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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와 기자가 함께 분석했다] “상승 속도·폭 크지 않다는 점 고려해야” …금리 인상 추세와 나

[전문가와 기자가 함께 분석했다] “상승 속도·폭 크지 않다는 점 고려해야” …금리 인상 추세와 나

10월 11일 금통위에서 콜금리 인상이 점쳐지고 있다.
석남식 이코노미스트 기자.
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팀장.
요즘 금리 상승에 대한 얘기가 부쩍 많이 들려온다.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한·미 양국의 정책금리 역전(한국의 콜금리 목표치보다 미국의 연방기금 금리가 더 높아진 현상)도 그렇고 현재 바닥에서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경기 부문도 금리 인상설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 금융가에서는 10월 11일 개최되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2000년 이후 줄곧 떨어지던 콜금리 하락세에 마침표를 찍고 0.25%포인트 이상 올릴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시장금리는 이미 콜금리 인상을 반영해 올 들어 최고치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각 은행들도 이를 반영해 고금리 특판 상품을 내놓고 있다. 바야흐로 금리 상승세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금리가 오르면 처한 상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금리 상승이 기다려지는 쪽은 주로 이자 수입을 목적으로 하는 예금 가입자 들이다. 반대로 금리 상승이 껄끄러운 쪽은 새로 대출받을 예정이거나 이미 받은 사람들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시중금리에 연동해 대출금리가 정해지는 변동금리 대출 사용자들은 금리 인상 소식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채권펀드에 가입한 경우에도 금리 상승이 그리 달갑지 않다. 왜냐하면 채권금리와 채권가격은 서로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은 그만큼 채권가격이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처럼 내가 지금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금리 상승은 호재일 수도, 악재일 수도 있다. 여러 금리 가운데 자신에게 보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금리는 따로 있다. 예금 금리는 한국은행 금통위가 결정하는 콜금리에 의해 좌우된다. 3개월마다 대출금리가 달라지는 변동금리 대출은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채권투자의 경우 장·단기 채권금리에 직접적으로 영향받는다. 하지만 이들 금리는 항상 똑같은 폭으로 동일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치는 영향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최근에도 국고채 3년물 등의 채권금리는 향후 시장 금리 상승을 반영해 미리 움직였다. 반면 콜금리를 비롯해 3개월 CD 금리 등의 단기 금리는 비교적 최근까지 움직임이 크지 않아 예금 가입자나 대출 사용자가 느끼는 금리 상승 체감도는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대체로 채권금리는 시장 전망에 따라 미리 움직이는 반면 일반 예금 금리는 금통위의 콜금리 인상이 결정된 후 움직인다. 따라서 전체적인 금리 전망 외에 자신에게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특정 금리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함께 고려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

신규 대출은 고정금리로 길게 그렇다면 금리 상승이 예견되는 현 시점에서는 과연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먼저 금리 상승기에는 예금 가입 때 짧게 가입하는 것이 정석이다. 장기 예금에 가입하면 만기까지 계속 같은 금리가 적용돼 중간에 예금 금리가 오르더라도 이를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단기 예금으로 가입하면 중간 중간 갈아타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어 그때마다 오른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특히 일정 주기마다 적용 금리가 바뀌는 회전식 예금을 활용하면 단기 상품에 가입해 중간 중간 해지하고 재가입하는 불편함도 없앨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단기 가입 전략을 구사할 때는 사전에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장·단기 예금의 금리차 부분이다. 대부분의 예금 상품은 단기 가입 시보다 장기 가입 시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한다. 예컨대 3개월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라면 1년제 정기예금은 연 3.5%가 적용되는 식이다. 여기에 최근 각 금융기관에서 내놓고 있는 특판 예금의 경우는 금리차가 더욱 커진다. 대개 1년제 이상으로 판매하는 특판 예금은 일반 예금 금리에 비해 1%포인트 이상 높은 우대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결국 1년 투자를 기준으로 장·단기 금리 차이가 1% 이상 난다면 단기 가입이 장기 가입보다 유리해지기 위해서는 적어도 2% 이상 금리가 올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금리 상승을 기대한 예금 가입 시에는 금리 상승 자체보다 언제, 얼마나 큰 폭으로 오를 수 있을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최근의 상황은 금리 상승은 충분히 가능성이 높지만 그 속도와 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까지 우리 경기 상황이 미국처럼 정책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릴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금리가 1% 이상 올라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금리 상승을 기대한 단기 가입 전략에 앞서 고금리 특판 예금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대출 전략은 예금 가입과 정반대다. 예금 가입자가 금리 상승을 기대해 단기 투자 전략을 구사한다면 대출 사용자는 고정금리로 길게 받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중간에 금리가 올라가는 변동금리 조건보다 대출 만기까지 금리가 일정한 고정금리 조건이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 대출받는 경우는 물론 이미 변동금리 대출을 받아 사용하고 있는 경우에도 이를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것에 대해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때도 향후 금리 상승폭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왜냐하면 같은 조건의 대출일 경우 변동금리 대출보다 고정금리 대출 금리가 더 비싸기 때문이다. 향후 금리 상승에 대한 위험을 부담하지 않는 대신 그 대가만큼 더 높은 금리가 적용된다. 현재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대출의 차이는 상품에 따라 작게는 0.6%포인트에서부터 많게는 2%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따라서 이 둘의 금리 차이가 클수록, 그리고 대출기간 동안 금리 상승이 크지 않다면 높은 이자를 부담하는 고정금리 대출이 오히려 좋지 않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여기에 더해 기존의 변동금리 대출 사용자는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 때 소요되는 부대비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변동금리 대출을 기한 전에 갚고 새로 고정금리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이로 인해 대출금의 1~2%에 해당하는 중도상환 수수료와 경우에 따라서는 설정비용이 추가 소요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비용까지 모두 감안해 갈아타는 것을 판단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지만 금리 상승 속도와 폭은 그리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대출기간이 길고 갈아타는 데 추가되는 부담이 없다면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것을 적극 고려해 볼 만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변동금리 대출을 고수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물론 이때는 향후 금리 상승에 따라 대출이자가 늘어날 수 있음을 감안해 미리 대비해야 한다.

채권, 싸게 사 만기 보유 전략으로 채권투자의 경우도 향후 금리 전망이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최근 시중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펀드 수익률 저하를 우려한 투자 자금들이 채권펀드에서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실 시중금리가 올라도 완만한 속도로만 움직인다면 채권펀드의 목표 수익률을 실현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 오히려 절대금리 수준이 올라감으로써 그만큼 채권의 이자소득이 늘어나 펀드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다시 채권펀드로의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에는 당분간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 향후 중장기 금리 전망이 상승 쪽으로 굳어지고 있고, 지금도 계속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금리의 상승 추세가 어느 정도 일단락된 뒤에나 자금 유출이 잦아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신에 채권금리 급등 시 이를 활용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도 있다. 금리가 높을 때(채권가격이 쌀 때) 특정 채권을 매입한 후 이를 만기까지 보유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향후 금리 변동과 관계없이 매입 시점의 수익률이 그대로 확정되기 때문에 그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중간에 채권금리가 하락한다면 보유하던 채권을 매각해 매매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은행의 특정금전신탁 등을 통해 이러한 만기 보유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은행 특판상품 가입해? 말아?



“금리 1%p 높은 상품에 벌써 6조원 몰려”

최근 금리 상승에 맞춰 각 은행들에서 내놓고 있는 특판 상품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9월 중순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이들 특판 상품으로 하루 6000억원가량의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어 9월 말까지 6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특판 상품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는 이유는 근래 보기 힘들었던 고금리 덕분이다. 1년제 특판 정기예금의 경우 대부분 일반 예금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연 4.5% 이상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마감된 신한은행 특판채권의 경우 3년에 연 5%라는 파격적인 고금리를 적용했다. 은행 예금금리가 2001년을 끝으로 5%대를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4년 만에 찾아온 고금리 기회였던 셈이다. 특판 상품의 등장은 금리 상승을 기대해 단기 예금으로 가입하는 금리 상승기 전략마저 무력화하고 있다. 실제로 비교해 보면 1년제 4.5%짜리 특판 예금에 1000만원을 가입하면 연간 이자로 45만원(세전)을 얻을 수 있다. 1년제 일반 정기예금보다 10만원가량 많은 금액이다. 하지만 금리 상승을 기대해 3개월제 상품으로 가입할 경우 연 3% 수준의 낮은 금리가 적용된다. 3개월제 상품으로 갈아타는 전략을 통해 1년제 특판 예금 이상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갈아탈 때마다 금리가 1%포인트씩, 1년 동안 모두 3%가 더 올라줘야만 가능하다. 이 정도면 아무리 금리 상승이 예상된다 하더라도 거의 가능성이 없는 시나리오라는 얘기가 된다. 이 때문에 특판 상품이 발매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고 일부 판매 한도를 정해놓고 모집하는 특판 상품은 당초 일정보다 조기에 매진되는 사례가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 특판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은행은 국민·외환·조흥은행 등이며 지난달에 이미 특판 상품 판매를 마감한 다른 은행들도 판매 시한 연장 또는 재판매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마땅한 예금 상품을 찾기 힘들어 고민하던 투자자라면 은행들이 한시적으로 판매하는 특판 상품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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