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누스 지분' 검색결과
6 건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비교적 보수적인 경영 전략으로 이른바 ‘안정주의’ 기업으로 알려졌지만, 올해는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비롯해 지역 개발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종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지난 2011년 리빙 기업 리바트를 사들이고 2012년 패션 기업 한섬을 인수하는 등 굵직한 인수 사례는 있었지만, 올해처럼 한해에 연이어 기업을 인수한 사례는 없었다. 또 기존 경영 운영권을 매각하는 등 사업구조 변화에도 적극적이다. ━ 인수하고 투자 고삐…렌탈사업은 철수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본업인 유통업을 중심으로 비주력 사업을 접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엔 현대홈쇼핑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렌탈케어 경영권을 사모펀드 운용사인 시에라인베스트먼트에 넘겼다. 현대렌털케어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80%로 거래대금은 약 1370억원이다. 딜 클로징 시점은 오는 1월이다. 현대렌탈케어는 지난 2015년 현대홈쇼핑이 출자해 설립한 곳으로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비데 등으로 렌탈 사업을 확대해왔으나 지난해까지 영업손실 11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7년간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투자에 비해 매출 성과가 저조한 사업으로 인식되면서 경영권 매각이 결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홈쇼핑은 매각을 통해 얻은 자금을 미래 성장전략에 부합하는 신사업이나 M&A 등에 사용할 방침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지주회사 전환 등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서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선제적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및 조정 차원에서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선택과 집중에 들어간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만 세 차례 인수합병을 추진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초 글로벌 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를 9000억원을 투자해 인수했다. 이는 설립 이래 최대 규모 투자로 꼽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리바트 인수 이후 주력하고 있는 리빙 사업을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포석 깔기로 지누스를 인수했다. 지난 11월에는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이지웰이 모바일 식권 기업인 벤디스를 인수했다. 현대이지웰은벤디스 지분 88.8%를 371억원 투자해 손에 쥐었다. 이어서 자동차 스프링 분야 국내 1위 부품사 대원강업도 인수했다. 현대그린푸드가 대원강업 지분 14.3%를 400억원에 매입한 이후, 현대그린푸드를 비롯한 현대홈쇼핑, 현대쇼핑 등 현대백화점그룹이 보유한 대원강업 지분은 총 29.74%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기존 패션과 리빙 등 유통사업이 아닌 자동차 부품사에 투자한 이유로는 ‘사업 다각화’를 설명했다. 제조업체를 인수함으로써 그룹 경쟁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 ‘광주 이어 부산까지’ 부지 매입해 개발 수도권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지역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깃발을 먼저 꼽은 곳은 광주광역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7월 복합 쇼핑몰 황무지였던 광주에 더 현대 서울을 능가하는 ‘더현대 광주’를 출점하겠다고 선언하고 호남지역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가 낙점한 부지는 북구 임동에 위치한 옛 전방·일신방직 공장이다. 31만㎡에 대지면적 3만3060㎡(1만평), 연면적 30만㎡(9만평)에 이르는 규모로 현대백화점그룹이 운영하는 점포 중에서도 최대 규모 프로젝트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더현대 광주 제출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연간 방문객 3000만명을 목표로 더현대 광주 역사문화공원, 챔피언스몰, 야구 거리가 융합된 챔피언스 시티로 만들 계획이다. 광주에 이어 부산 부지도 매입했다. 지난 10월 현대백화점그룹은 부산 강서구에 조성할 에코델타시티 내 특별계획구역 부지 4개 블록을 3213억에 매입했다. 아직 부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않았지만, 유통판매시설용지로 매입해 백화점 혹인 복합쇼핑몰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부지 취득예정일자는 2024년 12월 31일이다. 부지 취득이 마무리 된 후 부산 내 현대백화점그룹만의 대규모 쇼핑센터가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 2030년 매출 40조원 목표하는 현대百 업계에선 현대의 달라진 사업 구조 재편 기류를 미래 먹거리 확보 행보를 가속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정지선 회장이 발표한 ‘비전 2030’의 핵심 목표인 2030년 매출 40조원 달성과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다. 2020년 매출 20조원을 돌파하고, 지난해 27조원을 기록한 현대백화점그룹이 새로운 40조원 목표를 위해 매출 성과 중심의 사업 구조 개편과 다양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풀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올해 초더현대 서울을 오픈하는 등 새로운 변화를 계속해서 꾀하고 있다”며 “사실상 국내 유통산업에서 빅3 안에는 들지만, 1등과 2등에는 끼지 못했는데 더현대 서울의 성과 등이 좋으면서 기존 사업 변화 및 다각화에 대한 자신감이 내부적으로도 더해져, 내년에도 적극적인 변화태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2022.12.28 18:00
3분 소요
최근 물적분할 대신 인적분할로 노선을 트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적 분할은 모회사가 신설회사 지분을 100% 갖는 수직적 분리라면, 인적 분할은 기존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기존 법인과 새 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는 수평적 분리다. 때문에 주주가치 훼손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갤러리아 부문을 인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내년 3월 신규 상장 예정인 한화갤러리아는 리테일 사업 다각화와 신규 프리미엄 콘텐츠 개발 등으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6일에는 현대백화점도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법인 ’현대백화점홀딩스‘를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현대백화점홀딩스는 현대백화점이 46.3%의 지분을 보유한 백화점 운영업체 한무쇼핑을 직접 지배하고, 현대백화점은 온라인 가구·매트리스 기업인 지누스와 면세점 사업을 자회사로 두는 방식이다. 지주회사가 되는 현대백화점홀딩스는 항후 코스피 시장에 재상장될 예정이다. 코오롱글로벌도 지난 7월 20일 인적분할을 결정하고 수입차 판매·AS 부문 신설회사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세우기로 했다. 지난 2012년 건설과 상사, 자동차 부문을 모두 합병했던 코오롱모빌리티는 10년 만에 자동차 부문을 도로 떼어내게 됐다. OCI 계열사이자 무기화학제품을 제조사인 유니드는 보드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한 유니드비티플러스를 오는 11월 1일 재상장한다. ━ 인적분할도 단기적 주가 하락 가능성도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인적분할에 나서는 주된 이유는 ‘경영 효율화’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기대할 수 있고 분할된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어서다.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계열사 간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효과도 있다. 인적분할은 규제 강화로 발목이 잡힌 물적분할의 대안으로 떠오른 모양새다. 물적분할은 모회사가 신설회사의 주식을 100% 소유하기 때문에 기존 사업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신설된 자회사의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 유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문제는 핵심사업의 물적분할은 기업가치 훼손으로 이어지고, 신설법인이 상장되면 기존주주는 신주를 배정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사실상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에 들어가는 비용을 소액주주가 떠안는 구조다. 앞서 LG화학, SK이노베이션, SK케미칼 등이 물적분할로 논란을 일으키자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 대책을 내놓은 상태다.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고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시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또 물적분할 추진 기업은 주요사항보고서를 통해 구체적인 분할목적과 기대효과, 주주보호방안 등을 세세히 밝혀야 한다. 반면 인적분할은 모회사의 주주들이 기존 비율대로 자회사의 지분을 가져가기 때문에 비판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자회사에 대한 지배권 유지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지만 물적분할에 걸린 규제를 피할 수 있다. 다만 인적분할도 핵심사업을 떼어내는 결정인 만큼 단기 수급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현대백화점의 경우도 인적분할에 대한 명분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주가의 하방 압력이 높아진 모습이다. 지난 16일 6만600원이었던 현대백화점의 주가는 인적분할 공시 이후 7거래일 동안 10%가량 떨어졌다. 28일 현대백화점은 전날보다 0.36% 하락한 5만4900원에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 입장에서 인적분할의 최대 장점인 기업가치 제고가 이뤄질 수 있을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기존 지분율대로 주식을 가져가는 인적분할은 물적분할과 달리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달라질 게 없다”면서도 “주식 소유 분산이 잘 안 된 경우엔 대주주가 자회사의 성과를 독점하거나 지배력 강화에 악용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인적분할은 회사의 성장과 발전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주주 입장에선 회사가 인적분할의 명분과 필요성이 충분한지, 배당과 같은 주주환원정책이 강화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2022.09.28 16:26
3분 소요
인적분할이 결정된 현대백화점에 대한 투자심리가 식고 있다. 회사 측은 지주사 전환을 통해 경영 효율화를 달성한다는 방침이지만 우량 자회사 분리에 대한 우려감도 만만치 않아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 16일 회사분할 결정을 공시했다. 현대백화점은 인적 분할을 통해 신설법인인 현대백화점홀딩스(23.42%)와 존속법인인 현대백화점(76.76%)으로 분리한다. 지주사인 현대백화점홀딩스는 현대백화점이 46.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백화점 운영업체 한무쇼핑을 직접 지배하게 되고 현대백화점이 온라인 가구·매트리스 기업인 지누스와 면세점 사업을 자회사로 두게 된다. 기존 현대백화점 주주는 1주당 현대백화점과 현대백화점홀딩스를 각각 0.77주, 0.23주를 받게 된다. 분할 기일은 내년 3월 1일이다. 현대백화점홀딩스는 한국거래소의 심사를 거쳐 코스피 시장에 재상장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의 지주사 전환은 우량 자회사인 한무쇼핑의 유보자금을 활용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한무쇼핑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목동점, 김포‧남양주 프리미엄아울렛 등 매출이 높은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다. 한무쇼핑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911억원, 1185억원에 달하고 영업현금흐름도 2100억원으로 우수한 편이다. 이번 분할로 현대백화점이 한무쇼핑으로부터 매년 받아왔던 150억원가량의 배당수익은 현대백화점홀딩스로 넘어간다. 이 배당금은 신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한무쇼핑의 역할을 강조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기업가치 훼손 우려감에 주가는 하락세다. 현대백화점은 19일 전 거래일 대비 3.8% 하락한 5만8300원에 마감하며 5만원 대로 내려왔다. 올해 초 주가인 7만4700원과 비교하면 21.9% 떨어졌다. 지누스와 면세점은 백화점에 그대로 두고 현대백화점의 투자재원 역할했던 알짜인 한무쇼핑만 홀딩스의 자회사로 묶이는 만큼 현대백화점 기업가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 경영 효율화 vs 기업가치 훼손 평가 엇갈려 유안타증권은 현대백화점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12만원에서 9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지주사 설립에 대한 명분이 부족하고 구체적인 주주가치 제고정책이 없다는 점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측은 한무쇼핑 분할에 대한 기업가치 저하 우려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6일 오후 애널리스트 대상 컨퍼런스콜에서 “한무쇼핑이 손자회사일 때보다 자회사일 때 자금 활용이 수월하다”며 “기업지배구조 투명화와 계열사 간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현대백화점에 남은 면세점 역시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내놨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인적분할이 단기 악재는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호재라고 평가한다. 경영 효율화 제고는 물론 그룹의 배당정책 개선 기대감도 커져서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은 추후 추가 지분 매입 등 재원 마련을 위해 자회사 배당성향을 높일 가능성이 높다”며 “현대백화점 주주 입장에서는 주주 환원 정책 확대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현대백화점은 본연의 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면세점, 지누스 등 자회사와의 시너지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2022.09.19 18:01
2분 소요
현대백화점그룹이 야심차게 인수한 글로벌 매트리스 기업 ‘지누스’가 기대 이하 성적으로 입길에 오르고 있다.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인 9000억원을 투자해 인수했지만 실적 부진에 이어 주가 역시 맥을 못 추리고 있어서다. 지누스에 대한 내부적 기대가치가 높은 상황에서 실적 회복에 대한 우려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누스 인수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는다. 하지만 현대백화점그룹의 생각은 다르다. 아직 지누스를 인수 효과를 논하기엔 시기상조인데다 향후 충분한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지누스를 인수한 것 역시 단기간 효과를 보기 위한 것이 아닌 장기적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포석 차원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 실적, 주가 뚝…지누스를 향한 우려 업계와 주식시장에서 지누스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것은 실적 영향이 크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지누스 연결기준 매출액을 2522억원, 영업이익 142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0.3%, 6.4% 소폭 상승한 수치지만, 증권가 컨센서스 매출 3068억원, 영업이익 356억원을 하회하는 수치다.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에 이어 주가 역시 하락세다. 27일 종가 기준 지누스 주가는 4만6850원대로 지난 3월 최고가 8만8500원을 기록했을 때와 비교해 47%가 넘게 하락했다. 지누스의 수익이 악화된 데는 복합적 이유가 있지만 ‘일회성’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최근 다시 퍼진 오미크론 여파로, 미국 내 물류대란이 일어나면서 온라인 판매 중심의 지누스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친 게 가장 컸다.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 압력이 확대됐고 해상운임 또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악재로 작용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누스 주요 고객사인 아마존과 월마트는 미국 내 물류, 공급 교란과 인건비, 물류비 상승에 따라 지난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지금까지도 미국 내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 압력이 확대됐고 해상운임 또한 높은 수준을 유통사의 물류, 공급 교란 문제가 이어지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는 지누스의 매출에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 킬러 브랜드 확보…단기 성과 보단 중장기적 전략 현대백화점그룹도 시장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 그룹 역사상 최대 투자금을 투입한 인수 사업인 만큼, 내부 기대치가 큰 상황에 하락세를 다시 회복세로 올려야 하는 주요 과제도 안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지 35% 지분을 인수하는 데 너무 고점 매수를 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내놓는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12년 리빙 브랜드 리바트를 5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번 지누스 인수가(9000억원)의 18분의1 가격이다. 다만 현대백화점그룹이 파격 투자에 나선 배경에는 단순 리빙 카테고리 확장이 아닌 ‘킬러 브랜드’ 확보 차원이 크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시장, 나아가 미국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포석이다. 지누스는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에서 높은 장악력을 보이는 업체다.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에서 매트리스 베스트셀러에 오른 업체로 온라인 시장에서 25~32%의 높은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뚜렷하지 않은 현대백화점그룹의 이커머스 전략이 온라인 매트리스 전문 기업인 지누스를 통해서 보다 구체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주로 북미 시장에서 대응을 하는 지누스의 국내 유통 채널 확대, 리바트, 엘앤씨와같은 기업들과의 협업 등도 기대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누스 인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려면 단기적인 실적 기대감 보다는 중장기적인 전략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 업계와 현대백화점그룹의 생각이다. 최근 실적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지만 지누스의 고객리뷰는 여전히 좋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고 주요 시장인 미국 내 시장환경과 평판, 성장여력 등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의 프리미엄 이미지와 구매력이 높은 탄탄한 소비자층을 기반으로 현재 중저가 위주의 지누스 사업 모델을 중고가 시장으로도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 제품 기반의 수면시장 진출도 검토할 계획”이라면서 “슬립테크(수면 기술) 전문 기업에 대한 추가 인수나 협업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누스에 대한 지배력 확대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실제 현대백화점그룹은 주가 하락으로 인한 지누스의 가치가 저평가 되어 있다고 보고 지난달부터 적게는 1만주에서 많게는 2만4000주까지 지누스 지분을 연일 매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누스 지분율은 기존 35.82%에서 36.88%로 1.06% 포인트 올랐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주식시장 상황 악화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으며, 가성비가 높은 자사 상품의 특징을 활용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할수 있는 기회로도 보고 있다”며 “또한 주가 부양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의 목적과 경영권 강화 차원에서 추가 지분율 확대에 대한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2022.07.27 16:00
4분 소요
이번엔 어떤 기업일까. 유통업계에서는 ‘빅3(롯데‧신세계‧현대)’ 3인방이 내딛는 기업 인수합병(M&A) 행보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동안 뷰티‧리빙 등 유통과 밀접하게 연관된 업체는 물론 화학‧바이오 등 비유통 분야의 국내외 기업까지 다방면으로 인수해오면서다. 물론 3인방이 M&A분야에서 취하는 스타일은 다르다. ‘왕년의 큰 손’이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7년 이후 인수에 주춤한 모양새더니 최근 공격적인 투자와 매물 사냥에 나서고 있다. M&A 분야에서 만큼은 ‘신중 모드’를 유지하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단기간에 여러기업을 인수하는 ‘전광석화’ 노선으로 갈아탔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M&A 업계 모범생으로 통한다. 인수기업 숫자는 많지 않지만 실패 없이 뚜렷한 성과를 내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엔 아마존 매트리스로 유명한 지누스 인수에 과감한 베팅을 던지면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 3인방 ‘먹잇감 사냥’ 활발…M&A 부활 이끌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빅3’ 3인방의 M&A 질주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본격화 된 시점은 지난해. 인수 방식과 범위도 다양해지고 있다. 단순히 경영권을 인수하는 것을 넘어 기존 사업과 시너지가 있거나 미래가치가 높은 업종에 지분을 투자하는 형태로 넓어지는 분위기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롯데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 5건의 인수합병과 12건의 크고 작은 지분 투자를 성사시켰다. 한 달에 한 건 이상씩 거래를 성사 시킨 셈이다. 총 투자금액은 1조161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첫 투자는 중고플랫폼인 중고나라(300억원)다. 이후 자율주행스 스타트업 포티투닷(250억원), 와디즈(800억원), 초록뱀미디어(250억원), 쏘카(1832억원) 등에 투자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굵직한 인수로는 한샘과 한국미니스톱이 꼽힌다. 롯데는 한샘을 인수하기 위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에 3095억원을 투자하면서 단숨에 가구‧인테리어 1위를 품에 안았다. 3사 중 유일하게 가구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숙원처럼 남아있던 리빙분야 확장을 한샘을 통해 한 방에 털어냈다는 평가다.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하면서는 바짝 추격하는 이마트24를 꺾고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3위자리를 안정적으로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 한 해 동안 4조원 투자…수비수가 공격수로 신세계는 지난 한 해 무려 4조원 가량을 M&A에 투자하면서 공격성을 드러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약 10년간 성사시킨 M&A가 14건에 그칠 정도로 M&A시장에선 수비수에 가까웠다. 하지만 지난 한 해만 4건의 M&A를 잇따라 성공시키면서 ‘큰 손’으로 떠올랐다.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해 1월 SK와이번스 야구단을 1353억원에 인수했고, 6월 지마켓글로벌(전 이베이코리아)과 7월 스타벅스코리아 지분을 각각 사들였다. 같은해 4월 SSG.COM은 온라인 쇼핑몰 W컨셉 지분100%를 2650억원에 인수했다. 투자의 초점은 ‘온라인’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췄다. 지마켓글로벌과 W컨셉 인수로 이마트 부문 내 온라인사업의 비중은 50%에 육박하게 됐다. 신세계그룹의 미래사업 중심축이 온라인과 디지털이라는 대전환 시기를 맞게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마켓글로벌과 W컨셉 인수는 온라인 거래액 뿐 아니라 고객, 셀러, IT인재까지 온라인 사업 규모를 빠른 시간 안에 대폭 늘려 압축적인 성장을 달성한데 의의가 있다. 신세계그룹은 두 건의 인수를 통해 지마켓글로벌에서 900여명, W컨셉에서 200여명 총 1100여명에 달하는 이커머스 인재를 확보했다. ━ 관행 깬 파격 인수…글로벌‧온라인 두 마리 토끼 현대백화점그룹도 M&A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아마존 매트리스’로 유명한 가구·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를 품에 안았고, 액세서리 관련 스타트업에 2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특히 지누스를 인수하면서는 그간 ‘현대백화점’만의 인수관행을 깼다. 우선 인수가다. 매출 1조원인 지누스의 인수 가격은 약 9000억원. 현대백화점 창사 이래 최대 규모 M&A다.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금융권에 손을 빌리면서 차입금이 6000억원 가량 늘기도 했다. 그간 ‘사내유보금’ 내에서 M&A를 성사시켜 온 현대만의 원칙을 깰 만큼 인수가 간절했다는 방증이다. 지누스를 통해 정 회장이 노리는 것은 ‘글로벌 진출’로 분석된다. 지누스가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에서 30%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고, 온라인 채널 매출이 전체 매출 중 80%에 이른다는 것을 빗대볼 때 ‘글로벌’과 ‘온라인’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 제주소주 사업 접었지만…톰보이·비디비치 승승장구 업계에서는 3인방이 추구하는 M&A 스타일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많이 달라졌다고 보고 있다. 먼저 신동빈 회장의 투자는 ‘큰 손’에서 ‘표적형’으로 바뀌었다. 롯데가 가진 포트폴리오의 단점을 보완하는 쪽으로 인수하고, 투자한다는 공식에 더 가깝다는 해석이다. 롯데가 최근 ‘경영권 인수’ 보다는 미래가치가 높은 사업에 과감히 투자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반면 과거 인수업체들을 보면 ‘조’ 단위 투자와 ‘이종 분야’ 인수가 적지 않았다. 롯데는 2009년 GS리테일 백화점마트 부문(1조3000억원), 2012년 하이마트(1조2480억원), 2015년 삼성 SDI케미칼 사업부문·삼성정밀화학(3조원) 등을 사들였다. 해외 시장에서도 M&A를 감행해 말레이시아 석유화학회사인 타이탄(1조5000억원), 중국 홈쇼핑업체 럭키파이(1500억원), 필리핀 펩시(1180억원), 카자흐스탄 라하트(1800억원), 인도 하브모어(16650억원) 등을 품에 안기도 했다. 그 결과 롯데는 유통과 화학부문을 그룹의 양 성장축으로 키워냈다. 물류와 렌탈 등 비유통계열사도 핵심부문으로 자리잡고 있다. 2015년 5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현대글로벌로지스는 롯데M&A 역사에 오점으로 남을 뻔 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택배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지난해 매출 3조8697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349억원이던 영업이익도 지난해 427억원으로 증가했다. 롯데렌탈도 2014년 1조701억원의 매출에서 지난해 2조4227억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900억원이던 영업이익도 지난해 2455억원으로 늘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은 무조건 경영권을 인수하던 흐름에서 탈피해 혹시 모를 업황 변화에 대비하는 한편 직접 인수 부담을 덜고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적극적인 투자와 M&A로 새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고 비교적 안전하게 미래 먹거리에 빨리 접근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표적형이라면 신세계를 이끄는 정용진 부회장은 다소 공격적인 ‘전광석화’ 리더십 형이다. 그만큼 신세계의 투자는 최근 빠르게,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정 부회장이 백화점부문을 이끌고 있는 동생 정유경 사장과 2011년 이후 인수한 기업은 10여 년간 인수‧합병한 기업은 20여곳에 달한다. 이 중에는 제주소주처럼 사업을 접은 곳도 있지만 톰보이, 비디비치코스메틱처럼 계열사의 핵심으로 키운 기업들도 있다. 스튜디오 톰보이의 경우 인수 당시 매출 259억원, 영업적자가 100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매출 1128억원, 영업이익 84억원으로 성장했다. 2012년 60억원을 들여 사들인 비디비치는 지난해 매출 1000억원대를 달성했다. 정 부회장은 미래 비전이 담긴 ‘큰 퍼즐그림’을 그려놓고 이를 완성하기 위해 조각을 찾는 식의 인수‧합병 전략을 쓰고 있다. 모든 일상을 신세계 계열사에서 해결하는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이 그의 최종 목표다. ━ 7조 기업이 20조원으로…M&A로 일궈낸 성장 현대백화점그룹을 이끄는 정지선 회장은 ‘실속형 M&A 달인’으로 꼽힌다. 숫자는 많지 않지만 실속을 챙기는 M&A를 추구하면서 과실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12년 한섬(4200억원)과 리바트(500억원)를 잇달아 인수하면서 본격 M&A 행보를 시작했다. 2017년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3000억원을 들여 사들였고 이듬해 바닥재 등 건자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한화L&C(현 현대L&C)를 품에 안았다. 2020년엔 SK바이오랜드(1205억원)를 인수하며 천연 화장품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실패작’이라는 우려가 ‘핵심 성과’로 돌아오기도 했다. 리바트와 한섬이 대표적. 인수 직후 실적이 나빠져 실패한 M&A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많았던 두 기업은 현재 그룹 핵심 계열사로 안착했다. 인수 당시 5049억원이던 리바트 매출은 지난해 1조4066억원으로 뛰었다. 32억원에 머물던 영업이익도 지난해 202억원으로 6배 가량 급증했다. 한섬 역시 1조원대 매출에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승승장구 중이다. 업계에선 앞으로도 3인방의 M&A 활동이 왕성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다수의 M&A들이 좋은 성과를 내면서 그룹 자체가 커지는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롯데 신 회장이 회장직에 오른 2011년 롯데그룹 총 자산은 87조원, 지난해 자산은 125조7000억원으로 10년 새 44% 가량 뛰었다. 현대백화점 역시 2010년 7조8000억원이던 매출이 2020년 20조원을 넘어섰다. 모두 M&A를 통해 일군 성장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인수합병(이하 M&A)은 기업이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이라면서 “최근엔 기업이 M&A 전문가를 영입해 미래의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그룹사만의 주요 비전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도 M&A만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태기 교수(단국대학교 경제학과)는 “유통기업들은 기술의 변화, 정부 정책의 변화, 소비자 니즈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M&A가 많이 필요한 업종”이라면서 “기업 포트폴리오에 없는 것은 다른 기업 인수를 통해 보강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유통업 변화가 매우 빠르다”면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적인 기술개발과 투자에 시간을 쏟기 보단 관련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를 인수하는 쪽으로 앞으로도 활발한 M&A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설아 기자 seolah@edaily.co.kr
2022.06.23 15:30
6분 소요
SK네트웍스의 매트리스·베개·가구 제조회사 지누스 인수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SK네트웍스는 19일 지누스 지분 인수 추진설과 관련해 “상대방과 협상을 진행했으나 인수 협상이 결렬됐다”고 공시했다. 지누스도 같은 날 "자금 조달 방안과 최대 주주 지분 일부 매각 등에 대해 SK네트웍스와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최종적으로 거래 상대방과의 인수 협상이 결렬되었음을 알려드린다"고 공시했다. 이번 공시는 지난달 20일 SK네트웍스가 약 1조원을 투자해 지누스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이라는 언론 보도에 한국거래소가 조회 공시를 요구하면서 나온 답변이다. SK네트웍스는 협상이 결렬된 배경에 대해 "당사는 지누스가 시너지 창출을 위한 잠재력을 가진 회사임에는 공감했으나 보다 더 큰 틀에서 당사 미래 전략 방향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고, 좀 더 시간을 갖고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최선의 성장 기회를 모색해 나가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당초 SK네트웍스는 이윤재 지누스 회장의 지분 35.31%의 일부를 포함한 지분 40%를 1조100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이날 예정돼 있었던 이사회도 진행되지 않을 예정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협상 결렬 소식에 지누스 주가는 급락했다. 이날 오전 9시 50분 기준으로 지누스의 주가는 전날보다 7300원(7.62%) 떨어진 8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누스의 주가는 SK네트웍스의 경영권 인수 추진 소식에 전날까지 한 달간 12.71%가 올랐다. 김두현 기자 kim.doohyeon@joongang.co.kr
2021.11.19 10:00
1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