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꾸리찌바’를 아시나요?
| 꾸리찌바는 ‘땅 위의 지하철’이라고 불리는 대형 굴절버스로 유명하다. | 브라질은 한마디로 매혹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열대 야생의 밀림,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환경과 낮은 산을 점점이 뒤덮은 판자촌, 도심의 화려함, 그리고 다양한 인종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의 조화가 바로 브라질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브라질 최대의 도시 상파울루를 필두로 강렬한 삼바음악과 함께 흥분이 녹아드는 리오데자네이루,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항구도시 코파카바나, 세계 최대의 규모와 위용을 자랑하는 이과수폭포 등 많은 관광자원을 지니고 있지만 그 속에 또 하나의 매력인 꾸리찌바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꾸리찌바가 오늘날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완벽한 대중교통 시스템과 보행자를 위해 지하도와 육교를 만들지 않아 사람 위주의 도시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또 환경친화적인 도시로 만들기 위해 버려진 땅을 이용해 공원으로 개발해 시민의 휴식지로 만들고, 그 공원에 폐차를 이용해 어린이 놀이방 시설을 만들어 공원을 이용하는 등 시민들의 편의를 제공해 준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땅 위의 지하철’이라고 불리는 혁신적인 버스 시스템이다. 꾸리찌바에는 지하철이 없다. 대신 빨간색의 대형 굴절버스가 각 노선별로 쉴 새 없이 승객을 실어나른다. 3칸의 차량을 이어서 만든 굴절버스는 시속 30㎞ 정도의 속도로 달린다. 또 어떤 노선이든 아무리 길어도 5분 이상 기다리지 않을 정도로 배차 간격이 짧다. 러시아워엔 배차 간격이 더 짧아진다. 지하철에 해당하는 이 굴절버스는 주요 간선도로를 커버한다. 굴절버스가 닿지 않는 곳이나 시 외곽지역을 가려는 승객은 교통 요충지에 있는 터미널에서 다른 일반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모두 20군데에 위치한 터미널은 굴절버스를 비롯해 각종 버스가 집결하는 곳이다. 승객들은 이곳에서 별도의 추가요금 부담 없이 원하는 방향의 일반버스를 탈 수 있다. 이 같은 시스템은 평균 승차거리가 짧은 도심지역의 부유층 주민들에게는 불리한 것이지만 주로 시 외곽에 살면서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서민층들에게는 매우 유리하다는 것이다. 꾸리찌바에는 특히 호수가 있는 공원이 많다. 바리귀공원·이과수공원 등 브라질에서도 이름난 대형 공원은 물론 크고 작은 공원이 주거지역 곳곳에 자리잡아 일상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과수강과 그 지류들이 만들어낸 수많은 하천으로 인해 홍수가 빈발하던 곳을 자연상태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개발해 공원으로 조성했다. 꾸리찌바의 대표적인 볼거리로는 ‘오뻬라 데 아라메’ 극장이 있다. 이 오페라 극장은 시가 개최하는 대부분의 문화이벤트가 열리는 곳으로 외국관광객의 필수코스이기도 한 곳. 그러나 이곳은 오페라 극장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폐광지역으로 도시의 흉물스런 공간이었다. 이런 버려진 땅을 시당국이 저가에 구입해 주변지역을 자연상태로 복원하고 오페라 극장을 저렴한 비용으로 건설함으로써 명소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꾸리찌바의 도시계획을 자세히 살펴보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세심한 정책들에 경탄을 금치 못하게 된다. 주요 간선도로변을 따라 고층아파트를 짓도록 한 주택정책이 좋은 예다. 교통이 편리한 간선도로변에는 15층 이상의 아파트를 짓고 외곽으로 벗어날수록 저층의 건물을 짓도록 하고 있다. 밖에서 보면 도시의 건물이 3각형을 이룬다. 교통 혼잡과 교통 수요를 구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도시계획연구라는 목적을 위해 1965년도 꾸리찌바 도시계획연구소(IPPUC)의 주도 하에 30년간 연구하고 단계적으로 완성된 결과물인 꾸리찌바. 4차원의 혁명이란 도시의 실체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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