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예비주자들의 부자관③] “깨끗하게 돈 벌어야 부자죠”
[대선 예비주자들의 부자관③] “깨끗하게 돈 벌어야 부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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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세금을 깎자고 하면 한나라당이 부자와 대기업을 봐주자는 것이냐고 공격하는데, 한번 생각해 보세요. 대한민국에 부자 표가 많은지 아니면 부자 아닌 사람 표가 많은지.”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가 이 당 경선 후보들의 감세 정책을 겨냥한 “한나라당이 부자 비호당이냐”는 지적을 반박하면서 쏟아낸 말이다. 지난해 12월 1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있었던 서울대 상대 1?포럼 초청 특강 때의 일이다. 박 전 대표는 “부자와 대기업을 봐주려는 게 아니라 국민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 감세 정책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부자 비호당은 안 된다”는 것은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이 무렵 이 당에 있으면서 한 말이다. 당시 그는 ‘한나라당의 3대 원죄’로 부자 비호당, 영남 지역당, 수구 보수당을 꼽았다. 손 전 지사는 이렇게 박근혜 전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의 차별성을 부각했다. 감세는 17대 대통령 예비 후보로서 박 전 대표가 내세우는 대표 공약이다. 그의 선거 구호 ‘줄푸세’는 ‘세금을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 질서를 세우자’는 것이다. 그는 우리 경제를 살리려면 이런 구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우리 경제를 얽어맸던 난마와 같은 ‘줄을 풀자’는 뉘앙스까지 담아 구호로서는 성공작인 듯하다. “지나치게 무거운 세금과 비대해진 정부의 규모를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를 풀고, 나아가 불법시위와 파업이 차단되도록 법 질서를 제대로 세우면 우리 경제가 반드시 다시 살아날 거라 믿는다”고 그는 말한다. 이 구호에 대해 그는 이렇게 풀이한 일이 있다. “자동차 고치는 곳에 가면 이런 글이 크게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닦고, 조이고, 기름칠 하자.’ 이렇게 하면 오래된 차도 새 차처럼 씽씽 달릴 수 있다는 겁니다. 저는 우리 경제에도 이런 구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산업화 시대 이래 50년 가까이 된 우리 경제도 오래된 자동차 엔진처럼 보링(재생 작업)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의 경쟁자인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그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더불어 1960~70년대 사고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박정희가 그렇듯이 어쩌면 산업화 시대의 명암도 그에게 자산이자 부채인지도 모른다. 단적으로 지난 4월 증권사 지점장들과 만나 근혜노믹스를 발표한 현장엔 ‘No more Tax(더 이상 세금을 올리지 않는다), No New Tax(더 이상 새로운 세금은 없다)’란 구호가 걸렸다. 조세법률주의를 헌법에 명시하고 있는 나라에서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정치인이 과세나 증세를 일절 하지 않겠다고 장담하는 것은 어쩐지 무모해 보인다. 박 전 대표는 부자를 어떻게 바라볼까? 포브스코리아가 그와 서면 인터뷰를 했다. 부자 또는 부 자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재산이 많다고 해서 부자는 아니죠. 돈이야 의식주를 해결할 만큼만 있으면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돈엔 욕심 없어요. 돈이 많아 봤자 저는 물려줄 자식도 없고요. 부자라면 무엇보다 축재의 과정이 깨끗해야 한다고 봅니다.” 정치를 시작하면서 펴낸 일기 모음 <고난을 벗삼아 진실을 등대 삼아> 에서 그는 “참된 부(富)란 스스로 만족하는 데 있다(1982년 8월 3일 일기)”고 주장했다. 돈에 대해서는 지난 봄 <월간중앙> 과의 인터뷰에서 “필요한 곳에 보람 있게 써야 하는 것이지만 많으면 좋지 않겠느냐”고 답한 일이 있다. 이 인터뷰에서 그는 그러나 정작 지갑엔 몇 만원 정도 들어 있다고 털어놓았다.
부모의 부가 자녀 학력 결정해선 안돼 우리 사회에서 부의 축적이 정당하게 이뤄지려면 어떤 조건들이 갖춰져야 하나요. “우선 부패를 방지하는 강력한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교육의 기회가 평등해야 돼요. 출발선에서의 평등이죠. 출발선에서 평등이 무너지니까 부가 대물림되고 사람들이 기성의 부가 정당하다고 생각지 않는 겁니다. 지금은 지식이 부가 되는 시대입니다. 그런 만큼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부가 자녀의 학력을 결정하도록 내버려 둬선 안 됩니다. 마지막으로 규제가 없어져야 합니다.” <월간중앙> 인터뷰에서 그는 가장 좋아하는 외국인이 빌 게이츠라고 답했다. 그 빌게이츠도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마이크로소프트를 일구지 못했을 거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우리나라는 규제 왕국입니다. 규제가 많으면 부정부패가 생기고, 혁신적인 사고도 사장될 수밖에 없어요. 문제는 21세기엔 이런 혁신적인 사고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부를 창출한다는 겁니다.” 박 전 대표는 공급 위주의 부동산 정책을 선호한다. 이 점에서 손학규 전 지사를 비롯한 범여권 주자들과 스탠스가 다르다. 그는 부동산 관련 세금에 대한 입장도 대체로 시장 친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종합부동산세에 대해서는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움직인다> 는 제목의 자서전을 펴냈다. 이 책의 두 번째 이야기 타이틀은 ‘스물두 살의 퍼스트 레이디’다. ‘가난이 너무 뼈아팠다’는 장엔 아버지 박정희의 검약했던 모습이 나온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퍼스트 레이디로서 일하면서 에어컨을 켠 적이 없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지나가다 쓸데없이 불이 켜져 있으면 반드시 끄고 수돗물도 아껴 썼다. 어머니가 살아계셨을 때처럼 식사 시간이면 보리와 쌀을 섞은 혼합밥을 먹었다. 점심은 멸치 국물에 만 국수나 비빔국수를 즐겼다. 사치스러운 걸 싫어하셨던 부모들처럼 나는 어머니의 유품 중에 쓸 수 있는 것은 깨끗이 손질해 다시 썼다.” 그의 이런 면모는 지금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 28일 중국 공산당의 초청으로 중국을 찾았을 때의 일이다. 베이징(北京)에서의 아침 산책길에 기자들에게 불쑥 그는 내복 얘기를 꺼냈다. 11월 하순 베이징의 아침 날씨는 매서웠다.
200자로 압축한 나의 부자관 재산이 많다고 해서 부자는 아니다. 부자라면 모름지기 돈을 버는 과정이 깨끗해야 한다. 불법 · 탈법으로 부를 축적해서는 존경 받을 수 없다. 궁극적으로 가진 것을 사회와 나눌 줄 알아야 진짜 부자다. 세계적으로 존경 받는 부자들을 보면 미래에 대한 안목과 혁신적 사고를 갖췄고 이를 바탕으로 부를 축적해 그 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존경 받는 부자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존경 받는 부자들이 많아져야 사회도 건강해진다.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재산 명세 집 두 채…시세로 평가하면 30억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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