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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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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지는 美·中 갈등 2차전, 韓이 취해야 할 전략은 [이코노 인터뷰]

국제 이슈

‘이렇게 까지 아플 줄 몰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가 출범한 뒤, 중국 내부에서 떠돌던 말이다. 미국의 거센 압박에 당시 중국은 쉽사리 적응하지 못했다. 아픔을 느낄 여유조차 없었다. ‘이렇게 계속 때릴 줄 몰랐다’는 하소연이 끊이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마지막까지 중국 내부에서는 ‘우리가 이렇게 약할 줄 몰랐다’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박한진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외교통상학부 초빙교수(중국경제관측연구소 소장)의 전언이다.박 교수는 전 코트라(KOTRA) 중국지역본부장을 지낼 만큼, 중국통으로 평가 받는다. 그가 보는 중국은 전과 다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중국 정부도 나름의 전략을 바탕으로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는게 그의 진단이다. 또 깊어지는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이 적절한 대응책을 펼쳐 상황을 타개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양날의 검, ‘아메리카 퍼스트’먼저 박 교수는 트럼프의 강경한 대중국 정책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당 정책에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무역 압박은 중국 경제와 수출 환경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면서도,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이 되려 중국의 기술 자립을 가속화 할 수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박 교수는 “트럼프의 강경한 대중국 정책은 양날의 검이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며 “무역 압박은 가뜩이나 불안한 중국 경제와 수출 환경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하이테크 분야 제재 확대는 중국의 핵심 산업정책을 뒤흔들 수 있고 대만 문제를 고강도 압박 카드로 사용한다면 군사적 긴장이 팽팽하게 고조된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중국에 기회 요인이란 측면도 있다”며 “보호무역 정책은 오히려 중국의 기술 자립을 가속할 것이며, 일방주의적 접근은 미국의 동맹국 관계를 악화시켜 중국의 외교적 공간을 넓혀줄 수 있다. 또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장기적으로 중국의 상대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미국이 중국에 대한 앞박 수위를 높이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여러 요인들 중 핵심은 미국이 중국보다 높은 ‘경제적 우위’를 지키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을 견제하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 이점을 얻기 위해 중국에 고강도 압박을 가한다는 것이다.그는 “미국의 대중국 압박 정책은 중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과 기술 발전에 맞서 미국의 경제적 우위를 지키려는 의도가 가장 크다”며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성장을 억제해 미국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려는 속내도 있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함으로써 국제 질서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지키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다만, 중국에 대한 견제 정책이 마냥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박 교수는 “견제 정책이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특히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과 경제 성장 둔화, 혁신 역량 저하 등이 우려된다. 중국의 보복 관세는 미국의 수출 감소와 글로벌 공급망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美·中 힘겨루기에 남겨진 韓미국의 대중국 압박이 한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이에 박 교수는 미중 리스크를 대응하기 위해 기술 경쟁력 확보 뿐만 아니라, 수출 시장 다변화도 고려해야 할 시점이 찾아왔다고 조언했다.박 교수는 “최근 미국의 대중국 압박은 한국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며 “한국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여전히 높기 때문인데,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전체 수출의 19.5%를 차지했다. 그 중 78%가 중간재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은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최근 무역 갈등과 관세 정책 변화로 인해 이러한 무역 구조에 변화가 생기면 한국이 타격을 받게 되는 구조”라며 “한국은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해 기술 경쟁력 강화, 수출 시장 다변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적극 나서야 한다. 중국은 한국과의 관계 개선과 협력을 통해 다각도의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조언했다.박 교수는 중국이 한국을 활용하듯, 한국도 중국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는 크게 ▲전략적 협력 ▲균형 잡힌 외교 ▲ 실용주의 접근 ▲소프트파워 활용 등 4가지가 있다고 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그는 “거대 중국 시장을 활용해 한국 기업의 진출 기회를 모색하고,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며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활용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중국의 건설적 참여를 유도해야한다”며 전략적 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당부했다.이어 “미·중 경쟁 구도에서 보다 정교한 접근이 요구된다”며 “한·중·일 FTA와 RCEP 등 지역 경제 협력 체제를 활용해 중국과의 관계를 양자 구도에서 벗어나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국익 중심의 실용주의 접근을 바탕으로 중국에 대한 과도한 경제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끝으로 그는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K팝,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를 통해 중국 내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제고하고, 학술 및 청년 교류 등을 통해 양국 간 상호 이해를 증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 전략을 가능한 범위에서 단계별로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4.14 10:00

4분 소요
“가격 경쟁? 불가능에 가까워”...판 흔들고, 주도하는 ‘BYD’

자동차

비야디(BYD)가 전기차 시장에 긴장을 불어넣는다. 정체돼 있던 시장의 메기가 된 것이다. 그간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은 조연에 가까웠다. 이제는 다르다. 판을 흔들고, 주도하는 ‘메기’가 됐다. 업계는 BYD의 성공에 대해 단순히 운과 정부 보조금 덕이 아니라고 평가한다. 성공 배경에는 몇 가지 핵심 요인들이 지목됐는데, 이를 바탕으로 BYD는 전체 매출에서 테슬라를 앞질러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꿰찼다. 숫자로 보는 BYDBYD는 지난해 총 427만대의 신차를 팔았다. 이는 전년 대비 41.26%(약 124만대) 증가한 수치다. 판매량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PHEV) 약 249만대 ▲순수 전기차(BEV) 약 176만대 ▲상용차 약 2만대 등이다. 전기차에 ‘올인’한 테슬라는 지난해 총 179만대의 신차를 판매했다. 단순히 BEV 판매량만 놓고 보면, 테슬라가 앞선다. 약 3만대를 더 많이 팔았기 때문이다. 다만. BEV와 PHEV를 모두 포함한 신에너지차(NEV)로 범주를 넓힐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 신에너지차를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BYD는 테슬라를 압도한다. 총 판매량이 248만대나 앞서기 때문이다.매출도 BYD가 높다. BYD는 지난해 회계연도에서 처음으로 테슬라의 매출을 초과했다. 전기차 시장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셈이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BYD는 총 7771억 위안(약 157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9% 성장을 이뤄냈다. BYD의 매출은 시장 예상치인 7660억 위안(1070억달러)을 상회하며, 업계 최초로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같은 기간 테슬라의 매출은 977억 달러로 집계됐다. 테슬라의 연간 매출이 처음으로 1.1% 감소하고, 동시에 전 세계 매출 1위 자리를 BYD에 뺏긴 순간이다. 이 때문에 BYD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단순 판매량을 넘어 매출 기준에서도 선두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BYD가 자동차 부문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BYD, 만만한 상대일까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BYD가 전기차 시장에서 새로운 규칙을 써내려 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테슬라는 북미와 유럽 시장 중심으로 성장해왔지만, BYD는 중국 내수는 물론 동남아,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는 전기차 시장이 고급·프리미엄 중심에서 대중형·보급형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테슬라가 오롯이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는 동안, BYD는 전혀 다른 전략을 활용했다. 공격적인 가격과 하이브리드와 BEV를 아우르는 모델 전략이 대표적이다. 또 중국 내 막강한 점유율, 기술 혁신 등을 통해 빠르게 판을 뒤집고 있다. 이 과정에서 든든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덤이다.먼저 BYD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 다양성이다. 배터리부터 반도체까지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하는 수직통합 구조 덕분에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가격대의 모델을 선보일 수 있었다. 테슬라가 주력하는 프리미엄 시장과 달리, BYD는 보급형부터 고급형까지 풀라인업을 구성해 소비자 저변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다음은 BYD의 ‘틈새 전략’이다. BYD는 BEV뿐만 아니라 PHEV 시장에서도 확고한 지위를 확보했다. 전기차 인프라가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지역에서는 여전히 하이브리드 수요가 높은 상황인데, BYD는 이 틈새를 정확히 파고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BEV를 주저하는 소비자들도 ‘전기차 생태계’로 유입시키는 데 일조했다.중국 시장 점유율도 견고하다. 지난해 기준 중국 NEV 시장에서 BYD는 32%의 점유율로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다. 반면 테슬라는 고작 6.1%에 그쳤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다. 이 때문에 이곳에서의 우위는 곧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의미한다.BYD는 인도, 브라질,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 공략에서도 테슬라보다 한발 앞서 있다. 인도에서는 이미 SUV 모델인 Atto 3를 2022년부터 판매 중이며, 현지 생산 공장까지 설립을 추진 중이다. 반면 테슬라는 인도 정부와의 고율 관세 협상 등으로 진출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으로 통한다. 이 때문에 인도 시장은 중요한 격전지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다만, 테슬라는 인도라는 신시장 개척에서도 BYD에 밀리는 상황이다.BYD는 단순히 가격과 물량만이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빠른 진보를 이루고 있다. 최근 공개한 1000kW 초고속 충전 기술은 5분 만에 약 400km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을 정도인데, 이는 테슬라의 슈퍼차저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이밖에도 BYD는 대부분의 차량에 고급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인 ‘갓즈 아이’(God’s Eye)를 기본 탑재해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반면 테슬라의 FSD(Full Self Driving)는 여전히 월 99달러 구독 모델로 제공된다. 이마저도 중국에서는 규제 장벽에 직면해 있다. 새로운 강자가, 전통 강호를 조금씩 밀어내고 있는 상황 속에서, 국내 전문가들은 BYD의 성장세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 특히 BYD가 가진 여러 경쟁력을 미뤄봤을 때, 위기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 공통된 설명이다.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BYD의 힘은 규모의 경제에서 오는 가격 경쟁력에서 나온다”며 “국내 자동차 업계가 BYD의 가격을 따라잡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이어 “전기차든 하이브리드든, 지금 전 세계에서 제일 큰 업체는 BYD인데, 국내 자동차 산업이 BYD의 가성비를 따라갈 수 있느냐가 더 본질적인 물음”이라며 “결국엔 정부가 보조금을 더 주면서 자국 브랜드를 보호하고, 동시에 수입차는 견제하는 전략을 쓸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박한진 한국외대 중국외교통상학부 초빙교수는 "BYD의 한국 진출 전략도 눈여겨보면서 대응해야 한다. 비야디는 공격적인 유통망 구축, 단계적 제품 출시, 경쟁력 있는 가격 책정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고 경고했다. 이어 "특히 유통망 확대와 경쟁력 있는 가격 책정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노력이 두드러진다. 이는 단순한 시장 확대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2025.04.04 10:00

4분 소요
“삼성, 中 연 매출만 64조원”...이재용, ‘가전→전장’ 공략으로 새 中드라이브

산업 일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첫 해외 출장으로 중국을 다녀왔다. 이 회장은 중국 샤오미·BYD 경영진을 만난 데 이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제공상계 대표 회견’에 참석해 시진핑 국가주석과도 면담을 진행하고 귀국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중국 관세 압박이 커지는 등 미중 간의 견제 분위기가 뜨거운 가운데 이 회장의 이번 행보는 무엇을 의미할까. 가장 첫 의미는 ‘삼성은 중국 매출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삼성에게 중국은 미국만큼 중요한 시장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지역별 매출을 살펴보면 중국 매출은 65조원을 기록햇다. 2023년 42조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년만에 매출이 54%가 껑충 뛴 것이다. 삼성 전체 매출에서는 31%를 차지할 만큼 중국은 삼성에게 핵심적인 시장인 셈이다. 처음으로 미주 시장 매출을 뛰어넘기도 했다. 지난해 삼성의 미주 매출은 61조원으로 중국 매출보다 4조원 가량이 낮았다. 전체 매출의 30% 차지하는 中 수출액 지난해 삼성 국내 매출이 20조원, 아시아 및 아프리카 매출이 33조원인 것을 고려하면 중국 매출은 국내 매출의 3배, 아시아와 아프리카 매출의 2배인 셈이다. 이 회장은 회사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주요 국가를 무시할 수 없었을 것으로 판분석된다. 또 두 번째로는 ‘중국 당국의 호의적 상황을 활용’하고자 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중국은 정치적으로 공산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시진핑 주석의 입장과 방향성이 기업활동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데, 현재 시진핑 주석의 적극적인 대외 태세를 삼성 역시 이용하고자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28일 이 회장을 비롯해 글로벌CEO 3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시 주석은 시 주석은 "중국은 이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외국 기업인들에게 이상적이고 안전하며 유망한 투자처"라며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외자 기업들에 법에 따라 동등한 참여를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서 "중국은 개혁개방을 진전시키고자 확고하게 전념하고 있다. 개방의 문은 더 넓게 열릴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는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전장 사업에서의 중국 협력 움직임’을 읽을 수 있다. 이 회장은 이번 중국 출장 길에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핵심 사업 수장과 함께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전기차와 전장 시장에 꼭 필요한 부품들로, 삼성전자는 중국의 전기차 기업들과 손을 잡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출 확대를 꾀하는 것이다. 중국 내수는 물론 유럽, 아시아 시장으로 확대하는 중국 기업들과 협력해 미주 외의 모든 지역 매출을 중국과 협심해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은 보통 거래를 위한 미팅을 할 때, 관련 임원들이 배석하게 한다”며 이번 중국 미팅에서 구체적인 삼성과의 거래 내용이 오갔었음을 예상했다. 급성장하는 中전기차에 합세하는 전략 중국 전기차의 광폭 행보를 위기로 여기는 것이 아닌 삼성의 새 기회로 만드는 셈이다. 실제 중국 전기차 시장은 매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48.3%가 증가하며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여기에 중국 정부가 내수 진작을 목표로 ‘이구환신(以舊換新·중고 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환 시 지원)’ 정책을 펼치는 것 역시 호재로 작용한다. 새 전기차 또는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국민에게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중국은 이 정책으로 국민 지원비 3000억 위안(약 60조원)을 배정했다. 지난해 1500억 위안에서 2배 늘어난 수치다. 그만큼 중국 전기차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삼성의 중국 공략 전략은 과거 가전에서 전장부품사업 중심으로 바뀌게 됐다. 삼성은 2021년 DX부문에 중국사업혁신팀을 신설해, 가전 부문쪽에서 중국 특화 전략을 세우기 바빴다. 하지만 성적표는 저조했다. TV와 스마트폰 등 완제품으로 중국 매출을 기대했지만, 비교적 저렴한 중국 브랜드 제품에 밀려 매출이 매해 떨어졌다. 특히 스마트폰 경우, 중국 내 삼성 점유율은 0~1%를 기록하며 시장에서 밀려난지 오래다. 현재 DX부문 중국사업혁신팀은 해체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제는 가전이 아닌, 반도체와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부품 수출을 통해 중국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번 이 회장의 샤오미·BYD 경영진 만남은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매출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한진 한국외대 국제지역전략학과 초빙교수는 “국내 기업들은 여태까지 중국의 성장성, 기술 혁신성에 반신반의해왔다”며 “하지만 숫자로 보여주는 시장 점유율을 비롯해 올해 딥시크의 등장 등 중국 기업들의 강력한 실체가 하나둘씩 드러나고 입증되면서 국내 대기업들도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박 교수는 “과거부터 중국과 협력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완전히 새로운 링크(연결), 뉴링키지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며 “한중 간의 무역 불판을 새로 갈고 새 판을 시작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2025.04.04 07:00

4분 소요
정부가 내민 실손의료보험 개혁 방안...

의료

정부가 의료 비용을 줄이기 위해 수술대에 올린 실손의료보험 개혁 방안이 관리 급여 신설과 비급여 관리 방안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초기 상품인 1, 2세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를 새로운 5세대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도록 강제하는 시도는 위법이라는 의견도 나왔다.이봉근 한양의대 정형외과 교수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부의 비급여 관리 및 실손보험 개혁 방안,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경증 질환과 중증 질환을 나누는 기준이 모호해 정부의 실손의료보험 개혁 방안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현재 정부는 경증 질환을 앓는 환자가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때 더 큰 비중을 부담하도록 한 5세대 실손의료보험을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실손의료보험의 대상인 비급여 진료가 중증인지를 판별해, 중증이 아닐 경우 보장하지 않는 방식이다.이에 따라 중증 질환이 아닌 경우 실손의료보험 보장 한도는 5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줄어든다. 환자가 비급여 진료를 받고 부담해야 할 의료비용은 30%에서 50%로 높아진다. 중증이 아닌 환자가 병원에 간 뒤 실손의료보험 혜택을 받는다면, 기존보다 더 큰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다.이 교수는 "실손의료보험에서 경증과 중증 질환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절반 정도로, 경증 질환이 빠지면 실손의료보험을 통한 의료 비용 절반이 날아간다"라며 "이는 의료 비용 자체를 줄이려는 시도지, 환자를 위한 실손의료보험 개혁 방향이 아니"라고 강조했다.이 교수는 질환을 경증, 중증으로 나누는 기준도 모호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통상 경증 질환은 1, 2차 병원에서, 중증 질환은 3차 병원에서 다뤄지는 질환을 말한다"라며 "병원이 기준이기 때문에 치매나 백내장의 경우 경증질환으로 다뤄진다"라고 지적했다.이어 "의료개혁을 추진하려면 경증, 중증 질환 분류부터 정성스럽게 처리돼야 한다는 뜻"이라며 "정부가 이런 문제는 적합질환자를 찾아내 해결하겠다지만, 이는 실손의료보험 개혁 방안을 실행하고 향후 문제가 생기면 고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장성환 법무법인 담헌 대표변호사는 이날 '실손의료보험 개혁의 위법성'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실손의료보험은 가입자와 보험사의 합의를 통해서 보험 전환 또는 재매입이 가능하다"라며 "이를 별다른 보상 없이 강제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고, 위법의 가능성도 크다"라고 말했다.이어 "1, 2세대 실손의료보험과 관련한 문제에서 종종 보험사의 손해율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사실상 그동안 막대한 가입자를 유치해 이미 유무형의 이익을 얻었다"라며 "개혁 방안을 추진하려면 기존의 가입자가 이를 통해 치료받을 기대권, 건강권, 행복추구권 등이 보장돼야 한다"라고 했다.과잉 의료와 보험 사기를 명백히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인석 대한병원협회 보험이사는 이날 토론자로 참석해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이 높은 이유는 계약 당시 보험 지급 기준의 지정과 평가 등이 적절하지 못한 탓"이라며 "이를 강화하는 것이 과잉 의료를 막는 방법이지, 기존의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를 새로운 보험으로 갈아타게 만드는 일은 해법이 아니"라고 꼬집었다.한진 법무법인 세승 변호사는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등이 대표적인 비급여 진료 항목인데, 이미 법원에서는 보험 사기에 가까운 사례는 보험사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라면서도 "보험사기에 가까운 몇몇 사례를 기준으로 보험사에 유리하거나, 또는 객관적이지 않은 기준을 마련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이와 관련해 전현욱 금융감독원 보험상품제도팀장은 "실손의료보험을 손보려는 이유는 1, 2세대 보험의 경우 보험료가 지속해서 높아지는 구조라 은퇴 이후 수십만원의 보험료를 내야 하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며 "국민 경제 관점에서 전체 보험료를 줄여 가입자가 적정한 보험료를 내고, 중요한 영역을 보장받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2025.03.13 17:56

3분 소요
새롭게 바뀔 대한항공 유니폼...‘객실 승무원’에게 직접 물어보니

항공

모든 항공 승무원은 유니폼을 입는다. 유니폼은 항공사의 브랜드 이미지와 직결된다. 여러 항공사가 ‘유니폼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다. 항공사의 유니폼은 고유 브랜드 색을 반영하는 게 일반적인데, 현재 대한항공 유니폼의 경우 하늘색과 베이지색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하늘을 품어온 이 유니폼은 이제 곧 바뀔 전망이다.1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2027년 대한항공의 신규 유니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2027년은 아시아나항공과의 완전 통합이 완료돼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하는 시점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새롭게 태어나는 만큼, 소속 승무원들도 새로운 유니폼과 함께 고객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대한항공의 유니폼은 1969년 ‘1기 유니폼’을 시작으로 수 차례 변화를 맞이해 왔다. 현재 대한항공의 유니폼 디자인은 11기다. 대표색은 하늘색과 베이지색이다. 11기 유니폼은 이탈리아 디자이너 ‘지안프랑코 페레’가 맡았는데, 이탈리아 3대 디자이너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의 현재 유니폼은 한 때 ‘명품 유니폼’으로 불리기도 했다.심혈을 기울인 만큼, 호평도 자자하다. 대한항공의 유니폼은 ‘미적’으로 아주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는 ‘유니폼이 가장 아름다운 항공사’ 목록 중 대한항공을 8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이 승무원의 유니폼이라는 매개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린 셈이다.대한항공은 이제 새 옷을 준비 중이다. 2027년에 공개될 유니폼은 창립 이후 12번째 유니폼이다. 이 때문에 새로운 유니폼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크다. 객실 승무원들 사이에서도 새로운 대한항공의 유니폼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올 정도라고 한다. 초기 단계임과 동시에 보안이 철저한 탓에, 구체적인 색상은 아직 밝혀진 바 없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차 초안을 보지 못했다고 말할 정도다. 대한항공 관계자 역시 ‘현재로서 유니폼이 어떻게 바뀌는지 알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모두의 궁금증이 커지는 이유가 여기서 나온다. 대한항공을 진두지휘하는 조 회장 조차 미처 보지 못한 유니폼이기 때문이다.유니폼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가는 만큼, 희망 사항도 존재한다. 이 희망 사항은 새롭게 탄생할 유니폼을 입고 승객을 맞이할 객실 승무원들의 바람이다.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들이 새 유니폼에 적용되길 바라는 색상은, 다름 아닌 ‘감색’(짙은 남색)이었다. 이 같은 색상을 원하는 이유는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대한항공 소속 승무원 A씨는 “새롭게 바뀔 유니폼에 대해 승무원들 사이에서도 여러 이야기가 나오지만, 워낙 보안이 철저한 탓에 그 누구도 유니폼 색상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다만, 승무원들 사이에서 새 유니폼에 감색이 적용됐으면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왜 여러 색상 중 감색이냐는 질문에 A씨는 “현재 대한항공의 유니폼도 아름답지만, 승객을 응대할 때 와인이 튀거나, 음식물이 튀는 등 오염되는 경우가 빈번했다”며 “다만 남색의 경우 이물질이 튀어도 크게 티가 나지 않아 승무원들 입장에서는 이 같은 불편을 해소하고, 승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 소속 승무원 B씨는 “유니폼은 스판이 들어간 어두운톤이길 바란다"며 “특히 유니폼 위에 자수로 더해지는 윙 디자인이 잘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B씨는 "가급적이면 발이 편한 운동화도 도입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바뀌는 유니폼, 운동화 도입은대한항공의 신규 유니폼 도입 소식과 함께 ‘운동화’ 도입 여부도 함께 떠오른다. 유니폼 디자인 변화를 넘어 승무원들이 조금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기능성 운동화’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유니폼과 함께 착용하는 구두가 승무원의 건강을 해친다는게 그 이유다.실제 비행 중인 기내는 지상보다 공기 압력과 습도가 낮아진다. 이 때문에 혈액순환이 저하되는데, 꽉 끼는 구두를 신을 경우 혈액 순환은 더욱 악화 된다. 승무원들의 다리가 자주 붓는 이유 중 하나다. 또, 딱딱한 구두 밑창은 발바닥 피로를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에 따르면 객실 승무원은 기내에서 하루 평균 1만5000보 이상을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서 일하는 시간이 14시간 이상으로 파악됐다. 구두가 아닌, 운동화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객실 승무원을 위한 운동화를 선보인 항공사도 있다. 충북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항공이 그 주인공이다. 에어로케이항공은 지난 2022년 항공업계 최초로 승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운동화를 도입한 바 있다.항공업계 관계자는 “운동화 도입에 대해 업계에서도 찬성과 반대가 갈리는 상황”이라며 “물론 실용적이고 편한 운동화가 도입이 되면 좋겠지만, 일반적으로 유니폼의 경우 정장을 기반으로하기에 단순히 운동화를 도입하기란 쉽지 않다. 또 유니폼과 운동화와 얼마나 조화롭게 어울리는지 등 고려해야할 부분이 많다”이라고 말했다.

2025.03.1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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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회장 “태극 문양 포기 없어...새로운 CI, ‘구심점’ 역할 기대”

항공

대한항공이 새로운 기업 이미지(CI)를 공개한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이번 개편의 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조 회장은 11일 서울 강서구 본사 격납고에서 열린 ‘라이징 나이트’ 행사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앞둔 현시점에서 CI 변경의 의미를 강조하며, 글로벌 항공사로서의 경쟁력 강화와 서비스 질 향상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먼저 조 회장은 “변화된 CI에는 대한항공의 많은 소망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안전과 고객 감동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항공사로서 미래를 향한 역동성을 더하고자 했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나로 통합되는 과정에서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조 회장은 CI 변경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CI 개편은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춰 진행된 것”이라며 “미니멀리즘과 현대적인 감각을 반영하면서도 대한항공만의 정체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특히 그는 CI 개발 과정에서 태극 문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원칙이었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해외 디자이너가 처음 제안한 시안에는 태극 문양이 빠져 있었으나, 우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항공사로서 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해 다시 디자인을 조정했다”며 “태극의 색상을 일부 변경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도 있지만, 핵심적인 태극 문양 자체는 포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대한항공은 통합 항공사로 거듭나기 위해 항공기 도색 작업을 단계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조 회장은 “항공기 도색은 부산의 격납고에서 진행되며, 대형기는 3주, 소형기는 보름 정도 소요된다”면서 “대한항공 항공기부터 먼저 도색을 시작하고, 통합 이후 아시아나항공 기체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이후 글로벌 항공사 순위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조 회장은 “현재 추정하기로는 세계 11위 수준이지만, 우리는 순위보다는 질적인 측면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안전하고, 고객과 직원들이 신뢰할 수 있는 항공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CI 개편을 발표하는 것도 중요한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통합 이후 안전에 대한 투자 계획과 관련해 조 회장은 대한항공의 정비 능력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한항공은 이미 자체 정비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며, 아시아나도 나름의 정비 체계를 갖고 있다”면서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항공기 기종이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정비를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계속해서 그는 “통합 이후 엔진 정비 시설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안전과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시스템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유니폼 변경에 대해서는 “현재 유니폼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이 좋아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기존 유니폼의 불편 사항을 반영해 보다 개선된 디자인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7년 통합 완료 시점에 맞춰 공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과정에서 저비용항공사(LCC) 부문의 구조 개편도 중요한 이슈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LCC 3개사를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은 대규모 프로젝트이며, 특히 에어부산은 부산을 거점으로 하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에어부산의 분리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2~3년 전부터 논의가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에어부산도 대한항공의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며 매각보다는 통합을 우선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통합 이후의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에 대해 조 회장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의 임금 및 복지 체계가 차이가 있지만, 합리적인 수준에서 점진적으로 조정해나갈 계획”이라며 “한쪽을 우대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직원이 한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조율하겠다”고 설명했다.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 회장은 “마일리지 통합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며, 고객이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며 “조만간 구체적인 통합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또한, 통합 항공사의 독과점 우려에 대해서는 “현재 인천공항에는 50개 이상의 외국 항공사가 취항하고 있으며,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대한항공이 한 국가에 취항하면 해당 국가 항공사도 인천공항에 취항할 수 있다”며 독과점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운임 상승이나 서비스 질 하락에 대한 우려는 기우”라며 “오히려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주력 기종에 대해서는 “현재 기종이 너무 다양해 운영이 복잡한 상황”이라며 “기재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기종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장거리 노선에서는 ▲에어버스 A350-900 및 A350-1000 ▲보잉 787-9 ▲보잉 787 기종 등을 주력으로 운용할 예정이며, 단거리 노선에서는 ▲에어버스 A321 네오 기종을 도입해 진에어 등 LCC 운영을 강화할 계획이다.마지막으로 조 회장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와의 통합을 결정하게 된 과정과 향후 포부를 밝혔다. “코로나19 초기, 인천공항에 멈춰선 항공기를 보면서 막막함을 느꼈지만, 화물 터미널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직원들을 보며 희망을 얻었다”고 회고하며,“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며 대한항공을 더욱 성장시킬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그는 “아시아나와의 통합은 단 한순간도 망설이지 않았던 결정이었다”며 “4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 마무리가 되는 만큼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이어 “앞으로도 고객이 원하는 최고의 서비스와 안전한 항공 여행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올해 10월 대한항공 창립 80주년을 맞아 더욱 의미 있는 행사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025.03.1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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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단장’ 시작한 대한항공...41년만에 태극마크·CI 변경

항공

대한항공이 41년 만에 새로운 기업 이미지(CI)를 공개하며 브랜드 정체성을 한층 강화했다. 이번 개편을 통해 대한항공의 상징인 태극마크는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됐으며, 항공기 도장(리버리)과 기내 서비스 전반에 걸쳐 변화가 이루어질 예정이다.대한항공은 11일 서울 강서구 본사 격납고에서 ‘라이징 나이트’(Rising Night) 행사를 개최하고 새롭게 디자인된 CI를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임직원과 주요 내빈, 취재진 등 1000여명 등이 참석했다.대한항공은 기존 태극마크의 핵심 요소를 유지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가미해 글로벌 트렌드에 맞춘 모던한 이미지를 완성했다. 새로운 태극마크는 절제된 표현 기법과 우아한 곡선을 활용해 역동성을 강조했으며, ‘대한항공 다크 블루(Korean Air Dark Blue)’ 단색을 적용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현했다.새 CI 적용 방식도 다양화됐다. ▲태극마크와 영문 로고 ‘KOREAN AIR’ 전체 표기 ▲태극마크와 ‘KOREAN’만 포함한 간결한 표기 ▲태극마크 단독 표기 등 세 가지 형태로 사용되며, 상황에 맞춰 활용될 예정이다.새로운 CI를 반영한 항공기 도장(리버리)도 함께 공개됐다. 기존 대한항공의 시그니처 컬러인 하늘색 계열을 유지하면서도 메탈릭 효과를 더한 특수 페인트를 적용해 한층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또한, 새로운 태극마크의 부드러운 곡선을 반영해 항공기 디자인에도 통일감을 부여했다. 새로운 항공기 도장은 기존의 ‘Korean Air’ 표기에서 ‘Air’를 제외하고 ‘KOREAN’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경됐다. 이는 글로벌 항공사들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기 위해 단어를 축약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아메리칸항공(American), 스위스항공(Swiss), 타이항공(Thai) 등의 사례와 유사하다.행사에서 공개된 보잉 787-10 항공기(등록번호 HL8515)는 새로운 CI를 적용한 첫 번째 기체로, 12일 인천~도쿄 노선에 첫 투입될 예정이다.대한항공은 전용 서체와 아이콘도 새롭게 개발해 공항, 라운지, 기내 등 고객 접점에서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대한항공은 CI 개편과 함께 고객 경험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기내식 및 서비스 아이템도 대폭 개선한다. 프리미엄 고객을 위한 신규 기내식을 선보이고, 기내 서비스 품목 역시 리뉴얼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이번 브랜드 개편은 대한항공이 글로벌 항공사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은 앞으로도 변화와 혁신을 지속하며 고객들에게 더욱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의 새로운 CI를 선포하는 자리에서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이번 CI 개편을 통해 대한항공이 세계적인 항공사로 더욱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이어 “통합 대한항공은 앞으로 마음과 마음, 세상과 세상을 연결하는 더 깊은 가치를 추구할 것”이라며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최고 수준의 안전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항공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03.1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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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게, 더 싸게”...중국風이 빚은 ‘철의 만리장성’

산업 일반

중국이 저가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과잉 생산된 제품을 대량 수출하며, 낮은 가격으로 한국기업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풍(風) 현상은 중국의 철강, 자동차 등 전통적인 주력 산업에서 뚜렷하게 볼 수 있다. 중국의 이들 산업군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높은 가격 우위를 점하고 있다.중국발 저가 철강에 고민 깊어진 韓 철강업계 중국은 세계 철강 산업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10억 510만 톤(t)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 철강 생산량의 53.4%를 생산할 만큼 압도적인 물량을 자랑한다.철강은 고정비 비중이 높은 산업 중 하나다. 특히 철강 산업은 고정비인 초기 설비 투자와 유지 비용이 높다. 다만, 생산량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단위당 고정비는 줄어든다. 중국의 규모의 경제는 여기서 힘을 발휘한다. 통상 제철소 가동 시 설비 유지와 에너지 비용, 노동비 등이 투입된다. 여기서 철강 생산량이 많아질수록 t당 부담 비용은 낮아지게 된다. 대규모 생산을 하는 중국 철강업체들이 다른 국가보다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이유다.중국의 수출 전략도 주효하다. 중국은 규모의 경제로 생산 원가를 낮춘 뒤, 수출 가격을 경쟁국 대비 낮게 설정하는 ‘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을 사용한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철강 수출 가격은 경쟁국 대비 톤당 10~20% 저렴하다. 지난해 중국의 철강 단가는 t당 755.34달러(약 110만원)로 형성됐다.이처럼 대량 생산을 기반으로 한 중국의 가격 경쟁력은 한국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과잉 생산된 철강재가 글로벌 시장으로 대거 유출되면서 한국 철강업체들의 경쟁력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중국은 경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내수 소비가 위축되면서, 자국에서 소화하지 못한 철강 제품을 대량으로 수출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중국의 총수출액은 지난 2023년 7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전년 대비 4.7% 감소했으나, 수출량은 6.2% 증가했다. 이는 중국 업체들이 가격을 대폭 낮추며 수출을 확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중국발 공세는 한국 철강업체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사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9%와 50.3% 감소했으며, 국내 철강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수출 시장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의 저가 철강재는 한국의 수출 시장뿐만 아니라 내수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024년 1~4월 기준 한국의 대중국 철강 수입량은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한국 조선·건설업계에서 중국산 철강재를 채택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의 판매량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차값까지 저렴한 中, 위기의 韓 전기차자동차도 방향을 잃었다. 중국산 전기차의 한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전기차 업체들은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는 가격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지난해 한국의 전기차 수입량 중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대비 42% 증가했다. 중국산 전기차는 평균적으로 한국산 전기차보다 20~30%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중국산 자동차 가격이 낮은 것은 철강과도 연관이 있다. 중국이 과잉 생산으로 철강 가격을 낮추면서, 이를 사용하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원가 절감 효과를 얻고 있다. 물론, 자동차 가격 형성에는 ▲반도체 ▲배터리 ▲인건비 ▲물류비 등 다양한 요소가 존재하지만 통상 자동차 1대당 약 900~1500kg의 철강이 사용되는 만큼 철강의 가격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중국승용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총 195개 모델의 가격이 인하됐다. 이는 2023년 150개 모델과 2022년 95개 모델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특히 배터리 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 등 신에너지차 모델에서 가격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BEV의 경우 69개 모델의 가격이 평균 2만 3000위안(13.5%) 인하됐고, PHEV는 29개 모델이 평균 2만 4000위안(13.7%) 줄었다.중국산 철강을 활용해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은 주로 중국 내 자동차 제조사들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제조사로는 ▲상하이자동차그룹(SAIC Motor) ▲비야디(BYD) ▲지리(Geely) ▲창안(Changan) ▲체리(Chery)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중국산 철강을 활용해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는데, 일부 모델은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전체 생산 원가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철강이 저렴하다 보니, 중국 자동차의 가격은 저렴할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저가 철강뿐만 아니라, 중국은 규모의 경제를 갖춤과 동시에 자동차 생산의 수직 계열화를 구축했기 때문에 이 같은 가격대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박한진 한국외대 중국외교통상학부 초빙 교수는 “산업 전반에 걸쳐 한국이 중국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우려는 오래 전부터 계속 제기됐다”며 “기업과 정부는 핵심 기술 투자, 인재 육성, 산업 생태계 구축, 국제 협력, 제도 개선에 자금과 정책 역량을 강화하고 특히 AI, 반도체, 통신 등 혁신 기술 R&D와 전문 인력 양성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5.02.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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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번째 LNG선’ 인도한 한화오션...세계 최초 기록 달성

산업 일반

한화오션이 세계 최초로 ‘200번째 LNG운반선’을 인도하며 조선산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한화오션은 200번째 LNG운반선 ‘레브레사’(LEBRETHAH)호를 SK해운에 성공적으로 인도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이번에 인도된 레브레사호는 카타르 에너지의 대규모 ‘노스필드 확장 프로젝트’(North Field Expansion Project)에 투입될 예정이다. 해당 선박은 국내 선사인 ▲SK해운 ▲에이치라인해운 ▲팬오션 등이 공동 운영하는 KGL(Korea Green LNG Ltd.)이 운항을 맡는다.레브레사호는 저압 이중연료추진엔진(ME-GA)과 재액화설비를 적용해 친환경성을 극대화한 선박이다. 기존 선박 대비 대기 오염물질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한화오션의 첨단 스마트십 솔루션 ‘HS4’가 적용돼 선박 운영의 효율성을 높였다.특히, 연료 절감과 운항 최적화를 위한 한화오션만의 독자 기술이 접목되면서 글로벌 해운업계의 지속가능한 친환경 선박 수요에 부합하는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한화오션의 ‘건조 속도 혁신’한화오션의 LNG운반선 건조 역사는 1995년 첫 번째 선박을 인도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2016년 100번째 LNG운반선을 성공적으로 건조하기까지 21년이 걸렸다. 하지만 기술력과 생산성 향상에 집중한 결과, 이후 단 9년 만에 추가로 100척을 건조하는 성과를 거뒀다.이는 건조 공정의 혁신적 개선과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한 덕분이다. 한화오션은 1개의 도크에서 최대 4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첨단 시스템을 도입하며 연간 최대 25척의 LNG운반선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한화오션은 LNG운반선뿐만 아니라 ▲쇄빙LNG운반선 ▲LNG-RV(재기화선) ▲LNG-FSRU(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 ▲LNG-FSU(부유식 저장 설비) ▲LNG-FPSO(부유식 액화 천연가스 생산설비) 등 LNG 관련 다양한 해양 설비를 건조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아울러 세계 최초로 쇄빙LNG운반선과 LNG-RV를 개발한 데 이어 연료 효율성을 높이는 부분재액화시스템, 고압 및 저압엔진용 완전재액화시스템 등을 최초로 상용화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이러한 기술적 우위는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친환경 선박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한화오션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LNG 수요 확대… 한화오션 성장 전망은최근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는 LNG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화석연료 정책을 전환하면서 중단됐던 LNG 프로젝트가 다시 활성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LNG운반선 발주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영국의 조선·해운 투자금융사 클락슨시큐리티스(Clarksons Securities)에 따르면, 오는 2029년까지 최대 126척의 LNG운반선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약 47조원 규모에 달하는 시장으로 평가된다.업계에서는 LNG운반선 건조 기술력에서 강점을 가진 한국 조선업계가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 조선소들이 미국의 제재 리스트에 오르면서 한국 조선소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며, 한화오션이 최대 수혜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김종서 한화오션 상선사업부장 사장은 “미국의 화석연료 정책 변화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LNG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며 “압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한화오션이 글로벌 선주들의 요구사항을 충족시켜 줄 최고의 조선소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오션은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글로벌 LNG운반선 시장에서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계획”이라며 “LNG운반선뿐만 아니라 LNG 관련 다양한 해양 설비 기술도 개발해 조선업계의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5.02.2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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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도 韓시장 직진출 할까?…이커머스 시장 경쟁 구도 변화 예상

산업 일반

중국계 온라인 쇼핑 플랫폼 테무가 한국시장 직진출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홀딩스(PDD) 자회사인 테무는 지난해 말부터 인사(HR), 총무, 홍보·마케팅, 물류 등 핵심 직군의 한국인 직원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인사 등 일부 직군은 이미 채용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테무는 또 한국 내 통합 물류시스템 구축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지금까지는 테무와 협업하는 복수의 통관업체에서 한국 내 '라스트마일'(주문한 물품이 고객에게 배송되는 마지막 단계) 물류를 담당해왔다. 현재 테무 상품은 CJ대한통운과 한진이 주로 배송하고 있다.하지만 앞으로는 본사 차원에서 공개입찰을 통해 한국 주요 물류업체와 계약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핵심이 된 물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업계는 테무의 이러한 움직임을 한국 사업의 현지화 또는 시장 직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한다.특히 또 다른 중국계 온라인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시장 공략 방식과 흡사한 점을 눈여겨본다.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2019년 처음 한국어 판매사이트를 열어 영업을 시작한 이후 지난 2023년 8월 한국법인인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설립과 사무소 개설, 그해 하반기 한국 직원 채용 등의 현지화 절차를 밟았다.테무도 지난 2023년 7월 한국어 판매사이트를 개설해 영업을 개시했고 지난해 2월 한국 법인 '웨일코코리아 유한책임회사'(Whaleco Korea LLC)를 설립했다. 웨일코는 테무가 미국에서 설립·운영하는 법인명이다.테무가 이처럼 한국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1년 이상의 판매 사이트 운영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보에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알리익스프레스의 직진출 선례에 따라 한국 시장의 규제 이슈와 정부 정책 방향,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를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 특성 등이 파악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것도 테무에 긍정적인 요인이다.실제 테무는 한국 판매사이트 개설 이래 무서운 속도로 한국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테무 애플리케이션(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23만명으로 쿠팡(3302만명), 알리익스프레스(912만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테무가 한국 시장 현지화에 박차를 가할 경우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 구도와 판도에도 작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테무는 세계 최대 이커머스 시장인 미국에서 온라인 쇼핑몰 앱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며 현지 유통업계를 뒤흔든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한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G마켓(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의 합작법인 설립, 네이버의 별도 쇼핑앱 출시, 쿠팡의 대규모 물류 투자 등에 테무의 직진출까지 더해지면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생존 경쟁은 더 격렬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02.10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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