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은 메가스터디 사장… e러닝사업의 맹주
손주은 메가스터디 사장… e러닝사업의 맹주
1997년 겨울 어느 날 손주은(45) 사장은 새로 이사한 집에서 케이블TV를 켜놓고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고 있었다. 이 방송 저 방송을 둘러보던 손 사장은 홈쇼핑 방송을 보는 순간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 “언젠가 홈쇼핑이 뜨면 백화점은 사라질 텐데 그렇다면 오프라인 학원도….” 국내 온라인 교육시장의 절대 강자인 메가스터디의 손주은 사장이 온라인 교육사업을 구상한 계기다. 87년 3월 진로를 고민하던 중 생활비나 벌려고 시작한 과외 아르바이트에서 번듯한 학원 사업가로, 그리고 장안의 학원가에서 ‘지존’으로 불리는 특급 강사로 변신을 거듭한 그가 강사로서 정점에 서서 새로운 미래를 그린 실마리였다. 한 달에 4억원은 너끈히 벌 수 있던 사교육 시장의 맹주가 새로운 시험대에 드는 순간이기도 했다. 손 사장의 생각은 이내 현실로 다가왔다. 98년부터 ‘온스터디’·‘틴스터디’ 등 온라인 강의가 줄을 이었다. 입시학원 가운데선 J&J가 99년에 가장 먼저 온라인 강의를 개설했다. 반면 아직 온라인 인프라 등의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았다고 판단한 손 사장은 98년에 유니텔에서 시험 삼아 강의를 올렸다. 음성만 제공되던 강의였지만 꽤 인기가 있었다. 온라인에서도 잠재 수요가 충분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교육 전문 사이트인 아이빌소프트와 합작사를 세우려다 경영권 확보 등의 문제로 포기한 손 사장은 2000년 7월에 대치동에서 잘나가던 학원 강사와 원장을 끌어들여 자본금 3억원으로 메가스터디를 설립했다. 그로부터 5년. 메가스터디는 e러닝사업의 최강자로 우뚝 섰다. 고등학생 타깃의 입시 교육 사이트인 메가스터디에는 이미 100만 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했다. 특히 1강좌에 2만~8만원인 유명 강사의 동영상을 구매한 유료 회원만 20만 명이 넘는다. 2001년 매출 43억원, 2002년 203억원, 2003년 460억원, 2004년 502억원, 2005년 700억원(추정) 등으로 전통의 입시 명문인 종로학원 등의 매출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이 회사의 수익성도 탄탄하다. 2004년에는 14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2005년에는 순이익 규모가 200억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손 사장은 “메가스터디가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비결은 철저한 스타 강사 시스템으로 무한 복제가 가능한 교육 콘텐트의 특성을 십분 활용한 결과”라고 말한다. 디지털 콘텐트 사업의 성패는 품질에 달려 있으며, 온라인 교육 콘텐트 품질의 핵심은 스타 강사에 있다는 설명이다. 그가 말하는 스타 강사란 말 그대로 시장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사람이다. 누가 스타 강사인지는 이미 학원가에 잘 알려져 있다. 손 사장은 “학연이나 지연 등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한 스타 강사를 뽑느냐 아니냐에서 승부가 갈린다”고 강조한다. 메가스터디의 경우 이렇게 가려 뽑은 유명 강사라도 수강료 수입의 23%만 지급한다. 오프라인 학원의 50% 선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그러나 회원 수가 많아 규모의 경제를 이뤘기 때문에 메가스터디 강사의 총수입은 오프라인 학원 강사보다 훨씬 많다. 강남의 일류 강사가 메가스터디에 몰리는 이유다. 손 사장은 고등학생 대상의 입시 중심인 메가스터디를 종합 e러닝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타깃 연령대 확대의 수직 계열화와 오프라인 학원 설립 등의 수평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손 사장은 수직 계열화 강화를 위해 지난 2003년에 자회사인 엠베스트(mbest.co.kr)를 통해 중등부 시장에도 진출한 데 이어 2005년 3월에는 공무원 고시 전문 사이트 메가고시(megagosi.net)와 자격증 전문 사이트 패스메카(passmeca.net) 등 2개의 사이트를 선보이면서 성인 대상 교육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이와 더불어 그는 오프라인 학원을 늘리거나 영어 전문 학원 등을 세우는 식의 수평적 확장 작업에도 열심이다. 온라인 기반이지만 역설적으로 오프라인도 강화해야 전체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커진다는 판단에서다. 손 사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학원은 초기에는 대체 관계지만 나중에는 보완 관계가 된다”고 설명한다. 이미 강남 등 6곳에 직영 입시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2006년에 노량진 등 10곳에 학원을 더 세울 계획이다. 종합 e러닝 기업의 면모를 갖추는 전략 실행에 여념이 없는 손 사장은 2006년 7월에 강의를 중단할 작정이다. 유명 강사 ‘손사탐(손 사장은 사회탐구 강사)’에서 전문 경영인으로 본격 뛰어드는 또 다른 도전을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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