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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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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리브모바일, 60대 고객 위한 1만원대 ‘시니어 요금제’ 출시

은행

KB국민은행의 ‘KB Liiv M(이하 KB리브모바일)’이 60대 고객을 위한 시니어 요금제를 새롭게 출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시니어 요금제는 실질적 은퇴 시점인 60세부터 가입이 가능하며 KB국민은행 전국 영업점에서 상담 및 개통할 수 있다.이번에 출시된 요금제는 KB국민은행 영업점 전용 요금제로 ▲국민 시니어 11(기본료 월 1만1300원) ▲국민 시니어 14(기본료 월 1만4900원) 총 2종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월기본요금으로 데이터·음성·문자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최대 할인을 적용할 경우 ‘국민 시니어 11’ 요금제는 6900원, ‘국민 시니어 14’ 요금제는 1만500원에 이용 가능하며, KB금융 거래 고객은 ‘포인트리’로도 통신비 결제가 가능하다.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요금제는 은퇴를 맞이한 시니어 고객에게 합리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개발된 상품”이라며 “앞으로도 KB리브모바일만의 경쟁력 있는 상품과서비스를 지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KB리브모바일은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특화 서비스로 ▲피싱보험 ▲통신비 보장보험▲보이스피싱 예방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여 시니어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사기범죄 예방에 힘쓰고 있다. 또한 취약계층 대상 ‘나눔(복지)할인제도’ 운영을 통한 11억원 규모의 통신비 지원, 국가유공자 및 유가족 복지사업 기부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수행하고 있다.

2025.02.21 15:41

1분 소요
100만원 훌쩍 넘던 ‘AI 폰’, 갤럭시S24 FE부터 보급형 쏟아진다...가격은?

산업 일반

100만원을 훌쩍 넘기던 AI 폰이 저렴해진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라는 카테고리로 소비자에게 값비싸게 선보였다면, 이제는 보급형 제품으로 100만원 이하대의 기기가 판매된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기술력 경쟁이었다면, 하반기에는 기술력을 모두 갖춘 기업들의 가격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올해 초 AI 폰을 처음 선보인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를 115만5000원에 판매했다. S24플러스 제품은 135만3000원, 울트라 제품은 169만8400원으로 비교적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 하지만 삼성은 1년도 채 되지 않은 지난 10월 초, S24의 실속형 모델인 S24 팬에디션(FE)을 미국, 유럽 인도 등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때 판매 가격은 기본 128기가바이트(GB) 제품이 649.99달러로 약 87만원, 256GB 제품이 709.99달러인 약 94만원 수준이었다. 첫 갤럭시 보급형 AI 폰, 국내에도 출시 이 제품은 11월 1일 국내에도 첫 출시됐다. 제품의 가격은 낮아졌지만 기존 S24가 자랑하던 서클 투 서치(검색하고자 하는 화면 속 이미지를 동그라미로 그려, 바로 검색하는 기능)부터 실시간 통역, 노트 어시스트 등 주요 AI 기능은 그대로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퀄컴스냅드래곤에서 삼성 엑시노스로 바꾼 것 외에는 기기의 다른 스펙 역시 큰 차이가 없기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출시되는 S24 FE는 부품 가격 인상으로, 앞서 국내에 출시된 S23 FE 가격인 84만7000원보다 높게 책정돼 94만6000원이다. 삼성은 높은 가격의 플래그십(최상급) AI 폰 기기부터 보급형 기기까지 다양한 가격대별 제품을 내놔 세계 AI 폰 시장 점유율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지난 10월 28일(현지시간) 애플의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포함된 iOS 18.1을 배포한 애플 역시 내년 초에는 보급형 AI 폰을 출시할 전망이다. 업계는 애플 역시 아이폰 SE 형태로 기존보다 저렴한 가격의 기기를 발표하려고 준비한다고 전한다.자국 내에서 개발한 AI 들고 참전하는 中 삼성과 애플의 참전 외에도 중국 제조사들이 출시하는 가성비 AI 폰 역시 가격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사의 스마트폰은 아직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미미하지만, 기술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장기적으로 AI 폰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의 AI 폰 제조사는 대표적으로 세 곳이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웨이로부터 분사한 아너가 있다. 아너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70억개 매개변수를 지원하는 AI모델을 탑재한 AI 폰인 ‘매직6’를 선보였다. 매직6 기본 제품은 약 85만원대로 출시됐다. 물론 프리미엄형 프로 제품은 190만원을 훌쩍 넘지만 100만 이하대의 제품을 함께 판매하며 실속형 AI 폰 선택을 늘리고 있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인 오포 역시 대규모 언어 모델(LLM)인 안데스 GPT를 적용한 AI 폰 ‘파인드 X7’을 판매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AI 비서인 ‘샤오부’ 기능을 자랑하는 이 AI 폰은 약 73만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돼, 첫 공개 이후 온라인 사전예약만 100만명이 몰렸다. 마지막으로는 비보를 꼽을 수 있다. 비보는 올해 초 AI 폰을 처음 선보인 삼성보다도 더 빨리 AI 폰을 처음 소개한 기업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AI 기능인 ‘란신’을 탑재한 AI 폰 ‘X100’을 공개한 비보는 AI 기반의 챗봇 기능부터 검색, 문서 작성 도우미 기능을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였다. 현재는 프로, 울트라 등 프리미엄 제품도 판매되지만 기본 제품은 70만원대로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가전업체 샤오미도 AI 카메라 기능을 담은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비교적 적은 AI 기능을 담은 스마트폰을 판매하던 샤오미의 반격도 만만찮다. 10월 29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첫 공개한 '샤오미 15'에는 구글의 AI 제미나이를 탑재해 AI 폰 기능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제조사 내 AI 기능 개발은 계속해서 활발할 전망이다. 중국은 정책적으로 해외 AI 기술 사용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면 삼성의 경쟁사는 애플이 아닌 가성비와 기술력을 키우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 내에서 자국 스마트폰 기기가 발달하면서 삼성 스마트폰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었다. 글로벌 조사업체 스탯카운터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3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3%를 기록하며 최고점을 찍었지만, 지난해에는 1.78%까지 하락하면서 중국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한편 경쟁이 심화되는 AI 폰 시장은 폭발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AI 폰 출하량이 올해 4700만대에서 2027년 5억2200만대로, 4년 만에 10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AI 폰 비중이 오는 2025년에는 32%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4.11.01 08:00

4분 소요
스마트폰에 이어 PC도 AI 효과 ‘톡톡’…1Q 출하량 3.2% 증가

IT 일반

스마트폰에 이어 개인용 컴퓨터(PC)도 인공지능(AI) 기능 강화로 신규 수요가 창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3일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5724만2000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수치다. 이 중 랩톱(노트북)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4510만대를 기록했다. 반면 데스크톱은 121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0.4% 줄었다.PC 출하량이 증가한 건 AI 기능을 강화한 PC 신제품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주요 PC 제조사인 레노버·HP·델·에이서 등은 2023년 4분기부터 2024년 1분기 내 신제품을 출시했다. 이 PC엔 대다수 인텔이 2023년 12월 출시한 AI 프로세서 '코어 울트라'를 적용했다. 애플 역시 AI 성능을 강화한 M3를 맥북 에어 신제품에 적용하기도 했다.카날리스도 AI PC가 2024년 분기 출하량 상승의 이유로 꼽았다. 하반기 AI PC 보급이 늘면서,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AI 가속기를 담은 PC가 올해 약 5000만 대 출하된다고 예상했다. 카날리스 측은 “일부 시장에서는 거시 경제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제조사와 유통 채널에서 모두 재고 조정의 최종 단계를 거치고 있다”고 분석했다.제조 업체별 출하량 순위에선 레노버(24%)가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1373만5000대로 선두 자리를 지켰다. HP(21%)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202만9000대로 2위를 차지했다. 델 테크놀로지스(16.2%), 애플(9.4%), 에이서(6.5%) 순이다. ‘AI 기능’ 강화로 인한 신규 수요 창출 효과는 스마트폰 영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1월 갤럭시 S24 시리즈를 ‘세계 첫 AI 스마트폰’으로 내놓았다. 이후로 주요 제조사가 AI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이에 따라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3% 증가한 12억대로 예측했다. 특히 600∼799달러(약 81만∼107만 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대비 17% 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마트폰에 AI 도입과 보급형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가 시장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분석이다.실제로 AI 스마트폰으로 나온 갤럭시 S24 시리즈는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1월 28일부터 2월 17일까지 갤럭시 S24 시리즈의 출시 초기 3주 세계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 전작 대비 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2024.04.13 10:01

2분 소요
현금 없으면 카드로...'결제 기부금' 3년새 50% 늘었다

카드

최근 카드결제 기부금이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2020년 대비 카드결제 기부금이 50% 상승했다. 또한 남는 카드사 포인트로도 기부를 할 수 있는 등 기부 문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14일 KB국민카드는 최근 4년간 자사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포인트를 통한 기부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2020년부터 올해까지(매년 1~11월)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로 결제된 17개 기부처, 기부 금액 260억원, 매출건수 148만건, 이용 회원 25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KB금융그룹의 통합 포인트인 포인트리 기부 분석은 15개 기부처, 2억원, 3만6000건의 기부 데이터를 기준으로 분석했다.올해 카드 결제된 기부금은 2020년 대비 5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 건수는 같은 기간 49% 증가했다. 기부 회원 수는 35% 늘었다.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기부 시장의 덩치가 커진 셈이다.횟수 관련 수치는 더 흥미롭다. 최근 1년간 카드 기부금 결제 회원 가운데 2회 이상 기부금을 납부한 회원 비중은 75%로 나타났다. 이들은 카드로 결제된 전체 기부금의 97%를 차지했다. 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기부를 이어가는 회원 비중은 37%에 달했다. 연령대별 비중을 보면 40대가 35%로, 최근 1년간 기부를 가장 많이 한 것으로 집계됐다. 40대는 한 번 기부 시 평균 2만7000원을 기부했는데, 1인당 기부금 총액은 23만7000원으로 나타났다.다음으로는 50대가 기부를 많이 했다. 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7%로, 기부 건당 평균 기부액은 2만8000원이었다. 평균 기부금 총액은 25만1000원으로 나타났다. 50대는 평균 기부금이 가장 높았고, 1인당 기부건수(9.1건)도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60대 이상이 17%, 20대가 6%를 차지했다.카드 포인트 기부도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포인트리 기부 규모는 최근 1년 새 167% 늘었다. 전체 기부 총액은 2억원으로 크지 않지만 매년 기부 포인트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1년간 포인트리 기부금은 40대 31%, 50대 27%로 회원당 기부한 평균 포인트리는 각각 5400P, 6800P였다. 현재 KB국민카드 외에도 신한·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8개 전업카드사가 포인트를 이용한 기부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기부전용 포인트인 ‘아름인’을 만들어 사회공헌활동 브랜드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신한카드의 포인트 누적 기부액은 약 1930억원에 달한다. 롯데카드의 경우 ‘매칭기부 ing’를 실시하고 있다. 회원이 기부한 포인트만큼 롯데카드가 같은 금액을 추가 기부하는 형태다.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결제 기부는 자동이체, 소액 기부 등 편리하다는 장점이 크다”며 “정기적인 기부가 부담스럽다면 평소 사용하지 않던 카드사 포인트를 활용하면 좋다”고 말했다.

2023.12.14 17:50

2분 소요
지금 세계는 반도체 전쟁 중…한국은 패권 유지할 수 있을까?

국제 경제

2021년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과 ‘반도체 겨울’이 도래할 수 있다는 비관론이 뒤섞인 해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반도체는 수출 ‘대들보’ 역할을 했다. 2021년 11월까지 반도체 누적 수출액은 1153억 달러로 집계됐다. 1년 새 28.5% 늘었고, 역대 최대 수출액인 2018년(1267억 달러)에 근접했다.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관심과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반도체 공급망을 차지하기 위한 국가별 패권전쟁이 본격화했고 기업들은 앞다퉈 투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2022년에도 ‘반도체 강국’ 타이틀을 이어갈 수 있을까. 2022년 세계 경제가 회복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022년 세계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 경제활동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경제가 회복하면 반도체·석유화학 등 제조업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사이클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 인공지능·메타버스·자율주행 뜨면 반도체도 뜬다 인공지능(AI)·자율주행·메타버스 등 다양한 기술 서비스가 성장궤도에 오르면 반도체 수요처 역시 확대된다. 수요산업에 대한 전망이 좋아서, 반도체는 2022년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산업 전반으로 번진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2023년까지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수요는 많아지는데 생산기업들의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서다. 삼성전자, TSMC(대만 반도체 제조사) 등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가 앞다퉈 생산시설을 늘리고 있지만, 수요처가 다변화하고 반도체 주원료인 웨이퍼 품귀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품귀 현상은 2~3년 간 지속될 전망이다. 반도체 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반도체 품귀현상이 이어지면 ‘반도체 제조’의 키를 쥐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공급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게 된다. 2021년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호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왕좌’를 탈환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2021년 3분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6%로 인텔(13%)을 3%포인트 앞질렀다. 메모리반도체로 1위를 탈환한 삼성전자는 2022년 시스템반도체 1위를 향해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는 미국의 신규 파운드리 공장 투자를 확정하면서 한국(경기 용인·화성·평택)과 미국(텍사스주 오스틴·테일러)을 잇는 시스템 반도체 벨트를 구축했다. 20조원에 달하는 신규 파운드리 투자로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경제안보’로 내세우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정부 체제에서 삼성전자의 미국 내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규 파운드리 공장은 내년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양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키워 시장 1위인 TSMC 추격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1년 2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4%로 2위지만 1위 TSMC(58%)와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양사의 파운드리가 모두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TSMC 역시 120억 달러(약 14조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 ‘파운드리 확대’로 시스템반도체 속도 특히 미국 빅테크 기업과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등 고객사 확보 여부가 관건이다. 최근 애플,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과 GM, 포드 등 완성차 기업들이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면서 이들의 생산을 맡을 파운드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은 엔비디아, 퀄컴 등 반도체 설계 분야 최강자들이 군림하고 있어 팹리스사들의 수주 역시 파운드리로 몰릴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TSMC 모두 미국 신규 공장에 5㎚(나노미터·1㎚=10억분의 1m) 미만 최첨단 파운드리 라인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에 차세대 GAA(Gate-All-Around) 기반의 3㎚ 반도체 양산에 들어간다. 생산능력 확대와 초미세공정 기술력 우위를 선점해 TSMC를 따라잡는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 역시 2021년 ‘폭풍 성장’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021년 3분기 점유율은 7%로 전 분기(6.2%) 대비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전년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이 48% 늘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시장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회사 측은 2021년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앞으로도 시장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역시 메모리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파운드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10월 17년 전 매각했던 8인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키파운드리를 다시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2배로 확대하기 위해서다. 8인치 파운드리는 반도체 주원료인 웨이퍼의 크기가 200㎜라는 의미다.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8인치’에 집중하는 이유는 차량용반도체 수급난으로 8인치의 위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 대부분이 8인치 웨이퍼 기반 칩이다. 하지만 경쟁력을 잃어가던 8인치 웨이퍼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반도체 응용수요처가 다양해지면서 수요처의 요구에 따른 다품종 소량생산은 파운드리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파운드리 시장은 이미 TSMC와 삼성전자라는 절대강자들이 양분하고 있다. 이 두 기업에 비해 파운드리 역량이 부족했던 SK하이닉스는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8인치 집중’ 전략을 꺼낸 것이다. 두 기업의 캐시카우인 메모리반도체 가격 역시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2021년 10월 급격하게 하락했던 메모리반도체 D램 가격은 반등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우려보다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가격은 하락해도 수요 시장이 견조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수익성에는 타격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수요 시장 회복이 빨라지자, 증권가에서는 정보기술(IT) 공급망 차질이 완화되는 2022년 2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과 주가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비메모리와 메모리반도체는 스마트폰·서버·PC 등과 일반적으로 실적, 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2021년 하반기에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 이슈 및 세트 교체 수요 단기 종료 등의 영향으로 PC 및 모바일 판매가 부진하고, 서버업체의 보유 재고는 일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2022년 2분기부터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면 내년 메모리반도체 수요 역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반도체 자립’ 위한 국가별 패권 전쟁 본격화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21세기 석유’ 반도체를 둘러싼 국가별 패권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산업을 국가 안보차원으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중국은 2015년부터 자체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생산기업을 자국에 유치하기 위해 파격 지원을 하고 있다. 미래 산업의 필수 요소인 반도체 패권을 차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장 유치를 통해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가능해서다. 미국 하원 승인을 앞둔 ‘반도체생산촉진법(CHIPsforAmericaAct)’은 미국 내 반도체 시설투자액의 40%를 세액 공제로 돌려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 역시 반도체 공급망 자립을 ‘경제안보’로 인식하며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산업 성장에도 제동을 걸고 있다. 반도체는 미·중 공급망 경쟁의 핵심이다. 중국은 칭화유니, SMIC, 화웨이 등을 통한 ‘반도체 굴기’를 꿈꾸고 있지만 미국 정부가 ASML, 램리서치,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등 글로벌 최상위권 반도체 장비기업이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제재를 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인텔의 중국 공장 증설을 막기도 했다. 인텔이 반도체 공급 부족 심화에 따라 중국 청두 공장에서 반도체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 생산을 늘리려 했으나 미국 정부가 제동을 걸었다. 백악관은 아예 반도체 기업의 해외투자 심사를 위한 제도적 장치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반도체 내재화를 위해 나섰다. 최근 10㎚ 이하 초미세공정을 이용한 반도체 공장을 유럽 내에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EU는 인텔, TSMC 등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의 생산기지를 유치하기 위해 보조금 지원과 세제혜택을 내걸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일본 정부 역시 반도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약 6000억 엔(약 6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중 4000억 엔(약 4조원)은 TSMC의 구마모토현 신규 공장 건설에 지원하고 나머지 2000억 엔(약 2조원)은 마이크론과 키옥시아의 공장 증설을 지원할 예정이다. 반도체 시설투자가 ‘국가전’으로 번지면서 한국의 입장이 애매해졌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추가 투자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은 미국과 일본이 없으면 반도체 공급망이 무너지고, 중국을 포기하면 가장 큰 시장을 잃게 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국내에 수입된 반도체 장비 중 일본산 비중이 39.3%로 1위를 차지했으며 미국산이 21.9%로 2위를 기록했다. 2020년 국내 반도체 소재 수입 국가는 일본(38.5%)이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중국(20.5%), 미국(11.3%) 순이었다.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2020년 기준 수입량의 93.8%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 반도체를 가장 많이 사들인 국가는 중국이었다. 2020년 한국 반도체 수출액의 43.2%(약 412억 달러)는 중국이 차지했으며 홍콩은 18.3%(약 174억 달러)를 차지해 이들 중화권 국가가 한국의 반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61.5%에 달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을 벗어난 반도체 공급망 ‘리밸런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은 중국과의 연계성이 매우 높아 미국의 대중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생산공정의 대중국 의존도를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며 “핵심기술의 보안 및 보호 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공급망에 있어서 취약 분야는 미국·일본·유럽 등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하여 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2.01.08 10:00

7분 소요
대박 난 폴더블, ‘아이폰 대 갤럭시’ 마진 격차 줄일수 있을까?

IT 일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1등 기업은 삼성전자다. 수년째 출하량 기준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점유율 하락, 중국 브랜드의 추격 등 위기론은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의 제품이란 거다. 그런데 스마트폰 시장을 기업별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나누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영업이익의 75%, 매출의 40%를 차지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15%, 13%를 점유하는 데 그쳤다. ‘출하량 1등 삼성전자, 마진 1등은 애플’ 공식은 스마트폰 시장을 굳건히 지배해왔다. 삼성전자가 세계에서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팔고도 경쟁사인 애플에 매출·영업이익이 밀리는 건 애플의 고마진 정책 영향이 크다. 애플은 생산비는 적게 들이고, 팔 때는 ‘고가’ 전략을 구사해왔다. ‘배짱’ 인상 아니냐는 혹평을 들으면서도 신작 아이폰을 내놓을 때마다 고가의 가격표를 매겼다. 가장 최근 나온 ‘아이폰13 프로 맥스’ 중 가장 비싼 모델은 214만5000원에 달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고무줄 가격 정책을 폈다. 가령 지난해 4월 출시한 ‘갤럭시S20’엔 124만8500원의 출고가를 매기더니, 차기작인 ‘갤럭시S21(99만9900원)’에선 오히려 100만원 미만으로 책정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갤럭시A 시리즈 등 50만원 안팎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마진 격차가 벌어지는 또 다른 원인도 있다. 애플은 아이폰 제조를 대행업체 폭스콘에 맡겼다. 폭스콘은 원가절감과 생산관리에 강점을 보이는 회사다. 단일품종인 아이폰을 대량 생산하는 덕분에 부품 단가를 더 낮게 부를 수도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영업이익이 아이폰에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턴 분위기가 반전할 수 있다. 접었다 펴는 폴더블 스마트폰 열풍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8월 출시한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는 한국에서만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정식 출시 39일 만에 달성한 진기록이다. 전 세계 누적 판매량도 200만대를 넘겼을 거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두 제품은 모두 100만원을 훌쩍 넘는 고가의 제품이다. 갤럭시Z폴드3는 256㎇ 모델은 199만8700원, 512㎇는 209만7700원이다. 갤럭시Z플립3는 256㎇ 단일 모델로 가격이 125만4000원에 달한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흥행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의 영업이익을 끌어올렸을 공산이 크다. 이는 숫자로 드러난다. 최근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분기 최대치를 달성한 잠정실적(매출 73조, 영업이익 15조8000억원)을 발표했는데, 폴더블 스마트폰이 호실적을 뒷받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모바일(IM) 부문에서 3분기 27조원대 매출, 3조원대 후반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애플과의 마진 격차를 현격히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대중화의 신호탄을 쏘기 위해 가격을 전작보다 낮췄기 때문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엔 까다로운 기술력이 동원되는 만큼, 제조원가 자체가 높은 점도 영업이익 순위를 뒤집기엔 역부족으로 꼽히는 이유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2021.10.21 08:00

2분 소요
정부에 보조 맞추는 은행권, 탄소 제로 정책 잇달아

은행

은행들이 정부의 탄소 제로 정책에 발맞춰 다양한 상품들을 만들고 있다. 석탄발전과 관련한 대출 중단에 그치지 않고 고객들이 환경 보호에 동참할 수 있도록 금융 혜택을 주는 서비스를 내놓는 모습이다. 탄소 제로를 위한 업무협약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다음 달 15일까지 국민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리브(Liiv) 고객을 대상으로 자전거 타기 운동을 진행한다. 이번 이벤트는 서울시민들의 공공자전거 이용을 장려해 탄소 배출 저감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천 문화를 확산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됐다. 국민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리브 회원이면 누구나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특히 국민은행은 참여 고객 전원에게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따릉이 앱에서 리브 제로페이를 통해 따릉이 일일권(1시간)을 결제하면 자동 응모돼 1인당 최대 3회까지 결제금액 100%가 포인트리로 적립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리브 이용 고객의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 이번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일상생활 속 편리한 모바일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국민은행은 또 고객이 친환경 활동에도 동참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선보였다. 국민은행은 ‘KB Green Wave 1.5℃ 금융상품 패키지’를 출시, 해당 패키지는 친환경 특화상품으로 예금·신탁·카드로 구성됐다. KB 그린 웨이브 1.5℃ 정기예금은 1년제 거치식예금이다. 1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 금액을 예치할 수 있다. 이율은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연 1.0%다. 종이통장을 발행하지 않거나, KB맑은하늘적금 또는 KB맑은바다적금을 보유하고 있을 때 각각 0.15%포인트가 제공된다. 또 KB국민 그린 웨이브 1.5℃ 카드를 보유하고, 국민은행 통장에 국민카드 결제 실적이 있으며, 예금 신규 월부터 만기 전전달 말일까지 KB모바일 인증서를 최초 발급한 경우에도 각각 0.15%포인트씩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국민은행은 고객이 가입한 정기예금 한 좌당 2000만원 씩 최대 1억원을 기부금으로 조성해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사용한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는 업무용 차량을 모두 전기차 및 수소차로 바꾸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20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조용병 회장과 전 그룹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추진위원회를 열고 친환경 프로젝트인 ‘제로카본·제로퓨얼(Zero Carbon ·Zero Fuel)’을 선언했다. 이를 통해 신한금융은 오는 2030년까지 업무용 차량 총 6만2843대를 전기차 및 수소차 등 무공해차로 100%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무공해차 전환 실적은 매년 ‘ESG 보고서’를 통해 공시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0일 수소융합얼라이언스(H2KOREA)와 수소산업 확대를 목적으로 한 ‘그린뉴딜 성공적 사업추진을 위한 제휴협약서(MOU)’를 교환했다. 신한은행은 이번 MOU 교환으로 수소산업에 금융지원을 확대해 전문기업을 육성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도 지난달 22일 ‘제로&제로’를 선언했다. ‘제로&제로’ 선언을 통해 하나금융은 2050년까지 사업장의 탄소배출량과 석탄 프로젝트금융을 제로로 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ESG 금융에 2030년까지 60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25조원어치 ESG 채권을 발행하고, 25조원 상당의 ESG 여신을 지원한다. 또 10조원 규모의 ESG 펀드도 운용하기로 했다.

2021.05.31 16:08

3분 소요
[격변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5G·폴더블폰 영향 당장은 제한적

IT 일반

인프라·콘텐트·가격 등 초기 과제 산적… 애플·화웨이 악재 국내 기업에 기회 ‘중국의 약진(躍進), 양강(兩强)의 부진(不進).’ 최근 수년간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판도는 한마디로 이랬다. 여기서 양강은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인 ‘아이폰’ 시리즈로 시장을 선도한 미국의 애플, 그리고 ‘갤럭시S’ 시리즈로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 중 가장 성공적으로 입지를 다졌던 삼성전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3분기부터 지난해까지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점유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애플을 누르고 처음 세계 1위에 올랐던 2011년 당시 23.8%에서 지난해 4분기엔 18.4%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애플은 14.6%에서 17.5%로 반등했지만 1위 자리 탈환에는 여전히 실패했다.이런 판도 변화는 중국의 스마트폰 후발주자들이 매섭게 치고 올라온 것과 관련이 깊다. 중국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조 기술력을 갖춘 화웨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승부하는 샤오미와 오포·비보 등의 기업이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자국 시장을 집어삼켰다. 스마트폰 수요 급증과 기업들의 기술 발전이 맞아떨어지면서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14년 삼성전자와 애플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록한 점유율은 각각 12.8%와 10.1%. 물론 이때도 샤오미(13.3%)에 소폭 뒤처지고 화웨이(9.6%)의 맹추격이 있긴 했지만 엇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18년(3분기 기준)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 0%대로 추락 예컨대 화웨이 24.6%, 비보 21.7%, 오포 20.4%, 샤오미 13.6% 등 중국 기업 네 곳의 도합 점유율이 80%를 넘어섰다. 애플이 점유율 7.4%로 간신히 체면치레를 한 것, 삼성전자가 점유율 0%대로 위기에 처한 것과 대비됐다. 그러면서 중국 기업들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나눠 갖는 ‘파이’도 자연스레 커졌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CPR)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2억530만대로 전년 대비 무려 34%가량 급증하면서 삼성전자(2억9180만대)와 애플(2억630만대)을 턱밑까지 추격한 3위를 차지했다. 샤오미·오포·비보가 4~6위였다. 이들 기업은 이를 통해 지금껏 이상의 자금력과 브랜드 파워를 확보하고, 향후 글로벌 수요를 한층 끌어당길 원동력을 갖추게 됐다.삼성전자나 애플 입장에서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산 중저가 스마트폰의 세계 시장 무더기 공습으로 수요가 줄고 경쟁만 격화, 시장 전체가 레드오션이 되면서 성장성 자체도 그만큼 줄었다. 가뜩이나 한정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의 상당수가 중저가 스마트폰 쪽으로 급격히 넘어가고 있어서다. 실제 CPR은 지난해 글로벌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이 14억9830만대로 전년(15억5880만대) 대비 4%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했다. 연간 출하량이 이처럼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스마트폰이 세상에 처음 등장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분기 출하량의 경우 5분기 연속 감소했으며, 특히 지난해 4분기에만 약 7% 급감했다. CPR의 타룬 파탁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 등 세계 최대 규모 시장에서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과거보다 길어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더욱이 애플과 삼성전자는 그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수요층의 높아진 기대치를 좀체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평을 받아왔다. 인공지능(AI) 비서 탑재, 생체인식 기술 강화, 풀스크린 디스플레이(full screen display) 구현 등 이용자의 편의성을 끌어올리는 일부 혁신엔 성공했지만 중저가 제품의 상향 평준화 시대가 열리면서 이조차 퇴색됐다는 얘기다. 소비자 입장에선 혁신의 강도가 높지 않다면 굳이 비싼 돈을 들여가며 기존에 가진 스마트폰을 바꿀 이유가 없다. 파탁 연구원은 “화웨이 등이 가격대를 낮춘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선전하면서 프리미엄 시장 경쟁이 격화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올해를 출범 원년으로 삼을 5세대 이동통신기술 ‘5G’, 화면을 접었다 펼칠 수 있는 신개념 스마트폰 ‘폴더블(foldable)폰’에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두 신기술이 눈에 띄게 길어진, 전 세계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주기를 일거에 앞당기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개연성이 있어서다. 5G는 스마트폰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기존 대비 약 20배까지 높일 수 있고 동시 접속이 가능한 기기 숫자를 크게 늘릴 수 있는 ‘초 연결성’을 가졌다. 폴더블폰은 일반 태블릿 수준 또는 그에 준하는 대(大)화면을 필요로 함에도 휴대성 문제로 망설이던 수요를 끌어당길 수 있다. 이 두 기술은 프리미엄 제품 제조사들이 기술력을 앞세워 후발주자들을 제치고 선점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 애플, 화면 세 번 접을 수 있는 신기술 준비 실제 삼성전자는 2월 20일(미국 샌프란시스코 현지시간) 화면을 접었을 때 4.6인치, 펼쳤을 때 7.3인치 크기인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 공개로 중국 기업들에 반격을 알렸다. 이 제품은 이날 공개된 갤럭시S10 시리즈와 함께 5G도 지원한다. 최근작 대비 단연 눈에 띄는 혁신의 결과물이다. 애플 역시 가세했다. 미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매체 씨넷(CNet)은 최근 “애플이 접는 디스플레이와 관련한 특허 기술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갤럭시 폴드처럼 화면을 반으로 접는 방식으로 사용하지 않을 땐 접어서 호주머니 등에 보관할 수 있다.여기에 애플은 폴더블폰을 세 번 접을 수 있는 특허 기술도 함께 공개했다. 폴더블폰의 안쪽과 바깥쪽 모두를 접는 것이 가능해 아이폰뿐 아니라 이 회사 노트북 ‘맥북’이나 태블릿 ‘아이패드’에도 새롭게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물론 ICT 시장 전반에 걸쳐 상당한 파급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애플은 5G 분야에선 충분한 인프라가 구축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삼성전자만큼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는 “애플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비교적 늦은 내년 상반기에나 5G 지원 아이폰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처럼 5G와 폴더블폰은 무한한 잠재력을 지녔음에도 그 영향이 당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5G는 기존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이 일반 이용자들 입장에서 충분히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가운데 차별화한 콘텐트의 조기 확보가 관건이다. 폴더블폰은 기술적으로 검증이 덜 됐다는 리스크가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마저 초기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출하량 규모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았다. 올해 약 100만대로 이 회사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의 0.3% 정도에 불과하다. 200만원대에 달할 높은 가격도 부담되는 요소다. 기술 향상으로 단시일 내에 더 많은 수요가 접근 가능한 가격대까지 낮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 애플은 특허 분쟁 패소, 화웨이는 규제 강화에 애로 무엇보다 제조사들 수준이 상향 평준화한 현 시점에서 ‘삼성전자·애플만의 호재일까’라는 물음표도 남는다. 실제로 화웨이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월 25일(현지시간) 개막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9’에서 삼성전자처럼 5G 폴더블폰을 공개, 맞대응에 나선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로선 현 시점에서 호재가 될 만한 업계 동향들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임수정 CPR 연구원은 “최근 애플이 퀄컴(미국)과의 대규모 특허 분쟁에서 패소한 점, 화웨이가 5G 사업에서 보안성 논란에 직면하면서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규제 강화 대상이 되고 있는 점 등이 국내 기업들엔 기회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5G와 폴더블폰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이로 인해 파생될 새 콘텐트의 발전과 UI·UX(사용자 인터페이스·경험) 변화를 유발하면서 올해 이후 (지금까지 침체됐던) 스마트폰 시장에 다시금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019.02.23 11:58

5분 소요
[삼성이 ‘갤럭시A’ 시리즈 강화 나선 이유는] 성장성 남은 신흥시장 겨냥한 차별화 무기

산업 일반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 등 신기술 적용 … 프리미엄 스마트폰 못잖게 중요성 커져 이젠 중급 가격대 기종에도 차별화 역량을 쏟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 ‘갤럭시노트’ 시리즈뿐 아니라 50만~70만원대 중급 기종인 ‘갤럭시A’ 시리즈 강화에도 힘쓰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존 프리미엄 제품 수요와 중저가 제품 수요를 동시에 노리는 ‘투 트랙 전략’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월 1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갤럭시 시리즈 중 최초이자 세계 최초로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A8s 스마트폰을 공개하는 언팩 행사를 개최했다. 인피니티O는 갤럭시S8에서 첫 선을 보인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분석된다.왼쪽 윗부분에 전면 카메라를 위한 구멍이 뚫린 것이 특징이다. 전면이 화면으로 가득 찬 베젤리스 디자인을 구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개발자회의(SDC 2018)에서 인피니티O를 처음 선보였다. 내년 초 정식 출시가 예고된 화제작 ‘폴더블폰’ 일부를 공개한 행사였다. 그만큼 중요한 자리에서, 비중 있는 기술의 최초 적용 대상을 중급 기종으로 정하고 이를 발표한 것이다. 미국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매체 씨넷은 “삼성전자가 인피니티O를 통해 (기기 자체를 키우지 않고도) 디스플레이 확장을 이뤄낸 독창적(unique) 접근으로 강한 흥미를 느끼게 했다”며 “갤럭시 A8s의 성공적 디자인을 통해 혁신 기업 평판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호평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의 10주년 모델인 갤럭시S10에도 인피니티O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전자는 이보다 먼저 지난 9월 선보인 갤럭시A7에서도 갤럭시 시리즈 최초로 세 개의 렌즈로 된 트리플 카메라를 후면에 탑재해 관심을 모았다. 2400만 화소 메인 카메라(F1.7)와 500만 화소 심도 카메라, 초광각 800만 화소 카메라로 구성해 이용자가 좀 더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했다. 이후 10월 선보인 갤럭시A9에선 아예 렌즈를 하나 더 포함한 네 개짜리 쿼드 카메라를 후면에 탑재해 또 다시 주목 받았다. 1000만 화소 망원 카메라가 추가됐다. 광학 2배 줌을 지원해 먼 거리에서도 피사체의 세밀한 부분까지 선명히 촬영할 수 있게 해준다. 덤으로 3800밀리암페어시(mAh) 대용량 배터리를 적용했다. 배터리로 호평을 받은 프리미엄 제품 갤럭시노트9의 4000mAh 못잖다. ━ 중저가 기종인데도 해외에서 언팩 행사 물론 단순히 렌즈 숫자가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의 모든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그러나 이전까지 없던 시도로 중급 기종에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데 나섰다는 측면에서 의의를 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대내외에서 중급 기종을 대하는 분위기부터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다. ICT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A9과 A8s는 별도의 언팩 행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공개했는데 예전 같았으면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 때나 보였을 모습”이라며 “갤럭시A 시리즈의 브랜드 가치를 중시하면서 시장에서 그 위상을 높이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했다. 이젠 중급 기종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준(準) 프리미엄 성능을 탑재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얘기다. 갤럭시A9은 말레리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언팩 행사와 함께 공개된 바 있다.또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는 갤럭시A 시리즈의 외연 확장을 위해 기존 중급 기종보다 사양을 다소 낮추면서 가격대도 낮춘 제품 출시를 계속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가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의 제품을 더하면 갤럭시A 시리즈의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판매량도 늘어날 수 있다. 이런 전략은 삼성전자가 20만원대 가격에 10월 중국에서 선보인 갤럭시A6s에서 일부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6s 생산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이름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도 이용하는 ‘윈테크’라는 현지 업체에게 맡기는 제조사개발생산(ODM) 방식을 최초로 택했다. 그러면서 원가 절감과 한층 광범위한 수요 확보를 꾀했다.삼성전자가 이처럼 갤럭시A 시리즈 강화에 힘쓰는 이유는 뭘까.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뿐 아니라 최근 스마트폰 수요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스마트폰 수요가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보다 중저가 제품 위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장세가 전반적으로 둔화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그나마 성장성이 유지되고 있는 신흥시장 공략의 선봉장으로 갤럭시A 시리즈가 급부상했다는 것이다.우선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수년 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현지 기업들에 밀리면서 시장점유율이 크게 떨어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고작 0.7%. 2013년 19.7%에서 2014년 13.8%, 2015년 7.6%, 2016년 4.9%, 2017년 2.1%로 매년 급락을 거듭 중이다. 이에 반해 중국 브랜드는 3분기 기준 비보(19.9%)와 오포(19.7%), 화웨이(14.5%) 등이 점유율 80%가량을 장악하며 삼성전자를 압도했다.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프리미엄 수요도 미국의 애플(7.7%)이 가져갔다.중국 자체도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지만, 더 큰 문제는 중국에서 경쟁 중인 현지 기업들의 성장세가 글로벌 시장 경쟁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다는 데 있다. 올 3분기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3.4% 하락한 18.9%였던 반면, 화웨이는 3.9% 오른 13.4%로 맹추격을 이어갔다. 애플은 11.8% 점유율로 2분기에 이어 화웨이에 밀린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이 추세대로라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화웨이에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화웨이만이 아니다. 샤오미와 오포까지 포함하면 글로벌 점유율 톱5 중 세 자리를 중국 기업이 차지했다. ━ 인도에서도 중국 기업에 1위 자리 내줘 세 기업의 3분기 글로벌 점유율은 도합 29.8%로 전년 동기(24.2%)보다 상승세가 뚜렷했다. 내수 시장에서 다진 기반을 바탕으로 자금력과 기술력이 좋아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나날이 위세를 높이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6년간 점유율 1위였던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최근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는 샤오미로 27%, 2위가 삼성전자로 23%였다. 비보(10%)가 뒤를 이었다. 결국 삼성전자가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살아남고, 나아가 전체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들을 따돌리려면 보다 광범위한 수요 확보를 가능하게 할 갤럭시A 시리즈 강화가 필수 불가결해졌다.더욱이 애플의 잇단 글로벌 점유율 하락에서 보듯이, 프리미엄 수요는 스마트폰 시장 포화와 제품 혁신이 어려워진 상향 평준화로 더 이상 매출 신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또 단지 가격만으로는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중급 기종에서도 최대 강점인 기술력을 통한 제품 차별화에 힘쓰는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규하 연구원은 “앞으로도 삼성전자가 중급 기종에 멀티 카메라와 3차원 센싱(3D sensing), 인-디스플레이(In-Display) 지문인식 같은 최신 기술을 먼저 적용하는 스마트폰 전략을 취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8.12.2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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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의 차이나 인사이드] 대륙의 실수에서 대륙의 자랑으로

산업 일반

중국 안팎에서 시장점유율 높이며 중국 신경제의 대표 주자로 떠올라 중국 기업들의 성장세가 무섭다. 제조업은 화웨이·BOE·지리자동차가 선두 주자이고, 인터넷 기업은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 우리 일상 생활에서는 자주 접할 수 없다.중국 기업 중 우리 일상 속으로 가장 깊숙이 들어온 기업은 어디일까. 바로 샤오미다.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우리가 중국 제품에 가진 선입관을 깨서 ‘대륙의 실수’로 불렸던 기업이다. 누구나 샤오미 제품을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필자도 샤오미의 보조배터리, 미밴드(웨어러블 밴드), 미박스(셋톱박스), 블루투스 스피커를 가지고 있다. 굳이 샤오미 제품을 구입하려고 한 게 아니라 가장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사다 보니 마침 샤오미 제품이었다.우리가 우스개 소리로 샤오미를 대륙의 실수로 불렀던 건 부정적 시각으로 중국 제조업을 폄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과 5년 남짓한 기간 동안 중국 제조업이 괄목상대할 만큼 성장했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샤오미가 있다. ━ 레이쥔-둥밍주의 1700억원짜리 내기 중국에서도 샤오미는 설립 초기부터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기업이다. 지금도 회자되는 이야기가 레이쥔 샤오미 창업자와 둥밍주 거리전기 회장의 10억 위안(약 1700억원) 내기다. 2013년 12월 중국 국영 중앙방송(CCTV)에서 개최한 ‘올해의 중국 경제 인물’ 시상식에서 수상자로 선정된 레이쥔은 5년 내에 샤오미 매출액이 거리전기를 넘어선다면 둥밍주 회장이 1위안을 줄 것을 제안했다. 둥밍주 회장은 호기롭게 1위안이 아니라 10억 위안을 걸고 내기를 하자고 맞받았다.스마트폰 등 IT제품을 생산하는 샤오미가 중국의 신경제를 대표한다면,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거리전기는 중국의 전통 제조업, 즉 구경제를 상징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이들의 내기가 중국에서 큰 화제가 됐다. 2013년 당시 상황에서는 구경제를 대표하는 거리전기의 규모가 훨씬 컸다. 2013년 샤오미 매출액은 316억 위안(약 5조4000억원)에 불과한 반면, 거리전기 매출액은 1200억 위안(약 20조원)에 달했다.지난해 10월 레이쥔 회장은 매출액 1000억 위안(약 17조원)을 앞당겨 달성했다고 공개했지만, 거리전기와 비교하면 아직 역부족이다. 거리전기는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이 1120억 위안(약 19조원)이었고 한 해 매출은 1500억 위안(약 25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매출액도 거리전기가 샤오미보다 많을 가능성이 크다.시가총액을 따져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샤오미는 올해 말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는데, 현재 기업가치는 대략 680억 달러, 상장 후에는 시가총액이 854억~1351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적어도 1000억 달러는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와 달리 4월 2일 종가 기준, 거리전기의 시가총액은 약 2770억 위안(약 47조원)에 불과하다.지난 5년 동안 샤오미가 걸어온 길도 평탄치 만은 않았다. 2013년 샤오미는 폭발적인 성장을 시작했고 여세를 몰아 2014년 중국에서 삼성을 제치고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샤오미는 10억 달러를 조달하면서 기업 가치를 460억 달러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샤오미는 오포·비보등 다른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고 시장점유율도 하락 추세에 접어든다. 2015년 샤오미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으나 2016년에는 출하량이 36%나 줄면서 중국에서 5위로 수직 낙하했다.많은 사람이 샤오미의 추락을 점쳤으나, 예상과 달리 샤오미는 빠르게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2017년부터 샤오미는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기 시작했으며 4분기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2810만대를 출하하며 4위를 차지했다. 특히 같은 기간 애플·삼성·화웨이 등 상위 업체의 출하량은 모두 감소했으나 샤오미는 출하량이 96.9%나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뚜렷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전체가 6.3%나 줄어드는 동안 올린 성과라 더 값지다.샤오미의 부활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건 인도 등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과 자체 생태계 구축이다. 샤오미는 이미 70여 개국에 진출했고 16개국에서 시장점유율 5위 안에 들었는데, 특히 인도와 동남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레이쥔 회장은 지난해에만 인도에 세 번, 인도네시아에 두 번 방문했다. 샤오미는 인도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활용하고 여성을 위한 공익사업을 진행하는 등 차별화된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인도에 3개의 생산법인을 설립해서 현지에서 스마트폰과 보조배터리를 생산하는 등 토착화 전략도 적극 펼치고 있다.샤오미와 삼성의 악연도 눈에 띈다. 중국에서 삼성을 제치고 1위를 빼앗은 샤오미가 인도에서도 삼성을 앞질렀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가 점유율 25%로 삼성전자(23%)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삼성이 6년 동안 1위를 수성해왔던 인도시장에서 샤오미에게 추월당한 것이다.샤오미의 생태계 구축도 중요하다. 2013년 말 샤오미는 생태계 구축전략을 추진하면서 향후 5년 동안 100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해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2017년 말 기준, 샤오미 생태계에 참가한 기업은 99개, 연 매출액은 200억 위안(약 3조4000억원)을 돌파했다. 2016년 대비 100% 증가한 수치다. 샤오미는 모든 제품을 직접 제조하지 않고 지분을 투자한 기업이 제조하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샤오미 생태계 기업 중 상장기업도 나왔다. 미밴드를 제조하는 화미는 지난 2월 미국주식예탁증서(ADS)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11달러에 1000만주를 발행해서 1억1000만 달러를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이 외에도 샤오미는 한때 발목을 잡았던 특허분쟁을 의식한 듯, 특허취득에도 열심이다. 세계에 걸친 특허 출원 수가 2만4000건이 넘으며 이미 취득한 특허 수도 5920건에 달한다. 마케팅 전략도 온라인에만 의존하던 전략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수정했다. 오프라인 유통매장인 샤오미즈자(小米之家)도 200개가 넘는다. ━ 100개 스타트업에 투자해 샤오미 생태계 구축 레이쥔 회장은 워커홀릭으로 유명하다. 국내외 출장이 없을 때면 보통 오전 10시에 출근해 밤 12시가 돼야 퇴근한다고 한다. 샤오미의 다른 임원들도 꼼짝없이 레이쥔처럼 회사 일에 모든 걸 바칠 수밖에 없다. 더구나 화웨이·오포 등 다른 중국 기업에 비해 연봉도 적다고 한다.하지만 레이쥔 회장은 창업 초기에 후하게 지분을 배분했다. 샤오미가 상장되면 초기 멤버 100명까지는 억 위안(약 170억원) 단위, 1000명까지는 1000만 위안(약 17억원) 단위의 자산을 갖출 거라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노력에 대한 확실한 보상, 샤오미를 성공으로 이끈 비결 중 하나다.※ 김재현 zorba00@gmail.com - 머니투데이 이코노미스트다. 고려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베이징대에서 MBA를, 상하이교통대에서 금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저서로는 (공저) 등이 있다.

2018.04.0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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