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 의 흥행성공으로 영화업계에서는 불황을 쉽게 인정하지 않고 있다. 사진은 동갑내기 과외하기 영화 홍보물 | 국내 영화업계가 ‘정신적 불황’이란 모호한 상황을 겪고 있다. 최근 한국영화 제작편수와 홍행 성적을 보면 불황으로 보기 힘들지만 상당수 영화 제작사들은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흥행 성적을 보면 지난해와 비교해 별다른 차이를 발견하기 힘들다. 요즘 홍행에 성공하고 있는 한국영화는 김하늘·권상우의 ‘동갑내기 과외하기’다. 이 영화는 지난 4월21일 기준 전국 관객 4백81만에 성공, 5백만 돌파를 내다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2∼4월이 비수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동갑내기…’의 성공은 이례적인 일이라 보고 있다. 업계는 지난 25일 개봉한 송강호의 ‘살인의 추억’도 관객몰이에 성공했다고 보고 5월부터는 한국영화업계도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가 피부로 느끼는 경기는 ‘동갑내기…’의 홍행성적과는 정반대다. 최근 영화제작사들은 투자자 모집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아우성치고 있다. 인기 가수 비가 주연을 맡은 ‘바람의 파이터’가 충분한 제작비를 확보하지 못해 촬영이 한 달 이상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 좋은 예다. ‘청풍명월’은 제작비를 미리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촬영에 들어갔다가 투자자의 사업 부진으로 영화 제작 자체가 흔들리는 위기를 맞고 있다. 이처럼 ‘동갑내기…’의 홍행 성적과 현재 영화제작사들이 겪고 있는 상반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해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등 블록버스터들이 줄줄이 참패한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성냥팔이소녀의 재림’은 제작 일정이 지연되면서 예산이 당초 계획보다 배 이상 불어난 1백10억원이나 투입됐음에도 완성도가 낮아 흥행에 실패했다. 이를 기점으로 한국영화업계의 큰손으로 군림해 온 메이저 창투사들이 영화투자를 중단하거나 투자 계획을 연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코리아픽쳐스와 삼성벤처투자 등 주요 영화 투자사들의 경영진이 바뀌면서 신임 대표들은 한결같이 긴축경영에 나섰다. 창투사들이 한국영화의 돈줄로 떠오른 것은 지난 98년 영화 ‘쉬리’가 공전의 히트를 한 이후다. 쉬리의 성공 이후 창투사들은 본업인 벤처투자보다 영화투자에 열을 올렸고 이로 인해 지난해 영화제작비가 1백억원대까지 치솟는 거품이 끼게 됐다. 하지만 최근 창투사들이 영화 기획과 제작·개봉을 거쳐 영화투자에 대한 분석을 한 결과 수익은커녕 오히려 30%의 손실을 봤다는 평가를 하면서 불꽃같던 영화 투자 열기가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이춘성 영화진흥위원회 팀장은 “ ‘성냥팔이…’ 홍행 실패 이후 창투사들이 기존 영화투자 제작에 다른 시각을 갖게 됐다”며 “영화 투자가 예상보다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출처가 불분명한 제작비 등 영화업계 고질적인 병폐 때문에 금융자본가인 창투사들이 서서히 영화투자에서 손을 떼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국내 영화산업 구조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최대 홈비디오 유통업체인 스타맥스의 배수석 이사는 “한국영화의 발전을 위해서는 투기성이 있는 창투사들의 자금보다 안정적인 영화업계 내부의 자금 순환이 바람직하다”며 “국내 홈비디오 시장 활성화에 업계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홈비디오 시장규모는 약 1천2백50억원으로 이 중 한국영화는 약 60여편에 3백60억원 규모에 달했다. 배이사는 “지난해 홈비디오의 총 판매수량은 약 1백30만장으로 1장당 평균 1만5천원의 판권료로 계산할 경우, 비디오 시장에서 영화제작 시장으로 투자된 자금은 무려 2백억원에 이른다” 며 “판권료 선급금 외에 영화펀드 참여, 직접제작투자 등을 통해 총 3백억원의 영화제작비가 홈비디오 시장에서 조달됐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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