금을 유동자산으로 인정하고, 해외 투자적격 국가 주식 투자 시 NCR 위험값을 낮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독려한다. 전담중개업무(PBS)의 대상을 벤처캐피탈, 리츠, 신기술조합 등으로 확대하고, 파생결합증권·사채의 내부대여 비율 규제를 점진적으로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부동산 리스크 관리 강화와 유동성 규제 확대는 오는 6월 세부적인 내용이 발표된다. 부동산 익스포저 관리 체계 개선과 유동성 비율 산정 방식 재조정 등을 통해 시장 안정성을 제고할 계획이다.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증권업이 단기 수익 중심에서 벗어나 모험자본 공급과 기업금융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 이번 제도 개선의 핵심”이라며 “이를 통해 자본시장의 지속 가능한 신뢰 구축과 함께 경제 전반의 혁신 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2025.04.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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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맞는 강태영 농협은행장, 내부통제 과제는

은행

오는 12일 취임 100일 앞둔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겁다. 최근 농협은행에서 부당대출 사고가 또 한번 터지면서, 강 행장은 내부통제 체계를 재점검하는 등 조직 전반의 기강을 바로잡아나갈 전망이다.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 영업점에서 위탁한 대출모집인이 시세가 산정되지 않은 다세대 주택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일으킬 때 과도하게 높은 감정가로 대출을 내주는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204억9031만원 중 손실 예상 금액은 미정이다. 농협은행은 해당 사고를 자체 감사를 통해 적발했다.현재 추가 감사가 진행 중이며 이에 따라 손실 금액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 2022년 2월 10일부터 2023년 4월 25일까지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이 사고는 자체 감사를 통해 적발했다”며 “과다 대출을 주도한 대출 상담사를 수사기관에 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농협은행은 앞서 지난해 한 해 동안에만 16건의 허위 매매 계약서를 이용한 109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포함해 총 453억7600만원에 달하는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100억원 이상 규모의 대형 사고도 3건 포함돼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금융감독원이 2월 4일 발표한 ‘2024년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 결과’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649억원 규모의 부당 대출이 적발되기도 했다.농협은행 관계자는 “금융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발견하는 내부통제 절차 과정에서 이를 적발한 것”이라며 “내부통제에 무엇보다 만전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강태영 은행장은 지난 1월 3일 공식 취임하며 ‘금융사고 제로(Zero)화’를 선포하는 등 내부통제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기도 했다. 그는 “은행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내부통제를 한층 강화해 금융사고 예방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농협은행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디지털 내부통제 고도화 ▲내부통제 취약점 전면 재정비 ▲책임 체계 및 조직문화 혁신 ▲내부통제 인프라 강화 등의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금융사고 조기 적발을 위한 상시 감시 탐지 고도화를 도입했고, 올해부터 책임 체계 내실화를 통해 내부통제 문화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관할 사무소에서 공시 대상 금융사고(금융사고 금액이 10억원 이상)가 2번 이상 발생하면 본부장에게 직권 정지 및 대기발령 조치를 내리고 있다.업계에선 잇단 내부통제 강화 행보에도 불구하고 계속 금융사고가 이어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책무구조도 도입을 한 데 이어 내부통제 강화에 나섰으나 또 한번 터진 금융사고에 내부통제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주요 업무에 대한 최종 책임자를 특정한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이다. 내부통제 책임을 하부에 위임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핵심 골자다. 관리조치를 미이행하는 등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위반한 임원 등은 징계를 받을 수 있다.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사고가 급증하면서 은행권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여전히 허술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고객 신뢰도 회복의 출발점은 금융기관의 투명성과 내부통제 시스템의 강화인데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5.04.0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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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1000조 시대…은행, 수성 총력전

증권 일반

은행권이 향후 1000조원 규모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주도권 방어에 나서고 있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 이후 증권사로 상당한 자금이 옮겨가면서 위기감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강점을 갖춘 분야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은행권은 온·오프라인 접근성을 높이고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한층 고도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은행 vs. 증권사…퇴직연금 ‘무한경쟁’은행권이 퇴직연금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것은 현재 400조원가량인 시장 규모가 약 10년 후 1000조원 시장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퇴직연금 규모는 2037년 1000조원, 2055년 1858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은행권 입장에서는 반드시 수성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야 할 시장으로 꼽힌다.여기에 지난해 10월 31일 도입된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이후 증권사에 상당한 자금을 빼앗긴 것도 자극이 됐다는 분석이다.지금까지 퇴직연금 시장은 은행권이 절대적인 우위를 점해왔다. 특히 기업형 퇴직연금(DB, DC)의 경우 은행의 오랜 고객기반과 기업과의 관계를 바탕으로 관리 규모를 키워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증권사들이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며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국내 14개 증권사의 지난해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103조9257억원으로 연간 성장률 19.8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12개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198조481억 원에서 225조7684억 원으로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178조7913억원으로 전년 동기(155조3394억원)보다 23조4519억원 늘었다.적립금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신한은행(45조9154억원)이었고, 그 뒤가 ▲국민은행 42조481억원 ▲하나은행 40조2736억원 ▲우리은행 27조989억원 ▲NH농협은행 23조4553억원 순으로 집계됐다.신한은행은 IRP 적립금이 약 3조300억원 증가해 은행권 순증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은행의 IRP 적립금은 15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증가율에선 하나은행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40조2736억원으로 전년보다 19.5% 적립금이 늘었다. 증가액도 6조5748억원에 달해 금융권 최대 증가율·증가액을 기록했다. 차별화 전략으로 맞선 5대 은행의 ‘반격’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5대 은행들은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포트폴리오 고도화, 비대면 서비스 강화, 연금전문가 배치 등 서비스 재정비로 반전을 노리는 모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의 가장 큰 고민은 퇴직연금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방안”이라며 “고도화된 맞춤형 포트폴리오 개발과 온·오프라인 접점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국민은행은 최근 WM고객그룹 연금사업본부 내에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 협의체’를 신설했다. 연금사업본부장 주관으로 상품, 고객·수익률 관리, 제도·은퇴 노후 등 고객 수익률 제고를 위한 과제를 추진한다. 아울러 인공지능(AI) 상담사가 고객과 상담하는 ‘퇴직연금 고객관리 AI 콜봇’도 도입해 플랫폼 고도화에도 나설 예정이다.신한은행은 고객 관리와 편의성 증대에 주력하고 있다. 신한SOL뱅크 앱의 ‘나의퇴직연금’ 서비스를 올 초 리뉴얼해 비대면 서비스 편의성을 개선했다. 또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에 고객 종합 분석을 통한 최적의 퇴직연금 운용 상담 체계를 구축하고 수익률 관리를 위한 자산관리 컨설팅을 지원한다.또한 신한은행은 2022년 은행권 최초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를 오픈하고 은퇴 설계 전문 컨설턴트들이 33만여 고객에게 포트폴리오 중심의 자산 운용 및 수익률 관리를 위한 상담 서비스를 진행했다.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다인 190개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라인업 구축, 영업점 무서류 IRP 신규 서비스 도입 등을 통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2021년 은행권 최초 퇴직연금 ETF 상품을 판매하고, 2022년 은행권 최초 채권 직접투자 도입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0월 시니어 특화 브랜드 ‘하나더넥스트’를 중심으로 퇴직연금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어 지난해 말 퇴직연금 등 연금자산 현황을 종합적으로 진단하는 ‘하나더넥스트 연금플래너’를 선보였고, 현재 전국 7곳인 연금 전문 상담센터 ‘연금 더드림 라운지’를 올해 최소 2곳 이상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총 435개의 실적배당형 상품 라인업을 통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전국 거점 168개 영업점에 연금전문가(PA)를 배치해 연금 자산관리 및 전문 상담을 지원한다. NH농협은행은 상품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난 2월 기준 ETF 총 105종, 펀드 총 528종까지 확대해 상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또한 최근에는 국내 은행권 퇴직연금 최초 DC‧IRP 고객을 대상으로 한 ‘KIWOOM 미국양자컴퓨팅 ETF’를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양자컴퓨팅 기술의 발전 가능성을 반영해 아이온큐 등 양자 컴퓨팅 관련 미국 핵심 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국내 최초 ETF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ETF 상품으로 글로벌 신성장산업 투자 상품과 고배당 및 가치주 상품 등 타사업자들과 차별화된 상품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퇴직연금 고객들의 장기적인 자산 성장과 우수한 수익률 달성을 위한 경쟁력있는 상품 소싱 및 출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은행권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반전을 노리기 위해서는 기존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증권사 대비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 제고가 뒤따라야 한다고 관측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과 증권이 각각의 강점을 갖지만 실물 이전 제도 이후 유리해진 업권은 수익률이 높은 증권사”라며 “은행은 지점 접근성 등 증권사에 비해 차별화된 강점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고객 성향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접근성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단순 수익률 제고뿐만 아니라 고객의 편의를 높이고 영업력을 강화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5.04.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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