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449

8100억원 지원받은 GM의 철수설…다시 한번 정부 지원 바라나

자동차

GM 한국사업장(한국GM이던 사명을 2023년 1월부터 GM 한국사업장이라고 바꿨다. 공시 자료에는 여전히 한국GM으로 표기되어 있다)의 철수설이 다시 한번 불거지고 있다. 2018년 2월 군산공장 폐쇄를 시작으로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81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후 10년 유지 약속을 했고, 2028년이면 그 기간이 끝난다. 또한 미국 수출 위주의 사업을 펼쳤던 GM 한국사업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 관세로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GM 한국사업장의 철수설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GM 한국사업장의 한국 철수설이 2010년대 후반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2018년 2월 군산공장을 폐쇄했고 한국 철수설이 본격화했다. 한국 정부는 GM 한국사업장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을 통해 협상에 나섰다. 2018년 5월 GM이 GM 한국사업장에 64억 달러를 지원하고 이에 맞춰 산업은행은 7억5000만달러를 지원하는 포괄적인 합의서(Framework Agreement)를 체결하게 됐다. 당시 원화로 계산하면 81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지원이었다. 이를 통해 향후 10년 동안 GM 한국사업장의 유지와 산업은행의 비토권, 3조원가량의 신규 설비 투자 등을 얻어냈다. ‘민간 기업에 공적자금을 지원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이 나온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2018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와 2020년 4월 예정인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는 GM 한국사업장의 한국 철수설은 민심 악화를 두려워할 수밖에 없었다. GM 한국사업장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가 “GM은 선거를 앞둔 정치를 잘 활용하는 기업이라는 평가가 많다”고 설명할 정도다.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GM은 약속했던 투자를 집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많다. 이후 GM이 R&D 법인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를 2019년 초에 설립하면서 전략차종 개발을 중점적으로 담당하는 법인과 GM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를 설립했다. 하지만 GM 한국사업장은 GM아태본부와 GM테크니컬센터 그리고 GM본사에 로열티·기술용역계약 등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에서 벌어서 밖에 돈을 갚는 구조인 셈이다. GM 한국사업장에서 개발하고 생산했던 차량 종류도 줄어들기만 한다.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GM 한국사업장에서는 스파크·말리부·트랙스·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 판매했다. 이중 경차의 대명사로 꼽혔던 스파크는 2022년 9월 단종됐고, 준중형차 말리부는 2024년 11월 생산 중단됐다. 현재는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 차량 생산만 하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인기가 높지만 85% 정도가 수출로 팔려나가고 있다. GM 한국사업장의 효자 상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내수보다는 수출에 치중하고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수출 지역은 대부분 미국이다. 트럼프 관세의 직격탄을 받게 된 것이다. “GM 한국사업장의 실적이 좋지 않나”라는 질문에 GM 한국사업장 관계자들이 “수출만 좋고 내수는 별로다”라고 한숨을 쉬는 이유다. 미래 먹거리라고 할 수 있는 전기차는 국내에서 개발과 생산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 2028년이면 산업은행이 공적자금을 지원하면서 내건 GM 한국사업장 유지 기간이 끝난다. 그해 4월에는 총선이 치러진다. GM 한국사업장의 철수설이 불거지면 또다시 정치권은 민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GM 한국사업장의 부평·창원 공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부품 공급업체 및 협력사를 포함하면 관련된 이들이 수만명에 이른다. GM이 다시 한번 철수를 무기로 협상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GM은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 해외 거점을 유지하지만 지원이 끊기면 철수한 사례가 있다. GM은 2001년부터 2012년까지 호주 정부로부터 20억 호주달러(약 1조7000억원)의 보조금을 받았지만, 2013년 정부 보조금이 끊긴 후 2017년 호주에서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2025.04.14 09:00

3분 소요
위태로운 GM 한국사업장...떠나는게 나을까, 남는게 나을까

자동차

GM 한국사업장의 철수설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이에 현재 GM 한국사업장에 소속된 근로자들도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철수설이 더욱 위협적인 이유는 이미 GM 한국사업장은 군산공장 철수라는 된서리를 경험했기 때문이다.GM 한국사업장의 역사는 2002년 대우자동차가 GM에 매각되면서 시작된다. 2011년에 한국GM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2023년 1월 GM 한국사업장으로 사명을 바꿨다. 당시 15년간 GM 보유 지분을 팔지 못하게 하는 거부권 협약이 2017년 10월부로 만료되고, 바로 이듬해 군산공장 폐쇄가 결정된 것이다. 2018년 군산공장을 폐쇄하면서, 한국 정부로부터 8100억원을 지원받는 대신 2028년까지 GM 한국사업장을 유지하기로 약속했다. 2017년 당시 GM 한국사업장의 판매량은 총 52만대로 약 6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GM 한국사업장의 군산공장 사태 초기에는 정부의 지원을 위한 압박 카드로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볼모로 내세웠다. 정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원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당시 국민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갔다. 귀족노조로 대변되는 자동차회사 근로자의 급여, 복리후생 및 기타 근무조건 등이 보도됐다.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인해 국민 세금 지원 결정이 쉽지 않아 보이게 된 것이다힘 못 쓰는 마이너 3사더불어 우리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는 GM이 본인들 차입금을 빼가는 상황이 알려졌다. 결국 국민 세금으로 지원금을 퍼붓는다 해도, 호주 사태처럼 지원금 중단 후 철수 가능성이 커 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합리적인 노사 합의 가능성이 점차 요원해지면서, 이제 정부가 강공을 퍼붓기 시작했다. GM 한국사업장의 원가가 높은 이유가 높은 임금과 생산물량 저하로 인한 생산성 저하에도 있지만, 해외 자회사와 부품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가격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의견도 거론됐다. 결국 협력업체로의 부당한 반품도 조사할 태세로, 정부가 GM을 거꾸로 압박하면서 불행한 결과를 초래했다.GM 한국사업장은 군산공장 철수 직전인 2017년 당시 국내 자동차 총판매량 178만대 중 독자적으로 13만2000대를 판매하며 약 7.4%의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지금의 판매량과 비교한다면 매우 높은 수치임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한 것이다. 그런데 2021년에는 ‘르쌍쉐’라고 부르는 마이너 3사의 국내 시장 점유율 총합이 17.1%를 기록했고, 2023년에는 8.5%로 반토막이 났다.마이너 3사의 경쟁력이 계속 저하되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지속해서 하락하는 시장 점유율은 2024년 기준 5% 미만을 기록하면서 극단적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과도하게 높여주게 된다. 물론 쌍용은 현재 KGM으로 이름이 바뀌었기 때문에 ‘르케쉐’라고 불러야 하나 싶지만, 기존에 부르던 이름이 고유명사처럼 굳어져 익숙한 상황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중 ‘제네시스’의 시장 점유율이 10% 이상으로 마이너 3사를 훌쩍 추월하고 있다. 유일한 먹거리 대미 수출GM 한국사업장은 국내 시장 점유율이 바닥을 치면서, 2024년 기준 총 생산한 49만9559대 중 41만8782대(약 83.8%)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주요 수출 모델 중 트레일블레이저가 2023년 3월 국내 출시 후, 미국 시장에서 연간 20만 689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84% 증가하였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2023년 2월부터 창원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하였으며, 북미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며 지난해 국내 자동차 수출 1위(29만5000여 대) 차종이 됐다.결국 한국GM은 대미 수출이 유일한 먹거리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자동차의 관세를 25%로 높이게 되면, 한국GM은 가격 경쟁력을 잃고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 결국은 고용 안정에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25% 관세가 부과되면 차량 가격이 상승해 미국 소비자들이 한국GM의 차량을 선택할 이유가 없어지게 된다.미국 소비자들이 일본이나 멕시코산 차량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GM은 관세 부과가 지속되면, 생산시설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한국GM의 생산 축소나 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한국GM은 1조3000억의 이익을 남겼지만, 25% 관세가 확정되면 약 3조의 손실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현실적으로는 철수가 가장 현명한 대책이기 때문이다.한국GM 노사는 지난달 미국 GM 본사를 방문했고, 한국 생산물량을 유지하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해진다. 다만, 한국GM의 추가 신규 생산 모델이나 설비 투자에 대한 요구에는 별다른 응답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현재 GM이 철수설을 극구 부인하는 것은 진실일 수 있다. 그런데, 추가 생산 모델 도입이나 설비 투자에 즉답을 피하는 것은 2027년까지 철수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받은 지원금 때문으로 판단된다.즉, 당장 철수하지 않겠지만 2028년에는 철수할 수 있다는 뜻으로 파악된다. 물론 GM 한국사업장의 경우 전체 시설이 모두 철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생산법인과 연구법인을 분리하고 R&D 센터는 한국에 남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이 같은 상황 속에서 르노삼성의 스페인 공장 회생이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 될 수 있다. 노사 간 합의로 힘든 자구 노력 끝에 스페인 공장은 전 세계 148개에 달하는 자동차 공장 중에서, 생산 효율이 16시간으로 1위에 올라섰다. 현대·기아차의 28~29시간에 비해 월등히 효율적이고, GM 한국사업장의 59시간(130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생산성이 좋다.물론 위 수치는 몇 년 전 자료다. 현재 어느 정도 향상되었는지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GM 한국사업장 사태는 큰 원칙과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눈앞의 여론이나 각종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하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에 진정으로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섣부른 결정으로 급한 불을 끌 경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산업 분야의 위기에 당연한 해결책의 기준으로 인식될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의 불황은 앞으로도 추가로 겪을 수 있는 문제이다. 멀리 내다보는 안목이 절실한 상황이다.

2025.04.14 08:00

4분 소요
이천수 '건진법사' 뒷돈 현장 목격…무슨 사이?

정책이슈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첫 재판이 열린 가운데, 이날 재판에 전 축구 국가대표 이천수의 이름이 등장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천수는 7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 참고인 조사에 참석, 2018년 전 씨가 1억여원을 수수한 현장에 동석했다고 진술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각종 이권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전 씨는 지난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당내 경선에 출마한 후보자 정모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전 씨는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의 친분을 내세워 돈을 받아 간 것으로 조사됐다.이천수는 축구선수 은퇴 후 전 씨를 소개 받아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천수의 진술을 토대로 진술조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시했다. 재판부는 내달 12일을 다음 공판일로 잡았다.일간스포츠 윤승재 기자

2025.04.08 13:39

1분 소요
'선관위'이지만 선거철에는 '휴직'합니다?... '뜨거운 감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어쩌나

정책이슈

탄핵 정국의 '뜨거운 감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이번에는 채용 비리와 도덕적 해이로 신뢰를 잃고 있는 가운데, 올해 1월에만 129명의 휴직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체 직원 2982명 중 4.3%에 해당하는 수치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선거 관리 공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6일 아시아경제 취재에 따르면, 1월 31일 기준 선관위 휴직자는 129명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육아휴직자는 86명, 질병 및 가족 돌봄 등 기타 사유로 인한 휴직자는 43명이다. 2021년 2월 말 기준으로 휴직자는 83명이었다.특히 선관위에서는 선거철이 다가올수록 휴직자가 급증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었는데, 바쁜 선거 업무를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휴직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2022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둔 2월 말에는 휴직자가 204명까지 치솟았으며, 선거가 끝난 2023년에는 159명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되면서 선거철 휴직 관행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올해는 윤석열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5월 조기 대선이 열릴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휴직자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헌재의 최종 결정이 3월 중순에 나올 예정인 가운데, 선관위는 선거 직전 휴직 신청을 하더라도 이를 막을 규정이 없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선관위의 신뢰도 하락은 휴직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감사원이 작년 4월 30일 발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13년부터 선관위가 진행한 291차례 경력 채용에서 총 1200여 건(중앙선관위 400여 건, 지역선관위 800여 건)의 규정 위반과 비리가 적발됐다.한 지역 선관위 사무국장은 병원 진단서를 반복 사용해 8년간 100일 이상 병가를 내거나 무단결근을 했으며, 이 기간 동안 해외여행을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직원은 근무시간 중 로스쿨에 다녔으며, 이를 묵인한 지역 선관위 사무처장은 해당 직원의 휴직을 승인해줬다.선관위는 경력 채용을 통해 업무 공백을 메워왔지만, 감사원의 감사 결과 경력 채용 과정에서 비리가 광범위하게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방식도 신뢰를 잃었다. 또한, 선거철 휴직을 막을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선관위 관계자는 "현재 공무원 규칙상 휴직을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며 "저출생으로 인해 육아휴직자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부에서도 휴직자의 급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 지역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철이 다가오면 업무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휴직자가 증가하면 결국 남아있는 직원들에게 더 큰 부담이 전가된다"고 토로했다.한편, 조기 대선이 확정될 경우 선관위는 급증하는 휴직자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불가피하다. 선거철 근무자에게 인사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다양한 대안을 모색 중이지만, 근본적인 조직 기강 확립 없이는 업무 공백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5.03.06 11:36

2분 소요
감사원 “선관위 전 사무총장, 2022년 정치인들과 ‘세컨드폰’으로 연락”

정책이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 사무총장이 선관위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를 이용해 정치인들과 접촉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밝혀졌다.1일 감사원의 ‘선관위 인력 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월 당시 김세환 선관위 사무총장은 정보정책과장에게 ‘휴대전화를 개통해 가져오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2년은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가 있었던 해로, 선관위 사무총장이 선거를 앞두고 ‘비선 휴대전화’로 정치인들과 소통했던 셈이다.감사원은 해당 휴대전화가 김 전 총장과 정치인들이 교류하는데 사용됐다고 밝혔다.김 전 총장은 감사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받은 것은 아닌 것 같다”라며 “휴대전화로 정치인들과의 연락할 필요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정치인들과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각양각색”이라며 “그 부분까지는 말할 수 없다”고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했다.김 전 총장은 2022년 대선 당시 코로나 확진·격리 유권자들의 투표용지를 부적절한 용기로 운반한 ‘소쿠리 투표’ 논란에 책임을 지고 3월 사퇴했다. 그러나 그는 퇴직 후에도 해당 휴대전화를 반납하지 않은 채 보관하다가 감사원이 관련 조사를 착수한 이후에야 이를 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퇴임 후 1년 8개월이 지난 2023년 11월, 해당 휴대전화를 초기화해 사용 명세를 확인하기 어렵게 만든 뒤 선관위에 반납한 것으로 조사됐다.그는 소명자료 등을 통해 “휴대전화를 일부러 가져간 것이 아니라 직원이 알아서 관사에 있던 짐을 꾸려줄 때 의도치 않게 해당 물품이 포함돼 있었다”고 주장했다.다만, 감사원은 김 전 총장이 지목한 선관위 관계자들이 ‘그런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는 등 주장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025.03.01 17:32

2분 소요
[속보] 찬성률 99.9%…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연임 확정

정책이슈

조국 전 대표가 20일 조국혁신당 대표로 재선출됐다. 조 전 대표는 이날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국 당원대회에서 실시된 찬반 투표에서 99.9%의 찬성률로 신임 대표에 당선됐다. 조국혁신당 대표엔 조국 전 대표가 단독 출마했다. 이에 찬반 투표로 당선 여부를 정했다.조 대표는 투표 전 정견 발표에서 “윤석열 정권의 극악무도함을 낱낱이 밝혀내 검찰 독재의 말로가 어떤 것인지 꼭 보여주겠다”면서 “특히 2026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최고위원 선거는 김선민 의원(59.6%)과 황명필 울산시당위원장(30.3%)이 각각 당선됐다. 최고위원 경선 1위 득표자인 김 최고위원은 수석 최고위원을 맡는다.

2024.07.20 16:08

1분 소요
“난 이병철 양자” 주장한 허경영, 2034년까지 선거 못 나온다

정책이슈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가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돼 2034년까지 선거에 나올 수 없게 됐다.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허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 4월 25일 확정했다.허 대표는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TV 방송 연설에서 “나는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양자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선 정책보좌역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허 대표는 법정에서도 이 같은 주장이 허위가 아니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1·2심 법원은 유죄를 인정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판결 이후에도 여전히 허위 사실을 사회공동체에 유포하거나 장차 이루어지는 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공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에서, 일반 사회 구성원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켜야 할 정치(政治)의 영역에서 피고인을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허 대표가 불복했으나 대법원의 판단도 마찬가지였다.공직선거법 18조에 따라 선거 범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형이 확정된 때부터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판결이 올해 4월 확정됐기 때문에 허 대표는 2034년 4월까지 선거에 나올 수 없다.허 대표는 1991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1997년 15대 대통령 선거,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자신의 지능지수(IQ)가 430이라거나 유엔(UN) 본부를 판문점으로 이전하겠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이 선거 과정에서 “대통령이 되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결혼하기로 했고, 조지 부시 대통령 취임 만찬에 한국 대표로 참석했다”고 발언한 게 문제가 됐다. 이에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고 2008년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10년간 선거에 나오지 못했고 선거권을 회복한 뒤 2020년부터 올해까지는 다시 선거에 도전해왔다.한편, 허 대표는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종교시설 '하늘궁'에서 신도들을 추행했다는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2024.06.09 12:40

2분 소요
'마초국' 유리천장 뚫고…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 탄생

국제 이슈

남성 중심의 ‘마초 문화권’으로 평가받는 멕시코에서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3일(현지시간) CNN,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INE)는 전날 치러진 대선에서 좌파 집권당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 소속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당선됐다고 공식 발표했다.셰인바움 당선인은 공식 발표 직후 "우리는 복수의, 다양한, 민주적인 멕시코를 꿈꾼다"면서 "공정하고 더 번영하는 멕시코를 지속적으로 건설하기 위해 평화롭고 조화롭게 걸어나갈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INE는 전국의 투표를 반영하는 신속 표본 집계(Quick count) 결과 셰인바움 후보가 득표율 58.3%∼60.7%를 기록하며 우파 중심 야당 연합 소치틀 갈베스 후보(26.6%~28.6%)를 누르고 승리했다고 밝혔다. 이는 안드라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의 2018년 득표율 54.71%를 웃도는 수준이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멕시코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될 셰인바움에게 축하한다"고 전했다.올해 멕시코 대선은 현지 언론과 정치 평론가들 사이에서 '승부의 추가 일찍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여당 지지세 결집이 확연했다. 이는 레임덕 없이 임기 말까지 60%대 높은 지지율을 구가한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후광 영향이 컸다는 게 현지 매체의 평가다. 셰인바움 당선인은 출마 전까지 멕시코시티 시장을 지낸 엘리트 정치인이다. 에너지 산업 및 기후 분야 전공인 셰인바움 당선인은 2000년 멕시코시티 환경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처음 정치권에 입문했다. 그는 국정 수행 과정에서 온건한 이민 정책 추진, 친환경 에너지 전환 가속, 공기업 강화 등 현 정부 정책을 대부분 계승·발전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취임일은 오는 10월 1일로 임기는 2030년까지다.이날 지방선거에서도 수도인 멕시코시티 시장으로 여성인 클라라 부르가다(60)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INE)는 전국 투표를 반영하는 신속 표본 집계 결과 여당 부르가다 후보가 득표율 49%∼52.8%를 기록해 승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멕시코 대통령에 이어 수도 시장 자리에도 여성 지도자가 오르게 됐다.

2024.06.03 22:20

2분 소요
전체 투표율 70% 육박할까...사전투표율 31% 돌파

정책이슈

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10 총선 사전투표율이 30%를 넘겨 역대 총선 최고치를 기록했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사전투표가 마감된 6일 오후 6시 기준 투표율은 31.28%로 잠정 집계됐다. 사전투표는 5일과 6일 이틀간 전국 3565개 투표소에서 진행됐다. 전체 유권자 4428만11명 중 1384만9043명이 참여했다.이번 총선 사전투표율은 2020년 21대 총선(26.69%)보다 4.59%포인트 높다. 사전투표가 처음 적용된 2016년 20대 총선(12.19%)과 비교하면 19.09%포인트 높은 수치다. 다만 역대 전국 단위 선거 중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2022년 20대 대통령선거의 36.93%보다는 5.65%포인트 낮다.사전투표는 전국 단위 선거 중에서는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 처음 도입됐다. 이후 지금까지 3번의 총선, 3번의 지선, 2번의 대선 등 전국 단위 선거에서 8번 시행됐다. 사전투표율이 30%를 넘긴 것은 20대 대선과 이번 총선뿐이다.전국 17개 시도 중 이번 총선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전남이다. 전남의 사전투표율은 41.19%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40%를 넘겼다. 전북(38.46%)과 광주(38.00%), 세종(36.80%), 강원(32.64%), 서울(32.63%)까지 6개 시도의 사전투표율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사전투표율이 가장 낮은 곳은 25.60%를 기록한 대구였다. 제주(28.50%)와 경기(29.54%), 부산(29.57%)도 30%를 넘기지 못했다. 인천(30.06%)과 울산(30.13%), 충남(30.24%), 대전(30.26%), 충북(30.64%), 경남(30.71%), 경북(30.75%)의 사전투표율은 30%를 넘겼지만,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역대 총선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이 전체 총선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2000년 이후 실시된 총선 투표율은 16대 57.2%, 17대 60.6%, 18대 46.1%, 19대 54.2%, 20대 58.0%, 21대 66.2%였다. 21대 총선은 20대 총선 때보다 사전투표율이 14.5%포인트 높았고, 전체 투표율도 8.2%포인트 올랐다.

2024.04.07 10:30

2분 소요
‘국보’ 품은 부안, ‘힘센’ 동네의 부활…소리 없는 역발산 기개에 끌리는 여심[E-트래블]

여행

꼬박 800년이 걸렸다. 그렇게 되기까지 30만 번 가까운 해를 맞아야 했다. ‘징하도록’ 오랜 기다림이다. 최근 전북 부안이 처음으로 국보를 품었다. 수장고에 갇힌 목소리 잃은 내소사 동종(銅鍾·구리로 만든 종)이 그 존재만으로 대권을 거머쥐었다. 명예의 전당에서 내소사 고려동종은 호령하기보다 우아한 자태로 그 자리를 지켰다부안은 그간 천혜의 자연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품었고, 곰소염전으로 생명을 지켰고, 내소사·개암사 창건 이후 백제 무왕이 부흥을 이끌었으니 국태민안의 발원지였다. 그 오랜 축원이 모여 드디어 부안에 국보가 섰다. 내소사 고려동종은 지난해 12월 26일 국보로 지정됐고, 문화재청은 지난 1월 9일 전북 부안군 내소사 대웅보전에서 동종에 대한 국보 지정식을 열었다. 가장 큰 고려 후기 동종, 국보 되다국보로 지정된 전국의 동종은 5개다. 모두 통일신라와 고려시대 것이다. 내소사의 것은 그 중 고려시대의 것으로 만든 이가 명확한 족보 있는 동종이다.국보지정서 전달식 날, 내소사는 야단법석이었다. 동종은 한마디 벙긋하지 않았는데, 사람이 모여들었다. 부안 지역에서 국보로 지정된 건, 이 동종이 처음이다. 소리 자체로 중생의 깨달음과 구제를 이어온 고려동종이, 그 아우라만으로 국보의 위엄을 드러낸 셈이다.내소사 고려동종은 섬세하면서도 균형 잡힌 조각 기법으로 만들어져, 고려 후기의 범종 가운데 제일로 꼽힌다. 종을 만든 내력이 담긴 주종기(鑄鍾記)에는 장인 한중서가 구리 700근(약 420㎏)으로 1222년에 제작했다고 적혔다. 높이 104.8㎝, 입지름(원통 모양의 지름) 67.2㎝인 이 종은 고려 후기 동종 가운데 가장 크다. 종 아래·윗부분에는 덩굴무늬 레이스가 밑자락과 탱크톱처럼 어깨를 촘촘히 감쌌다. 이에 더해 어깨 부분 위에는 연꽃 문양이 목도리처럼 입체를 이루며 휘감는다. 동종을 뚫고 나온 듯한 종 머리의 용두는 말 그대로 용뉴(용모양 고리)가 됐다. 그 종 걸이는 입을 쩍 벌려 눈을 부라리며 동종의 액운을 떨쳐내겠다는 의지가 단단히 했다. 이 용은 허릿심 하나로 내소사 고려동종의 700근 무게와 800년 역사를 더 받쳤다.이 동종은 자리 잡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동종 몸체에 적힌 이안기(移安記)를 보면, 청림사에 있던 것을 1850년(철종 1) 내소사로 옮겼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 몸체에는 삼존상(三尊像)이 장식성과 조형미를 더하고 있다. 삼존상은 부처와 양옆에 두 보살을 새긴 조각상을 뜻한다. 내소사 대웅보전엔 아미타불을 본좌로 지장보살과 관세음보살이 좌우로 협시한 삼존불이 있다. 그 절에 그 종이다.이날 내소사에서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내소사 주지인 월봉 진성스님에게 국보지정서를 전달했다. 이어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수장고에서 내소사 고려동종에 대한 설명회를 직접 주관했다. 사찰 소유 동종이 국보가 된 것은 화성 용주사 고려동종에 이어 60년이 꽉 차온다. 전나무 숲과 템플스테이 유명 기세등등해진 내소사는 치유의 공간으로도 유명하다. 일주문에서 대웅전에 이르는 약 500m의 전나무 숲이며 템플스테이도 한몫을 단단히 했다. 내소사를 품은 능가산은 개암사도 품었다. 석가모니는 능가산에서 대혜보살에게 설법을 베풀었다. 능가는 ‘가기 어렵다’는 뜻으로, 그것을 ‘능가경’으로 묶어냈다 하니 질문·대답 배틀인 설법은 차고 넘쳤나 보다. 다행히 오늘날 능가산은 그 문턱을 낮춰 내소사는 관광사찰로 유명하게 됐다. 그에 비해 개암사는 조금 더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내소사 전나무숲길은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 경기도 포천시 광릉수목원 숲길과 더불어 ‘전국 3대 전나무 숲길’이다. 겨울 눈이 쌓여도 좋고 봄·여름 우거져 하늘을 가려도 새롭다. 전나무 숲은 벚나무와 단풍나무로 이어지고, 여행객의 마음은 번뇌를 벗고 번잡을 접는다. 물아일체 체험 코스다.내소사나 개암사를 찾은 여행객을 보고 있자면, 그들은 수묵화로, 때론 수채화로 빠져든다. 세상만사는 잠시 내려놔도 좋다. 결국 여심은 원근감에 어깨를 빼앗겨 점묘화 속 점 하나가 된다. 그 무거운 마음의 짐을 떨쳐냈으니, 그 역발산은 기개세로세.그 힘 뻗쳐 채석강에 이르면, 여행객에 앞서 삼라만상의 힘이 바위로 만든 수만 권의 책을 켜켜이 쌓아 절경을 만들었다. ‘해넘이 채화대’에서 본 칠산바다 노을이 ‘물랭루주’에 뒤질 텐가. 채화대 아래 암반에 여심 빼닮은 ‘노을 공주’란 별명의 여인상을 훔쳐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이 지형을 7000만 년 전 백악기의 유물이라 하는데, 억겁의 지친 숫자놀음에 기겁하기보다 ‘도봉순’이든 ‘강남순’이든 ‘힘쎈여자’ 전설의 개양할미 설화에 기꺼이 빠져보면 어떨지. 이 할미의 힘이 어찌나 세던지, 인근 바다를 휘저으며 평탄화 작업을 손수 하셨단다. 그 기세를 몰아, 후세는 수성당(지방유형문화재 제58호)이란 당집을 지었다. 공치사를 위함이다. 적벽강 해안 길을 따라 북쪽으로 2㎞ 지점에 있다. 그 옆으로는 채석강이 맞닿아 귀엣말을 나누는 듯하다. 이 당집은 개양할미에 대한 제사를 오늘날까지 이어오고 있다. 음력 1월 14일이 제삿날이다. 4세기 중반부터 제의가 이루어진 곳이란 사실이 유적 발굴을 통해 1994년 확인됐다. 이곳 설화가 빈틈이 없는 것은 곰소 인근 ‘둔벙’(늪·웅덩이) 이야기다. 해난사고를 막고 풍어를 기리기 위해, 이곳에서 간척 작업을 하던 개양할미가 치마가 젖자, 화가 치민 할미가 치마에 돌을 담아 둔벙을 메웠다고 한다. 결국 그곳은 곰소염전이 됐을 테고, 곰소의 소금은 오롯이 곰소젓갈의 베이스가 돼 전 국민의 입맛을 평정 중이다. 아쉽지만 전국 각지에서 곰소소금을 쉽게 볼 수 없는 이유는 곰소젓갈용으로 선판매되기 때문이란다. 한반도 절경 프랜차이즈…소금강 직소폭포부안의 명소는 바다에만 있지 않다. 대표선수는 직소폭포다. 서해안권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직소폭포는 변산 8경 중 2경의 절경을 자랑하는 명소다. 높이만 30m에 달하는 바위 위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는 시원한 물줄기는 장쾌하다. 물줄기가 연못으로 바로 떨어져 직소(直沼)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직소폭포는 다랑논처럼 그 아래 새끼 폭포를 키우며 층층시하의 우리네 가족 관계를 웅변하는 듯도 하다.금강은 부안에도 ‘한반도’ 인증을 남겼다. 금강 프랜차이즈는 이곳에도 있다. 직소가 숨어든 이곳 내륙을 ‘소금강’이라고도 부른다. 직소폭포는 봉래구곡의 제2곡으로 꼽히는데, 내변산에서 약 20㎞에 이르는 신비로운 하천 지형 아홉 곳이 봉래구곡이다. 명승 제116대인 이곳은 곡소리에 탄성(?)이 절로 난다. 상류부터 1곡 대소, 2곡 직소폭포, 3곡 분옥담, 4곡 선녀탕, 5곡 봉래곡이니 당연한 일이다. 이후 6~9곡은 1996년 부안댐 완공으로 물에 잠기며 감탄까지 수장됐다. 형체가 짐작되지 않으니, 곡소리마저 무용지물이다.직소폭포의 못 아래에는 용소가 있다. 말 그대로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있다. 내소사 고려동종 용뉴처럼 국보급 용틀임이 언젠가 벌어졌을 터다. 주변의 울창한 나무와 암벽이 용꿈을 현실에 실사했을지 누가 알리오.이 트레킹 코스는 새침데기가 아니다. 누구도 터부시 않는 ‘관종’이랄까? 입구부터 완만한 경사로 이뤄져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방문할 수 있다. 길이는 약 2.3㎞이며 계절마다 풍광을 달리하니, “다음에 또 오겠다”다는 허튼 언약이라도 해야 미안하지 않겠다. 이를 두고 ‘부화뇌동’ 아닌 ‘부안뇌동’이라 해야 할까. 부안 사람만 먹으면, 안돼요~부안 맛집은 바다가 신선마트다. 청정 바다에 지역 아낙의 손맛이 더해지니 입안은 매 끼니 환상특급이다. 그렇다고 바다에만 빨대를 꽂고 살 수는 없는 일이다. 부안의 질곡한 토양에 기댄 새로운 먹거리도 지역민은 물론 여행객의 눈길을 피해갈 순 없다. 부안 먹거리로 한끼줍쇼. ‘찐빵집’이 ‘찐’ 빵집이 된 슬지네제빵소부안에 토속음식만 떠올리면 오산이다. 술 서서 먹는 빵집인 ‘솔지네제빵소’가 그곳이다. 젓갈과 소금으로 유명한 지역으로 곰소항은 염전으로도 대중에게 각인된 곳이다. 검은 지붕과 바닷냄새 물씬 풍긴 곰소염전 맞은편에 자리한 슬지네제빵소는 2017년 문을 열었다. 빵집으로 원래는 부안 읍내에서 유명한 찐빵집이었다. 2000년 김갑철 대표가 둘째 딸의 이름(슬지)을 내걸고 찐빵을 만들어 팔기 시작하며 ‘슬지네찐빵’이 상표가 됐다. 이를 상표등록 하면서 오색 찐빵을 만들어 특허 출원 하면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찐빵의 인기가 높아지자 전국에서 손님이 몰려들었다. 인기가 얼마나 높았던지 연일 밀려드는 손님에 빵집 대표의 아내가 과로로 건강이 악화됐다. 할 수 없이 김 대표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둘째 딸에게 빵집 운영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처음에 아버지의 부탁을 거절한 딸은 기왕 하는 장사, 제대로 하겠다며 중앙대 경영대학원에 진학해 경영 공부까지 하며 큰 그림을 그렸다. 공부를 마친 후 고향으로 돌아온 슬지씨는 상호를 ‘슬지네 찐빵’에서 ‘슬지네제빵소’로 바꾸고 가게도 읍내에서 떨어진 곰소염전 옆 넓은 부지로 옮겨 새롭게 문을 열었다.딸의 판단은 주효했다. 지역 주민보다 관광객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빵집이 문을 열자 이곳을 찾은 여행객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졌다. 이 빵집은 곰소항에 문을 연 지 3년 만에 신관을 건립하며 부안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지금은 연간 30만~40만 명의 손님이 이곳을 찾는다. 제빵소에서 연간 사용하는 팥만 30t, 밀가루는 30t, 찹쌀은 1t에 달한다. 대부분 부안과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사용하고 있어 제빵소 매출이 늘어나면 동시에 지역 농민 소득도 늘었다.오색 찐빵이 대표 상품이었지만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다양한 상품개발도 진행 중이다. 직접 이곳을 찾은 날 오색 찐빵은 이미 동난 상태였다. 대신 국산 밤과 우리 밀에 국산 팥을 넣어 만든 찐팥밤빵, 인절미 빵, 크림치즈 찐빵 등 다양한 제품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주말과 휴일이면 색다른 분위기를 원하는 지역 주민과 여행객이 들르는 필수코스다.빵집의 성공에 힘입어 김슬지 대표는 2022년 지방선거에 비례대표로 출마해, 부안 출신 최초 여성 도의원이 됐다. 갯벌에 핀 꽃 ‘백합’, 그 맛 또한 어여뻐라백합은 부안 아니면 신선하게 만나기 쉽지 않은 음식이다. 구이·전·찜·탕 등으로 해먹을 수 있어 다양한 맛으로 즐길 수 있다. 부안에서는 예전부터 결혼식 음식으로 백합요리가 빠지지 않았다. 입을 잘 벌리지 않는 백합이 백년해로를 상징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국에 넣으면 담백하고 개운한 것은 물론 과음으로 인한 숙취 해소에도 그만이다. 찜으로 만들면 쫄깃한 살을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그런 백합으로 죽을 만들면 ‘엄지척’이 절로 나온다. 부안군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갯벌에서 나는 식재료가 풍부하다. 2010년 군산·김제·부안을 이어주는 ‘새만금방조제’가 완공되기 전에는 갯벌에 나가 손을 뻗기만 하면 백합·바지락·가리비·피조개가 잡혔을 정도다고 한다.‘조개 여왕’으로 통하는 백합은 식감이 부드럽고 비린내가 적다. 몸체인 껍데기 안에 개흙(갯바닥에 있는 고운 흙)도 많지 않아 지저분하게 씹히는 것이 없다. 조개 식재료 중 고급으로 통하는 이유다. 백합에 들어 있는 비타민B는 해독은 간 기능 활성화에도 도움 준다. 철분도 풍부하게 들어 있어 악성빈혈이 있다면 꼭 챙겨 먹어야 하는 음식이다.5∼6월이 제철이지만 이 시기에 부안을 찾으면 으레 주문하는 것이 백합류 메뉴다. 맛 좋은 백합의 크기는 5∼6㎝다. 너무 크면 질겨진다. 하나씩 포일로 싸 손이 많이 가지만 ‘백합구이’는 백합 맛의 극강을 보여준다.▲ 찾아가는 길내소사 차량 ①서해안고속도로 줄포나들목→보안사거리(영전검문소)에서 좌회전→곰소→내소사주차장②호남고속도로→정읍나들목을 빠져나와 김제·부안 방면→(국도)→고부~→줄포→보안사거리(영전검문소)→위와 동일대중교통 ①서울 강남고속터미널 호남선·동서울터미널→고속버스로 부안읍 도착→내소사 행 300번 군내버스를 갈아탄 뒤, 종점인 내소사 입구 하차② 부안읍 시내버스 아침 6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30분마다 출발, 약 50분 소요.

2024.02.03 08:00

8분 소요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MAGAZINE

MAGAZINE

1781호 (2025.4.7~13)

이코노북 커버 이미지

1781호

Klout

Kl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