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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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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 처한 회생기업의 M&A, 알고 준비하자[곽상빈의 딜(Deal)톡]

전문가 칼럼

최근 법인회생을 시도하는 기업들을 보면 대부분 빚으로 인한 재무리스크로 부채 탕감 후 새 출발하려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법인회생은 기업이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법적인 절차를 통해 재무 상황을 안정화하고 사업을 계속 영위하도록 도와주는 제도다. 기업이 일시적 재정 파탄 상태로 도산 위기에 처했거나, 미래에 파산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될 때 법원에 신청해 가능성을 검토 받은 후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는 고마운 제도다. 법인회생은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거나 ▲현재 변제할 채무를 연체하는 등 지급 정지 사실이 있는 경우 ▲현재 영업 상황을 고려할 때 앞으로 변제해야 할 채무를 정상적으로 갚을 수 없거나 갚을 수 있어도 신규 대출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이 큰 경우 신청이 가능하다.법인회생이 통과되면 기업은 모든 부채가 동결돼 원금과 이자 변제 의무가 사라진다. 또 근저당권을 포함해 채권자들의 강제집행이 금지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그렇다면 법인회생 제도는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현명할까.회생기업 M&A, 제대로 알아야 손해 없다기업 인수합병(M&A)은 기업의 오너가 자신의 지분 혹은 기업을 매각해 현금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인수인 입장에서는 기술·영업력이 좋은 기업을 매수해 사업을 영위하기 직전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회생기업 M&A는 절차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일반적인 M&A 절차는 ▲주간사 선정 ▲주간사의 실사 및 매각 전략 수립 ▲공고 및 인수의향서 접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기준 작성 ▲인수제안서 접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및 통지 ▲양해각서 체결 ▲우선협상대상자의 정밀 실사 및 인수대금 조정 ▲그 밖의 세무 및 법적 절차로 이뤄진다.대부분의 M&A는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매도인이 매수인에 대한 인수 의향서를 받아 그 중에서도 추려낸 숏리스트를 가지고 개별 컨택해 진행된다.이때 매도인 측은 지분 이전 대가로 매각대금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를 구주매각방식이라고 한다. 구주매각을 한 주주들은 매각대금에서 주식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신고 납부하고 현금화할 수 있다.회생법인 M&A 과정에서 기업의 실질적인 지배자는 채권자가 된다. 부채를 많이 지고 있던 기업이 법원의 허락 하에 M&A를 진행하면 어떤 방식을 취하든 회사에 매각대금이 들어오게 되고 그것으로 부채를 변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법인회생 절차에 들어가지 않은 기업의 M&A라면 주주들 주도하에 진행이 가능하다. 다만 이미 회생절차에 들어갔거나, 이미 예정된 법인의 M&A는 더 고민해야 할 것이 많다. 기존의 경영권을 가진 기업의 오너는 자신의 경영권을 방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투자한 자본 회수도 어려워 회생절차 M&A를 진행할 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만약 해당 기업이 법인회생 절차가 진행 중이라면 M&A는 두 가지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먼저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진행하는 경우다. 채무자가 채권단 동의를 받아낼 만한 독자적 생존 방식의 회생 계획이 어렵거나, 회생계획 인가 자체가 연기될 경우가 있다. 이때는 영업력 악화로 인한 기업 가치 하락 방지를 위해 마지막으로 M&A를 통한 일시적 변제를 포함하는 회생계획안이 상정될 수 있다.두 번째로 회생계획 인가 후 M&A를 진행할 때는 인수 대금이 유상증자 및 회사채 형태로 투입되며 회생채무 대비 인수대금이 적다면 부족한 부분은 탕감이나 출자로 전환된다. 이때 기존 주주의 지분은 대폭 감소하게 된다. 또한 일부 회생채무에서 출자 전환되는 부분을 소수지분으로 가져오게 돼 인수자는 대부분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영업양수도·신주인수 방식 중 유리한 방식 선택회생기업의 M&A는 법률상 관리인이 법원 허가를 받아 매각 가능한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양도하거나 유상증자(신주발행·전환사채발행·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를 통해 변제할 회생채권을 조기에 상환해 채무자 회사의 회생을 조기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물론 실무적으로 회생 절차 전 철회를 하고 인수인이 채무를 변제한 뒤 매각법인의 대주주 지분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주주들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법도 있다. 회생기업 M&A는 영업양수도 방식과 제3자 배정 신주인수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둘 중에서 유리한 방식을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영업양수도는 회생절차 개시 후 회생계획 인가 전 법률상 관리인이 법원 허가를 받아 영업을 양도하는 방식이다. 이때는 주주총회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제3자 배정 신주인수 방식은 제3자에게 배정해 신주를 발행한 후 지배주주가 되도록 하고 그가 납입한 대금으로 회생채권을 일시에 변제해 채무자 회사가 회생절차에서 조기에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한다.기업회생절차에서는 자본의 감소 등에 있어서 주주총회 결의나 채권자 보호 절차가 필요없고 기존 주주의 의결권도 인정되지 않아 지배구조 변경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2024.01.28 09:56

4분 소요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 KGM 커머셜 회장 공식 취임

산업 일반

KG모빌리티는 곽재선 회장이 KGM 커머셜(COMMERCIAL) 회장에 공식 취임하며 회사의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한 특유의 발 빠른 행보를 시작했다고 10일 밝혔다.지난 6일 KGM 커머셜 함양공장에서 개최된 취임식에는 곽재선 회장을 비롯해 KGM 커머셜 김종현 대표이사, KG모빌리티 정용원 대표이사 등 관련 임직원들이 참석했다.곽재선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KG 가족의 일원이 된 임직원 모두를 환영하며, KGM 커머셜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한다”며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나간다면 회사의 조기 경영정상화는 물론 존경 받는 기업, 자랑스런 회사로 성장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KGM 커머셜은 지난 9월 창원지방법원에서 개최된 관계인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조의 100%, 회생채권자조의 74.19%가 회생계획안에 동의해 법정관리를 졸업하게 됐다.회생채무변제, 감자 및 출자전환 등 회생계획의 충실한 이행을 통해 회사의 재무 건전성과 자본구조가 크게 개선되는 것은 물론 경영 활동도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KGM 커머셜 측은 기대하고 있다.특히 KGM 커머셜은 ▲중형 버스와 대형 시외 버스 등으로 제품 라인업 확대 ▲KG모빌리티와의 연구개발 및 구매소싱 분야의 협업 강화 ▲효율성 증대 통한 수익성 개선 ▲글로벌 시장 확대를 통한 판매 물량 증대 등을 중점 추진해 친환경 종합 상용차 회사로 성장 발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한편, KG모빌리티는 지난 9월 미래 발전전략 간담회를 열고 KGM 커머셜 출범을 통해 현재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에서 상용차 라인업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 등을 발표한 바 있다.

2023.10.10 11:27

2분 소요
법정관리 졸업한 에디슨모터스...KG 가족사로 다시 태어난다

자동차

KG모빌리티가 인수하는 에디슨모터스가 법정관리를 조기에 졸업했다. KG그룹 가족사 편입 및 사명 변경 등을 시작으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해 친환경 종합 상용차 회사로 발전시킨다는 게 KG모빌리티 측 계획이다.26일 KG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 25일 창원지방법원에서 개최된 에디슨모터스 회생계획안 심리 및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에서 법원이 회생계획안에 대한 인가를 선고했다.이날 관계인집회에서 에디슨모터스 회생계획안은 회생담보권자조의 100%, 회생채권자조의 74.19%가 동의하며 법정 가결 요건을 상회하는 높은 동의율로 가결됐다.이로써 에디슨모터스는 지난 2022년 11월 회생절차를 신청한 이래 약 10개월 만에 회생절차를 조기 종결하게 됐다. 이제 KG그룹 가족사로 편입돼 본격적인 회사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KG모빌리티는 에디슨모터스 지분 100%를 550억원에 취득하기로 한 바 있다. 인수대금은 관계인집회 이전에 모두 지급 완료됐다.KG모빌리티 측은 “에디슨모터스가 향후 회생계획에 따라 회생채무변제, 감자 및 출자전환 등 회생계획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회사의 재무 건전성과 자본 구조가 크게 개선되는 것은 물론 경영 활동도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KG모빌리티는 지난 5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에디슨모터스의 원활한 생산 활동 지원을 위한 긴급운영자금 지원에 나선 바 있다.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은 직접 에디슨모터스 공장을 방문해 라인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곽재선 회장은 관련 조직 정비, 에디슨모터스 신규 사명 결정(KGM 커머셜(Commercial)) 등 특유의 발 빠른 경영 정상화 행보를 이미 시작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중형 버스와 대형 시외 버스 등으로 제품 라인업 확대 ▲KG 모빌리티와의 연구개발 및 구매소싱 분야의 협업 강화 ▲효율성 증대 통한 수익성 개선 ▲글로벌 시장 확대로 판매 물량 증대 등을 중점 추진한다. 이를 통해 친환경 종합 상용차 회사로 발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KG모빌리티는 에디슨모터스 인수를 통해 종합 모빌리티 회사로 도약할 계획이다. KG모빌리티는 지난 21일 미래 발전 전략 간담회에서 KGM 커머셜 출범을 통해 현재의 SUV 승용 중심에서 상용차 라인업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을 공개한 바 있다.이와 함께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를 실현해 사용자들에게 원스톱 모빌리티 서비스(One Stop Mobility Service)를 제공하는 등 사용자 중심의 모빌리티 환경을 구성해 나간다는 비전도 밝혔다.KG모빌리티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 인수는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의 성장 및 발전을 위한 신규 사업 모색의 일환이다. 지난 4월에는 특장법인인 KG S&C를 출범한 바 있으며, 중고차사업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며 “KG모빌리티와의 연구개발 및 구매소싱 분야 등 협력 강화를 통해 에디슨모터스를 명실공히 친환경 종합 상용차 회사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3.09.26 15:38

2분 소요
쌍용차, 기업회생절차 종결…회생채무 변제 완료

산업 일반

쌍용자동차는 KG그룹과의 인수합병(M&A)를 통해 유입된 인수자금으로 회생채무 변제를 완료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2021년 4월 회생절차 개시 후 1년 6개월 만에 기업회생절차를 종결 짓게 됐다. 쌍용자동차는 M&A 성공 및 기업회생절차 종결로 경영 안정화와 미래 성장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된 만큼, 판매 증대와 흑자전환을 통해 회사의 조기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해 나갈 계획이다. 쌍용자동차는 이미 지난 9월 쌍용자동차 곽재선 회장과 정용원 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했으며, 10월에는 새로운 경영환경 변화에의 적극 대응을 위해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하는 등 경영 안정화를 위해 기민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또 이에 앞서 지난 7월 KG컨소시엄과 쌍용자동차 노사가 고용보장과 장기 투자 등을 골자로 한 3자 특별협약서를 체결하는 등 쌍용자동차 정상화의 근간이 되고 있는 상생의 노사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며 과거와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노사간 협력을 다졌다. KG그룹 역시 1차 인수대금 유상증자로 회생채무를 변제한 데 이어, 공익채권 변제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지난 10월 2차 유상 증자를 완료하는 등 대주주의 지위를 공고히 하며 쌍용자동차의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쌍용자동차는 KG그룹의 추가적인 유상 증자를 통해 전동화 전환 등 미래 성장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쌍용자동차는 내수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판매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토레스의 성공적인 해외 론칭과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는 물론 내년 출시 예정인 U100을 필두로 한 전동화 모델의 차질 없는 투자와 기술 개발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도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쌍용자동차는 “기업회생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경영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많은 이해와 지원을 해 주신 서울회생법원, 채권단 및 협력사 등 이해관계인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며 “특히 쌍용자동차의 회생을 믿고 기다려 준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완전히 새롭게 변화된 쌍용자동차로 고객들에게 다가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2022.11.11 21:25

2분 소요
KG 품에 안긴 쌍용차…토레스 흥행으로 정상화 속도

자동차

쌍용자동차가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로 두 번째 법정관리를 졸업하게 됐다. KG그룹의 품에 안기게 된 쌍용차는 신차 토레스의 흥행을 발판으로 경영정상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회생법원은 26일 오후 3시부터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진행된 쌍용차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 즉시 인가를 결정했다. 이날 관계인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조의 100%, 회생채권자조의 95.04%, 주주조의 100% 동의로 회생계획안이 가결됐다. 쌍용차는 회생계획안 최종 인가 결정에 따라 회생채무 변제를 완료한 뒤 10월 중 기업회생 절차 종결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쌍용차 정용원 관리인은 “금일 회생계획안이 인가될 수 있도록 많은 이해와 지원을 해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향후 회생계획안의 차질 없는 추진을 통해 장기적 생존 역량을 겸비한 기업으로 재탄생함으로써 채권단과 이해관계자 그리고 쌍용차를 믿어준 고객들에게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이 두 번째 법정관리 졸업이다. 앞서 중국의 상하이자동차에 인수됐던 쌍용차는 경영 악화로 인해 지난 2009년 기업회생 신청을 한 바 있다. 이후 인도의 마힌드라&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2011년 법정관리 졸업에 성공했다. 두 번째 법정관리로 부정적 여론도 존재했지만, 이번 관계인집회 전부터 법원이 쌍용차 회생계획안을 인가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기존 대주주인 마힌드라를 비롯해 상거래채권단 내에서 채권액 비중이 높은 현대트랜시스, 희성촉매 등이 쌍용차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매각 작업도 차질 없이 진행됐다. 에디슨 컨소시엄이 인수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아 한 차례 무산됐던 매각 작업은 KG 컨소시엄을 만나면서 속도가 붙었다.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된 KG 컨소시엄은 지난 19일 계약금을 제외한 잔금 3319억원을 완납했다. KG 컨소시엄은 변제율 상향 조정을 주장한 상거래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인수대금을 300억원 증액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회생채권 현금 변제율은 기존 6.79%에서 13.97%로, 주식 등의 가치를 고려한 실질 변제율은 36.39%에서 41.2%로 상향 조정됐다. 기업결합 심사를 담당한 공정거래위원회도 KG 컨소시엄의 쌍용차 인수에 찬성했다. 지난 22일 공정위는 KG모빌리티가 쌍용차 주식 61%를 취득하는 것에 대해 “시장의 경쟁 제한에 대한 우려가 없다”며 기업결합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 족쇄 풀린 쌍용차, 토레스로 재도약 회생계획안 통과로 법정관리 졸업 및 새주인 찾기에 성공한 쌍용차는 경영정상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2020년 말 기업회생 신청을 한 쌍용차는 2017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2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누적 적자 규모는 1조원을 훨씬 웃돈다. 그럼에도 새로운 주인인 KG 체제에서 경영정상화를 이뤄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재무구조의 개선, 새로운 주인인 KG그룹과의 자금 지원 및 시너지, 신차 토레스의 흥행 등이다. 먼저 최근 적자 폭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쌍용차는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59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약 67% 감소한 것이다. 판매 회복세와 자구노력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쌍용차의 올해 상반기 판매 실적은 전 세계적인 반도체 칩 수급난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18.3% 증가한 4만7709대로 집계됐다. 자구노력을 통한 비용절감도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했다. 쌍용차의 새주인이 된 KG 컨소시엄은 쌍용차 경영정상화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다. 앞서 인수 계약금과 별개로 500억원의 운영 자금을 쌍용차에 빌려준 바 있다. KG 컨소시엄은 쌍용차가 발행하는 5645억원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추가 운영 자금도 지원할 계획이다. 인수대금에 3655억원에 추가금 5645억원을 더하면 9800억원을 투입해 쌍용차 경영정상화 지원에 나서는 것이다. KG그룹이 계열사로 KG스틸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KG스틸은 자동차 제조에 필요한 냉연강판과 아연도강판 등 냉연판재류를 생산한다. 시장점유율이 10% 내외에 불과하지만 시너지를 충분히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최근 출시한 신차 토레스의 흥행이다. 지난 6월 사전계약을 시작해 7월 공식 출시된 신형 SUV 토레스는 최근까지 6만대 이상의 누적 계약 대수를 기록하고 있다. 쌍용차는 토레스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주간 연속 2교대를 시행 중이다. 이를 통해 생산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토레스의 흥행은 국내 완성차 업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내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내년 출시될 신차에 대한 마케팅 전략을 고민 중인 상황인데, 토레스를 벤치마킹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가성비와 디자인이 토레스 흥행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 후 “회생계획에 동의해준 채권단, 회생절차 과정 중 최선을 다해준 쌍용차 임직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양사 간의 시너지 창출과 성장 모색을 통해 쌍용차가 고객과 협력업체 등 이해관계자에게 신뢰를 회복하고 조기에 경영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2022.08.26 17:12

4분 소요
[한국판 카길 꿈꾸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브릿지론 2년 안에 조기 상환”

CEO

김홍국(58) 하림그룹 회장이 팬오션 인수에 성공했다. 그의 꿈인 글로벌 곡물 메이저에 한 발 가까워진 것이다. 논란도 많은 인수였다. 인수 추진 초기 관련도 없는 축산 업체가 해운사를 인수한다는 인식이 짙었다. 이로 인해 승자의 저주라는 우려도 나왔고 ‘오버한다’는 비난도 들었다. 막판엔 소액주주들의 반발에도 부딪쳤다. 김 회장은 멈추지 않았다. 뚝심으로 밀고 나가 끝내 팬오션을 품에 안았다. 김홍국 회장을 6월 17일 만나 직접 얘기를 들어봤다. 그가 인수에 무작정 달려든 건 아니었다. 곡물 사업에 대한 비전과 함께 투자 효용에 대한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었다.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예상했나.“전혀 못 했다. 감자로 인해 당장은 손해지만, 인수가 완료돼 회사가 정상화되면 주주에겐 이득이다. 반대로 인수가 무산돼 계속 법정관리에 있었으면 영업이익이 줄고 주주의 손해로 이어진다. 주주들이 당연히 이를 헤아릴 거라 생각했다. 반발은 있었지만 관계인집회의 결과를 보면 다행히 주주들이 마지막에 이런 점을 이해해준 것 같다. 앞으로 사업 열심히 해서 회사를 키우면 지금 반발하는 주주들도 고맙게 여길 것이다. 오래 걸리지 않는다. 몇 달 안에 그리 될 거라고 본다.”인수대금(1조80억원)을 관계인집회 전에 전부 납부했다.“재무적투자자(FI)인 JKL파트너스가 1700억원을 부담하고, 1580억원은 팬오션이 회사채를 발행해 자체 조달한 자금이다. 나머지 6800억원이 하림의 부담 금액이다. 그룹의 인수 주체인 제일홀딩스가 보유자금 2900억원을 내고, 3900억원은 브릿지론을 빌려서 냈다. 인수금 중 9000억원가량을 회생채무 변제에 사용한다.”브릿지론의 이자 부담이 있을텐데, 단기적으로 해소할 수 있나.“현행법상 지주사인 제일홀딩스가 계열사 자금을 맘대로 끌어다 쓸 수 없기 때문에 브릿지론을 쓴 것이다. 5년 만기 조건인데 2년 내에 조기 상환할 계획이다. 대출 조건을 재조정하는 리파이낸싱도 가능하다. 축산업을 시작하던 시절 경험으로 빚의 무서움은 누구보다 잘 안다. 철저히 계산해서 내린 결정이다.”팬오션 인수로 재무 부담이 커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데.“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하는 소리다. 그룹 전체로 보면 현금성 자산이 8000억원 정도 있다. 일부에서는 자금이 모자라 NS쇼핑의 기업공개(IPO)를 한 것 아니냐고 하는데, 당시 신주 발행을 하나도 안 했다. 돈이 필요했으면 신주 발행을 하지 않았겠는가. 팬오션이 법정관리를 졸업하면 부채비율이 120%, 올해 말이면 80%로 떨어진다. 그 덕에 오히려 그룹 전체의 재무건전성이 좋아질 것이다.”인수가가 예상보다 4000억원가량 올랐다. 적정 가격이라고 보나.“법원이 인수 조건으로 8500억원 이상 유상증자를 확정했을 때는 다소 비싸다는 생각은 했다. 그러나 회사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 정도는 돼야 채권단을 설득하고 인수가 가능할 것 같더라. 또 팬오션이 하림그룹에 그만큼 필요한 회사이기도 했다.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계산이 섰다.”어떤 면에서 그런가.“그룹의 비전인 곡물 메이저가 되는데 꼭 필요하고, 내용면에서도 적합한 회사다. 팬오션을 인수하기 전 대한해운 인수도 검토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규모가 작고 곡물 운송경험이 없어 접었다. 팬오션은 곡물 운송 경험이 많다. 범양상선 시절부터 보면 수십 년의 노하우가 있다. 규모도 크다. 한 해 우리나라의 곡물 수입량의 두 배 가까운 양을 실어 나르기도 했다.”김홍국 회장은 그동안 팬오션 인수를 통해 ‘글로벌 곡물유통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제시해왔다. 현재 축산업과 사료사업에 필요한 옥수수·대두박 등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곡물을 실어나르는 벌크선 인프라를 갖춘 팬오션을 인수하면 운송 비용을 절감하고 유통망을 안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팬오션 인수를 곡물 메이저가 되기 위한 ‘착수’라고 했다. 곡물 사업을 구상한 시점은.“10년 정도 됐다. 하림이 사료 사업을 시작한 게 20년 전쯤이니까, 사료 사업을 10년 정도 하다가 본격적으로 구상했다. 곡물은 하림의 주력 사업인 축산업과 사료사업의 기초 원자재다. 곡물을 사서 사료를 만들고, 사료로 닭과 돼지를 키워 식품으로 가공한다. 당연히 곡물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고, 유통구조를 연구하다가 이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국내에 곡물 메이저가 하나쯤 필요하다. 한국의 곡물 자급률이 23%다. 나머지는 수입에 의존한다. 만약의 경우 식량파동의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 일본도 식량 자급률이 28%에 불과하다. 하지만 1960년대부터 전략적으로 자국 곡물메이저를 키워 여기에 대비했다. 중국도 국가 차원에서 곡물메이저를 키우고 있다.”곡물 사업을 위해 굳이 해운사를 인수할 필요가 있나.“해운이 없으면 엄두도 못 낸다. 부가가치와 경쟁력이 운송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가령 미국에서 옥수수를 사온다고 치자. 이때 미국에서 직접 사는 게 아니다. 계약 단계에서부터 ‘인천까지 실어다 준 옥수수’를 산다. 운송료가 포함된 가격이라는 얘기다. 시황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 곡물 가격의 30~40%, 많을 때는 절반가량이 운송료다. 게다가 곡물 자체의 가격은 시카고 곡물시장에서 정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업체마다 줄이고 늘리고 할게 없다. 결국 가격경쟁력도 운송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세계 1위 곡물메이저 카길의 경쟁력도 자체 운영하는 00~600척의 벌크선에서 나오는 것이다.”현재 글로벌 곡물 유통시장 상황은.“갈수록 커지고 있다. 생산과 소비의 지역 불균형 때문이다. 현재 주요 곡물 생산지는 미국·브라질·아르헨티나 등지다. 소비는 중국을 비롯한 동북아와 중동·아프리카에서 늘고 있다. 결국 누군가는 곡물을 바다 건너로 실어 날라야 한다. 그만큼 전망이 좋다.”기존 업체가 이미 주도권을 쥐고 있는 시장인데.“틈새를 뚫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일본 곡물메이저의 발자취를 봐도 그렇다. 국내에서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장벽에 막혀 실패한 바 있다. 그러나 하림이 유리한 점도 있다. 그룹 내에 확실한 수요처가 있다는 것이다. 하림의 축산업과 사료사업은 원가 비용을 줄일 수 있고, 팬오션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다. 만만치 않은 곡물 유통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기초 체력은 갖춘 셈이다.”하림그룹이 한 해 소모하는 곡물의 양이 얼마나 되나.“1년에 320만t 정도의 사료를 생산한다. 여기 들어가는 곡물의 90%가 수입인데 이게 약 200만t, 금액으로 따지면 1조원 수준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미국·일본의 곡물 업체로부터 사왔다.”팬오션으로 곡물을 공급하면 어느 정도의 비용절약 효과가 있을까.“정확한 파악은 어렵다. 팬오션을 인수했다고 해서 그룹에 필요한 원료 전부를 팬오션을 통해 운송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팬오션이 운송한 곡물 전부를 계열사에만 공급하는 게 아니다. 자체 물량을 기반으로 다른 곳에도 공급할 예정이다. 국내만 하더라도 전체 곡물 수입물량이 1500만t, 5조원 규모다. 가까운 중국 시장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인수 과정에서 카길과도 미팅이 있었다고.“인수 본계약 체결 이튿날(2월 13일) 카길 한국법인에서 연락이 왔다. 아시아태평양 총괄이 만나고 싶다더라. 동북아에서 곡물 수요가 늘고 있으니 협업하자는 제안이었다. 다만, 아직 원론적인 단계일 뿐 구체적인 얘기는 없었다. 아마 팬오션 인수가 확정되고 법정관리에서 벗어나면 본격적인 얘기가 오고 가지 싶다.”잠재 경쟁사인 카길이 협업을 원하는 이유가 있나“커져가는 동북아 시장에 관심이 크다. 해당 지역에 대해 잘 아는 업체와 파트너십을 통해 접근하려는 것이다. 또 카길은 곡물 유통과 함께 재배도 직접 하는 곡물메이저다. 이런 관점에서 하림과도 충분히 사업 파트너가 될 수 있다.”사업 연관성이 있지만, 해운사는 처음인데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큰 방향만 제시하고 세부적인 건 팬오션에 맡길 생각이다. 국내 주요 기업 회장들이 모든 계열사 사업에 전문가는 아니지 않나. 나 역시 그렇다. 일단 팬오션이 스스로 잘 하도록 여건을 만들어 기존 사업을 정상화하고, 조금씩 곡물 운송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팬오션에 곡물사업부를 신설할 것이다. 이미 여기서 일할 전문가진도 일부 채용했다.”현재 하림의 자산총액은 4조8000억원. 공정위의 대기업 집단 기준인 5조원에 약간 못 미친다. 팬오션을 인수하면 9조원을 웃돌아 대기업 집단에 편입된다. 김 회장은 지금은 대기업에서 찾기 힘든 창업주다. 11살 때 병아리 10마리를 키워 시장에 내다 판 것을 계기로 젊은 시절부터 양계사업을 시작했다. 두세 차례의 위기를 넘기며 재무 안전성의 중요함을 깨달았고, 농장(사료·사육)-공장(도계·가공)-시장(유통·홈쇼핑)으로 이어지는 사업모델을 구상해 하림을 지금의 위치에 올려놨다.대기업 집단 편입이 부담스럽진 않나.“솔직히 부담된다. 중견기업일 때보다 규제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업가로서 도전과 성장을 회피할 수는 없다. 대기업 기준에 따라 새로 규제에 저촉이 되는 것은 사안마다 처리할 시간이 주어진다. 규정 기한에 맞춰 하나씩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최근 자수성가형 대기업 오너의 신화가 잇따라 무너졌다. 자신 있나.“모르는 사업은 하지 않는다. 팬오션 인수도 사료사업을 하면서 긴 시간 고민하고 연구했던 분야다. 필요하고 잘 할 수 있는 것만 하기 때문에 한 번에 무너지진 않을 것이다.”앞으로의 계획은.“곡물 사업의 규모가 워낙 크다. 이걸 완성시키는 데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당분간은 여기에 전념할 생각이다. 병아리 10마리를 키울 때 내 꿈은 병아리 100마리를 키우는 것이었다. 100마리를 키우고 나서는 1000마리가 꿈이 됐다. 결국 사업이란 게 그렇더라. 지금은 먼저 곡물 메이저를 만드는 게 꿈이다. 다음 목표는 그 뒤에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다.”

2015.06.2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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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 품은 하림] 승자의 저주 파고도 넘을까

산업 일반

축산업체 하림이 국내 최대 벌크선사 팬오션을 품에 안았다. 팬오션을 발판으로 국내 최초 글로벌 곡물메이저가 되겠다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꿈이 담긴 승부수다. 하림이 ‘승자의 저주’를 피해 곡물메이저가 되려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끝 모를 불황에 시달리는 해운 업황과 글로벌 곡물시장의 ‘카르텔’을 극복해야 한다. 최근 들어 벌크선 경기가 개선되고, 곡물시장 성장으로 신흥 곡물메이저가 등장하는 점은 하림에게 희망적이다. 과연 팬오션이 하림의 새로운 ‘날개’가 될 수 있을까. 하림그룹이 해운업체 팬오션 인수를 사실상 확정 지었다. 6월 12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가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개최한 팬오션 관계인 집회에서 하림의 팬오션 인수를 전제로 마련된 변경회생계획안이 가결됐다. 인수 초기 ‘승자의 저주’ 논란과 막판 감자를 둘러싼 소액주주의 반발을 정면돌파 해서 얻은 결과다. 하림은 오는 8월 팬오션 주주총회, 이사진 구성 등을 거쳐 인수 절차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 1조 넘는 인수가에 하림 단독 입찰 팬오션은 2013년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매물로 나왔다. 지난해 초 삼일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며 본격적으로 인수 전의 막이 올랐다. 팬오션이 국내 최대 벌크선사라는 강점에다 지난해 3월 정부가 대량 화물 화주가 구조조정 중인 선사를 인수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면서 인수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법정관리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몸값을 높인 상태였다. 이에 따라 해운사인 현대글로비스와 대형 화주인 포스코가 유력한 인수자 후보로 꼽혔다.그러나 예상 입찰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현대글로비스와 포스코가 곧 팬오션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분위기가 냉각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해 11월 말 팬오션 매각 방식을 ‘8500억원(3억4000만주, 지분율 58%) 유상증자+회사채 발행’ 방식으로 결정했다. 입찰가로 최소 8500억원 이상을 써야 하는 것이다. 시장에선 증자를 포함한 입찰 가격이 1조원이 넘을 것으로 관측했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매매가격 6000억~7000억원을 훨씬 웃돌았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유찰 가능성까지 제기됐다.이때 하림이 업계 예상을 깨고 공격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사모펀드 운영사인 JKL파트너스를 재무적 투자자(FI)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하림은 지난해 11월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 한 달 후 매각 본입찰에 단독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앞서 예비 입찰에 뛰어든 삼라마이더스(SM)그룹의 대한해운컨소시엄과 도이치증권, 한국투자파트너스, 사모 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KKR)는 결국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듬해 2월 12일 하림·JKL 컨소시엄은 팬오션과 인수·합병(M&A) 본계약을 했다.하림의 인수 소식에 일부에서는 재무 부담을 문제 삼았다. 대규모 M&A에 나섰다가 막대한 금융비용으로 낭패를 보게 되는 ‘승자의 저주’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하림이 써낸 인수금액은 1조79억5000만원. 이 중 JKL파트너스가 1700억원을 부담하고, 1579억5000만원은 팬오션이 회사채를 발행해 자체 조달한다. 하림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6800억원이다.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으로 자금을 충당하더라도 자칫 그룹 전반에 재무적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이에 하림은 “그룹 전체에 8000억원 정도의 현금성 자산이 있기 때문에 걱정할 만큼 부담이 크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또 “전혀 엉뚱한 분야로의 진출이 아니라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측면에서 승자의 저주가 아니라 새로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기회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곡물을 실어 나르는 벌크선 인프라를 갖춘 팬오션을 인수하면 운송 비용을 절감하고 유통망을 안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닭고기로 많이 알려진 하림의 주력은 사료사업이다. 전체 4조8000억원의 매출 중 사료 부문이 1조4000억원을 차지한다. 축산업(1조1000억원)보다 많다. 그런데 사료의 원료인 곡물은 95%를 수입에 의존한다. 게다가 소수 곡물 메이저가 곡물 운송 시장을 독과점 하고 있어 고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다. 하림은 “팬오션을 인수해 곡물 운송에 숨통이 트이면 원가를 줄이고 안정적인 추가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1.25대 1 주식 감자안에 소액주주 반발 승자의 저주 논란을 조금씩 불식시키며 순항할 것만 같던 하림의 팬오션 인수는 막판에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 소액주주들의 반발로 인수를 위한 변경회생계획안(회생안) 승인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쟁점은 회생채무 조기변제 할인율과 감자안이었다. 팬오션과 하림은 본계약 후 재무제표 실사 등을 거쳐 4월 21일 인수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은 회생안을 서울중앙지법 제4파산부에 제출했다. 그런데 소액주주들이 여기에 포함된 ‘1.25대 1 감자’와 ‘회생채권 변제에 따른 현가할인’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회생안 승인 반대에서 나선 것이다.내용은 이렇다. 하림이 2023년까지 갚아야 하는 팬오션의 회생채권 예상 금액은 1조1000억원 수준이다. 기존 회생계획에 따르면 10여년에 걸쳐 갚을 돈을 조기에 변제하더라도 할인율을 적용하지 않는다. 이에 하림은 채권단에 채권을 한 번에 갚는 조건으로 조기 변제에 따른 현가할인(18%)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출자전환 주식을 포함한 모든 주식에 대해 1.25대 1(20%) 감자를 하는 안을 회생안에 포함시켰다.소액주주들은 이미 처음 회생 단계에서 주가 대비 60% 이상의 손실을 감수하고 채권금액의 67%를 주당 1만원으로 출자전환 받았기 때문에 또 다시 감자하면 손실이 늘어난다며 반발했다. 또 팬오션의 재무 안정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주주들의 이익을 희생시켜가며 감자할 필요성이 없다고 주장했다.팬오션은 지난해 매출 1조6000억원, 영업이익 2158억원, 순이익 788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 했다. 올 1분기에도 매출 3878억원, 영업이익 589억원을 거뒀다. 3월말 현재 자산총계는 4조 3895억원으로 자본 1조4450억원, 부채 2조9395억원 등이며 부채비율은 203% 수준이다. 주주들은 이를 근거로 법원에 회생안의 회계상 오류를 지적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감자안 삭제, 조기변제 할인율을 18%에서 0%로 조정, 2500원으로 정한 하림의 유상증자 가격을 주당 3100원으로 600원 상향하는 조정안을 요구했다.이에 대해 하림은 “채권자가 권리의 일부를 포기하는 만큼 주주들의 권리도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정관리 상태에서의 M&A에서 변제 우선 순위에 따라 주주는 채권자의 권리 감축보다 더 불리한 권리감축이 이뤄져야 한다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과 관련 판례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하림은 실사 과정에서 인수를 하려면 1.5대 1(33%)의 감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일부 채권단과 주주들이 반발하자 법원이 1.25대 1(20%)로 중재안을 냈다. 채권단의 권리 감축률인 18%보다 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하림 관계자는 “소액 주주들의 피해를 고려해 감자비율을 최소화 한데다 법정관리 완료 후 주가 상승 전망을 고려하면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팬오션의 재무상황에 대해서도 “법원의 법정관리를 통해 일부 채무 유예가 이뤄진 것이지 채권단 돈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흑자전환을 했다고 자력갱생이 가능하다고 보는 건 근시안적 판단”이라고 일축했다. ━ 소액주주 지분율 커져 막판 긴장 회생안은 관계인집회에서 채권자의 3분의 2, 주주 과반수의 동의를 얻으면 최종 승인이 난다. 팬오션의 회생안은 당초 주채권자이자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회생안을 받아들인 분위기여서 인수가 무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막바지 이르러 회생안에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이 우호지분을 모아 팬오션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변수가 생겼다.팬오션 소액주주권리찾기 인터넷 카페는 관계인집회를 2주 앞둔 5월 29일 주주의결권 행사를 위해 4500만주에 달하는 지분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카페 회원 981명이 위임한 주식 2599만주, 카페 측이 우호세력으로 지목한 새마을금고·농협·신협 등 기관 주식 1200만주, 직접 신고 추정 분 200만주 등을 합한 양이다. 이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관계인집회 참석을 신고한 총 주식 수 1억5000만주의 절반 가량이다. 소액주주들이 산업은행의 지분 2788만주를 제치고 최대 의결권을 갖는 셈이다.따라서 이들이 관계인 집회에서 반대에 나설 경우 주주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해 회생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생겼다. 소액주주들의 반대로 관계인 집회에서 변경 회생안이 부결되더라도 팬오션이 법원에 강제인가를 신청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변경회생계획은 확정된다. 하지만 이 같은 시나리오대로 되지 않을 경우 팬오션 인수가 무효화될 수도 있다. 하림은 감자안이 삭제되거나 조기변제 할인율이 조정될 경우 인수를 포기한다는 방침을 밝혀 팬오션의 매각이 백지화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막상 투표 결과는 싱거웠다. 6월 12일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개최한 팬오션 관계인집회에서 1.25대 1주식 감자안을 포함한 팬오션 회생안은 채권단 87%, 주주 61.6%의 동의를 얻어 가결됐다. 소액주주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가결 조건인 주주 2분의 1이상의 동의를 쉽게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은행·우정사업본부 등이 참여한 채권단의 3분의 2이상도 동의했다. 하림은 이보다 앞선 6월9일 팬오션 인수대금 1조79억5000만원을 전액 납입했다. 이로써 하림의 팬오션 인수가 사실상 확정됐다. 7~8월 인수단 파견 등 남은 인수절차를 밟을 계획이다.한편, 이번 인수 성공으로 하림은 내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에 편입될 전망이다. 하림의 현재 자산 총액은 4조8000억원. 팬오션은 지난해 12월 말 현재 부채 3조 444억원, 자본 1조3950억원 등 총 4조4394억원의 자산을 갖고 있다. 팬오션을 인수하면 하림 자산 규모는 9조원을 웃돌게된다. 공정위는 매년 4월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을 새로 지정해 발표한다. 대기업집단으로 분류되면 계열사 간 상호출자와 채무보증 등이 금지되고 공시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대기업으로서 공식 인정을 받게 된다. 닭고기 가공업체로 출발한 하림그룹이 ‘재벌’이 된다는 얘기다.

2015.06.2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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