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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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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금융사, ‘IMF 철수 흑역사’ 태국 시장의 의미는

은행

태국은 국내 금융권에서 ‘불모지’로 꼽힌다. 태국 정부는 지난 2013년 7월부터 12월까지 외국계 은행에 한시적으로 신규 지점 설립 신청을 허용한 바 있지만, 당시 최소 자본금으로 6억 달러(약 7000억원) 이상을 요구해 그 이후 외국계 은행의 신규 지점 설립은 사실상 중단됐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태국에 진출했던 국내 산업은행·외환은행·하나은행 등은 태국 정부의 잔류 요청에도 대거 발을 빼면서 관계가 소원해졌고, 이후 태국 진출이 힘들어졌다. 다만 올해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태국 정부에서 2020년부터 순수 디지털 보험사 도입을 허용한 데 이어 2024년에는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에 해당하는 ‘가상은행 제도’를 도입하면서, 외국 금융회사의 자국 시장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가 최근 몇 년 사이 태국 시장에 제한적으로 진출한 사례는 있었다. 삼성생명이 1976년 현지 기업과의 합자 법인 형태로 진출해 지난 2023년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 19.4%를 기록하고 있다. 이후 2008년에는 다올투자증권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진출해 금융지주회사로서 증권사·자산운용사·리츠사·여신금융사 등 4개의 자회사를 운영 중이다.실제 은행 중에서는 산업은행이 2013년 태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영업권이 없는 사무소 형태로 현지 금융시장을 조사하는 수준이다. 2021년에는 KB국민카드가 지분 인수 형태로 태국 시장에 진출했으며 최근에는 카카오뱅크가 태국의 가상은행 도입에 맞춰 현지 5대 은행인 SCB 컨소시엄에 3대 주주로 참여해 인가를 준비 중이다. 태국 금융 시장에 대한 투자액도 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산업부 외국인투자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금융 및 보험사들의 태국 국가에 대한 투자 금액은 2022년 198만4000달러에서 2024년 상반기 기준 708만8000달러로 급증했다.韓 금융사, 투자액 늘리며 시장 진입 모색태국은 아세안 지역의 강대국으로서 인프라가 우수한 편이고 일부 금융산업의 수익성도 높다. 국제통화기금(IMF) 및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태국 국내총생산(GDP)은 2019년 기준 5436억달러이며 세계 23위로 동남아 지역에서는 상위권에 속한다. 1인당 명목GDP는 2025년 기준 약 8153달러로 예상된다. 실질성장률 역시 2020년 1.7%를 기록한 데 이어 2021년 1.9%까지 늘었다가 올해 1.5%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출산(출산율 1.3명)과 고령화(60세 이상 22%) 등으로 중진국 함정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으나, 아세안 지역의 강대국으로서 인접국으로부터 저임금 고학력 노동자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돼 노동 인력 부족 문제가 없고 의료·교육·교통 등 기본적인 인프라도 우수한 편에 속한다. 또 태국 감독 당국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높은 예대마진을 용인하고 있어, 2023년 말 기준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은 3.0%, 총자산이익률(ROA)은 1.1%에 달하고 있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국내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1.65%, 총자산이익률은 0.58%에 불과하다. 다만 국내 금융사가 태국 시장에 진출하기엔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산재해 있다. 외국 기업의 경우 외국인 사업 허가(FBL·Foreign Business License) 라이선스 취득 없이 태국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면 태국 내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으로 정의돼 보통주 및 우선주(1주당 의결권 2주 획득) 동시 취득 방식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또 국내 금융사가 태국 시장에 진출해 FBL을 취득한다 할지라도 사업 확장이나 다각화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예를 들어, FBL 사업자는 신상품 및 서비스를 출시하게 된다면, DBD(Department of Business Development, FBL 관리) 및 BOT(Bank Of Thailand, 금융상품 및 라이선스 관리) 2개 감독기관으로부터 동시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해관계가 다른 두 기관에서 서로 양립하는 의견을 제시하거나 업무를 미루는 경향이 있어 적시에 사업 확장이 어렵다. 여기에 태국은 금산분리 규정이 없어 현지 대기업 네트워크가 크게 작용하고, 자사 및 계열사 상품 판매에도 상한이 부여되지 않아 펀드와 보험 상품의 판매를 위해서는 현지 대형 은행 및 당국과의 우호적 관계 설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금융권 관계자는 “국내를 포함한 해외 법인들의 태국 시장 진출이 힘든 것은 현지 당국과의 관계를 다지기가 정말 힘들기 때문”이라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기업과 협업해 규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태국 경제의 중진국 함정 진입에 따른 성장성 한계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아세안 강대국으로서 인프라가 우수한 가운데 금융산업의 수익성도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태국 감독 당국은 최근 디지털 보험사와 가상은행 등 디지털 전문 금융회사의 도입에 관심이 많다”며 “외국 금융회사의 자국 시장 진입에 대해서도 관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2025.04.14 06:00

4분 소요
산불 피해 복구에 힘 모으는 금융권…KB·하나·두나무 성금 지원

은행

국내 금융권이 대형 산불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긴급 자금 지원에 나섰다.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주요 금융그룹과 핀테크 기업 등은 최근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한 산불 피해 복구 지원에 동참했다. KB금융그룹은 신속한 피해 복구를 위해 성금 10억원을 기부했다. 그룹이 사전에 구축했던 ‘재난재해 상시 대응 체계’를 통해 긴급 구호키트(모포·위생용품·의약품)와 급식차도 지원한다.이재민을 위한 금융 지원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KB국민은행은 개인에게 최대 2000만원, 기업에 최고 1% 우대금리의 운전자금 5억원과 소요자금 범위 내에서의 시설자금 등의 대출을 지원한다.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도 보험료 납입 유예, 카드결제 대금 유예 등을 제공한다.하나금융그룹도 10억원의 성금을 전달하고 의약품, 위생용품, 간편식을 포함한 행복상자 1111개를 지원했다. 하나은행은 개인 최대 5000만원, 중소·중견기업 및 개인사업자에게 최대 5억원의 긴급경영안정자금 등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 기존 여신 만기 연장, 상환 유예 등 금융 부분에서도 지원한다. 하나카드와 하나생명, 하나손해보험도 카드 결제자금 유예, 카드대출 수수료 30% 할인, 보험료 납입 유예, 보험금 우선 지급 등을 지원한다.한국산업은행도 울산, 경북, 경남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재난지역 복구를 위해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 1억원을 전달했다. 이 성금은 산불 피해 지역의 복구와 긴급구호물자 등 이재민 지원에 사용된다.두나무는 총 10억원 규모의 성금을 마련해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했다. 두나무는 이번 산불로 인한 사회적 고통과 슬픔에 공감하고 구호 활동 및 지역 사회 복구에 동참한다고 밝혔다.두나무가 대한적십자사로 전달한 성금은 ▲산불 진화 작업 도중 순직한 소방관, 공무원들을 위한 위로금 및 유가족 심리 상담 지원 ▲재해로 심리적 충격을 받은 이재민들과 소방관, 공무원들에 대한 상담 지원 ▲생계·의료·주거 등 이재민 긴급 지원 등에 활용된다.이 외에도 두나무는 지역 주민과 진화 작업에 참여한 소방관, 공무원들이 피해를 극복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중증외상환자에 대한 의료비는 물론 육체적·정신적 회복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재난·재해에 맞서 쉘터와 급식소, 구호물자, 방염 물품, 회복 차량 등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다.

2025.03.27 18:00

2분 소요
산업은행, 19조원 규모 ‘핵심산업 설비투자지원 특별자금’ 출시

은행

한국산업은행은 지난 21일 인공지능(AI)·이차전지·바이오헬스·디스플레이 산업을 영위하는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설비·R&D 투자자금 등을 지원하는 ‘핵심산업 설비투자지원 특별자금’을 출시했다고 24일 밝혔다. 대상 기업은 밸류체인 전·후방산업 및 소·부·장 기업 등을 포함한다.최근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AI·반도체산업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나날이 격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산업은행은 반도체산업에 대한 선제적인 지원을 위해 지난 1월 국고채 금리 수준의 ‘반도체 설비투자지원 특별프로그램(재정연계)’을 출시한 바 있다. 이번 특별자금을 통해 핵심산업 영위 국내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기술 격차를 유지·확대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특별자금의 2025년~2027년 자금 운용한도는 19조원으로, 2025년 운용한도는 6조원이다. ‘핵심산업 설비투자지원 특별자금’의 지원 산업분야는 총 4개로 ▲AI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디스플레이 등이다. 각 산업의 자체 시설투자 뿐 아니라 차세대 유망 원천기술에 대한 R&D, 해외 M&A를 통한 해외 원천기술 확보 등 설비투자를 폭넓게 지원한다.신용도 우수 기업에게는 은행 조달원가 수준의 최저 금리를 적용하는 등 재정연계 없이 조성된 자체재원 상품 중 가장 낮은 금리를 제공한다.한국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특별자금 출시로 국내 핵심산업의 경쟁력이 제고되고, 우리 경제가 어려움 속에서 리바운드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최저 국고채 수준의 저리대출 등을 지원하는 ‘첨단전략산업기금’이 출시되면 한국산업은행의 자체 상품과 함께 관련 업계에 보다 많은 지원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한국산업은행은 앞으로도 대한민국 신산업·금융정책 실행의 선봉장으로서 첨단전략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2025.03.24 10:02

2분 소요
밸류업 vs 돈잔치…빚더미 에너지 공기업, 줄줄이 배당에 논란

산업 일반

국내 에너지 공기업이 잇따라 배당 계획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성과를 바탕으로 배당을 늘려 주가를 부양하는 밸류업의 일환이라는 해석과 독점 기업이 요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손쉽게 번 돈으로 잔치를 한다는 지적이 함께 나온다. 한국전력공사는 한 주당 214원을 배당키로 했다고 지난 2월 28일 공시했다. 한국전력이 주주 주주 배당은 2021년 이후 4년 만이다. 배당금 총액은 1373억원 수준이다. 한국전력이 배당을 결정하게 된 배경은 호실적에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4조1315억원, 영업이익 2조4032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7.1%, 영업이익은 25.7% 늘어난 규모다. 전기요금 인상과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 영향으로 전력 조달단가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전력 판매 이익률이 개선됐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지역난방공사도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배당을 재개 소식을 알렸다. 두 회사는 기획재정부가 ‘배당협의체’를 개최한 다음 날인 2월 26일 배당을 발표했다. 가스공사는 1주당 1455원, 지역난방공사는 3879원을 배당한다고 밝혔다. 배당액 총액은 각각 1269억원, 449억원 수준이다. 공기업의 이런 배당 정책에는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재부는 지난해 상장 공기업의 경영평가를 할 때 주주가치를 높인 업체에 유리하도록 평가 기준을 변경했다. 이익 일부를 주주에게 환원해 주식 투자자에게 혜택을 늘리고 이를 통해 주가를 끌어올린다는 정책이다. 문제는 배당을 결정한 공기업의 현 상황이 절대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전력의 경우 2023년 말 기준 부채 총액이 202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8조원대 영업이익을 냈지만 200조원이 넘는 부채 탓에 내야 하는 이자만 연간 3조원에 이른다. 일수로 계산하면 하루 이자가 125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조7483억원인 것을 고려할 때 이자를 내고 나면 사실상 남는 돈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이렇게 부채가 쌓인 것은 이전 정부의 탈원전과 요금 인상 억제 정책 탓으로 해석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었지만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은 것이다. 그나마 이번 정부에서 전기 요금을 인상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는데, 한국전력은 부채 상환 대신 배당에 나선 셈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한 공기업의 이익을 배당으로 빼가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산업은행은 한국전력의 최대 주주로 지분의 32.9%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대한민국정부(18.2%)다. 정부가 산업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한전의 최대 주주는 정부라고 볼 수 있다. 정부가 한국전력 배당의 절반을 받아 간다는 뜻이다. 핵심은 정부가 한국전력의 배당과 전기요금 인상 등을 정한다는 것이다. 공기업의 배당은 기획재정부가 주도하는 배당협의체에서 결정한다. 한국전력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난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9.7% 인상한 정부가 흑자를 이유로 배당을 받아 가는 상황이다. 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의 사정도 비슷하다. 정부의 배당금 빼먹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가스공사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3% 늘어난 3조34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149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지역난방공사도 327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두 공기업 모두 ‘미수금’ 문제를 떠안고 있다는 점에서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수금은 가스공사나 지역난방공사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연료를 공급했을 경우 나중에 받을 ‘외상값’을 장부에 기록한 금액이다. 사실상 적자로 볼 수 있지만, 양 사는 회계장부에 ‘자산’으로 표기한다. 나중에 받을 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미수금의 경우 사실상 받기가 쉽지 않고, 돌려받으려면 가스 요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이익을 내야 한다는 점에서 국민 부담이 전제된다고 말한다. 가스공사의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은 2024년 사업연도 기준 약 14조원, 부채는 47조원에 달한다. 지역난방공사 역시 누적 미수금 5595억원을 기록했다. 배당 발표 직후 주가 하락하거나 제자리 걸음 이들 기업의 주가는 배당 결정 이후 오히려 하락하거나 제자리 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28일 한국전력의 주가는 전날보다 8.57%(2000원) 내린 2만1350원을 기록했다. 가스공사의 경우 2월 26일 주가가 1.71% 하락했고 다음날에는 4.83%, 28일에도 1.69% 떨어졌다. 가스공사와 같은 날 배당 계획을 발표한 지역난방공사는 26일 주가가 4.45%올랐지만 이튿날 하락 반전하며 27일 1.78%, 28일 3.22% 떨어졌다. 배당 계획 발표날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셈이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한국전력의 배당 정책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전기 요금 인상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될 수 있다”며 “1월 전력 정산 단가가 급등하며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으나 이를 감안해도 배당 매력은 여전히 높다”고 4일 밝혔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같은 날 보고서를 내고 “배당으로 줄어드는 현금 흐름을 보충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요금 인상 폭을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근 한전이 4년 만에 배당 지급을 결정한 것은 긍정적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2025.03.08 06:00

4분 소요
한국에서도 자율운항 스타트업 기지개 켠다…씨드로닉스 150억원 투자 유치 성공

스타트업

2022년 5월 45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던 인공지능(AI) 자율운항 스타트업 씨드로닉스가 이번에 1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이번 투자에는 LB인베스트먼트·KB인베스트먼트·한국산업은행 등이 참여했다. 2015년에 창업한 씨드로닉스는 실제 운항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자율운항 기술을 개발했다. CES2024 혁신상, 해양수산부 신기술 혁신 제품 인증 등을 받아 기술력도 인증받았다. 또한 정부가 주도한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사업 등에 참여할 정도로 업계에서 주목을 받는 스타트업이다. 씨드로닉스는 AI 운항 지원 모니터링 시스템(NAVISS), 기존 선박 카메라를 업그레이드하는 AI 소프트웨어(Rec-SEA) 등의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이들의 솔루션은 다양한 해양 환경에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다. 특히 선박 운항을 AI화할 수 있어 자율운항을 실현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투자 유치를 통해 씨드로닉스는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싱가포르·네덜란드 등의 해외 고객 계약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금번 시리즈 B 투자를 리드한 오성인 LB인베스트먼트 수석은 “씨드로닉스는 자동차 ADAS와 같은 시장이 선박 분야에도 존재함을 전 세계 시장에서 증명해 나가고 있다”며, “보수적인 시장에서 자력으로 해외 매출을 이끌어낸 몇 안 되는 딥테크 스타트업으로 글로벌 해운 및 방산 시장에서의 성장이 기대된다”라고 투자 배경을 밝혔다.이준석 KB인베스트먼트 투자이사는 “씨드로닉스는 자율운항 솔루션의 바로미터로서, 그들의 행보가 시장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국제 자율운항 규정에 부합하는 표준을 선도하며, 글로벌 선박 시장의 주요 기업들과 진행하고 있는 협업이 기대된다”라고 밝혔다.박별터 씨드로닉스 대표이사는 “그간 내실 있게 쌓아온 해양 환경에 특화된 AI 기술 경쟁력과 사업 성과뿐 아니라, 씨드로닉스를 통해 자율운항이라는 미래에 투자해주신 것”이라며, “책임감을 가지고 글로벌 시장에서 제 돈 주고 쓸만한 AI 솔루션을 보급해 자율운항의 미래를 앞당기는데 매진하겠다”라고 밝혔다.

2025.03.0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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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효심' 강조했던 신동주...'신격호 추모식'은 불참,  왜?

유통

롯데그룹 오너일가와 임직원들이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추모에 힘을 쏟고 있다. 다만 신 명예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추모식은 물론이고 지난 몇 년간 부친의 묘소에도 방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이 신 명예회장 생전에 효심을 매우 강조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아버지 추모식 참석 못 하는 신동주24일 재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신 명예회장 5주기 이틀 전인 지난 17일 롯데월드타워(서울 송파구 소재) 1층에서 진행된 신 명예회장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았다.신 명예회장 추모식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주관으로 진행됐다. 이번 5주기 추모식에는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과 롯데지주 실장급 임원, 각 사업군 총괄대표, 롯데건설 대표 등 주요 경영진도 함께했다. 신 명예회장을 추모하고 그의 도전 정신과 경영 철학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기 위함이다.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지금까지 진행된 신 명예회장 추모식에 단 한 번도 참석한 적이 없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참석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평가한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은 2014년 본격화했다. 그해 12월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그룹의 주요 임원직에서 해임되면서다. 이듬해(2015년) 1월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도 해임됐다. 반대로 신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신 전 부회장의 동생인 신 회장은 승승장구했다. 2015년 L투자회사 12곳의 대표로 취임했으며, 같은 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로 선임됐다.이후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쟁탈을 위한 표대결에 나섰다. 그렇게 수차례 진행된 주총에서 미소지은 것은 신 회장이다. 롯데그룹의 오너가 경영권 분쟁은 신 회장 승리로 막을 내렸다.이처럼 오너가 경영권 분쟁으로 가족에서 완벽한 남이 된 사례는 여럿 존재한다. 가장 최근에는 한진그룹의 사례가 있었다. 故 조양호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승연(개명 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장남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분쟁이다.2014년 땅콩회항 사건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조 전 부사장은 현장 복귀를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이후 자취를 감췄던 조 전 부사장은 2020년 KCGI, 반도건설 등과 3자 주주연합을 결성하며 경영권 탈환에 나섰다. 이들도 수차례 주총장의 문을 두드리며 이사 추천 등에 나섰지만 실패로 끝이 났다. 경영권 분쟁 이후 조 전 부사장은 조 명예회장의 추모식 등에 불참해 왔다. 개명까지 한 조 전 부사장의 소식은 최근 들려오지 않는다. 부친 뜻 기리는 동생과 자취 감춘 형경영권 분쟁에 따른 영향을 배제한다고 해도 최근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부친 관련 행보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신 회장은 명절과 신 명예회장 탄생일에 꾸준히 부친의 뜻을 기리며 참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신 회장은 지난해 9월 추석 연휴 기간에도 울산 선영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신 전 부회장은 2년 넘게 울산 선영 방문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정상 어려움으로 2022년 11월 이후 선영 방문을 못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도 그의 울산행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과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부친에 대한 효심을 유독 강조해 온 신 전 부회장이다. 이렇다 보니 재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일정상 어려움’을 거론하며 보여주고 있는 최근 행보(부친 선영 미방문)에 대해 “공감을 얻기 힘들어 보인다”는 말까지 나온다.최근 1심 판결이 있었던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의 변호사법 위반 재판 영향이 아니겠냐는 의견도 있다. 민 전 행장은 변호사가 아님에도 2015년 해임된 신 전 부회장의 경영 복귀를 위해 불법적인 자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은 지난 16일 진행된 1심에서 민 전 행장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198억원을 선고했다.신 전 부회장은 민 전 행장 재판 관련 핵심 증인이다. 검찰은 신 전 부회장을 법정에 출석시키기 위해 1년여 동안 해외 사법 공조까지 받으며 노력했다. 이런 노력에도 검찰은 신 전 부회장을 증인으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검찰이 신 전 부회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민 전 행장이 제기한 민사 소송 때문이다. 과거 민 전 행장은 신 전 부회장을 상대로 용역비 108억원 추가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1심에서는 민 전 행장이 부분 승소했지만, 2심에서 결과가 뒤집혔다.당시 재판부는 신 전 부회장과 민 전 행장의 계약(프로젝트 L) 내용이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봤다. 검찰은 민 전 행장이 변호사법을 위반했다고 민사 재판에서 특정한 사람이 신 전 부회장이기 때문에 검찰이 그를 핵심 증인으로 지목한 것이다.재계 한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서는 민 전 행장의 변호사법 위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면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며 “롯데를 무너뜨리기 위해 불법적인 계약을 맺기까지 했다고 신 전 부회장이 증언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라고 전했다.

2025.01.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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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수장들 한 자리에…‘2025 범금융 신년인사회’ 개최

은행

국내 금융 수장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범금융 신년인사회’가 3일 개최됐다.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업권별 협회는 이날 오후 2시 소공동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 볼룸에서 ‘2025년 범금융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이번 신년인사회에는 금융회사 대표, 정부 관계자, 국회의원, 언론인, 금융유관기관 대표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국가애도기간을 감안해 항공사고 희생자에 대한 추모 묵념으로 시작해 전체적으로 차분하게 진행됐다.참석자들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주요 기관장의 신년사를 듣고 함께 인사를 나눴다.최 권한대행은 김범석 기재부 제1차관이 대독한 신년사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국내 정치상황, 미국 신정부의 정책기조 전환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커진 모습”이라며 “어느 때보다 엄중한 상황에 대응해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우리 경제·금융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최 대행의 신년사를 대독했다.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금융위원회는 우리 금융이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시장 ‘안정’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실물 경제 회복에 주력하면서 우리 경제·금융의 신인도 유지를 위한 노력도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이창용 총재는 “새해에도 우리 앞에 놓여진 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다”며 “그렇지만 우리는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해온 저력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우리 모두 합심해 어려움을 위기를 기회로 만들면서 우리 경제는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통화정책은 전례없이 높아진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하에서 물가, 성장, 환율, 가계부채 등 정책변수 간 상충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유연하고 기민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시장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한편, 금융산업이 미래를 대비하는데 있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설명했다.

2025.01.0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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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3년간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에 100조원 규모 공급”

산업 일반

산업은행이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전략산업 분야 육성을 위해 3년간 100조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공급한다.산업은행은 26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내년도 경영목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산은은 '대한민국 리바운드 프로그램' 시행 첫해인 내년 최저 국고채 금리 수준의 반도체 설비투자지원 프로그램을 신규 출시하는 등 약 30조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공급한다.앞서 강석훈 회장은 지난 6월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헬스, 디스플레이, AI 등 첨단전략 산업에 100조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투입하는 리바운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산은은 또 최대 출자자로 참여하는 '미래에너지펀드' 1단계 사업(1조2600억원 규모)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녹색금융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산은은 비수도권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융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지역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지역 혁신펀드' 출자사업을 신규로 추진하고, 전통 제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한 사업구조 전환 전용 상품을 확대 운영한다.아울러 최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증대됨에 따라 회사채·기업어음(CP) 차환 지원 등을 포함한 41조8천억원 규모의 시장안정 프로그램의 상시 가동체계를 유지한다.그간 사각지대였던 중견기업의 사전적 기업개선을 위한 신규 프로그램 도입도 추진한다.산은은 "내년 대한민국 경제에 거대한 도전과 기회가 공존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경제의 1%를 책임지는 대표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4.12.26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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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도 제4인터넷은행 컨소시엄 참여…무얼 노리길래?

보험

보험사들이 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 설립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빠르게 진행되는 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해 보험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내달 중 금융당국에서 제4인뱅에 대한 세부 인가 기준이 발표됨에 따라 보험사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금융권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렌딧·루닛·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트래블월렛 등 핀테크 및 인공지능(AI) 스타트업과 ▲현대백화점·대교·MDM플러스 등 전통 기업과 손잡고 유뱅크(U-Bank)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4인뱅 설립을 추진 중이다.사실 현대해상의 인뱅 진출의 역사는 꽤 길다. 현대해상은 2000년 대우증권과 공동으로 인뱅(가칭 e-뱅크) 설립을 추진했다. 당시 두 회사는 금융감독원이 사이버 금융회사에 대한 인가 기준을 마련하는 대로 인뱅을 설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대우증권이 산업은행에 인수되는 등 변수가 생기면서 목표는 무너졌다.2015년에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재도전했다. 현대해상은 인터파크·SK텔레콤·웰컴저축은행 등과 함께 아이뱅크 컨소시엄을 결성했으나 예비인가를 받지 못했다. 이어 2019년에는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초기 멤버로 참여했으나 주주 구성과 사업 모델의 차별성이 없다는 이유로 최종 합류에 실패했다. DB손해보험도 더존비즈온이 주도하는 더존뱅크 컨소시엄에 지분 투자 형태로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더존비즈온은 전사적 자원 관리(ERP)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중소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해당 컨소시엄 참여를 통해 새로운 보험 상품 개발과 모바일 플랫폼에서의 보험 판매를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국내 보험은 ‘포화 상태’…미래 먹거리 노려야이처럼 보험사들이 인뱅으로 진출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금산분리 규제 틀 안에서 은행업을 간접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기회를 찾기 위해서다. 국내에서는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분리하는 규제 때문에 보험사가 은행업에 직접 진출하기 어렵다.이에 보험사들은 해외 은행 지분을 매입하거나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한화생명이 지난 5월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지분 40%를 매입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한화생명이 노부은행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인도네시아 은행업에 본격 진출한 것이다. 국내 보험사의 해외 은행업 진출은 이 사례가 처음이다. 그렇다면 인뱅을 비롯해 보험사들이 은행업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또한 무엇일까. 보험업계는 이미 포화된 시장과 판매채널 재편, 인구 감소로 인한 장기적인 저성장 기조에 직면해 있다. 실제로 2021년 말 기준 국내 생명보험 가구가입률은 81%로 사실상 포화 상태에 봉착했다.최근 보험사들이 시니어케어, 펫보험, 헬스케어 같은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기존 수익원만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험사들은 소매금융을 통해 기존 보험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뱅을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셈이다.나아가 보험사들의 인뱅 진출은 보험과 디지털 금융의 융합을 통한 고객 록인(lock-in·잠금) 효과를 꾀하고자 하는 전략도 있다. 미래 잠재 고객의 다양한 디지털 금융 니즈(수요)를 충족시킴으로써 전통 금융과의 접점을 넓히고 충성도를 높이려는 것이다.보험사, 제4인뱅 인가 심사 기준 맞춰 준비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1월 내 제4인뱅 인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사항이 밝혀지진 않았으나, 중·저신용 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공급 확대, 혁신적 금융서비스 제공 여부, 안정적 자본확충 역량이 제4인뱅 인가 심사의 핵심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도 제4인뱅 설립 추진을 위한 운신의 폭을 결정할 전망이다.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2금융권으로서 서민 금융의 도움닫기로써 역할을 해 온 노하우는 인뱅에서도 틀림없이 빛을 발할 수 있다”며 “당국에서 원하는 제4인뱅 컨소시엄 심사 기준에 부합하는 요소를 보험사들이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그는 “보험사들도 단순히 은행업에 진출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한다는 생각을 넘어서, 디지털 혁신 역량을 기반으로 보험업과 은행업 간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4.10.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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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인수 9분능선 넘었지만…‘당국 승인’ 큰 산 남았다

보험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패키지로 인수하면서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데 거의 도달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인수로 새롭게 출범하는 우리금융의 보험사는 주요 상위권 생명보험사로 한 번에 등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추가 검사와 제재 가능성이 남아 있어 최종 인수까지는 변수가 남아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8월 28일 오전 서울 중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중국 다자보험그룹 측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 지분 75.34%를 1조2840억원에, ABL생명 지분 100%를 2654억원에 각각 인수하기로 했다. 총합 인수 가액은 1조5493억원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실사 기준일인 올해 3월 말 기준 각 0.65배, 0.30배 수준이다.앞서 우리금융은 지난 5월 두 생보사 최대 주주인 다자보험 측과 본격적인 인수 협의를 진행했고, 6월에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독점적 협상 지위를 확보한 뒤 현장 실사를 벌였다. 약 2개월간 실사에서는 회계·법률 전문가들이 참여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이후 다자보험 측과 가격 등 거래 조건에 대한 협상을 거쳐 8월 28일 SPA를 성사시켰다.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메이저 생보사 자리 노린다우리금융이 속도감 있게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함께 인수한 건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약하다고 지적돼 왔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지 않았다.실제 우리금융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상반기 95.4%로 비은행 부문의 존재감이 희박하다. 우리금융은 앞서 8월 1일에는 우리투자증권을 공식 출범하며 그룹 포트폴리오에 증권사를 편입했다. 이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 때부터 공약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와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지속해서 추진한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 인수로 새 보험사를 출범하면 단숨에 생명보험업계 톱(top)5로 안착할 가능성도 크다. 동양생명은 국내 22개 생보사 가운데 수입 보험료 기준 6위로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총자산 33조3475억원, 당기순이익 1754억원을 기록했다. ABL생명은 업계 9위로 총자산 17조7069억원, 당기순이익 424억원 규모다. 두 회사의 총자산을 합치면 51조543억원으로 업계 5위인 NH농협생명의 자산규모(53조3520억원)를 턱밑까지 쫓아오게 된다.아울러 시장에서는 인수 가격도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보험업계에서는 동양·ABL생명의 패키지 인수 가격을 약 2조원 수준으로 점쳤다. 그런데 이번 인수 총액이 1조5493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예상치보다 5000억원가량 싸게 체결한 셈이다.보험사 인수에도 발목 잡는 ‘손태승 리스크’문제는 최종 관문으로 금융당국의 승인 남아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불거진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 대출 의혹 때문에 동양·ABL생명 인수가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최종 인수하기 위해서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최근 금융감독원이 현 경영진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딜 클로징(거래 종결)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번 부당 대출에 대해 우리금융이 늑장 대응을 한 것을 두고 임종룡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포함한 현직 임원들의 책임도 있다고 봤다. 이 원장은 지난 8월 25일 KBS에 출연해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며 이번 사태가 ‘현재의 문제’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만일 금융당국의 제재가 실제 일어나면, 우리금융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시기는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심사를 진행할 경우, 꼼수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서다.실제 지난 2020년 KDB생명 인수를 위해 산업은행과 SPA을 체결했던 JC파트너스는 2021년 6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지만, 심사가 9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딜 클로징에 실패했다. 결국 2022년 4월 JC파트너스가 대주주인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할 수 없게 됐다. 임종룡 회장은 지난 8월 28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기 위한 계약은 은행 위주로 편중된 그룹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8월 1일 증권사 출범에 이어 매우 중요한 그룹의 과제”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그는 “이제 계약서에 서명한 것에 불과하므로 앞으로 사업계획 수립, 금융당국 승인 등 많은 절차가 남아 있다”며 “이를 순조롭게 추진할 수 있도록 지주의 관련 부서는 최선을 다해 주길 바라고 다른 부서에서도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2024.09.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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