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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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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만에 경영 전면에 나선 현대가 3세 정기선…그가 보여줄 ‘퓨처 빌더’는

CEO

부회장 승진 1년 만에 ‘수석부회장’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그룹에 본격 합류한 시점으로 계산하면 10여 년 만에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보다 높은 직급을 가지고 있는 인사는 전문경영인인 회장 한 사람밖에 없다. 수석부회장 타이틀을 단 그를 경영 전면에 나선 오너가 3세라고 부르는 이유다. 주인공은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다. HD현대는 전문경영인 권오갑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이 공동 경영하고 있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 수석부회장은 1982년 생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09년 현대중공업(현 HD한국조선해양)에 입사했다. 얼마 후 미 스탠퍼드대 MBA 과정을 밟기 위해 미국행을 택했다. MBA 취득 후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지사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 2013년 당시 현대중공업(현 HD한국조선해양) 기획실 기획팀 담당 수석으로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고속 승진을 계속했다. 2017년 당시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 경영지원실장 및 현대글로벌서비스(현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 등으로 승진했다. 이후 2021년 HD현대 사장, 2023년 HD현대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2024년 12월 현재 정 수석부회장은 HD현대 수석부회장·HD한국조선해양 수석부회장·HD현대마린솔루션 수석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수석부회장 승진에 대해 HD현대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정기선 부회장은 이러한 그룹의 주요 핵심 과제들을 직접 챙기고,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친환경 및 디지털 기술 혁신, 새로운 기업문화 확산 등을 주도해 나가는 데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HD현대그룹은 크게 ▲조선해양 부문(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등) ▲에너지 부문(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HD현대오씨아이 등) ▲기계·로봇 부문(HD현대사이트솔루션·HD현대건설기계·HD현대로보틱스)으로 나눌 수 있다. HD현대가 그룹의 지주사이고, HD현대사이트솔루션도 기계·로봇 부문의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주사뿐만 아니라 중간 지주사에서도 부회장을 맡고 있다. 그룹 지주사인 HD현대의 최대주주는 정몽준 이사장으로 26.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6.12%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2대 주주다. 경영 전면에 나선 정 수석부회장이 그려낼 2025년은 ‘퓨처 빌더’(Future Builder)로 예측할 수 있다. 202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당시 정 부회장은 HD현대그룹 창사 50주년을 맞이해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50년 동안 세계 1위 십 빌더(Ship Builder)로 성정했다. 다가올 50년은 세계 최고의 퓨처 빌더(미래 개척자)가 돼 더 지속 가능하고 똑똑하며 포용적인,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정 수석부회장은 조선·에너지·산업기계의 3대 핵심 사업 체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성장세를 이어가려 하고 있다.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 1조원 클럽 가입 눈앞에HD현대는 2024년 조선 및 전력기기 부문의 사업 호조세에 힘입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 50조원, 영업이익 2조원을 기록했다. 또 수주량 증가 등에 힘입어 재계 순위도 9위에서 8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 조선 부문은 지난해 3분기 말까지 약 187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액인 135억달러의 140%를 달성했다. 3년치 이상의 안정적인 일감도 확보했다.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93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설립을 주도한 HD현대마린솔루션은 2024년 5월 상장에 성공했다. 선박 애프터마켓 서비스와 친환경 개조 수요를 주목했던 게 주효했다. 지난해 7월 HD현대마린엔진의 인수를 마무리해 선박 핵심부품의 국산화를 통해 원가경쟁력 강화도 가능하게 됐다. 에너지 부문의 HD현대오일뱅크는 기존의 화석연료 위주의 사업에 더해 바이오 에너지·순환 경제 등 신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4월 국내 최초로 초임계 공법을 도입한 바이오디젤 공장을 준공하고 연간 13만 (t) 규모의 바이오 디젤 생산에 나선 것이다. 또한 HD현대일렉트릭은 전 세계 각국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증가와 데이터센터 증설 등 시장의 호조세에 힘입어 올해 2분기와 3분기 연이어 20%를 상회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건설기계 3사는 올해 글로벌 건설장비 시장의 수요 감소로 인해 부진을 겪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 수석부회장은 인도와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 견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엔진사업부문도 발전기·선박·방산엔진 등에서 꾸준한 매출을 올리며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조선 부문과 전력기기 부문의 수익성을 더욱 높이고 견조한 수주세를 이어갈 계획을 하고 있다. 효율화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특수선 분야에서도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2025년부터 미국 함정 MRO 사업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캐나다 해군의 잠수함 교체 사업, 폴란드 신형 잠수함 사업 등 함정 분야 독보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K-함정의 세계 시장 공략을 계획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 HD현대오일뱅크는 효율적인 공정 운영을 통해 실적 개선에 주력할 예정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늘어난 초고압 변압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와 미국에서 생산능력을 늘렸고, 올해 그 결실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9월 청주 중저압차단기 신공장 건설에 착수했고, 올해 신공장이 설립되면 중저압차단기·배전변압기 등 배전기기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4.12.30 06:00

4분 소요
HD현대로보틱스, 산업용 로봇 ‘U시리즈’ 출시

산업 일반

HD현대로보틱스가 새 산업용 로봇 ‘U시리즈’를 출시한다.HD현대의 로봇 부문 계열사인 HD현대로보틱스는 이달 23일 부터 26일까지 대구 엑스코(EXCO)에서 개최되는 ‘미래혁신기술박람회 2024’(이하 FIX 2024)에서 U시리즈 4종을 처음으로 선보인다고 21일 밝혔다.FIX 2024는 로봇·미래모빌리티·인공지능·반도체 등 최신기술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첨단 산업 기술 박람회로, 국내외에서 약 450개 기업이 참가할 예정이다.FIX 2024에서 첫선을 보이는 HD현대로보틱스의 U시리즈는 기존 로봇 대비 무게와 작업 시간을 크게 줄이고, 작업 반경이 확대된 것이 특징이다.U시리즈는 구조설계를 최적화하여 크기를 줄이는 방식으로 기존 대비 로봇의 자체 무게를 최대 12% 감량하고, 작업 시간을 최대 11% 단축했다. 이를 통해 생산라인 배치를 최적화하고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또한, 동일한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는 다른 중소형 모델과 비교했을 때 최대 수준의 작업 반경을 제공, 넓은 작업 반경을 확보하기 위해 더 큰 로봇을 구입해야만 했던 고객들이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U시리즈는 아크용접, 핸들링 및 머신텐딩 분야에 최적화돼 자동차 제조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 분야의 생산 시설에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하다.HD현대로보틱스는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오는 12월부터 사전 구매 예약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보증 기간 연장 및 부품 할인, 특별 할인가 적용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김완수 HD현대로보틱스 대표는 “이번에 출시되는 U시리즈를 필두로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폭넓은 라인업을 바탕으로 HD현대로보틱스의 우수한 제품 기술력 및 솔루션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2024.10.21 11:10

2분 소요
HD현대, 2Q 영업익 8799억원…전년比 86.2% 증가

산업 일반

HD현대는 25일 공시를 통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7조5549억원, 영업이익 879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주요 사업별로 살펴보면, 조선·해양 부문의 HD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 이중연료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매출이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3% 증가한 6조615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선별 수주에 따른 수익성 개선과 생산 안정화를 통한 비용 절감 노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8.7% 증가한 3764억원을 기록, 5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은 전년 동기 대비 26.7% 늘어난 3조 8840억원, HD현대삼호는 16.9% 증가한 1조 8106억원, HD현대미포는 9.3% 증가한 1조1291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5.5%, 182.2% 증가한 1956억원과 17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조선 부문의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특히 HD현대미포는 17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7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HD현대오일뱅크는 매출 7조8440억원과 영업이익 734억원을 기록했다. 정제마진 하락과 휘발유·경유 등 경질유 제품군의 시황 악화로 1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HD현대오일뱅크는 하반기 산업 수요 증대 및 겨울철 난방유 사용 증가 등으로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바이오연료 등 친환경 제품 공급을 늘려 수익성을 제고해나갈 예정이다.HD현대일렉트릭은 글로벌 전력인프라 수요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42.7% 늘어난 916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57.1% 증가한 2100억원을 달성하며 영업이익률 22.9%를 기록했다.HD현대마린솔루션은 친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선박 AM(After Market) 사업 호조세와 디지털 솔루션 사업의 확대로 전년 동기보다 20.2% 늘어난 437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9.6% 늘어난 710억 원을 기록했다.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매출 1128억 원과 영업이익 79억 원을 기록했다. HD현대로보틱스는 매출 697억원과 영업이익 3억 원을 기록, 두 계열사 모두 3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HD현대 관계자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 사업군별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맞춤형 전략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며 ”하반기에도 수익성 위주의 영업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4.07.25 15:16

2분 소요
부회장 승진에 책임 경영 ‘강화’

CEO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HD현대그룹이 정기선 시대를 맞았다”라는 평가가 나온다. 2021년 10월 당시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 사장으로 승진한 지 2년 1개월 만에 부회장에 올라, HD현대그룹 오너가(家) 3세 경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재계 안팎에선 “그간 정기선 부회장이 집중해 온 미래 사업 확장, 기업 문화 혁신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HD현대그룹이 이전보다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HD현대그룹 측은 “정기선 부회장은 급변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 속에서 기존 사업의 지속 성장은 물론, 새로운 50년을 위한 그룹의 미래 사업 개척과 기업 문화 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사 넘어 미래 기업으로 재계 등에 따르면 정기선 부회장 시대를 맞은 HD현대그룹은 미래 사업 확장, 기업 문화 혁신 등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조선 사업뿐 아니라 정유, 건설기계, 전력기기 등 그룹 내 주요 사업의 경쟁력 확보와 혁신을 꾀했고 수소와 인공지능(AI) 등 미래 사업 확장에 나섰다. 지난 2021년 공개된 HD현대그룹 수소 사업 비전인 ‘수소 드림 2030’에도 정 부회장이 추구하는 방향성이 담겨 있다. 이 비전은 HD현대그룹 전 계열사의 역량을 결집해 수소 가치 사슬을 구축하는 내용이다. 2022년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에 대한 투자 계약, 미국 빅데이터 기업 팔란티어와의 업무협약 체결 등 역시 정 부회장이 추진하는 미래 사업 확장의 일환이다. 정기선 부회장이 올해 초 열린 CES에서 한 발언을 보면, 조선 사업을 넘어선 미래 사업 중심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정 부회장은 올해 CES에서 “글로벌 에너지 위기와 기후 변화 등 인류에게 닥친 가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다가 품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활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HD현대는 퓨처 빌더(미래 개척자)로서 바다의 근본적 대전환, 즉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인류 영역의 역사적 확장과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성장에 앞장서겠다”라고 선언했다. 세계 최대 조선사를 이끄는 대표로는 이례적으로 CES에서 비전을 밝힌 정 부회장은 내년 CES에서는 기조연설을 한다. 그만큼 미래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정기선 부회장이 승진 후 처음으로 찾은 곳은 미래 기술 현장이었다. 정 부회장은 11월 13일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열린 전동화센터 개소식에 참석했다. 정 부회장은 “그룹의 새로운 50년을 이끌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동화 역량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전동화 기술 개발과 연구 인력 확보로 HD현대의 전동화센터가 세계 최고 수준의 전동화센터로 거듭날 것을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HD현대는 그룹 내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전동화 연구 조직을 전동화센터로 통합해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내 직속센터로 신설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전기제어연구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전력전자개발팀,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시스템연구실이 전동화센터로 통합된 것이다. 정 부회장이 기업 문화 혁신을 추구하는 것도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5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 행사에서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업 문화가 필요하다”라며 “정말 일하고 싶은 회사, 직원들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한 바 있다. 이후 HD현대는 ▲자녀 유치원비 지원 및 직장 어린이집 개원 ▲유연근무제 도입 ▲임직원 패밀리 카드 ▲사내 결혼식장 무료 지원 및 포토 부스 제공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문화 행사 개최 등을 추진했다. 정 부회장은 올해 3월 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사내 어린이집 ‘드림 보트’ 개원식에 등장하기도 했다. 정기선 시대 주목받는 젊은 경영인은?정기선 부회장의 승진 인사 당시 HD한국조선해양 대표에 내정된 1970년생 김성준 부사장과 함께 HD현대로보틱스 대표를 맡는 1969년생 김완수 부사장 등이 관심을 받고 있다. 외부 출신인 김성준 부사장과 김완수 부사장 모두 정기선 부회장이 직접 영입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김성준 부사장의 경우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근무하다가 2016년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에 합류한 인물이다. 정 부회장이 2011~2013년 BCG에서 일을 했는데, 당시 김성준 부사장을 눈여겨보고 영입했다는 후문이다.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물산 등에서 경력을 쌓은 김완수 부사장은 지난 2021년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 신사업추진실장을 맡으며 HD현대그룹의 일원이 됐다. 당시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이자 부사장이던 정 부회장을 보좌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내년에 가삼현 HD한국조선해양 부회장과 한영석 HD현대중공업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만큼, 1982년생인 정기선 부회장 시대에 맞는 젊은 경영인의 보폭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정기선 부회장이 영입한 김완수 부사장과 김성준 부사장 등이 정 부회장과 손발을 맞춰 미래 사업 발굴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2023.12.03 09:00

4분 소요
정기선 HD현대 사장, 부회장 승진

CEO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사장단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3월 HD현대 사내이사를 맡았는데, 2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부회장에 오른 것이다. HD현대그룹의 경영권 승계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HD현대는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인사에서는 정기선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며, HD현대인프라코어 오승현 대표이사 부사장, HD현대중공업 강영 부사장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강영 사장은 현재 기업 결합이 진행 중인 STX중공업의 인수 추진 태스크포스(TF)를 맡을 예정이다.또 HD한국조선해양 김성준 부사장, HD현대로보틱스 김완수 부사장, HD현대케미칼 고영규 부사장이 각각 새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HD현대중공업 노진율 사장은 공동 대표이사로 내정돼 안전 경영 및 동반 성장을 담당한다. 이들 내정자는 향후 이사회 및 주총을 거쳐 대표이사에 선임될 예정이다.정기선 부회장은 세계 조선 경기 불황으로 전사적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회사의 체질 개선과 위기 극복에 앞장섰다. 선박 영업과 미래기술연구원에 근무하면서 회사 생존을 위한 일감 확보와 기술 개발을 통한 미래 준비에도 온 힘을 쏟았다는 평가다. 2016년에는 선박 서비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HD현대글로벌서비스 출범을 주도했다. 이후 정기선 부회장은 조선 사업 외에도 정유, 건설기계, 전력기기 등 그룹 내 주요 사업의 경쟁력 확보와 혁신에 앞장섰으며, 동시에 수소,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해 왔다.그는 지난 2021년 그룹의 수소 사업 비전인 ‘수소 드림 2030’을 통해 수소의 생산부터 운송, 저장, 활용까지 HD현대 전 계열사의 역량을 결집한 ‘수소 밸류체인’ 구상을 공개했다. 2022년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에 대한 투자 계약, 세계 최고 빅데이터 기업인 미국 팔란티어와의 업무협약 체결 등 새로운 사업 영역 확대에도 힘을 쏟았다. 정기선 부회장은 주요 해외 사업을 총괄하며, 경영자로서의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회사 아람코와의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합작조선소 IMI 설립을 주도했다. 2021년에는 아람코와 수소 및 암모니아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직접 만나 양자 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또한, 올해 초 CES 2023에서는 바다에 대한 관점과 활용 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기반으로 하는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그룹의 미래 전략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정기선 부회장은 내년 초에 열리는 CES 2024에서는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정기선 부회장은 새로운 조직문화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12월 5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 행사에서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업문화가 필요하다”라며 “정말 일하고 싶은 회사, 직원들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HD현대는 ▲자녀 유치원비 지원 및 직장 어린이집 개원 ▲유연근무제 도입 ▲임직원 패밀리 카드 ▲사내 결혼식장 무료 지원 및 포토 부스 제공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문화 행사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조성해 가고 있다.HD현대 관계자는 “정기선 부회장은 급변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 속에서 기존 사업의 지속 성장은 물론, 새로운 50년을 위한 그룹의 미래 사업 개척과 조직문화 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HD현대는 이날 사장단 인사에 이어 조만간 후속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2023.11.10 14:22

3분 소요
HD현대, 3분기 영업이익 6677억원

산업 일반

HD현대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조7232억원, 영업이익 6677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보다 각각 20.6%, 37.7% 감소한 수치다. 다만 2분기와 비교하면 실적은 개선됐다. 조선·정유 부문의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3분기 매출은 2분기 대비 12.2%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1.3% 증가했다. 정유, 전력기기 부문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조선과 건설기계 등 주요 사업도 수익을 실현했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3분기에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로 2분기보다 8.1% 감소한 5조1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대삼호중공업 등 계열사들의 실적이 개선되며 3분기 영업이익은 690억원을 기록, 2분기 연속 흑자가 이어졌다. 향후 고부가가치 선박의 매출 비중이 점차 늘어나며 4분기에도 흑자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 부문의 HD현대오일뱅크는 3분기에 매출 5조8235억원과 영업이익 3191억원을 거뒀다. 원유정제설비 정기보수로 인해 매출은 감소했다. 반면 3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 대비 783.9% 급증했다. 주요 산유국의 원유 감산 조치가 지속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했고, 계절적 요인을 포함한 수요 증가에 따라 복합 정제마진이 개선된 영향이다. 건설기계 부문의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3분기에 2조629억원의 매출과 16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수요 감소에도 북미·유럽을 포함한 선진시장의 인프라 투자 등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 세계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3분기에 매출 6944억원, 영업이익 854억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전력기기 시장 호황이 본격화된 이후 수주한 물량이 실적에 반영되며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이에 따라 단일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12.3%)을 기록했다.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수익성이 높은 부품서비스 사업의 매출이 증가하며 3분기에 매출 3586억원, 영업이익 502억원을 거뒀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3분기에 매출 1409억원, 영업이익 48억원을, HD현대로보틱스는 3분기에 매출 455억원, 영업이익 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HD현대 관계자는 “조선 부문이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정유·건설기계·전력기기 등 주요 사업의 실적 호조세가 지속돼 4분기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2023.10.26 14:38

2분 소요
HD현대, 2분기 영업이익 4726억원…전년比 62%↓

산업 일반

HD현대가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5조6213억원, 영업이익 4726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보다 0.8% 소폭 감소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1.8% 급감했다. HD현대 측은 2분기 실적에 대해 “조선 부문이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건설기계 및 전력기기 등 다른 주요 사업들은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면서도 “정유 부문은 전반적인 업황 약세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선박 건조 물량 및 박용 엔진 납품 수량의 증가로 지난해 2분기보다 30.2% 증가한 5조453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712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반기에는 선가 인상 등 수익성 개선 효과가 실적에 반영돼 영업이익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2분기에 매출 6조9725억원과 영업이익 361억원을 거뒀다. 국제유가 하락의 여파로 제품, 원재료 관련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고,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중국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복합정제마진 하락해 수익성이 낮아졌다. 최근 국제유가와 복합정제마진이 회복세에 들어서면서 하반기에는 영업이익이 점차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2분기 실적은 매출 2조4072억원, 영업이익 270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북미, 유럽의 인프라 투자 증가에 따른 수요 증가와 인도, 동남아 신흥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로 지난해 2분기보다 13.7%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판매가 인상 및 글로벌 물류 개선 등의 효과로 141.4% 급증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2분기보다 19% 증가한 6425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이익의 경우 변압기 선별 수주 전략과 회전기, 배전반 원가율 개선 효과로 작년 2분기보다 116.2% 증가한 588억원을 달성했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수익성이 높은 선박 부품서비스와 친환경 선박 개조 사업의 매출 확대 지속에 힘입어 2분기에 매출 3644억원과 영업이익 548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수주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재액화 장치 개조와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개조 수요 증가로 향후 친환경 선박 개조 사업에서 성과가 기대된다.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매출 1511억원, 영업이익 79억원을, 같은 기간 HD현대로보틱스는 매출 493억원, 영업이익 29억원(흑자 전환)을 각각 기록했다. HD현대 관계자는 “하반기 조선 부문의 손익 개선 가속화 및 정유 시황의 개선, 건설기계, 전력기기 사업의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전 사업 부문에 걸쳐 안정적인 이익 기조를 이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3.07.27 14:23

2분 소요
HD현대, 1분기 영업이익 6109억원…전년比 24.1%↓

산업 일반

HD현대가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5조2740억원, 영업이익 6109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보다 35.2%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1% 감소했다. HD현대 측은 “지난 분기 대비 매출은 계절적 요인으로 7.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22.6% 증가했다”며 “조선 부문이 흑자 기조를 이어간 데 이어, 정유, 건설 장비, 전력기기 등 주요 사업이 견조한 실적을 거둔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1분기에 명절 등의 영향으로 조업 일수가 감소했음에도 조선 부문의 건조물량이 증가하고,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매출 반영이 본격화되면서 전 분기와 비슷한 4조842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585억원으로 지난해 3‧4분기에 이어 3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향후 고부가가치 선박의 매출 비중이 점차 커지면서 이익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HD현대오일뱅크는 1분기 매출 7조3987억원, 영업이익 2590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유가 하락세가 완화되면서 재고 관련 손실이 축소됐다. 여기에 휘발유 마진도 개선돼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했다.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1분기에 2조3730억원의 매출과 23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북미, 유럽 및 신흥 시장에서 건설 기계 부문의 수요 증대와 엔진 부문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전 분기 대비 1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판매가 인상 및 시장별 제품 판매 비중 최적화, 수익성 향상 노력 등에 힘입어 165% 급증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중동과 북미 시장의 견고한 수요에 더해 선별 수주 전략과 양산품 판매가 인상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로 1분기 매출 5686억원, 영업이익 463억원을 거뒀다.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수익성이 높은 선박 부품 서비스와 친환경 선박 리트로핏(교체)의 매출 확대가 지속되며 1분기 매출 3211억원, 영업이익 455억원을 기록했다.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매출은 1408억원, 영업이익은 8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HD현대로보틱스는 1분기에 매출 309억원, 영업손실 2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HD현대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조선을 포함한 주력 사업들이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올해도 견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는 한편, 전략적인 영업 활동으로 수익성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23.04.27 15:12

2분 소요
HD현대, 지난해 연간 매출 60조원 첫 달성

산업 일반

HD현대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60조8497억원, 영업이익 3조387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HD현대의 지난해 매출액은 2021년보다 114.6%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무려 226.7% 급증했다. HD현대 측은 지난해 실적에 대해 “유가 상승과 글로벌 인프라 투자 확대 등으로 정유 및 건설기계 부문 수익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선 부문 역시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 실적 개선에 일조했다”고 했다. 지난해 3월 연결 편입된 한국조선해양 실적이 포함되고,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지난해 전체 실적이 반영된 것도 긍정 영향을 미쳤다. 한국조선해양은 조선 부문의 건조 물량 증가 등으로 지난해 2021년보다 11.7% 증가한 17조 302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171억원으로, 2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고부가가치 선종의 매출액 비중 증대로 올해부터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2021년보다 8.8% 늘어난 9조455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현대미포조선의 매출액은 28.7%가 증가한 3조7169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2021년보다 9.6% 늘어난 4조646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현대삼호중공업은 연간 영업이익 177억원을 기록,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매출액은 34조9550억원, 영업이익은 2조7898억원을 기록했다. 유가 상승 및 정제마진 개선으로 2021년보다 영업이익이 155.1% 증가해 HD현대의 영업이익 증가를 견인했다. 건설기계 부문의 현대제뉴인은 지난해 2021년보다 62.5% 늘어난 8조503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644억원으로 집계됐다. 선진·신흥 시장 다변화 전략을 통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과 글로벌 인프라 투자에 따른 건설기계 수요 증대로 영업이익이 2021년보다 162.7% 늘었다.지난해 현대일렉트릭 실적은 출범 이후 최대인 매출액 2조1045억원, 영업이익 1330억원으로 집계됐다. 미주·중동 지역 전력변압기 수주 호조와 재생에너지 발전 및 전력망 구축 수요 증가 등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021년 대비 16.5%, 1271.1% 증가했다.현대글로벌서비스는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선박 설비 개선, 선박 부품 서비스 수주 호조로 지난해 2021년보다 22.6% 늘어난 1조333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8% 성장한 1419억원을 달성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태양광 사업의 호조로 지난해 매출액 9848억원과 영업이익 902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현대로보틱스는 지난해 매출액 1807억원, 영업이익 106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조선과 정유, 건설기계 등 주력 사업의 시황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어 올해도 호(好)실적이 예상된다”며 “수익성을 제고하는 영업 전략과 시장을 선도하는 친환경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3.02.0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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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대신 로봇이 배달, 실외 상용화 시대 열리나?

IT 일반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저녁 식사 메뉴를 고른다. 자연스럽게 배달 방식을 선택하는 화면이 뜬다. 로봇을 누를 수 있는 탭이 눈에 띈다. 자율주행 기반 배달 로봇이 상용화된 일상의 모습이다. 배달 로봇의 상용화는 소비자 입장에선 ‘주문한 음식을 받는다’는 면에서 크게 달라지는 점이 없다. 변화 지점을 굳이 꼽더라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를 덜거나, 사회적 문제로도 떠올랐던 배달원이 음식 빼먹는 이른바 ‘배달 거지’에 대한 안심 정도로 사소하다. 그러나 식음료(F&B) 배달 로봇의 상용화는 국내 산업 전반에 지대한 변화를 일으킬 사안으로 꼽힌다. 고용 시장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에 따르면 2022년 4월 기준 약 45만명이 배달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 수치는 통계청이 6개월 단위로 해당 조사를 진행하기 시작한 2013년 이래 최대다. 2021년 상반기 종사자 수(약 42만3000명)와 비교해선 6.2% 증가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은 배달원 증가로도 나타났다. 외식 산업이 주저앉은 대신 배달 수요가 급증했고, 이에 맞춰 숱한 대행업체가 생겨났다. 통계청의 온라인쇼핑동향 자료에 따르면 2022년 9월 기준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약 6조4403억원이다. 배달 로봇 상용화는 이 같은 시장을 돌아가게 하는 배달원 45만명의 ‘먹고 사는 문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 배달 로봇 도입, 확실하게 실현될 미래 배달 로봇 상용화로 인한 고용 시장 변화는 실현되지 않을 미래에 대한 걱정일까. 정부를 비롯해 산업·학계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그렇지도 않다. 배달 로봇의 상용화가 ‘확실하게 실현될 미래’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시장 자체가 규제로 묶여있어 상용화 단계에 꼭 거쳐야 하는 ‘실증’이 늦어지고 있을 뿐, 기술적 완성도는 이미 서비스 도입에 근접한 상태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로봇 전문가(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배달 로봇 기술은 현재 ‘한정된 조건’ 하에 일상에 도입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며 “구불구불한 길로 이어진 주택 밀집 지역에는 당장 도입이 어렵겠지만, 대단지 아파트나 대형 빌딩에선 당장 서비스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제·누가 상용화를 이룰 것인가’란 문제만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인한 배달 시장 변동이 채 자리를 잡기 전에 새로운 변화가 이미 시작된 셈이다. 실제로 자율주행·사물인터넷(IoT) 등 배달 로봇과 비슷한 기술이 적용되는 서빙 로봇은 이미 우리 일상에 들어왔다. 또 방역·안내 로봇이 건물 곳곳을 돌아다니는 모습 역시 쉽게 볼 수 있다. 현재 ▶KT에스테이트 ▶현대로보틱스 ▶브이디컴퍼니 ▶로보쓰리 등이 서빙·안내 로봇 시장에 진출,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내에서 실내로’ 영역을 한정한다면 배달 로봇도 이미 상용화된 서빙 로봇 등과 비슷한 수준의 기술력을 보여줬다. 대표적 사례가 우아한형제들이 구축한 서비스다. 회사는 경기도 수원 광교에 위치한 주상복합에서 자율주행 배달 로봇의 상용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2020년 8월 아이파크(아파트)와 앨리웨이(상가)를 잇기 위해 로봇 ‘딜리드라이브’를 투입한 바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앨레웨이에 도입한 딜리드라이브 서비스를 2021년 12월 고도화하기도 했다. IoT 기술을 기반으로 딜리드라이브와 공동현관문을 연동, 로봇이 아파트로 진입하게 하는 등 유기적인 서비스 환경을 구축했다. 로봇은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 가구 앞까지 음식을 배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1240가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운영 중”이라며 “가구 절반 가까이가 로봇 주문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서비스의 편의성을 입증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2022년 10월 기준 1992만9000명(월간활성이용자수·모바일인덱스 데이터)이 이용하는 업계 1위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고 있다. 실내외 자율주행 배달 로봇 개발을 추진하는 동시에 서빙 로봇 시장에도 진출해 있다. 회사는 이 같은 로봇 개발·제작·공급을 담당하는 사업부를 2023년 2월 1일 ‘B-로보틱스(ROBOTICS)’로 분사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 시연 수준에 불과한 서비스, 완전한 상용화 조건은? 우아한형제들 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배달 로봇 상용화를 위한 기술적 문제를 상당수 해결한 상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아직 로봇 배달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을까. 관련 기업 관계자들은 상용화 불가의 이유로 규제를 꼽는다. 로봇을 통한 배달이 완전히 상용화되려면 현재 ‘실내에서 실내로’의 수준을 벗어나 ‘실외에서 실내로’가 가능해야 한다. 실외 자율주행 기술이 필수적으로 적용돼야 하지만, 현재로선 이 기술을 실제 도로에서 실증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자율주행 배달 로봇이 현행 법규상 분류조차 안 돼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배달 로봇이 인도로 다녀야 하는지, 차도를 이용해야 하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서비스 규정에 맞춰 기술을 개발하고 최적화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 기업들 입장에선 답답할 노릇이다. 배달 로봇은 현재 ▶도로교통법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 시행령(공원녹지법)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생활물류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규제에 발목이 잡혀있다. 도로교통법 상으론 배달 로봇이 차로 분류돼 인도와 횡단보도를 이용할 수 없다. 운전면허가 있는 사람이 배달 로봇 실증에 동행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녹지공원법에선 중량이 30㎏ 이상이거나 시속 25㎞ 이상의 동력 장치의 공원 출입을 막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배달 로봇 대다수가 50㎏ 안팎인데다 인도 주행에 적합한 기술들이 적용되는 추세다. 도로교통법·공원녹지법에 마땅한 규정이 없어 배달 로봇이 갈 수 있는 실외 주행 공간은 매우 한정적이다. 도달할 수 있는 최종 목적지 역시 이 때문에 제한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규제 때문에 배달 로봇의 ‘최적 경로’를 짜기가 어렵고, 데이터 확보도 까다로워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생활물류법도 문제다. 해당 법규상 운송 수단은 화물자동차와 이륜자동차로 한정된다. 로봇의 배달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한 셈이다. 또 자율주행은 카메라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내외 주행에서 찍히는 영상 활용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 이 밖에도 ▶승강기 탑승을 위한 부품 기준 부재 ▶안전 인증 기준 부재 등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자율주행 배달 로봇이 다닐 수 있는 실외 공간이 전무하다. 실증 자체가 늘 한정된 공간에서 이뤄지는 이유”라며 “우여곡절 끝에 기술 실증을 마쳐도 현행 규제로는 상용 서비스를 내놓자마자 ‘불법 사업’이 되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 정부, 규제 손보고 특례 확대 준비 정부도 이 같은 기업들의 목소리를 인지하고 있다. 로봇 산업 진흥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등 관련 부처와 함께 규제 특례 제도를 활용, 기술 실증의 길을 열어뒀다. 이와 함께 규제를 완화를 목적으로 한 법령 정비도 추진 중이다. 산업부는 특히 배달 로봇 도입에 가장 걸림돌로 꼽히는 운행범위에 관한 규제를 2023년 내 해결할 방침이다. 정부는 2020년 10월 세운 ‘로봇산업 규제 혁신 로드맵’에 따라 당초 자율주행 로봇의 운행범위를 2025년까지 보도·공원·승강기 등으로 넓힐 계획이었다. 이를 2년 앞당겨 추진, 자율주행 배달 로봇의 운행 근거 마련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 공원녹지법·개인정보보호법 등의 규제 개선도 국회와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인구밀도가 높고 배송 수요가 많은 국내 시장의 특성상 배달 로봇 상용화는 매우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실증 지원과 법령 정비 추진을 산업 발전에 맞춰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배달 로봇과 관련해 2019년 12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규제샌드박스 제도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우아한형제들 ▶로보티즈 ▶언맨드솔루션 ▶만도 ▶도구공간 ▶트위니 ▶휴림로봇 ▶뉴빌리티 등 14개 기업·기관이 해당 제도를 기반으로 한정된 지역에서 실내외 자율주행 배달 로봇 기술을 실증하고 있다. ━ 배달 로봇 시장, 가파른 성장 기대 자율주행 배달 로봇 개발 기업 중에선 뉴빌리티가 우아한형제들과 함께 시장 선두로 꼽힌다. 뉴빌리티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추진 중인 ‘수요맞춤형 서비스로봇 개발·보급 사업’에 유일하게 배달 분야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회사는 2022년 6월부터 세븐일레븐과 서울 방배동 일대를 중심으로 배달 로봇 ‘뉴비’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실증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와는 로봇 기반 골프장 배달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DB손해보험과는 ‘실내외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를 위한 보험상품’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는 실외 자율주행 로봇에 대해 종합보험을 적용한 국내 첫 사례다. 로봇 실증이 확대될 수 있는 규제 개선이 2023년 내 본격화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상용화 준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뉴빌리티·우아한형제들 등 관련 기업은 아파트·빌딩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최종적으로 주택단지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복잡한 지역에서도 로봇 배달 서비스가 이뤄지기 위해선 정밀 주소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기술이 확보될 필요가 있다. 관련 연구는 행정안전부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한국국토정보공·한국수자원공사 등과 함께 추진 중이다. 배달 로봇 시장 활성화에 기업은 물론 정부까지 나선 이유론 높은 성장성이 꼽힌다. 세계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이 2021년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배달로봇 시장 규모는 연평균 35%씩 성장해 2026년에는 9억5700만달러(약 1조2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동향조사기관 럭스리서치도 배송의 마지막 구간을 뜻하는 ‘라스트마일’ 관련 로봇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480억달러(약 60조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한국인 70%가 사는 아파트 환경에 맞춰 배달 로봇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실내외 환경을 모두 고려한 자율주행이 핵심으로 꼽힌다”며 “우아한형제들은 누적 로봇배달 주문을 1만건 이상 달성하며 국내 시장에 적합한 기술을 꾸준히 확보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시장이나 마트 등에서 근거리 배달을 수행하거나 아파트 단지 내 라스트마일 배송을 로봇이 담당하는 미래가 곧 올 것이라 확신한다”며 “우아한형제들은 청소기 없는 청소를 상상하기 힘들 듯, 배달 로봇 없는 배달은 상상할 수 없는 시대를 끌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두용 기자 jdy2230@edaily.co.kr

2022.12.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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