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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의 ‘인적분할’, 기업가치에 독일까 약일까

현금창출능력 높은 자회사 한무쇼핑, 신설 지주사 편입
하루 만에 3.8% 급락 ‘투심 위축’…“인적분할 명분 부족”
증권가는 사업 경쟁력 강화 기대 “실적회복 주목해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서울 전경. [사진 현대백화점]
인적분할이 결정된 현대백화점에 대한 투자심리가 식고 있다. 회사 측은 지주사 전환을 통해 경영 효율화를 달성한다는 방침이지만 우량 자회사 분리에 대한 우려감도 만만치 않아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 16일 회사분할 결정을 공시했다. 현대백화점은 인적 분할을 통해 신설법인인 현대백화점홀딩스(23.42%)와 존속법인인 현대백화점(76.76%)으로 분리한다. 지주사인 현대백화점홀딩스는 현대백화점이 46.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백화점 운영업체 한무쇼핑을 직접 지배하게 되고 현대백화점이 온라인 가구·매트리스 기업인 지누스와 면세점 사업을 자회사로 두게 된다.
 
기존 현대백화점 주주는 1주당 현대백화점과 현대백화점홀딩스를 각각 0.77주, 0.23주를 받게 된다. 분할 기일은 내년 3월 1일이다. 현대백화점홀딩스는 한국거래소의 심사를 거쳐 코스피 시장에 재상장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의 지주사 전환은 우량 자회사인 한무쇼핑의 유보자금을 활용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한무쇼핑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목동점, 김포‧남양주 프리미엄아울렛 등 매출이 높은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다. 한무쇼핑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911억원, 1185억원에 달하고 영업현금흐름도 2100억원으로 우수한 편이다.    
 
이번 분할로 현대백화점이 한무쇼핑으로부터 매년 받아왔던 150억원가량의 배당수익은 현대백화점홀딩스로 넘어간다. 이 배당금은 신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한무쇼핑의 역할을 강조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기업가치 훼손 우려감에 주가는 하락세다. 현대백화점은 19일 전 거래일 대비 3.8% 하락한 5만8300원에 마감하며 5만원 대로 내려왔다. 올해 초 주가인 7만4700원과 비교하면 21.9% 떨어졌다. 지누스와 면세점은 백화점에 그대로 두고 현대백화점의 투자재원 역할했던 알짜인 한무쇼핑만 홀딩스의 자회사로 묶이는 만큼 현대백화점 기업가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경영 효율화 vs 기업가치 훼손 평가 엇갈려  

 
유안타증권은 현대백화점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12만원에서 9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지주사 설립에 대한 명분이 부족하고 구체적인 주주가치 제고정책이 없다는 점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측은 한무쇼핑 분할에 대한 기업가치 저하 우려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6일 오후 애널리스트 대상 컨퍼런스콜에서 “한무쇼핑이 손자회사일 때보다 자회사일 때 자금 활용이 수월하다”며 “기업지배구조 투명화와 계열사 간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현대백화점에 남은 면세점 역시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내놨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인적분할이 단기 악재는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호재라고 평가한다. 경영 효율화 제고는 물론 그룹의 배당정책 개선 기대감도 커져서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은 추후 추가 지분 매입 등 재원 마련을 위해 자회사 배당성향을 높일 가능성이 높다”며 “현대백화점 주주 입장에서는 주주 환원 정책 확대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현대백화점은 본연의 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면세점, 지누스 등 자회사와의 시너지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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