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 : 3연임 달성한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벤치마킹하다 벤치마킹 대상됐죠”
IR : 3연임 달성한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벤치마킹하다 벤치마킹 대상됐죠”
구조조정“조직은 항상 효율성 있는 조직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구조조정은 한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상시적으로 계속 이뤄져야 합니다.” 그는 1998년 7월 처음 사장으로 취임됐을 때 강력한 구조조정 드라이브를 걸었다. 282명의 직원을 197명으로 35%나 감축한 것은 당시 유명한 일화다. 무사안일주의 기업문화를 뜯어고쳐 적극적이고 수익성을 추구하는 기업문화로 바꾼 것도 당시의 일이다. ‘청와대 빽’이니 ‘DJ정권 실세 빽’이니 하던 연줄 인사문화도, 남 눈치를 보지 않는 특유의 보스 기질을 발휘해 단칼에 베어 버렸다. 구조조정의 마술사란 별명도 얻었다. 이 같은 임원감축 정책, 수익성 중심의 기업문화 등 구조조정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예를 들어 코리안리가 2020년 세계 10대 보험사로 도약하면 보유보험료가 2003년 1조6,138억원에서 2020년 5조4,000억원으로 3배 이상, 총자산이 2조3,582억원에서 16조원으로 약 7배 늘어날 전망이지만 인원은 현재(219명) 수준을 유지한다는 게 코리안리의 방침입니다.” 취임 당시 파산 직전의 난파선 같던 코리안리는 지금 수입보험료 2조3,874억원, 당기순이익 650억원(2003년)의 알짜 회사로 거듭났다. 주가는 6,000원선에서 2004년 6월 4만5,000원선으로 급등했다. 외형(수입보험료)은 98년 7,697억원에서 2003년 1조6,138억원으로 두배로 커졌다. 코리안리 대주주인 원혁희 명예회장은 전문경영인인 박종원 사장을 신뢰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박종원 사장의 구조조정 덕분에 주가가 올라 원명예회장 보유지분(16.2%)의 시가총액이 박사장 취임 전의 200억원대에서 최근 1,000억원으로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박종원 사장의 2연임이 끝나고 유임 여부가 확실하지 않았을 때, 3연임을 강력하게 주창한 이들이 바로 1, 2대 주주들이다. 신사장 “사실은 재보험 시장은 ‘인비지블 트레이드’(보이지 않는 무역)입니다. 상품이 왔다 갔다 하는 무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원가가 들어가지 않는 수출상품이기도 합니다.” 몸은 서울 종로구 수송동 코리안리 빌딩에 앉아 있지만, 해외영업이란 신시장 개척을 통해 전 세계의 달러를 벌어들이는 캐시카우 역할에, 또 국가적으로 외화획득에 이바지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그는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실제 취임 이후 해외영업 성적도 꽤 좋다. 98년 해외영업 수재는 496억원에 불과했지만 2003년에는 1,583억원으로 3배가량 커졌다. 그는 취임 당시 “해외영업이 없는 재보험사는 반쪽짜리 영업에 불과하다”고 질타하면서 해외로 눈을 돌렸다. 중국·태국·인도네시아 등 돈 되는 시장만을 손수 뚫고 나갔다. “올해는 신흥개발국인 멕시코·브라질 등을 겨냥해 전초기지를 마련하고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해외수재의 80%가 이 시장에서 이뤄지고 있다. 코리안리가 해외영업에서 손해율 95%(이익률이 5%라는 의미)를 기록하고 있다는 자랑도 잊지 않는다. 박종원 사장에게는 국내 틈새시장도 일종의 신시장이다. 남들이 생각 못한 시장도 창출해 냈다. 농협·수협 등 공제기관을 대상으로 재보험 신규 시장을 개척했다. 공제시장 수재는 98년 79억원에서 2003년 1,167억원으로 14배로 커졌다. 벤치마킹박종원 사장이 2004년 6월 현재 추구하는 벤치마킹 대상 회사는 세계 1위 재보험사인 뮤니크리다. 재보험 상품을 설계하는 기술이나 영업노하우 등이 모두 그의 관심거리다. 돈 되는 아이디어는 즉각 들여온다. 재미있는 건 그가 98년에 취임할 당시 코리안리가 열심히 벤처마킹을 하던 유수의 재보험사인 중국 차이나리나 일본 도아리가 이젠 거꾸로 코리안리와 그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자가 선생이 된 셈이다. 참고로 코리안리는 2000년부터 일본 도아리를 제치고 아시아 1위로 뛰어올라 아시아는 물론 세계 유수의 재보험사들을 놀라게 했다. 코리안리가 농협공제에 대한 재보험 상품을 내놓는 것을 본따서, 도아리는 2001년부터 생명보험에 대한 재보험 서비스에 들어갔다. 차이나리에 대해선 원보험사에 대한 서비스 노하우를 한수 지도해 주고 있다. 젊음과 패기박종원 사장은 젊은 사람과의 대화를 즐긴다. 본인의 표현에 따르면 “구닥다리들과 안 논다”는 것이다. 코리안리 회사에 대한 광고를 일반신문이 아닌 대학신문에다가 내는 것이나, 젊은이들이 찾는 스키장에 코리안리 광고판을 세워놓은 것도 모두 여기서 비롯된다. 그는 특히 1년차 코리안리 신입사원들과 가까이 지낸다. 신입사원들이 정착할 때까지 직접 ‘케어’(살피고 보호)한다. 사회초년병들을 경쟁력 있는 인재로 키우기 위한 포석인데, 그들의 패기 있고 젊은 생각을 만나고 싶어하는 욕심도 내심 있다. 그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지난 1월에 아들(대근씨)이 결혼을 했다. 내년에 손자를 보고 할아버지가 되는 게 아니냐고 묻자, 대뜸 이런 반응을 보인다. “할아버지는 무슨 할아버지? 나는 아직 멀었는데…. 그리고 그 얘들 유학 간대…. 할아버지 되는 게 좋은 것인가? 하하하.” 44년 생이지만 12월 생이기에 만으로 따지면 아직 59세에 불과하다며 껄껄 웃는 ‘영원한 청춘’이다. 음식은 젊은 사람들 좋아하는 피자·양식·햄버거·콜라를 유독 즐긴다. 그는 운동광(狂)이다. 주말은 운동스케줄로 꽉 채워져 있다. 아침 6시에 분당집에서 나와 6시 50분에 서울파이낸스센터 헬스클럽에서 1시간 10분 남짓 뛰고, 8시 반에 출근한다. 재경부 시절 부내 산악반장으로 대한민국 유명 산은 거의 다 돌았다. 겨울철엔 스키를, 봄·가을엔 골프·등산을 즐긴다.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약력>박종원> 1971년 연세대 법학과 卒 73년 행시 14회 합격 91년 재무부 경제협력국 외자관리 과장 98년 재정경제부 이사관 98년 7월∼現 코리안리재보험 대표이사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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