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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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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매각 안갯 속...KCGI, 대주주 적격성 심사 중단

증권 일반

KCGI의 한양증권 인수 작업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국세청이 KCGI에 특별(비정기) 세무조사를 진행하면서 금융당국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하면서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6일 오후 2시 정례회의를 열고 KCGI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중단을 의결했다. KCGI가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게 되면서 심사 중단 사유가 발생한 때문이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금융위,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금융감독원, 검찰 등의 조사나 검사가 진행 중이고 그 내용이 심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심사를 중단할 수 있다. 지난달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KCGI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KCGI가 지난 1월 22일 당국에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한 지 약 3개월 만에 절차에 제동이 걸렸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완료된다. 다만 심사가 전면 백지화된 것은 아니다. 금융위는 중단된 심사에 대해 6개월마다 재개 요건 충족 여부를 검토하고 요건을 충족하면 심사를 재개한다. 해당 시점까지 국세청 제재 절차가 이뤄지지 않거나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면 심사는 다시 시작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매각 절차가 길게는 1년 반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통상적인 세무조사 기간을 고려해 7월 전 무혐의 결론이 나고, 곧바로 KCGI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통과하더라도 3개월 이상 매각이 지연된다. KCGI 대신 새 주인을 찾게 된다면 절차가 더 지연될 공산이 크다. 심사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한양학원은 난감한 상황이 됐다. 한양학원은 산하 건설사인 한양산업개발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고, 한양대학교병원도 의료 파업 장기화로 경영난을 겪으며 자금난에 시달리자 알짜 계열사인 한양증권 지분 매각을 지난해 7월부터 추진해왔다. 이후 KCGI는 지난해 9월 한양학원과 한양증권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지난 1월 금융당국에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했다. KCGI는 한양학원 등이 보유한 한양증권 지분 29.59%(376만6973주)를 약 2204억원에 인수했다. KCGI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는 오는 6월까지 유지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되면 사실상 매각 절차가 전면 중단된다는 뜻"이라며 "이번 세무조사 이슈가 단기간에 해소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여, 매각 일정이 상당 기간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양증권 매각 지연이 이미 어느정도 예상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최근 다올투자증권 대표로 내정됐던 임재택 현 한양증권 대표가 돌연 전격 잔류를 선택하면서 KCGI의 한양증권 인수에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임 대표는 직접 입장문을 통해 "한양증권은 현재 뜻하지 않은 변수의 등장으로 인수‧합병(M&A)의 새로운 기로에 서 있다"라며 "여러 변수와 현직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역할과 책임 등을 면밀히 검토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2025.04.17 13:41

2분 소요
KCGI, 한양증권 인수 난항…차순위 LF 급부상

증권 일반

한양증권 인수를 추진 중인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빨간불이 켜졌다. KCGI의 한양증권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차순위 협상 대상자인 LF그룹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최근 KCGI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국세청은 KCGI가 LIG 창업주 일가와 지분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세금 탈루 혐의 등이 없었는지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 정례회의에서 한양증권의 대주주 변경 승인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세청이 강성부 KCGI 대표의 개인 탈세 혐의와 KCGI 내부 탈세 등의 조사에 돌입하면서 대주주 변경 승인이 무기한 연장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탈세와 같은 범죄행위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대표적인 결격 요인이다. KCGI는 지난 1월 금융당국에 한양증권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했다. KCGI는 한양증권 인수 펀드에 대부분의 자금을 대는 OK금융그룹과의 ‘파킹딜’ 우려를 차단하면서 3월 정기 주주총회 전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다올투자증권 대표로 내정된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이사가 돌연 한양증권 대표직의 유지를 택하는 등 KCGI 인수 불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한양증권은 KCGI의 한양증권 인수가 마무리되면 이사 선임의 효력이 발생하는 조건으로 김병철 KCGI자산운용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었다.지난 14일 임 대표는 “한양증권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기로 했다”며 “이번 결정은 단순히 개인적인 사유가 아닌, 인수합병(M&A)와 관계된 여러 변수와 현직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역할과 책임 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자금사정 급한 한양학원, LF 협상 가능성 무게 KCGI의 한양증권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양증권의 최대주주인 학교법인 한양학원이 차순위 협상대상자였던 LF그룹과의 물밑 협상에 나설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LF는 지난해 8월 한양증권 인수를 위한 입찰에서 KCGI와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였다. 당시 LF는 주당 5만3000원을, KCGI는 6만5000원을 써내 KCGI가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KCGI는 차순위 협상대상자와 가격 차이를 고려해 인수가를 5만8500원으로 조정했다.패션기업 LF는 지난 2019년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하며 부동산금융업계로 진출했다. LF가 한양증권을 인수하면 손자회사이자 코람코자산신탁의 자회사 코람코자산운용과 더해 금융업계 저변을 넓힐 수 있다. 더욱이 한양증권은 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3년 연속 영업이익 10% 이상의 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알짜 중소형 증권사로 꼽힌다. 한양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8.4% 증가한 548억원, 당기순이익은 12.3% 증가한 394억원을 기록했다. 알짜 계열사인 한양증권 매각이 지체되면서 속이 타는 건 자금 사정이 급한 한양학원이다. 한양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한양학원은 지난해 한양증권을 매물로 내놨다. 재단 산하 건설사인 한양산업개발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데다 의료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한양대학교병원도 경영난에 빠진 영향이다. 이에 KCGI가 인수자로 나서면서 지난해 8월 한양증권 지분 376만6973주(약 29.6%) 매각 입찰에서 약 2449억원(주당 6만5000원)을 매매대금으로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LF 관계자는 “현재 정확한 결과가 나온 건 아니기 때문에 관련해서 따로 언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2025.03.19 17:07

3분 소요
임재택 대표, 한양증권 남는다…다올투자증권行 무산

증권 일반

다올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기기로 한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이사가 한양증권 수장직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다올투자증권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임 대표는 한양증권 대표로 남는다. 임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다올투자증권의 대표이사직을 맡아 새로운 도전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여러 가지 사유로 해당 결정을 변경하고 한양증권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앞서 다올투자증권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 절차를 거쳐 임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하는 안건을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했다. 하지만 임 대표가 다올투자증권이 아닌 한양증권 잔류를 결정한 것은 최근 국세청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KCGI의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한양증권 인수가 불투명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11일 KCGI 본사에 조사관들을 파견해 세무조사에 필요한 회계자료와 각종 거래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4국은 횡령이나 비자금 조성 등 혐의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부서다.이 때문에 진행 중인 한양증권 인수 작업이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CGI는 지난 1월 금융당국에 한양증권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김병철 KCGI자산운용 대표이사(부회장)가 한양증권 대표로 유력한 상황이었다. 임 대표는 “이번 결정은 단순히 개인적인 사유가 아닌, 인수‧합병(M&A)과 관계된 여러 변수와 현직 CEO로서 역할과 책임 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라고 강조했다.이어 “한양증권은 현재 뜻하지 않은 변수의 등장으로 M&A의 새로운 기로에 서있다”며 “현재 몸담고 있는 회사의 M&A 과정 중 조직의 최고 책임자가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는 것에 대한 현실적, 법률적 제약이 많아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수없이 고민했다”고 토로했다.임 대표는 또 “가장 힘든 시기에 현 경영진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재단의 기대 또한 무겁게 받아들였다”며 “회사와 재단이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는 시점에서, 저를 비롯한 경영진은 대주주가 바뀌면서 생길 조직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개인의 입장이나 이해관계보다는 조직의 안정을 위해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임 대표는 이번 결정과 관련해 다올금융그룹 임직원에게 사과했다. “다올금융그룹 이병철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돌연 거취의 변화로 적지 않은 혼란을 초래한 것을 생각하면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2025.03.14 17:40

2분 소요
국내 기업 여성 근로자 비율 28.5%...이사는 8.8% 수준

산업 일반

국내 기업 내에서 여성 근로자 비중은 해가 거듭할수록 늘고 있지만, 이사회 내 임원 비중은 정체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8일 KCGI자산운용은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ESG평가회사 서스틴베스트와 함께 국내 상장 주요 370개 회사(시가총액 2조원 이상 127개사·미만 239개사)의 2021∼2023년 성평등 지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기업 내 여성 직원 비율은 2021년 26.5%에서 2023년 28.5%로 늘어나며 전체 직원의 30%에 육박하고 있으나, 의사결정 조직인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은 2023년 기준 전년과 동일한 8.8%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조사 대상 370개 기업의 여성 근로자수는 평균 681명이나 여성 임원 수는 2.7명이었다.KCGI자산운용은 "여성 근로자 중 0.4%만이 임원 자리에 오르는 것으로 높은 유리천장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반면 남성 근로자 수 대비 남성 임원 비중은 1.6%로 여성 대비 4배 높았다.남녀 간 급여 차이도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근속연수와 급여 배수를 비교해 보면, '산업재 및 제조업'의 경우 여성의 근속연수가 4.9년으로 남성과 1.5년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급여는 남성이 연 6900만원, 여성이 5000만원으로 남성이 38% 많았다.'소비재 서비스' 업종의 경우도 남녀 간 근속연수 차이는 1.9년인데 급여 차이는 30%가 났다. '에너지 및 유틸리티'는 근속연수는 3.5년 차이인데 급여는 46% 차이를 보였다.KCGI자산운용은 "근속연수의 차이가 2년 남짓임에도 급여 차이는 30% 이상 나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이어 "여성 인력의 육성과 경영 참여는 기업의 경쟁력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KCGI더우먼펀드'는 지속 가능한 여성 경제 활동 참여 촉진 및 관련 경쟁우위 기업에 투자를 지속해 사회적 소임과 투자자의 수익률 제고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3.07 17:04

2분 소요
임재택 한양證 사장, 다올투자증권 구원투수 될까

증권 일반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가 다올투자증권의 새 사령탑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어려움을 겪은 다올투자증권이 임 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해 반등 모색에 나설 전망이 나온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이달 말 이사회를 열고, 임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사회를 통과하면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임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지난 1987년 신한금융투자(옛 쌍용투자증권)에 입사하면서 증권업계에 입문했다. 2010년 아이엠투자증권으로 옮겨 경영본부장, 부사장을 거쳐 2013년엔 대표에 올랐다. 2015년 아이엠투자증권이 메리츠증권에 흡수합병되기까지 CEO를 맡았다.이후 2018년 한양증권 CEO로 부임해 지난해 4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회사 출범 이래 최대 실적을 올린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임 사장 취임 당시 2689억원에 그쳤던 한양증권 자기자본은 지난해 5000억원을 돌파하며 두 배가량 증가했다. 2021년에는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겼다. 특히 임 사장은 대형사 격전지로 꼽히는 IB시장에서 중소형사임에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임 사장이 핵심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며 조직의 체급을 키워왔고, 채권발행시장(DCM)과 부동산 PF 시장에서 한양증권의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이번 이동은 한양증권의 KCGI로의 매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성부 펀드’ KCGI가 금융당국으로부터 한양증권 인수를 위한 대주주 승인 심사를 받고 있다. 이르면 내달 결과가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철 KCGI자산운용 대표이사 부회장이 한양증권 대표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그간 부동산 PF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해 755억원의 영업적자, 45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규모는 전년 대비 각각 21.69%, 298.99% 커졌다. 2023년 113억원 규모 순손실에 이어 2년째 적자다.적자폭을 키운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2대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전 대표와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는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 ▲이사 보수한도 축소 ▲자본확충 및 이사후보 추천 등을 제안했으나 모두 부결됐다.다만 최근 2대주주가 당분간 주주행동에 하지 않을 것이란 뜻을 내비쳤다. 경영쇄신에 새로운 수장이 집중해야할 동력과 책임감도 커진 셈이다. 김 전 대표는 “현 시점에서 주주행동을 이어가기 보다는 회사가 경영 쇄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회사에 최선이라고 판단했다”며 “이번 정기 주총에서는 회사가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를 바라며 주주제안을 보류한다“고 밝혔다.다올투자증권은 채권영업 활성화와 적극적인 부동산 PF 자산 회수 등을 통해 실적 반등을 꾀할 방침이다.아울러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는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실적 악화가 있었지만 사업 다각화 등에서 공을 세웠다는 평가다. 황 대표는 지난해 다올투자증권은 리테일영업 베테랑을 영입하고,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을 강화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힘썼다.

2025.02.13 17:29

2분 소요
사모펀드 도입 20년...시장 ‘메기’인가 vs ‘약탈’인가

증권 일반

우리나라에 사모펀드(PEF·Private Equity Fund)가 도입된 지 20년이 흘렀다. 2004년 사모펀드 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후, 국내 사모펀드 시장은 급성장하며 주요 기업의 ▲경영권 인수 ▲구조조정 ▲신사업 확장 등에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과거 재무적 투자자(FI) 역할에 머물렀던 사모펀드는 이제 전략적 투자자(SI)와 유사한 행보를 보이며 적극적으로 경영에 개입하고 있다.그러나 사모펀드의 역할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국내 기업지배구조(Governance) 개선과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반면,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약탈자적 행태가 기업의 장기적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PEF 규모는 지난 2023년 말 기준 ▲1126개 ▲약정금액 136조 원 ▲투자이행액 99조원으로 지난 20년간 급격히 성장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서 PEF가 투자비 회수(엑시트)를 한 기업 135개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투자 시점과 엑시트 사이 기간에 해당 기업들의 가치는 평균 35%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기업 가치와 몸값을 높이는 PEF의 순기능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뜻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PEF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PEF가 인수한 기업을 매각해 얻는 투자 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기업 사냥꾼’이라는 인식이 여전해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2년 해외 PEF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겪은 트라우마를 갖고 있어 사모펀드에 대한 인식이 더욱 좋지 않다. DB하이텍 소액주주 연대는 지난해 행동주의 펀드로 알려진 ‘KCGI가 고의로 DB하이텍의 경영권을 위협해 단기 차익을 얻고 주주들에게 손실을 줬다’며 회사를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롯데렌탈 노조도 지난해 말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로의 매각을 반대하고 나섰다. 투자금 회수 과정에서 구조조정과 임금감축 등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끝내는 재매각으로 차익 실현을 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PEF에 대한 이런 우려는 국내 대형 PEF 운용사인 MBK가 영풍과 함께 지난해 9월 고려아연의 지배권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하자 더 커졌다. 고려아연 실제 오너가(家)인 최씨 일가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경영 일선에서 퇴진시키겠다는 취지로, 재계 체계를 정면으로 뒤집는 행보로 풀이됐다. MBK가 핵심 소재 공급망을 책임지는 고려아연을 중국에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휘말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기도 했다. ‘기업 사냥꾼’ 인식 여전…질적 성장·소통 강화해야 하지만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대한 논평을 통해 ‘MBK의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자본시장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거버넌스포럼은 “공개매수는 고려아연뿐 아니라 저평가된 국내 상장사들이 가진 다양한 권리가 재평가될 기회를 제공하며, 이번 공개매수가 이사 선임과 주주제안, M&A 등 주주의 다양한 권리를 환기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최근 국내에 기업 가치 제고,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는 행동주의 전략을 활용하는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이를 기업의 장기 성장을 저해하는 ‘경영권 간섭’으로 보고 경계하고 있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은 공개적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기치로 내건 사모펀드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을 해결할 것이라는 시각을 보내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사모펀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최근 NH투자증권이 발간한 ‘경영권 분쟁, 금융 선진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이라는 보고서는 ‘행동주의 전략을 내세운 사모펀드가 기업의 잘못된 행태를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면서 해당 기업 지배구조가 정립되고 주주 가치를 높이려는 변화를 보인 사례가 많다’고 소개했다. JB금융그룹과 KT&G가 적대적 M&A 경험 후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된 사례로 꼽힌다. 한앤컴퍼니(한앤코)의 남양유업 인수는 ‘오너 리스크’를 덜어낸 사례라는 시각이 나온다. 남양유업 창업주인 홍원식 전 회장은 대리점 갑질, 요구르트 허위 홍보 등으로 물의를 일으켜 기업 이미지가 추락하자 2021년 한앤코에 회사를 처분했다. 한앤코 관리 아래 남양유업은 지난해 3분기에 2019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PEF는 M&A 시장에서 중요한 자금 공급원 역할도 한다. PEF를 가장 활발히 활용한 대기업으로 꼽히는 SK그룹은 M&A 등 주요 거래에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여 협업 파트너로 삼는 전략으로 재무 리스크를 줄여왔다. 또한 자금난을 겪던 태영그룹은 지난해 8월 사모펀드 연합체인 ‘IMM컨소시엄’에 국내 1위의 폐기물 처리업체 에코비트를 2조700억원에 넘겼다.이 밖에 사모펀드운용사(PE)의 전문성을 활용, 연관 업종의 기업을 인수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볼트온 전략’과 ‘글로벌 진출’ 등을 통해 새 성장 활로를 만들어주기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PE는 전문적인 기관 투자자(LP) 등의 철저한 감시·감독을 받기 때문에 기업 내에서 제왕처럼 군림하는 오너와 대비하여 합리적으로 경영하고 일탈 행위를 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무적인 어려움이 있는 대기업의 사업부를 인수, 그룹의 구조조정을 돕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며 “성장자본 투자(그로스 캐피탈), 벤처 투자 등에 있어서는 은행 등 기존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시드 머니를 제공하는 등 국가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PE가 국내 산업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질적 성장 추구와 함께 대외 소통을 강화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박용린 자본시장 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PE는 제도 도입 취지에 부응하는 성장과정을 나타냈다고 볼 수 있으나, 추가적 도약을 위한 과제 해결이 필요하다”며 ▲출자자 유형 다변화 ▲피투자기업 수익성 제고를 위한 오퍼레이션 밸류업 역량 강화 ▲해외투자 확대와 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지역적·글로벌 브랜드 구축 ▲대외소통을 위한 업계 공동 노력 강화 등의 과제를 제시했다.

2025.02.11 09:00

4분 소요
고려아연이 쏘아올린 新금산분리 논쟁…사모펀드에 던진 화두는

산업 일반

사모펀드(PEF)의 경영권 개입이 본격화하면서 금융당국이 ‘금산분리’ 원칙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논의를 꺼내 들었다. 특히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고려아연 간의 경영권 분쟁이 촉발한 논쟁이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기존의 금산분리가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지배를 막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반대로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하는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국내 PEF가 산업자본에 본격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9월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 및 장형진 영풍 고문 일가와 주주 간 계약을 맺고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적대적 인수합병(M&A)’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최 회장 측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발표하며 방어 전략을 펼쳤다.이번 사태의 핵심은 PEF가 단순 재무적 투자자(FI)를 넘어 실질적인 경영권 행사에 나섰다는 점이다. 과거 국내 PEF들은 기업 가치 제고 후 엑시트(exit)에만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통해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늘고 있다.모습 드러내는 PEF, 경영권 개입 본격화지난 2023년 행동주의 투자자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PEF 운용사 KCGI(한국기업지배구조 개선 펀드)는 오스템임플란트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담은 주주서한을 전달했다. 결국 KCGI의 경영권 확보에 맞선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UCK) 컨소시엄이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 인수에 성공했다. 당시 UCK 컨소시엄 측은 창업자인 최규옥 회장과 횡령사고 등에 휘말린 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과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경영권을 인수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PEF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며 재계에서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상장사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에 직접 개입하거나, 전략적 투자자(SI)와 연합해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식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고, 경영진 견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는다. 반면 기업 경영의 안정성을 저해하고, 단기 차익 실현을 위한 개입이 늘어날 경우 오히려 산업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PEF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금융당국도 규제 필요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PEF 최고경영자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과거에는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지배하는 문제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하는 부작용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특정 산업군은 투자 기간을 20~30년으로 길게 봐야 하는데, 5년 또는 10년 이내에 사업을 정리해야 하는 형태의 구조를 가진 금융자본이 산업을 지배하게 됐을 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주가치 훼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화두로 삼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짚었다. 금융당국, ‘新금산분리’ 논의 착수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고려아연 간의 경영권 분쟁 등 PEF들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과열 양상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신(新)금산분리’ 규제안을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존 금산분리 원칙을 금융자본에도 적용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상호 소유를 금지하는 금산분리는 지난 1995년 은행법에 은산분리(은행자본과 산업자본 분리)가 규정되면서 도입됐다. 은행법은 비금융주력자(동일인)의 은행 의결권 지분보유 상한을 4%(의결권 없이는 10%)로 제한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금융당국은 큰 틀에서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지속해 밝힌 바 있다. 현행 금산분리 규제는 산업자본이 금융사를 소유하는 것을 제한한다. 하지만 PEF의 경우 별다른 규제 없이 금융회사는 물론 대부분이 산업군에 속한 기업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원장의 발언은 PEF에 대해 금융당국이 새로운 규제 방향을 모색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PEF의 상장사 공개매수 건이 늘어나자 올해부터 일반주주 보호 문제를 거론하며 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금융당국의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PEF의 투자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PEF의 기업 지배력 확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며, 일부 국가는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PEF업계는 산업자본 진출에 대한 규제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금감원은 자본시장의 건전성 강화 방안은 종합적·장기적 차원에서 접근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이 원장의 발언이 PEF 산업 자체의 부정이라기보다 PEF의 ‘적대적 M&A’ 시도 등에 대해 조금 더 신중하게 살펴보자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사모펀드업계 관계자는 “PEF, 그중에서도 주류인 바이아웃 펀드(경영참여형 사모펀드)는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게 주된 목적”이라며 “신금산분리가 ‘금융자본(사모펀드)이 산업자본(기업)을 지배(인수)하지 말라’는 취지라면, PEF의 존재 목적 자체가 부정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국내 PEF 시장이 20년 사이에 크게 성장한 점을 고려할 때 ‘PEF의 긍정적‧부정적인 영향을 모두 생각해 보자’는 원론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으로 해석된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일률적인 규제보다는 투명성 강화, 경영권 개입 기준 마련 등 시장 친화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PEF의 경영 개입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기업 가치 제고와 단기 차익 실현 간의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5.02.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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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효심' 강조했던 신동주...'신격호 추모식'은 불참,  왜?

유통

롯데그룹 오너일가와 임직원들이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추모에 힘을 쏟고 있다. 다만 신 명예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추모식은 물론이고 지난 몇 년간 부친의 묘소에도 방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이 신 명예회장 생전에 효심을 매우 강조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아버지 추모식 참석 못 하는 신동주24일 재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신 명예회장 5주기 이틀 전인 지난 17일 롯데월드타워(서울 송파구 소재) 1층에서 진행된 신 명예회장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았다.신 명예회장 추모식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주관으로 진행됐다. 이번 5주기 추모식에는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과 롯데지주 실장급 임원, 각 사업군 총괄대표, 롯데건설 대표 등 주요 경영진도 함께했다. 신 명예회장을 추모하고 그의 도전 정신과 경영 철학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기 위함이다.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지금까지 진행된 신 명예회장 추모식에 단 한 번도 참석한 적이 없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참석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평가한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은 2014년 본격화했다. 그해 12월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그룹의 주요 임원직에서 해임되면서다. 이듬해(2015년) 1월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도 해임됐다. 반대로 신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신 전 부회장의 동생인 신 회장은 승승장구했다. 2015년 L투자회사 12곳의 대표로 취임했으며, 같은 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로 선임됐다.이후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쟁탈을 위한 표대결에 나섰다. 그렇게 수차례 진행된 주총에서 미소지은 것은 신 회장이다. 롯데그룹의 오너가 경영권 분쟁은 신 회장 승리로 막을 내렸다.이처럼 오너가 경영권 분쟁으로 가족에서 완벽한 남이 된 사례는 여럿 존재한다. 가장 최근에는 한진그룹의 사례가 있었다. 故 조양호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승연(개명 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장남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분쟁이다.2014년 땅콩회항 사건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조 전 부사장은 현장 복귀를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이후 자취를 감췄던 조 전 부사장은 2020년 KCGI, 반도건설 등과 3자 주주연합을 결성하며 경영권 탈환에 나섰다. 이들도 수차례 주총장의 문을 두드리며 이사 추천 등에 나섰지만 실패로 끝이 났다. 경영권 분쟁 이후 조 전 부사장은 조 명예회장의 추모식 등에 불참해 왔다. 개명까지 한 조 전 부사장의 소식은 최근 들려오지 않는다. 부친 뜻 기리는 동생과 자취 감춘 형경영권 분쟁에 따른 영향을 배제한다고 해도 최근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부친 관련 행보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신 회장은 명절과 신 명예회장 탄생일에 꾸준히 부친의 뜻을 기리며 참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신 회장은 지난해 9월 추석 연휴 기간에도 울산 선영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신 전 부회장은 2년 넘게 울산 선영 방문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정상 어려움으로 2022년 11월 이후 선영 방문을 못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도 그의 울산행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과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부친에 대한 효심을 유독 강조해 온 신 전 부회장이다. 이렇다 보니 재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일정상 어려움’을 거론하며 보여주고 있는 최근 행보(부친 선영 미방문)에 대해 “공감을 얻기 힘들어 보인다”는 말까지 나온다.최근 1심 판결이 있었던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의 변호사법 위반 재판 영향이 아니겠냐는 의견도 있다. 민 전 행장은 변호사가 아님에도 2015년 해임된 신 전 부회장의 경영 복귀를 위해 불법적인 자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은 지난 16일 진행된 1심에서 민 전 행장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198억원을 선고했다.신 전 부회장은 민 전 행장 재판 관련 핵심 증인이다. 검찰은 신 전 부회장을 법정에 출석시키기 위해 1년여 동안 해외 사법 공조까지 받으며 노력했다. 이런 노력에도 검찰은 신 전 부회장을 증인으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검찰이 신 전 부회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민 전 행장이 제기한 민사 소송 때문이다. 과거 민 전 행장은 신 전 부회장을 상대로 용역비 108억원 추가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1심에서는 민 전 행장이 부분 승소했지만, 2심에서 결과가 뒤집혔다.당시 재판부는 신 전 부회장과 민 전 행장의 계약(프로젝트 L) 내용이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봤다. 검찰은 민 전 행장이 변호사법을 위반했다고 민사 재판에서 특정한 사람이 신 전 부회장이기 때문에 검찰이 그를 핵심 증인으로 지목한 것이다.재계 한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서는 민 전 행장의 변호사법 위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면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며 “롯데를 무너뜨리기 위해 불법적인 계약을 맺기까지 했다고 신 전 부회장이 증언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라고 전했다.

2025.01.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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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운용, 권선 세계 1위 에식스솔루션즈에 2900억 투자

증권 일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LS그룹 미국 자회사 에식스솔루션즈(Essex Solutions)의 2900억원 규모 투자 계약을 마무리했다고 5일 밝혔다.2024년 8월 에식스솔루션즈 투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미래에셋-KCGI컨소시엄은 프로젝트 펀드 조성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이달 3일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투자는 미래에셋-KCGI컨소시엄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한 주식을 투자자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이번 투자로 미래에셋-KCGI컨소시엄은 에식스솔루션즈 지분 약 20%를 취득한다. 이를 환산하면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 전 시가총액은 약 10억달러, 한화 약 1조4500억원에 달한다.2008년 LS그룹이 인수한 에식스솔루션즈는 1930년에 설립된 미국 전선회사 에식스(Essex Wire Corporation)를 모태로 한다. 최근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중간 단계인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을 통해 현재 글로벌 권선 기업 1위다.우량 투자처로 인정받으며 이번 에식스솔루션즈의 프리IPO(Pre-IPO)에는 싱가포르투자청(GIC), 베인캐피탈, 골드만삭스, IMM 등 굴지의 투자사들이 경쟁적으로 입찰에 참여했다.미래에셋그룹은 그동안 LS그룹과의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탄탄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최창훈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미래에셋PE의 전환점이 될 이번 투자를 직접 이끌었다.최 부회장은 에식스솔루션즈 미국 본사에 직접 방문해 최고 경영진과의 미팅을 진행하는 등 LS그룹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성공적인 계약 체결을 이뤄냈다.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1호 토종 PEF(사모펀드)를 선보인 이후 20여년간 PEF 투자 노하우를 쌓아 온 전통 강자다. ‘아쿠쉬네트 인수’ 등 국내 PEF 중 독보적인 글로벌 인수·합병(M&A)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HK이노엔’ 상장을 통해 성공적으로 투자 회수를 하는 등 엑시트 성과도 쌓이고 있다.지난해에는 PE부문 조직 개편을 통해 역량을 강화했다. 자회사인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 멀티에셋자산운용과의 합병으로 자산 가치를 안정화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이번 에식스솔루션즈 투자를 통해 미래에셋PE는 경쟁력을 한층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향후 적극적으로 신규 투자 기회를 발굴할 것으로 전망된다.최창훈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이번 투자를 통해 미래에셋PE는 시장에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사례를 만들게 됐다”며 “앞으로도 미래에셋은 ‘PE 명가’로서 글로벌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지속적인 투자 확대를 통해 시장 발전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2025.01.0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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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조원태 회장의 리더십…아시아나 인수로 경영 능력도 인정받아

산업 일반

2016년 당시 총괄부사장으로 일할 때 보여준 과감한 선택이 2020년 코로나19로 여행업계가 풍비박산이 난 위기에서 기회를 만들 수 있던 원동력이다. 팬데믹 시기 항공업계도 여객 수는 급전직하했다. 각 국가는 여행제한 및 봉쇄정책을 실시했다. 여행업계는 파산과 구조조정, 무급휴직 등으로 겨울을 보내야만 했다. 항공업계도 마찬가지다. 당시 전 세계에서 수천 대의 항공기는 멈췄고 공항은 거의 비어 있는 비상 상태였다. 2020년 4월 여객량은 전년도 대비 -93.7%를 기록했다. 민간항공업계는 사느냐 죽느냐는 상황. 이때 위기를 기회로라는 말이 어울리는 전략을 대한항공이 직접 보여줬다. 2020년 3월 “빈 여객기를 화물 운송에 활용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한 직원의 아이디어를 경영자가 채택한 것. 화물 전용 여객기와 좌석장탈 여객기 등을 적극 활용했고 대형 화물기단의 가동률을 높이며 항공화물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이게 가능했던 것은 2016년 최대 30대까지 운영하던 화물기를 절반 가까이 줄여야 한다는 회사의 전략에 당시 총괄부사장이 은 화물사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화물기단의 축소 폭을 줄이자고 설득했던 것이 빛을 발했다. 글로벌 항공사 중 팬데믹 기간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할 수 있던 원동력이다. 대한항공은 2021년 올해의 항공사상(Airline of the Year), 2022년 올해의 화물항공사상(Cargo Operator of the Year Award)에 이어 2023년 올해의 항공업계 리더십(Excellence in Leadership)을 받았다. 2016년 한 사람의 선택으로 유지한 23대의 대형 화물기단이 팬데믹 시절 위기를 극복하는 중요한 무기가 됐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것은 8년 전 선택 덕분이다. 그 선택을 한 주인공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리더로 선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다. 12월 11일 대한항공은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아시아나항공이 실시한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에서 1억3157만주(63.9%)의 신주를 인수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됐다. 2020년부터 시작된 4년간의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것이다. 한국은 이로써 단일 국적 항공사 체제로 전환됐다. 그 중심에 조 대표가 있다. 한국의 3세 경영인으로서 세계적인 항공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은행 우군으로 끌어들인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리더십은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에서도 보여줬다. 2020년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팬데믹과 겹쳐 막대한 부채로 허덕이고 있었고, HDC현대산업개발과 인수합병 논의를 했지만 무산됐다. 이에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이 대한항공에 인수 제안을 했다. 당시 조 회장은 누나인 조승연(개명 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경영권 분쟁 중이었다. 조 전 부사장과 KCGI·반도건설 3자연합이 한진칼 지분 46.7%까지 확보하면서 당시 37.7%의 지분을 가진 조 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발표하고 산업은행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고 경영권을 지킬 수 있었다. 팬데믹 위기를 화물 항공으로 이겨낸 후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한국 항공산업의 구조를 개편하면서 경쟁력을 키운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의 정상화 ▲일자리 유지·확대 ▲한국의 산업 및 물류 경쟁력 제고 ▲소비자 편익 증대 등의 의미도 있다. 대한항공 측은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에 많이 고민했으나 창업이념인 ‘수송보국’을 바탕으로 양 항공사와 관련 업체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보전하고 한국의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한 바 있다. 메가 캐리어의 탄생은 노선망이나 항공기, 공급 규모 등에서 글로벌 초대형 항공사와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평가가 많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후 해외기업결합의 승인을 받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다. 조 회장의 리더십은 소통 경영과 유연한 조직문화로 나타났다. 팬데믹 위기를 기회로 만들면서 2020년 상반기부터 시장의 예측을 뛰어넘는 영업 흑자를 기록했다. 2022년 별도기준 매출 13조4000억원, 영업이익 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도보다 2배가 늘면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짧은 시간에 대한항공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던 것은 유상증자부터 유휴자산 매각까지 회사의 자구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임금 반납 및 휴업에 동참한 임직원들 희생도 큰 역할을 했다. 이렇게 노사가 함께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던 것은 조 회장이 2017년 1월 대한항공 대표에 취임하면서 대화와 소통을 한진그룹 조직문화에 이식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당시 조 대표는 취임 당시 “대한항공 대표 사원이라는 자세로 솔선수범하겠다”면서 “직원들과 소통을 많이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조 회장은 사내 익명게시판, 현장 방문 등을 통해 현장에서 임직원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소통경영을 실천했다. 2019년 7월부터 사내 업무 시스템을 구글 클라우드 기반의 협업 솔루션인 ‘G 스위트’로 전환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으로 전환했다. 지난 9월부터 국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복장 자율화를 시행해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도 했다. 이 외에도 개인이 선호하는 근무 패턴에 맞게 점심시간을 갖는 ‘점심시간 자율 선택제’를 실시하고 있고, 개인 상황에 따른 유연근무제 등으로 근무 만족도를 높이는 회사 정책을 내놓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이러한 소통 리더십을 기반으로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 기존 권위적인 기업 문화를 줄이고 자율적인 업무를 볼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1976년 1월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나 인하대 경영학과 졸업 후 미 남가주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2003년 8월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담당으로 그룹에 합류한 후 경영기획, 자재부, 여객사업본부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6년 3월 대한항공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이후 진에어 대표이사(2016년 4월)를 거쳐 2019년 4월 대한항공 회장에 취임하면서 한진그룹 오너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2024.1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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