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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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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할 ‘變’·모양 ‘貌’…모습은 달라도 본질은 같다 [C-스위트]

CEO

CXO(Chief X Officer).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CEO를 비롯해 CMO(마케팅), CTO(기술), CFO(재무), COO(운영) 등 각 기업의 분야별 최고책임자를 아울러 일컫는 말입니다. C레벨은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실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C레벨의 자리에 오른 이들과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예비 리더들과 함께합니다. ‘C-스위트(SUITE)’는 ‘CXO의 방’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CXO가 머무는 공간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비전과 전략이 탄생하는 공간, ‘C-스위트’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성공의 꿈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사무실 문을 열자 임진환 에임메드 대표의 취임 1주년을 기념하는 장식물이 눈에 들어왔다. 직원들이 지난해부터 대표로서 회사를 이끄는 그를 위해 준비한 ‘1주년을 축하합니다’(HAPPY 1 YEAR)라는 문장의 갈런드다. 맞은편 책장에도 그의 취임 1주년을 축하하는 직원들의 메시지가 담긴 카드가 놓여있다. “대표님이 계셔서 든든합니다”, “취임 기념으로 번개 하시죠”, “꽃길만 걸으세요”. 대표와 직원보다 동료끼리 주고받을 법한 문장들이 마음에 와닿는다. 대표라기보다는 동료. 동료보다는 리더. 이런 설명이 가능한 이유는 임 대표가 수년 동안 에임메드에서 일한 덕이 크다.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으로 에임메드에 입사해 사업부 임원을 거쳐 대표가 되기까지. 임 대표는 맡은 업무에 모습을 바꿔가면서도 에임메드를 떠나지 않고 헬스케어 산업 한가운데 굳게 서 있다.달라진 점은 사원에서 대표로 직함이 바뀐 것. 그리고 초기부터 관여한 ‘디지털 치료제’ 부서가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허가받은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솜즈’(Somzz)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이다.관심은 대다수가 응원이나, 여기에는 우려와 의구심도 섞여 있다. 약을 먹지 않아도, 주사를 맞지 않아도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까. 디지털 치료기기는 규제기관의 감독 아래 임상시험을 통과한 치료 방법이지만 생소한 용어에 불쑥 반감을 표현하는 사람도 많다.임 대표는 디지털 치료기기가 온전하게 새로운 개념은 아니라고 말한다. ‘디지털’과 ‘치료기기’가 맞붙은 모습이 신선할 뿐 오래전부터 산업계와 학계에서 논의됐다는 설명이다. 질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건강을 관리하고, 몸 상태를 기록하고, 전문가의 피드백을 받는 행위. 디지털 치료기기는 여기에 기술을 얹었을 뿐이다. “어느 때는 ‘유비쿼터스 헬스케어’로, 다른 때는 ‘스마트 헬스케어’로…. 디지털 치료기기라는 용어만 생소하지 개념 자체는 15년 전 나왔어요. 본질은 같아요. 예방하고, 관리하고, 기록하고. 이런 단계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서 다듬어지고 발전하다 이제야 첫발을 뗀 거거든요. 18년 이상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에서 일했지만, 사실 요즘 같은 관심은 처음이에요. ‘1호’인 솜즈에 이어 2호, 3호 디지털 치료기기가 나와서, 산업 전체가 성장하는 일이 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죠.”임진환 대표는_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한 스타트업 에임메드를 이끌고 있다. 18년 동안 국내 헬스케어 산업에 몸담았고 최근 이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제품 ‘솜즈’(Somzz)를 내놨다.

2023.04.03 00:09

3분 소요
디지털 치료기기를 둘러싼 ‘건강보험’의 벽

헬스케어

의료 서비스를 단순하게 구분하면 급여와 비급여로 나눌 수 있다. 급여는 건강보험 요양급여를 통해 정부가 일정 비용을 지원하는 의료 서비스다. 비급여는 반대다. 요양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의료 서비스로 인해 발생한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 치료제의 성분과 효능이 유사하다면 건강보험 급여등재 여부가 기업의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의료 현장에서는 저렴한 치료제를 선호하기 때문이다.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가 된 ‘솜즈’(Somzz)의 개발사 에임메드도 급여등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건강보험의 역할이 큰 국내 의료 시장에서 새로운 의료기술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선 급여등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솜즈는 디지털 치료기기로 허가만 받았을 뿐, 급여등재 여부와 공급가격 등이 결정되진 않았다. 비급여로 처방될 수는 있지만,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선 보험제도 안에 들어가야 한다는 설명이다.디지털 치료기기를 상용화한 여러 국가에서는 파격적인 제도로 제품의 시장 안착을 돕고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은 미국과 독일, 영국 등이 선도하고 있다. 이 중 독일은 2020년 디지털 헬스케어에 특화한 법적 제도를 마련하며 디지털 치료기기를 급여등재하기 위한 기반을 다졌다. 독일의 의료보험인 법정건강보험이 보상하는 의료 서비스에 디지털 치료기기를 포함하기도 했다. 법정건강보험은 독일 국민의 88%가 가입해 있는 의료보험이다.문제는 국내에서 디지털 치료기기가 ‘전례 없는’ 치료제라는 점이다. 건강보험은 의료 행위와 치료 재료 등을 고려해 급여등재 여부와 공급가격 등이 정해진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의약품이나 의료기기와 개발 특성, 제공 방식 등이 달라 이런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정부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규제 방식이 의료기기를 따르지만, 사용 방식은 의약품과, 치료 효과는 의사의 행위와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소프트웨어의 특성상 제품을 한번 생산하면 한계비용이 계속 낮아지기도 한다.정부는 이를 고려해 디지털 치료기기에 맞는 건강보험 적용방안을 준비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둘러싼 규제를 개선하고,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법안 제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이런 내용을 담은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건강보험 재정에 새로운 항목을 만들어, 디지털 치료기기와 같은 혁신의료기기의 사용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업계 관계자는 “별도 재정을 통해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의 실사용 데이터(RWD)가 많이 확보된다면 디지털 치료기기의 수가를 책정하는 데도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건강보험 재정이 붕괴할 것이라는 우려가 큰 상황에서 재원의 규모와 조달 방법, 지원 대상 등을 어떻게 정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치료기기와 인공지능(AI) 의료기기 등 정부가 그동안 내놓은 가이드라인이 많이 있다”며 “법안 마련과 함께 이런 가이드라인도 일부 법제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23.03.12 08:59

2분 소요
“디지털 치료기기? 본질은 디지털 잔소리” [이코노 인터뷰]

헬스케어

디지털 치료기기는 소프트웨어로 질병을 치료하는 의료기기를 말한다. 세계 첫 디지털 치료기기가 나온 것은 2017년. 올해 국내 첫 디지털 치료기기를 허가한 우리나라보다 6년이 빠르다. 당시 허가받은 제품은 미국의 헬스케어 기업인 페어 테라퓨틱스의 중독장애 디지털 치료기기 ‘리셋’(reSET). 리셋은 출시 당시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현재 대중적으로 쓰이진 않는다.2월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있는 에임메드 본사에서 만난 임진환 대표는 “페어 테라퓨틱스는 주마다 다른 디지털 치료기기 관련 기준을 만족해야 했고, 의사들에게 개별적으로 영업도 해야 했다”며 “현지 보험사의 보장 영역(커버리지)이 (상용화의) 발목을 잡은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효과가 뛰어난 치료 방법이라도 제대로 쓰이지 못하면 쓸모가 없다. 임 대표는 페어 테라퓨틱스와 다른 길을 가기 위해 ‘디지털 치료기기’라는 생소한 개념을 의료진과 환자에게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가 된 자사의 제품 ‘솜즈’(Somzz)를 시장에 안착시키는 것은 물론, 산업 전체를 키우기 위해 치료 방식의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다.임 대표는 “솜즈가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가 돼 기쁘다”면서도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치료기기가 새로운 형태의 치료 방법인 만큼, 의료진과 환자들이 갖게 될 디지털 치료기기의 첫인상이 중요해서다. 솜즈를 처방받으려는 환자들이 적정한 가격에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가격이 정해지고, 보험급여를 적용받는 문제도 남았다.디지털 치료기기, 개발 3년 만 허가솜즈는 에임메드가 개발한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다. 불면증을 치료할 때 쓰이는 인지행동치료(CBT-I)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구현한 소프트웨어다. 인지행동치료는 약물치료보다 우선 권고되는 치료 방법이지만, 국내에서는 의료 환경의 한계로 약물치료의 하나인 수면제가 많이 쓰이고 있다. 에임메드는 수면제를 복용하고 싶지 않거나, 새로운 치료 방법을 원하는 불면증 환자들을 위해 솜즈를 개발했다.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하자고 제안한 것은 현재 카카오헬스케어 상무로 자리를 옮긴 김수진 전 디지털 치료제 사업본부장이다. 에임메드는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던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2019년 디지털 치료제 사업부를 신설했다. 임 대표는 당시 사업부를 담당했던 임원이었고, 김 상무는 정신과 전문의로 에임메드에 합류했다.임 대표와 김 상무가 처음부터 불면증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임 대표는 “2019년에 정신과 전문의인 김 상무와 약사, 심리학 석사 총 3명을 모아 사업부를 꾸렸다. 가장 먼저 만든 제품은 게임 형태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디지털 치료기기 ‘뉴로’(NUROW)다. 당시 김 상무와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면서 디지털 치료기기를 완성했다. 디지털 치료제라는 개념이 지금보다 더 생소할 때다.”솜즈를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한 건 정부의 디지털 치료기기 연구개발(R&D) 사업에 지원하면서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가 2020년 ‘디지털 마커 기반 맞춤형 디지털 치료제 개발’ 사업자를 공고했는데, 이 사업에 선정되면서 수면장애 디지털 치료기기를 집중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치료제 사업부를 확장한 것도 이쯤이다. 이 사업부는 질환 탐색부터 R&D, 임상, 인허가까지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지난해 독립 부서로 분리했다. 연구원, 개발자를 충원했고, 인력도 15명으로 늘렸다.”이후부턴 개발에 탄력이 붙었다. 에임메드는 2021년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솜즈의 개발을 마쳤다. 2022년에는 임상시험수탁기관(CRO)과 확증임상을 마무리했다. 2020년부터 솜즈를 본격적으로 개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발부터 인허가까지 3년이 채 걸리지 않은 셈이다.제품을 신속하게 개발했다고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업부를 처음 만들었을 때 함께 했던 동료들은 모두 회사를 떠났다. 기존에 없던 치료기기를 만든다는 ‘막막함’이 이들의 등을 떠밀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임 대표가 끝까지 개발을 완주할 수 있던 이유는 ‘사람’이다. 임 대표는 “품목허가를 받고서 가장 먼저 떠오른 건 함께 고생했던 직원들이다. 초기 멤버들이 제품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대부분 회사를 옮겼다. ‘앱이 약이 될까’라는 의구심이 팽배했고, 회사의 비전도 명확하지 못했다.”디지털 치료기기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오랜 고민을 해결해줄 것이란 기대도 임 대표를 솜즈 개발에 매달리게 했다. 그가 20여 년 동안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 몸담으며 ‘풀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문제의 답을 디지털 치료기기가 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임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수많은 모바일 앱이 나와 있는데, 시장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거나 대단한 매출을 내는 제품은 없다. 이런 제품들이 사실상 실패한 건 디지털 ‘잔소리’이기 때문이다. 누구도 돈을 내고 잔소리를 듣고 싶진 않다. 소비자들이 잔소리를 구매하기 위해 기꺼이 돈을 낼 의사(윌링 투 페이·willing-to-pay)가 낮다는 뜻”이라고 말했다.이어 “디지털 치료기기는 의사가 환자에게 직접 잔소리를 하고, 정부가 인허가도 내준 제품이다. 의사가 디지털 치료기기를 환자에게 처방하면, 환자는 의사의 처방을 이행해야 하고, 그 과정은 의사가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 종사해온 사람들이 어려워했던 ‘지불 의사’라는 문제에 디지털 치료기기가 답을 준 셈”이라고 했다.“1년 동안 실사용 데이터 1만명 확보할 것”불면증 환자들이 당장 솜즈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급가격 산정을 비롯한 여러 절차가 남았다. 에임메드는 이르면 6월부터 일부 3차 의료기관에서 솜즈를 처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차 의료기관에 방문한 환자들은 11월부터 솜즈를 처방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치고, 정식수가를 받기까진 4~5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과정을 잘 거치려면, 많은 환자가 솜즈를 사용해 실사용 데이터가 확보돼야 한다. 임 대표는 “수면장애클리닉 등과 협의해보니 한 달 10명의 환자에게 솜즈를 처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혁신의료기술은 1만명의 데이터를 보유하면 성공이라고 여겨진다. 이와 관련해 여러 기관에서 1년 동안 1만명 이상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임 대표는 이번 품목허가를 동기부여 삼아 새로운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에도 돌입한다. 불면증처럼 많은 환자가 오랜 기간 약에 의존하고 있는 질환이 대상이다. 구체적으로는 공황장애와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위한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할 계획이다.그는 “경도인지장애는 의학적(medical)인 영역이기 때문에 관련 연구 결과를 이미 확보한 기업을 인수하는 방안을 1순위로 살펴보고 있다”며 “정신건강 관련 전문의가 디지털 치료제 사업부에 4월 합류하는 등 인재 영입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했다.

2023.03.12 07:59

5분 소요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불면증’이 문 열었다

헬스케어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이 ‘불면증’으로 첫발을 뗐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국내 첫 디지털 치료기기로 허가받으면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2월 15일 에임메드의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인 ‘솜즈’(Somzz)가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가 됐다고 밝혔다. 규제기관의 허가를 받은 디지털 치료기기는 세계에서도 손에 꼽는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질병을 예방하거나 관리, 치료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말한다.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 등을 잇는 차세대 치료제로 분류된다. 의료기기로 분류되지만 기존 치료 방법을 보조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치료 수단이다.솜즈는 불면증 환자에게 처방되는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I)을 소프트웨어로 만든 모바일 앱이다. 의사가 환자에게 솜즈를 처방하면, 환자는 솜즈를 활용해 수면 습관 교육이나 행동 중재 치료 등을 받을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를 디지털화했다고 보면 된다. 솜즈를 활용한 치료는 6주에서 9주까지 진행된다. 환자는 솜즈를 통해 수면의 질을 높이고, 불면증을 개선할 수 있다.‘잠 못 드는 밤’이 문 연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불면증 환자를 치료할 때는 인지행동치료나 약물치료가 쓰인다. 수면제가 약물치료에 쓰이는 대표적인 치료제다. 먹는 것으로 효과를 빠르게 볼 수 있어 국내 많은 불면증 환자가 수면제를 처방받고 있다. 다만 이런 환자 중에는 수면제를 오래 복용해 운동성 저하와 기억 장애, 우울증 등 부작용을 겪는 환자가 많다. 해외 여러 보건의료 기관들이 약물치료보다 인지행동치료를 권고하는 이유다.인지행동치료는 수면 평가나 습관 교육, 이완 요법 등으로 불면증의 원인이 되는 행동을 바로잡는 치료 방법이다. 잠에 들지 못하게 만드는 습관을 고치는 치료로 보면 된다. 인지행동치료는 수면제와 달리 불면증의 원인이 되는 행동을 조정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치료 효과가 6개월 이상 이어지기도 한다. 다만 약물치료처럼 효과가 바로 나타나진 않는다. 환자가 병원에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인지행동치료를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긴 제약이 있다는 뜻이다. 솜즈와 같은 디지털 치료기기는 인지행동치료의 단점을 해결할 ‘열쇠’로 꼽힌다. 환자가 병원을 찾지 않아도 모바일 앱으로 인지행동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치료기기에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기술이 들어오면, 환자는 치료 상태나 과정을 확인할 수 있고, 의료진은 더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오유경 식약처장도 솜즈가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로 허가받은 것과 관련해 “(솜즈가) 불면증 환자에게 약물치료 이외 새로운 치료 수단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재인 대한디지털치료학회 학회장은 “(이번 허가로) 불면증 환자의 치료 기회가 확대되고, 임상 패러다임에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초기 시장 선점하자”…개발 뛰어든 기업들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은 미국과 독일, 영국 등이 이끌고 있다. 다양한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디지털 치료기기가 실제 사용되고도 있다. 세계 첫 디지털 치료기기의 타이틀도 미국 기업이 가져갔다. 미국의 페어 테라퓨틱스는 2017년 마약 중독을 치료하기 위한 디지털 치료기기 ‘리셋’(reSET)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얻었다.아킬리와 코그노아 등 해외 기업들도 디지털 치료기기를 출시하며 인지장애, 중독장애 등으로 치료 분야를 확대했다. 삼정KPMG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은 2019년 29억 달러(약 3조8299억원)에서 2025년 89억 달러(약 11조7537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20.5%에 달한다.다만 세계 시장을 살펴봤을 때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은 매우 초기 단계다. 여러 디지털 치료기기가 허가를 받았지만, 상용화에 실패한 제품도 있다. 다른 국가에서도 이제야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 허가하고 있으며, 새로운 치료 방법을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기술력을 살려 제품을 출시한다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실제 여러 기업이 국내 ‘2호’, ‘3호’ 디지털 치료기기가 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웰트는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필로우Rx’를 개발해 품목허가를 앞두고 있다. ‘2호’ 디지털 치료기기가 될 공산이 큰 제품이다. 뉴냅스는 뇌졸중에 의한 시야 장애 디지털 치료기기 ‘뉴냅 비전’을, 라이프시맨틱스는 호흡기 질환을 앓는 환자의 재활을 위한 디지털 치료기기 ‘레드필 숨튼’을 개발하고 있다.올해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디지털 치료기기가 허가받은 만큼, 시장도 관심 속에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도 디지털 치료기기 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식약처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허가 심사 가이드라인을 2020년 발간한 바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현재 디지털 치료기기의 보험급여 등재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2023.03.12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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