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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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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준 농협금융 회장 “글로벌 사업도 리스크 관리 강화 필수”

은행

NH농협금융그룹은 24일 서울 중구 소재 본사에서 해외점포장과의 신년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취임 2년차를 맞은 이석준 회장은 기존 보고 중심의 회의 관행에서 탈피해 10개국 21개 해외점포장과 자유롭게 현장의 견해를 청취하고 토론하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간담회를 진행했다.이날 회의에서는 농협금융 전(全) 해외점포장과 그룹의 글로벌 담당 임직원이 화상과 대면으로 참석해, 글로벌 사업 현장에서 바라본 농협금융 글로벌 사업 경쟁력 제고 및 본국 차원의 본원적 역량 강화 방안이라는 주제에 대하여 격식 없이 토론을 진행했다.이 회장은 팬데믹 이후 지속되는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세계 곳곳에서 사업추진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해외 점포장들을 격려하면서, 이전보다 한층 강도 높은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이 회장은 “최근 글로벌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날로 심화되고 있어 선제적·시스템적·그물망식 리스크 관리 체계를 통해 사전 대응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본국과 해외점포간의 유기적 리스크 모니터링 체계 강화를 통해 다양한 잠재위험에 미리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또 이 회장은 농협금융의 지속 경영을 위해 글로벌부문에서도 ESG 금융과 사업 모델의 AI기반 디지털 전환에 시급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글로벌 선도 금융사들은 이미 ESG를 경영과 사업에 실질적으로 내재화하고 있다”며 특히 본국과 해외점포의 유기적 협업을 통한 글로벌 ‘E(환경)’금융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더불어 전략적 사업추진을 위한 기본적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이 완료된 상황에서 각 점포 운영체계의 디지털화에 속도를 높이고, 본국과 함께 AI 활용이 실사업에 적용될 수 있도록 직원 역량 강화 및 관련 인프라 구축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한편, 농협금융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 글로벌사업 중점 추진과제로 ▲글로벌 ESG 전략 수립 및 특화 프로젝트 실행 ▲디지털금융 적용 위한 자체 역량·인프라 강화 ▲글로벌 파트너십 기반 협력사업 확장 ▲해외점포별 핵심 사업 육성 ▲글로벌 리스크관리 및 내부통제 체계 고도화 등을 선정하고, 이를 KPI에 반영해 실행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2024.01.2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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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너도나도 해외 진출…신한 ‘1위’·KB ‘약진’

은행

국내 시중은행들이 공들여온 금융영토 확장 노력 효과가 올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분위기다. 국내 은행들의 해외 법인 당기순이익은 빠르게 증가해 연간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뒀다. 코로나 팬데믹이 종료된 동남아 시장에서의 수익 창출도 뚜렷해지고 있다. 국내 은행 중에선 신한은행이 가장 좋은 실적을 내고 있고, KB국민은행의 추격이 만만치 않은 모습이다. 4대 은행 해외 순이익…반기 만에 ‘6044억원’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해외 법인 당기순이익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총 6044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0%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실적이 나올 경우 사상 처음으로 해외에서 1조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의 총 당기순이익은 6조8500억원으로 8.1% 증가했다. 이에 4대 시중은행의 총 당기순이익에서 해외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8.8%로, 1년 동안 2.2%p 높아졌다.현재와 같은 모습이 내년에도 이어지면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해외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넘을 전망이다. 은행 별로 신한은행의 해외 법인 당기순이익이 올 상반기 2600억2000만원으로 업계 1위를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4.9% 증가했다. 이어 ▲우리은행 1526억8000만원(9.7% 증가) ▲KB국민은행 1139억9000만원(166.8%) ▲하나은행 777억7000만원(72.6%) 순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신한베트남은행에서만 11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고, 일본 거점의 SBJ은행도 61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해외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이 외에도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 302억원, 신한카자흐스탄은행 226억원 등으로 동남아 지역 외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해 일부 지역에 집중해 나타나는 지역적 리스크를 줄였다. 업계에서는 KB국민은행 약진도 주목한다. 1년 만에 해외 법인 당기순이익을 2배 이상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2년 전만 해도 KB국민은행의 해외 법인 당기순이익은 신한은행의 27% 수준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44%까지 쫓아왔다. 특히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KB부코핀 은행에서 지난 3년 동안 1조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했다는 점을 볼 때 부코핀 흑자 전환이 이뤄질 경우 국내 은행의 해외 실적 순위는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조남훈 KB국민은행 글로벌사업그룹 전무는 “2025년에 KB부코핀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문제가 있는 대출자들의 여신을 정상 취급했는데 내년부터 이 제도가 종료된다. 내년에도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전통적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잘 운영해왔다. 그만큼 다른 은행보다 현지화 전략에 더 유리한 상황이다. 우리은행의 해외 진출 국가는 현재 24개국에 달한다. 466개 글로벌 영업망을 구축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캄보디아 등 3개국 법인에 집중한 결과, 해당 지역의 당기순이익 비중은 전체 해외 수익의 43%에 달했다. 하나은행은 과거 외환은행이 만들어 놓은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나라에 진출했다. 6월 말 기준으로 25개국, 211개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 중이다. 주요 전략적 요충지로는 중국과 인도네시아가 꼽힌다.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는 현재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동북3성 등을 주요 진출 지역으로 삼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디지털뱅킹 플랫폼인 ‘라인뱅크’를 출시하며 다른 은행과의 차별화 전략에서 앞서고 있다. 당국도 규제 완화…해외 진출서 ‘한목소리’ 은행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 금융당국도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엔 금융위원회가 금융그룹 소속 해외 현지 법인에 대한 자금 조달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부터 신용공여비율을 자기자본의 10%에서 20%까지 풀어주기로 했다. 현재 이 규정에 따라 금융그룹 자회사 간 신용공여한도는 자기자본비율 10% 이내로 묶여 있다. 위험 전이를 막기 위한 것인데, 해당 규제로 인해 해외 법인들은 해외 진출 초기에 신용도 미흡, 담보 부족 등으로 자금 조달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아울러 금융위는 은행과 금융그룹 자회사들이 해외에서 비금융회사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 개선 방안도 내놨다. 일종의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자본 분리) 완화로 볼 수 있다. 이는 해외 지역에서 국내 은행들이 현지 은행이나 일본계 은행과 경쟁에 밀리고 있어 영업 확장을 통해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규제 완화 외에도 당국이 직접 국내 은행이 진출한 지역에 방문해 ‘K금융’ 세일즈도 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홍콩 등을 방문했다. 이 지역은 국내 금융사의 전체 해외점포(488개) 중 24%가 자리 잡은 곳이다. 당국은 해당 지역 당국 고위급 회담을 통해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현지 영업장의 어려움을 듣는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당시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김소영 부위원장은 “한국 금융사들은 실물 경제 발전을 성공적으로 뒷받침하고 디지털금융으로의 전환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의 높은 성장잠재력과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2023.11.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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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복현

정책이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금융사들에게 해외 금융시장 리스크에 잘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해외점포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써줄 것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10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금융지주, 은행, 증권, 보험사 글로벌사업 담당 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국내외에서 작은 이벤트 발생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는 민감한 시기이므로 금융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감독 당국과 금융사 간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발 빠른 대처를 위해 긴밀한 정보 공유와 협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감원과 국내 금융사 간 긴밀한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외 금융시장 정보공유 채널 구축을 제안한다”며 “금융회사가 해외점포를 통해 파악한 현지 금융시장의 상황에 대해 감독당국과 공유하는 체계적 절차가 마련된다면, 해외 금융시장에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최근 국내 금융시장은 단기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 애로가 있었지만 정부 및 금융감독당국은 시장 불안이 확산하지 않도록 적극 대응 중”이라며 “국내 금융사는 최근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만한 건전성과 유동성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원장은 해외 점포의 리스크 관리 필요성도 당부했다. 금감원도 국내 금융사의 해외 영업 및 진출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2022.11.1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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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글로벌 감사 정보 수집 시스템 구축…해외점포 리스크 예방

은행

KB국민은행은 해외점포 리스크 예방을 위한 글로벌 감사정보 수집시스템(G-AI Studio)’을 자체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G-AI Studio’는 비정형 텍스트 수집 기반의 감사 정보 수집 시스템이다. 해외 언론 및 금융당국 등 정부기관에서 등재한 정보 중 금융업과 연관성이 높은 국가별 키워드와 공통 키워드가 포함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해당 시스템을 통해 국민은행은 해외 진출 국가의 각종 법령 제·개정 및 제재 사례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국민은행은 ‘G-AI Studio’를 해외점포 감사 착안사항 발굴 및 사고 예방을 위한 선제적 감사 활동을 수행하는 데 활용해 해외 진출 국가에서의 법규준수 등 국외점포에 대한 경영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G-AI Studio’ 구축을 통해 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에 대한 적시 대응 및 선제적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며 “더욱 고도화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해외점포의 현지 법규준수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2022.08.16 15:20

1분 소요
'아! 코로나 때문에'… 보험사 해외점포 순익 '뚝'

보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국내 보험사들의 해외점포 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에서 대면영업이 어려워지고 금리하락에 보험부채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6일 발표한 '2020년 보험회사 해외점포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은 538억원으로 전년 대비 34.8% 줄었다. 부문별로 보면 해외점포 보험업 부문 이익은 코로나19에 따른 영업위축(생보사) 및 손해액 증가(손보사)로 인해 전년보다 1040만달러(-14.5%) 줄어든 6150만달러에 그쳤다. 투자 부문에선 1590만달러 손실을 내 전년(-2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현재 국내 10개 보험사(생명보험 3개사, 손해보험 7개사)는 11개국에 진출해 35개 해외점포를 운영 중이다. 영업실적은 이중 보험업 관리법인 성격의 점포 3개를 제외한 32개 점포를 대상으로 한 결과다. 보험사 해외점포의 총자산은 5조9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2.2% 증가했다. 부채는 손보사 보험미지급금 감소로 3% 감소했다. 자본은 순이익 시현·일부 점포의 자본금 추가납입에 따라 전년말 대비 9.5% 늘었다. 보험사 해외점포는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이익을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지속에 따른 리스크 요인도 상존한다. 생보사는 현지 영업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영업이 위축됐다. 또 금리하락에 따른 보험부채도 증가하고 있다. 손보사는 자연재해·미국지역 폭동으로 손해율이 상승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시 보험료 수입 감소로 손익 악화가 우려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점포의 수익성 악화요인을 면밀히 파악하겠다"며 "신규 진출한 해외점포의 현지화 진행과정과 영업동향을 점검하고 리스크 요인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1.04.2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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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M & A로 몸집 불린 롯데 - 국내외 M & A로 사업영토 확장

산업 일반

한·러 수교(1990) 이후 러시아에 진출한 첫 번째 국내 기업은 롯데그룹이다. 신격호(90) 롯데 총괄회장은 1992년 그룹 기획조정실(현 정책본부) 안에 해외사업본부를 만들었다. 러시아 진출을 위한 조직이었다. 1996년에는 신격호 회장의 지시로 ‘한·러 합작법인’을 세웠다. 롯데의 ‘러시아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런데 뜻밖의 사건이 발생했다. 1997년 가을, 러시아가 모라토리엄(국가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먼저 한·러 합작법인이 위기에 몰렸다. 이 법인이 추진하던 각종 사업과 공사가 줄줄이 중단됐다. 더 큰 문제는 롯데가 당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추진하던 13만㎡ 규모의 ‘복합단지 조성계획’이었다. 그룹 내부에선 “러시아 경제가 좋지 않은 데 롯데복합단지 계획을 계속 추진해야 하느냐”는 논란이 일었다.초콜릿부터 석유화학까지롯데는 그룹 차원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애썼다. 러시아 진출에 실패하면 롯데가 목표로 내건 해외시장 진출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컸다. 신동빈(57·당시 부회장) 회장이 해결사로 나섰다. 그는 2001년 이후 러시아에 수시로 방문했다. ‘롯데복합단지의 핵심인 백화점·호텔이 러시아에 진출했을 때 성공할 수 있겠느냐’를 직접 검토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러시아에 출장을 갈 때마다 현지 특급호텔을 바꿔가며 투숙했다.호텔의 규모·가격·서비스를 꼼꼼하게 체크했다. 고급호텔에 오는 고객의 소비행태도 살펴봤다. 신 회장은 2006년 결단을 내렸다. “러시아 시장의 잠재력은 충분하다. 소비문화가 조성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백화점은 진출할 만하다. 특히 러시아에 있는 현지 호텔의 서비스·시설 수준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서다. 롯데호텔이 진출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롯데백화점은 2007년 러시아에 진출했다. 3년 후인 2010년 모스크바 중심가인 노브이 아르바트 거리에 롯데호텔모스크바가 문을 열었다. 아시아 호텔 브랜드 사상 최초의 러시아 입성이었다. 한때 진통을 겪었던 러시아 롯데복합단지 프로젝트도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신 회장의 해외시장 개척의지가 만든 성과라는 평가가 많다.‘젊은 롯데’ 시대가 열렸다. 롯데는 올해 2월 3일 정기인사에서 고령 CEO급 7명을 용퇴시키거나 2선으로 후퇴시켰다. 2007년 롯데백화점 사장에 오른 이철우(69) 대표는 일선에서 물러나 대외업무를 담당하는 총괄사장에 임명됐다. 후임으로 신헌(58) 롯데홈쇼핑 사장이 지휘봉을 잡았다. 5년 동안 롯데제과를 이끈 김상후(62) 사장은 용퇴했다. 김용수(54) 롯데삼강 부사장이 신임 사장에 올랐다. 신동빈 회장의 누나인 신영자(70) 롯데홈쇼핑 사장은 현업에서 물러나 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을 맡았다.이번 인사를 통해 롯데 주요 계열사 CEO의 평균 연령은 60.8세에서 57.5세로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글로벌 경쟁에 나설 수 있는 역동적 조직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롯데그룹은 “젊고 역동적인 조직구성에 중점을 두고 역량 있는 임원을 전진배치 했다”며 인사의 의미를 밝혔다. 젊은 경영진은 첫 공식업무를 해외에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이르면 2월 셋째주에 베트남·인도·미얀마 등 아시아 3~5개국을 방문한다. 신헌(롯데백화점)·김용수(롯데제과)·허수영(61) 호남석유화학 신임 사장 등 5~6명이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과 젊은 경영진이 방문하는 국가는 롯데가 해외사업의 거점으로 삼고 있거나 진출을 모색하는 곳이다.증권사 M & A도 주목신 회장은 지난해 ‘2020년 매출 200조원·아시아 톱10’이라는 목표를 밝혔다. 핵심전략은 해외시장 개척, 전술은 인수합병(M & A)이다. 롯데는 초콜릿·과자에서부터 할인점·편의점·석유화학에 이르기까지 업종을 가리지 않고 해외 M&A를 진행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중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인수대상 기업의 국적도 따지지 않는다. 신 회장이 그룹경영을 실질적으로 이끌기 시작한 2004년부터 롯데가 성공한 주요 M & A 금액만 해도 7조원(인수금액 기준)이 넘는다.롯데홈쇼핑은 2010년 7월 중국 홈쇼핑업체 ‘럭키파이’를 인수한 데 이어 현재 베트남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롯데의 모태인 식품·관광부문도 M&A를 통한 해외시장 개척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롯데제과는 베트남 제과업체 ‘비비카(2007)’, 벨기에 명품 초콜릿 브랜드 ‘길리안(2008)’, 파키스탄 대표 제과업체 ‘콜슨(2010)’을 M & A했다.롯데가 해외시장에만 공을 들이는 건 아니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실탄(자금)은 대부분 국내시장에서 조성돼서다. 롯데가 국내시장을 넓히기 위해 M & A를 노리는 기업은 약 20곳이다. 금융분야에서는 증권사 M & A가 주목된다. 증권사는 진입장벽이 낮을 뿐만 아니라 70개가 넘는 롯데 계열사를 고객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 노무라증권 출신인 신 회장이 금융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하이마트 M & A는 관전 포인트다. 시장에선 하이마트의 유력 인수후보로 롯데를 지목하고 있다. 현금동원능력,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감안한 예상이다. 롯데는 하이마트 경영권 분쟁이 터지기 전부터 자체 가전전문점인 ‘디지털파크’ 사업을 강화하고 있었다. 롯데쇼핑은 최근 하이마트 인수를 위해 국내외 투자은행에 입찰제안요청서를 발송하고 구두로 참여 여부를 확인하는 등 자문사 선정작업에 착수했다.롯데가 노리는 또 다른 시장도 있다. 맥주시장이다. 2004년 일본 아사히맥주와 함께 롯데아사히주류를 세운 롯데는 아사히맥주를 수입해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맥주는 아직 제조하지 못하고 있다.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신 회장이 “그룹의 숙원인 맥주사업에 반드시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롯데칠성은 충주신사업단지에 있는 33만㎡ 규모의 부지에 7000억원을 투자해 맥주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2015년 착공, 2017년 완공이 목표다. 이 공장이 양산체제에 들어가면 연간 50만kL의 맥주가 생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 초 오비맥주 M&A 포기를 선언한 롯데가 맥주시장 직접 진출을 공식화했다”고 말했다.하지만 ‘오비맥주 M & A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맥주사업을 직접 하려면 면허를 취득해야 할 뿐만 아니라 충주공장 완공이 2017년에야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신 회장은 시장상황을 지켜보면서 맥주사업 진출시기·방법을 결정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그는 올 1월 5일 대한상의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하긴 해야 하는데, 올해는 맥주사업을 시작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오비맥주·하이마트 M & A는 글쎄롯데는 2004년 이후 국내외 시장을 꾸준히 개척해 성장을 거듭했다. 그룹 매출은 2000년 12조9000억원에서 2011년 73조원(추정)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계열사는 77개로 2010년보다 2.5배 늘었다. 문제는 끊임없는 국내외 시장개척이 몰고올 ‘후유증’이다. 지난해 해외매장 12개를 더 출점한 롯데마트의 해외점포 수는 중국 90개, 인도네시아 27개, 베트남 2개로 늘어났다.외형은 몰라보게 커졌지만 일부 해외매장은 아직도 적자 상태다. 특히 2008년 출점한 롯데백화점 베이징점은 4년 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애널리스트는 “신 회장이 의욕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지만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에서 손해가 계속되면 시장의 평가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롯데의 국내시장 확대전략도 걸림돌이 많다. 무엇보다 하이마트 M & A는 인수가격이 부담스럽다. 하이마트의 매각대상지분 62.5%의 시장가치는 1조10000억원이 넘는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영업권 가치까지 감안하면 하이마트의 실제 인수가격은 2조원에 이를 수 있다.특히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이 하이마트를 팔고 또 다른 가전유통매장을 세우면 하이마트의 경쟁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디지털 가전유통업에 삼성·LG가 진출했다는 점도 롯데엔 긍정적이지 않다. 이상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마트의 인수가격은 생각보다 싸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인수가격 논란이 제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쇼핑은 2010년 중국 슈퍼마켓 타임스(Times)를 인수했지만 성과는 저조했다”며 “이번 하이마트 M & A도 수익모델과 재무부담을 감안하면 롯데의 기업가치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고 지적했다.롯데의 ‘맥주사업’ 추진계획도 녹록하지 않다. 오비맥주 M & A는 높은 인수가 때문에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롯데가 맥주사업을 직접 시작하면 하이트맥주·오비맥주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유진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롯데가 맥주사업에 7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지만 하이트맥주와 오비맥주가 독점하고 있는 시장을 단기간에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신제품이 시장에 안착할 때까지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롯데는 수익성 훼손 등 운영상의 리스크에 시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이윤찬 이코노미스트 기자 chan4877@joongang.co.kr

2012.02.13 15:51

6분 소요
국내 은행 중국 진출 러시 “글쎄”

산업 일반

중국 상하이의 경제·금융 중심지인 푸둥지구 야경. 우리은행 상하이지점 개점 기념 행사.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은행 간 ‘금융대전(Bank War)’이 이웃나라인 중국을 무대로 번지는 양상이다. 국내 은행의 중국 진출이 최근 봇물 터지듯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우리은행은 상하이 지점 개점 1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치렀다. 우리은행은 이 외에도 베이징과 선전에 각각 1곳의 지점이 있다. 내년 말까지는 산둥성과 동북 3성(헤이룽장성·지린성·랴오닝성) 중 한 곳에 지점을 하나 더 내서 중국본부를 설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한은행은 상하이와 톈진에 이어 오는 10월 25일께 칭다오에 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외환은행도 베이징·상하이·다롄·톈진 등에 4곳의 지점이 있고, 선전에 하나의 지점을 더 개설하려고 준비 중이다. 산업은행도 상하이 지점과 베이징 사무소에 이어 최근에 광저우 지점을 개설했다. 국민은행은 광저우 지점을 개점하기 위해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농협도 중국에서 영업지점을 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외부 기관에 컨설팅을 받고 사무소 설치를 준비 중이다. 해외진출한 이들 점포의 수익성도 괜찮은 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은행권 해외점포 전체 당기순이익은 2003년에 비해 거의 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 하지만 ‘가격경쟁력’으로는 국내 은행의 중국 내 점포가 중국계 은행들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는 성급히 투자하기보다 길게 내다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중국서 우리끼리 과당경쟁 우려 선전시 시내 중심에 거대한 입간판이 하나 있다. ‘당의 기본노선은 100년이 지나도 흔들리지 않는다’. 여기서 당이 말하는 기본노선은 ‘개방’이다. 인구 1만 명 정도의 어촌이던 선전이 단 25년 만에 인구 1000만이 넘는 대규모 도시로 큰 것은 중국 정부의 개방 노력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려주는 사례다. 실제로 개방의 기치 아래 이뤄진 중국 정부의 해외 기업 투자 유치 노력은 우리은행 선전지점 진출 과정에서 확인됐다. 이달에 개설한 우리은행 선전지점은 선전시 조례에 의해 인민폐로 200만 위안의 현금을 지점 개설 장려금으로 받았다. 200만 위안은 원화로 약 2억5000만원 상당이다. 또 선전지점은 30%에 해당하는 사무실 임차료를 앞으로 3년간 선전시로부터 지원받게 된다. 중국 현지의 국내 은행 직원들에 따르면 한국직원 3~4명과 현지직원 9명이 시내 요지에 사무실을 임차해 영업을 할 경우 연간 100만~150만 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한다. 중국 정부에서 볼 때 해외금융회사를 유치하는 것은 현지 고용을 늘리는 동시에 중국 내수에 도움이 되는 등 나쁘지 않은 셈이다. 중국 정부의 각별한 투자 유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진출하려는 금융회사에 대한 제약 요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해외 금융회사에 대해 1년에 점포 1개씩만 허가해 줬다. 지금 이 규정은 사라졌지만 국내 은행이 중국에 지점을 내려면 직전연도 기준으로 당기순이익이 적자여서는 안 된다. 또 인민폐 영업을 하려면 3년 동안 영업을 한 실적이 증빙되고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해야 한다.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은 중국 광둥성 지역에 점포를 내려고 준비 중이지만 아직 국내 금융감독원의 허가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이 두 곳의 은행이 지난해 점포를 내지 못한 것은 전년도 본점의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이런 제약에서도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금감원 내부 분위기는 국내 금융회사의 중국 진출을 환영하지만은 않는 분위기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 러시가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초기에 국내 기업만을 대상으로 하는 한정된 시장에서 여러 개 은행이 동시에 문을 열 경우 과당경쟁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게 감독당국의 걱정이다. 이럴 경우 이미 나가있는 점포들의 초기 정착도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홍콩에만 10개의 국내 은행 지점이 나가 있는 것을 두고 아무도 과열이라고 하지 않듯이 최근 중국에 국내 은행들이 앞다퉈 진출하는 것은 과열이 아니다”라며 “중국은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의 제1의 교역대상국인 데다 2~3% 성장에 그치는 선진국에 비해 고속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국내 기업들에 비해 은행의 진출이 늦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비스는 국내 은행이 앞서 그렇지만 아직 국내 은행들이 중국에 진출해 경쟁력을 갖추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 현지의 국내 은행 지점들에 따르면 세계 1~2위를 다투는 외국계 은행들도 중국기업들과 거래하는 것을 망설인다고 한다. 중국기업들의 재무제표가 불투명해서 은행의 신용리스크 관리 측면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중국은 2006년 말까지 은행시장을 전면 개방해야 할 처지다. 이때 모든 것이 개방되면 중국에 진출한 해외은행들도 개인을 상대로 인민폐 영업을 할 수 있게 되고, 지리적으로 영업을 제한한 규제에서도 벗어나게 된다. 올해까지 해외 금융회사의 중국 내 점포들은 인민폐 영업을 하려면 중국기업하고만 가능하고 개인은 불가능하다. 또 이들 점포는 불과 2004년에야 베이징 지역에서 인민폐 영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내년에 각 부분의 개방이 더 확대돼 기업의 투명성이나 재무 건전성 측면이 나아지더라도 단기간에 눈에 띄게 향상될 여지는 많지 않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이렇다 보니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 지점들은 아직까지 한국기업들을 주요 고객으로 할 수밖에 없다. 같은 지역 내에 다른 국내 은행이 진입하면 그만큼 우리끼리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 대출의 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국내 은행들은 제약을 가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보유 중인 막대한 외환보유액 중 일부인 150억 달러를 전격적으로 중국계 은행의 대출자금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이 덕분에 중국계 은행의 현지 외화대출금리는 ‘3개월 리보(Libor)+1% 미만’으로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게다가 중국계 금융회사들이 보유한 부실여신을 희석하기 위해 같은 중국계 기업보다는 높은 신용등급을 가진 외국계 기업을 주로 마케팅 대상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들의 영업영역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반면 국내 은행 점포들의 외화대출금리는 보통 ‘3개월 Libor+1% 이상’이다. 주중 한국금융기관 협의회에 따르면 이미 삼성·현대자동차·포스코·LG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모두 중국계 은행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은행들은 서비스 측면에서 중국계 은행들에 비해 앞선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국내 은행들은 외환위기 때 대규모 구조조정을 경험했다. 더군다나 한국 내에서 이미 금융대전을 벌이고 있는 국내 업체들의 현지 점포는 중국계 은행에 비해 생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과 금융 전문가들은 앞으로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내년 은행시장 전면 개방 시 중국계 기업과 중국인을 대상으로 본격 영업에 나서려면 실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신용정보가 불확실한 중국계 기업과 개인 중에서 옥석을 가리는 노하우가 급선무다. 또 우리 기업이 밀집된 지역 위주로 진출해서 경쟁하려는 태도도 지양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부대개발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는 쓰촨성 청두 및 동북진흥 중심도시 등 미개척 잠재 유망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진출 노력이 아직은 미흡한 편이기 때문이다.

2005.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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