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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칙왕 홍콩의 퇴장 임박했나

반칙왕 홍콩의 퇴장 임박했나

The Slippery Slope

홍콩은 중국 투자 열풍 속에서도 여전히 영국 수준의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러나 한때 투자은행에서 일했고 주주 권리 운동가이기도 한 데이비드 웹의 견해는 다르다. 그는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홍콩이 대주주의 횡포로 소액 주주들이 피해를 볼 뿐 아니라 본토와의 이중 거래가 만연하는 뒤처진 곳이 될 거라고 경고한다. 중국 기업들의 홍콩증시 상장(IPO)이 세계적 주목을 끌고 있는 이때 그의 경고는 시의적절하다. 웹이 뉴스위크의 조지 웨프리츠 기자와 얘기를 나눴다.

홍콩에 대해 우려하는 게 무엇인가?

일개 주주가 회사 주식의 20% 이상을 소유해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상장 기업의 90%를 넘는다. 상장 기업 대부분을 특정 가족이 통제하든, 정부가 통제하든 간에 권한을 남용하는 경우가 잦다. 지배 주주가 관련사 간의 거래에 개입하거나, 자신들이 이사로 재직하면서 지나치게 많은 급여를 받는다. 독립성과는 전혀 거리가 먼 학교 동창이나 골프 친구를 사외 이사로 임명하는 것도 그런 예다.

중국국제항공공사(에어차이나)가 홍콩에서 IPO를 통해 끌어 모은 자금의 70%까지를 비상장 기업인 모기업에 대출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는데 그런 관행이 보편적인가?

우려되는 관행이다. [중국의 재벌들은] 이제 일본의 ‘자이바쓰’나 한국의 재벌처럼 보인다. 그들은 상장 기업을 포함해 그룹 내 모든 회사로부터 자금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은행을 계열사 내에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주주가 경제적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기업들의 파산에 휘말려 들어갈 위험도 그만큼 높아진다. 근본적으로 잘못된 문제라고 본다.

홍콩 당국은 이를 사전에 막지 않나?

홍콩 증권거래소는 [중국] 기업들의 이 같은 행위를 허용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들이 중국발 IPO를 두고 경쟁 중이다. 반칙 플레이가 잦은가?

물론이다. 예컨대 홍콩증시에선 상장 기업들을 지배하는 정부(대개는 중국의 지방정부)가 문제의 기업과 연관이 없다고 간주하는 허점이 있다. 그 때문에 선전고속도로사는 얼마 전 유료도로 두 곳을 지방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선전의 또 다른 회사에 하룻밤 만에 되팔았다. 홍콩의 개인 주주들이 승인할 수 없는 거래 조건이었다. 명백한 이해 충돌의 사례다.

그러면 규제 강화가 반드시 필요한가?

바로 그 점이 내가 이곳에서 수년간 홍콩정부에 설명하려 했던 점이다. 가급적 적은 규제를 원하는 재벌들에 귀 기울이지 말고 규제 수준을 높이라는 것이다. 그래야만 본토에서 자본 통제가 해제되고 홍콩이 상하이와 공개적인 경쟁을 벌이게 될 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상하이가 제1의 투자 금융 중심지가 되고 홍콩은 제2의 도시로 전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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