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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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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이슈

차이충신 알리바바 회장_차이충신(Joe Tsai) 알리바바(Alibaba) 그룹 회장이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과열되면서 버블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AI 서비스에 대한 초기 수요를 초과하는 속도로 데이터센터가 건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차이충신 회장은 25일 홍콩에서 열린 HSBC 글로벌 투자 서밋에서 "미국부터 아시아까지 대형 기술 기업과 투자 펀드 등이 무분별하게 서버 기지를 세우고 있다"며 "많은 프로젝트가 명확한 고객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AI 인프라 확충을 위해 미국과 중국의 기술 기업들은 엔비디아(Nvidia) 및 SK하이닉스(SKHynix) 등의 반도체를 대거 구매하며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알리바바(Alibaba) 역시 올해 2월 AI 중심 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하며 향후 3년간 3800억위안(약 52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인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건설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5000억달러(약 68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투자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늘고 있다. 특히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오픈소스 AI 모델을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개발했다고 주장하면서, AI 인프라 투자 과열에 대한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차이충신신 회장은 "일부 프로젝트는 고객 확보 없이 자금 조달부터 시작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이 버블의 전조로 보인다"며 "데이터센터가 투기적으로 건설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수십억달러, 수백억달러 규모의 투자 자금이 무분별하게 조달되는 모습이 보인다"고 덧붙였다.특히 그는 미국의 대형 기술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규모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아마존(Amazon)은 올해 AI 인프라에 1000억달러(약 136조원), 구글 모회사 알파벳(Alphabet)은 750억달러(약 102조원), 메타(Meta)는 최대 650억달러(약 88조원)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차이충신 회장은 "미국에서 AI에 대한 투자 금액이 5000억달러 혹은 수천억달러 수준으로 논의되고 있는데, 이는 반드시 필요한 수준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현재 관찰되는 수요를 넘어선 과잉 투자"라고 지적했다.한편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미국 내 일부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을 취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기적으로 AI 컴퓨팅 용량이 과도하게 확보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AI 데이터센터에 800억달러(약 109조원)를 투자할 예정이지만, 내년부터 투자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5.03.26 18:00

2분 소요
UAE도 ‘카지노 합법화’ 추진…불붙은 亞 복합리조트 개발 경쟁 [E-마이스]

산업 일반

아랍에미리트(UAE)가 카지노가 포함된 대형 복합리조트(IR·Integrated Resort) 개발에 나선다. 이슬람교 율법에 따라 도박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중동 국가에서 미국 라스베이거스 모델의 복합리조트 개발을 추진하기는 UAE가 최초다. 카지노 합법화에 앞서 복합리조트 관리에 필요한 강력한 내부 규정과 지침을 개발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연방 정부 차원의 전담기구도 설립한 상태다. 카지노 등 관련 업계에선 UAE 정부가 7개 토후국 당 하나씩 모두 7개의 복합리조트 개발을 허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은 UAE가 탈석유화와 걸프 지역 경제 주도권 선점을 위해 ‘파격’을 택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소리(VOA)는 “걸프 지역에서 가장 보수적인 UAE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제 패권 경쟁을 위해 과감한 ‘자유주의적 법률 개혁’(Liberal legal reform)에 나서고 있다”고 해석했다. UAE에선 현행법상 복권, 경마, 슬롯머신 등 도박 행위를 하다가 적발되면 벌금 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있다.걸프 지역 경제 주도권 선점 위해 ‘파격’ 선택현재 UAE 내에서 복합리조트 개발이 구체화하고 있는 지역은 최북단 ‘라스 알 카이마’(Ras Al Khaimah)다. 미국 카지노 회사 윈(Wynn) 리조트가 인공섬 ‘알 마르잔’(Al Marjan)에 총 25만㎡ 규모 복합리조트 건립을 공식화한 상태다. 라스 알 카이마 지방 정부는 미국과 싱가포르 사례를 참고해 관광청 내에 게임 규제 전담 조직을 신설할 정도로 복합리조트 개발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라스 알 카이마는 두바이에서 차로 45분 거리에 있는 7개 토후국 중 하나로 연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UAE의 대표적인 관광 도시다. 대표 관광지인 알 마르잔은 산호 모양의 4개 인공섬(브리즈·트레저·드림·뷰)으로 전체 면적이 여의도(8.5㎢)의 3분의 1인 2.7㎢에 달한다.윈 리조트는 알 마르잔에 오는 2027년까지 39억 달러(약 5조 2000억원)를 투입해 1500개 객실의 특급호텔과 쇼핑몰, 공연장, 컨벤션센터 등을 ‘원샷’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레이저 쇼 등 인공섬을 화려하게 장식할 랜드마크급 상설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윈 리조트 측은 UAE 정부의 카지노 합법화에 맞춰 카지노를 시설 계획에 추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크레이그 빌링스 윈 리조트 CEO는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윈이 UAE에서 첫 카지노 운영권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부다비와 두바이도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복합리조트 개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수도 아부다비는 페라리 월드, 워너 브라더스 테마파크가 있는 야스 아일랜드와 야스 마리나 포뮬러1(F1) 서킷 일대에 복합리조트를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두바이는 일본 오사카에 복합리조트 개발을 추진 중인 엠지엠(MGM) 리조트 인터내셔널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엠지엠은 2017년부터 부르즈 알 아랍이 있는 주메이라 해안 인근에 1400개 특급호텔이 포함된 엔터테인먼트 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답보 상태에 있던 12억 달러(약 1조 6000억원) 규모 건설사 계약이 지난해 마무리되면서 개발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빌 혼버클 엠지엠 리조트 인터내셔널 CEO는 최근 공식 석상에서 “두바이에서 카지노 운영은 둘도 없는 최고의 비즈니스 기회가 될 것”이라며 “카지노 운영권을 확보한다면 세계 최고 수준의 게임 시설을 계획에 추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아시아, 복합리조트 ‘춘추전국 시대’ UAE가 복합리조트 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걸프 지역 경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UAE 정부는 복합리조트가 여행지로써 매력을 높이고 투자와 게임세 등 세수를 늘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UAE가 복합리조트 개발로 연간 66억 달러(약 8조 8000억원)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최근엔 ‘관광을 새로운 석유’(Tourism is the new oil)로 규정하고 범정부 차원의 관광산업 활성화 계획인 ‘UAE 관광전략 2031’도 내놨다. 외국인 관광객 4000만 명 유치가 목표인 이 계획은 2031년까지 관광 부문에서 270억 달러(약 36조원) 투자를 유치해 현재 9% 수준인 관광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을 20% 이상(1225억 달러)으로 늘리는 게 골자다. 최근 관광 인프라와 상품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14개 도시에 21개 엔터테인먼트 단지를 조성하는 500억 달러(약 17조 7000억원) 규모 개발사업에 착수했다. UAE의 가세로 아시아는 복합 리조트 춘추전국 시대를 맞게 됐다. 현재 아시아 지역에선 UAE 외에 일본이 2030년 가을 개장을 목표로 오사카 유메시마 인공섬에 복합리조트 건립을 추진 중이다. 태국도 방콕, 푸껫 등에 최대 5개 복합리조트를 개발하기 위해 카지노 합법화를 진행하고 있다. 싱가포르, 마카오도 올해부터 기존 복합리조트 2단계 확장공사에 돌입한다.반면 한국은 복합리조트 개발 경쟁에서 변방으로 내몰리고 있다. 외국인만 카지노 출입을 허용하는 ‘반쪽짜리’ 개발에 머물고 있어서다. 대형 시설 운영의 자금줄 역할을 할 카지노 기능을 제한하면서 투자와 시설 규모에서 기존 싱가포르, 마카오는 물론 일본, UAE에 들어설 복합리조트에 한참 뒤처지고 있다.최근 개장한 복합리조트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투자 규모가 1조 8000억원으로 11조원이 넘는 일본 오사카의 6분의 1, 5조원이 넘는 UAE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는 기존 3개 동에 1개 동을 추가 건립하는 데에만 2배에 가까운 3조 3400억원을 투입한다.김대관 경희대 교수는 “당장 지금부터 일본 등 아시아 지역 복합리조트 개장에 대비해야 한다”며 “오픈 카지노(내·외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 허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관광시장 전반에 걸쳐 해외 자본의 국내 투자를 늘리기 위한 규제 완화 등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02.23 09:00

4분 소요
역대급 세수 결손에…정부, ‘공자기금’ 카드 꺼낼 듯

정책이슈

올해 7월까지 국세수입이 지난해보다 43조원 이상 덜 걷힌 가운데 정부가 이를 충당하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재원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공자기금이란 여러 기금의 자금을 통합 관리하는 계정이다. 다른 기금들의 여유 재원을 빌려오거나(예수) 자금이 부족한 곳에 빌려주는(예탁) 총괄계정 역할을 담당한다.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다음주 올해 세수 재추계 발표를 앞두고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을 공자기금으로 넘겨 세수 부족을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올해 1∼7월 국세 수입은 217조6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3조4000억원 감소했다. 남은 5개월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세금을 걷는다고 해도 올해 세수는 세입 예산(400조5000억원) 대비 48조원 부족하다. 세수펑크가 50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것은 물론, 60조원대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60조원을 기준으로 중앙정부가 메워야 하는 부족분은 전체 세수 결손의 60%에 해당하는 36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내국세의 40%가량이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명목으로 지방에 내려가야 한다는 법규정에 따른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세수 펑크의 약 40%는 지방부담이라는 얘기다. 관세, 종합부동산세 등 일부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6대 4의 비율로 중앙과 지방이 각각 부담하는 셈이다.중앙정부의 세수결손을 메우는 재원은 크게 불용, 세계 잉여금, 공자기금 재원으로 나뉜다. 먼저 편성한 예산을 쓰지 않는 ‘불용’으로 10조~20조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잉여금으로는 3조~5조원대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2022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의 일반회계 잉여금 6조원 가운데 출연·상환 등을 제외한 순수한 여윳돈은 2조8000억원이다. 자유로운 활용에 제한이 있는 특별회계 잉여금 3조1000억원까지 최대한 활용한다면 5조9000억원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기재부는 나머지 10조~20조원 안팎의 부족분은 공자기금 재원으로 메워야 한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기금에 빌려준 예탁금을 중도에 상환받는 방식으로 예년 규모를 크게 웃도는 공자기금 재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올해 공자기금 정부내부지출 153조4000억원의 최대 20%인 약 30조원까지는 국회 의결 없이 행정부 재량으로 일반회계에 투입할 수 있다. 빚을 내지 않고 세수 부족을 메우겠다고 강조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숨겨둔 비책이라는 분석이다.정부 관계자는 “다른 기금에 빌려준 예탁금을 대규모 조기 상환받는 방식으로 공자기금 여유재원 확보가 가능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지난 2020년 추경예산안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공자기금 신규 예탁을 줄이는 방식으로 2조8000억원을 조달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을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23.09.03 17:09

2분 소요
삼성 가장 많이 팔고, TSMC 가장 많이 벌고…글로벌 반도체 성적표

IT 일반

삼성전자가 가장 많이 팔았고, 수익성은 TSMC가 가장 높았다.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업계 성적표를 들여다본 결과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만 94조원 넘게 벌어 들며 미국 인텔을 꺾고 반도체 매출 1위 자리에 올랐고, 대만 TSMC는 지난해 영업이익률 40.9%를 달성했다.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전례 없는 투자 경쟁을 벌였다. 가장 많은 투자금을 쏟아부은 기업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메모리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설비투자에 43조6000억원을 투입했다. 인텔은 21조원을 투자했고, TSMC는 36조원가량을 투입했다. TSMC가 인텔이나 삼성전자와 달리 종합반도체기업(IDM)이 아닌, 파운드리 기업임을 고려하면 ‘파운드리 집중 투자’가 이뤄진 셈이다. 막대한 고정비 지출 속에서도 기술경쟁력과 수급 불균형 대응 전략에 따라 업체 별 희비가 엇갈렸다. ━ TSMC, 종합반도체기업인 인텔보다 설비투자액 많아 매출은 삼성전자가 가장 높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반도체 사업 매출은 초호황기였던 2018년(86조2900억원)을 넘어서는 94조1600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해 경쟁사인 미국의 인텔을 꺾고 3년 만에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반도체 영업이익은 29조원을 넘기며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60% 가까이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최대 매출을 올리면서도 영업이익률 31%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개선된 수치지만,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기록한 2018년 50%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20%포인트 하락했다. 막대한 설비투자와 D램 가격 하락이 수익성 하락의 주요 원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설비투자(CAPEX)를 보수적으로 이어가며 공급을 조절해 수요처의 재고 영향을 최소화하고 수익성이 높은 제품은 생산비중을 늘려 수익성 하락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TSMC는 지난해 41%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며 파운드리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1144.60원)을 적용해 환산하면 TSMC 매출액은 약 65조원(568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7조원(232억 달러) 수준이었다. 매출은 삼성전자와 30조원가량 차이가 나지만, 영업이익은 2조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TSMC 수익성을 견인한 건 첨단 공정이었다. 지난해 TSMC의 7나노 이하 첨단 공정의 매출비중은 50%에 달했다. 2020년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 5나노(㎚·10억분의 1미터) 공정 매출비중이 2020년 8%에서 19%로 급증했고 7나노 공정 매출비중은 2%포인트 하락한 31%를 기록했다. 관련기사구글·애플만? 뉴욕증시 반도체 주 뜨겁다…AMD·퀄컴 최대실적 발표 반도체 1위 삼성, 메모리 반등 가능성, 시스템 존재감 커져반도체 공격투자 시동 건 인텔…TSMC 추격하는 삼성 쫓는다 TSMC는 올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이 약 20%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300억달러를 설비투자에 쏟은 TSMC는 올해 더 많은 투자 목표를 설정했다. TSMC는 올해 400억~440억달러를 설비투자에 쏟는다. 이중 70~80%는 2~7나노 공정 개발에 투자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의 초미세공정 개발 경쟁에서 차이를 벌려 파운드리 2위인 삼성전자를 따돌리겠다는 전략이다. ━ 컴퓨팅 매출 감소에 고정비 확대까지…웃지 못한 인텔 반면 인텔은 전년 대비 수익성이 감소했다. 특히 인텔의 최대 사업부인 클라이언트 컴퓨팅 고객사들이 생산 차질을 겪고, 시장 성장성이 낮다는 우려가 이어지면서 클라이언트 컴퓨팅 매출이 감소했다. 지난해 인텔은 영업이익 195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5%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4.6%에 그쳤다. 특히 인텔이 TSMC와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설 투자에 막대한 금액을 쏟아부을 예정이라, 올해 수익성은 더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고정비가 증가하면서 이익 회복 속도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어서다. 인텔은 올해 전년 대비 60%가량을 늘린 280억 달러(약 34조원)를 반도체 투자에 쏟아붓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200억 달러(약 24조원)를 투입해 2개의 첨단 반도체 공장 설립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2.02.08 20:00

3분 소요
내년부터 소상공인 대상 최저 연 1.0% 초저금리 대출 시행

정책이슈

정부가 내년 소상공인 213만 명을 대상으로 약 36조원을 투입해 최저 연 1.0% 초저금리 대출을 시행한다. 관광·체육·문화, 택시·버스 등 소상공인 손실보상 비대상업종에는 4000억원을 지원하고, 지역사랑상품권 발행규모는 30조원으로 증가한다. 국회는 3일 오전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내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손실보상 및 비대상업종 맞춤형 지원 예산 규모를 정부안 상의 8조1000억원에서 10조1000억원으로 2조원 늘렸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 손실보상 하한액을 기존 10만원에서 50만원(분기당)으로 올렸다. 소상공인 213만명을 대상으로는 최저 연 1.0% 금리의 대출을 총 35조8000억원 규모로 공급한다. 관광·체육·문화, 택시·버스 등 손실보상 비대상업종에 대해선 금융·인력·방역물품, 매출 회복 등 4000억원 상당의 맞춤형 지원방안을 추가했다. 지역사랑상품권 발행규모는 30조원으로 올해 21조원보다 발행 규모가 늘었다. 지역사랑상품권 발행과 관련한 국고지원 규모는 기존 정부안인 6조원에서 15조원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가 교부세 등 확충된 지방재정으로 15조원의 지역화폐 발행을 지원할 예정이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2021.12.0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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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연기 결정, 아베의 셈법] 경제적 피해 아프지만, 분위기 반전시 정치적 자산

정책이슈

국제 여론 악화에 1년 연기… 개최 후 내수 살면 총재선거 해볼만 “인간은 길을 잃었을 때 더 빨리 뛰어가는 유일한 동물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롤로 메이의 말마따나 사람은 일이 계획대로 안 풀리거나, 어려움이 닥치면 내면의 불안감을 행동으로 드러낸다.최근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를 둘러싸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며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음에도 도쿄올림픽을 일정대로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와서다. 3월 중순까지만 해도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예정대로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준비를 진행해 간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일본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툐올림픽을 1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국제사회 여론이 연기 쪽으로 기울자 IOC는 올림픽 개최를 연기하기로 입장을 선회했고, 아베 총리도 “(IOC가) 완전한 형태로 실시하겠다는 방침과 결을 같이 하는 것”이라며 고집을 꺾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관중 경기는 상상하지 못한다. 도쿄올림픽 개최는 1년 연기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우회적 압박도 영향을 끼쳤다. 아베 총리로서는 뼈 아픈 일이다. 도쿄올림픽은 단순 스포츠 행사가 아닌 정치·경제적 빅 이벤트였기 때문이다.아베 총리는 ‘선거의 아베’로 불린다. 2012년 민주당을 밀어내고 두 번째 총리에 오른 아베 총리는 취임 후 치른 다섯 차례 선거(중의원 두 번, 참의원 세 번)에서 모두 승리했다. 올해 9년 차에 접어든 아베 총리는 이미 지난해 11월 역대 최장수 총리 타이틀을 거머쥐었다.아베 총리가 2012년 취임 때부터 내건 슬로건은 ‘부흥’이었다. 1945년 패전한 국가의 멍에를 벗는 한편 1990년대 경제 버블 붕괴로 맞이한 잃어버린 20년과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상흔을 지우고 다시 일어서자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시간의 역순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먼저 당장 시급한 동일본 대지진 문제 해결과 후쿠시마 복구에 총력을 기울였다. 일본의 동일본대지진 복구에 2011∼15년도 25조 엔(약 283조원)의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했다.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심각해 근본적 문제 해결에는 난항을 겪고 있다.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하겠다는 입장이나 국제 사회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지난해 의도적으로 태풍 하기비스에 후쿠시마 원전폐기물 자루를 유실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낳고 있다. ━ 대지진-잃어버린20년-패전국 ‘트라우마’ 해소 천착 일본 정부는 더불어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의 안전성을 해외에 알리는 한편 수출을 재개하는 등 동일본 대지진 이전으로 회귀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이 한국의 후쿠시마 농수산물 수입 규제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도 부흥 정책을 가로막는다고 판단해서다.아베 총리는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 취임한 이듬해인 2013년부터 중앙은행이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는 무제한 양적 완화 방식에 나섰다. 아베 총리가 취임할 당시 세계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주요국들이 돈을 풀어 자국 통화가치를 낮추는 ‘근린국 궁핍화’ 경쟁이 치열했다. 아베 총리도 이에 동참해 일본중앙은행(BOJ)을 통해 장기 국채 금리를 0% 수준으로 유지하는 한편 일본은행(BOJ)이 채권과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해 시장에 자금을 직접 공급했다.또 실물 부문에서 생산력을 늘리기 위해 정년을 연장하는 한편 가정주부들의 사회진출 유도, 부업 허용 등의 정책을 실행했다. 일본이 추진하는 ‘일하는 방식의 개혁’은 성별과 연령, 장애의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일하는 ‘1억 총활약 사회’가 목표다.이와 함께 인문계 인원을 감축하고 현업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이공계를 늘리는 대학 개혁도 단행했다. 일본 정부는 이런 교육 정책을 통해 정보통신기술(ICT) 등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2014년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중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들여 내수 진작에도 나섰다. 더불어 확장적 재정정책과 부채 감축을 위해 소비세율을 인상해 세수 확대에도 나섰다. ‘제3의 화살’로 불리는 이 같은 성장전략의 마지막에는 올림픽을 통한 내수 진작이 있다.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국가 부흥 프로젝트의 백미는 개헌을 통해 정상국가로 탈바꿈하는 일이다. 헌법 9조를 개정해 군대 보유와 전쟁 금지 규정을 풀어냄으로써 패전국 일본을 보통국가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에서 “여야의 틀을 넘어 활발히 논의해 레이와(令和) 시대에 맞은 헌법 개정 원안 마련을 가속하겠다. 임기 중에 내 손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 초 연두 소감에서도 “미래를 제대로 보기 위해 나라의 형태를 중심에 두고 큰 개혁을 추진하겠다. 그 앞에 있는 것이 헌법개정이다”이라며 개헌을 일본의 새해 주요 국정 과제로 제시했다. 아베 총리가 연두 소감에서 개헌을 언급한 것은 2014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아베 총리로서는 올해 도쿄올림픽은 동일본 대지진을 극복하고, 경제 부흥의 성과를 세계에 알리는 한편 보통국가로 나선다는 일종의 세러머니다. 내부적으로는 1964년 도쿄올림픽을 재현해 내부 결속을 다지고, 중장년층 표심을 사로잡아 정치적 자산을 키우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이를 발판 삼아 올 8월 이후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다시 해 정권을 유지하는 한편 아베 총리의 취임 10년 차인 2021년 개헌에 나설 것이란 게 일본 정가의 대체적 전망이었다. 자민당은 지난해 말 임시국회에서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 했으나, 야당의 반대로 성사되지 않았다. ━ 내년 총리 10년차, 올림픽 이후 개헌 가능성 아베 총리는 사실상 올해 헌법 개정이 어려워져 내년에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시행하는 쪽으로 목표를 수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베 총리의 당 총재 임기는 2021년 9월까지다. 이 때문에 올해 안에 중의원을 해산하지 않으면 권력 누수(레임덕)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지난달 요미우리신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민당 소속 정치인 중 차기 총리로 선호하는 인물 1위는 25%를 얻은 이시바 시게루가 꼽혔다. 이에 비해 아베 총리가 직접 자신의 후계자로 언급한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은 5%의 선호도를 얻는 데 그쳤다.아베 총리로서는 자신의 임기 연장 구상을 추진하지 않고 퇴임하면 후임 자민당 총재가 다음 총선을 지휘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아베 총리는 본인 임기 때 개헌을 성사시키는 한편 정치적 자산을 승계하기 위한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중의원 해산 시점을 11월 14~15일 여는 추수감사 제사 ‘다이조사이(大嘗祭)’가 끝난 뒤로 예상하기도 한다. 올해 다이조사이가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 후 처음 갖는 행사라서다.아베 총리가 도쿄올림픽을 일정대로 열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은 경제적 고려도 있다. 도쿄올림픽이 취소되거나 일정대로 열리지 않으면 수조~수십조 원대 경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미야모토 가쓰히로 일본 간사이대 수리경제학 명예교수는 최근 보고서에서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1년 연기하면 6400억 엔(약 7조2000억원)의 경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구체적으로는 대회운영비와 입장료, TV 광고비 등이 사라지고 관광객 유입 등의 2차 효과가 사라진다는 분석이다. 또 선수 재선발 및 홍보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올림픽이 취소되면 소비지출과 관광 진흥, 문화활동 등 효과가 사라져 4조5151억 엔(약 51조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일본 국내총생산(GDP) 4조9709억 달러의 10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연기해도 GDP의 0.7~1%가량의 피해가 생긴다. 분양·임대된 선수촌 아파트 입주 지연, 전철 역사 변경 등에 따른 경제 손실과 올림픽 관련 물자 납품, 인력 채용이 사라져 소득과 고용에도 여파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나가하마 도시히로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도쿄올림픽 취소 시 2020년 한 해에만 발생하는 경제 손실이 3조2000억 엔(약 36조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또 도쿄올림픽 준비를 위한 경기장·선수촌 등 건설 경기 부양으로 그간 경제성장률을 떠받쳤고, 2018~19년 소비를 진작한 점을 고려하면 경제 충격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소비세 인상으로 내수가 위축된 상황이라 소비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 수소에너지를 사용하는 구상을 내놓는 등 올림픽은 신기술과 서비스를 세계에 선보이는 귀중한 기회”라며 “연기 혹은 취소된다면 신기술 보급이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특히 올림픽 개최를 위해 쓴 여태까지 쓴 돈도 모두 매몰 비용이 될 수 있다. 도쿄올림픽 주최 측은 개최 비용을 총 1조3500억 엔(약 15조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도쿄도가 5970억 엔, 일본 올림픽조직위원회가 6030억 엔, 중앙정부가 1500억 엔씩 각각 비용을 부담한다. ━ 내년 임기말에 올림픽 개최하면 오히려 지지율 상승 그러나 간접적으로 발생한 비용까지 고려하면 일본 정부는 2013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도쿄가 선정된 이후 2018년까지 1조6000억 엔을 지출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AFP는 보도했다. 올림픽 후원사인 일본 대기업 도요타·브리지스톤·파나소닉 등도 3480억 엔을 후원 행사 등에 사용했다. 이는 IOC와 체결한 올림픽 후원금과는 별도로 쓴 돈이다.이 같은 피해예상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확산과 국제사회의 비판으로 국내 여론까지 올림픽 연기로 기울자 아베 총리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을 한 셈이다. 요미우리신문 설문조사에서 일본 국민 69%가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연기하는 쪽이 좋다’는 의견을 냈고, ‘예정대로 개최하는 것이 좋다’는 답변은 17%에 그쳤다.그러나 아베 총리로서는 정치적으로 큰 부담이 없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와 10월 중의원 임기 만료를 앞둔 7~8월께 올림픽을 열면 지지율 상승이 있을 거란 관측에서다. 일본 경제산업성 출신 정치경제평론가 고가 시게아키는 주간 아사히 기고에서 “올림픽 분위기에 지지율이 오르면 아베 총리가 기세를 올려 당 총재 4선에 도전하거나 차기 총재를 지명하는 킹메이커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아베 총리도 국내 연기 여론의 상승과 정치적 부담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도쿄올림픽 개최 연기를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도쿄올림픽 연기 피해 예상메인프레스센터·국제방송센터 임대 보상선수촌 확보 및 임대·분양인과의 갈등조직위원회 인력 유지 및 자원봉사자 재편올림픽 입장권 수입 확보내수 부진고용 악화관광객 유입 감소TV 광고비 위축 -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2020.03.28 11:04

7분 소요
이재현 CJ그룹 회장

CEO

4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시선은 한국을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2030년 글로벌 시장에서 세 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을 만들고, 궁극적으로 세계 최고가 되는 ‘World Best CJ’를 만드는 게 그의 목표다. “2020년 그룹은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고 Great CJ를 완성해야 한다. 더 나아가 2030년에는 Great CJ 완성을 발판으로 세 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로 세계 최고가 되어 영속 성장하는 World Best CJ를 만들어야 한다.”지난 5월 17일 경기도 수원시 광교에서 열린 ‘CJ블로썸파크 개관식’ 겸 ‘2017 온리원 컨퍼런스’에 참석한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말이다. 4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 이 회장의 행보는 한국을 넘어 글로벌로 향하고 있다. 이 회장이 강조하는 ‘Wolrd Best CJ’는 2010년 발표한 ‘GCP(Great CJ Plan)2020’의 중장기 계획을 발판으로 확장했다. CJ그룹 관계자는 “‘World Best CJ’는 말 그대로 세계 최고가 되자는 의미로 2020년 Great CJ 완성을 발판으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사업으로 국가에 기여하겠다” World Best CJ가 품고 있는 의미는 ‘사업보국’이다. 이날 임직원 앞에 선 이 회장은 “오늘부터 다시 경영에 정진해 미완의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고 사업보국을 완성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를 위해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지난 8월14일 고(故) 이맹희 명예회장의 2주기 추모 행사에서도 사업보국 정신을 강조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경기도 여주시 연하산 선영에서 비공개로 열린 추도식에서 “장자로서 도리를 다 하지 못했다”며 회한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2015년 명예 회장이 별세했을 때와 지난해 1주기 추모행사에 건강이 악화되면서 참여하지 못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추모식에 참여한 그룹 경영진에게 “아버지의 뜻인 사업보국의 정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World Best CJ’는 사업으로 국가에 기여한다는 약속의 청사진이다. ‘World Best CJ’를 이루기 위해 이 회장은 3가지의 키워드를 제시했다. ▶미래성장 동력 발굴 ▶공격적 투자 ▶기업문화 혁신이다.이 회장이 4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을 때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지난 5월 CJ블로썸파크(CJ Blossom Park) 개관식과 지난 7월 개관한 CGV용산이다. CJ블로썸파크 개관식에서 이 회장은 “기존 산업이 쇠퇴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CJ의 콘텐트, 생활문화서비스, 물류, 식품, 바이오의 사업군은 국가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올해 5조원을 비롯해 2020년까지 물류, 바이오, 문화콘텐트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사업 중심으로 M&A를 포함해 36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CJ블로썸파크는 국내 최초·최대의 식품·바이오 융복합 R&D 연구소다. 축구장 15개 크기(연면적 11만㎡) 규모에 600여 명의 전문 연구인력을 수용할 수 있다. 4800억원이 투입된 거대 프로젝트다. CJ제일제당은 서울과 인천 등에 흩어져 있던 R&D 조직을 CJ블로썸파크로 통합했다. 이곳은 CJ제일제당이 보유한 발효·미생물 기술을 토대로 ‘친환경 신소재 개발’, ‘첨단 사료 개발’, ‘식량주권 확보를 위한 종자개발’, ‘한식 세계화 연구’ 등에 나설 계획이다. 이 회장은 “블로썸파크는 최초, 최고, 차별화라는 CJ의 ‘OnlyOne’ DNA가 응축된 곳”이라며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을 구현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또한 “CJ제일제당의 미래 발전은 기술력에 달려 있고, 그 원천은 R&D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라고 믿는다”면서 “한국을 바이오 및 식품 분야의 기술강국으로 이끄는 중심축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CGV용산아이파크몰 개관은 생활문화서비스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CGV용산은 20개 상영관, 3884석의 규모를 자랑한다. 기존 멀티플렉스에서 볼 수 없던 특별한 상영관이 마련되어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게 ‘4DX with ScreenX’로 세계 최초의 신개념 기술 융합 특별관이다. 자체 기술로 개발한 두 개의 상영관 모델을 하나로 결합해 기존 영화관에서는 볼 수 없는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IMAX 레이저’ 상영관은 전 세계 멀티플렉스가 보유한 IMAX 상영관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 외에도 ‘스카이박스’, ‘에그박스’, ‘살롱S’ 등 특별한 콘셉트 상영관도 마련했다. CJ CGV 정성필 국내사업본부장은 “이번에 오픈한 CGV용산아이파크몰을 연간 400만명 이상 찾는 국내 최고의 플래그십 사이트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CJ E&M이 2012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KCON은 문화콘텐트 글로벌 진출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컨벤션과 콘서트를 결합한 최초의 K-Culture 페스티벌이다. 2012년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을 시작으로 북미, 중남미, 중동,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6월 23일부터 24일까지 미국 뉴욕에서 열린 ‘KCON 2017 NY’의 스폰서로는 아마존·AT&T·보험사 스테이트 팜 등이 참여해 KCON의 위상을 대변했다. CJ E&M 관계자는 “지난 2012년부터 미국에서 한류를 중심으로 국내·외 기업들의 신성장 동력을 제공하고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현지인에게 꾸준히 전파해 온 노력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금까지 KCON에 참여한 누적 관객수는 56만5000여 명에 이른다. 지난 8월 18일부터 20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KCON 2017 LA’에는 한국의 중소기업 68개 사가 함께 참여했다. ━ 2020년까지 36조원 투자 이 회장은 미래 성장동력을 키우기 위해 ‘공격적 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격적 투자를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이 회장이 부재했던 지난 3년 동안 CJ그룹은 전략적 M&A를 많이 추진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2013년과 2014년에는 1000억원 이상 규모의 M&A 실적이 전무할 정도. 2016년 초에는 1년 이상 협상했던 중국 바이오기업 ‘메이화성우’와의 인수계약이 막판에 결렬되기도 했다.계획했던 투자가 취소되거나 미뤄지는 경우도 많았다. CJ그룹은 2010년부터 매년 투자 규모를 늘려왔다. 하지만 2013년에는 계획했던 3조2000억원에 못 미치는 2조5000억원에 그쳤고, 2014년에는 1조9000억원, 2015년에는 1조7000억원으로 투자 규모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투자가 미뤄진 대표적인 사례는 CJ대한통운이다. 2014년 포화상태인 수도권 물류처리를 개선하기 위해 아시아 최대 규모 택배터미널 건설 계획을 세웠지만 2년이나 미뤄진 뒤 2016년 착공에 들어갔다.CJ그룹의 지지부진한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방안이 공격적인 투자인 셈이다. 이 회장도 CJ블로썸파크 개관식에서 “그룹의 시급한 과제인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미완의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을 것”이라며 “2020년까지 3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지난 6월 12일 계열사 중 처음으로 CJ제일제당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9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처음으로 나온 대규모 투자 계획이다. 우선 2020년까지 충북 진천에 54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고 수준의 식품 통합생산기지를 구축하게 된다. 이 공장에서 햇반(컵반), 육가공, 냉동가공식품 등을 생산한다. 다품종 대량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혁신적인 포장 기술 및 다양한 복합상품도 개발할 계획이다.CJ제일제당은 글로벌 M&A도 적극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식물성 고단백 소재 업체인 브라질 셀렉타(Selecta)사를 3600억원에 인수한다. 식물성 고단백 사료소재 대표 제품인 농축대두단백과 발효대두박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추게 된다.CJ대한통운도 글로벌 M&A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지난해 7월 중국 TCL그룹과 물류합작 법인 CJ스피덱스를 설립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필리핀 5대 물류기업인 TDG그룹과 합작법인 CJ트랜스네셔널 필리핀을 설립해 필리핀 전역을 대상으로 택배사업을 추진하게 된다.미래 성장동력을 찾고, 공격적 투자로 짧은 시간에 본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임직원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일하기 즐거운 회사를 만드는 것이 CJ그룹을 Wolrd Best CJ로 이루기 위해서 가장 먼저 갖춰져야 한다는 것을 이 회장도 잘 알고 있다. ‘기업문화 혁신’을 천명한 이유다. ━ 기업문화 혁신과 현장경영 CJ그룹은 기업문화 혁신에 일찌감치 나선 대기업으로 꼽힌다. 2000년대 초반부터 직급 대신 ‘님 호칭’으로 수평적인 기업문화를 주도한 바 있다. 심지어 공식석상에서 이 회장을 호칭할 때도 ‘이재현님’으로 부를 정도다. 당시 CJ그룹은 님 호칭 제도에 대해 “직장 내 선후배 간 모두 존중하는 문화를 이끌 수 있고, 직급이 낮은 사람의 생각도 빛을 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의 경영 복귀에 맞춰 CJ그룹은 기업문화 혁신을 전면에 내세웠다. ‘일과 가정의 양립 및 유연한 근무 환경 조성’이 중심이다.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녀를 둔 CJ 임직원에게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로 한 달간 ‘자녀 입학 돌봄 휴가’를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남녀에 관계없이 2주간 유급 지원하고, 희망자에 한해 무급으로 2주를 추가할 수 있다. 긴급하게 자녀를 돌봐야 할 상황이 생기면 하루에 2시간 단축 근무를 신청할 수 있는 ‘긴급 자녀 돌봄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하면 된다.임신·출산 관련 지원도 대폭 확대했다. 배우자가 출산한 남성 임직원의 경우 출산휴가를 현행 5일에서 2주 유급으로 늘렸다. 배우자가 출산한 후 1개월 이내에 신청할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임신 초기인 12주 이내와 출산이 임박한 36주 후에만 신청했던 ‘임신 위험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12주와 36주 사이 8주를 추가해 매일 2시간 단축 근무를 할 수 있다.임직원의 글로벌 시각을 넓힐 수 있는 지원책도 마련했다. ‘글로벌 노크(Global Knock)’와 ‘글로벌 봐야지(Global Voyage)’ 프로그램이다. 글로벌 노크는 어학연수나 글로벌 직무교육 등을 위해 최대 6개월까지 글로벌 연수 휴직을 신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글로벌 봐야지는 그룹 내 신임 과장 승진자 전원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연수 프로그램이다. 5년마다 최대한 달 동안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창의 휴가’ 제도, 8시간 근무를 바탕으로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도 시행한다. 자신이 원하는 다른 직무에 지원할 수 있는 캐리어 챌린지나 입사 후 10년 이내 임원 승진이 가능한 패스트 트랙 같은 제도도 기업 문화 혁신을 위해 도입했다. 기업문화 혁신을 위한 제도를 다양하게 도입한 것은 평소 “내 꿈은 함께 일한 사람들이 성장하는 것이고, 문화와 인재를 통해 Great CJ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해 온 이 회장의 뜻이기 때문이다.4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회장은 CJ그룹을 글로벌 생활문화그룹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 CJ를 국민들이 사랑하고 신뢰하는 존경받는 기업, 국민들이 자랑으로 여기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들어갑시다.” 이 회장이 CJ블로썸파크 개관식에서 강조한 말이다. ━ CJ그룹 64년 - 글로벌 문화콘텐트 기업으로 성장하다 1953년 설립된 제일제당이 CJ그룹의 모태다. 1990년대 중반 제일제당은 삼성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를 했다. 당시에는 내수 위주 식품기업에 불과했다. 점차 영화방송·미디어·음악·멀티플렉스·홈쇼핑·물류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그 사이 매출은 20배, 일자리는 4만여 개가 늘어났다.CJ그룹의 4대 사업군 중 문화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룹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하지만, CJ그룹의 이미지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문화콘텐트 사업은 1995년 드림웍스에 3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이재현 회장은 “영화 유통업에 그치는 게 아니라 멀티플렉스를 짓고 영화도 직접 제작하겠다. 아시아의 할리우드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구상은 하나씩 현실화했다.드림웍스 투자를 계기로 제일제당에는 멀티미디어 사업부가 만들어졌고, 이후 뮤직네트워크(Mnet) 인수(1997년), 국내 최초 멀티플렉스 CGV강변 오픈(1998년), CJ헬로비전 모태인 양천방송 인수(2000), CJ 인터넷(넷마블) 설립(2003), 온미디어 인수(2009)를 거쳐 2011년 CJ E&M을 출범시키면서 완성했다.글로벌 문화콘텐트 기업으로 나아가는 데는 여러 우여곡절을 이겨내야만 했다. 문화사업에 투자한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CJ 내부에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식품회사가 영화산업에 투자한다는 것이 도박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전체 자산(1조원)의 23%에 해당하는 3억 달러를 생소한 사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결단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강변CGV 공사가 한창이었던 1998년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까지 터지면서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비슷한 시기에 영화산업에 뛰어들었던 삼성, 대우, SK 등은 이때 시장을 떠났다. 이런 어려움에서도 투자를 멈추지 않았던 것은 “CJ그룹의 성장을 견인할 미래 동력은 결국 문화산업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이 회장의 믿음 덕분이다.20년 뒤 이 회장의 결단은 옳았다는 것이 입증됐다. 글로벌 한류 열풍의 선두에 CJ E&M이 있다. 지난 5월 CJ E&M은 콘텐트 업계 최초로 터키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올해 안에 한·터키 합작영화 2편을 제작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에는 태국 최대 미디어 기업 트루비전스와 합작법인 ‘트루 CJ크리에이션’도 설립했다. 베트남에서는 콘텐트 제작·광고대행사인 블루그룹을 인수해 ‘CJ블루’를 출범했다. CJ그룹 관계자는 “CJ의 콘텐트는 이미 기획부터 글로벌이라는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CJ그룹의 뿌리인 식품&식품서비스 분야는 미래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이재현 CJ그룹 회장 - 1960년생으로 경복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일반 회사에서 첫 직장생활을 했다. 1985 년 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뜻에 따라 제일제당에 입사했다. 2002년부터 CJ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3월 이 회장의 장녀 이경후 미국지역본부 통합마케팀 팀장이 상무대우로 승진했다. 아들 선호 씨는 CJ주식회사 기획팀 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2017.08.24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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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득진 기자의 ‘대한민국 다음 밥상’(3) 쎌바이오텍 프로바이오틱스 ‘듀오락’] 유산균 종주국 덴마크서 수위 다퉈

바이오

프로바이오틱스 매출 600억원 중 절반은 수출로 5년 내 유산균 활용한 대장암 치료제 개발 계획 휴대전화·반도체가 수출 회복을 이끌고 있지만 ‘투톱’으론 급변하는 세계 시장에 대응하기 어렵다. 한국경제에는 새로운 먹거리, 그 다음의 밥상이 절실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차세대 세계일류상품’(향후 7년 안에 세계 시장 점유율 5위 이내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는 제품)에 주목하는 이유다. 한국의 신성장 엔진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과 기술·상품을 연재한다. 사람의 장에는 약 1㎏에 달하는 100조 마리의 미생물이 존재한다. 그중 유산균 등 건강에 유익한 미생물을 ‘프로바이오틱스’라고 부른다. 이 유익균들이 힘을 잃게 되면 대장암·대장염·과민성대장증후군·크론병(만성염증성장질환) 등 대장 질환 발병률이 높아진다. 최근 제약사들은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개발이 화두다. 지난해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약 1400억원으로 연간 10%씩 성장하고 있다. 전 세계 관련 제품 시장은 지난해 약 36조원 규모로 추산된다.쎌바이오텍은 덴마크의 크리스찬한센·다니스코, 프랑스의 로셀, 일본 모리나와 함께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서 ‘다섯 손가락’에 드는 기업이다. 특히 유산균 종주국인 덴마크에서 자체브랜드 ‘듀오락’으로 1위 경쟁이 치열하다. 6월 7일 경기도 김포시 쎌바이오텍 본사에서 만난 정명준 대표는 “유럽의 경쟁회사들은 유산균 원료만 생산·공급하는데 반해 우리는 원료개발, 완제품 생산, 판매 등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가격경쟁력이 있다”며 “5년 내에 유산균 기술을 적용한 대장암치료제를 개발해 바이오의약품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듀오락은 현재 43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쎌바이오텍 창업주인 정명준 대표는 국내 바이오벤처 1세대이자 손꼽히는 유산균 전문가다. 연세대 생물학과, 서울대 미생물학 석사를 거쳐 덴마크왕립공과대학교대학원에서 생명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덴마크에서 프로바이오틱스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고 국내로 돌아와 1995년 쎌바이오텍을 설립했다. 당시 국내엔 ‘프로바이오틱스’라는 개념 자체가 낯선 상황이었지만 그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건강기능식품에 동물 임상을 진행하는 등 공격적인 연구·개발(R&D)을 진행해 왔다. ━ ‘다윗과 골리앗’ 콘셉트로 종주국 겨냥 그렇게 10년을 버티자 국내에서도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이 열리기 시작했다. 치료약이 없는 대표적 질병인 아토피·오티즘(자폐증)·크론병(만성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힘을 얻으면서다. 정 대표는 “일부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은 의약품보다 더 과학적이고 품질 또한 우위에 있다”며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4~5년 내에 유럽 수준의 소비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쎌바이오텍은 회사 이름보다 ‘듀오락’이라는 브랜드가 더 유명하다. 듀오락은 ‘듀얼(이중) 코팅된 유산균(lactic acid bacteria)’을 의미한다. 쎌바이오텍의 경쟁력 역시 ‘다양한 균주’와 ‘이중 코팅’이다. 정 대표는 “40여개국에 수출하면서 현지인 체질에 맞추다보니 자연스레 균주가 20종까지 늘었다”며 “모두 세계 특허를 받은 이중코팅 기술을 접목했다”고 말했다.CJ제일제당·일동제약 등 대기업 유산균 제품을 제치고 국내 시장 1위를 차지한 정 대표는 수출을 염두에 두고 ‘다윗과 골리앗’이라는 스토리텔링을 기획했다. 바로 유산균 종주국인 덴마크에서 한판 붙어 시장의 인정을 받는 것이었다. 그는 “이중코팅 제품은 일반 제품보다 장까지 살아가는 생존율이 100배 이상 좋다는 것을 덴마크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 받았다”며 “한국과 달리 제품에 표기도 가능해 이를 앞세운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말했다. 현재 듀오락은 덴마크 시장점유율 2위다.지난해 쎌바이오텍은 듀오락 브랜드를 앞세워 매출 583억원, 영업이익 216억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각각 18%, 15% 상승한 수치다. ‘듀오락’의 유통 채널을 확대하고 신규 제품 출시와 제품 리뉴얼 등을 통해 이룬 성과다. 올해도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유럽에 먼저 선보인 유산균 화장품 ‘락토클리어’의 반응이 특히 좋다. 정 대표는 “여드름 원인균을 박멸하는 특정 유산균 숙주를 찾아내는 데 꼬박 10년이 걸렸다”며 “화학 화장품을 사용하게 되면 피부 미생물을 죽이게 되는데 유산균 화장품은 그 문제점을 해결한다”고 자신했다. 최근엔 영유아를 위해 액상 형태의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신제품 ‘듀오디-드롭스’도 선보였다. 올들어 국내에서는 올리브영, 싱가포르에서는 왓슨스·가디언·유니티 등 드럭스토어에 진출하며 유통 채널을 다각한 것도 눈에 띈다. 그는 “바이오기업은 현금 창출과 연구개발이라는 두 개의 물레방아가 돌아가야 한다”며 “제품 개발을 통해 현금을 계속 창출해야 연구개발에 투자 여력이 생긴다”고 말했다.쎌바이오텍은 최근 바이오의약품기업으로 변신에 도전하고 있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가 대장암 치료제 후보 물질인 ‘P8’ 개발이다. 정 대표는 “염증성 장질환과 대장암을 치료하는 단백질을 유산균을 통해 전달하는 기술을 5년 내에 개발할 것”이라며 “1차 임상시험을 위해 올 연말쯤 임상시험승인신청서(IND)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에 따르면 치료 단백질의 유전정보를 특정 유산균을 통해 대장까지 전달하고, 장에 정착한 유산균이 증식하면서 치료 단백질이 합성되는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청 등 정부에서 지원받은 36억원과 회사자금 36억원 등 모두 72억원이 투입된다.정 대표는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일종의 ‘카세트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어느 테이프든 카세트에 넣으면 소리가 나는 것처럼, P8이 대장암은 물론 췌장암 등을 예방하는 물질을 담는 일종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P8 물질에는 쎌바이오텍이 보유한 4중코팅 기술이 접목된다. ━ 바이오기업 ‘영속성’ 위해 규제 풀어야 정 대표는 바이오 기업의 영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생물 관련 기술은 돈만 투자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유능한 개발자들이 오랜 시간 연구하고 축적한 기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쎌바이오텍의 직원 300명 중 연구인력 박사급만 12명이다. 그는 “스코틀랜드의 알렉산더 플레밍이 개발한 초초의 항생제 페니실린은 100년 가까이 시장에서 효능을 보이고 있다”며 “이것이 IT나 소프트웨어, 엔터산업과 다른 바이오의 힘”이라고 강조했다.국내 바이오 기업의 영속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투자 여건을 조성하고, 각종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대표는 “바이오산업은 정부 정책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제품이 유행하면 그 원료를 수입해 섞어서 비빔밥처럼 내놓는 풍토로는 절대 경쟁할 수 없다. 히든챔피언이나 수출주도형 기업에 대해 정부가 연구개발비를 지원해 주어야 하며, 원천기술 확보에 대한 마케팅 여력을 늘려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2017.06.25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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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의 차이나 인사이드] 중국의 야심 드러낸 일대일로(一帶一路)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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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여 개국 대표단 불러 136조원 투자 계획 발표 … 한국 정부 일대일로·AIIB 적극 활용해야 지난 15일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이 베이징에서 폐막됐다. 이 포럼은 올해 시진핑 주석과 중국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두고 준비한 행사다. 한국도 대선 후 중국 정부로부터 초청장을 받고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이끄는 대표단이 포럼에 참석했다. 시진핑 주석은 바쁜 일정에도 한국 대표단을 만났고 중국 언론에서도 우리 대표단의 방중 사실을 비중 있게 다뤘다. 경직된 한·중 관계가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기미가 보인다.일대일로 정상 포럼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29개국 정상과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수장 등 130여 개 국가에서 1500여 명의 고위급 대표단이 참석했다. 하지만, 서방국가와 기타 국가의 온도차가 컸다. 서방 국가 중에서는 스페인과 이탈리아만 정부 수반이 참석하는 등 서방 국가들은 중국의 야심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미국과 일본도 대표단만 파견했다. 포럼의 VIP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차지했다. 기념사진 촬영 때도 이들이 시 주석의 왼쪽에 나란히 자리했다. ━ 일대일로의 함의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에는 어떤 함의가 있을까. 먼저 일대일로의 시작 과정을 살펴보자. 일대일로는 2013년 9월 시진핑 주석이 카자흐스탄에서 ‘실크로드 경제권’, 10월 인도네시아에서 ‘해상 실크로드’ 건설을 제기하면서 공식화됐다. 이후 중국은 1년 반에 걸친 치밀한 준비를 걸쳐 일대일로 계획을 구체화했다. 2015년 3월 보아오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시 주석이 ‘일대일로 구상’을 밝혔고, 곧이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외교부, 상무부가 공동으로 ‘일대일로 건설에 대한 비전과 행동’을 발표했다.이후 중국은 일대일로 추진 속도를 가속화했다. 2015년 첫 해외순방지로 파키스탄을 선택한 시 주석은 파키스탄 정부와 460억 달러 규모의 경제협력에 합의하며 51개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중 31개 양해각서는 파키스탄 남서부 과다르항에서 중국 신장자치구 카스를 연결하는 연장 3000㎞의 중-파키스탄 경제회랑에 관계된 것이다.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중-파키스탄 경제회랑은 인도가 일대일로에 노골적으로 반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일대일로는 중국의 대외정치적인 야심을 담고 있는 정책이다. 지난 1980년대 일본은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했지만, 국제사회에서 이에 상응하는 영향력을 얻지 못했다. 반면 2010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자신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중국은 국력에 걸맞은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기존 질서의 틀에 국한되지 않는 새로운 대외전략을 모색했고 중국의 치열한 고민 끝에 탄생한 것이 바로 일대일로다.일대일로 추진에는 중국의 국내적인 이유도 있다. 2000년대 초반 두 자릿수를 기록하던 중국 경제성장률은 최근 6.5%까지 하락했다. 중국 정부는 신규 성장동력을 찾아서 성장률이 사회적 안정을 위협하는 선까지 하락하는 것을 막으려 한다. 일대일로 중 육상실크로드는 중국 서부를 개발하던 ‘서부대개발’을 ‘중국 국경의 서부’를 개발하는 ‘신(新)서부대개발’로 확장하는 의미가 있다.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가 일대일로의 주요 대상 국가다. 최근 이들 국가에 대한 중국 금융기관의 자금대출이 급증했을 뿐 아니라 해당 국가의 중국 국비유학생 선발도 크게 늘었다. 중국 입장에서는 일대일로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중국 대형국유기업들의 해외진출을 통해서 중국 내 공급과잉 없이 고정자산투자 확대와 성장률 제고가 가능하다.이번 포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관련 자금지원 확대방안이다. 모두 8500억 위안(약 136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일대일로에 신규 투입하기로 했다. 우선, 자본금 400억 달러의 실크로드 기금에 1000억 위안을 추가 출자하고 중국 금융회사들이 3000억 위안의 위안화 해외펀드를 설립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또한 일대일로 연선(주변)국가의 인프라 건설에 정책금융기관인 중국국가개발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각각 2500억 위안과 1300억 위안의 대출지원을 시행하기로 했다. 실크로드 기금이 일대일로 관련 프로젝트 대출지원을 위해 설립한 전용 기금임에도 중국국가개발은행의 자금대출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다. ━ 유럽·러시아·인도 등 견제 목소리 적지 않아 중국국가개발은행은 일대일로와 관련하여 60여 개 국의 600여 개 프로젝트에 이미 1600억 달러를 대출했다. 한국으로 치자면, KDB산업은행이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은 해외 인프라 사업에 이 많은 돈을 투자한 셈이다. 바로 이 때문에 중국 국내에서도 일대일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대일로 사업이 중점 추진되는 국가는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인프라 및 경제가 낙후되어 있지만, 중국에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국가들이다. 또한 경제성 및 안정성에 대한 고려보다는 지정학적 중요도를 고려해서 프로젝트 자금대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중국국가개발은행의 부실대출비율은 1% 미만으로 양호하지만, 향후 부실대출 규모가 증가할 소지가 상존한다.일대일로에 대해서 견제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유럽국가들은 중국의 중앙아시아로의 확장을 경계하고 있다. 일대일로에 대해서 가장 노골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히는 국가는 인도다. 인도는 일대일로가 자국 주권과 영토 보존의 핵심 이익을 무시한다며 일대일로 포럼에 아예 참석하지 않았다.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때문이다. CPEC는 중국 신장자치구 카스와 파키스탄 과다르 항까지 총 연장 3000㎞ 구간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로서 도로, 철도 및 석유·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이 주요 사업이다. 인도는 CPEC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는 파키스탄의 길기트·발티스탄 지역을 통과한다는 이유로 반대해 왔다.하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파키스탄의 과다르항을 이용하면 말라카 해협을 통하지 않고 원유를 수입할 수 있기에 CPEC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프로젝트다. 중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80% 이상이 말라카해협을 경유해서 중국으로 수입되고 있다. 중국은 유사시 미국이 장악한 말라카 해협이 봉쇄되는 것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 역시 일대일로에 대해 100%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는 일대일로로 인해 구 소련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이 약해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2014년 러시아는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유라시아경제연합(EEU)을 결성했다. 이번 포럼에서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를 지지하는 한편 EEU와의 연계를 모색했다.중국이 인프라 투자 지원을 위해 설립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도 일대일로와 관계가 깊다. 다가오는 6월 제주에서 제2차 AIIB 연차총회가 개최된다. AIIB 연차 총회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제무대 데뷔 무대가 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 측에서는 진리췬 AIIB 총재와 재정부장관이 참석하지만, 더 고위급 인사가 참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대일로에 대해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작지 않다. AIIB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김재현 - 고려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베이징대에서 MBA를, 상하이교통대에서 금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칼럼니스트로서 중국 경제·금융 연구와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 등이 있다.

2017.05.2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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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은 산업도시? No 관광·레저의 도시다

산업 일반

안상수 창원시장, 창원~거제~여수·순천 등 잇는 ‘남해안 다도해 신 관광벨트’ 구축… 문화자산에 스토리를 입혀 관광자원화하고 광역시 승격으로 제2의 도약 준비 안상수(71) 창원시장은 공직사회와 중앙 정치권을 두루 섭렵한 뒤 고희의 나이에 고향인 창원에서 기초자치단체장으로 일한다. 창원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라고 소개하는 안 시장은 “나이 들어 고향에 봉사하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산란기가 되면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는 연어의 회귀본능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에게 창원은 뭔가 보답하고 떠나야 할 부채의식을 갖게 하는 도시인 듯하다.창원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중공업육성 차원에서 건립된 계획도시다. 1973년 남해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기계공업기지로 건설됐다. 도심을 시원스레 가르는 창원대로는 국내 최장의 직선도로로 13.5㎞의 전 구간이 굴곡이 전혀 없는 일(一)자형으로 뻗어 있다. 1970년대 자주국방이 강조되던 시절 전시에 전투기의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일직선으로 설계됐다. 2010년 7월 1일 이웃하던 진해, 마산, 창원 3개시가 통합한 전국 최초의 자율통합시이기도 하다이런 도시에 안 시장은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는 각오다. ‘창원의 미래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주저하지 않고 “앞으로 10년은 정보기술(IT)이 융합된 첨단산업 도시로, 장기적으로는 관광산업 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0년은 기계공업이 창원시를 먹여 살렸지만 이제는 324㎞의 아름다운 리아스식 해안선을 가진 진해, 마산만의 바다가 통합 창원시의 미래를 이끈다는 것이다.그는 또 올해 3대 시정 중 하나로 ‘문화예술특별시’ 조성을 내세웠다. 문화자산에 스토리를 입혀 관광자원화하고 문화예술 기반을 넓혀 ‘예향의 도시’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기계도시 창원이 관광도시, 예술도시로? 왠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 같지만 안 시장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창원시의 미래는 광역시 승격에 있다고 했다. 언뜻 보면 어렵고 당장은 불가능해 보이는 미래상을 어떻게 구현하겠다는 걸까? 지난 6월 7일 창원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그를 만나 시정 방향과 변화할 창원의 청사진을 들었다. 관광도시 창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창원만 봐선 곤란하다. 남해를 보라. 창원을 시작으로 여수에 이르기까지 다도해, 한려수도가 있지 않나.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광, 파도가 일지 않는 잔잔한 물결이 어우러진 천혜의 해양 관광자원을 아우르는 남해에 창원이 있다. 창원시가 끼고 있는 해안선 길이는 324㎞에 이른다. 남해안 다도해의 절경을 토대로 부산~창원~거제~여수·순천 등을 잇는 ‘남해안 다도해 신 관광벨트’ 구축에도 전력을 다한다. 앞으로 세계 해양관광의 중심으로 지중해, 카리브해, 한국의 남해안이 될 것이다. 창원에 요트 산업을 일으켜 해양관광시대를 열겠다.마리나 시설 건립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창원시와 세계적인 마리나 기업인 스페인 IPM과 국내 마리나 개발·운영 기업 CKIPM은 마산해양신도시 일원에 800척 규모의 마리나 시설을 조성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진해구 명동지역에 조성 중인 300척 규모의 계류장과 함께 창원시 일원에 국내 최대 규모인 1100여 척의 요트 계류장이 조성된다.계류장이 조성되면 창원시에 새 성장동력이 움틀까?대한민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세계적인 문화건축물을 세워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 이를 계기로 침체되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 것은 물론 통합창원시의 경제회복에도 큰 도움이 된다. 유명한 건축물 하나가 도시 전체를 바꾸는 시대다. 주력산업의 쇠퇴로 버려진 섬이었다가 세계 7대 관광지로 도약한 일본 ‘이누지마’ ‘나오시마’의 기적에도 랜드마크인 미술관이 있었다.마산해양신도시의 미래 모습은?세계적 수준의 아트센터와 복합마리나시티가 양대 축이다. 먼저 마산해양신도시에 구겐하임미술관 수준의 아트센터를 유치해 ‘예술·관광의 섬’ 조성 아이템을 찾을 것이다. 주력산업의 위축으로 경제가 악화됐던 스페인 빌바오시는 1980년대 후반부터 ‘구겐하임미술관’을 중심으로 도시개조 프로젝트를 시작해 관광 도시로 거듭났다. 빌바오시의 도시 재생 사례를 우리시에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스페인 빌바오시는 어떻게 부활했나.지난 4월 빌바오를 가봤다.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로 발전하게 된 과정을 지켜보면서 큰 감명을 받았다. 기계공업의 하향세로 산업구조를 재편하는 우리 시에 시사하는 바도 컸다. 빌바오는 과거에 번영을 누렸지만 산업이 쇠퇴하면서 도시가 황폐화하고 큰 홍수까지 덮쳤다. 빌바오가 속한 바스크 주가 시에 투자를 했다. 황폐화된 산업과 도시시설 재생에 ‘구겐하임미술관’으로 대표되는 문화사업을 시행했다. 그 결과 연간 약 11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데 이 중 외국인이 90%에 이른다. 호텔 수십 곳이 새로 들어서고 여행사, 식당 등 관련 산업도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구겐하임미술관 하나로 도시가 부흥했다. 그 경제효과는 수조원에 이르고 약 5000명이 일자리를 얻었다. 도시재생이 문화와 관광으로부터 시작되는 생생한 사례다.마산해양신도시와 관련해 국내 최초로 인공섬이 조성된다고 들었다.마산만이 호수와 같이 잔잔한 바다로 해양레저를 즐기기에 안전하고, 주변에 아기자기한 섬들이 있는 천혜의 경관으로 마리나 사업의 최적지로 주목받는다. 개항 117주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마산항에 국내 최초로 인공섬에 조성되는 마산해양신도시는 현재 50% 공정률에 2018년 매립공사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곳에 2023년까지 해상신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문화, 비즈니스, 관광, 해양레저가 어우러진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매력적인 문화관광지가 될 것이다.안 시장은 창원 마산 앞바다에는 각양각색의 섬들이 있고 물이 깊은 만속으로 들어와 있어 물결이 호수처럼 잔잔하다고 설명했다. 세계 어디 가도 보기 힘든 풍경이라는 것이다. 4선 국회의원 출신인 그는 16년간의 의정활동을 하면서 60여 개국을 방문했다. 외국의 바다는 수평선이 단조롭다면서 그는 “많은 곳을 둘러 고향으로 40년 만에 와서 이것이 귀중한 관광자산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어릴적 창원의 기억이랄까 안 시장 개인의 정서적 배경도 작용하는 듯하다.서울대에 진학하면서 고향을 떠나게 됐다. 40여 년간 타지에 있으면서도 언제나 고향을 그리워하고 사랑했다. 이은상 선생이 마산 앞바다를 바라보면서 ‘가고파’라는 시를 지었을 만큼 고향은 아름다운 곳이다. 고등학교 때 기억이 많다. 무학산 기슭에 포근히 자리 잡은 우리 학교(마산고)는 멀리 마산 앞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봄이 되면 교정에 만발한 벚꽃이 백설처럼 흩날리는 그 아름다운 정경에 취해 방과 후에도 집에 갈 줄 몰랐다. 호수처럼 잔잔하고 조용한 바다는 여름날 우리들의 놀이터였다. 상쾌한 바다 냄새를 맡으며 갯벌에서 게를 잡다 보면 해가 언제 졌는지도 모른다. 이런 기억들은 아직도 내 가슴에 남아 있다.‘문화예술특별시’는 어떤 콘셉트인가?‘문화예술로 도약하는 큰 창원’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김종영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를 재조명하고 김종영 조각공원 및 미술관, 그리고 마산문화원 건립에 관한 기본계획을 세웠다. 경남 최초로 창원시 근대 건조물 및 특화거리를 지정하고 창원 3대 축제(진해군항제, 마산가고파국화축제, K-팝 월드페스티벌)를 국가적 이벤트로 격상시킨다는 포부다. 영상산업 활성화 지원, 촬영지 관광명소화, 진동리 유적 종합정비사업 준공, 청동기시대 역사문화공원 조성 등 문화와 예술이 생동하는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박차를 가한다.그 연장선에서 주남호를 세계적인 생태관광지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청사진이 궁금하다.주남호는 전국에서 매년 100만 명이나 찾는 천혜의 생태환경을 자랑한다. 전 세계에 7000마리 정도 밖에 없는 천연기념물 재두루미 200여 마리가 매년 겨울에 주남호를 찾아 월동한다. 이것은 주남호가 세계적인 생태 보고라는 증거다. 주남호의 생태계를 지키면서 관광도 할 수 있도록 5~10㎞ 정도 떨어진 곳에 관람시설을 준비할 참이다. 습지와 생태를 보전하면서 관광수입을 올리는 세계적인 생태관광지로 가꿔나가겠다.창원하면 가장 촉망받는 산업도시, 강소도시 아닌가?창원은 여태껏 기계공업으로 번창한 도시임에는 분명하다. 그런데 시장으로 부임해 창원의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니 기술 분야는 중국이 턱밑까지 쫓아오거나 어떤 것은 앞서고 있더라. 일본은 저 멀리 도망가고 있는 데도 미래 먹거리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 우리나라 제조업은 IT 산업과 자동차로 이동하고 창원국가산업단지의 주력 산업인 기계·철강·조선 산업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기계공업을 첨단산업으로 전환하고 서비스산업도 활성화시켜야 한다. 그중에서도 관광산업에 힘을 쏟는다. 첨단산업과 관광산업을 핵심 미래 먹거리로 삼는 산업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설립 40년의 창원국가산업단지는 2013년 11월 구조고도화 확산단지, 2014년 3월에는 혁신 대상단지로 선정됐다. 또 지난 4월 산업부로부터 구조고도화사업 승인 고시를 받았다. 이 사업에는 2023년까지 21개 사업에 총 8529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창원시는 첨단산업 집적단지와 융복합집적을 통한 공간조성과 혁신역량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센터, 사물인터넷 활용 등 기술고도화 사업, 일터·배움터·놀이터가 공존하는 행복산업단지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요즘 산업구조조정이 화두다. 조선·해운·정유·건설·철강 등 5개 업종이 특히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창원시는 어떤가?조선·철강업의 비중이 높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조선 산업이 큰 타격을 받는다. 지난해 이곳에 본사를 둔 STX조선해양의 정상화 지원을 정부에 세 번이나 청원하는 등 많은 노력에도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가 안타깝다. 협력업체는 물론이고 창원 전반에 미칠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STX조선해양의 협력업체가 300개사에 관련 직원만 1만 명이다. 지난 5월에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정부에 건의했고, 특별고용업종 지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자체적으로 중소기업육성자금 200억원을 긴급 확보해 STX조선해양의 협력업체 등에 경영안정자금으로 지원한다. 또한 실직자 맞춤형 취업컨설팅 지원 프로그램 운영으로 실직자 재취업 훈련 및 창업지원사업도 확대 실시한다. 민관합동으로 30명 규모의 전담팀(구조조정, 일자리창출 등 2개 팀)을 운영하는 등 취약업종 지원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2016년도 수소차 보급 활성화 계획 중점보급도시’로 선정됐다. 수소차 관련 산업에 어떤 변화가 오고 있나?창원에는 수소차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부품공장 105개와 생산가능업체 535개가 가동 중이다. 협력업체만도 2500여 개나 된다. 수소산업은 단순한 친환경차 보급 차원을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수소차·충전소 중점 보급도시’로 선정되는 등 정부와 수소차 생산업체 전문가들은 창원을 수소산업 활성화의 최적지로 본다. 지난해 ‘스테이션’ 구축을 위한 국비 15억원과 ‘수소연료전지차량’ 구입보조금 11억2700만원을 확보해 수소산업 활성화를 위한 첫발을 힘차게 내디뎠다. 올해 충전소 1개소와 관용차량 20대를 수소차로 구입할 계획이다. 특히 미래 핵심에너지로 각광받는 수소산업 선점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2010년 통합 창원시가 출범했다. 2기 시장으로 통합의 긍·부정의 효과를 설명해달라.창원은 2010년 7월 인근의 3개 시가 통합하면서 인구, 면적, 수출, 지역내총생산(GRDP) 등에서 대한민국 8대 도시의 규모를 갖추는 대도시로 발돋움했다. 따라서 광역시 요건을 충족하게 됐고 당장 승격해도 중간정도는 갈 역량을 갖췄다. 이 같은 대도시를 만들었으면 행정적·재정적 권한과 자치권을 줘 경쟁력을 키웠어야 했다. 당초 통합과 동시에 광역시로 만들었어야 했는데 못내 아쉽다. 나는 한나라당 원내대표 때부터 기초, 광역, 중앙의 3단계 행정 구조를 선진국처럼 2단계로 줄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을 40~50개의 광역시로 만들고 도는 자연스럽게 소멸시켜 소지역주의 같은 갈등도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행정구역통합의 의미가 있다.창원은 광역시 승격을 추진 중이다. 그 요건은 무엇이며 창원시는 어떤 요건을 갖췄나?창원은 마산시, 진해시, 창원시가 전국 최초로 자율통합하면서 통합창원시가 됐다. 인구 107만 명, 면적 747㎢, 수출 177억 달러, GRDP 36조원이다. 면적은 서울보다 넓고 GRDP는 대전·광주 광역시보다 크고 전라북도, 강원도와 비슷하다.경기도에도 인구 100만 명이 넘는 메머드 지자체가 있다.도시의 규모를 가늠하는 인구, 면적, GRDP 등 모든 면에서 광역시 요건을 충족시키는 도시는 창원밖에 없다. 인구 100만이 넘는 경기도의 도시들은 이런 요건들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최근 수원시에서 광역시 승격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필요하다면 이들 도시와 연대도 생각한다.안 시장은 지금 세계는 국가가 아니라 도시 간의 경쟁시대라는 점을 강조했다. 창원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고, 기초지자체에 머물고 있는 것은 국가적 손해라는 논리였다. 그는 “창원광역시로 승격해 첨단 산업과 관광 산업을 국제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드는 것이 미래의 비전”이라고 밝혔다.광역시 승격 문제에 경남도는 미온적일 수밖에 없다. 경남도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창원시 발전을 위해서는 경남도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직원들한테도 도청 공무원과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누누이 말한다. 서로 소통이 원활해야 오해가 생기지 않고 업무도 원활히 추진할 수 있다. 광역시로 승격하면 창원의 발전이 경남으로 이어지고, 경남 서부권에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김해, 진주 등 경남도 전체가 균형적으로 발전하고, 경남도와 윈윈효과를 낼 수 있다.창원시가 광역시로 떨어져나가면 경남도 위상의 하락과 지역 공동화를 우려하는 견해도 있다.그건 반대를 위한 논리에 불과하다. 경남도는 도세 위축을 표면적으로 내세운다. 창원이 광역시로 승격하더라도 경남도는 전국 8개 도 중에서 인구는 3위, GRDP 5위, 예산 4위를 유지할 수 있다.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할 때도 같은 이유로 극심한 반대를 했었다. 결과적으로 경남은 창원을 비롯해 김해, 거제 등 새로운 발전 축을 통해 성장해 왔고, 울산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산업도시로 우뚝 섰다. 창원의 광역시 승격도 마찬가지다.경제가 어려울 때 규제개혁은 하나의 청량제로 기능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창원시의 노력은?기업들을 돕고자 ‘창원의 생명줄인 기업을 섬긴다’는 자세로 규제개혁을 강도 높게 시행한다. 대표적으로 수십 년간 해결하지 못한 대못 규제를 뽑는 성과도 거뒀다. ‘대형중량화물 운송로’ 확보가 그것이다. 기업들이 마산항 부두로 대형중량화물을 옮기려면 열악한 도로 사정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 데도 30여 년 가까이 해결하지 못했다. 그래서 전담팀을 꾸려 교통 구조물을 개선하고 진입도로를 확장했다.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10년 동안 공장 증설을 못해 애간장을 태우던 기업을 위해 국토교통부에 관련 법령 개정을 건의했다. 그리고 국무총리 주재 규제개혁 간담회에도 거듭 건의해 창원시의 요구가 반영되는 결실을 거뒀다.창원시가 국제도시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등 글로벌 행보를 내딛고 있는데 그 성과는?우선 투자유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지난해 5월 국제투자유치자문관 운영규정을 제정했고 10월에는 미주 기업인 12명, 올해 1월 중국 현지기업인 11명을 자문관으로 위촉했다. 세 번째 도전에 나섰던 ‘세계한상대회’의 2017년 대회를 유치하는 쾌거도 이뤘다. 세계 지방정부와의 관계도 넓히고 있다. 지난 3월 ‘중국친화도시’가 될 것임을 선포했고, 4월에는 중국 지방정부 10곳과 경제·관광 협력 컨퍼런스도 개최하고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스페인 빌바오 시와 우호협력 MOU를 체결했다. 지난해 중국의 위남, 남통시와 자매도시 결연을 맺고, 연태시 등 4개 도시와 우호의향 MOU를 체결하는 등 총 9개국 27개 도시와 우호·협력관계를 다졌다. 앞으로 중국 22개성의 도시들과 손잡고 문화·관광·학생·경제 교류를 이어가고 일본·미국·유럽 등지의 지방정부로 범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 안상수 시장의 중앙정치 관전평 - “다음 대선도 PK가 좌우한다” 새누리당 당대표 외부인사 영입해 분열 막아야1946년 창원시 마산회원구에서 태어난 안상수 창원시장은 1975년 사법 시험에 합격, 검사의 길로 접어들었다. 전주·대구·마산·서울지검 검사를 거쳐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을 역임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새누리당의 전신) 후보로 당선된 그는 18대까지 내리 4선을 달렸다.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대표 최고위원과 원내대표(2회)를 역임하는 등 중앙 정치권 주역으로 활동하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창원시장에 당선됐다.이력이 말해주듯 그의 중앙정치에 대한 관심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게다가 내년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불리는 부산·경남·울산(PK) 지역의 자치단체장으로서 나름의 판세 분석도 했다.안 시장은 언젠가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새누리당에 김무성 전 대표를 제외하곤 변변한 PK 주자가 없는 현실과 맥을 같이한다. 안 시장은 대선후보 경선 참여 입장을 묻는 질문에 “중앙정치와 담을 쌓고 지내진 않는다”면서 “내년 정치 지형을 봐야 한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내년 초 여러 상황을 보고 최종 결정하겠다”며 “제왕적 대통령제는 역사적 역할을 다했으며 내각책임제로 가야 한다”고 개헌 문제를 언급했다. “내각제로 가는 게 이르면 중간 단계로 ‘이원정부제’(이원집정부제)를 거치면 좋겠다. 그런 면에서 난 중앙정치에 언제든지 참여할 수 있다.”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의 대표를 지낸 그는 내년 대선에서도 PK표가 판세를 크게 좌우한다는 이른바 ‘PK결정론’에 공감했다. 그는 “인구가 800만에 달하는 PK는 표의 집중성이 강해 대세를 좌우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음 대선도 PK가 좌우할 것이다.”보수진영에 PK주자가 없어 내년 대선이 불리하다는 일각의 분석에 그는 “보수진영에서 PK가 대통령이 된 때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며 “그 외에는 다른 지역 출신이 보수진영의 후보로 나와 당선되기도 했다”고 답했다. PK 표심이 대세를 좌우하지만 PK 후보가 없다고 해서 대선 전망을 불투명하게 보진 않는다는 말로 해석된다. 다만 야권에서 PK 대선 주자가 나오면 여권이 불리해질 수도 있다는 진단에는 수긍했다.지난 4·13 총선 당시 PK에서 비(非)새누리당 후보가 13명이나 당선된 것을 두고는 “내가 봐도 PK가 야성화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새누리당 소속 기초단체장으로서 PK 민심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PK 지역 큰 도시에서는 40% 이상이 야당에 표를 줬다. 새누리당 공천에 실망한 지지자들이 다른 당에 투표하거나 기권한 결과다. 이번 총선의 현상을 갖고 내년 대선이 어떠하리라 단정하기에는 좀 이르다. 새누리당이 정신 차려서 제대로 된 후보를 내면 또 달라진다.”안 시장은 새누리당이 변화의 상징으로 새누리당 당대표에 외부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새누리당이 또 다시 친박계와 비박계로 갈려 싸운다면 회복하기 힘든 분열의 비극을 초래한다는 우려에서다.

2016.06.2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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