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빼고 너희끼리 ‘통’할 순 없지
나 빼고 너희끼리 ‘통’할 순 없지
얼마 전 모 통신사의 영상통화 서비스를 이용하려던 K씨는 짜증이 났다. 3G폰 화면에 안테나가 표시되지 않고 ‘위치확인 중’이라는 메시지가 하루 종일 떴기 때문이다. 건물이 많은 도심지역, 특히 빌딩 안이나 지하공간에서 영상통화나 휴대인터넷이 잘 터지지 않는 일이 자주 있다. 휴대전화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중계기가 설치된 곳이 아니기 때문일 수 있다. 통신기술이 발달하고 이동통신사의 새로운 서비스가 생겨날 때마다 꼭 투자되어야 할 것이 중계기. 통신 중계기는 통신실 또는 전주 위에 부착되는 통신장비이기 때문에 소비자는 그 중요성을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휴대전화는 물론 휴대인터넷을 ‘팡팡’ 터지게 해 주는 꼭 필요한 존재가 바로 중계기다. 쏠리테크는 CDMA, WCDMA 등 이동통신 및 와이브로 중계기와 위성·지상파 DMB용 갭필러 제품군을 보유한 국내 최대 중계기 생산업체다. 2006년에는 국내 중계기 업체 중 처음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는 올해 4월의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으로 정준 쏠리테크 대표를 선정했다. 1998년 창립한 쏠리테크는 방송 및 무선통신기기 제조업체로 2003년 SKT의 위성 DMB용 지상 중계기 개발업체로 선정되는 등 와이브로를 비롯한 3세대 이동통신 중계기 개발에 앞장서 왔다. 쏠리테크가 KT, SKT의 주요 중계기 개발업체로 선정되는 등 시장의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혁신의 결과다. 정준 대표가 말하는 혁신이란 ‘짧은 시간 안에 비교우위를 만드는 것’이다. 정 대표가 ‘짧은 시간’을 강조하는 것은 워낙 이 업계가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올해 100억원 매출을 올렸다고 내년에도 그러란 법이 없는 시장입니다. 사업의 연속성이 취약한 편이지요. 하지만 이것이 단점이라기보다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도태되면 끝이지만 성공하면 어떤 곳보다 성장성이 큰 곳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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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브로 시장 점차 커질 것 최근 국내 중계기 시장 상황은 좋지 않다. 쏠리테크의 2007년 매출도 2006년 대비 36% 감소했다. 정준 대표는 “최근 국내 시장이 줄고 있다. 앞으로 10년은 과거 10년과 같지 않을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가 찾은 해결책이 해외시장 공략이다. 정 대표는 “해외 매출의 본격적인 시작은 올 하반기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요 공략 지역은 미주, 유럽, 일본 등이다. 해외진출이 쉽지는 않다. 특히 외국 이동통신사에 메이저 벤더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정준 대표는 “그 나라 실무진과 끊임없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첫째는 제품판매를 위해서고, 둘째는 정보 습득을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휴대인터넷 와이브로 단말기용 칩 개발업체인 관계회사 아미커스 와이어리스테크놀로지(이하 아미커스)의 CEO만 봐도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알란노만 아미커스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의 인맥은 전 세계 통신시장 판도를 읽을 수 있는 실리콘밸리 출신 엔지니어와의 네트워크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정준 대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WCDMA에 비해 와이브로 시장이 작지만 쏠리테크의 와이브로 제품이 와이브로 시장 내에서는 월등히 팔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아미커스도 이 같은 미래의 통신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다. 정준 대표는 “와이브로(Mobile WiMAX) 시장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돼 내년부터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에서 점차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미커스는 작년 12월 ‘ES(Engin eering Sample) 칩’을 개발해 현재 국내외 단말기, 모듈 회사에서 테스트 중이다. 먼저 국내 사업자인 KT를 통해 인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아미커스의 매출은 기대할 수준은 아니지만 내년께는 비즈니스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사의 ‘건강 진단’ |
“내년부터 성과 눈에 띄게 보일 듯 쏠리테크는 1998년 설립돼 2005년 7월에 코스닥에 등록한 이동통신 및 디지털 통신네트워크용 제품·장비 개발, 제조 기업으로 2008년 7월 30일 현재 시가총액은 666억원이다. 이 회사는 2006년 대비 2007년 매출액 36% 감소, 당기순이익 45% 감소 등 지난 한 해 재무적으로 침체 시기였다. 그러나 이는 시장에서 회사의 상대적 매출 감소가 아닌 시장 전체 규모가 축소된 데 따른 것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지사 설립 및 해외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2006년 6%, 2007년 8%, 2008년 1분기 10%)를 발판 삼아 해외수출과 제품 성능 향상에 힘쓰고 있어 내년부터는 성과가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회사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관련 업종의 다양한 회사(컨텐츠링크, 앰피디아, 네오티스, 아미커스 와이어리스테크놀로지 등)를 지분법적용투자주식 또는 매도가능증권으로 보유함으로써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자회사를 통한 지분법손실 금액이 2006년 32억원, 2007년 12억원으로 손익구조에 마이너스로 작용하고 있으나 지분법손실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아미커스 와이어리스테크놀로지의 칩 비즈니스 특징상 초기 투자단계에서는 손실 발생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회사의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회사는 이 외에도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한 신규사업 진출도 계획 중이다. 이 회사는 2011년 판교 테크노밸리로 사옥을 이전할 계획으로 올해 1분기까지 110억원을 투자, 토지를 매입 중이다. 하지만 건물 완공까지 대규모 추가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 이를 위한 적절한 자금 소요 계획이 현 시점에서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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